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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대법원 11년 만에 '통상임금 범위' 판결 뒤집어, 경제계 '비상'

기업들의 통상임금 범위가 11년 만에 대법원에서 뒤집히면서 경제계에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9일 한화생명보험과 현대자동차 전·현직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의 상고심을 선고하면서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요건으로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고정성 기준을 폐기하는 것으로 판시했다.통상임금이란 '소정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을 뜻한다. 근로자가 받을 수 있는 수당·퇴직금 규모가 이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정해진다.대법원은 "근로자가 소정 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면 그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도록 정해진 임금은 그에 부가된 조건의 존부나 성취 가능성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밝혔다.즉 특정한 조건을 만족할 때만 정기 상여금을 주는 규정을 회사가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해당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배제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즉 재직 여부나 특정 일수 이상 근무 조건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조건부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셈이다. 이에 경제계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로 기업 비용 부담이 크게 늘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전면 뒤집은 것으로써 경영계로서는 심히 유감스럽다"며 "현장의 법적 안정성을 훼손하고 향후 소송 제기 등 현장의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그러면서 "정치적 혼란과 내수 부진, 수출증가세 감소 등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재무적 부담까지 떠안게 돼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경총은 "정기상여금을 모두 통상임금에 포함할 경우에는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연공형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 바꾸기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대한상공회의소는 강석구 조사본부장 명의의 입장문에서 "지난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해 형성된 통상임금 판단기준인 '재직자 지급원칙'을 뒤집는 이번 전원합의체의 판결에 따라 산업현장의 혼란이 우려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고,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 여건과 맞물려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연공 서열 중심의 우리나라 임금체계를 직무급으로 바꾸는 근본적인 개선방안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상호 경제산업본부장 명의의 성명에서 "지난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래로 정립해 온 통상임금 법리의 변경은 우리나라 노사 관계에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그러면서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 통상임금 고정성 요건을 제외하면서 임금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예측지 못한 경영 리스크를 가중해 고용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중견기업계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산업 경쟁력 저하,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 등 위기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기업의 자금 유동성을 악화해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경총에 따르면 조건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산입될 경우 우리나라 기업 26.7%가 영향을 받고, 연간 6조7889억원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2.19 17:55
경제일반

한국타이어, 2024년 임금 협상 타결…기본급 6% 인상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다수 노조인 한국노총 한국타이어노동조합과 2024년도 임금 교섭을 최종 타결하고 경기 성남시 한국타이어 본사에서 조인식을 가졌다고 22일 밝혔다.노사는 지난 8월 1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석 달여만에 최종 합의안을 마련했다.임금 약 6% 인상, 안전 생산 장려금 300만원 지급, 주휴수당 및 연차 사용수당 통상임금 지급에 따른 과거 기간에 대한 정산 일시금(평균 약 1000만원) 등이 담긴 합의안에 조합원 과반이 찬성했다. 연말 인센티브도 추가로 지급될 예정이다.이수일 한국타이어 대표이사는 "예측하기 어려운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노사가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신뢰를 바탕으로 한 뜻을 모은 덕분에 교섭이 원만하게 성사될 수 있었다"며 "더욱 단단해진 신뢰를 통해 안정적인 노사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한국타이어는 한국타이어노동조합 외에 민주노총의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2노조)와는 임금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노조 비율은 약 7대 3이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11.22 13:53
금융·보험·재테크

