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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고려아연, 세계 최대 규모 수소 전시회 'H2 Meet' 3년 연속 참가

고려아연은 오는 27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수소 전문 전시회 '2024 H2 Meet'에 3년 연속으로 참가한다고 25일 밝혔다.고려아연은 미래 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핵심 축인 신재생 에너지와 그린수소 사업 비전을 중점 홍보할 계획이다.전시관은 키 컬러로 그린과 블루를 사용했고, 바다 위를 항해하는 배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바닥에는 플로어 LED를 설치해 물과 청정에너지로 만드는 수소를 형상화했다.전시관 내부에는 고려아연이 그린수소로 생산할 그린메탈에 대한 설명과 세부적인 내용을 배치했다. 부스 상단의 원형 구조물은 물방울이 번져 나가는 모양을 표현해 고려아연이 업계에 미칠 영향력을 상징화했다.스페이스 스크린에 투영되는 물과 바람의 조명 패턴이 부스 전체의 느낌을 밝고 미래 지향적인 느낌이 들도록 구성했다.이번 전시에서는 부스 중앙에 메인 디오라마 2개를 설치해 복잡한 사업 구조를 방문객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제1 디오라마는 호주 신재생 에너지 발전과 해당 전력을 활용한 그린수소의 개발·생산 과정을 담았다. 호주에서 생산된 그린수소는 그린암모니아 형태로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다.제2 디오라마는 국내 그린수소의 다양한 활용 방안을 담고 있다. 고려아연의 신재생 에너지와 그린수소 사업의 밸류체인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또 자회사인 호주 SMC제련소 부지 내 2018년 현지 최대 규모인 124㎿급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하면서 매년 SMC 제련소 전력 수요의 25%를 태양광 에너지로 공급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고려아연 관계자는 "호주를 중심으로 한 신재생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와 추진 현황도 부스내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9.25 08:51
산업

