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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라이즈, 픽션→현실 종횡무진 ‘캐릭터’가 되다 [라이즈 컴백] ②

“이거 진짜인가요, 지어낸 건가요?”그룹 라이즈의 웹소설에 관한 누리꾼의 질문이다. 픽션이라기에는 어딘가 사실 같고, 실화라기에는 너무 만화 주인공 서사다. 현실과 허구 사이, 라이즈 멤버들은 ‘캐릭터’로 팬들을 만난다. 라이즈 데뷔전인 지난해 8월 19일, 카카오페이지에 웹소설 ‘라이즈&리얼라이즈’ 시즌 1이 공개됐다. ‘함께 성장하고 꿈을 실현해 나가는 팀’을 주제로 라이즈 멤버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감정을 마주하는 청춘스토리가 담겼으며 총 8화가 연재됐다.멤버들은 웹소설 속에서 닮은 듯 다른 듯 재창조됐다. 일례로 작중 멤버 원빈은 국가대표를 꿈꾸던 청소년 육상선수이지만 부상으로 목표를 접었다. 멤버 소희는 공부보다는 용돈을 벌고 실용음악 학원에 다니며 막연한 꿈을 키운다. 둘은 막역했던 소꿉친구지만 이사를 계기로 멀어져 어색해진 채 불안한 청춘을 보내던 차 다시 연락이 닿게 되며 함께 성장하게 된다는 서사를 갖고 있다.이 줄거리에서 일부는 ‘사실’이다. 원빈은 육상부 출신이며 소희는 보컬로 대학입시를 준비했다. 그것이 웹소설에 녹아 각각의 캐릭터와 관계성을 매력적으로 만든다. 팬들은 ‘실제로 친할까?’, ‘어떤 사이였을까’ 작품 너머 현실에 호기심을 갖게 된다.라이즈의 웹소설은 지난 2013년 그룹 엑소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가 K팝신에 처음 시도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일환이다. 아티스트 IP를 활용해 다양한 매체로 콘셉트를 전개하며 브랜드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팬들의 적극적 상상과 참여를 유도해 ‘세계관’이라는 명칭으로 K팝 업계에 표준처럼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결별 후 9월, 라이즈는 ‘세계관’이 없는 그룹으로 데뷔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파트너십을 맺고 ‘SM 3.0’ 첫 그룹 론칭인 만큼 이수만 천 총괄 프로듀서가 강조해 온 ‘광야’ 세계관 색채를 탈피할 독립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었다.이에 대해 SM엔터테인먼트 측은 “라이즈 웹소설은 SM과 웹소설 작가의 협업 기획이며 공개 플랫폼이 카카오페이지였을 뿐 카카오와 합작은 아니다”라며 “라이즈는 세계관 대신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을 보여주자는 콘셉트다. 아티스트 IP를 활용해 라이즈의 성장 키워드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리얼타임 오디세이’ 콘텐츠를 기획하게 된 것”이라 밝혔다. 웹소설을 두고 라이즈 팬 사이에서는 “공식이 허락한 팬픽이라니”, “멤버들이 직접 낭독하는 콘텐츠 해줘”라며 낯간지럽지만 재밌다는 반응이다. 웹소설에서 현실을 굴절해 제시한 아이돌의 서사와 관계성은 팬의 몰입을 끌어낸다. 데뷔 전 사전 자료의 역할을 했던 웹소설과 정식 데뷔 후 수개월 간 활동에서 멤버들이 직접 보여준 모습을 더해 팬들은 일종의 ‘덕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팬들은 소설을 현실로 믿지는 않지만, 만화 캐릭터를 좋아하듯 아이돌상을 향유한다. 원빈과 소희가 실제 소꿉친구는 아니지만 활동에서 보여준 친밀한 모습에 ‘또리비니’라는 조합명을 붙이는 등 ‘케미’로 받아들이는 식이다.반응에 힘입어 지난 1월, 싱글 ‘러브119’ 발매에 맞춰 웹소설 시즌2도 공개됐다. 시즌2에서는 데뷔 후 변화된 상황과 감정이 그대로 반영되어 ‘과몰입’을 유발했다.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앞으로도 아티스트 IP를 활용해 다양한 시도를 하려 한다. 웹소설뿐 아니라 게임 등 다양한 사업을 기획 중”이라고 전했다.한편 SM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와 본격적으로 IP 협업에도 나선다. 지난 16일 카카오게임즈, 메타보라와의 합작 모바일게임 ‘에스엠 게임 스테이션’ 개발 계획을 발표했으며 카카오프렌즈의 캐릭터 ‘라이언&춘식’과 라이즈의 컬래보도 예고했다. ‘캐릭터’가 된 라이즈의 활약 무대는 현실에만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4.29 06:00
IT

정신아 체제 가동한 카카오, 보여주기식 인사 없었다

새로운 리더십을 장착한 카카오가 '벤처 신화'의 후광에서 벗어나 진정한 빅테크로 도약하기 위한 닻을 올렸다. 이에 앞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됐지만 변화보다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외부의 목소리에 흔들리지 않는 대기업을 닮아가는 모습이다.카카오는 28일 제주도 본사에서 제29기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정신아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정 신임 대표는 "사내외의 기대와 주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 쇄신 작업에 속도를 더하겠다"며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AI(인공지능) 기반 서비스 개발로 새로운 성장 동력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정 대표의 취임에 앞서 주요 계열사 수장들의 연쇄 교체가 조심스럽게 점쳐졌다. 크고 작은 사건으로 카카오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계열사 대표를 바꿔 분위기를 환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서다.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금융당국의 반대에도 2019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류긍선 대표의 1년 연임을 27일 확정했다.카카오모빌리티는 꽃·간식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다 소상공인 영역 침범 비판에 철수했고, 가맹택시 우대 논란 등으로 오래전부터 택시 단체들의 반발에 시달려오다 가까스로 합의에 도달했다.최근에는 매출을 위법하게 부풀린 혐의로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제재에 직면했다.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회사로부터 20%를 수수료로 받는 대신 16~17%를 광고와 데이터 제공 명목으로 돌려주고, 총액법을 적용해 20% 전체를 매출로 인식해왔다.