5대 은행 '눈치보기' 영향, 최대 실적에도 임금인상률·성과급 줄어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도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규모가 전년 대비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 장사’가 과도하다는 시장의 ‘눈치 보기’로 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하나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이 지난주까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한 상태다. 이들 4개 은행의 올해 임금인상률은 일반직 기준 2.0%로 결정됐다. 지난해 3.0%에서 1.0%포인트(p) 낮아진 수준이다.한국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금융노조가 일찌감치 사측과 협상을 일괄 타결한 뒤 각 은행 지부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내린 결과로 전해졌다.비슷한 맥락에서 경영 성과급도 전반적으로 줄었다. 지난해 평균 300%를 훌쩍 넘었지만 올해는 200%대 수준에 그쳤다.국민은행은 통상임금의 230%를 올해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통상임금의 280%에 더해 현금 340만원까지 얹어주던 데서 후퇴했다.신한은행은 지난해 월 기본급의 361%였던 성과급 규모를 올해 281%로 축소했다. 이 성과급 중 현금과 우리사주 비중도 각 300%와 61%에서 230%와 51%로 조정했다.우리은행의 경우 아직 성과급 규모를 확정 짓지 못했다. 다만, 지난해 월 기본급의 292.6%에 달했던 성과급이 올해는 180% 정도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게 내부 관측이다.NH농협은행의 올해 성과급은 통상임금의 200%와 현금 300만원으로 결정됐다. 지난해 통상임금의 400%와 200만원을 지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조건이 나빠졌다.그렇지만 은행 직원들이 누리는 급여와 복리후생비는 여전히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대 은행 직원의 지난해 1~9월 1인당 평균 급여와 복리후생비는 9500만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500만원 늘었다.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억200만원으로 최고다. 이어 하나은행이 9900만원, 신한은행이 9800만원, 우리은행이 9200만원, 농협은행이 8500만원 등의 순이었다.전년 동기 대비 증가액으로 보면 하나은행이 900만원으로 가장 컸다. 신한은행이 800만원, 농협은행이 600만원, 우리은행이 500만원, 국민은행이 200만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15 10:56
사회

내년부터 부부 동반 육아휴직 첫 6개월 통상임금 100%

내년부터 생후 18개월 이내의 자녀를 돌보기 위해 부모가 함께 육아휴직을 하면 첫 6개월 동안 부모가 각각 통상임금의 100%를 받게 된다.고용노동부는 기존의 '3+3 부모 육아휴직제'를 '6+6 부모 육아휴직제'로 확대 개편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6일 입법예고했다.지난해 도입된 3+3 부모 육아휴직제는 생후 12개월 이내의 자녀를 돌보기 위해 부모가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하면 첫 3개월간 각자에게 통상임금의 100%(월 200만∼300만원 상한)를 지급하는 제도다.기본적인 육아휴직 급여는 통상임금의 80%(월 150만원 상한)다.정부는 특례 적용 기간을 첫 3개월에서 첫 6개월로 늘리고, 자녀 연령도 생후 12개월 이내에서 생후 18개월 이내로 확대하기로 했다.육아휴직 급여 상한액도 월 최대 200만∼300만원에서 200만∼450만원으로 인상한다. 상한액은 매월 50만원씩 오른다.예를 들어 부부의 통상임금이 월 450만원이 넘으면 동반 육아휴직 첫 달엔 200만원씩 400만원을, 6개월 차엔 450만원씩 900만원을 받는 식이다.이번 개정안은 저출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0.06 09:25
금융·보험·재테크

5대 은행 평균연봉 모두 1억원 넘었다

5대 시중은행의 직원 평균연봉이 모두 1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의 상위 10% 평균연봉은 2억원에 근접했다.15일 윤창현 의원이 받은 주요 시중은행 총급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직원 평균 총급여(성과급 포함)는 처음으로 각사 모두 1억원을 넘어섰다.금액 순으로 보면 국민은행이 1억1074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 1억529만원, 하나 1억525만원, 우리 1억171만원, 농협 1억162만원이었다.총급여의 중위값도 국민 1억676만원으로 가장 컸다. 중위값은 연봉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사람의 총급여를 말한다. 중위값이 평균연봉과 유사하다는 것은 소수의 초고액 연봉자가 평균연봉을 크게 끌어올린 것은 아님을 시사한다.국민에 이어 신한 1억606만원, 하나 1억44만원으로 3개 은행이 1억원을 넘었고, 농협은 9670만원, 우리는 9636만원으로 1억원에 약간 못미쳤다.게다가 재작년 직원 상위 10%의 평균연봉은 2억원에 근접한 수준이었다.국민은행이 1억9784만원이었고, 하나 1억9553만원, 신한 1억9227만원, 우리 1억8527만원, 농협 1억7831만원 순이었다.게다가 작년 평균 급여는 기본적인 임금 인상률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2021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5대 은행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또 단체협상을 마친 은행들부터 성과급을 속속 올리고 있다.농협은행의 경우 기본급(통상임금) 대비 성과급 지급 비율을 2021년 350%에서 2022년 400%로 올리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2021년 300%에서 2022년 361%(우리사주 61% 포함)로 올려 지급하기로 했다.국민은행은 성과급 비율을 300%에서 280%로 내리는 대신 특별격려금 340만원을 지급하기로 해 실제 직원이 받는 금액은 더 늘었다.은행의 이런 '성과급 파티'는 현재 고금리로 고통받는 가계와 기업들의 상황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상훈 비대위원은 "가계와 기업, 자영업자들은 급증한 대출이자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은행권은 국민의 고통을 담보로 사상 최대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은행권의 자성과 금융당국의 행동을 촉구했다.금융당국도 은행권의 성과보수 체계 개선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은행의 성과보수 체계가 단기 성과에 너무 치우쳐 중장기적으로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소홀, 금융사고 발생 등 문제점이 초래되지 않도록 은행권과 함께 성과보수 체계의 개선 노력도 지속해달라"고 임원들에게 주문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3.01.15 14:17
산업

