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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투자 보따리’ 푼 총수들, 어떤 실속 챙길까

재계 최대 이슈였던 한미 정상회담이 마무리됐다. 경제사절단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방미길에 올랐던 총수들은 미국 기업들과의 끈끈한 파트너십을 약속했다. 대미 투자와 관련해 추가적인 ‘선물 보따리’를 푼 만큼 어떤 실속을 챙길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00억 달러 투자, 현대차 증액 재계 인사들은 26일(한국시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총출동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상현 롯데 부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이재현 CJ 회장, 구자은 LS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16명의 기업인 대표가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한미 정상회담의 경제사절단 구성 주관 단체인 한국경제인협회의 류진 회장은 “한국 기업들은 1500억 달러(약 209조원)의 대규모 대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 계획과 오늘 양국 기업들이 논의할 협력 강화는 원대한 한미 산업 협력 구상을 실행하는 로드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미국 기업인으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공동 회장,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의 게리 디커슨 CEO, 미국 3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엑스에너지의 클레이 셀 CEO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재용 회장은 젠슨 황 CEO와 뜨겁게 포옹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최태원 회장도 긴밀한 협력을 맺고 있는 파트너사인 엔비디아의 황 CEO와 오래 얘기를 나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첨단산업(반도체·AI·바이오)과 전략산업(조선·원전·에너지·방산), 공급망(모빌리티·배터리·핵심소재) 강화라는 3대 의제를 중심으로 협력의 장이 모색됐다. 첨단산업 협력의 최전선에서 있는 삼성그룹과 SK그룹은 반도체 분야에서 대규모 현지 투자를 계획 중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의 오스틴과 테일러 지역에 2030년까지 370억 달러(약 52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SK는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원)를 투자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MB) 생산을 위한 후공정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엔비디아 슈퍼컴퓨터에 최적화된 반도체칩을 SK와 삼성이 제공하는 논의가 있었다. AI 산업에서 양국의 협력 가능성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현대차그룹은 추가적인 투자 내용을 공개했다. 올해부터 4년간 미국에 260억 달러(약 36조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인데 기존 21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가 늘어났다.무엇보다 미국 현지에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 신설 계획을 처음 밝혔다. 자사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현지 로봇 공장을 로봇 생산 허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기존 자동차와 철강 공장 외에 로봇 공장 설립을 약속하며 미국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조선·원전·에너지·방산 전략산업 주목 이번 정상회담 기간 중에는 한국과 미국의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협력들이 두드러졌다. 조선, 원자력, 항공, 액화천연가스(LNG), 핵심 광물 등 분야에서 총 11건의 계약과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특히 ‘마스가(한미조선협력)’와 관련한 기술 협력들이 관심을 끝었다. 조선과 원자력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공동 펀드 조성, 투자, 기술 협력을 내용으로 하는 MOU가 6건 체결됐다.HD현대는 한국산업은행, 미국 서버러스 캐피탈 등과 미국 조선업, 해양 물류 인프라, 첨단 해양 기술을 포함해 미국과 동맹국의 해양 역량을 재건 및 강화를 목표로 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 펀드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삼성중공업과 비거 마린 그룹은 미국 해군의 지원함 유지·보수·운영(MRO)과 조선소 현대화 및 선박 공동 건조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 엑스에너지, 아마존웹서비스가 SMR 설계, 건설, 운영, 공급망 구축, 투자 및 시장 확대 협력에 관한 4자간 MOU를 맺었다.항공 분야에서는 대한항공이 보잉사로부터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362억 달러)를 신규 도입하는 MOU를, GE에어로스페이스와는 엔진 구매 및 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137억 달러)을 하는 MOU를 맺었다.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단순 현지 투자보다는 마스가 프로젝트와 같은 한미 협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정책적으로 한미 양국에 윈윈이 될 수 있는 사업을 고려하며 실속을 챙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8.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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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사격 나선 총수들, 한미 관세 협상 어떤 역할 할까

