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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가능성 일축한 고효준 "내 야구는 잡초, 하루 쉬고 바로 운동 시작했다" [IS 인터뷰]

베테랑 불펜 고효준(41)이 은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본지와 통화에서 "난 지금 죽음과 삶의 기로에 서 있다. 사활(死活)이라는 단어를 마음속에 새겨 개인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효준은 지난 5일 '무적 신세'가 됐다. 친정팀이나 다름없는 SSG 랜더스에서 방출, 선수 생활 기로에 섰다. 2002년 데뷔한 그는 프로 23년 차 베테랑. 1983년생으로 나이가 적지 않아 은퇴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예상됐다. 이에 대해 고효준은 "시즌을 마친 뒤 하루 쉬고 바로 운동을 시작했다"며 "나이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구속 저하가 있으면 모르겠는데 전혀 아니다. 지금도 충분히 140㎞/h 후반대 구속이 가능하다. 내년 준비를 차근차근하고 있다"며 선수 생활 연장을 희망했다.고효준의 통산 성적은 601경기 47승 54패 56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5.27이다. 2009년에는 두 자릿수 승리(11승) 2019년(15홀드)과 2023년(13홀드)엔 두 자릿수 홀드를 따냈다. 선발과 중간계투, 마무리 투수가 모두 가능한 전천후 자원. 2022년에는 45경기 평균자책점 3.72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올해 성적(26경기, 평균자책점 8.18)이 급락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고효준의 1군 등판은 지난 6월 27일 인천 KT 위즈전이 마지막이다. 이튿날 퓨처스(2군)리그로 내려간 그는 9월 말까지 경기를 뛰었다. 2군 성적(17경기, 평균자책점 6.05)은 기대를 밑돌았다. 고효준은 "3개월 이상 1군에 못 올라오는 상황이었다. 방출이 되더라도 내년 시즌 계속 야구하려면 어떻게 준비를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었다"며 "2군 일정을 소화하면서 변화구(체인지업)를 계속 테스트했다. 변화구는 배트에 맞아 나가야 연습이 된다. 안타를 맞더라도 계속 던졌다"라고 말했다.고효준이 체인지업 연습을 시작한 이유가 있다. 시즌 마지막 1군 등판,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통한의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는데 그때 결정구가 포크볼이었다. 체인지업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그가 2군에서 준비한 비장의 무기인 셈이다. 고효준은 "앞으로도 포크볼을 계속 쓰겠지만 이득이 될 수 있는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해 슬라이더 각을 바꿔보고 체인지업 연습도 계속했다"며 "2022년 SSG로 이적했을 때 강도로 지금 운동하고 있다.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고효준의 왼손 타자 경쟁력은 여전하다. 8점대 평균자책점으로 고전한 올 시즌 왼손 타자 피안타율이 0.205, 지난 시즌엔 오른손 타자(피안타율 0.165)를 더 잘 막았다는 걸 고려하면 어느 정도 성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그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더 도전하는 거"라며 "세게 던져 140㎞/h도 안 나오면 먼저 포기했을 거다. 2군 마지막 경기에선 평균 144~45㎞/h 정도 기록했다. 올해 부진을 걱정하는 분도 계실 텐데 부상이나 그런 게 아니고 밸런스 문제였다"고 자평했다.고효준은 현재 상황을 두고 '죽음과 삶의 기로'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그만큼 비장하다. 그는 "내년에도 선수로 계속 뛴다면 이 선수가 정말 죽음과 삶의 기로에서 (절실하게) 하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며 "난 밑바닥부터 야구했다. 잡초 같은 느낌이어서 지금의 어려움은 크지 않다. 소속팀을 구하는 게 목표지만 (가능하다면) 송진우 선배의 최고령 기록(43세 7개월 7일)을 깨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07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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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발표] ‘605G 출전’ 김영광, 21년 만에 현역 은퇴 “수천 번 고민 끝에…”