그런데 금감원은 할인 요소를 차감하는 순액법에 기반을 두고 3~4%만을 매출로 계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카카오모빌리티는 곧장 회계 기준을 순액법으로 변경했는데, 이 때문에 4년간(2020~2023년) 매출이 1조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류 대표의 해임을 권고하기도 했다.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도 25일 연임에 성공했다.신 대표를 비롯한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은 회사 상장 한 달 뒤인 2021년 12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으로 받은 주식을 매각해 878억원의 차익을 챙겨 뭇매를 맞았다.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을 택했다고 해명한 신 대표는 차익을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겠다고 약속하고, 회사 주가가 20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다만 작년 초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의혹으로 초유의 사법리스크를 야기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7일 권기수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장윤중 글로벌전략책임자(GSO)를 새로운 공동 대표로 맞았다.이처럼 카카오는 외부 입김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축적한 경험과 남은 과제 완수에 중점을 두고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대표가 바뀌는 상황에서 계열사 리더십에까지 변화를 주면 오히려 더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마땅한 대체자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3.29 07:00
IT

카카오, 여의도 대응하고 컨트롤타워에 힘…스타트업 '화장' 지운다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 중인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인적 쇄신에 팔을 걷어붙였다. 외부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고 '측근 경영'을 탈피하겠다는 김범수 창업자의 의지가 엿보인다. 자유로운 스타트업의 마인드에서 벗어나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하는 대기업의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아픈 손가락'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해 8월 대통령실 출신 인사를 영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입사 1~2개월 전 고위공직자 취업 승인을 받은 박기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카카오모빌리티에서 부사장급인 윤리경영실장 자리에 앉았다.검사 출신으로 법무부 법조인력과 등을 거친 박 실장은 가맹 택시 우대와 골목 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뭇매를 맞았던 카카오모빌리티의 윤리 경영 체계를 안착시키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윤리 경영 체계는 갖추고 있었지만 조직화는 제대로 하지 못했었다"며 "관련 시스템을 강화하고 안정화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이번 인사는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와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회사의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가맹 택시에 콜을 몰아준 의혹으로 271억20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데 이어 경쟁 플랫폼의 가맹 택시 콜을 차단한 것과 관련해 제시한 동의의결(자체 시정안)도 기각을 당하는 등 제대로 미운 털이 박혔다. 올해도 강도 높은 플랫폼 규제를 예고한 만큼, 공정위가 언제 또 카카오모빌리티에 채찍질을 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이에 박 실장의 영입은 공정위와 같은 시각으로 회사를 바라보는 정부를 비롯해 여당 의원들과 보다 원활한 소통을 끌어내기 위한 카카오모빌리티의 묘수라는 해석도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철부지 스타트업처럼 있으면서 시장의 걱정을 사는 대신 균형을 잡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했다.카카오의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는 계속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SK그룹의 중장기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최고 협의 기구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닮아가고 있다.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면에 나선 김범수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과 오는 3월 정식 취임하는 정신아 대표 내정자가 공동 의장을 맡았다.과거 CA협의체는 자율 경영 기조 아래 단순 개선책을 조언하는 등 역할이 한정적이었다. 앞으로는 강력한 통제권을 쥐고 실질적인 이정표를 세우며 그룹사 전반의 전략 수립을 주도한다.김범수 위원장은 새해를 앞두고 사내 공지에서 실리콘밸리의 성장 방정식이 유효하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더 이상 카카오와 계열사는 스타트업이 아니다"고 반성한 바 있다. 이런 인식의 연장선으로 회사의 성장을 함께 이끌어온 측근 대신 전문가들로 채우는 경영진 물갈이에 돌입했다.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의혹으로 초유의 사법리스크를 야기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9일 권기수 COO(최고운영책임자)와 장윤중 GSO(글로벌전략책임자)를 신임 공동 대표로 내정했다.이 중 장윤중 내정자는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에서 경험을 쌓고 지난 2021년 합류한 비측근 인사로 분류된다.카카오 관계자는 "그룹사 CEO(최고경영자)가 참여해 내부에서 자정 작용을 유도하는 CA협의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가이드라인을 설계하는 외부 감시 기구 '준법과 신뢰위원회'가 맞물려서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1.26 07:00