울먹인 고려아연 산증인 "K반도체 재료 중국에 안 넘긴다"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 고려아연이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맞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파트너에서 적으로 돌아선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쥐게 되면 국가 기간산업이 통째로 중국으로 넘어갈 게 뻔하다는 주장이다. MBK는 투자 관련 배임과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등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흠집 내기로 맞불을 놓고 있다.중국 자본이 국가 기간산업 넘봐이제중 고려아연 CTO(최고기술책임자) 부회장은 24일 서울 종로 그랑서울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철금속은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국내 주요 산업에 핵심 원자재를 공급하는 기간산업"이라며 "MBK라는 투기 자본이 중국 자본 등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 이런 약탈적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또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쓰는 황산 절반이 우리 제품"이라며 "고려아연이 반도체 황산 생산을 멈추면 반도체 고객사는 셧다운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황산은 세정 공정에 주로 쓰인다.지난 1985년에 입사해 40여 년간 몸담은 이 부회장은 고려아연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이날 19명의 핵심 기술 인력들과 기자들을 마주한 자리에서 홀로 입장문을 낭독한 뒤 자리로 돌아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것을 우려한 회사 만류에도 이 부회장이 자청해 기자회견을 마련한 것은 최대 2조원을 쏟는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시도 때문이다. MBK는 오는 10월 4일까지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해 최소 7%에서 최대 14.6%의 지분을 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달 4일 기준 고려아연 주주 구성을 보면 장형진 영풍 회장 및 친인척 등 영풍 측 지분은 33.13%,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및 친인척과 파트너사 현대차그룹, 한화, LG화학 등 고려아연 측 지분이 33.99%로 팽팽하다.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은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7.57%다.고려아연 배당금으로 영풍 먹여살려 이처럼 영풍이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의 운전대에 목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같은 비철금속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적자에 허덕이는 영풍이 글로벌 우위를 점한 고려아연의 배당금으로 부족한 곳간을 채우고 있어서다.올 상반기 영풍은 별도 기준 5억85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런데 같은 기간 고려아연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 263억원 덕분에 영업외이익을 반영하는 당기순이익은 253억원을 기록했다.영풍이 고려아연으로부터 받은 연간 배당금은 2018~2019년 500억원대에서 2020~2021년 700억원대로 오르더니 2022년 약 1037억원, 2023년 1556억원으로 훌쩍 뛰었다.고려아연은 올해 2분기 매출이 3조582억원으로 분기 최대를 경신했고, 영업이익은 2687억원으로 2000년 이후 98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이에 반해 영풍은 주력 사업장인 경북 봉화군의 석포제련소가 작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세 차례의 근로자 사망 사고로 가동률이 50%대로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이 8338만원에 그쳤다.핵심 계열사가 최대주주를 배당금으로 먹여살리는 셈이다.두 회사의 실적 차이를 두고 이제중 부회장은 "경영 능력과 기술력이 다르다"며 "최 회장(고려아연)은 직원을 가족처럼 대한다. 장 고문은(영풍) 머슴처럼 관리하는데 누가 애사심을 갖겠나"라고 꼬집었다. 안전에 관심을 갖도록 자사 온산제련소 직원들에 매달 10만원씩 현금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예로 들었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75년 동업자 관계에 금이 간 것도 배당금이 원인이다.고 장병희·최기호 창업주는 1949년 영풍 모체인 영풍기업사를 공동 창업하고, 1974년에는 자매회사인 고려아연을 설립했다.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각각 경영을 맡고 있다.그러다 최씨 일가 3세 최윤범 회장이 2022년 고려아연 수장이 되면서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영풍의 배당금 확대 요구에도 최 회장은 신재생 에너지·이차 전지 소재·자원 순환 사업을 3대 축으로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며 투자에 더욱 주력했다.이에 지난 3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벌어졌고, 배당을 늘리는 영풍의 정책 변경 제안이 부결됐다.최 회장 경영 능력 의심하는 영풍·MBK이날 MBK도 입장문을 내 고려아연의 경쟁력을 중국에 매각하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최 회장의 경영 능력을 문제 삼았다.MBK는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투자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회장의 SM 주가 조작 의혹을 받는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미국 전자 폐기물 재활용 업체 이그니오홀딩스 인수를 거론했다. 고려아연의 영업이익률 하락 이유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원아시아파트너스는 단순 재무적 분산 투자다. 당시에 현금(약 2조5000억원)이 많았다"며 "이그니오의 경우 우리나라에 자원이 없을 것을 고려해 미국의 냉장고, TV 등 폐자재를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로 가져와 새로운 자원을 얻기 위한 장기적 관점의 투자"라고 설명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9.25 07:00
산업

고려아연 신용등급 SK·LG엔솔급인데…MBK "재무건전성 우려" 진실은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에 나선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군이 무리한 투자에 따른 재무건전성을 문제 삼자 고려아연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악의적으로 순부채 상황에 직면한 것처럼 편집했으며, 실제로는 국내 최고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가져가고 있다는 주장이다.고려아연은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2곳인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장기 신용등급 'AA+'를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며, 기업어음도 최상위 등급인 'A1'을 받았다.고려아연에 따르면 금융사와 공사를 제외하고 한국기업평가에서 AA+ 등급을 받은 기업은 에쓰오일과 삼성물산, SK㈜뿐이다.나이스신용평가 AA+ 등급에는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 SK텔레콤, 현대모비스, 삼성물산, GS칼텍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선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순부채 포지션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9년 고려아연의 금융권 차입 부채는 410억원으로 사실상 없었는데 올해 6월 말 현재 1조4000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유상증자·자사주 처분으로 조달한 1조3000억원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도 덧붙였다.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무분별한 투자를 재무건전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했다.완전자본잠식 기업을 매출의 203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투자한 이그니오,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혐의로 대표가 기소된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등을 대표적 예로 꼽았다.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가 적대적 인수·합병(M&A) 논란을 피하기 위해 수치를 왜곡했다고 맞섰다.순부채 상태 우려와 관련해 고려아연은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고려아연의 현금(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기관예치금+단기투자자산)은 2조1277억원이다. 같은 시기 총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차입금+유동성사채+장기차입금+사채)은 1조3288억원"이라며 "총차입금을 모두 상환해도 7989억원이 남는 순현금 상태"라고 말했다.이어 무리한 투자로 손해를 봤다는 지적에 대해선 "2022년 이그니오를 인수하면서 이그니오의 기존 주주가 가진 트레이딩 부문의 자산도 함께 취득했다"며 2021년 이그니오의 매출 637억원 기준 인수 대가는 203배가 아닌 약 9배로 합리적인 평가라는 설명이다.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의 경우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아 금융 당국에 공시까지 했으며, 투자한 펀드들에 대해 약 800억원의 원금을 회수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아 손실액이 부풀었다고 강조했다.고려아연 관계자는 "앞으로도 뛰어난 현금 창출력과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해 계속해서 '초우량 기업' 지위를 지켜나갈 것"이라며 "신사업 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차질 없이 추진해 비철금속 1위를 넘어 글로벌 1위 친환경 에너지·소재 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9.20 15:15
예능