골키퍼 김영광(41)이 은퇴를 선언했다. 2002년 프로 입성 후 21년 만이다.김영광은 6일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소식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글을 남긴다”며 “나는 이제 장갑을 벗기로 마음먹고 제2의 길을 준비하고 있다”고 알렸다.최근 그의 소속팀이었던 성남FC는 “2020시즌부터 구단과 함께한 김영광이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난다. 성남의 든든한 수문장이자 살아있는 전설인 김영광, 매 경기 보여준 뜨거운 열정과 팬들에 대한 사랑에 감사를 표한다”며 결별을 알렸다.김영광의 다음 스텝에 관심이 쏠렸다. 불혹이 지난 만큼, 현역 연장과 은퇴를 모두 고민할 만했다.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은 은퇴였다. 김영광은 “하루하루가 내겐 자신과의 싸움이었고 고통이었지만, 원했던 목표를 이루어 낼 때마다 너무나 큰 행복이었다. 그래서 당장 장갑을 벗더라도 후회가 절대 없다”며 “너무 감사하게도 그만두는 순간까지도 찾아 주시는 팀들이 있어서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이렇게 찾아주는 곳이 있을 때 떠나는 게 나중에 안 좋은 모습으로 떠나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이 들어서 수백 번 수천 번 고민 끝에 장갑을 벗기로 했다”고 전했다.2002년 전남 드래곤즈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에 입성한 김영광은 ‘K리그 레전드’로 평가받는다. 전남, 울산 현대(울산 HD), 경남FC, 서울 이랜드 등을 거치며 K리그1·2 통산 605경기에 출전했다. K리그 최다 출전 부문에서 김병지 강원FC 대표(706경기)에 이은 2위다. 김영광은 지난해까지도 건재를 과시했다. K리그2 17경기에 나서 24실점을 기록하는 등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다음은 김영광 SNS 전문.안녕하세요 김영광입니다.소식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글을 남깁니다.저는 이제 장갑을 벗기로 마음먹고 제2의 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축구를 시작해서 하루하루 후회 없이! 안되면 될 때까지!단 하루도 허투루 보낸 적이 없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적이 없는 거 같습니다.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저는 돌아가지 않을 거 같습니다.돌아가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 열심히 할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루하루가 저에겐 자신과의 싸움이었고 고통이었지만 원했던 목표를 이루어 낼 때마다 너무나 큰 행복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장 장갑을 벗더라도 후회가 절대 없습니다. 너무 감사하게도 그만두는 순간까지도 찾아 주시는 팀들이 있어서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렇게 찾아주는 곳이 있을 때 떠나는게 나중에 안 좋은 모습으로 떠나는 것 보단 낫다고 생각이 들어서 수백 번 수천 번 고민 끝에 장갑을 벗기로 했습니다.지인분들 팬분들께서는 더 해야 한다고 하지만 저는 지금이 벗을 때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응원과 격려를 아낌없이 보내주신 팬분들과 가족들,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동료들과 지도자분들 그리고 몸담았었던 구단에도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저의 제2의 인생도 많이 응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축구선수로서, 골키퍼로서 여러분들께서 많은 사랑과 응원 보내주셔서 다시 한번 진심을 담아 한 분 한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감사합니다.-김영광 올림-김희웅 기자 2024.01.0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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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600경기' 금강불괴 이정현..."연패 기록 깨고 더 단단한 모습 보여드릴 것"

이정현(36·서울 삼성)은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슈터이자 역대 최강의 ‘금강불괴’로 불린다. 이런 그에게 올 시즌 당면 목표는 자존심 회복이다. 삼성은 3승 15패로 최하위 대구 한국가스공사(2승 14패)와 승차 없는 9위에 머물고 있다. 또 삼성은 현재 원정 경기 21연패라는 불명예 신기록을 이어가는 중이다. 리그에선 최근 5연패로 성적도 좋지 않다. 삼성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이정현의 역할이 누구보다 중요하다. 이정현에게 2023~24시즌은 프로 13번째 시즌이다. 그동안 안양 KGC(현 정관장), 전주 KCC(현 부산 KCC)를 거쳐 지난 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KGC에서 통합우승 2회(2011~12시즌·2016~17시즌), KCC에서 정규리그 우승 1회(2020~21시즌)를 경험했다. 2018~19시즌에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건 출장 기록이다. 그는 600경기 연속 출장으로 한국프로농구(KBL) 역사상 최다 연속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이정현은 지난 5일 창원 LG전에서 정규리그 개인 통산 600번째 경기를 치렀는데, 커리어 내내 군 복무와 국가대표 차출 기간을 제외하면 단 한 차례도 결장하지 않고 연속으로 뛰었다. 이 부문 2위는 LG의 이재도(연속 408경기 출장 중)로, 이정현과 격차가 상당하다. 이정현은 또 프로 2년 차였던 2011~12시즌을 제외하고 전 시즌 두 자릿수 평균 득점을 올렸다. 부상 없이 강하고, 상대 팀에는 가장 무서운 득점원인 그를 두고 은희석 삼성 감독은 “이정현이 프로 새내기였을 때 룸메이트였다. 정현이가 매번 스트레칭을 1시간 가까이 하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자기 몸 관리가 철저하기에 큰 부상 없이 시즌을 건강하게 치르는 것 같다. 