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흔들리는 LG 불펜, 9개월만에 돌아온 38억 FA 좌완 "한 번도 실수하고 싶지 않다"
"(1군 주축이었던) 2015년 이후 스프링캠프나, 개막 엔트리에서 빠진 건 올해가 처음이에요."LG 트윈스 왼손 불펜 함덕주(29)가 긴 기다림 속에 재활을 마치고 1군 마운드에 돌아왔다. 함덕주는 LG의 정규시즌 109번째 경기였던 지난 13일 올 시즌 처음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마운드에 올랐다. LG가 29년 만의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 11월 13일 KS 5차전에 등판 후 정확히 9개월 만이다. 함덕주는 "(재활 훈련을 한) 이천(2군 홈)보다 1군 경기에 나가는 게 훨씬 좋다"라며 웃었다. 2021년 3월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베어스에서 LG로 옮긴 함덕주는 지난해 우승의 핵심 멤버였다. 총 57경기에 등판해 4승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했다. 필승조와 마무리 고우석을 잇는 왼손 셋업맨으로 든든했다. KS 4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시즌 후엔 4년 총 38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14억원, 인센티브 18억원)을 받고 개인 첫 FA(자유계약선수) 계약까지 했다.
함덕주는 올해 1월 왼 팔꿈치 주두골 미세 골절로 수술대에 올랐다. 예상 복귀 시점은 6월이었다. 복귀 시기가 조금씩 미뤄지더니 결국 8월 중순에 돌아왔다. 그는 "답답했다. 뼈가 붙을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면서 "'이제 괜찮겠지'라는 기대감을 갖고 병원을 찾았는데, 결국 다녀와서 할 수 있는 게 없더라. (재활 치료를 하다가) 멈추는 게 아니라 애초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라고 돌아봤다.2013년 입단한 함덕주가 주축 투수로 발돋움한 2015년 이후 3~4월(2020년은 코로나19로 5월 개막) 1군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지 못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스스로도 "어색했다"고 한다. 3년 연속 불펜 평균자책점 1위였던 LG는 21일 기준으로 올 시즌엔 6위(5.12)까지 떨어졌다. 고우석(미국 진출) 함덕주(수술) 이정용(입대) 등이 한꺼번에 빠진 탓이 크다. 현재 믿을만한 필승조는 투수 최고참 김진성과 마무리 유영찬뿐이다. 함덕주는 "지난해 우승 후 바로 이탈해서 아쉬움이 더 컸다.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해 미안했다"면서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갖고 돌아왔다"라고 밝혔다.
함덕주의 몸 상태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 연투도 어렵다. 염경엽 LG 감독도 가급적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함덕주를 내보낼 생각이다. 함덕주는 "급한 대로 최대한 던질 수 있는 상황에서 (1군에) 올라왔다. 부담감보다 책임감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함)덕주가 자리 잡아줘야 하고 (박)명근이도 올라와야 한다. 그래야 포스트시즌 승부가 될 수 있다"고 한다. 함덕주는 "팀이 리드하는 상황을 후속 투수에게 무난하게 넘겨주는 것이 내 임무"라며 "남은 경기가 많지 않다. 나로 인해 팀이 지는 상황 없었으면 한다. 한 번도 실수하고 싶지 않다"라고 힘주어 말했다.이형석 기자
2024.08.22 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