재계 총수들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 지원사격을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에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내달 1일 데드라인을 앞두고 미국과의 민관 협상 총력전에 합류했다. 30일 정부와 재계에 등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이 이날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힘을 보태기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이재용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 이어 재계인사로 세 번째로 미국행에 몸을 실었다. 총수들이 막판 대미 협상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이재용 회장은 반도체 투자 확대 및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기술 협력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막판 협상에서 한국 정부는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보따리’를 제안할 전망이다. 삼성은 기존에 2030년까지 370억 달러(약 54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이 현지 지원사격에 나서면서 투자금이 40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비즈니스 차원에서 미국으로 향한 건 사실이다. 관세 협상 지원사격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관련 내용과 일정 등 알려진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테슬라와 약 23조원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급 계약 소식을 알렸다. 이 회장의 시스템 반도체 1위를 향한 뚝심이 거둔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업계 1위 TSMC를 따돌렸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은 테슬라의 AI6 칩을 내년 가동 예정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미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부흥 정책 및 투자유치 전략과 맞아떨어져 한미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미국 조선 산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지원에 삼성중공업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 정부는 삼성중공업을 포함한 국내 ‘빅3’ 조선사의 의견을 모아 미국 조선업 부활을 위한 세부 협력안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기 때문에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미국 조지아주의 차량 생산 확대와 루이지애나주의 새로운 철강 공장 건설 등을 포함한 2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한국의 최대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자동차 수입 관세를 25%에서 15%로 내리는 데 성공하면서 정 회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최대 수출품인 한국 자동차의 미국 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관세를 15% 이하로 내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미국 정부와의 미팅을 추진하러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7.3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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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들 '이전 정부 1000조', 새 정부에선 어떤 분야에 '투자 보따리' 풀까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그룹들이 서서히 투자 보따리를 풀고 있다. 새로운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방점을 두고 있는 만큼 국가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기업들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특히 급격한 국제 정세 변화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어느 분야에 투자를 집중할 것인지 관심사다. SK, ‘AI 고속도로’ 구축23일 업계에 따르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직 이전 정부 때처럼 대대적인 투자 계획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기업들도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에 발 맞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의 인공지능(AI) 분야 투자가 가장 두드러진다. SK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 중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AI 고속도로’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SK는 AI 시대의 필수인 AI 데이터센터를 구축, AI 인프라를 확대하고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지난 20일 SK는 최태원 회장과 이재명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을 가졌다. SK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에 약 7조원을 투자해 구축하는 AI 데이터센터는 약 6만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달린 103MW 규모의 대형 데이터센터다. 향후 수십만개의 GPU가 달린 1GW급 초대형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출범식에서 “이 자리는 AI 3대 강국 비전을 향한 핵심 인프라이자 미래 주춧돌을 세우는 의미가 있다. 이제 울산은 AI 데이터센터를 통해 정부가 구상하는 ‘AI 고속도로’의 강력한 새 엔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각종 데이터를 수집·저장·전송하는 일반적인 데이터센터와 달리, AI 데이터센터는 GPU를 활용해 데이터를 AI 모델에 입력하고 정보 학습까지 실행한다. 이에 ‘AI 고속도로’로 불리며 AI 시대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히고 있다.포춘 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150억2000만 달러(약 20조5800억원) 규모였던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은 올해 177억3000만 달러(약 24조2920억원)에서 오는 2032년 936억 달러(약 128조2400억원)로 연평균 26.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도 AI 산업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산업현장 방문지로 AI 데이터센터를 낙점했다. 이는 향후 5년의 임기 동안 AI 산업 육성을 최우선 국정과제 중 하나로 삼고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이 대통령은 ‘5대 과제 공약’으로 100조원 투자를 통한 AI 3대 강국 진입과 미래 전략 산업 육성을 내세운 바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마련한 계획에 따르면 5년간 총 16조762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임 선서에서도 “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와 지원으로 미래를 주도하는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LG, 미래 디스플레이 투자 LG그룹의 행보도 주목을 끌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조 단위의 대규모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신기술을 위해 1조2600억원을 투자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LG는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 미래 디스플레이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의지다. 