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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예 맛집”…‘빅토리’ 캐릭터 확실, 충무로 기대주도 한가득 [줌인]

“인물 하나하나 맛집이네.”영화 ‘빅토리’가 개성 넘치는 캐릭터 맛집을 차렸다고 입소문 시동을 걸었다. 이례적인 점은 활약을 펼친 배우 대다수가 파릇파릇한 신예라는 것이다. 지난 14일 개봉한 ‘빅토리’는 오직 열정만큼은 충만한 생판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가 신나는 댄스와 가요로 모두를 응원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마치 걸그룹 같기도 한 ‘밀레니엄 걸즈’의 주축은 ‘응팔 덕선이’에 이어 인생 캐릭터를 만난 배우 이혜리가 맡은 필선이 주축으로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라이징 중인 박세완(미나 역), 조아람(세현 역)이 지탱하고 있지만, 다른 6명의 팀원들 역시 태권소녀, 댄스복사기 등 극 중에서 생기있게 그려져 호평받고 있다. 특히 ‘밀레니엄 걸즈’의 매니저 소희(최지수)는 등장부터 필선과 미나를 껌딱지처럼 따라다니는 동생 속성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종말론자라는 엉뚱한 매력의 소희는 극의 중후반, 반전된 분위기 속에서 큰 아픔도 겪으며 관객들의 눈물 버튼을 누른다.남몰래 무대 욕심을 키워온 방송반 순정(백하이)도 사랑스럽다. 결코 끼가 넘친다고 할 수 없지만 노래 믹싱 능력으로 ‘밀레니엄 걸즈’의 뒷심을 담당하는 브레인이다. “S.E.S와 핑클 중 누가 좋나”라는 ‘센 언니’ 필선의 질문에 그의 소지품 카세트테이프를 눈치로 확인하고 “디바요”라고 답하는 센스도 갖췄다. 이 캐릭터들에 숨을 불어넣은 배우들도 자연스레 관심을 받고 있다. 최지수는 ‘농부사관학교2’, ‘나만 욕먹는 연애’ 등 웹드라마를 비롯해 OTT 시리즈인 ‘하이쿠키’와 ‘소년심판’ 등 여러 작품에 조단역으로 출연했다. ‘빅토리’ 오디션 단계에서 지수 캐릭터와 자타공인 1등 싱크로율을 자랑해 발탁됐다. 백하이는 지난 2020년부터 드라마 ‘여신강림’, ‘이미테이션’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으며 ‘빅토리’가 첫 영화다. 오디션 현장에서 나온 디렉팅을 즉석에서 흡수하는 재능을 가진 배우라는 평을 받으며 발탁됐다.그런 한편 ‘밀레니엄 걸즈’의 응원을 받는 축구부 소년들도 인상을 남겼다. 이정하가 연기하는 골키퍼 치형의 미묘한 견제를 받는 에이스 스트라이커 동현 역의 이찬형 역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찬형은 실제로 20살까지 축구선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 더욱 실감 나는 경기 장면을 완성했다는 후문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2’, ‘경이로운 소문’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이찬형은 지난해 첫 영화 두 편에 이어 ‘빅토리’를 공개하게 됐다. 이처럼 존재감을 빛내는 데 성공한 신예들의 앞으로 활약에도 기대가 모인다. ‘빅토리’는 이혜리, 박세완을 제외하고 모두 오디션을 통해 발탁됐다. 박범수 감독은 “캐릭터들이 알록달록하고, 겉으로만 봐도 다양한 친구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캐스팅 주안점을 밝혔다. 치어리딩 연기를 위해 기본적으로 춤을 잘 춰야했으며 얼굴이 겹쳐서도 안 되고 각 캐릭터도 살아야 했기에 사진 배치를 계속 바꿔가면서 팀을 짰다는 설명이다. 박 감독은 “캐릭터와 실제 배우들의 싱크로율이 굉장히 높다고 자부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개봉 2주 차에도 실관람지수인 CGV에그지수 96%를 기록 중인 ‘빅토리’는 감성평에서도 개성 있는 캐릭터 칭찬이 자주 목격된다. X(구 트위터)에서는 “이런 감성 좋아하면 꼭 봐”라고 누리꾼들이 몇몇 작품을 언급하며 ‘빅토리’를 추천하고 있다. 그중에는 같은 제작사에서 나온 ‘써니’가 있으며 웹툰, 애니메이션 작품들도 거론된다. 모두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얽혀 우정과 성장을 그리는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빅토리는 가족과 성장, 청춘 드라마가 그려지는 복합장르이기에 각 인물이 살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저마다 성격은 다르더라도 응원이 주제이기에 에너제틱한 느낌을 주는 배우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혜리와 박세완을 제외하고 신인인데 모두 자연스럽다. 젊은 친구들의 이야기이기에 신인을 발굴하기도 좋은 작품이다. 사실 신인 기용은 제작과 흥행에 있어서는 양날의 검이지만, 출연 배우들의 다음 작품으로 등용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8.23 06:03
영화

