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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충무로 보석’ 김세원, ‘내일의 민재’ 출연…이레와 호흡

‘충무로 숨은 보석’ 김세원이 육상 유망주로 변신한다.28일 소속사 엑스와이지스튜디오에 따르면 김세원은 영화 ‘내일의 민재’에 출연한다.‘내일의 민재’는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차별받아 온 보육원 출신의 17세 육상 유망주 민재(이레)가 단 한 번, 스스로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삶 전체가 흔들리다가, 끝내 진정한 내일로 한 걸음을 내딛는 이야기다.극중 김세원은 신임받는 육상 유망주이자 민재와는 또 다른 서사를 지닌 혜림을 연기, 서사의 한 축을 담당한다. 김세원은 다채로운 감정을 겹겹이 녹여낸 연기로 캐릭터에 설득력을 더할 예정이다.김세원은 영화 ‘유림’으로 제14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연기상 등을 수상하며 ‘독립영화계 샛별’로 자리잡았다. 이어 지난 15일에 개봉한 영화 ‘수학영재 형주’에서는 인생 수학여행을 떠난 주인공 형주(정다민)와 함께 여정을 떠난 든든한 친구 지수 역을 맡아 또 한 번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한편 ‘내일의 민재’는 제38회 도쿄국제영화제 ‘아시아의 미래’(Asian Future)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오는 2026년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10.28 15:04
영화

[단독] 故 신성훈 감독, 5월 사망 →유작 ‘미성년자들2’ 차질 없이 제작 [종합]

‘짜장면 고맙습니다’ 등을 연출한 신성훈 감독이 지난 5월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영화 ‘미성년자들2’이 그의 유작이 됐다. 26일 영화계에 따르면 신성훈 감독은 지난 5월 자택에서 항년 40세로 세상을 떠났다. 별다른 유서는 없었으며 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성훈 감독은 2002년 가수로 데뷔해 여러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트롯 가수로 방향을 전환하기도 했으나, 오랜 기간 무명과 경쟁 속에서 좌절과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음악 활동을 정리한 뒤에는 독학으로 시나리오와 연출을 배워 단편 제작을 시작했고, 이 과정이 영화감독으로 이어지는 전환점이 됐다.신 감독은 이후 연출자로서 필모그래피를 쌓아갔다. 2022년 단편영화 ‘짜장면 고맙습니다’로 제7회 할리우드 블루버드 영화제에서 베스트 감독상과 베스트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연출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어 약 1억 2000만 원으로 제작된 ‘신의 선택’은 현실적인 이야기와 진정성 있는 연출로 호평을 얻었고, 전 세계 영화제에서 33관왕을 기록하며 작품성과 감독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이 과정에서 할리우드·일본·태국 영화사로부터 협업 제안과 러브콜을 받는 등 국제 무대에서도 주목받았다.2024년 공개된 독립영화 ‘미성년자들’은 고등학생들이 학교폭력·성 착취·임신·극단적 선택까지 겪는 현실을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극히 낮은 제작비 속에서도 신인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와 돌려 말하지 않는 연출이 주목을 받았으며, OTT 플랫폼 티빙에서 공개된 뒤 2025년 1월 인기 영화 최종 4위에 오르며 뒤늦은 재조명을 이끌었다.‘미성년자들’의 반향에 힘입어 신 감독은 시즌 2 제작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작보다 시야를 확장해 청소년들이 사회 구조 속에서 소비되고 소모되는 과정을 다루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해당 작품은 지난 4월 서울 충무로영상센터 오재미동에서 무료 시사회가 열리며 일부 관객에게 먼저 공개됐다. 이번 작품은 송영신 감독이 공동 연출로 참여했고, 신 감독은 각본과 각색에 집중했다. 주연은 김이정과 손무형이 맡았다.제작사 레드 파노라마에 따르면 ‘미성년자들2’는 현재 후반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올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신 감독의 갑작스러운 비보에도 제작진은 “감독의 의도를 최대한 온전히 담아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10.26 09:34
연예일반

윤미라, 73세에 생애 첫 지하철 탑승… “생각보다 쾌적”