[TVis] 정애리 “교통사고로 죽을 뻔…데뷔 상금, 집 한 채 값” (같이 삽시다)

배우 정애리가 드라마 촬영 당시 당했던 교통사고를 회상했다. 12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는 배우 정애리, 조은숙이 새 멤버로 합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이날 정애리는 4년 전 조은숙과 함께 찍었던 드라마 ‘간택’을 언급하며 “그때 교통사고 났었다. 촬영 일정에 차질이 있을 뻔했는데 빠르게 복귀했다. 그때 정말 죽을 뻔했다”고 말했다.그는 또 과거 복막염, 난소암 등을 앓으며 항암치료로 밀가루 끊어야 했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정애리는 “모든 밀가루가 나쁜 건 아니다. 다만 글루텐 성분은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날 방송에서는 정애리의 데뷔 시절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1978년에 KBS에서 상금 받고 들어왔다. 3400대1 경쟁률을 뚫고 1등 했다. 상금이 200만원이었다”며 “당시 집 한 채 값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애리는 1980년대를 주름잡은 3세대 트로이카 배우 중 한 명으로, 시청률 72% 대기록을 달성한 드라마 ‘사랑과 진실’에 출연해 큰 사랑을 받았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12 22:50
LPGA

작년보다 다 좋아졌는데 '우승만 없다', 방신실 "조급하지만 기다리고 있어요" [IS 용인]

"조급한 마음도 있지만, 기다리고 있어요."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방신실(20·KB금융그룹)은 우승에 목마르다. 방신실은 지난해 두 차례나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김민별(20·하이트진로) 황유민(21·롯데) 등 신인 트로이카 중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아직 소식이 없다. 평균 타수나 페어웨이 안착률, 그린 적중률 등 세부 지표는 지난해보다 더 나아졌지만 우승과는 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31일 KG 레이디스 오픈 2라운드에서도 다소 운이 없었다. 방신실은 31일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 둘째날에서 7개의 버디를 몰아 쳤지만 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를 작성하며 공동 4위에 머물렀다.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에서도 9번 홀(파5)이 방신실을 괴롭혔다. 세컨드 샷이 벙커에 떨어졌고, 이후 러프로 탈출했으나 그린을 노리고 친 어프로치샷이 그린 주변 벙커에 빠지면서 연달아 위기를 맞았다. 결국 더블보기로 홀아웃하면서 두 타를 잃었고, 공동 선두였던 순위도 박보겸(26·안강건설)의 마지막 홀 버디와 함께 4위까지 떨어졌다. 경기 후 만난 방신실은 "오늘 전반적으로 샷감이 좋아서 마지막 홀까지 완벽한 플레이를 했는데, 마지막 홀에서 너무 황당한 실수를 해 너무 아쉬웠다"며 "티샷부터 감겨 들어가면서 불안했는데 다행히 페어웨이에 떨어졌지만 이후에 정확도가 떨어져서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다"라면서 허탈하게 웃었다. 하지만 방신실은 좌절하지 않았다. 선두와는 아직 3타 차. 그는 "써닝포인트가 하루에도 많은 타수를 줄일 수 있는 코스다. (선두와) 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일 열심히 해보겠다"라며 역전을 다짐했다. 방신실은 올해 아직 우승이 없는 점에 대해 "조급한 마음도 들지만, 계속 (조급함을) 누르면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서 버티면 (우승이) 나올 거라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티샷 정확도나 페어웨이 안착률, 숏 게임 등 전체적으로 기량은 지난해보다 나아졌고 꾸준한 것 같다. 좋아졌다고 생각하니 경기할 때도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라며 차분하게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우승을 위해 넘어야 할 산으로, 방신실은 '체력'을 꼽았다. 그는 "마지막 날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선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체력 훈련을 따로 하지 않아서 더 힘들긴 한데, 잘 자고 잘 먹으면서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방신실은 "마지막 날 최대한 많은 타수를 줄일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임하겠다"라며 마지막 날 각오를 전했다. 용인=윤승재 기자 2024.08.31 17:04
영화

