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쏟아졌던 스포츠 예능, 축구‧야구만 살아남았다①
스포츠 예능 ‘뭉쳐야 찬다’, ‘골 때리는 그녀들’, ‘최강야구’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지난해 한꺼번에 쏟아진 여타의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들은 자취를 감췄다. 이 같은 원인으로는 종목의 진입장벽 등이 거론된다.지난해 다양한 스포츠 예능이 쏟아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야외 활동이 제한되고 리얼리티 예능의 인기와 맞물리면서 중계를 보는 듯한 스포츠 예능들이 시청자를 만났다. 축구 소재의 ‘뭉쳐야 찬다’, ‘골 때리는 그녀들’과 야구 소재의 ‘최강야구’, 여기에 골프 소재 ‘골프왕’, ‘세리머니 클럽’, ‘편먹고 공치리’, 농구 소재 ‘마녀체력 농구부’, 탁구 소재 ‘올 탁구나!’ 등 실제 인기 종목뿐 아니라 그동안 방송가에서 다루지 않은 비인기 종목 또한 다양한 매체와 플랫폼에서 제작이 이뤄지면서 방송가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현재 인기와 화제성을 겸비한 스포츠 예능은 ‘뭉쳐야 찬다’, ‘골 때리는 그녀들’, 그리고 ‘최강야구’ 정도다. 지난 2021년 첫발을 내디딘 ‘뭉쳐야 찬다’는 지난 3일 시즌2를 마무리했는데 방송 내내 평균 4%대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을 기록했다. 또 ‘골 때리는 그녀들’은 평균 6%대로 여성 축구의 열풍을 불러모았다. ‘최강야구’ 또한 3%대를 유지 중이다. 사실 스포츠 예능은 마니아 시청자층을 잡고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데에서 매력적인 소재다. 소재에 대한 출연자들의 진정성, 도전, 케미스트리 그리고 드라마틱한 결과 등 흥미로운 예능적 요소가 무척 다분하다. 이에 따라 ‘뭉쳐야 찬다’의 성공 이후, 지난해 스포츠 예능은 종목과 출연자 구성 등에 변주를 주면서 확장해왔다. 그러나 성적은 극명하게 나뉜다. 축구와 야구 소재가 아닌 ‘씨름의 제왕’, ‘컬링퀸즈’, ‘언니들이 뛴다-마녀체력 농구부’, ‘버디 보이즈’, ‘내일은 위닝샷’ 등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쓸쓸히 퇴장했다. 이러한 원인으로 비인기 종목 소재가 진입장벽을 넘지 못한 것이 꼽힌다. 아무리 예능의 재미가 가미됐다 하더라도 시청자에겐 게임의 룰 등 이해도가 어느 정도 필요한 만큼 대중적이지 않은 비인기 종목인 경우 진입장벽이 다소 높다. 반면 ‘뭉쳐야 찬다’, ‘골 때리는 그녀들’, ‘최강야구’ 등 인기 스포츠 예능은 축구 또는 야구가 소재로 익숙함과 친근함이 강점이다. 또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스포츠 예능은 시청자층이 상대적으로 한정돼 있다. 이미 인기 있는 프로그램과의 차별화와 재미를 보여줘야 하는데 비인기 종목의 경우 진입장벽이 높다는 핸디캡이 있다”면서 “이를 뛰어넘을 만한 재미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기 스포츠 예능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전 회차들과 비교해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내면서 생존력을 높이고 있다. ‘뭉쳐야 찬다’는 과거 스타 플레이어들이 조기 축구를 한다는 콘셉트는 유지하되 시즌을 거듭할수록 도전과 감동 등 리얼리티에 무게중심을 두고, ‘골 때리는 그녀들’은 멤버 교체와 컵대회를 개최하며 스포츠의 쾌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뭉쳐야 찬다’와 ‘골 때리는 그녀들’은 성공한 스포츠 예능인데도 계속 업그레이드하면서 몰입도와 중독성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트렌드를 넘어 장수 예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9.07 0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