[빅4특집] ‘빅토리’ 혜리만 있나? ‘단짝’ 박세완·‘짝남’ 이정하 빚을 신선 에너지 ③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여름 시장을 맞아 국내 주요 배급사에서도 오랜 시간 공 들여온 알짜배기 작품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급사별 올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오는 8월 14일 개봉하는 영화 ‘빅토리’를 아이돌 그룹에 빗대면 센터는 혜리다. 주인공 필선 역으로 개봉 전 뉴욕 아시안 영화제서 라이징 스타상도 탔다. 그렇다고 ‘혜리 원톱 영화’라고 오해하면 섭섭하다. 치어리딩 동아리에 축구팀까지 신예들로 가득한 이 작품에는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날 원석들이 가득하기 때문. 필선의 양옆에서 날개짓 할 신예는 박세완과 이정하다.오는 8월 14일 개봉하는 ‘빅토리’는 1999년 거제를 배경으로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가 모두를 응원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세완은 필선의 단짝 미나 역으로, 이정하는 필선을 짝사랑하는 치형 역으로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박세완은 드라마 ‘땐뽀걸즈’에 이어 춤바람을 몰고 거제로 돌아온다. 댄스 스포츠에 도전했던 박세완은 이번엔 힙합 댄스와 치어리딩을 선보인다. 학교에서는 2XL 후드와 스냅백으로 폼을 내는 미나지만, 중국집을 운영하는 가족을 돕는 장녀다운 책임감도 지녔다. ‘소울메이트’인 필선과 댄스 연습실을 확보하기 위한 명분으로 생각지도 못한 치어리딩에 입문하게 된다. 시원한 마스크의 박세완은 거침없이 연기하는 배우다. 맡아온 캐릭터도, 연기하는 자신감도 당차다. 코미디 영화 ‘육사오’에서는 북한의 리연희 소위로 분해 대남방송을 찰지게 진행했다. 능청스러운 북한 사투리로 남한에서 넘어온 박천우(고경표)와 티격태격하며 코믹한 로맨스 기류도 형성,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교복 청춘물에도 강하다. ‘땐뽀걸즈’에서 사춘기에 부상까지 겹쳐 시니컬하고 자기중심적인 주인공 시은의 내적 성장을 그려냈다. 숫기 없는 승찬(장동윤)에게 빠르게 막말을 쏘아붙일 정도로 거제 사투리에도 강점을 보여줘 이번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최종병기 앨리스’에서는 여고생 킬러라는 판타지스러운 캐릭터를 성립시켰다. 박범수 감독은 박세완을 두고 “연기력이 굉장히 좋다. 어떻게 이렇게 완성도가 높을까 생각을 했다”고 칭찬했다.엄청난 연습량으로 자연스레 쌓은 혜리와의 케미는 기대 요소다. 혜리와 촬영 3개월 전부터 매일 8시간 이상 춤과 사투리를 함께 연습하며 붙어있었다. 혜리는 “나이도 동갑이고 키와 발 사이즈도 똑같다. 쌍둥이 같은 친구”라며 “촬영할 때 박세완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 눈만 마주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라고 말했다. 필선을 10년째 짝사랑하는 치형은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무빙’ 봉석 역으로 지난해 제60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신인상에 이어 최근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신인상까지 거머쥔 이정하가 연기한다. 이정하는 무해한 비주얼과 응원하고 싶은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왔다. 심지어 배우 데뷔 전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유닛’에 출연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스크린 데뷔작인 이번 영화에서 이정하는 ‘밀레니엄 걸즈’의 응원을 받는 거제상고 축구부 골키퍼로 등장한다. 그 동안 거쳐온 ‘무빙’ 봉석이나 드라마 ‘런 온’의 우식, 그리고 최근 ‘감사합니다’의 구한수처럼 이정하는 특유의 허당미로 주위를 방심시켜도 자신의 목표는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확신에 찬 눈망울을 보여줄 예정이다.사실 이정하는 중학교 1학년까지는 축구 선수였다. 무릎 부상으로 그만두게 됐기에 ‘런 온’에서 같은 아픔을 가진 육상 국가대표 우식을 연기할 때 공감도 컸다. 이정하는 이번 치형 역으로 옛 꿈을 마주하게 됐다. 이정하는 “골키퍼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트레이닝을 받았다. 몸을 쓰는 다른 액션도 잘할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이정하를 보자마자 치형이 이미 와있었다. 오히려 치형 캐릭터를 정하 배우에게 맞춘 면도 있다”고 기대를 높였다.두 배우 외에도 ‘빅토리’는 기대주 올스타 라인업을 꾸렸다. ‘닥터 차정숙’, ‘감사합니다’로 눈도장을 찍은 조아람을 비롯해 최지수, 백하이, 권유나 등 박 감독의 캐스팅 주안점 대로 “굉장히 알록달록 다양한” 뉴페이스들이 완벽한 팀으로 거듭나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7.31 06:20
연예일반