[오동진 영화만사] 독파해 내기 최고로 어려운 영화 ‘희생’, 이렇게 보면 된다

소련 시대, 러시아의 거장 감독이었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1986년작 ‘희생’의 4K 리마스터링 복원판 시사회에는 영화계의 내로라 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한국에서는 1995년에 개봉됐었으니 29년만의 재개봉이다. 2시간29분의 러닝 타임 후 극장을 나오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수고했다”는 인사말을 건넸다. 영화는 21일 개봉됐다.‘희생’은 ‘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일화를 갖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 감독 육상효도 이 영화를 ‘픽스 롱테이크 쇼트 때문에 영사기가 멈췄다고 관객들이 항의했던 작품’이라고 기억하고 있을 정도다. 영화 안에 담겨진 수 많은 상징과 알레고리, 현학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철학적 담론, 부조리극처럼 이어지는 배우들의 수많은 대사와 연기 탓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희생’을 현대 영화사에 있어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제7의 봉인’만큼 가장 독파하기 힘든 영화로 생각한다. 깊이 잠들지만 않는다면, 그래서 중반부까지를 잘 참고 넘어 가면 이 영화가 어떤 시대 배경에서 나온 것이고, 또 그래서 어떤 얘기를 하는 것인 지 정도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된다. ‘희생’의 시대 배경은 1985년이다. 베를린 장벽은 아직 붕괴되지 않았고(1989년 8월) 소련 연방은 해체되지 않았던 때다.(1992년 공식 해체) 러시아는 여전히 소비에트 연방의 주축국이었고 공산당이 지배하던 체제였다. 고르바초프가 등장하기 직전이었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이 시작된 것은 베를린 장벽 붕괴를 전후한 일이다. 아직 몇 년이 더 걸릴 터였다.그러니까 이 영화가 나온 1986년과 이 영화의 시대 배경인 1985년은 세계가 극도로 불안한 때였다. 당시 미국의 지도자는 로널드 레이건으로 그의 집권 2기 때였다. 로널드 레이건은 소련이 우주 핵무기를 개발 중이라는 정치적 선전과 함께 미국 스스로의 우주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인 일명 ’스타워즈’ 계획을 발표하며 전 세계를 미-소간 우주 핵무기 대결로 치닫게 했다. 바야흐로 1985년은 우주 핵 전쟁으로 인한 제 3차 세계대전과 지구와 인류의 종말이라는 세기말적 분위기가 압도했던 시기였다. ‘희생’은 바로 그러한 시대의 아우라를 전폭적으로 극 전체에 깔고 있는 작품이다.‘희생’은 타르코프스키가 1984년 이탈리아 망명 이후 만든 작품이라는 점도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된다. 타르코프스키는 스탈린 체제였던 1932년에 태어나 영화 인생 대부분을 소련 공산당과 갈등을 벌이며 살아 간다. 1966년작 ‘안드레이 루블료프’부터 전설의 소련 SF영화 ‘솔라리스’(1972)에 이르기까지 타르코프스키는 인간 본성의 문제와 우주의 근원, 인간 구원의 종교성까지, 유물론을 지배 이데올로기로 내세운 소련 당국이 그토록 싫어하는 관념의 영화들을 만들어 내는데 열중했다. ‘희생’은 타르코프스키의 반(反)유물론, 인간이 궁극의 구원에 이를 수 있는 그의 종교 철학적 담론이 집대성 된 것으로 평가된다. 주인공 알렉산더는 인류 종말의 극단적 상황에서 자신이 가진 것을 다 비우고(집을 불태우고) 하녀인 마리아와 통정을 한다.(계급을 뛰어 넘으려 한다.) 그는 작은 실천에 애를 쓴다. 죽은 나무를 심고 실어증에 걸린 아들에게, 3년을 물을 주고 정성을 다하면 나무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한다. 알렉산더는 미친 세상을 향해 스스로 미친 사람이 됨으로써 시대가 자신을 지배할 수 없음을, 이념의 광기가 인간의 정신을 지배할 수 없음을 증명하려 애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생’은 수많은 질문과 의문부호를 이어가게 한다. 영화 오프닝부터 나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동방박사들의 경배’는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인류를 구원할 메시아의 출현이 필요하다는 의미일까. 알렉산더가 하녀 마리아와 동침을 하는 장면은 미켈란젤로의 작품 ‘피에타’를 연상시키는 것은 왜일까. ‘희생’의 재개봉이 이번엔 관객들에게서 어떤 반응들을 끌어 낼까. 1995년에 비해 관객들은 성숙했을까. 타르코프스키가 다시 한번 국내에 예술영화 붐을 일으킬 것인가. 그건 꼭 중요한 문제는 아닐 수 있다. 영화는 시대를 넘어 당대에까지 이르며 여전한 세상의 수많은 난제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희생’은 바로 그러한 영화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8.22 05:55
예능