배우 윤미라가 73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아들 같은 배우 이필모와 만났다.2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윤미라’에는 “‘솔약국집 아들들’ 필모와 데이트”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드라마에서 모자로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은 오랜만의 재회를 앞두고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약속 장소인 충무로역으로 향한 윤미라는 미리 발급받은 어르신 교통카드를 꺼내 들며 “살면서 지하철은 처음 타본다”고 밝혔다. 개찰구 앞에서 잠시 헤매던 그는 시민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탑승했고, 어르신 전용 좌석에서는 옆자리 승객과 건강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윤미라는 “지하철은 답답하고 공기가 탁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쾌적하다. 차 막힐 때보다 훨씬 빠르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충무로역에서 이필모를 만난 그는 “화면으로만 봤는데 아들, 딸 낳고 잘 살고 있더라”며 반가움을 표현했다. 이필모가 “오늘 화장 예쁘게 하셨다”고 칭찬하자 윤미라는 “화장이 아니라 원래 예쁜 것”이라며 특유의 유머로 현장을 웃음 짓게 했다.이필모 역시 지하철을 타고 왔다며 “돈 내지?”라는 윤미라의 질문에 미소를 지었고, 윤미라는 “돈 내고 타는 게 좋다. 공짜는 조금 껄적지근하다”고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10.02 23:20
스타

“마침내 서로의 전부가 되는”...오나라-김시은, 눈부신 모녀 케미

tvN ‘화자의 스칼렛’이 10월 3일 방송을 확정하며 메인 포스터를 공개했다.오는 10월 3일 오후 11시에 방송되는 ‘화자의 스칼렛’은 낳자마자 미국으로 입양 보내야 했던 화자의 딸이 어느 날, 금발의 스칼렛으로 돌아온 이야기를 그린다. 오랜 구력을 가진 명품 배우이자 최근 ‘첫, 사랑을 위하여’를 비롯해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엄마 캐릭터를 소화해 온 오나라와 영화 ‘다음 소희’로 국내 영화제 신인상을 휩쓸었던 ‘충무로 루키’ 김시은이 처음 선보일 모녀 케미스트리에 대한 기대가 더해진다. 여기에 매 작품 신스틸러로서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서영희와 이재균까지 합류, 극강의 몰입도를 끌어낼 전망이다.오나라는 극중 한 시장에서 10년째 국숫집을 운영하며 딸을 그리워하는 ‘오화자’ 역을 맡았다. 오화자는 낳자마자 품에 한 번 안아보지 못하고 미국으로 입양 보낸 딸 진아를 오매불망 기다리며 그리워한다. 김시은은 극 중 이름 없는 아이로 태어나 스스로 ‘스칼렛’이라 이름 지은 인물이다. 어디에도 낙원이 없었던 그녀는 자신을 사랑해 줄 엄마를 만나기 위해 화자를 찾아간다. 이 가운데 23일 공개된 메인 포스터는 맑은 하늘 아래 펼쳐진 풍경이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엄마 오나라(화자 역)와 딸 김시은(스칼렛 역)은 서로에게 밀착한 채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데 모녀의 잊지 못할 순간을 마음에 담아두는 듯해 눈길을 끈다.특히 ‘마침내 서로의 전부가 되는, 단 하나의 이름’이라는 카피는 엄마라는 말을 가슴에 묻은 오나라와 엄마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길 기다리는 김시은이 만나 모녀가 된다는 특별한 이야기가 전할 포근한 위로와 감동을 예고한다. 여기에 오나라와 김시은이 서로에게 전하는 애틋한 메시지가 눈길을 끈다. 오나라는 김시은에게 “선물처럼 내게 와준 내 딸, 스칼렛”이라며, 김시은은 오나라에게 “나, 엄마 사랑해도 돼요?”라고 말하고 있어 두 사람의 베일에 가려진 사연은 무엇인지 ‘화자의 스칼렛’의 전개에 대한 궁금증이 모인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9.23 08:42
영화