현대중공업, 6300억원 통상임금 소송 마무리....4월부터 지급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관련 소송이 법원의 강제조정 결정을 노사 양측이 받아들임에 따라 10년여 만에 마무리를 짓게 됐다.부산고법 민사1부는 12일 현대중공업 근로자 10명이 사측을 상대로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법정수당 등을 청구한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28일 내린 강제조정 결정에 대해 노사 양측에서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강제조정 결정 이후 원고(근로자)는 지난 11일, 피고(현대중공업)는 이날 12일 오후 각각 이의신청 포기서를 법원에 제출했다.이와 동시에 현대중공업 근로자 1만2437명이 제기한 동일 유형의 사건도 이날 원고와 피고가 소를 취하했다. 이로써 경제조정 결정은 확정판결 결과와 동일한 효력을 가지게 돼 10년여간 끌어온 소송을 마무리를 짓게 됐다.강제 조정 내용은 대법원 파기 환송 판결의 취지에 따라 상여금(800%) 전부를 통상임금에 산입해 미지급 법정수당 및 퇴직금을 산정해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 소송은 현대중공업 근로자 10명이 2012년 12월 사측을 상대로 통상임금(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법정수당 등을 청구하면서 시작됐다.소송의 쟁점은 정기상여금 700%와 명절상여금 100%를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는지와 회사가 임금 소급분을 지급할 여력이 있는지 등이었다.1심은 근로자 측 손을 들어줬다. 상여금 800% 전부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했고, 임금 소급분을 지급하면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초래된다는 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반면 2심은 회사 측의 손을 들었다. 항소심 법원인 부산고법은 명절상여금 100%는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고, 정기상여금 700%는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지만, 임금 소급분을 지급하면 회사에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초래되는 만큼 소급분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하지만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명절상여금 100%도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고, 기업이 일시적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향후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신의칙을 들어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를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 2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이 재판의 원고는 근로자 10명으로 돼 있지만 2013년 노사가 이 사건을 근로자들을 위한 대표소송으로 인정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결정 내용은 3만여 명에 이르는 현대중공업 전·현직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이번 강제조정 결정 확정으로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추가 법정 수당은 6300억원(원심 판단시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재판부는 "10년에 걸쳐 진행된 이 사건이 확정된 후 또 다른 후속 분쟁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 등을 고려, 제4차 조정기일에서 사측에 대표소송 수용에 양보할 것 등을 권유, 상호 간 입장을 좁혀 조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현대중공업 측은 오는 4월부터 직원과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미지급됐던 임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1.12 15:07
산업