웬만한 부상을 입어도 뛰겠다는 의지 또한 강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정현은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는 그 별명(금강불괴)을 안 좋아했는데, 지금은 나를 대표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애착도 많이 가고, 동기부여도 된다”라고 말했다. 지난 5일 통산 600경기를 치른 날, 삼성은 이정현만을 위한 이색적인 티셔츠도 함께 공개해 그의 대기록을 축하했다. ‘Iron Body’ ‘Bronco(야생마·이정현의 별명)’ 문구와 그의 일러스트가 새겨진 기념 유니폼을 선보였다. 이정현은 “나만을 위한 티셔츠 아닌가. 오래 뛰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삼성에 합류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구단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 건강 관리 비결에 대해서 묻자 “자기 관리, 몸 관리는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라며 “결국 농구에 대한 열망과 확실한 목표가 중요하다. 지도자의 성향을 파악해 팀 플레이 스타일에 맞는 농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그에게는 개인 기록보다 팀 성적 쇄신이 더 절박한 목표다. 삼성은 최근 몇 시즌간 하위권을 전전했다. 지난 시즌 이정현이 합류하고도 최하위에 머물렀다.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통해 영입한 유망주들은 최근 부상·적응 문제로 여전히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정현은 “내가 어렸을 때는 정신력을 많이 요구받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결국 농구를 하다 보니 중요한 건 농구 경기에 대한 이해”라며 “흔히들 말하는 BQ(지능지수 IQ에 빗대 농구계에서 농구지능을 가리키는 은어)가 높아야 한다. 단순히 주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훈련과 경험을 통해 깨달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이정현은 “2016~17시즌 이후 삼성이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했다. 어린 선수들에게 봄 농구에서 이기는 법을 앞장서서 알려주고 싶다. 단순히 유망주에 그치지 않고, 경쟁력 있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라면서 “언제까지 나와 (김)시래 같은 베테랑이 나설 순 없다.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라고 격려했다.삼성은 8일 선두팀인 원주 DB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정현은 “우선 원정 연패 기록을 빨리 깨야 한다. 단단한 모습,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김우중 기자 2023.12.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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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패장] 은희석 감독 “패배 의식에 젖은 것 같아, 여러 타개책 찾겠다”

5연패와 마주한 은희석 서울 삼성 감독이 “(선수단이) 패배 의식에 젖은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은 감독은 트레이드 등 여러 타개책을 강구해 분위기를 반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은희석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5일 오후 7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82-95로 크게 졌다. 경기 전 은희석 감독은 상승세인 LG를 칭찬하면서도 “수비 싸움에서 밀릴 생각은 전혀 없다”라며 강한 압박으로 응수할 것이라 예고했다.하지만 1쿼터 속공으로만 14점을 허용하는 등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선수들의 외곽슛도 승부처에서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았다. 김시래, 이정현이 외곽에서 분전하며 추격했지만, 결국 한 때 20점 차까지 벌어진 격차를 완전히 좁히는 데엔 실패했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은희석 감독은 “즐거운 날이어야 했는데, 굉장히 죄송스러운 경기를 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는 이정현의 정규리그 통산 600경기 연속 출장 대기록이 쓰인 날이었는데, 승리라는 마침표를 찍진 못했다.이어 은희석 감독은 “선수들만의 잘못은 아니다. 훈련 시키지 못한 감독의 책임”이라면서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지난 시즌 팀을 이끌며 해왔던 부분 중, 일부 간과한 부분이 있다. 선수들이 피곤하더라도, 훈련하며 그런 부분을 다시 끄집어내야 연패를 끊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특히 “‘역전’이라는 걸 느낄 수 없는 경기들이 있었다. 그런 걸 덜기 위해 준비를 더 철저히 하겠다”라고 덧붙였다.다만 삼성의 향후 일정은 더욱 험난하다. 1라운드에서 홈 5연전을 했다면, 이번에는 원정 8연전이다. 특히 첫 3게임의 상대가 원주 DB·수원 KT·안양 정관장이다. 삼성은 이미 원정 21연패라는 역대급 불명예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다가오는 원정 8연전에 부정적인 시선이 잇따르는 배경이다.