[빅4특집] 덕선 가고 필선 왔다…이혜리, ‘빅토리’로 Y2K 감성 자극 ①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여름 시장을 맞아 국내 주요 배급사에서도 오랜 시간 공 들여온 알짜배기 작품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급사별 올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배우 이혜리가 ‘Y2K’ 감성을 장착하고 극장가를 찾는다. ‘착붙’ 캐스팅에 전작을 통해 증명한 연기력, 여기에 더해진 세기말 소스들을 가지고 전 세대 연령층의 마음을 훔칠 예정이다. 이혜리의 신작은 오는 8월 14일 개봉하는 ‘빅토리’. 열정만큼은 충만한 생판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의 이야기로, 거제고등학교 축구부를 위해 결성된 치어리딩팀 새빛들을 다룬 신문 기사에서 출발했다. 큰 줄기는 실화에서 대부분 차용했으며 시대적 배경은 서울 아시안게임이 열린 1986년에서 노스트라다무스가 세계 멸망을 예언한 1999년으로 옮겨갔다. 이 과정에서 팀 이름도 밀레니엄 걸즈로 재탄생했다.극중 이혜리는 댄스 하나로 거제를 평정한 고등학생 필선을 연기했다. 서울로 상경해 엄정화의 백댄서가 되는 게 꿈인 캐릭터로, 댄스 콤비 미나(박세완)와 서울에서 온 치어리더 세현(조아람)과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를 만든다. 이혜리는 앞서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덕선을 통해 보여줬던 시대극 최적화 연기로 필선을 빚어냈다. 이것이 단순 덕선의 연장선상이란 의미는 아니다. 이혜리의 말을 빌리자면 필선은 “모두가 따라 하고 싶어 하는 선망의 대상”이자 “(덕선보다) 더 강단 있고 자기 꿈에 대한 열망이 확실한 인물”이다. 이혜리는 덕선은 물론, 이혜리 ‘본캐’에도 진하게 묻어있는 특유의 당찬 매력과 밝음을 깔고, 그 위에 새로운 얼굴과 사투리 등 요소를 덧대며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아이돌(걸스데이) 출신 ‘짬바’도 제대로 발휘했다. 치어리딩을 소재로 한 영화인 만큼 ‘빅토리’에는 여러 종류의 춤 시퀀스가 나온다. 난도도 꽤 높다. 특히 치어리딩에는 1990년대 한국 응원단 안무와 미국 치어리딩 스타일이 결합됐으며, 곳곳에 1999년대 유행했던 춤과 히트곡 포인트 안무까지 삽입됐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혜리는 경력직다운 탄탄한 기본기와 춤선, 그리고 6개월에 걸친 연습을 통해 모든 댄스 장면을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귀띔이다. 물론 ‘빅토리’의 관전 포인트가 이혜리 열연 하나뿐인 건 아니다. 그를 둘러싼 충무로를 빛낼 신인 배우들의 발견 역시 ‘빅토리’에서만 볼 수 있는 백미다. 실제 밀레니엄 걸즈 멤버 9명 중 관객에게 익숙한 배우는 이혜리 외 한두 명에 불과하다. 상업 영화, 특히 여름 텐트폴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파격적인 라인업이지만, 완성도에 있어서는 여느 멀티캐스팅 영화를 능가한다는 전언이다. 조아람, 최지수, 백하이, 권유나, 염지영, 이한주, 박효은 등은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로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줄 예정이다. 시대적 배경 자체에서 오는 재미도 다수 있다. 메가폰을 잡은 박범수 감독 이하 제작진은 당시 유행한 의상 소재와 화장법, 헤어스타일 등을 고스란히 살려 치어리딩 외 또 다른 볼거리를 만들었다. 정점을 찍는 건 스크린 위로 흐르는 노래다. ‘빅토리’에는 서태지와 아이들 ‘하여가’를 비롯해 디바 ‘왜 불러’, 듀스 ‘나를 돌아봐’, 김원준 ‘쇼’, 조성모 ‘아시나요’, 진주 ‘에브리바디’, 윤수일 ‘황홀한 고백’, 터보 ‘트위스트 킹’, 지니 ‘뭐야 이건’, NRG ‘할 수 있어’까지 199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의 명곡이 삽입, 관객들의 흥을 돋운다. 마음을 토닥이는 온기 역시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다. 이혜리를 필두로 한 배우들의 열연과 신나는 노래와 춤에 취해 가다 보면 그 끝에는 따뜻한 위로가 기다리고 있다. ‘빅토리’는 휘발되는 웃음 전시에 그치지 않고 부딪히고 성장하는 청춘의 모습을 통해 전 세대를 위안한다. 메가폰을 잡은 박범수 감독의 말처럼 “흠뻑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신나는 영화”의 탄생이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7.31 06:20
연예일반