‘같이 삽시다’ PD “박원숙X혜은이 케미 더 단단...텐션 높아질 것” [IS인터뷰]

“텐션이 좀 더 높아질 겁니다.” KBS 대표 시니어 프로그램인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이하 ‘같이 삽시다’)가 오는 9월 12일부터 리뉴얼된다. 배우 박원숙이 프로그램의 무게 중심을 그대로 잡고, 통통 튀는 매력의 가수 혜은이가 단단히 뒷받침할 예정이다. 여기에 다채로운 게스트들이 출연해 풍성한 이야기가 담길 계획이다. 고찬수PD는 일간스포츠에 “기존 틀에 조금씩 변주를 두면서 시청자들에게 새로움과 재미를 더 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같이 삽시다’는 화려했던 전성기를 지나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 중인 혼자 사는 중년 여자 스타들의 동거 생활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7년 KBS 1TV에서 시작해 2021년 2TV로 자리를 옮겼는데 첫방송 후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해 시청률도 2TV 기준 평균 3~4%대(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유지한 데다가, 올해 기준 지난 5월에는 최고 5%대 후반까지 뛰어오르면서 새 시청자들의 유입 가능성을 증명했다. ‘같이 삽시다’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기존 시청자들과 새 시청자들을 모두 사로잡을 계획이다. 첫 게스트는 배우 정애리와 조은숙으로 경북 영덕에서 촬영이 이뤄진다. 1980년대를 휘어잡은 ‘3세대 여배우 트로이카’로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는 정애리가 생애 첫 리얼리티 예능에 도전해 털털한 반전 매력을 보여주고 세 딸의 육아와 자기관리, 배우까지 쉴틈없이 바쁜 ‘워킹맘’ 조은숙이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발산할 예정이다. 고찬수PD는 “약 3년간 이어진 시즌3에선 4명의 고정 출연자들의 토크쇼가 밑바탕에 있었는데 게스트들이 활약하면서 조금씩 분위기가 바뀌어가고 있었다. 마침 변화가 필요한 때라 여기고 있던 상황이라서 게스트에 좀 더 힘을 주려 한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새로운 장소에서 2박3일간 함께 지내는 콘셉트 하에서 출연자들과 게스트들 간 케미가 더 색다르게 돋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긴 시간을 함께 하면서 출연자와 게스트 모두의 진솔한 얘기가 시청자들에게 전달될 거라 기대하고 있다”며 “평소 여행할 때 이들의 가방 안에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부터 아침에 잠에서 깬 직후의 모습 등을 통해서도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변화의 시도는 박은숙의 단단한 존재감과 예능인으로서의 혜은이의 활약 덕분이다. 고찬수PD는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혜은이가 ‘같이 삽시다’와 함께 컸다는 얘기가 많다. 실제 현장에서도 무척 적극적”이라며 “박원숙, 혜은이와 함께라면 어떤 손님이든 모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들간의 단단한 케미도 고스란히 보여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같이 삽시다’는 예능적 요소가 있는 동시에 시청자들이 스타들을 통해 어떻게 중년을 준비해야 할지를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같이 삽시다’는 화려한 인생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스타들도 결국 보통의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며 잔잔한 감동까지 자아내 왔다. 고찬수 PD는 “시니어 예능은 기존 예능과 확실히 다른 차별점이 있다. 출연자들의 오랜 삶이 당연히 녹아들 수밖에 없다”며 “’같이 삽시다’가 중년 시청자층의 공감뿐 아니라 젊은 시청자들에게도 남다른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점 또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8.08 06:05
연예일반