불황에 허리띠 졸라매는 유통가

유통업계가 새해를 앞두고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인력 감축과 비용 절감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내년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선제적 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 14일부터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대리급 이상·근속연수 15년 이상 직원이 대상이다. 조건에 해당하는 직원은 전체 인력의 15%인 160여 명이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맏형 격인 롯데면세점의 구조조정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은 지난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호실적을 거뒀다"며 "코로나19 팬데믹에 면세점 인력의 자연 감소가 많았음에도 추가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것은 예상 밖"이라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근속연수 10년 차 이상 또는 만 50세 이상 직원 약 1300명이 대상으로, 지난 2020년 3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최대 24개월 월급 수준의 위로금과 재취업 지원금 12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주류 업계에서도 희망퇴직이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근속연수 15년 차 이상 직원들이 대상으로 통상임금 34개월 치를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오비맥주가 근속연수 10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올 상반기에는 디아지오코리아가 근무 1년 차 이상 정규직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인력 구조조정 대신 각종 비용 절감을 통한 '짠물 경영'에 나선 곳들도 있다. 이마트는 처음으로 점포 운영 시간을 단축했다. 손님이 많이 찾지 않는 시간에는 문을 닫아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28일까지 이마트 점포의 영업종료 시각은 오후 11시에서 10시로 1시간 앞당겨졌다.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 21개 점 경우 영업 마감 시간을 아예 영구적으로 오후 11시에서 10시로 단축하기로 했다. SSG닷컴은 내년부터 충청권(대전·청주·천안·세종 등)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한다. 수요가 많은 수도권 지역에 집중해 운영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도 내년 마케팅 비용을 삭감하고, 알게 모르게 새어나가는 고정비용을 줄이기로 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다. 최근에는 비용 절감의 일환으로 연 구매 금액 400만원 이상인 고객에게 발급하던 멤버스 바 ‘무료 음료 쿠폰(월 10회) 발급'도 중단했다. 업계의 이 같은 행보는 내년 더욱 어두워질 기업 환경을 감안한 ‘사전 대비’라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쇼핑 등 5개 소매유통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한 '2023 유통산업 전망 조사' 결과에서 내년도 성장세가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 소매시장 성장률 전망치는 1.8%로, 코로나19 기저효과가 반영된 2021년의 8.6%, 2022년 1∼9월의 5.9% 대비 대폭 둔화한 수치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의 성장률 2.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계 구매력이 부진한 상황에서 물가 상승폭과 이자지출 증가폭이 커져 내년 소비지출액은 줄어들 전망”이라며 “내수에 의존하는 유통 기업들의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12.21 07:00
IT

LGU+, 육아휴직 기간 1년→2년 확대…모성 보호 차원

LG유플러스가 임직원의 육아휴직 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21일 '육아 목적의 휴직' 제도를 신설했다. 최장 1년인 법정 육아휴직을 모두 사용한 임직원이 1년을 추가로 쉬면서 자녀를 돌볼 수 있도록 했다.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둔 임직원 중 법정 육아휴직 기간을 소진했거나, 이 기간을 두 차례 나눠 사용해 더는 법정 육아휴직을 쓸 수 없는 직원들이 신청할 수 있다. 신청자 자녀의 나이·학년이 추가 휴직 기간 시작일 기준으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추가 육아휴직 기간도 법정 육아휴직과 동일하게 근로기간으로 인정된다. 최대 두 차례까지 나눠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같다. 다만 추가 휴직 기간은 무급 휴직으로 정했다. 명절 부가 급여나 경영성과급 지급 대상에서도 대부분 제외된다. 법정 육아휴직 기간에 정부 육아휴직급여와 별도로 통상임금의 3분의 1을 지급하는 것과 차이를 뒀다. 이 밖에도 LG유플러스는 모성 보호를 위해 최대 6개월의 임신 휴직(무급)과 급여 차감 없는 임신부 근로시간 단축제, 임신 중 검진 휴가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6.24 09:58
경제