은희석 감독은 연패 탈출을 위해 여러 타개책을 찾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은 감독은 “(선수단이) 패배 의식에 젖은 것 같다”라고 안타까워한 뒤 “선수들의 정신력만 강조할 순 없다. 트레이드, 영입 등 보강적인 부분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이를 통해) 분위기 반전이 가능하다면 말이다. 결국 선수들의 분위기를 끌어 올려야 한다. 어떻게 하면 패배 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라고 말했다.잠실=김우중 기자 2023.12.0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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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이 농구했습니다” 한채진 눈물의 은퇴식, 21년 커리어 마침표 [IS 인천]

“눈물, 콧물 다 나올 것 같아서….”마이크를 든 한채진(39)이 주섬주섬 종이를 꺼내며 입을 열었다. 19일 인천 신한은행과 부천 하나원큐의 맞대결을 앞두고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마련된 자신의 은퇴식 자리에서다. 신한은행 전신인 현대 하이페리온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신한은행 홈 경기장인 도원체육관에서 은퇴 소감을 밝히는 의미 있는 자리. 코트 한가운데에 선 한채진은 준비해 온 원고를 읽어 내려가는 것으로 21년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한채진은 애써 감정을 추스르며 “되돌아보면 많이 부족했던 선수인 것 같다. 그래도 아낌없이 응원해 주신 팬분들 덕분에 행복하게 농구를 하고, 이렇게 은퇴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땀을 흘렸던 동생들 덕분에도 함께 웃고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고, 고마웠다. 특히 (이)경은아, 언니 없으니까 심심하지? 15년이란 긴 시간 동안 언니 챙기느라 고생했다. 그리고 저만큼 코트에서 열정을 다하신 부모님, 사랑하고 감사하다. 신랑한테도 고맙다”고 했다.그러면서 한채진은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베테랑 선수가 되면서 경기장에 나오면 친구들보다 경기부 선배들, 심판 선생님들, 경기본부장님 등 저한테 항상 말 걸어주시고 말동무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다”며 “한채진의 농구 인생은 마무리됐지만, 그동안 후회 없이 농구했고 사랑하면서 농구했다. 행복한 시간들을 영원히 잊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모든 말을 마친 뒤에는 결국 쏟아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한채진의 은퇴식은 경기 시작 30분 전에 시작됐다.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던 양 팀 선수들은 워밍업을 잠시 멈춘 채 떠나는 레전드를 예우했다. 맏언니와 한솥밥을 먹었던 신한은행 선수들은 물론, 하나원큐 선수들 역시 여자농구 레전드이기도 한 한채진의 인생 제2막을 박수로 응원했다.경기장을 찾은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구단이 미리 마련한 한채진 티셔츠와 응원도구 등을 활용해 코트를 떠난 한채진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한채진의 아버지와 어머니 등 가족들도 자리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고, 남편도 이제는 농구화가 아닌 구두를 서프라이즈 선물로 준비해 한채진에게 직접 신겨주기도 했다.1984년생인 한채진은 지난 2003년 여자프로농구 신인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5순위로 현대 하이페리온 유니폼을 입은 뒤 21년 동안 프로 생활을 이어갔다. 신한은행과 금호생명, KDB 생명 등을 거쳐 지난 2019년부터 친정팀 신한은행으로 돌아왔고,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여자프로농구 통산 597경기에 출전해 무려 1만 7240분 53초 동안 코트를 누볐다. 평균 기록은 8.7득점에 3.7리바운드 1.8어시스트다.여자농구 역대 최다 출장 기록인 임영희 우리은행 코치의 600경기 출전 기록에 단 3경기만 남겨뒀지만, 한채진은 기록 경신만을 위해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대신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심했다. 기록만을 위해 의미 없이 경기 수를 채워 기록을 세우는 건 원치 않는다는 것이었다. 대신 남은 3경기를 올 시즌 신한은행 후배들이 한채진의 이름과 등번호, 레전드 캡틴 문구가 새겨진 타투를 새기고 뛰는 것으로 600경기를 채웠다. 홈 개막전이 아닌 4번째 경기 만에 은퇴식이 열린 배경, 은퇴식에 600이 새겨진 한채진의 대형 유니폼이 등장한 이유였다.한채진은 대신 지난 시즌 여자농구 역대 최고령 출전 신기록(만 38세 319일), 플레이오프(PO) 최고령 출전 기록(38세 363일) 등을 세웠다. 지난 시즌 공교롭게도 자신의 생일에 열린 우리은행과의 PO를 끝으로 정든 코트를 떠났고, 이날 은퇴식을 통해 은퇴를 공식화했다.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은 “마무리를 너무 잘해줬다. 은퇴할 때까지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줬다”며 떠나는 한채진에게 고마움을 전했다.인천=김명석 기자 2023.11.20 06:31
배구