투자 기간은 오는 2027년 6월 30일까지 약 2년으로 OLED 신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설비 등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예정이다.특히 투자 중 약 7000억원은 경기도 파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파주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사업장은 대형·중형·소형 등 전 사업 분야에서 OLED 제품을 생산하는 첨단 대규모 산업단지다. LG디스플레이는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이번 OLED 신기술 투자는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 후 국내에 재투자하는 일종의 '리쇼어링(국내 복귀)'인 만큼 국가 경제 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된 OLED는 현재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내 핵심 기술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OLED 시장은 533억1057만 달러(약 76조원) 규모로 연평균 5%씩 성장해 오는 2028년에는 686억7500만 달러(약 100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지난해 789억4304만 달러(약 112조원)였던 LCD 시장은 같은 기간 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LG그룹은 이외에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은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공개한 투자 전략을 보면 2028년까지 5년간 102조원을 국내 투자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 절반을 ABC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LG 관계자는 “ABC 분야에 대한 투자는 계속 이어질 것이고, 기존 주력 사업들에 대한 투자도 병행될 것”이라며 “국내외 상황들에 따라 추가적인 투자도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50조 계획 밝혔던 삼성 행보 관심 윤석열 정부 때는 출범 2~3주 내 대기업들이 잇따라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그룹의 450조원과 SK그룹의 247조원을 비롯해 주요 그룹의 투자 규모 총액만 1000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장관급 라인업’이 아직 구축되지 않았고, 경제 정책에 관한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은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때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거치는 등 내각 인선 등 장관급 라인업이 빨리 구축됐기 때문에 구체적인 경제 정책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진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이번 정부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장관이 아직 교체되지 않았고, 기업들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세부 경제 정책들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이와 별개로 올해 국내에서 연구개발(R&D) 부문과 경상 투자, 전략투자 등에 총 24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작년 대비 19% 이상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복합 위기에도 연간 시설투자와 연구개발 투자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만큼 올해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13일 이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삼성은 AI와 반도체, 바이오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며 “전통 산업에도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고임금 일자리를 더욱 창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 관계자는 ‘그룹들의 투자 보따리’에 대해 “국내 기업들이 바이든, 트럼프 행정부에 맞춰 각각의 투자 계획을 공개한 것처럼 때가 되면 구체적인 숫자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정부 당시 삼성이 스타트를 끊자 주요 그룹들이 이어서 투자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6.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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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조단위 투자 발표...다른 그룹 투자는

LG디스플레이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조 단위의 대규모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OLED 신기술을 위해 1조2600억원을 투자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투자 기간은 오는 2027년 6월 30일까지 약 2년으로, OLED 신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설비 등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예정이다.업계에 따르면 투자 중 약 7000억원은 경기도 파주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사업장은 대형·중형·소형 등 전 사업 분야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을 생산하는 첨단 대규모 산업단지다.LG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로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OLED 신기술 투자는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 후 국내에 재투자하는 일종의 '리쇼어링'(국내 복귀)인 만큼 국가 경제 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된 OLED는 현재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내 핵심 기술로, 백라이트가 필수인 LCD와 달리 픽셀 하나하나가 빛을 내며 화질이나 두께, 소비전력 면에서 우수하고, 얇고 유연해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어 다양한 폼팩터 혁신이 가능하다.