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빨간 치마 입고 시즌 2승, 내친 김에 세계 1위 넘보는 김세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가장 꾸준한 골퍼, 김세영(27)이 또 한 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20년을 최고의 시즌으로 만들 동력을 마련했다. 김세영은 23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LPGA 투어 신설 대회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3개로 이븐파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4언더파를 적어낸 김세영은 앨리 맥도널드(미국·11언더파)를 3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달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이후 한 달여 만에 시즌 2승째를 올렸다. 김세영은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2억5000만원)를 받았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올해의 선수 포인트(106점)와 상금(113만3219 달러) 1위로 올라섰다. 경기 후 김세영은 대회 우승자 공식 인터뷰에서 “우승은 항상 대단한 일이다. 12번째 우승을 거둬 행복하다. 무엇보다 메이저 대회 우승 직후 또 우승하게 돼 내겐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세영은 지난달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치른 뒤, 휴식 차 귀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 입국자 방역 조치로 2주 자가격리를 했다. 집에만 머무는 동안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는 이달 초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너무 힘들었다. 층간소음이 걱정돼 퍼팅 훈련만 했다. 자가격리를 마치고 공을 쳤는데 '뒤땅'을 여러 번 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김세영은 미국으로 다시 건너가 탄탄한 경기력을 바탕으로 우승했다. 이번 대회 1라운드부터 선두권에 나섰고, 2라운드부터 선두로 올라선 그는 내내 견고함을 유지했다. 김세영은 최종 라운드엔 빨간 치마를 입고 나섰다. 우승 경쟁을 할 때마다 빨간 바지를 입고 자신을 다잡았던 그는 이번엔 빨간 치마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동반 라운드를 한 맥도널드의 추격에 흔들리지 않았다. 미국 취재진이 한국에서 자가격리를 한 것에 대해 묻자 김세영은 “대회가 끝난 뒤로 난 그저 쉬고 싶었다. 상쾌한 기분을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그땐 골프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그 시간을 즐겼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2015시즌 LPGA 투어 데뷔 후 매년 우승했다. 2015년 3승을 시작으로 2016년 2승, 2017년 1승, 2018년 1승, 지난해 3승을 거둬 10승을 채웠다. 올해도 2승을 추가해 12승 고지에 올랐다. 김세영은 신지애(11승)를 제치고, 박세리(25승)·박인비(20승)에 이은 LPGA 투어 한국 선수 개인 통산 최다승 단독 3위에 올라섰다. 김세영이 3승을 거둔 시즌은 두 번이나 있었다. 올해 김세영이 거두고 있는 성적은 ‘커리어 하이’에 해당한다. 그는 올 시즌 상금과 올해의 선수, 평균타수 등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다음 달 US여자오픈,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등 결과에 따라 충분히 여러 개의 타이틀 획득이 가능하다. 내친김에 올해 안에 여자 골프 세계 1위도 넘보고 있다. 현재 고진영에 이어 세계 2위인 김세영은 “올해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었지만,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세계 랭킹 1위를 새로운 목표로 잡았다. 세계 1위를 해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지한 기자
2020.11.24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