강재수, 글로벌 트로트 스타로 도약하나

트로트 가수 강재수가 국경 초월 다방면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강재수는 2019년 KBS2 ‘노래가 좋아’의 특집 방송인 ‘트로트가 좋아’에 출연, 주 장원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후 TV조선 ‘미스터트롯2’에 출연해 뚜렷한 이모구비에 느낌 충만한 감성소울 보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미스터트롯2’ 이후에는 싱글 ‘아픈 손가락’을 발표하는가 하면 ‘제30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에서 신인가수상을 수상하는 등 두각을 보였다. 트로트계 ‘의리남’으로 꼽히는 그는 동료들의 콘서트 게스트와 팬미팅 MC, 행사 출연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미스터트롯2’ 대학부에서 만난 강태풍, 장송호와 함께 ‘트로트를 싣고 달리는 삼형제’라는 의미의 프로젝트 팀 ‘트로이카’를 결성, 새로운 도전에도 나서고 있다. 트로이카는 지난 4월 첫 싱글 ‘백점만점’을 발표했으며 지난 달엔 일본에서 총 26회차에 걸쳐 공연을 선보이며 K-트로트 선봉장으로 활약했다. 현재 강재수는 8월 중 발표 목표로 신곡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새로운 프로젝트팀 네시아 멤버로 확정돼 인도네시아를 교두보로 아세안 시장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7.02 17:05
연예일반

김청, 3일만 초고속 이혼→시선 피해 전원주택 이사 “사람꼴 아니었다” (‘4인용식탁’)

배우 김청이 싱글라이프를 공개한다.24일 방송되는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식탁’(이하 ‘4인용식탁’)에서는 80년대 대표 미녀 트로이카 배우 김청이 출연한다.이날 방송에서 김청은 28년 째 거주 중인 경기도 고양시의 전원주택에서 식물과 꽃이 가득한 정원을 가꾸며 사는 싱글 라이프를 공개한다. 연예계 대표 골드미스로도 잘 알려진 김청은 배우 이미영, 배우 이경진, 배우 이민우를 초대해 화려한 싱글 4인방 모임을 개최할 예정이다.김청은 1998년 결혼 3일 만의 초고속 이혼 후 세간의 이목을 피해 강원도 산속 암자에서 1년 반 동안 머물렀던 과거를 회상하며 “(마음이) 정말 아팠던 것 같다. 머리도 다 타고, 피부도 다 상했다. 사람 꼴이 아니었다”고 당시의 심경을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러면서 “사람들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전원주택으로 왔다. 풀을 뽑으며 치유를 했고, 그 후 28년 간 쭉 전원생활을 했다”고 덧붙여 힘든 시간을 자연을 통해 치유 받았다고 털어 놓는다.이어 김청은 자신이 100일 때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홀로 키워주신 어머니에 대해 “나이를 먹으며 그 시절을 생각해보니 엄마가 정말 대단하다. 이제는 나의 유일한 친구이자 동반자”라며 애틋한 마음을 털어놓는다. 이에 배우 이미영은 “김청은 정말 효녀다. 어머니가 떠나시고 나면 청이가 어떻게 될까 걱정스럽다”며 진심으로 걱정하고, 김청은 홀로 남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고백하며 눈물을 보인다.절친들의 싱글 라이프에 대한 공감 토크와 결혼관, 이상형 토크도 이어진다. 먼저 김청은 “싱글 라이프가 편하긴 하지만 혼자가 지긋지긋할 때가 있다. 아직 운명적인 만남을 기다린다”고 고백하고, 현재 두 딸과 함께 살고 있다는 이미영은 “나도 자식들 다 분가하고 나면 혼자 남을 것이 무섭더라. 좋은 사람이 있으면 만나고 싶다”라며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 대한 긍정적 의향을 드러낸다. 또 다른 절친 이경진, 이민우 또한 좋은 사람이 있으면 결혼할 의향이 있다고 답하며 싱글 탈출의 의지를 다진다. 특히 이민우는 “어릴 때는 (단아한 느낌의) 김미숙 누나가 이상형이었다. 이제는 누구든지..”라며 결혼에 대한 간절함을 밝힌다. 이에 이경진은 48세의 이민우에게 “결혼을 한 번도 안 했나?”라고 물으며 이민우를 당황케 해 웃음을 자아낸다.‘4인용식탁’은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10분에 방송된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6.24 14:10
프로야구