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OLED 시장은 533억1057만 달러(약 76조원) 규모로 연평균 5%씩 성장해 오는 2028년에는 686억7500만 달러(약 100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지난해 789억4304만 달러(약 112조원)였던 LCD 시장은 같은 기간 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해 반전의 기반을 만들었다면, 올해는 도약하는 해가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며 "LG디스플레이만의 차별화 기술과 제품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고객가치를 제공하고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대규모 국내 투자로 한국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중국 등 후발주자의 추격을 따돌리는 동시에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과 동반 성장을 통해 산업 생태계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실제로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차별화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막대한 정부 지원을 받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선제적인 OLED 기술 투자를 통해 세계 최대 97인치 OLED TV 패널부터 27인치 게이밍용 모니터용 패널, 태블릿 등 IT용 패널, 스마트폰·워치용 패널 등 OLED 풀 라인업을 기반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아울러 최근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중국 티안마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는 등 중국의 기술 탈취 시도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그간 주요 대기업들이 새 정부 출범 이후 동시다발적으로 투자 계획을 발표했던 점에 비춰보면 LG를 시작으로 조만간 다른 기업들도 잇따라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풀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AI 등 국가 첨단전략산업에 100조원을 집중 투자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던 만큼 AI를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 투자도 이어질 전망이다.SK그룹은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 부지에 100MW 규모 인공지능(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양사가 수조원을 투자하는 초대형 민관 프로젝트로, SK그룹은 이달 중 출범식을 열고 오는 8월 기공식을 할 예정이다.SK그룹은 앞서 지난 13∼14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AI를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과 그룹 차원의 시너지 방안을 모색했다. SK그룹은 AI와 첨단 반도체 등 국가 핵심 산업 육성에 기여한다는 계획 하에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가치사슬(밸류체인),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에너지 설루션 등 성장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 3월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이와 별개로 올해 국내에서 연구개발(R&D) 부문과 경상 투자, 전략투자 등에 총 24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작년 대비 19% 이상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삼성전자는 지난해 복합 위기에도 연간 시설투자와 연구개발 투자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만큼 올해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앞서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과 5대 그룹 총수·경제6단체장간 간담회에서 "삼성은 AI와 반도체, 바이오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며 "전통 산업에도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고임금 일자리를 더욱 창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김두용 기자 2025.06.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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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시선] 대통령 공백으로 기업가들 '외로운 싸움' 하지 않기를

한미 동맹 70년 무용지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에서 한국이 ‘찬밥’ 신세로 전락하자 큰 파열음과 우려가 일고 있다. 최대 우방국이라 생각했던 미국이 한국에만 유달리 냉랭한 한기를 내뿜고 있어서다. 미국은 추가적인 ‘상호관세’와 관련해 한국에 적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2일 발표된 미국의 국가별 상호관세에서 25% 폭탄을 받았다. 미국은 FTA 체결국 중 한국에 최대 관세를 부과하며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보복관세까지 주고받던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선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캐나다와 멕시코도 한국처럼 미국과 똑같은 FTA 체결국인데 차별을 둔 셈이다. 한국에 관세 폭탄을 매긴 미국의 논리는 ‘무역 적자’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큰 무역 적자를 보고 있는 15개국을 ‘더티 15’로 지정하고 불공정 무역관행을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무역 적자국 순위에서 멕시코는 2위, 캐나다는 9위로 높은 위치에 있다. 한국은 8위로 멕시코, 캐나다와 함께 ‘더티 15’에 포함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70년 이상 동맹을 맺고 있는 한국에 유달리 적대적인 이유는 ‘내란’에 있다. 오랫동안 탄핵 정국이 이어지다 인용된 상황에서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과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없었던 게 ‘관세 폭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트럼프 1기 당시 개정된 한미FTA를 완전히 무시할 수 있었던 것도 전면적으로 항의할 수 있는 ‘국가수반’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치적 혼란 속에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관세 협상에 커다란 약점으로 꼽힌다 하더라도 한국의 외교력은 비참한 수준이다. 정부의 대미 통상 관계자들이 수시로 미국을 방문했지만, 우리의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관세 폭탄’을 지켜봐야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통상 위기 극복을 위해 민관 협의체인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여기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포함됐다. 