연예일반

‘코미디 로얄’ 권해봄 PD “모 아니면 도라도 신선한 프로그램 만들고파” [IS신년 인터뷰]

“MBC, 카카오TV, 넷플릭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플랫폼에서 작업을 하면서 그만큼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많이 쌓을 수 있었어요. 올해도 코미디언들과 새로운 웃음을 찾는 작업을 더 해보고 싶어요.” ‘마이 리틀 텔레비전’, ‘찐경규’ 그리고 ‘코미디 로얄’까지 플랫폼과 장르를 가리지 않고 오로지 ‘웃음’을 위해 달려온 권해봄 PD의 신년 계획이다. 그는 최근 일간스포츠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에 아낌없이 웃어준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코미디 로얄’은 국내 코미디를 대표하는 20인이 넷플릭스 단독 쇼 런칭 기회를 두고 나이, 경력, 계급장 떼고 붙은 웃음 배틀이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 톱10 1위에 이름을 올리며 흥행했다. 무엇보다 “계급장 떼고 개그로 붙자”는 슬로건에 걸맞게 출연진을 개그맨에만 국한하지 않고 유튜버 등 다양하게 섭외해 신선함을 안겼다. 권해봄 PD는 “개그맨들이 물론 코미디 전문가들이지만 웃음에 일가견 있는 사람들이라면 편견 없이 섭외하고자 했다. 또 개그맨 중에서도 슬랩스틱이 강점인 사람, 연기에 자신 있는 사람, 애드리브에 능한 사람, 토크가 주무기인 사람 등 각자의 무기가 있는 사람들을 지향했다”고 출연진 섭외 동기를 밝혔다. 다만 총 20명 출연자 중 여성 출연자는 이은지, 엄지윤 딱 2명뿐이다. 마스터 5명 중에서도 여성 마스터는 없다. 일부 시청자들은 다듬어지지 않은 언더독(경쟁에서 비교적 열세에 있는 사람)이나 현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40대 여성 코미디언의 부재에 대해 아쉽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권해봄 PD 역시 ‘코미디 로얄’을 하며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다.권 PD는 “여성 코미디언 마스터(팀장)가 꼭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특히 여러 명의 선배급 여성 코미디언들이나 신인들에게 출연 제의를 했으나 스케줄이 맞지 않아 현실적인 이유로 참여하지 못했다”면서 “방송이 아닌 코미디 신에서 활동한 지 너무 오래됐다고 고사하신 분들도 계셨다. 만약 ‘코미디 로얄’ 다음 시즌을 하게 된다면 더 많은 여성 코미디언들과 함께 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보통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출연자가 탈락했을 때 ‘패자 부활전’으로 한번의 기회를 더 주거나 영원히 탈락시킨다. 그러나 ‘코미디 로얄’은 깍두기 제도를 넣었다. 권해봄 PD는 “‘코미디 로얄’에서는 탈락 대신 ‘해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그냥 탈락하는 게 아니라 팀을 해체시키고 해체된 팀원들이 다른 팀에서 깍두기로 활약하게끔 했다”면서 “이럴 때 자기 팀이 흩어지고 혼자 남은 마스터의 굴욕적인 모습이 코미디적으로 재밌기도 하고 다른 틈에서 새롭게 적응해 나가는 깍두기들이 새로운 관전 요소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실제로 팀 정영준이 해체된 후 새로운 팀에서 이재율, 이선민은 에이스로 등극했고 곽범은 두 번의 팀 해체 끝에 마지막 라운드에서 킹 메이커로 활약했다. 또 팀 탁재훈이 해체된 후 이상준도 옥지와 빵빵이로, 신규진은 1호선 자르반으로 큰 화제가 되었는데 이 역시 ‘깍두기 제도’ 덕분이라는 게 권해봄 PD의 의견이다. 권해봄 PD는 “시청자들이 콘텐츠를 재미있게 보기 위해선 공감이 가야 한다”고 꾸준히 강조했다. 이러한 그의 가치관은 ‘코미디 로얄’ 중간중간에 담겨있다. 예를 들면 이경규가 팀 메타코미디 원숭이 교미 개그를 보고 크게 분노할 때 ‘이경규는 실제로 회식 후 참가자들을 꾸중했다’는 재미있는 자막이 등장한다. 이외에도 출연자들이 티격태격할 때나 개그할 때 이런 자막들이 나와 소소한 웃음을 안긴다. 어떻게 생각해 낸 아이디어일까. 권해봄 PD는 “코미디라는 것이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는 이해해야 하는 배경지식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며 조훈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조훈 씨가 자기소개 차례에 무턱대고 ‘홍박사님을 아세요?’라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개그를 이해하려면 조훈의 소심한 캐릭터 그리고 홍박사 챌린지에 대한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필요하다”며 “처음 보는 시청자도 공감할 수 있도록 논문의 주석 같은 자막을 생각해 냈다”고 설명했다. 권해봄 PD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시즌1 조연출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당시 프로그램 기획, 연출뿐 아니라 춤, 노래, 액션 등을 선보이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카카오엔터로 이적해 이경규와 함께 ‘찐경규’ 론칭, 그리고 현재 넷플릭스 ‘코미디로얄’까지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을 권해봄 PD의 신년 목표는 이렇다. “저는 새로운 프로그램에 매력을 느낍니다. 저희 스튜디오에서 ‘마리텔’이나 ‘좀비버스’ 같은 프로그램을 만든 박진경 선배나 ‘비긴어게인’, ‘뜨거운 형제들’을 만든 오윤환 선배의 감을 믿고 따라가는 것도 그들이 세상에 없던 새로운 콘텐츠를 내놓았기 때문이죠. 모 아니면 도라고 예측할 수 없는 신선한 프로그램이 더 좋습니다. 무엇이라도 새로운 지점이 있는 프로그램을 세상에 내놓는 게 앞으로 저의 목표입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1.03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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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구원등판 한 달 만에 대표 교체 강수…더는 '회전문 인사' 없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카카오의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예상보다 빨리 대대적 인적 쇄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함께 회사를 이끌어온 동료가 아닌 오랜 기간 IT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은 전문가에게 운전대를 맡기기로 했다.