여름, 청춘·청량 필승 조합…‘빅토리’ 치얼 업 스틸 공개

혜리 주연 새 영화 ‘빅토리’의 치얼 업 스틸을 22일 배급사 마인드마크가 공개했다.‘빅토리’는 오직 열정만큼은 충만한 생판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가 신나는 댄스와 가요로 모두를 응원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공개된 스틸은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의 탄생과 완성형 치어리딩 동아리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먼저 1999년, 댄스로 거제를 장악한 춤생춤사 필선(이혜리)과 그의 댄스 콤비 폼생폼사 미나(박세완)가 오락실 펌프 기계 위에서 모두를 장악한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필선과 미나는 오락실부터 학교 화장실까지, 그들이 가는 곳은 어디든 스테이지를 만들며 춤을 향한 열정을 보여준다. 큰 사이즈의 옷과 뒤로 눌러쓴 스냅백의 패션 스타일은 허세 넘치는 고등학생 필선과 미나의 발랄하고 자유분방한 모습을 나타낸다. 마음껏 춤출 공간이 필요했던 필선과 미나는 서울에서 전학 온 치어리더 세현(조아람)을 앞세워 치어리딩 동아리를 만들게 된다. 치어리딩 동아리의 멤버를 선발하기 위해 오디션을 개최한 필선, 미나, 세현의 다채로운 표정은 그들이 무사히 오디션을 마치고 동아리를 개설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렇게 모인 밀레니엄 걸즈의 응원은 치형(이정하)이 속한 만년꼴찌 거제상고 축구부를 승리로 이끌 수 있을 것인지 귀추를 주목하게 한다. 유니폼을 입은 채 한 줄로 서서 서로를 쳐다보는 믿음직스러운 눈빛은 어엿한 팀으로 성장한 밀레니엄 걸즈의 모습을 나타내며 앞으로 이들이 그려갈 좌충우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스틸만으로도 완벽 호흡을 보이는 밀레니엄 걸즈는 유쾌한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며 관객들의 마음까지 ‘치얼 업’ 시키며, 올여름 극장가를 흥겹게 만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빅토리’는 오는 8월 14일 개봉한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7.22 08:37
프로축구

[오피셜] 울산, 국대 MF ‘큰’ 정우영 영입…“K리그 무대 기대된다”