민관 협력 체계를 통해 ‘원팀’으로 위기를 극복하자는 차원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협상 카드’가 마땅치 않은 정부가 기업의 돈주머니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대 그룹의 대미 투자 규모 확대를 종용하고 이를 취합해 향후 협상 테이블에서 카드로 사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불확실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에 투자하는 것보다 ‘기업의 투자 보따리’가 보다 현실성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210억 달러(약 31조원)의 대미 투자를 발표했다. 기업들은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에서 이처럼 ‘각개전투’로 관세 해법을 찾는 등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8일 미국으로 건너가 관세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정부가 반도체, 자동차 등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과 관련한 전략적인 개별 협상으로 기업들의 부담을 낮춰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김두용 기자 2025.04.08 06:20
산업

미국·중국·일본으로 이재용과 총수들 '관세 대응' 글로벌 움직임 분주

트럼프 행정부의 25% 상호관세 부과 등으로 ‘관세 전쟁’이 현실화되자 총수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글로벌 불확실성 속 글로벌 공급망 확대와 대응책 마련이라는 숙제를 떠안은 총수들은 미국, 중국, 일본 등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재용, 가까운 중국·일본서 협력 도모 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중국과 일본을 연이어 방문하며 글로벌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의 최근 일주일 행보는 총수 중 가장 분주했다. 지난달 말 중국을 다녀온 이 회장은 1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등과의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전략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뒤 2일 곧바로 일본으로 떠났다. 이 회장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자신의 일정에 대해 “지난주는 중국에 있었고, 5~6일 정도 일본에 간다”며 “일본이 회계연도가 3월 31일에 끝나서 항상 4월 첫째 주를 인사하는 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에게는 중국과 일본은 최대 협력국으로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온 가까운 이웃이다. 중국에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시진핑 국가주석과 면담하는 자리에 참석했고, 중국발전포럼 2025에도 모습을 드러내는 등 고위급 인사들과 교류하며 네트워크 구축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회장과 시 주석의 만남은 2015년 중국 보아오 포럼 이후 10년 만이었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삼성의 입장에서 중국 시장이 매우 중요해진 시점이다. 미국이 중국에 34% 상호관세를 매기자 중국도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하며 맞불을 놓은 상황이다. 애플은 전 세계 90% 이상의 아이폰 물량을 대만 폭스콘의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주사위가 던져진 미중의 관세 전쟁으로 아이폰의 가격이 상승하면 삼성전자가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반사 이익을 노려볼 수도 있기 때문에 중국과의 협력 강화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또 중국은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64조9000억원으로 삼성전자의 최대 매출 시장이기도 하다. 삼성은 중국 시안의 반도체 공장을 비롯해 세트 제품 판매·생산법인 등 29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일본은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시절부터 두터운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회장도 2023년 삼성 영빈관 승지원에서 삼성의 일본 내 협력회사 모임 ‘LJF’ 정례 교류회를 주재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이번 방문에서 이 회장이 일본 내 소재·부품 협력사 등과 만나 협력 관계를 다졌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 행보에서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 사업’ 확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 회장은 중국 출장에서 샤오미 전기차 공장과 BYD(비야디) 본사를 찾으며 전장 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일본에서도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과 회동이 점쳐지는 등 전장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 취임 2주년이었던 지난해 10월 이 회장은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를 방문한 아키오 회장과 만나 친분을 드러낸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가깝고 가장 우군이 많다고 볼 수 있는 중국과 일본의 인맥과 공급망 등을 다지는 행보라고 볼 수 있다.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대응책 모색하기 위해 유럽과 중동 등으로 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정의선, 트럼프 행정부와 교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관세 전쟁’의 근원지인 미국과의 교류를 더욱 긴밀하게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수장이기도 한 최태원 회장은 한국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지난 2월 말 미국을 다녀오기도 했다. 20대 기업 CEO로 구성된 대미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의 수장을 맡았던 그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만났다. 최 회장은 러트닉 장관 외에도 백악관 고위 당국자와 의회 주요 의원들, 재무부 관계자 등을 만나 조선과 에너지 등 6대 분야를 중심으로 한미 양국간 전략적 산업 협력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들은 한미가 흔들림 없이 대화할 수 있는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SK그룹 차원에서도 북미 대관 컨트롤타워인 SK아메리카스를 중심으로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SK는 복잡해진 미국 정세 대응을 위해 북미지역 통합 대외협력 법인인 SK아메리카스를 신설한 바 있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대미 투자에 대해서는 “이미 계획된 투자가 있는데 그건 그대로 갈 것이다. 