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집권 2년 정의선, 수소 기술 강화 리더십으로 엑셀 가속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018년 9월 실질적 총수 자리에 오른 지 2년이 지났다. 현대차는 정 부회장의 체제 아래 빠르게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을 향해 엑셀을 밟고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은 미래 성장동력의 키워드로 ‘친환경’을 꼽았는데, 수소와 전기차 핵심이다.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술기업이 되겠다”라고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수소를 이용한 전기 생산을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이 공언한 대로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출하며 수소 사업의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스위스 수소저장 기술 업체인 ‘GRZ 테크놀로지스’와 유럽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출했다고 16일 밝혔다.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자동차 외의 부문에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부회장은 7월 국민보고 때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관련해 “지난 20년간 140여 협력업체들과 함께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3~4년 안에 수명을 두 배 이상 늘리고, 원가는 절반 이하로 낮춘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며 굳은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연료전지 시스템은 선박이나 열차, 도심형 항공기, 빌딩, 발전소 등 일상의 모든 영역과 군사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전 산업 분야에서 수소 기술 리더십을 강화했다. 특히 이번 수출이 지난 7월 EU집행위원회의 수소경제 전략 발표 직후 이뤄진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첫 해외 판매라는 점에서 친환경 선진 시장인 유럽에 한국의 기술력을 알릴 기회가 될 전망이다. 또 향후 미국·중국 등 글로벌 전역으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해외 판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라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트럭 상용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미국 시장에서 본격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국 수소차업체 니콜라의 기술력에 대한 의혹이 커지면서 현대차는 이 틈을 노리고 있다. 발 빠르게 북미 수소상용차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최근 증권가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수소상용차 관련 기술개발 현황 및 사업계획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차 연간 생산목표도 분명히 밝혔다. 올해 1만1000대에서 2022년 4만대, 2025년 13만대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물론이고 2022년부터 중국 시장에서도 수소상용차를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전기차는 승용차, 수소차는 트럭 등 상용차에 적용하는 ‘투 트랙’ 전략을 채택했다. 전기차는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대·기아차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점유율 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세계 수소전기차 판매는 1위다. “2025년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대 전기차를 판매하고 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게 정 부회장의 포부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전기차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우선 현대차는 ‘차세대 전기차’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연기관차 플랫폼을 개조한 기존의 전기차가 아닌 차량 하부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차 ‘아이오닉’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같은 차세대 플랫폼 개발을 위해 현대차는 미국 전기차 전문기업 카누와 협력했다. 여기에 현대차의 미래 전기차는 20분 내 충전이 가능하고 450km 이상을 달릴 수 있도록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적어도 23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전기차와 수소를 앞세운 정 부회장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이 서서히 본궤도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9.18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