여오현 "역도·유도·레슬링 테스트까지…리베로는 내게 행운"

프로배구 여오현(현대캐피탈)은 V리그 남자부에서 여전히 스파이크 서브를 가장 잘 받는 선수다. 올해 그의 나이는 마흔다섯이다. 4대 프로 스포츠 현역 최고령 선수. 하지만 그는 마침표를 찍을 생각이 없다. 여오현은 "구단에서 '다음 시즌에도 함께 하자'고 제안하면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계속 뛰어야죠"라며 웃었다. 여오현은 지난 2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우리카드와 홈 경기에서 개인 통산 600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V리그 최초 기록이다. 2세트 종료 후 기념행사가 열렸고, 3-0 승리 후엔 후배들의 헹가래를 받았다. 여오현은 "젊은 시절 모습이 전광판에 나오자 울컥했다. 눈물 참느라 고생했다"면서 "배구 시작 후 처음으로 헹가래를 받았다. 후배들에게 헹가래 받는 걸 거절했는데, 역시 MZ 세대가 톡톡 튄다"고 웃었다. 여오현의 신장은 1m75㎝다. 배구 선수로는 아주 작다. 학창 시절 별명이 '슈퍼 땅콩'이었다. 그런데 여오현의 원래 포지션은 높이가 중요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였다. 여오현은 "막 창단한 배구부에서 빵과 우유를 나눠줘 운동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키가 작았다. 중학교 감독님께서 '비전이 없을 것 같으니 다른 종목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고 회상했다. 여오현은 인근 학교를 돌아다니며 역도와 유도, 레슬링 입단 테스트를 했다. 그는 "미련이 남지 않도록 여러 종목 테스트를 봤지만 나랑 맞지 않더라. 감독님께 '배구 계속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고 떠올렸다. 그의 배구 인생은 홍익대 2학년 때 전환기를 맞았다. 수비 전문 포지션인 리베로 제도가 도입됐다. 여오현은 "만일 리베로 제도가 없었다면 아마도 대학 졸업과 동시에 유소년 또는 초등학교 배구부 지도자로 가지 않았을까 싶다. 내 키로는 실업팀에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운 좋게도 적절한 시기에 리베로 제도가 생겨 프로에 입단했다"고 돌아봤다. 프로 출범 전인 2000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여오현은 2013년 현대캐피탈로 이적했다. 2016년 현대캐피탈은 '여오현 45세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여오현은 구단의 세심한 관리 덕에 현재까지 선수로 뛰고 있다. 그는 "7년 전 최태웅 감독님께서 '내가 도와줄 테니 한 번 해보자'고 하셨다.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도전이었다"며 "구단에서 식단 관리와 필라테스 등 훈련 프로그램까지 제공했다.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는 "600경기 출장 후 지인들로부터 문자 폭탄을 맞았다. '이제 50세까지 뛰는 거냐'고 많이 묻더라. 내가 힘들어서 그때까지는 못 뛸 것 같다. 컨디션 회복이 느려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며 웃었다. 현대캐피탈의 주전 리베로는 박경민이다. 여오현은 한발 물러서 있다. 대신 중요한 승부처 상황에서 투입돼 경기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맡는다. 그는 "리빌딩 과정에서 백업으로 물러나자 처음에는 헛헛하고, 힘도 빠지더라. (선수로서 삶에) 낙이 없었다"며 "마음을 내려놓자 배구가 더 잘 보이더라.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생각하고 있어 큰 공부가 된다. 지금 경민이처럼 뛸 순 없다. 팀이 힘들 때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여오현의 목표는 열 손가락에 모두 챔피언결정전 우승 반지를 끼는 것이다. 현재까지 V리그에서 가장 많은 9개의 반지를 수집했다.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과 엎치락뒤치락 선두 경쟁 중이다. 여오현은 "(4라운드까지 9점 차였던 승점 차를 좁히는 등) 팀 분위기가 좋아 욕심이 난다. 이번에는 (후배들에게) 살짝 업혀 가야지"라며 껄껄 웃었다.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은 여전히 최정상의 기량을 자랑하면서도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여오현은 "연경이는 많은 걸 이뤘다. 선수마다 은퇴 시기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있다. 연경이는 대외적으로도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피겨 김연아처럼 단순히 국내를 떠나 국제 무대에서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내 은퇴 시기에 관해 정해두진 않았다. 팀이 필요로 할 때까지 열정적으로 뛰려 한다"고 덧붙였다. 여오현의 두 아들은 현재 각 송산고, 송산중에서 배구를 하고 있다. 여오현은 "처음에는 배구 입문을 반대했다. 가끔 아이들에게 '후회하거나 힘들지 않냐'고 묻는데 '전혀 아니다'고 답하더라. 큰아들이 세터로 뛰다가 최근 리베로로 전향했다. 나처럼 신장이 작은 탓이다. 그래서 미안하다"면서 "남들 공 10개 받을 때 100개 받으라고 조언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배구는 나의 전부다. 전성기와 비교하면 (내 기량이) 많이 떨어졌지만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뛰고 있다. 아직도 내 이름을 불러주는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이형석 기자 2023.03.03 06:36