카카오는 13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정신아(48)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단독 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 정신아 내정자는 오는 3월로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김 위원장이 지난 11일 사내 공지에서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워가고자 한다"고 밝히며 경영진 물갈이를 예고하기는 했지만 이처럼 이른 시기에, 그것도 대표를 바꿀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김 위원장이 경영에 직접 뛰어든지 약 한 달 만이다.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던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 말 주요 공동체 CEO(최고경영자)들을 소집해 비상경영회의를 연 데 이어 11월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하며 사법리스크와 경영진 내부 비위 논란으로 흔들리는 회사를 바로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이번 결정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그간 김 위원장이 고수해온 측근 경영을 벗어났다는 것이다. 인맥 중심의 '회전문 인사'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야기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신아 내정자는 김 위원장과 같은 서울대 출신이 아니다. 연세대에서 불어불문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마케팅 석사 학위를 땄다. 이어 미시건 주립대학교 로스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수료했다.김범수 위원장을 비롯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 등 굵직한 IT 거목들을 배출한 삼성SDS에 몸담은 적도 없다. 대신 보스턴 컨설팅그룹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 네이버를 거치며 안목을 키웠다.카카오 관계자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IT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른 갈등과 어려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신아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정신아 내정자는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는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아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선행 기술, 모바일 플랫폼, 게임,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며 IT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앞으로 내정자 신분으로 쇄신TF장을 맡아 카카오의 실질적인 쇄신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과제들을 챙길 예정이다.정신아 내정자는 "중요한 시기에 새로운 리더십을 이어받게 돼 더없이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 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 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밝혔다.이와 관련해 카카오 노조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대표 교체는 쇄신의 끝이 아닌 시작이 돼야 하며, 인적 쇄신을 완료하기 위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을 비롯해 현 경영진에 대한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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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S리포트] 카카오모빌리티, 글로벌 진출 하이웨이 달린다

공동체 내부에서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았던 카카오모빌리티가 '백조'로 탈바꿈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해외로 운전대를 돌려 카카오의 미래 비전인 '비욘드 코리아' 실현의 선봉에 섰다.정부의 플랫폼 규제 가능성과 오랜 기간 이어진 택시업계와의 마찰로 사업 확장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국내에서는 1위 차량 호출 플랫폼 입지에 만족하는 대신 글로벌 승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글로벌 20억 이용자' 중개 플랫폼 품에2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해외 진출 원년으로 선포한 지난해 로밍 서비스로 예열을 한 데 이어 올해 공격적인 투자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부지런히 글로벌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글로벌 이용자 저변을 넓히는 것과 함께 국내에 없는 차별화 서비스도 구축해나가고자 노력 중"이라며 "정부 차원의 K관광 협력단 참여와 베트남·폴란드 경제사절단 동행 등으로 다양한 해외 진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가장 눈에 띈 행보는 영국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 '스플리트' 인수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수백억원대로 추산된다.스플리트는 일반 이용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남다른 위상을 자랑한다.2015년 설립한 이 회사는 고객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자국 모빌리티 앱을 그대로 쓸 수 있는 기술 표준을 제공한다. 해외여행을 가도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앱에 억지로 적응할 필요가 없다.