K팝스타와 태권도 에이스의 만남…조수민X김동한 ‘리플레이’ 10월 개봉

아이돌 스타와 태권도 선수로 변신한 조수민, 김동한의 청춘 성장 영화 ‘리플레이’가 오는 10월 개봉을 확정했다고 11일 배급사 제이씨엔터웍스가 밝혔다.‘리플레이’는 스캔들에 휘말린 아이돌 스타와 부상당한 태권도 유망주, 그리고 오합지졸 취미반 수강생들의 인생 역전 한판 승부 이야기다. 영화 ‘오싹한 동거’ ‘기억의 시간’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청춘 로맨스에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주고 있는 황경성 감독의 신작이다. ‘펜트하우스’ 시리즈의 민설아 역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조수민은 황경성 감독의 드라마 ‘결혼해YOU’에 이어 이번 ‘리플레이’에서 아이돌 스타 은채 역을 맡아 연기변신을 한다.국가대표 유망주였던 태권도 사범 희찬 역은 아이돌 그룹 위아이의 김동한이 맡아, 합기도 선수 출신의 특기를 살려 대역 없이 소화한 태권도 액션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희찬의 라이벌이자 은채의 전 연인인 수열 역에는 드라마 ‘연인’에서 매력적인 악역 연기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던 손태양이 캐스팅 되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리플레이’는 저마다의 사연으로 좌절했지만 태권도 대회 우승을 목표로 팀워크를 발휘하는 ‘손태권도’ 취미반 수강생들의 다채로운 캐릭터가 돋보이는 성장 드라마다. ‘별에서 온 그대’에 이어 다시 한번 스타의 매니저 정실장 역으로 출연한 김강현 역시 ‘결혼해YOU’ 이후 황경성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복싱 프로 데뷔까지 이뤄낸 운동 신경을 자랑하는 서호철이 조폭 출신의 택배기사 조봉남 역으로, ‘시민덕희’‘롤러코스터’ 등에서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한 손화령이 수다쟁이 주부 수지 역으로 명품 연기를 선보인다. 여기에 떠오르는 충무로 신예 조강혁이 초보 유튜버 수근 역으로 출연, 대한민국 오디션 프로그램 역사상 외국인 최초로 ‘현역가왕’ TOP7에 진출했던 트로트 가수 마리아가 유창한 한국어 실력의 교환학생 제니퍼 역으로 스크린 데뷔를 예고해 반가움을 자아낸다.‘리플레이’는 오는 10월 개봉 예정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9.11 16:22
연예일반

“더럽고 야비하게”… 진선규, ‘애마’ 구중호로 꺼내든 또 다른 얼굴 [IS인터뷰]

“감독님이 처음 제게 하신 말씀이 ‘더럽고, 야비하고, 섹시하고, 멋있었으면 좋겠다’였어요.”배우 진선규가 그 어려운 주문을 완벽히 소화했다. 지난달 22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애마’에서 구중호 역을 맡으면서다. ‘애마’는 1980년대 충무로를 배경으로 영화 ‘애마부인’의 어두운 탄생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진선규가 연기한 극중 구중호는 신성영화사 대표로는 메인 빌런이다. 영화계 권력을 틀어쥔 그는 윗선 앞에서는 한없이 비굴하고, 약자에게는 잔혹하다. 입에는 늘 “섹스”를 달고 사는, 그야말로 ‘구정물 같은 인간’이다.그의 연기에 누리꾼은 “진절머리 난다”, “죽여버리고 싶다”는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진선규는 최근 일간스포츠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욕을 먹을수록 배우로선 기분이 좋다”며 오히려 연기의 성과로 받아들였다. 캐릭터를 단순히 ‘빌런’, ‘천사’로 구분 짓는 게 아니라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공부한 덕분이다. “연기하면서 스스로도 ‘더럽다’는 생각을 했어요. 강자 앞에서 비굴하게 구는 모습은 지질해 보였고, 스스로 짜증이 나기도 했죠. 하지만 구중호라는 인물은 단순히 비겁한 사람이 아니라, 마음속에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있는 사람이라고 이해했어요. 시대적으로는 비겁하게 살아남았을지라도 그 나름의 명분과 진심이 있어요. 그걸 두둔하는 마음으로 연기했습니다.” ‘애마’에는 이하늬도 함께 출연한다. 그는 당대 충무로를 주름잡던 여배우 정희란을 연기했다. 스타로서의 자부심과 생존을 위한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캐릭터다. 진선규가 맡은 구중호와는 대립각을 세우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특히 두 사람이 맞붙는 격투 장면은 ‘애마’의 백미로 꼽힌다. 권력자와 배우라는 구도를 넘어, 서로의 자존심을 건 일명 ‘개싸움’이다. 진선규는 “(이)하늬와는 ‘극한직업’에서 이미 호흡을 맞췄던 터라 편안했다. 액션 합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없었고, 서로 배려하며 자연스럽게 완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트로피를 던지고 애들처럼 막 싸우는 장면이 있는데, 권력의 위아래가 있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동등한 두 사람의 몸싸움 같아 좋았다”며 웃었다. 촬영을 마친 뒤에는 스태프의 박수가 터지기도 했다. 그는 “서로 날이 서 있는 걸 숨기면서 대화하는 장면이었는데 컷 소리와 동시에 박수를 받았을 때 정말 짜릿했다.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떠올렸다. 데뷔 20년 차를 훌쩍 넘긴 배우지만, 진선규의 준비는 여전히 치열하다. 그는 “신부화장하듯 기초 메이크업을 여러 겹 바르며 외형부터 접근했고, 정치권 인물들의 태도와 말투를 관찰하며 구중호의 뻔뻔함을 체화했다”며 “촬영장에서는 한 장면을 아홉 번 넘게 변주하며 매 테이크마다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했다”고 말했다. 그의 집요함은 결국 관객에게도 전해졌고, 작품 성과 역시 이를 증명한다. ‘애마’는 공개 이틀 만에 한국 넷플릭스 시리즈 부문 1위에 올랐고, 2주 차에는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권 시리즈 톱10 8위까지 진입했다.진선규는 ‘범죄도시’에서 윤계상이 연기한 장첸의 오른팔 위성락 역으로 강렬한 악역을 각인시켰고, ‘극한직업’에서는 허술하지만 인간적인 형사로 변신해 천만 관객의 웃음을 책임졌다. 작품마다 색다른 얼굴을 꺼내 들며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해온 그는, 이번 ‘애마’에서 욕망과 비열함, 동시에 인간적 나약함까지 뒤섞인 구중호를 통해 또 한 번 자신의 한계를 넘어섰다.“연기를 오래 하고 싶습니다. 좋은 선배님들이 그러셨듯이, 후배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어요. 창작이 멈추지 않도록 끝까지 달리고 싶습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09.09 06:08
영화