현대중공업 정기선 3세 경영 시험대…상장·노조·신사업 과제 산적

전문경영인에서 오너가 체제로 회귀한 현대중공업이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도모하고 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가 3세 승계를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경영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안정적 경영 승계 위한 산적한 과제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이 오너가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대표가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자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 대표에 오르며 전면에 나섰다. 3세 경영에 돌입한 현대중공업은 일단 실적에서 선방했다. 2020년 적자에서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1년 잠정 매출 28조1587억원, 영업이익 1조854억원을 공시했다. 2018년 지주사 전환 이후 최대 실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수주 목표를 52% 초과 달성하는 등 수주량 증가로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안정적 승계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 주주는 정몽준 이사장으로 26.6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기선 대표는 5.26%를 보유 중이다. 지분 승계 작업을 위해서 자금 확보가 절실하다. 정 대표는 지분 가치 증대를 통해 경영 승계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이 열쇠가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74.13%를 갖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한국조선해양의 대주주로 30.9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한국조선해양이 현대삼호중공업의 80.54%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구조다. 결국 올해 계획하고 있는 IPO(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정 대표의 지분 가치가 늘어나고 경영 능력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2012년, 2018년에 이어 세 번째 상장 도전이다. 이미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마친 상황이고 올해 상반기 내 증시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매출 20조6065억원, 영업이익 1조1424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면서 IPO가 탄력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현대삼호중공업의 경우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중간지주사 현국조선해양이 상장된 상황에서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도 상장한다면 지주사 디스카운트에 빠질 우려가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별도 법인이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과는 다른 구조지만 증권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조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미 지난해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서 노조 측에 패소해 6872억원을 충당금으로 설정했다. 현대중공업의 2021년 임금 협상도 지난 8월 시작했지만 6개월 가까이 별 진전이 없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2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투쟁모드로 전환할 예정이다. 정기선 의외의 선택, 바이오 신사업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출범 50년을 맞았다. 정 대표는 지난 1월 처음으로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인 CES 2022를 찾아 새로운 50년을 위한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주사 대표로 책임이 무겁고 역할을 깊게 생각한다”며 “여러 차례 어려운 위기를 겪으면서 차별화된 기술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기술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대표는 자율운항기술과 친환경 선박, 수소밸류체인, 스마트 건설기계 등을 향후 중점적으로 개발할 기술 분야로 제시했다. 로봇과 인공지능(AI) 등도 현대중공업이 추구하는 미래 기술과 맞닿아 있다. 정 대표는 그동안 그룹의 미래위원회를 맡아 미래 신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여기에 종합중공업 그룹을 지향하는 현대중공업의 신사업으로 어울리지 않는 바이오 분야에도 힘을 주고 있다.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변동 현황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는 암크바이오를 설립했다. 현대중공업이 운영하는 아산병원과 연계해 신약 개발 사업을 예상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의 바이오 사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아산재단과 카카오와 함께 의료데이터 회사인 아산카카오메디컬를 설립했다. 또 지난해에는 디지털헬스케어 기업인 메디플러스솔루션을 인수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전에는 AI 의료 데이터 구축을 위한 바이오 사업에 가까웠다. 이번에는 헬스케어의 꽃인 신약 개발까지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바이오 행보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 미래에셋그룹과 340억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해 디지털 헬스케어 바이오 분야의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육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원격 의료, 디지털 치료제, AI 기반 진단 등의 디지텔 헬스케어 분야와 바이오 신약 개발 분야의 유망 벤처를 선제적으로 투자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다. 정 대표가 바이오 사업을 수소, 로봇, AI 등과 함께 신성장 동력 키워드로 꼽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GS와 CJ그룹 등도 최근 미래의 핵심산업으로 꼽히는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그룹의 바이오 사업과 관련해 “디지털 헬스케어·바이오 분야는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다.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는 등 신사업 분야를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종합중공업 그룹을 표방하는 현대중공업이 신약 개발까지 나선다는 소식에 의외라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 심화로 중공업 사업에 집중해야 할 시기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연결고리가 떨어지는 바이오 사업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2.18 07:00
경제