국경을 초월한 모빌리티 로밍 경쟁력을 인정받아 우버·그랩·카림·캐비파이·트립닷컴·부킹홀딩스 등 주요 글로벌 플랫폼들을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북미·중동·유럽 내 150여 개 국가 20억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확보했다.우버와 같은 경쟁 플랫폼을 직접 품은 것이 아닌 중개 기술을 내재화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 투자로 카카오모빌리티의 고객이 확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해외 수요 대응이 용이해지면서 글로벌 진출이 한층 수월해졌다는 설명이다. 해외에서도 카카오 T로 호출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이용자가 해외에서도 '카카오 T' 앱을 그대로 사용하는 '아웃바운드' 서비스, 해외 이용자가 한국에 입국해 카카오 T 서비스를 이용하는 '인바운드' 서비스, 해외 현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 직접 진출' 등 세 가지 축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연초에는 동남아에 출사표를 던졌다. 모빌리티 생태계가 싹트고 있는 유망 시장에 발을 들인 것이다.지난 1월 카카오모빌리티는 라오스에서 최대 규모로 자동차·오토바이 생산·판매 등 모빌리티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엘브이엠씨홀딩스와 현지 전용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현지 차량 판매 1위인 엘브이엠씨홀딩스는 라오스 국민 기업으로 불린다. 베트남에서는 상용차 판매 2위를 기록 중이다.라오스는 동남아시아 유일 내륙국으로 태국·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 등 여러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이들 인도차이나반도 국가들의 가구당 자동차 보급률은 5% 미만인 만큼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라오스를 동남아 시장 경쟁 전초기지로 삼은 이유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런 장기적 관점의 투자·협업 강화는 물론 고객이 체감하는 모빌리티 로밍 서비스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국내 이용자들을 위해 선보인 카카오 T '해외차량호출'은 31개 국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일본·베트남·싱가포르·인도네시아는 전 지역에서 이용 가능하다.현지 지리와 언어를 몰라도 카카오 T 앱에서 한글로 목적지를 검색할 수 있다. 등록해둔 카드로 결제할 수 있으며, 환율 계산을 하지 않아도 예상 비용을 원화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메시지 번역 기능으로 기사와의 소통을 뒷받침한다.특히 괌은 카카오모빌리티의 해외 직접 진출 첫 사례다. 로밍 서비스 형태가 아닌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ICT 기술을 현지 인프라에 녹여 택시 및 공항 픽업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이제 시작이라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계속해서 파이프라인을 만들어가는 단계"라고 했다. 정치권 폭격·매각 위기 교훈이처럼 카카오모빌리티는 다른 계열사보다 해외 시장에 진심이다. 앞서 두 차례의 태풍이 지나가는 과정에서 뼈아픈 교훈을 얻어서다.지난 2021년 기습 요금 인상으로 뭇매를 맞은 데 이어 새로운 먹거리로 추진한 꽃·간식 배달 서비스 등이 소상공인 영역 침범 논란을 빚으며 정치권의 공세에 시달렸다. 카카오가 '골목 상권 침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 등 오명을 쓴 계기가 됐다.수수료에 의존한 수익 구조 때문에 매번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으며 새로운 시도는 꿈도 못 꾸게 됐다. 이에 지난해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될 위기에 처했다가 가까스로 무산되며 한숨 돌렸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해외 진출 성과를 가시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다행히 투자 기반이 되는 국내 시장에서는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올해 2분기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이 속한 카카오의 기타 플랫폼 매출은 39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모빌리티 사업은 전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과 주차장 운영사 KM파크 연결 편입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올랐다.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는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모빌리티는 단순 로밍 서비스뿐 아니라 스플리트가 보유한 전 세계 모빌리티 앱들과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에서 독보적인 중개 플랫폼의 입지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8.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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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전 끝난 SM에 남은 세 가지 숙제는? #음원 #팬 플랫폼 #대표이사 선출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봉합됐지만, 카카오의 SM 인수를 위한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는 SM 인수를 놓고 경쟁을 펼쳐온 하이브 및 SM과 상호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는 파트너로서 K팝을 비롯한 K컬처의 글로벌 위상 제고를 위해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SM 인수 절차를 중단했고 카카오, 카카오엔터는 SM의 경영권을 확보했다.K팝 업계는 양측의 합의 이행에 따라 업계 판도가 어떻게 변화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상되는 변화는 음원유통과 팬 플랫폼, SM의 신임 대표이사 선출 등 세가지로 모두 업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들이기 때문이다.