“더 어마어마한 ‘썅년’ 할 거야!” [정시우 SEEN]

“썅년!” 넷플릭스 드라마 ‘애마’에서 가장 자주 등장한 단어다. 쌍년(상년)의 사전적 의미는 ‘본데없이 막된 여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서 썅년들은 다 같은 썅년이 아니요, 썅년을 부르짖는다고 해서 다 같은 의미의 썅년도 아니다. 이야기기 진행될수록, 썅년이라는 의미가 휘어지고 꺾이며 시시각각 변모하기 때문이다.에에엥∼. 그때 그 시절, 매일 밤 자정에 울렸던 야간 통행금지 사이렌. 37년간 시행되던 야간 통금이 해제된 건, 1982년의 일이다. 전두환의 신군부가 젊은 세대의 저항감을 희석하기 위해 이른바 3S(Screen,Sex,Sports)에 의한 우민화 정책을 시행하면서부터다. ‘애마부인’은 이런 통금 해제 특수를 가장 크게 본 첫 심야 영화였다. 몰려든 관객으로 매표소가 박살 날 정도로 인기를 얻은 ‘애마부인’은 이후 13편까지 생명력을 이어나갔고, 수많은 아류작을 잉태했다. 이러한 에로 영화의 흥행 뒤에는 성(性)적으로 소비될 수밖에 없었던 여배우들의 고충이 있었다. ‘애마부인’ 제작 과정을 그린 ‘애마’는 이 지점을 파고든다. 제작자는 여배우를 권력자에게 성상납하면서까지 부를 축적하고, 언론은 그런 여배우를 성적 대상화하고, 영화 현장에서 여성의 인권은 철저히 무시되었던 야만의 시절. 70년대 노출 연기로 주목받은 톱스타 정희란(김하늬)이 폭압을 견디기 위해 선택한 건 스스로 ‘썅년’이 되는 것이었다. 남성 중심 사화에서 악으로 깡으로 버티려는 그만의 방식이었다. ‘썅년’의 의미는 신애 배우 신주애(방효린)의 등장과 함께 그 의미를 확대한다. 한 영화에 여왕이 둘 일수는 없는 법. ‘애마부인’의 주연과 조연으로 만난 주애와 정희란은 초반 서로를 ‘썅년’이라고 부르며 대립각을 세운다. 그러나 촬영이 진행되고, 주애가 성상납 수렁에 빠진 일을 계기로 둘 사이엔 동류 의식이 싹튼다. 주애보다 먼저 같은 길을 밟은 희란은 그것이 인생에 어떠한 상처를 남기는지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주애는 그런 희란이 중요한 순간 자신의 편에 서는 걸 보면서 정상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희란이 어떤 모욕을 감당했는가를 헤아리게 된다. 이때부터 희란과 주애는 남성 판타지에 철저히 복무했던 충무로 제작시스템을 폭로하며 여성의 객체화된 이미지를 전복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희란이 주애에게 던진 대사가 의미심장하다. “더 이 악물고 썅년 해. 그래야 버텨.” 여기서 희란이 주애에게 건넨 썅년은 사전적 의미의 썅년이 아니다. 그건 세상의 무례와 맞서는 투쟁하는 존재로서의 썅년이다. 썅년이라는 욕설이 이토록 절절하게 들린 적이 있었던가. ‘썅년’들의 멋진 연대를 보면서 문득 떠오른 건, 첫사랑에게 쌍년으로 호명됐던 ‘건축학개론’의 서연(배수지)이다. 그는 왜 썅년이 되었나. 강북에 사는 대학생 승민(이제훈)은 사랑에 서툴다. 건축학 수업에서 만난 음악과 서연에게 반해 주위를 맴돌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을 직접 고백하진 못한다. 그리고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은 연애에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다가 “꺼져”라는 말을 서연에게 냅다 던지고는 작별을 고한다. 