타선·불펜 대활약 두산, 남은 건 에이스뿐...알칸타라, 다음주 불펜 피칭 개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기세가 무섭다. 두산은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9경기 연속 승리를 내달렸다. 올 시즌 최저 8위까지 떨어졌던 순위표에서 최고 승차 없는 3위까지 올랐다.연승의 주역은 단연 타선이다. 연승 기간 팀 타율이 0.364,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는 0.984로 독보적인 1위였다. 강승호, 양석환, 양의지를 중심으로 타선이 폭발했고 허경민(5월 타율 0.471)을 비롯해 교타자들의 활약도 빛났다. 4월까지 '구멍'이었던 헨리 라모스 역시 살아났다.반면 마운드는 구원진의 부담이 컸다. 두산 마운드가 믿은 마운드 중심은 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곽빈으로 이어지는 선발진 트로이카였다. 하지만 브랜든이 먼저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됐고, 알칸타라가 뒤이어 팔꿈치 불편감을 느끼고 2군으로 내려갔다.빈자리는 영건들이 채웠다. 최준호, 김유성 등이 대체 선발로 나선 가운데 이병헌, 최지강을 중심으로 어린 투수들이 뒷문을 막았다. 신인 김택연도 2군에서 돌아온 5월 이후 평균자책점 1.50으로 힘을 보태는 중이다. 하지만 타선도, 불펜도 영원할 수 없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고, 불펜은 여름 이후 가장 페이스를 유지하기 어려운 포지션이다. 결국 선발진이 이끌어야 하는데, 브랜든이 복귀하고 곽빈이 호투하면서 두산은 대부분의 조각을 채우는 데 성공했다.남은 게 알칸타라다. 지난달 25일 1군에서 제외된 그는 이달 초 미국으로 건너가 팔꿈치 검사를 받고 왔다. 국내 병원 세 곳에서 이미 검사를 받았으나 선수 본인이 불안감을 숨기지 못해 미국 검사까지 진행했고, 같은 결과를 받았다. 다행히 숨겨진 부상은 없었고, 남은 건 복귀 뿐이다. 알칸타라가 귀국 후에도 불편감을 호소해 복귀 일정을 잡지 못했으나 드디어 불펜 피칭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이승엽 두산 감독은 18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복귀 스케줄이 나왔다. 다음주 불펜 피칭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이후 복귀 일정은 불펜 피칭 이후 결정될 거로 보인다. 2군 등판도 알칸타라의 의사를 묻기로 했다.두산이 알칸타라를 기다리는 건 단순히 그가 에이스라서는 아니다. 알칸타라는 지난해 192이닝, 2020년 198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던 타고난 이닝이터다. 올해도 마지막 등판이던 4월 21일 키움 히어로즈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7이닝을 소화하며 불펜 부담을 최소화했다.알칸타라만 온다면 최근 높아진 불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두산은 2연투 기준 49회(1위) 3연투 기준 4회(공동 3위)를 기록 중이다. 불펜이 197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해 역시 리그에서 가장 많은 부담을 안고 있다. SSG 랜더스(196과 3분의 2이닝)를 제외하면 다른 팀들과 격차가 크다. 남은 시즌엔 부담을 줄여야 불펜도, 두산도 '버티기'가 가능하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1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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