보조금과 정책 등 여러가지 상황이 있어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지금 관세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SK하이닉스의 경우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 달러(5조6600억원)를 투자해 AI(인공지능)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에 가장 먼저 선물 보따리를 안기며 적극적인 관세 대응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미국을 찾은 정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210억 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정 회장이 큰 선물 보따리를 풀었지만 ‘관세의 무풍지대’에 놓이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지난해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101만5005대를 미국에 수출했다. 향후 현지 생산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더라도 50만∼70만대는 관세 영향권에 남는다.정 회장은 “관세라는 것은 국가 대 국가 문제이기 때문에 한 기업이 어떻게 한다고 해서 그 관세 정책이 크게 바뀔 거라고 생각을 못하고 있다”고 우려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향후 현대차는 미국 내 생산을 늘려 미국 관세 폭탄의 충격을 완화해 나가야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의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 참석해 현재 연간 30만대에서 50만대로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 분야는 지난 2일 발표된 상호관세는 피했지만 엔진, 변속기, 파워트레인 등 핵심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등은 5월3일 이전에 발효될 예정이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두용 기자 2025.04.07 06:30
산업

정의선 선제 기부에 '전기차 의무화 철폐'한 트럼프 응답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전기차 의무화 철폐’를 공론화하면서 북미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무엇보다 취임식 기부금을 선뜻 내놓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전날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장재훈 부회장과 성 김 대외협력 사장 등의 경영진이 참석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교류에 심혈을 기울였다. 다만 정의선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현대차는 트럼프 취임식에 기부금 100만 달러(약 14억5000만원)를 기부했다. 현대차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트럼프 2기’ 대응과 관련한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사로 “‘그린 뉴딜(친환경 산업정책)’을 종식하고, 전기차 의무화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친환경차 전환에 힘을 주고 있는 현대차 입장에서 전기차 의무화 폐지 정책은 달갑지 않다. 이에 트럼프 2기 정책에 따라 북미 사업 전략을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수출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하이브리드차(HEV)와 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를 포함한 친환경차 수출이 전년 대비 3% 증가한 70만7853대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23년 규모를 넘어선 수치로 친환경차 기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이었다. 이처럼 현대차는 ‘친환경차 전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리스크’라는 변수를 맞닥뜨리게 됐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정부 부처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책정한 전기차 보조금 등의 지출을 즉각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기존 무역협정을 재검토하고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 관세를 최대 20%까지 적용한다는 방침마저 세웠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 성사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회동 성사에 앞서 현대차가 어떤 ‘투자 보따리’를 준비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정 회장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2022년 국내에서 회동하면서 총 12조6000만원의 신규 대미 투자를 약속했고, 이를 바탕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한 바 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은 2022년 이후 178억5000만 달러(약 26조원)의 투자액을 쏟아부으며 북미 시장에 심혈을 기울였다. 트럼프 행정부에도 ‘당근책’이 필요한 상황인데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우선 126억 달러(약 18조1000억원)를 투입한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투자와 GM 등 현지업체와 협력 노력을 적극적으로 강조할 전망이다. 또 관세를 피하기 위해 HMGMA과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기아 조지아공장의 총 연간 생산량을 118만대까지 끌어올려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70%까지 늘릴 계획이다. 미국 행정부와 협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성 김 사장은 올해 초 신년회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상황을 보고 어떻게 변화가 있는지 대응해야 한다. 어느 정도 준비는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취임식에 앞서 뜻하지 않은 ‘낭보’도 전해졌다. 현대차가 의전용으로 준비하지 않았는데 트럼프 가족이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공군기에 탑승하는 현장에서 현대차의 ‘제네시스 GV80’이 깜짝 포착된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금도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IRA 폐지와 축소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구체화 되면 HMGMA 준공식과 회동 여부 등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1.22 07:00
산업

회장님들 ‘동유럽 심장부’ 방문 앞두고 추석 연휴에도 분주

