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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사람들’ 유라 “연기 욕심 만들어준 작품…10년 지나도 못 잊을 듯” [일문일답]

이제는 완전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종영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은 채유진의 성장기이자 배우 유라의 성장기였다. 유라가 ‘기상청 사람들’에서 그려낸 신혼생활은 달콤하지만은 않았다. 결혼만 하면 해결될 줄 알았던 문제들은 오히려 롤러코스터를 탄 듯 하루가 다르게 급변했다. 일과 새로 생긴 가족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채유진은 ‘K직장인’의 애환 그 자체였다. 잔뜩 얽힌 4각 관계의 주축이었음에도 유진을 마냥 미워할 수 없었던 건 복잡한 내면을 누구보다 깊게 고민한 유라의 힘이었다. 유라는 ‘기상청 사람들’이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종영 소감은. “너무 애정하고 좋은 경험이자 추억이었던 작품이 종영이라니 아쉽고 서운하다.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낸 작품이다.” -출연을 결심한 계기와 채유진의 어떤 면에 끌렸나. “대본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다. 유진이라는 캐릭터는 흐린 것 같으면서도 맑은 성격이다. 유진이를 보면 제 안의 보호 심리도 느껴지면서, 이 친구를 스스로 감싸주고 싶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 마음을 안고 연기했다.”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었나. “시청자들이 유진이를 보고 화를 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목표 달성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유진이를 가끔 안쓰러워하는 반응을 보면 ‘미션 클리어’ 이런 느낌이었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캐릭터를 그려내는 데 고민은 없었나.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다. 유진이가 말은 밉게 하지만 마냥 미워 보이지 않게 만들고 싶어서 많은 고민과 연구를 했다. 최대한 유진이에 공감할 수 있게 감정선을 그리기 위해 감독님과 윤박 오빠와도 의논을 많이 했다.” -유진과 실제 성격이 반대라던데 연기가 어려웠을 것 같은데. “다른 점이 정말 많다.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역할들이 실제 성격과 다 다르다. 예전에는 울어야 하는 장면이 있을 때, 한없이 우울한 노래를 계속 듣거나 슬픈 생각을 하면서 텐션을 죽이려고 했다. 이번에는 그런 것보다 유진이 생각을 많이 했다. 유진이는 어떻게 자랐을까, 자신의 가족을 보면서 어떤 느낌이었을까, 대본에 없는 유진이의 인생을 많이 생각했다. 그렇게 몰입하면서 연기했던 것 같다.” -윤박과의 호흡은 어땠나. “‘라디오 로맨스’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 두 신 밖에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도 같이 볼링을 치러 다니면서 배우들 중에 제일 친해졌다. 원래 친구로 지내던 사이라서 현장에서 더 편했다. 쉽게 의견도 나누면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연기적인 조언도 많이 해줘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감사한 마음이다.”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쓰레기 봉투에 쓰레기를 넣다가 터지는 장면이 있다. 종량제 봉투가 그렇게 튼튼한지 몰랐다(웃음). 정말 다양하게 찢어놨는데도 안 터지더라. 열다섯 번 정도 찍은 것 같다. 결혼식장에서 부케를 던지는 장면에서도 열 번 넘게 던졌다.” -실제였다면 한기준과 이시우 중 누구를 선택하겠나. “믿음이 없는 한기준과 부부생활이 더 어려울 것 같다. 이시우처럼 인생의 지향점이 다른 건 끝까지 노력해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부간의 믿음이 없는 건 큰 문제이지 않나. 내 선택이라면 시우를 선택하겠지만, 기준이를 선택했더라도 무조건 기준이라는 사람을 바꾸려고 노력했을 것 같다.” -아무리 연기여도 기준이 정말 미웠던 순간이 있었을 것 같은데. “임신했다고 했을 때 기준의 표정과 반응, ‘계획에 없었던 거잖아’라는 대사는 글로만 봐도 되게 미웠다. 너무 서운했다. 그 장면을 찍기도 전에 윤박 오빠한테 전화해서 미리 화를 냈다(웃음). ‘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 했더니 ‘그러게’라고 대답하더라. 그 장면이 정말 밉고 서운했다.” -기준과 싸우는 장면을 하루에 몰아서 촬영했다고. “같은 장소 다른 느낌으로 싸운 날이 있었다. 여러 싸우는 장면을 찍었다. 다른 포인트를 주기 위해서 장소도 고민하면서 옮기고 싸우는 감정도 사소하게 바꿨다. 감정 소모가 크다 보니까 힘들긴 힘들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배우로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 “연기에 대한 매력을 정말 크게 느꼈다. 감독님이 생각하지 못한 섬세한 디테일에 대한 디렉팅을 많이 주셨다. ‘아!’하고 깨닫는 순간이 많았다. 연기를 더 잘 해보고 싶다. 연기에 더 욕심이 나는 계기가 됐다.” -연기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 사랑의 인생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살아보는 경험이 매력적이다. 보통 살면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겪어보는 일은 잘 없지 않나. 연기하면서 인생에서 겪어보지 못할 일을 겪게 돼서 되게 재미있다. 평생 해보지 못한 생각을 해보고, 아예 몰랐던 직업을 가져보고, 다른 삶에 몰입하게 되는 점이 매력적이다.” -‘기상청 사람들’이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은가. “10년 뒤에 누군가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나요?’라고 묻는다면 ‘기상청 사람들’이 가장 먼저 생각날 것 같다. 그 정도로 소중하고 큰 작품이다. 저에게 정말 소중한 경험이자 추억이다.” 서가연 인턴기자 2022.04.0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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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사람들’ 윤박 “간접 경험한 결혼 어땠냐고? 이상향과 너무 달라”[일문일답]