술에 취한 서연이 강남 사는 선배(유연석)의 부축을 받으며 자취방으로 들어가는 걸 목격했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열등감 때문이다. 강북을 강남보다 열등한 곳으로 인식하고 있는 승민은, 서연 역시 부잣집 킹카를 좋아할 것이라 의심하며 그의 행동을 계급적으로 판단해 버린다. 그러곤 자신이 상처받는 게 두려워 상대를 ‘썅년’이라고 규정해 버린다. 자신이 못나서가 아니라, 서연이 천박하기에 이 사랑은 끝났다고 굳게 믿어 버린 것이다. 그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 편하자고 상대를 악마화한 승민의 태도는 찌질하고 졸렬하기 그지없다. ‘건축학개론’에서의 쌍년은 못난 남성에 의해 멋대로 왜곡되고 폭력적으로 규정돼 버렸지만, ‘투쟁’의 의미로 다시 쓰인 ‘애마’에서의 쌍년은 다르다. 여전히 우리 시대 썅년들은 전자의 이미지와 싸우느라 고군분투 중이다. 그래서다. 80년대를 다룬 ‘애마’가 동시대적으로 다가오는 건.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주애는 극 후반 이렇게 외친다. “세상은 여전히 엿같고, 맨날 우리는 엿을 먹고. 새로운 시대 같은 건 없어, 씨발. 그래서 난 앞으로 더, 더 어마어마한 썅년 할 거야.” 정시우 칼럼니스트 2025.09.05 06:05
영화

진선규 “‘애마’ 구중호, 외형적 부분 신경 多… 신부화장 했다” [인터뷰 ①]

배우 진선규가 ‘애마’ 촬영 비하인드를 언급했다. 29일 서울 종로구 카페포엠 삼청점에서 진선규는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에 대해 “주위 분들이 ‘괜찮다, 재미있다’고 하셔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애마’에서 신성영화사 대표 구중호 역을 맡아 1980년대 충무로 영화계의 이면을 연기했다.진선규는 “혜영 감독이 ‘진짜 더럽고, 야비하고 섹시하면서도 멋있었으면 좋겠다’고 디렉팅 주셨다. 하지만 제가 ‘그건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고 웃은 뒤 “외형적인 것도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얼굴에 빛이 났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기초 메이크업을 10개나 했다. 거의 신부 화장 한 수준”이라고 말했다.특히 “시대적으로 구중호는 비겁하게 살아온 인물이긴 하지만, 마음속에는 ‘이 영화를 잘 만들고 싶다’는 진심이 담겨있는 인물이기도 하다”면서 “주위에서 ‘저질이야’라고 욕해도, 구중호의 심지를 흐트러지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았다”고 연기하며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을 이야기했다.한편 ‘애마’는 지난 22일 공개됐다.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어두운 현실에 맞서는 톱스타 정희란(이하늬)과 신인 배우 신주애(방효린)의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은 8월 25일 기준 대한민국 톱10 시리즈 1위를 기록하며 뜨거운 상승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08.29 12:01
영화