◇카카오엔터, SM 음원유통도 맡을까 카카오가 SM을 인수하면서 얻게 될 가장 큰 시너지로 음원 유통이 꼽힌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를 통해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이브, 몬스타엑스, 아이유 등 레이블 소속 연예인들의 음원뿐 아니라 (여자)아이들 등의 음원 유통도 하고 있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차트 기준 유통 점유율에서 카카오엔터가 35.7%로 1위에 올랐다.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음원을 유통한 드림어스컴퍼니는 15.5%로 2위였다. 현재 SM은 드림어스컴퍼니와 계약이 끝난 만큼 카카오엔터를 통해 음원을 유통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앞서 SM은 카카오와 사업계약을 맺었는데, 이 중 ‘SM의 국내 음반·음원 유통에 대해 카카오엔터에 배타적인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당시 카카오엔터는 “이번 협력을 통해 SM과 카카오엔터 양사가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하이브와 SM의 팬플랫폼, 미래는?하이브는 카카오와 협력을 발표하며 “SM 경영권 인수 절차를 중단하기로 합의함과 동시에 양사의 플랫폼 관련 협업 방안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이브와 SM이 각각 진행해온 팬플랫폼 운영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하이브는 팬플랫폼 ‘위버스’를 운영하며 네이버와 함께 그 힘을 확장했다. 지난 2020년 네이버는 하이브에 자사 팬 플랫폼 브이라이브를 넘기는 대신 위버스 지분 49%를 가지며 견고한 협력 체제를 다졌다. 그 결과 온라인 공연 중계는 물론 굿즈 판매 등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로 할 수 있는 사업들을 위버스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SM 계열사 디어유가 운영 중인 팬덤 커뮤니티 ‘버블’은 위버스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혀왔다. ‘버블’에는 위버스에 없는 아티스트와 팬의 1대1 프라이빗 메시지가 핵심 서비스로 자리하고 있다.팬덤 플랫폼 사업 측면에서 SM 아티스트들의 위버스 합류, 하이브와 버블의 협력은 세계 최대 팬덤 플랫폼 구축을 예고한다. 위버스와 버블이 통합한다면 K팝 팬들을 두루 아우를 수 있는 ‘공룡 플랫폼’이 탄생할 수도 있다.다만 하이브 관계자는 “정확한 협업 내용을 답변하기 어려우나, 실질적인 협력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신임 대표이사 선출은 어떻게?새로운 SM이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숙제는 대표이사 선출이다. 현재 SM은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부재를 맞았다. 또한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는 이미 연임을 포기하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이성수 공동대표는 오는 31일 정기 주주 총회를 마지막으로 대표이사 및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하고 본업인 음악 파트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이 가운데 카카오가 SM의 경영권을 잡게 됐고, 하이브 측 사내이사 후보들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의를 표명할 예정이다. 빈집이 된 SM에 카카오는 새로운 대표이사를 추천해야 한다. 그 동안 경영권 분쟁에서 불안에 시달렸을 내부 구성원들의 마음을 추스르고 기존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이어가는 한편 새로운 흐름도 만들어내는 데 적임자여야 한다. SM 내부 사정에 밝은 사람을 뽑아 기존 구성원과 아티스트, 팬덤의 신뢰를 견고하게 다질지, 혹은 카카오 및 외부 인력 선출로 쇄신을 추구할지 주목된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3.14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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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막 내린 SM..아티스트 마음 다 잡을 카카오의 선택은?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들의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까?K팝 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를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쩐의 전쟁’이 막을 내렸다. 카카오가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단순히 SM의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연예기획사는 콘텐츠와 IP(지식재산권)가 가장 큰 자산이고 콘텐츠는 소속 아티스트가 기반이 된다. 카카오가 SM 아티스트들의 마음을 다잡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기획사의 M&A 후 소속 아티스트들이 전속계약 상의 문제를 제기하며 계약 해지를 요구하거나 현재 맺고 있는 전속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재계약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스타급으로 분류되는 아티스트들이 떠난다면 기획사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창업자인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와 SM 현 경영진 간의 경영권 분쟁은 이성수 SM 공동대표가 이 전 총괄의 역외탈세, 부동산 투기 등을 폭로하며 양상이 과열됐다. 이후 SM 인수를 놓고 하이브와 카카오의 1조 원대 ‘쩐의 전쟁’으로 확산돼 주식시장에까지 큰 영향을 끼쳤다. 팬들은 일련의 과정에서 SM 아티스트들이 소외됐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SM의 경영권 분쟁이 끝났지만 그 동안 쌓였을 아티스트들의 불안과 불만이 해소됐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SM 아티스트들은 오랜 시간 SM을 이끌어온 이 전 총괄의 부재를 맞닥뜨렸다. 