4대 그룹 총수들이 하반기 경영 구상과 체코 방문 준비로 다소 분주한 추석 연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 맞춰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이들은 ‘원전 수주’ 지원 사격뿐 아니라 반도체와 자동차, 에너지 사업 등에서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공 들이는 반도체 산업 협력 기대 11일 업계에 따르면 4대 그룹 총수들이 추석 연휴 후 곧바로 이어지는 체코 방문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길에 동행한다. 4대 그룹 총수 모두 경제협력단으로 참여하는 건 올 들어 처음이다. 지난 6월 중앙아시아 3국 순방길에는 최태원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등이 출격한 바 있다. 이번 순방의 핵심은 원전 수주에 있다. 24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과 관련해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이를 경제인들이 지원 사격하는 격이다. 내년 3월 최종 수주가 결정된다. 총수들은 원전 수주를 위해 체코와 경제협력 보따리를 풀어야 하는 입장이다. 우선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산업과 관련한 논의를 펼칠 전망이다. 체코는 지난해 유럽연합(EU)에서 반도체법을 제안할 정도로 반도체 산업 성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운 체코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유치를 겨냥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반도체 기업인 온세미 유치도 성공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체코 프라하에 판매법인을 두고 있어 이를 토대로 반도체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체코는 ‘동유럽 심장부’로 전자업의 생산기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체코 정부가 이재용 회장에게 반도체 공장 설립과 관련해 매력적인 세제 혜택을 제안할 수도 있다. SK그룹의 경우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와 SK키파운드리의 생산법인을 체코에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이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의 투자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최태원 회장은 체코 정부와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과 관련해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제조업이 발달한 체코를 유럽의 반도체 전략기지로 삼는 것도 향후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많은 기업의 관계자들이 체코로 떠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순방 기간 사업 협력을 위해 추석 연휴 기간에 준비해야 할 서류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의 경우 체코 순방길에 오르기 전 북유럽의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추석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은 바 있다. 자동차와 전장사업 확대 기회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와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사업에서도 협력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우선 현대차는 체코를 유럽의 전략 요충지로 삼고 있다. 자동차 생산공장은 물론이고 배터리 시스템 생산공장도 갖추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체코 현지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기업의 경우 총수들이 현지 사업장을 점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대통령과 함께 생산 현장을 둘러볼 수도 있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LG그룹도 구광모 회장이 총수가 된 뒤 처음으로 인수했던 전장 업체 ZKW가 체코 브라티모프에 위치하고 있다. 올로모우츠 지역에는 ZKW의 연구개발 법인이 가동되고 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지난 1992년 판매법인을 설립한 후 30년 이상 가전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장 사업을 키우고 있는 LG로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공장들이 즐비한 체코에서 협력 확대를 기대할 수도 있다. 한 재계 전문가는 “4대 그룹 총수가 올해 처음으로 총출동하는 만큼 굵직한 이벤트들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원전,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동시에 물밑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12 07:00
산업

‘돈 보따리’ 푸는 국내 이커머스...출혈 경쟁 우려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돈을 벌겠다"며 수익성을 강조하던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최근 들어 너나없이 '돈 보따리'를 풀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테무 등 C커머스(중국계 이커머스) 공세가 거세자, 기조 변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같은 '쩐의 경쟁'이 자칫 '출혈 경쟁'으로 번지진 않을지 우려도 나온다.1000억 푸는 G마켓, 골드바 내건 11번가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업체 G마켓은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빅스마일데이(오는 7~20일)를 맞아 고객 유치를 위해 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투입 비용의 두 배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G마켓은 우선 할인쿠폰과 카드 할인 등 가격 혜택에만 700억원을 쓴다. 상품 할인 혜택 규모는 650억원으로 종전보다 약 50% 늘린다. 카드사 중복 할인액도 역대 최대인 50억원 이상을 확보했다. 이용자는 최대 15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는 데도 100억원 이상 투입한다. 이달 신세계그룹 통합 멤버십인 ‘신세계유니버스클럽’ 신규 가입 회원을 대상으로 기존 3만원인 연회비를 4900원으로 84% 인하한다. 모든 신규 가입자에게는 멤버십 1년 무료 연장 혜택도 준다. 11번가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상반기 최대 프로모션인 ‘십일절 페스타’를 진행하는데, 행사 기간과 고객 혜택을 크게 늘렸다.보통 십일절 페스타는 1일부터 11일까지 총 11일간 진행했는데 올해는 기간을 이틀이나 더 늘렸다.11번가는 또 총 520만여 개에 달하는 상품을 최대 72% 할인 판매한다. 혜택도 강화했다. 모든 고객에게 5000원 할인쿠폰(5만원 이상 구매, 매일 선착순 발급)과 3000원 할인쿠폰(4만원 이상 구매, 기간 내 2장 발급) 2종을 발급한다. 행사 마지막 날인 11일에는 '카카오페이머니' 3000원 할인쿠폰도 추가로 제공한다.11번가는 골드바 경품도 마련했다. 100% 당첨 이벤트 '억만장자 가위바위보 게임'을 통해 총 1억원 상당의 골드바를 추첨해 나눠준다.