[권지예의 금융읽기] 금리 인상에 차주는 '울상'… 은행은 '성과급'에 미소

금리가 또 오른다. 은행은 예·적금 금리부터 올리고 있지만, 대출 금리도 꿈틀대고 있다. 1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기준 코픽스는 전달 대비 0.14%포인트 높은 1.69%로 집계됐다. 지난 11월 코픽스는 1.55%였는데, 이 역시 전달보다 0.26%포인트 오른 것이었다. 야속하게 오르는 '여신금리' 상승폭에 대출을 실행한 차주(대출자)들은 울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은 은행 대출금리 0.0n% 차이로도 대출을 갈아탄다"고 했다. 즉,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차주에게는 부담이 된다는 얘기로도 볼 수 있다. 반면 은행은 지난해 가계대출 급증으로 인한 이자수익이 늘어나면서 '성과급 잔치'를 열고 있어 온도 차가 크다. 계속 오른다…대출 이자에 '곡소리' 1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평균 개인신용대출금리는 연 3.89%~6.00% 수준이다. 2020년 말 신용대출(1등급·1년 만기) 금리는 연 2.65~3.76%였다. 주택담보대출도 오름세다. KB국민은행의 'KB주택담보대출변동(일반자금)' 상품만 봐도 전월 3.59%던 금리가 최저 3.86, 최고 5.06%로 뛰었고 신한은행 '신한주택대출(변동금리)' 상품도 전월 3.64%에서 최저 4.06%, 최고 4.86% 금리를 나타냈다. 이마저도 아직 '덜 오른' 상태다. 한국은행이 지난 14일 추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연 1%→1.25%) 올리면서, 대출 금리 상승은 더 가팔라 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채와 예·적금 금리가 오르고, 은행들이 대출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상승한다. 기준금리가 오름으로 가구당 더 내야 하는 이자는 16만1000원 정도다. 한국은행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총 3조2000억원 늘어난다고 했을 때의 계산식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9월 기준 가계대출 규모(1744조7000억원)에 변동금리 비중(73.6%)으로 추산한 결과라, 앞으로 기준금리가 더 오르는 걸 고려하면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서서히 반영될 것"이라며 "예·적금 상품부터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경우에는 코픽스 상승분이 반영돼야 해서 더 늦게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대출자들은 울상이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받았다는 A 씨는 "신한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었다"며 "12월 13일 금리 4.99%였고 20일 5.01%였다. 그리고 17일 5.04%로 또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이너스통장 한도가 연봉 이내로 제한돼 있어 금액이 크진 않지만, 금리가 계속 올라 몇만 원 이자가 오르는 자체가 너무 부담이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말 '영끌' '빚투'로 투자에 나섰던 대출 차주들은 더욱 머리가 복잡해졌다. 가상자산 투자자 B 씨는 "요즘 코인 판이 정말 좋지 않다"며 "지금이 최저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만큼 손실이 커 이자만 내면서 '존버'해야 하나 고민이다"고 말했다. 서민들 시름 속 은행 '300%+@' 성과급 파티 금리 인상 여파로 오르는 이자에 대출을 이미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서민들의 시름 소리가 커지고 있는 반면, 시중은행은 이렇게 벌어들인 이자 수익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은 올해 최소 기본급의 300% 이상의 성과급을 임직원에게 지급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성과급으로 월 통상임금의 300%를 지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약 300%를 받는다. 이미 지난해 말 250%는 선지급됐으며 지난 3일에는 마이신한포인트 100만점이 특별 지급됐다. 나머지 50%는 우리사주로 연내 지급될 예정이다. 하나은행 특별성과급도 기본급의 300% 선으로 정해졌다. 지난 10일 250%가 지급됐으며 나머지는 연내 추가 지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복지 포인트 80만원도 나온다. 우리은행은 이달 초 임금 단체협상(임단협)에서 기본급 200%의 경영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추가로 직원 사기진작 명목의 기본급 100%와 현금 100만원이 지급된다. 경영 실적에 따른 성과급 300% 수준을 지급한다는 게 4대 은행의 입장이지만, 일부에서는 '경영 성과'로 볼 수 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인다. 해당 성과급은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의 이자수익에 따른 이익 증가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즉,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하고 생계가 어려운 서민들이 대출을 늘렸고, 낮은 금리가 이어지며 투자로 눈을 돌린 소비자들이 빚내서 투자는 등의 상황이 만들어낸 수익을 성과로 봐야 하냐는 얘기다. 정부가 가파르게 오르는 가계대출로 '규제 정책'을 압박하긴 했지만, 은행권이 대출 금리를 너무 빠르고 과도하게 올려 '이자 잔치'를 벌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11월에는 신규 예금·대출 기준 금리 차이가 2.19%포인트까지 벌어지며 11년 만에 최대를 기록해,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당국이 4~5%로 가계대출 총량을 제한하면서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지 못했음에도, 기준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를 예금금리보다 빠르게 올리면서 막대한 이자이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노사와 다른 은행의 성과급 규모와 비슷한 수준에서 합의점을 찾는 것"이라며 "지난해 대부분 은행이 역대급 실적을 내놓으면서 그에 따른 수준으로 조정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2.01.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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