또한 이들과 합을 맞춰온 이성수 공동대표는 오는 31일 정기 주주 총회를 마지막으로 대표이사 및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하고 본업인 음악 파트로 돌아갈 것이라고 알렸다. SM의 상징과도 같았던 이 전 총괄과 현재 회사 운영을 책임지는 경영진의 부재는 아티스트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이미 SM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에 소속 아티스트들은 직·간접적으로 심경을 토로했다. 샤이니 키는 지난달 13일 정규 2집 리패키지 ‘킬러’(Killer) 컴백 기념 라이브 방송에서 앙코르 콘서트를 요청하는 팬의 댓글에 “나도 누구보다 하고 싶은데 모르겠다. 지금 회사가 뒤숭숭하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레드벨벳 슬기는 같은 날 개최한 팬미팅에서 뉴진스의 ‘하이프 보이’(Hype boy) 안무를 춰달라는 팬의 요청에 “곤란한 일은 절대 안 만들고 있기 때문에”라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뉴진스가 하이브 레이블 산하 그룹인 탓이다. 시상식 수상 소감에서 ‘이수만 선생님’도 사라졌다. NCT와 에스파는 지난달 18일 개최된 ‘써클차트 뮤직어워즈 2022’에서 SM 아티스트들이 늘 소감에서 언급했던 ‘이수만 선생님’ 대신 같이 일하는 동료,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렸다. SM 이사인 보아는 지난 12일 개최된 단독 콘서트에서 “일본에서는 아무말 대잔치를 잘하는데 한국만 오면 말을 잘못하겠다. (SM) 이사라 그런다”고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렇듯 SM 아티스트들은 언행에 신중을 기하는 한편 불안에 시달려야 했다.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전신인 로엔엔터테인먼트 시절 스타쉽엔터테인먼트, 플레이엠엔터테인먼트(현 IST엔터테인먼트) 등을 인수할 당시 기존 경영진에게 각 레이블의 경영권을 맡기는 방식을 택했다. 아티스트들과 신뢰가 쌓인 기존 경영진을 앞세워 아티스트를 설득했고 성공적인 M&A 모델을 구축했다. 하지만 새로운 SM은 창업자도, 현 경영진도 물러나는 상황이 됐다. 카카오가 어떤 묘수로 아티스트들의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3.14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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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SM 품는다…SM 3.0 실현과 카카오엔터 나스닥 상장도 기대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품게 됐다. SM 인수를 놓고 K팝 업계를 뜨겁게 달구며 카카오와 하이브가 벌여온 경쟁이 K팝 발전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이뤄진 양측 합의로 일단락됐다.하이브는 12일 공식 입장을 통해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와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하이브의 SM 인수 중단 결정을 존중한다”며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하이브, SM과 상호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는 파트너로서 K팝을 비롯한 K컬처의 글로벌 위상 제고를 위해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어 “하이브의 결정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오는 26일까지 예정된 공개매수를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하이브, SM과 사업 협력을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SM은 “이번 합의를 계기로 SM은 주주와 구성원, 팬과 아티스트에게 약속한 ‘SM 3.0’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팬, 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도약’이라는 미래 비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밝혔다.‘SM 3.0’은 과거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원톱으로 진행되던 음반 제작 방식에서 탈피해 제작 센터와 내·외부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오는 2025년까지 활동 아티스트 수를 21팀 이상으로 늘리고 연간 음반 출시 40회 이상, 연간 음반 판매량 2700만 장 이상, 연간 공연 횟수 400회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 SM의 목표다. SM은 이를 통해 2025년 주가 36만 원, 매출 1조 8000억 원, 영업익 5000억 원을 기록하겠다고 약속했다.뿐만 아니라 신인 육성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 신인 걸그룹과 보이그룹은 물론 NCT 도쿄, 가상 가수 등도 내놓을 방침이다.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로 꼽혔던 북미 시장도 카카오와 합작 회사 설립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노크할 것으로 관측된다.SM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에도 새바람이 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카카오엔터가 추진하고 있던 상장이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이브가 SM 인수를 중단하고 카카오가 한 달여간 이어진 SM 경영권 분쟁의 승기를 잡게 되며 카카오엔터가 추진하던 나스닥 상장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카카오엔터는 지난 2019년부터 상장을 준비했으나 불확실한 시장 상황과 내부 이슈 등을 이유로 상장을 연기해왔다. 카카오엔터는 웹툰과 웹소설 콘텐츠, 영상 콘텐츠 등 주요 콘텐츠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유명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는 부족하다. SM은 보아, 동방신기,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 NCT, 에스파 등 막강한 IP를 확보하고 있으며 내수시장에 머무르는 카카오엔터가 해외로 무대를 넓힐 기회를 마련해줄 최적의 파트너로 평가됐다.실제로 카카오, 카카오엔터, SM이 맺은 사업 협력 계약 내용을 보면, 카카오 측의 이 같은 계획은 더욱 분명해 보인다. 