울산 HD가 국가대표 베테랑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을 영입했다.정우영은 울산광역시 남구 태생이자 남구 소재 학성고등학교 축구부에서 성장해 2011년 일본 J리그의 교토 퍼플상가에서 첫 프로 무대에 올랐다. 이후 2018시즌까지 J리그의 주빌로 이와타, 비셀 고베, 중국 CSL의 충칭 리판에서 활약하며 동아시아 무대에서의 증명을 끝냈다. 무엇보다 중국 리그 진출 첫 시즌인 2016시즌에는 리그 전 경기인 30경기에 출전, 심지어 전 경기 풀타임 활약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이런 활약을 기반으로 정우영은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른바 몸이 한껏 올라왔던 정우영은 조별예선 세 경기에 모두 나섰으며, 멕시코전은 수비 스크린플레이로 손흥민의 득점을 도우며 남다른 플레이 센스를 보여줬고, 독일전에서는 김영권과 더불어 무실점 수비의 중추 역할을 했다. 아시아를 넘어 국제 무대에서 본인의 이름을 알리기에 충분한 활약을 보여줬다.동아시아 무대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검증을 마친 정우영의 다음 행선지는 서아시아 카타르의 알 사드 SC가 됐다. 이적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이미 알 사드에 터를 잡고 있던 스타 플레이어 차비 에르난데스 그리고 같은 시즌 이적해 온 가비 페르난데스까지 정우영의 카타르 이적 첫 시즌을 함께했다. 세계적인 미드필더들과 중원을 형성했던 정우영은 이적 첫 시즌(18-19)만에 팀을 리그 정상에 올려놓았으며, 이후 20-21시즌과 21-22시즌에는 팀의 리그 무패 우승의 주역으로 뛰며 커리어와 몸값의 피치를 올렸다. 22-23시즌까지 총 다섯 개 시즌 동안 알 사드의 주요 선수로 활약한 정우영은 세 번의 리그 우승, 두 번의 국왕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카타르에서의 생활을 마감했다.하지만 국가대표로서의 카타르 정복 여정은 계속됐다. 해외 무대에서 경력과 경험을 쌓은 정우영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조별예선 세 경기에 모두 나서 중원 조율과 수비 강화에 힘을 보탰고 대한민국의 16강 진출 핵심으로 뛰었다. 그뿐만 아니라 조별예선 세 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뛴 거리를 10km 이상 기록하며 모두의 우려였던 활동량과 체력 지적을 수치로 반박했다. 정우영의 다음 무대도 중동, 그중 사우디가 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로 리그 알 칼리즈에 적을 두게 된 정우영은 새로운 팀에서도 사막의 진주와 같이 빛났다. 새로운 팀에서 첫 시즌인 23-24시즌에 리그 총 31경기에 나서며 팀의 주전으로 활약했다.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넘나들며 알 힐랄, 알 나스르와 같은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한 구단을 상대로도 승리를 거둔 바 있다.정우영은 왕성한 활동량과 빌드업 능력 게다가 탁월한 수비 경합으로 정평이 난 선수다. 더불어 위와 같이 수준급 리그에서의 우승 경험과 A매치 베테랑으로서의 덕목은 3연속 K리그 우승을 노리는 울산에게 천군만마와 같은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동안 거쳐 간 팀에서 전담 키커 역할을 하며 본인의 중거리 슈팅 실력을 인정받은 바도 있어 울산의 공격 상황에서 하나의 선택지가 추가로 생기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무엇보다 정우영은 주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에 더해 상황에 따라 센터백으로서도 뛸 수 있는 선수이기에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와 코리아컵을 앞둔 울산에게 든든한 자원이 될 것이다.2007년 울산광역시 남구 소재의 학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약 17년 만에 울산으로 다시 돌아오는 정우영은 “울산은 내 고향이다. 금의환향을 했다는 말을 듣기보다는, 울산 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증명하고 즐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울산 팬들이 나를 많이 기다려 왔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만큼 나도 K리그 무대가 기대되고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하루빨리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처용전사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싶다”라며 입단 소감을 밝혔다.김희웅 기자 2024.07.09 11:14
축구일반

축구선수 부모와 지도자를 위한 토크콘서트…‘엄마, 아빠, 선생님은 페이스메이커’

축구선수를 자녀로 둔 부모와 지도자를 위한 토크 콘서트 ‘엄마, 아빠, 선생님은 페이스메이커’가 오는 13일 오전 10시부터 서울대학교 체육문화 연구동(71-1동) 206호에서 진행된다.故 김의수 교수의 유지를 기리기 위한 서울대학교 OB축구부의 사회기여 활동의 일환으로 2023년부터 시작된 본 프로그램은, 대한축구협회의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으로 공동 운영되며 ‘스포츠파이(Sports Pie)’의 후원으로 진행된다.선수 또는 선수를 희망하는 자녀를 둔 부모, 축구 관련 진로에 관심 있는 중고교생 및 KFA 지도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선수 부모에게 선수 성장 과정에서 필요하거나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선수 진로에 대한 이해 확대의 계기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도자를 대상으로 선수 부모에 대한 이해 증진 및 학교 교육 환경에 대한 정보 제공, 그리고 부모와 지도자의 소통 증진을 위한 내용을 주제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토크 콘서트 및 강의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참여 강사로는 이용수 세종대 교수(축구선수 생리와 선수성장 전반), 황보관 KFA 전 기술본부장(KFA의 선수육성 체계와 제도), 윤영길 한국체대 교수(선수심리, 축구 선수의 심리지원), 오승환 구일고 교감(축구 선수의 인권과 학습권), 임동림 서울대 축구부 학생(축구선수의 학교생활)이 참여하여 각각의 분야에 대한 토크 및 강의를 진행한다.참여 신청은 오는 7월 10일 18시 까지 행사포스터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선착순 150명 한정으로 신청 가능하며, 참여 중,고교생 에게는 참가 확인서 발급 및 KFA 지도자에게는 보수교육 점수가 연계되어 제공될 예정이다. 후원사로 참여하는 스포츠파이는 유소년선수, 학부모, 지도자와 축구팬들에게 한구축구과학회와 같은 스포츠기관들을 통해 양질의 스포츠콘텐츠를 제공하고 관계자들 간에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한 스포츠 수익모델을 만들어 무한한 스포츠 콘텐츠를 기반으로 스포츠시장을 키우기 위해 기획된 글로벌 스포츠플랫폼이다. 웹3.0기반의 블록체인과 AI기술을 적용한 스포츠파이 플랫폼은 7월 중순 국내런칭, 올해 4분기에는 인도네시아에 런칭을 준비하고 있으며 지난 6월18일 가상자산 글로벌거래소 7위 업체인 게이트아이오에 PIE(파이)토큰을 상장하여 글로벌 스포츠플랫폼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포츠파이는 이번 ‘선수부모아카데미’를 전국 단위 및 해외버전으로도 진행할 수 있도록 한국축구과학회(회장 황보관)와 협의 중이다. 김우중 기자 2024.07.04 17:46
경제일반