배구

'이소영 에이스 본능' 인삼공사, 페퍼 꺾고 3위 도로공사 추격...현캐는 시즌 첫 1위

여자 프로배구 KGC인삼공사(인삼공사)가 3위 한국도로공사를 추격했다. 인삼공사는 21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의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18-25, 25-19, 25-16, 22-25)로 승리했다. 엘리자벳이 32득점, 이소영과 정호영이 각각 15점과 10점을 지원했다. 4연승을 거둔 인삼공사는 시즌 15승(15패)를 기록, 5할 승률을 만든 인삼공사는 승점 3점을 추가하며 46을 만들었다. 3위 한국도로공사에 승점 2 차이로 추격했다. '봄 배구'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인삼공사는 1세트는 완패했다. 8-8, 동점에서 주포 엘리자벳의 오픈 공격이 니아 리드에게 블로킹 당했고, 이어진 수비에서는 이한비에게 스파이크 서브를 허용했다. 이후 니아 리드와 박경현의 공격을 막지 못했고, 범실도 범했다. 20-15, 5점 차로 20점 고지를 내줬고,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2세트는 반격했다. 10-10에서 박은진이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고, 주포 이소영에게 연속 3득점 했다. 상대 세터 이고은에 패스 페인트로 1점을 내줬지만, 살아난 엘리자벳에게 연속 득점했다. 페퍼저축은행 박경현의 범실로 6점 앞선 채로 20점을 내줬고, 20점 진입 뒤 박은진-정호영 '트윈 타워'가 오픈 공격과 블로키으로 득점을 쌓았다. 승부처였던 3세트도 가볍게 잡았다. 16-15에서 이소영이 최가은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했고, 긴 랠리 끝에 정호영이 속공 득점을 성공하며 달아났다. 혼전 속에 상대 세터 이고은이 시도한 오픈 공격도 정호영이 가로막았다. 이후 엘리자벳이 다시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고, 23-16에서 이선우가 연속 득점하며 세트를 잡았다. 두 세트 연속 잡은 인삼공사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4세트도 초반부터 점수 차를 벌렸고, 주포 엘리자벳과 이소영의 득점이 이어지며 7점 차 이상 달아났다. 측면과 중앙 공격이 적절한 비율로 조화를 이뤘고, 서브 리시브 등 수비도 탄탄했다. 9점 앞선 채 20점 고지를 밟았고, 고의정과 이선우, 서브 측면 자원들이 해결 능력을 과시하며 무난히 4세트도 먼저 25득점을 해냈다. 남자부는 1위가 바뀌었다. 2위였던 현대캐피탈이 최근 고전하며 승점 추가가 더뎠던 대한항공을 제쳤다. 최근 5연패를 끊고 전열을 정비한 우리카드를 상대로 셧아웃을 해냈다. 허수봉이 팀 내 최다인 19득점, 오레올이 14득점했다. 시즌 20승(10패)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한 경기 덜치른 대한항공(승점 59)을 따돌리고 올 시즌 처음으로 단독 1위가 됐다. 한편 '리빙 레전드' 여오현(현대캐피탈) 플레잉 코치는 통산 600경기 출전 금자탑을 쌓았다. 안희수 기자 2023.02.21 21:11
프로야구

KBO, 40주년 레전드 마지막 4인으로 '송진우·구대성·김용수·임창용' 발표

KBO(한국야구위원회)가 KBO리그 4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레전드 40인’의 마지막 주인공으로 선발과 마무리를 넘나들며 활약한 송진우, 구대성, 김용수, 임창용이다. 송진우는 이글스에서 21시즌을 뛰면서 수많은 불멸의 기록을 작성한 명실상부한 레전드다. 1988년 빙그레의 1차 지명을 받았지만 1988 서울올림픽 출전을 위해 KBO 리그 진출을 미뤘을 정도로 대학 최고의 투수였다. 신인 시절부터 팀의 상황에 따라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던졌고, 1992시즌에는 19승과 25세이브 포인트(8구원승+17세이브)를 기록하며 KBO 리그 최초로 승리와 구원 부문 타이틀을 동시에 차지하는 역사를 썼다. 1994시즌까지 66승과 82세이브를 기록했던 송진우는 2005시즌까지 8번의 두 자릿수 승리 시즌을 기록했다. 특히 1999시즌에는 15승에 6세이브까지 거두며 한화의 첫 우승을 이끌었고, 이듬해인 2000시즌에는 해태를 상대로 3개의 사사구만을 허용하며 KBO 리그 10번째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당시 송진우의 나이는 34세 3개월 2일, 이는 아직까지 역대 최고령 노히트노런 기록으로 남아있다. 최고령 선발승, 구원승, 완투승, 완봉승, 홀드, 등판 등 투수 관련 각종 최고령 기록을 보유한 송진우는 KBO 리그에서 가장 많은 타자(12,708명)를 상대했고, 가장 많은 이닝(3,003이닝)을 투구했으며, 또 가장 많이 이기고 졌다(210승, 153패). 송진우는 전문가 투표에서 150표(76.92점), 팬 투표에서 441,630표(8.09점)를 얻어 총 점수 85.01로 레전드 5위에 자리했다. ‘대성불패’ 구대성은 선발과 마무리는 물론, 결정적 승부처 위주로 경기에 등판하는 전천후 투수로 활약했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1996시즌에는 주로 마무리로 등판하면서도 18승 3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88의 성적을 거둬 승리와 평균자책점, 승률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는 등 믿기 어려운 시즌을 보내며 시즌 MVP(최우수선수)를 차지했다. 한화의 유일한 우승 시즌인 1999시즌에는 정규시즌에서 55경기에 등판, 8승 9패 26세이브를 거두며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5경기에 모두 등판해 1승 1패 3세이브를 기록, 팀의 유일한 한국시리즈 MVP로 남아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선발 등판한 구대성은 155구를 던지며 완투승을 기록했다. 