카카오는 7일 입장문을 통해 “3사는 거대 글로벌 엔터기업들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서로가 최적의 파트너라고 판단해 전략적 사업 협력을 체결했다”며 파트너십을 맺은 배경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급변하는 음악 및 콘텐츠 환경 속에서 다각적 사업 협력을 통해 K컬처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데 앞장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SM 인수는 카카오엔터의 성공적인 나스닥 상장을 위한 마지막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카카오는 SM 경영권 인수가 빨라진 대신 재정적 부담은 커졌다. 카카오는 하이브와 협의에 따라 오는 26일까지 예정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여기에서 카카오는 약 1조 2500억 원을 들여 SM 지분 35%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는 카카오가 과거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인수를 추진할 당시 나왔던 가격보다 2배 이상 높다. 공개매수에 성공한다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의 SM 지분율은 39.91%까지 올라가게 된다.‘쩐의 전쟁’이 막을 내린 가운데, SM이 ‘SM 3.0’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지, 또 카카오엔터가 성공적인 상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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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 “계약 내용 왜곡” vs 하이브 “계약 모두 중단하라” [왓IS]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둘러싸고 분쟁 중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가 입장문을 주고받으며 공방을 벌였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SM엔터테인먼트(SM)와 파트너십 존속 등을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하자, 하이브는 카카오엔터가 경영 참여를 선언한 것인지 입장을 명확히 하라고 촉구했다.카카오엔터는 김성수 대표 명의로 27일 오전 카카오와 SM이 맺은 사업 협력 계약에 대해 “SM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계약이라는 하이브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인수로 1대 주주가 된 하이브가 지난 24일 SM과 카카오, 카카오엔터의 전략적 제휴를 “전면 철회하라”는 요구한 데 대한 반박이다. 카카오엔터는 “이번 사업 협력 계약은 카카오, 카카오엔터, SM이 함께 이뤄나갈 향후 비전과 방향성을 포괄적으로 담은 것”이라며 “계약서의 일부 문구를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해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한 하이브 측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부 조항은 사업별 협의를 통해 각 사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도출하고, 이에 기반하여 공정한 조건의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카카오엔터는 “SM과 사업 협력은 카카오엔터에 있어서도 향후 글로벌 성장과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사업적 방향성이다. 이에 당사는 수많은 억측 속에서도 각 사의 성장 비전을 구현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심도깊은 논의를 이어왔다”고 강조했다.또한 카카오엔터는 지난 21일 하이브가 카카오와도 협업할 수 있다고 한 것에서 지난 24일 SM 경영진에게 본 계약과 관련된 세부적인 의사결정을 모두 중단하라고 한 것에 대해 “3사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을 근본적으로 침해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전략의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카카오엔터는 카카오와 긴밀하게 협의해 필요한 모든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카카오엔터의 입장발표에 하이브는 이날 오후 “지난 24일 SM과 카카오 및 카카오엔터 간 사업협력계약서 상의 문제점에 대해 이미 입장을 밝혔다”면서 “이번 카카오엔터의 입장 발표는 당사가 제기한 문제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이브는 “카카오엔터는 국내 거대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와 함께 모호한 입장을 지속하는 것보다는 이 내용이 ‘SM과 사업적 협력 대신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하겠다는 선언’인지에 대한 입장을 밝혀주는 것이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책임 있는 행동이 될 것”이라며 명확한 입장을 촉구했다.하이브는 앞서 문제 삼은 카카오엔터의 SM 신주 우선 협상권에 대해서는 “매우 이례적인 특혜”라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소규모 비상장사의 경우는 이런 조항을 넣을 수도 있지만,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하려면 주주 보호를 위해 삭제돼야 하며 상장사라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카카오엔터와 SM 간의 계약은 SM의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SM 아티스트들의 권리를 제약하며 SM 구성원분들의 미래를 유한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한 뒤 SM 현 경영진들이 본 계약과 관련된 세부적인 의사결정을 모두 중단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SM 경영권을 둘러싸고 SM과 하이브간의 날선 공방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카카오엔터까지 가세하면서, 과연 누가 SM의 경영권을 갖게 될지, 이래저래 연예계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2.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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