아디다스, 서울동산고 여자축구부에 지원 기금 전달

아디다스코리아가 서울시와 함께하는 '서울아 운동하자' 캠페인의 일환으로 서울동산고등학교 여자축구부에 지원 기금을 전달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아디다스코리아가 서울동산고등학교 여자축구부를 지원하며 미래 한국 여자축구의 풀뿌리 강화와 저변확대를 위해 마련되었다.서울 노원구에 있는 서울동산고에서 열린 지원 기금 전달식에는 곽근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와 정규혁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 이경호 서울동산고등학교 교장 등이 참석했다. 또 아디다스의 파트너이자 동산고 축구부 졸업생 장유빈(서울시청 소속)도 함께 참석해 직접 동산고 여자축구부 후배들에게 기부금을 전달했다.1991년도에 창단된 서울동산고의 여자축구부는 서울 유일의 여자고등학교 축구부로 한국여자축구 발전에 주축이 되어온 우수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전달된 지원 기금은 훈련 시설 및 축구 물품, 트레이닝 의류 등 서울동산고등학교 여자축구부의 성장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곽근엽 대표는 기부금 전달식과 함께 동산고등학교 여자축구부의 훈련 시설을 함께 둘러보며 “아디다스는 ‘모두에게 평등한 스포츠 세상’을 꿈꾸며 미래 한국 여자축구의 근간인 서울동산고 축구부의 훌륭한 전통을 이어가는데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며 “아디다스는 한국 여자축구의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 장유빈 선수와 같이 동산고 축구부에서 훌륭한 선수들이 더욱 많이 나오길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아디다스코리아와 서울시가 함께하는 ‘서울아 운동하자’ 캠페인은 2017년부터 잠실종합운동장 풋살장, 어린이대공원 풋살장 등 11개 지역 23개 시설의 스포츠 환경 개선을 지원해왔으며, 2025년까지 시민들의 쾌적한 운동 환경을 조성하는 사회공헌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6.05 09:22
프로축구

부천FC, ‘올대 출신’ GK 설현빈 영입…“미래가 기대되는 선수”

부천FC1995가 골키퍼 설현빈을 영입해 골키퍼 포지션 보강에 성공했다. 이로써 설현빈은 2025시즌까지 부천 유니폼을 입게 됐다.설현빈은 울산대 축구부 출신으로, 지난 2022년 자유계약을 통해 울산 HD FC에 입단했다. 그는 190cm와 84kg의 좋은 피지컬로 골키퍼 포지션에 유리한 체격 조건을 갖춘 선수로, 반사신경 또한 뛰어나 선방 능력과 공중볼 처리에 강점을 지녔다.설현빈은 울산 입단 후 아직 프로 데뷔전을 치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2020년 U-20 축구 국가대표팀과 2022년 올림픽 축구대표팀에도 발탁되는 등 잠재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아 왔다. 고등학교 진학 후 골키퍼 포지션을 시작한 그는 앞으로 더 빠른 성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이영민 감독은 이번 영입에 대해 "설현빈은 U-20와 올림픽 대표팀까지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선수다. 그만큼 잠재력을 갖추고 있고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올 시즌 그리고 계속해서 우리 팀에 도움이 되는 골키퍼 자원이 될 것"이라고 설현빈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부천에 입단한 설현빈은 “부천이라는 팀에 오게 되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제게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제 시즌 시작이 정말 코앞인데, 늦게 합류한 만큼 빨리 잘 적응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이며 부천에서 보내는 첫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부천 선수단에 합류한 설현빈은 25일 개최되는 2024시즌 출정식에 참석할 예정이다.김희웅 기자 2024.02.24 18:51
프로축구

축구 레전드의 역발상…“오늘의 운동은 즐거웠는가?” [IS 시선]