한국 야구에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겨준 이 경기는 한국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역투 중 하나로 꼽힌다. 구대성은 전문가 투표에서 141표(72.31점), 팬 투표에서 493,913표(9.04점)를 얻어 총 점수 81.35로 레전드 순위 8위에 자리했다. 김용수는 소나무처럼 한결같이 팀을 지켜온 모습으로 ‘노송’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LG 프랜차이즈 스타 투수다. KBO리그 최초 투수 500경기, 600경기 출장을 오로지 한 팀 유니폼만 입고 달성했다. 커리어 말미까지도 호투해 역대 최고령 다승왕을 달성했고 최고령 1,000탈삼진도 기록했다. 김용수의 커리어를 축약해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록은 KBO 리그 역대 최초이자 단 둘뿐인 100승-200세이브다. 김용수는 LG가 우승을 차지한 1990시즌에는 선발투수로 2승, 1994시즌에는 마무리 투수로 1승 2세이브를 기록하며 LG의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때 모두 MVP를 차지해 LG의 유일한 한국시리즈 MVP로 남아있다. 김용수는 팀에 헌신한 노고를 인정받아 1999시즌 리그 최초로 현역 생활 중 영구결번 선수가 됐다. LG의 첫 영구결번 선수 김용수는 전문가 투표에서 116표(59.49점,) 팬 투표에서 537,467표(9.84점)를 획득, 총 점수 69.33을 기록해 16위에 올랐다. 임창용은 사이드암 투수로 시속 150km를 뛰어넘는 빠른 패스트볼을 앞세워 KBO 리그 통산 760경기에 출장해 130승 86패, 258세이브,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임창용은 전문가 투표에서 112표(57.44점), 팬 투표 468,798표(8.58점), 총 점수 66.02로 21위에 자리했다. 임창용은 지난 7월 말 상습도박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레전드 40인 선정’과 관련,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이미 팬 투표와 전문가 평가가 완료된 이후였으며, 선수의 굴곡 또한 야구 역사의 일부이기에 순위와 평가를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김용수에 대한 시상은 10월 3일 잠실 KIA와 LG의 경기에서 열릴 예정이며, 그 외 선수에 대한 시상 일정은 미정이다. KBO는 근소한 투표수 차이로 아깝게 레전드 40인에 선정되진 못했지만, KBO 리그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추억을 선사한 41위~50위 선수들도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9.19 15:37
프로야구

'20-20' 오지환의 진짜 목표는 2022 챔피언

오지환(32)은 2009년 1차 지명을 받고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대형 유격수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그가 인고의 시간 끝에 마침내 20(홈런)-20(도루) 고지를 점령했다. 오지환은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20-20 클럽에 가입했다. 2-0으로 앞선 6회 초 볼넷을 골라 걸어나간 그는 후속 문보경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 시즌 20번째 도루. 지난달 중순 이미 20홈런(13일 기준 23개)에 도달한 오지환은 2009년 입단 후 처음으로 20-20을 달성했다. KBO리그 통산 56번째 기록이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로 한정하면 20-20은 이종범(1996~1997년), 강정호(2012년), 김하성(2016, 2020년)에 이어 역대 6번째 해당한다. LG 선수로는 1999년 이병규(등번호 9) 이후 23년 만이자 역대 4번째. LG 소속 유격수로는 최초 달성이다. 그는 "이종범 퓨처스(2군) 감독님 소환해서 뜻깊다"라면서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평생 남을 기록을 선물해 기분 좋다"며 웃었다. 오지환은 8월 18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개인 한 시즌 최다 20홈런 타이를 이뤘다. 20-20까지 남은 도루는 7개였다. 당시 오지환은 "상황이 되면 도루를 하겠지만, 기록을 위해 일부러 뛰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오지환은 이후 2점 차 이내 접전 상황에서 도루 7개를 성공시켰다. 그만큼 중요한 승부처에서 베이스를 훔쳤고, 80%(성공 20개, 실패 5개)의 높은 성공률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개인 첫 골든글러브(유격수 부문) 수상에 도전한다. 경쟁자는 박성한(SSG)이다. 콘택트는 박성한, 장타력은 오지환이 크게 앞선다. 오지환은 20-20 달성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1600경기 이상 출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비 실책은 적은 반면, 도루-타점-결승타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도 앞선다. 하지만 그는 "(수상은) 아직도 모르겠다"라며 "2016년에도 20홈런에 타율도 지금보다 높았지만, 그런(골든글러브) 이야기가 전혀 없었다"고 신중함을 보였다. 여기까지 오는 길은 험난했다. 