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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제약CEO] 대원제약 최태홍의 숙제…'가족기업에서 중견 제약사로'

1958년 문을 연 대원제약은 창업 이래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을 정도로 건실한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오너가인 백승호 회장과 백승열 부회장이 ‘형제 경영’ 하모니를 보여주고 있다. ‘가족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대원제약은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카나브의 성공’을 견인했던 최태홍 사장을 영입해 종합제약사로의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호흡기 치료제 강자로 ‘무적자’ 경영 대원제약은 호흡기(진해·거담·비염) 전문의약품을 주로 취급하면서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했다. 1996년 나란히 대표이사에 오른 백승호 회장과 백승열 부회장 형제는 별다른 잡음 없이 대원제약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대원제약은 지금까지 ‘무적자’ 경영을 펼쳤다. 외환 금융위기(IMF) 시기에도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을 정도로 노사 간 신뢰를 구축해나갔다. 이런 안정적인 ‘형제 경영’을 발판으로 둘은 10번 이상 대표이사직 연임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대원제약의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지난 2015년 국내 최초로 짜 먹는 감기약 ‘콜대원’을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일반의약품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고, 매출 규모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창립 이래 최초로 3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 3178억원, 영업이익 351억원, 순이익 2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모두 10%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6월 최태홍 사장이 대원제약에 합류했고,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에서 고른 매출 증대가 나타났다. 국산 제12호 신약 펠루비를 필두로 코대원포르테, 에스원엠프, 오티렌, 리피원, 클래신 등이 매출 100억원을 넘는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펠루비정은 286억원 이상을 매출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기준으로 총 8개의 블록버스터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카나브 성공’ 이끈 글로벌 네트워크·노하우 기대 오너가 형제가 최 사장을 영입한 건 풍부한 글로벌 영업·마케팅 이력 때문이다. 서울대 약대 출신인 최 사장은 1987년 한국얀센에 입사해 글로벌 역량을 다졌다. 필리핀 얀센사장과 한국얀센 사장, 북아시아얀센 총괄사장까지 역임한 그는 2013년부터 7년간 보령제약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국내외 제약사를 두루 거치며 글로벌 네트워크와 경영 노하우를 쌓았다. 특히 보령제약에서 신약 카나브의 글로벌 성공을 이끄는 견인차 구실을 했다. 고혈압 치료제인 카나브는 멕시코 등 중남미와 동남아 51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보령제약의 대표적인 글로벌 신약이다. 카나브는 실질적으로 해외에서 처방되고 있는 유일한 한국 신약으로도 볼 수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탁월한 영업 마케팅 역량을 보여줬기 때문에 대원제약의 글로벌 공략 발판을 위해 최태홍 사장을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보령제약 관계자도 “최 사장이 해외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보령제약 대표 시절에도 카나브의 해외시장 공략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대원제약을 대표하는 일반의약품인 콜대원의 미국 시장 진출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콜대원A(미국 수출명)의 3종에 대한 미국 판매를 시작했다. 콜대원A는 콜대원콜드A시럽(종합감기약), 콜대원코프A시럽(기침감기약), 콜대원노즈A시럽(코감기약) 등 3종으로 구성됐다. 콜대원A에 대한 미국식품의약국(FDA) 국가의약품코드 등재도 마친 상황이다. 대원제약은 콜대원A 등으로 지난해 해외 매출 88억원을 기록했다. 대원제약은 미국 내 한인 사회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로 차질이 빚어지곤 있지만, 대원제약은 5년 내 미국 시장 매출 200만 달러(24억원) 목표도 수립했다. 미국 내 일반감기약 시장 규모는 90억 달러(10조7600억원)로 추정되고 있다. 최 사장은 “미국에서도 스틱형 파우치로 개발된 짜 먹는 감기약은 콜대원이 최초”라며 “미국의 주요 약국 체인인 월그린과 CVS 등으로 진출해 미국 전역에 안착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 내 성공적인 진입 후 캐나다, 브라질·페루 등 중남미 시장 등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다각화로 중견 제약사·종합헬스케어 기업 도전 대원제약은 설립한 지 60년이 넘었지만 매출 규모로는 아직 중소제약사다. 최 사장에게 부여된 임무가 바로 중견 제약사로의 도약이다. 최 사장은 취임하면서 “매출 5000억원 조기 달성하겠다.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위해 글로벌 판로 개척 및 파이프라인 확보를 통한 매출 기반 확대 등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다면 대원제약은 중견 제약사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5000억원 매출은 글로벌 성과와 사업 다각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달성이 어려운 수치다. 대원제약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보청기 기업인 딜라이트를 인수했지만, 손실을 보고 있다. 대원제약은 중기적으로 ‘2025년 매출 1조원 비전’을 내걸고 있다. 이를 위해서 주력사업의 수익성 유지, 진천 공장 성과 창출 및 안정화, 내수 시장 경쟁력 강화, 헬스케어사업 성과 창출, 신규 성장동력 확충 등을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우선 내수 시장에서 영역을 서서히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호흡기 치료제 강자인 대원제약은 골관절염 진통제인 펠루비의 성공으로 정형외과 분야에서도 강점을 드러내고 있다. 펠루비서방정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계열 처방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1, 2개 영역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정형외과, 순환기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또 건강기능식품의 다양화 등 종합 헬스케어기업으로의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원제약은 최근 코로나19 치료제와 관련해 자사의 프로포폴을 룩셈부르크와 스웨덴에 수출했다. 또 제너릭 스테로이드 덱사메타손의 제조사로 알려지면서 시선을 끌었다.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의 중증환자 사망률을 크게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원제약의 최근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이다. 중견 제약사로 점프하기 위한 중대한 시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7.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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