진선규, 지독하다…‘성’스러움의 대가 ‘애마’ [RE스타]

진선규가 성(聖)스러움을 손바닥 뒤집듯 지우고 성(性)스러움을 가지고 놀았다. 최근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에서 예수의 음성을 맡았다는 게 믿기지 않도록 ‘애마’에선 180도 변신을 이뤄냈다.22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짱 뜨는 톱스타 희란(이하늬)과 신인 배우 주애(방효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극중 진선규는 실존하는 성인영화 동명 히트작인 극중 작품 ‘애마부인’ 제작사인 신성영화사 대표 구중호를 연기했다. 일찍이 성인영화 시장에 뛰어들어 희란을 1970년대 톱 ‘여배우’ 반열에 올렸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좇는 만큼 배우를 ‘상품’으로 대해 희란의 강한 회의감과 혐오를 불러오는 인물이다. 구중호의 시선에서 여배우의 신체는 부위별로 가치가 매겨지며, 감독에게조차 그는 ‘은근한’ 수위는 필요 없다고 단언한다. 특히 극의 초반, 아시아 영화제에서 첫 트로피를 품에 안은 희란의 성과를 피로연에서 ‘3S’(스포츠, 스크린, 섹스)를 언급하며 연설하는 장면은 탄식을 자아낼 정도라는 감상을 불렀다.진선규는 귀를 잡아채도록 능청스럽게 “섹스가 충무로를 되살릴 겁니다. 섹스가 곧 스포츠 아니겠습니까”라는 대사를 처리하면서 상스러움을 솔직함으로 포장하는, 그 시절 있었을 법한 성인영화 제작자를 작품에 소환했다.이와 관련 진선규는 구체적인 롤모델이 있었다기보단 직간접적으로 겪었던 인상을 토대로 조합해 빚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중호는 그런 욕망을 겉으로 드러내고 상업적인 감각이 뛰어난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강약약강’ 캐릭터라서 진절머리 난다고 느껴지는 역할이 된 것 같다”고 부연했다.극중극 격인 ‘애마부인’은 남성적인 시선에서 당대 대중의 욕망을 응집해 만들어지지만, 이해영 감독은 ‘애마’라는 작품을 “‘애마’로서 살았던 존재들이 겪었던 견딤과 버팀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이야기”로 기획했다. 그렇기에 진선규는 단지 욕심 많은 개인이 아닌, 희란과 주애를 끊임없이 깎아내려 분노를 자아내면서도 한 방 먹어 통쾌한 웃음을 주는 ‘시대를 대변하는 빌런’을 온몸 던져 소화했다. 당대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노란 선글라스 렌즈 등 구중호의 패션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실제로 이 감독은 “색기가 있고 빛이 나는 캐릭터”를 주문해 진선규는 기초 화장품만 9종을 사용하는 ‘신부화장’급 분장을 받고 자신감을 장착, 애티튜드조차 바꿨다고 주안점을 밝혔다.무엇보다 진선규는 ‘극한 직업’으로 인연을 맺은 이하늬와는 지난달 16일 개봉해 125만 관객을 돌파한 ‘킹 오브 킹스’ 목소리 연기에 이어 ‘애마’까지 다섯 번째 만남으로 ‘찰떡’ 호흡을 자랑한다. ‘킹 오브 킹스’ 장성호 감독에 따르면 진선규를 예수 목소리 연기에 추천한 것도 이하늬였다. 진선규가 대표작 ‘범죄도시’ 빌런 위성락 역으로 잘 알려진 터라, 장 감독은 “악역을 많이 해서 선입견이 있었는데 목소리가 젊고 청아했다. 연극 배우 출신이라 발성도 훌륭했다”고 의외의 매력 발견에 만족을 표했다. 이처럼 진선규는 ‘킹 오브 킹스’를 통해 필모그래피서 가장 ‘성스러운’ 상징적 인물을 소화해 낸 뒤, ‘애마’로 곧장 카멜레온 같이 색을 뒤바꿔 이야기에 자신을 최적화 해내는 능력을 증명했다. 동료 배우들도 ‘애마’의 연기 앙상블을 입을 모아 극찬했는데 이제훈은 진선규를 향해 “정말 진절머리 나게 연기를 잘하세요”라고 감상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이해영 감독 또한 “진선규는 끝없는 악랄함을 연기할 수도 있지만, 순식간에 귀여움을 폭발시킬 수 있는 연기력을 가진 배우”라고 치켜세웠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8.27 06:05
영화