지난 11일 서울 종로 혜화로에 있는 경신중학교 축구장에 브라질과 이탈리아 레전드 줄리우 세자르(44·브라질) 마시모 오도(47) 잔루카 잠브로타(46·이상 이탈리아)가 등장했다. 이들은 다음 달 열릴 ‘Legends All-star(레전드 올스타전)’ 홍보를 위해 한국에 방문했는데, 첫 공식 일정으로 축구 클리닉을 함께했다.이날 예정된 축구 클리닉 시간은 약 1시간. 많은 선수를 모두 살펴보기엔 어려울 것이란 인상을 받았다. 더군다나 레전드들의 포지션은 골키퍼와 측면 수비수였다. 뛰어난 기술을 요구하는 공격수, 미드필더와는 비교적 동떨어진 포지션이었다. 그럼에도 눈길을 끈 건 세자르의 세심한 강의였다. 3명의 경신중 축구부 골키퍼가 참석했는데, 세자르가 각 선수의 자세를 짚어주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오도 역시 직접 훈련 세션을 함께하며 열의에 찬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반면 잠브로타는 옆에서 ‘브라보’를 외치는 것 외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잠브로타가 존재감을 드러낸 건 행사 막바지였다. 세자르와 오도가 선수들의 자세를 칭찬하고 앞날을 응원할 때, 잠브로타는 선수들에게 “얼마나 큰 꿈이 있는지 안다. 두려움을 갖지 말고 전진하라. 중요한 건 꿈을 좇으면서도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든, 연습이든 즐거움을 잊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기술을 가르치는 레전드이기보다 스포츠의 본질을 일깨우는 선배 같았다.이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왔다. 취재진이 궁금해 한 점은 ‘수비수와 골키퍼라는 특수 포지션을 꿈꾸는 선수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줬는지, 혹은 어떤 걸 강조했는지’ 등이었다. 이에 잠브로타는 “이탈리아에서도 세리에 A에서 뛰는 건 극소수다. 열정을 다하며 최선을 쏟고, 즐겼으면 좋겠다. 꿈을 꾸준히 좇으면서 즐길 수 있다면, 미래의 갈림길에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고 답했다. 오도 역시 다소 독특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부모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열정과 최선을 다해야 된다고 할 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매번 같은 즐거움을 느낄 순 없다”면서 “학생들이 스포츠를 평생 함께할 친구로 삼길 바란다. 프로로서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말이다. 축구든, 다른 운동이든 부모가 아이에게 ‘너 오늘 이겼어?’라고 묻는 것과 ‘오늘 즐거웠어?’라고 묻는 건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고 답했다.두 레전드는 프로에 입성하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짚었다. 상대 선수를 현혹하는 기술보다, 자신의 성장과 만족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했다.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출전하는 베테랑 사이클 선수는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었던 10대 선수일 때, 벽을 마주하고도 더 과감히 맞설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오도와 잠브로타의 말에 대입해보자. 어린 선수들이 스포츠에서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면, 한계를 마주하고도 당당할 수 있지 않을까. 단순히 축구를 넘어,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메시지로 들렸다.오도는 학생들을 향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도 남겼다. 이 또한 눈앞의 경기, 당장의 승패에서 벗어나서 전인적(全人的)인 어른이 돼라는 격려로 들렸다. 기술을 배우러 왔을 학생들, 그리고 그 부모가 다시 생각해 볼 화두였다.스포츠2팀 기자 2023.09.13 12:00
프로축구