알리·테무 공세 막아라…적자는 어쩌나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대규모 자금 투입에 나서는 배경에는 C커머스의 통 큰 투자 행보가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알리의 한국 법인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는 지난달 334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증자했다. 이번 증자는 지난 2월에 이어 2개월 만에 이뤄진 증자다. 앞서 알리는 지난해 8월 자본금 1억원으로 한국에 현지법인을 세웠다.이에 업계는 알리가 한국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알리의 모회사인 중국 알리바바그룹은 지난달 한국 정부에 앞으로 3년간 11억 달러(약 1조5200억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계획서를 제출한 바 있다.또 다른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는 지난 2월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테무 역시 저렴한 가격과 할인쿠폰, 미끼상품 등을 통해 인지도와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다. 중국 C커머스의 성장은 당장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월평균 이용자 수는 쿠팡 3026만5384명, G마켓(옥션 포함) 835만9696명, 알리 807만6714명, 11번가 745만2003명, 테무 660만4169명이었다. 알리는 지난해 1분기(368만4594명) 대비 119% 증가해 G마켓에 근접한 상태다.급성장하는 C커머스에 대항해 투자를 늘리려는 분위기는 다른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에서도 감지된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전년보다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며 “과거처럼 대규모 투자는 아니지만, 비용 효율화로 얻은 재원 일부를 경쟁력 확보에 투자할 것”이라고 전했다.이는 적자 폭을 줄이며 건전한 수익성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적재적소에 투자해 신규 고객 등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업계 '생존'과 직결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도한 출혈경쟁이 부를 파장에 대한 우려도 업계에서 적잖이 제기된다.업계 관계자는 "프로모션 비용을 들여 기획전 등을 통해 한시적으로 판매가를 내릴 순 있지만 이를 지속하거나 상시화하면 수익성 제고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치열한 경쟁으로 각 업체들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상황이 지속되진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5.02 07:00
IT

지원금 상향·5G 요금 하향, 이통 아닌 '고통' 3사 되나

따스한 봄이 다가오고 있지만 이동통신 3사에는 한파가 들이닥친 모습이다.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지원금을 추가로 풀고 요금제의 하한선까지 손보게 됐다. 소비자들의 기대는 한껏 고조된 가운데 5G로 '연간 합산 영업익 4조원' 시대를 연 이통사들의 표정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24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지난 23일 최대 10만원대였던 전환지원금을 30만원대로 상향 조정했다. 당초 이통 3사는 과열 경쟁을 우려해 합리적인 선에서 전환지원금을 책정했다.전환지원금은 번호 이동을 할 때 이통사가 기대 수익과 위약금 등을 고려해 뒷받침하는 혜택이다. 이통사와 스마트폰 제조사의 재원이 들어가는 공시지원금의 '시즌2'로도 불린다.정부는 최대 50만원으로 기준을 정한 전환지원금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며 이통사에 책임 있는 결정을 촉구했다. 결국 이통 3사는 지난 22일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취임 후 첫 CEO(최고경영자) 회동에 맞춰 보따리를 풀었다.전환지원금 대상 모델과 규모는 이통사마다 다르다. 가입한 요금제가 비쌀수록 지원금이 높아지는 구조다.SK텔레콤은 월 12만5000원의 '5GX 플래티넘' 가입 시 '갤럭시Z 폴드5'(256GB)의 전환지원금을 32만원으로 정했다. 여기에 유통망이 15%인 4만8000원을 추가로 줄 수 있다.공시지원금까지 더하면 구매가가 209만7700원에서 117만7700원으로 확 떨어진다. 등 떠밀려 곳간을 열었지만 이통 3사는 정부의 정책을 최대한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SK텔레콤 관계자는 "전산 시스템을 신속하게 구축해 유통망의 전환지원금 지급 절차를 더욱 간소화할 예정"이라며 "불법보조금을 운영하는 유통 채널 근절에 나서 시장 과열로 인한 이용자 차별과 시장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전환지원금 지급으로 이통 3사의 출혈이 불가피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유영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환지원금 규모는 점진적으로 커지고 번호 이동도 소폭 증가할 것"이라며 "통신업의 마케팅 경쟁이 안정화 시기에 들어섰다지만 3사가 치킨게임 국면에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3사 합산 마케팅 비용이 9.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이통 3사는 3만원대 5G 요금제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막바지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KT는 지난 1월 일찌감치 온라인 전용 '요고' 요금제를 론칭해 월 3만원대로 5G 진입 장벽을 낮췄다. LG유플러스도 통신 플랫폼을 표방한 '너겟'을 선보이며 3만원대에 5G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다만 해당 상품들이 온라인 전용이거나 별도 앱에서 가입해야 하는 등 특성이 있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기존 라인업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저가요금제 출시는 이통 3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 하락과 직결된다.지난해 4분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ARPU는 2만9562원, 2만19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13.5% 줄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중저가 요금제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022년을 기점으로 바닥을 향하고 있다.이처럼 이통 업계를 바라보면 걱정 섞인 시선이 시장에도 영향을 주는 분위기다. 40%에 가까웠던 LG유플러스의 외국인 주식 보유율은 최근 37%까지 떨어졌다. SK텔레콤의 외국인 매매량도 지난 15일 이후 6거래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통 3사의 2024년 연간 실적 전망이 좋진 않다"며 "이동전화 매출 정체와 영업 비용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3.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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