배우 윤박이 JTBC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이하 ‘기상청 사람들’)을 마무리했다. 윤박은 이 작품에서 기상청 대변인실 통보관 한기준 역을 맡아 유라와 부부 호흡을 맞췄다. 윤박은 ‘기상청 사람들’ 종영을 기념해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유라와 부부 호흡, 시청자들로부터 미움을 받았던 한기준 캐릭터에 대한 생각, 드라마 이후 결혼관의 변화 등에 관해 이야기했다. -‘기상청 사람들’을 마무리했다. “벌써 종영이라니 섭섭하다. 감독님과 배우분들, 스태프분들이 좋은 작품을 만들어주시고 시청자분들께서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 행복한 마음이 든다.” -작품에 얼마나 만족하나. “과정은 순탄치 않은 부분들이 있었으나 얻은 게 많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시청자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무척 감사할 따름이다. 고민한 만큼 캐릭터가 사실은 만족스럽게 나왔다. 하지만 모니터링을 하다 보니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보이더라. ‘왜 이런 상황에서 이런 제스처를 취했을까’, ‘왜 이렇게 정신이 없어 보일까’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잘나온 것 같다. 이렇게까지 많은 분이 드라마를 사랑해주셨는데 만족을 안 할 수가 없는 것 같다.” -어떤 점을 얻었다고 생각하는지. “자신감과 용기를 얻었다.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보는 사람도 느낄 거라고 생각한다. 조금 서툴더라도 확신을 가지고 연기하면 보는 사람들도 빠져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을 하며 자신감과 용기를 많이 얻어 감사하고 있다.” -한기준은 정말 지질한 캐릭터였다.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나. “배우가 캐릭터를 만나면 그 사람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이번에는 특히 그 시간이 더 오래 걸렸던 것 같다. 다만 일부러 더 지질하게 보이려고 노력한 건 없다. 기준이는 자신의 말과 행동에 확고한 자기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 나도 사람인지라 내가 맡은 인물이 예쁘게 잘 나왔으면 하는 욕구가 생길 때가 있다. 하지만 그렇게 미화시키려고 하다 보면 캐릭터의 본질이 흐트러진다. 그래서 최대한 한기준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 나빠 보이지 않게 하려고 줄다리기를 했다. 오히려 지질해 보이려고 노력했다면 보는 분들이 기준이를 더 비호감으로 느꼈을 것 같다. 기준이는 의도에는 정말 악의가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만족하는 장면을 꼽자면. “카페 장면이다. 기준이가 어떤 사람인지를 처음으로 보여줬던 장면이라고 본다. 그 신이 한기준의 시발점이 됐고, 많은 분이 그 장면을 보고 좋아해 주셨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지’ 하고. 감사한 장면이다.” -기상청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였다. 드라마 출연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있나. “날씨는 우리에게 친숙한 소재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기상청 분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모르게 된다고 본다. 뉴스에 나는 날씨 예보 하나에 따라 그렇게 리스크가 큰 것도 몰랐고, 예보 하나 때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왔다 갔다 하는지도 몰랐다. 그냥 흘러가는 헤드라인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번 작품을 하며 기상청 분들의 노고가 얼마나 대단한지 느꼈다. 많은 분들이 그 노고를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이제는 예보가 조금 엇나가도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이 있나. “내 입으로 말하기 민망한데 ‘한기준 죄 있어, 윤박 죄 없어’라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 시청자분들이 한기준이라는 캐릭터를 욕하는 건 알지만, 그래도 ‘윤박 재수 없어’라고 하면 듣는 입장에서는 기분이 이상하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한기준과 윤박을 분리해서, 한기준에게는 질타를 하고 윤박은 칭찬해주셨다. 감사하다.” -한기준을 통해 결혼의 현실적인 고민을 겪어 봤을 텐데 결혼관에 변화가 생기진 않았는지. “결혼하고 싶다,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건 여전히 하고 있는 생각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결혼 생활은 기준이가 누린 것과 다르다. 그래서 ‘기상청 사람들’을 통해서 결혼 생활을 간접적으로 겪었다고 하고 싶지는 않다. 내 이상향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분들은 ‘저게 진짜 결혼 생활이야’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나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관계가 좋다.” -유라와 부부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 “유라가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로 연락을 해서 엄청 웃었다. 유라랑은 친구처럼 지냈는데 갑자기 부부 연기를 해야 한다고 하니 걱정도 들었다. 그런데 알콩달콩한 신혼 생활이 아니라 갈등이 많아서 막상 연기할 때는 편했다. 부끄럽지 않은 장면들이 많아서 다행이었다. (웃음) 유라는 워낙 준비를 열심히 해오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재미있게 촬영했다. 다만 내가 그만큼 많이 서포트를 못 해준 것 같아서 미안하다.” -지지고 볶고 하는 생활에도 사람들이 결혼을 하는 이유는 뭘까. “글쎄, 너무 어렵다. 정말 결혼은 왜 할까. 아마 수많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지지고 볶아도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 편이 돼 줄 수 있는 사람이니까 결혼하고 싶어하는 것 아닐까. 밖에서 힘든 일을 겪고 집에 가서 부모님을 뵈면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고 그런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드라마 홍수 속에서 ‘기상청 사람들’을 선택하고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과분한 관심을 받았던 것 같다. 또 다른 도전 거리를 가지고 다음 작품으로 돌아오겠다. 재방송도 많이 봐주시고 넷플릭스에서도 ‘기상청 사람들’ 다시 보기 많이 해 달라.” 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2022.04.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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