‘둘째맘’ 이하늬, ‘애마’로 날리는 강렬한 한 방 [줌인]

“잘 봐. 내가 정희란이야!”배우 이하늬가 신작 ‘애마’를 통해 1980년대 충무로에 들어갔다. 언제나처럼 당차고 다부진 면모로 시대의 여성상을 대변하며 배우로서의 깊이를 확장했다. 22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서는 톱스타와 신인배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극중 이하늬는 당대 최고의 배우 정희란을 연기했다. 더 이상 노출 연기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그는 에로영화 ‘애마부인’의 시나리오를 받고, 단칼에 거절 의사를 밝힌다. 하지만 영화사와 계약으로 출연을 강요당하고, 결국 주연이 아닌 조연 에리카로 ‘애마부인’에 합류하게 된다.만삭의 몸으로 홍보활동에 참여할 만큼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이하늬는 캐릭터 구축 과정에서도 남다른 공을 들였다. 특히 그는 말투와 발성부터 서 있는 모양새, 걸음걸이, 제스처까지 치밀하게 계산하고 연구했다. 이하늬는 “정희란은 굉장히 절제돼 있으면서도 단단함과 우아함이 뿜어져 나오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냥 서 있어도 카리스마가 온전히 뚫고 나왔으면 했다”며 “가장 큰 고민은 톤을 잡는 거였다. 1980~1990년대 서울 사투리, 여배우들이 공식 석상에서 쓰는 톤을 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희란은 이하늬가 그간 그려온 ‘주체적 여성상’의 진화형이자 집약체이기도 하다. 이하늬는 배우로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킨 후 대체로 단단하고 능동적인 여성상을 도맡아왔다. 예컨대 첫 원톱 주연작이었던 드라마 ‘원 더 우먼’에서는 비리검사와 재벌가 며느리를 오가며 핍박에 맞섰고, 영화 ‘유령’에서는 독립운동가로 최전선에서 활약했으며, ‘킬링 로맨스’에서는 자기 삶을 되찾기 위해 몸부림쳤다. 이하늬는 사랑의 대상과 같은 남성 중심 서사의 부속물로 소비되지 않고, 서사를 이끄는 독립적 축으로 움직였다.정희란을 통해 보여줄 모습 역시 그렇다. 1980년대 충무로란 보수적이면서도 혼란스러운 시대를 사는 정희란은 일정 부분 현실에 순응하면서도 자기 예술과 존엄을 지키기 위한 주체적 저항을 이어간다. “여성을 벗기려는 야만의 시대”에서 원치 않은 선택을 강요받지만, 그는 기어이 다음 세대를 위해 목소리를 낸다. 틀린 것은 틀렸다고 말하고,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려놓는 배포도 있다.이하늬는 정희란의 이러한 면모를 본연의 지성과 에너지에 버무려 표현,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동시에 탄탄한 연기력으로 당당함 이면의 약한 결까지 세밀하게 포착해 구현한다. 이하늬는 그렇게 시대 여성의 다층적 얼굴을 완성하고 여전히 남아있는 사회의 모순을 짚어낸다.드라마를 먼저 접한 동료들은 그의 연기에 찬사를 보냈다. 배우 고아성은 “다시 한번 이하늬에게 반하게 된 계기”라고 평했고, 김지운 감독은 “두 여성의 유대와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가 돋보이는 가운데, 이하늬는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다”고 극찬했다.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하늬는 그간 성실함을 무기로 다양한 도전을 하며 배우로서 자기 가치를 끊임없이 성장시켰다. 지적인 매력을 활용하면서 동시에 자기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해오며 대중에게도 인정받고 있다. 과거 김혜수와 유사한 행보”라며 “‘애마’는 문화적 문제제기를 해줄 작품으로 이하늬식 연기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전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8.2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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