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오타니 천적' 왼손 마무리, '연평균 290억원' 가능할까? 다저스, 보스턴 말고 복병도 있다
구원 투수 최대어 태너 스캇(30)의 행선지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오타니 쇼헤이(30) 천적이던 그가 과연 오타니와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될까. 아니면 라이벌 팀으로 넘어가 다시 4년 동안 오타니를 괴롭히게 될까.메이저리그(MLB) 이적 소식을 전하는 MLB트레이드루머스는 7일(한국시간) 스캇 이적 시장을 두고 나온 소식을 종합해 정리했다.스캇은 올해 스토브리그 구원 투수 최대어다. 올해 72경기에 등판한 그는 9승 6패 11홀드 22세이브 평균자책점 1.75로 활약했다. 명실상부 리그 최고 구원 투수였다. 직구 평균 구속이 97마일, 최고 100마일까지도 기록됐다.
특히 주목받은 게 오타니 상대 전적이다. 오타니는 스캇을 상대로 통산 9타수 1안타(타율 0.111)에 그쳤다. 그 1개도 단타에 그쳤다. 왼손 투수라는 걸 고려해도 '극악'의 전적을 기록했다. 다저스의 라이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스캇을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 맞춰서 영입했다. 다저스와 만난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때도 오타니와 만났다. 스캇은 시리즈 우세를 가져오던 3차전에서도 오타니 상대로 등판해 그를 힘으로 제압했다.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됐지만, 스캇의 행선지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다. 선발 투수 최대어로 꼽히던 선수들은 빠르게 새 팀을 찾았으나 구원 투수들의 움직임이 많지 않다. 뉴욕 양키스 마무리였던 클레이 홈즈가 뉴욕 메츠로 가긴 했지만 선발 투수로 전향이 예고됐다.이적 소식이 없다고 인기가 없는 건 아니다. 단지 몸값이 너무 비싸다. 현재 스캇 영입에 관심을 가진 팀들은 몸값을 감당할 빅마켓 구단 뿐이다. MLB트레이드루머스에 따르면 보스턴 지역 매체인 매스라이브는 스캇이 연 평균 2000만 달러(290억원)를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매체가 예상한 총 계약규모도 4년 8000만 달러 수준이다.스캇과 연결된 건 그에게 시달려 본 다저스다. 다저스는 블레이크 스넬 등 주요 FA 영입을 마친 뒤 마무리 투수 데빈 윌리엄스 트레이드를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윌리엄스와 함께 후보로 고려했던 게 스캇으로 알려졌다. 다저스는 최근에도 구원 투수를 트레이드가 아닌 FA로 영입하려 한다고 전한 바 있다. 매스라이브에 따르면 보스턴 레드삭스도 상급 구원 투수 영입을 고려 중이다. 다만 이 경우 스캇 영입을 시도한다는 뜻으로만 볼 순 없다.
세 번째 팀 이름이 예상 밖이다. 디애슬레틱의 데이빗 오브라이언 기자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스캇 영입에 대해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애틀랜타는 구단 재정이 넉넉한 팀 중 하나지만, 다저스나 양키스처럼 초대형 계약을 맺는 팀은 아니다. 알렉스 앤소폴로스 사장의 지휘 아래 대형 선수를 보다 저렴한 연장 계약으로 묶어 전력을 유지하는 편이다.다만 그래도 스캇을 살 가능성은 충분하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애틀랜타의 올 시즌 FA 영입은 스플릿 계약 3건뿐"이라며 "앤소폴로스 사장은 윈터 미팅 때 애틀랜타가 꼭 사치세 이하로 유지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2025년 사치세 기준 페이롤이 2억 1800만 달러로 사치세 기준인 2억 41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스캇을 영입해도 사치세 아래로 유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다만 매스라이브 예상대로 스캇을 살 경우 '역대급' 계약이 나올 거로 보인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연평균 2000만 달러를 받은 구원 투수는 역대 2명뿐이라고 전했다. 닉 마르티네스(신시내티 레즈)가 퀄리파잉 오퍼로 2105만 달러를 받았으나 그는 선발 투수로 나올 수 있다. 장기 계약으로 연평균 2000만 달러를 받은 구원 투수는 에드윈 디아즈(메츠)가 전부다. 디아즈는 메츠와 2년 전 5년 1억 2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하지만 지불 유예가 포함돼 있어 실 가치는 총액 9300만 달러 수준이다. 연평균 실제 수령 액수가 1800~19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만약 스캇이 연 평균 2000만 달러 장기계약을 맺는다면 사실상 '사상 최초'가 된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1.07 1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