[프로축구 40년 베스트11] ⑨최강희-'찰거머리 수비'로 늦깎이 성공시대 드라마

최강희(64) 전 전북 현대 감독은 요즘 축구팬 대부분에게 ‘봉동 이장’ ‘강희대제’ 같은 수식어를 달고 다닌 K리그 명지도자로 각인돼 있다. 그 이전에 그는 대기만성의 아이콘이자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수비수였다. 선수 시절 최강희는 지치지 않는 체력을 앞세워 성실하고 단단한 플레이를 하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였다. 그의 수비는 강인했고, 찰거머리처럼 상대 공격수에게 달라붙어 지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우악스러운 수비가 아니었다. 플레이는 영리했다. 최강희는 동시대 스타 플레이어들과 비교하면 커리어가 좀 독특했다. 선수 시절 그의 축구 인생 이야기만으로도 어떤 명승부 못지않은 재미를 줄 정도다. 최강희는 경기도 양평 출신으로,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축구하는 걸 좋아하고 만화를 잘 그리는 재주꾼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두 형의 학업 성적이 워낙 좋아 집에서는 공부 못하는 말썽꾸러기 셋째 아들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의 가족은 최강희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로 이사했다. 이때 최강희의 본격적인 축구 인생이 시작됐다. 용두초등학교 축구부에서 선수를 시작했지만, 이어 진학한 대광중학교에는 축구부가 없었다. 사실상 중학교 시절 3년은 공백이었다. 가족은 축구 선수의 길을 크게 반대했지만, 최강희는 결국 자신의 고집대로 축구부가 있는 한양공고로 진학했다보통 성공한 축구 선수들은 고등학교 시절 성장의 계기를 거쳐 큰 무대로 도약하거나 하는 스토리가 있지만, 최강희는 반대였다. 그는 고교 시절에도 굴곡을 겪었다.최강희는 한양공고 축구부에서 주전 자리를 잡기가 힘들게 되자 우신고 창단 멤버로 옮겼다. 하지만 주전이 되고도 그는 성실한 축구 선수가 아니라 불량 학생 쪽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 과거 인터뷰에서 최강희는 “고등학교 때 학교보다 당구장에서 더 많이 머물렀다.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웠다. 싸움도 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여기에 불운까지 겹쳐 학교가 부정선수 문제에 휘말리면서 최강희는 대학 진학에 실패했다. 그리고 1979년 실업팀 한일은행에 입단하게 된다. 최강희는 입단 1년 만에 군 복무를 선택했다. 제대 후 한일은행에 돌아온 그는 축구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인생 지도자’ 김호 감독을 만났다. 김호 감독은 최강희의 포지션을 바꿔 수비수로 만들었다. 이전까지 미드필더 혹은 공격수로도 뛰었던 최강희의 스타일을 정확히 파악해서 측면 수비수를 맡긴 것이다. 그리고 이후 최강희는 1983년 팀을 실업 최강 자리에 올려놓고 드디어 프로팀인 현대로 이적한다. 최강희는 실업팀과 프로팀이 분위기부터 완전히 달랐다고 회상했다. 당시 실업팀 선수들은 짧은 선수 생활을 하고 해당 회사에 일반 사원으로 입사해 다른 인생을 시작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팀 분위기는 축구 선수로서 자신을 단련하기보다 선수 생활을 즐기자며 잦은 회식과 술자리가 이어지는 쪽이었다. 그러나 현대 입단 후 팀 성적과 개인 기량 향상을 우선하는 분위기 속에서 최강희도 달라졌다. 그의 축구인생 또 한번의 결정적인 ‘각성’ 계기는 결혼, 그리고 아이가 생기면서였다. 최강희는 1986년 결혼했다. 이듬해 딸이 태어난 후 담배를 완전히 끊었다. 그는 2007년 대한축구협회 매거진과 인터뷰에서 “처음 프로에 갔을 때는 열심히 하긴 했지만 절실하지는 않았다. 친구들과 놀러 다니기도 하고, 담배도 피웠다. 하지만 결혼하고, 또 딸이 태어난 후 완전히 바뀌었다. 매일 운동했다. 훈련이 즐겁고 경기가 즐거웠다. 휴가를 받아도 이틀 이상 쉬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스물여덟 살 이전의 나를 알던 사람과 그 이후에 나를 알게 된 사람은 전혀 다른 사람을 알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후 최강희는 프로축구의 초기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꼼꼼하게 남겼다. 1986년 현대가 프로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최강희는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1985년, 86년, 88년까지 세 차례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1985년과 88년에는 모범상을 수상했다. 그는 1987년 28세의 나이에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서른살 즈음이면 대부분 은퇴를 고민했던 시절에 늦깎이 성공시대를 열었다. 최강희는 다른 선수들이 은퇴할 나이에 기량을 꽃피워 대표 선수로 자리를 잡아 올림픽, 월드컵에 출전했다. 자기관리를 잘하면 몸이 달라지고, 오래 선수로 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는 걸 직접 체험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자신감에 가득 차있을 때 나이 많은 선수는 전력 외 취급하는 팀 분위기에 밀려 1992년 은퇴했다. 최강희의 이러한 독특한 선수 이력은 그가 감독이 된 후 제자가 뒤늦게 다시 꽃을 피우는데 기여한 원인일지 모른다. 그는 전북 현대 감독 시절 이동국, 최태욱, 조재진, 김상식 등 한때 스타 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렸지만 잦은 부상 등으로 기량이 떨어진 선수들을 영입해 전성기 기량을 다시 보여주게 만드는 ‘재활 공장장’이었다. 그 비결에 대해 최강희는 “선수를 믿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했다. 그 자신이 선수 시절 누구보다 굴곡이 많은 커리어를 걸었고, 모두가 기대하지 않았지만 늦게 꽃을 피웠다. 그가 “팀에서는 벤치에 있는 선수들이 주전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스포트라이트에서 비껴가 있던 선수들을 부활시키는 능력을 보여줬다. 명감독 최강희의 비밀은 선수 최강희가 걸어왔던 입지전적인 과정을 보면 좀 더 이해할 수 있다. 이은경 기자 2023.04.0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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