유격수의 가장 기본은 수비력이다. 주전으로 처음 뛴 2010년 실책을 27개나 범했다. 2012~2014년 연 20개 이상 실책을 기록했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호수비를 펼쳐도, 어이없는 실책에 파묻혔다. 오히려 결정적인 상황에서 수비 실책이 잦아 '오지배'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붙었다. 그때마다 당시 류지현 코치(현 LG 감독)가 붙잡고 가르쳤다. 오지환은 "그때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끝까지 날 포기하지 않고 지도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포구부터 급한 성격까지 고치도록 정말 잔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류지현 감독은 이제 "오지환이 대한민국 리그 최고의 유격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오지환은 입단 때부터 '대형 유격수'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늘 "중심 타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슴에 품고 뛰었다. '홈런 치는 유격수'가 드문 KBO리그에서 20-20 달성만으로도 가치를 높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그는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지금 내 기록이 완벽한 수치라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며 "시즌 초반부터 이런 페이스를 보였다면 타율 3할-30홈런은 어려워도 (지금쯤) 타율 2할 7푼-27홈런 정도는 바라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첫 홈런이 터지기 전까지 오지환은 13경기에서 타율 0.188로 부진했다. 그는 "김하성(피츠버그 파이리츠)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인 2020년 3할-30홈런을 달성한 것을 생각하면 지금 내 기록에 만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고 유격수를 꿈꾸는 것이다. 2022년 LG의 주장은 오지환이다. 올 시즌 완장을 찬 그가 개인 기록에 집착하지 않는 이유다. 오지환은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좋겠지만, 욕심은 전혀 없다. 내가 젊었더라면 수상 욕심이 있을지 모르겠지만…"이라며 "지금은 그런 생각을 가질 겨를도 없다. 시즌 끝나고 평가를 받는 것이다. 내가 가장 욕심내는 건 LG의 우승"이라고 했다. 28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LG는 선두 SSG를 바짝 쫓고 있다. LG 프랜차이즈 스타 오지환은 'LG 한국시리즈 우승 주장' 타이틀을 가장 원한다. 이형석 기자 2022.09.15 05:16
프로야구

안방 보강한 김원형 감독 "김민식, 공·수 모두 만족한다"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김민식(33) 영입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SSG는 지난 9일 KIA 타이거즈와 트레이드에서 좌완 투수 김정빈과 내야수 임석진을 내주고 포수 김민식을 영입했다.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 출신인 김민식은 1군에서 8시즌 617경기를 뛴 베테랑 포수다. 올 시즌 이재원, 이흥련, 이현석의 부진으로 안방이 약해졌던 SSG는 김민식 영입으로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김원형 감독은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김민식은 600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다. 경험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 판단해 영입했다"며 "오랜만에 돌아왔는데 (SK 시절) 같이 뛰었던 선수들도 있으니 적응에 문제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식은 도루 저지가 강점인 포수다. 올 시즌을 포함해 최근 6년 중 3년 동안 도루 저지율 40%를 넘겼다. 팀 도루 저지율 10.3%로 리그 최하위에 떨어져 있던 SSG에는 천군만마다. 김원형 감독은 "어떤 팀이든 아무리 잘 나가도 단점이 있다. 우리는 도루 저지율이었는데 민식이가 와서 해소가 됐다"며 "매 경기 4점 이상 리드하고 이기긴 쉽지 않다. 적은 점수 차로 경기 후반을 치를 때 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반겼다. 공격에서도 김원형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김민식은 통산 타율 0.230을 기록해 공격력은 약하지만, 기존 SSG 포수들보다 포수 평균 수준의 공격력은 지녔다. 올 시즌도 타율 0.241을 기록 중이다. 김원형 감독은 "김민식의 타격이 갑자기 좋아질 것이라 생각은 안 한다. 지금 타율 0.241인데, 시즌 끝날 때까지 이 정도 유지할 것 같다. 통산 타율도 그 정도였다"라며 "좀 더 기대하자면 트레이드되면 새로운 곳에서 자신감 있게 하려 하면서 잘하지 않을까 한다. 심리적인 영향도 있을 것이다. 선수들은 팀에 보탬이 되려 하니 좋은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대구=차승윤 기자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5.1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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