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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앉아서 입만 안 열었으면 한다" 강민호의 경계와 최형우의 유쾌한 대응 [KS1]

"다른 건 모르겠다. 앉아서 입만 안 열었으면 한다.(웃음)"베테랑 최형우(41·KIA 타이거즈)가 상대 안방마님 강민호(39·삼성 라이온즈)를 두고 한 말이다.최형우는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을 앞두고 "삼성이랑 하니까 다른 KS보다 좀 더 색다른 기분인 거 같다"며 "솔직히 (플레이오프에서) 아무나 올라와도 상관없었다. 어느 팀이라고 특정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정규시즌 2위 삼성은 플레이오프(PO)에서 3위 LG 트윈스를 3승 1패로 꺾고 KS 무대에 안착했다. 공교롭게도 삼성은 최형우의 친정팀이다.최형우는 삼성의 경계 대상 1호 타자이다. 통산 KS 출전만 38경기. 불혹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지만 올 시즌, 116경기에서 타율 0.280(425타수 119안타) 22홈런 109타점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김도영과 함께 타선을 이끈 주역이다. 삼성 포수 강민호는 20일 열린 KS 미디어데이에서 "KIA에는 워낙 좋은 선수가 많아서 다 못했으면 한다. 감각이 안 좋아서 투수 공을 못 쳤으면 하는데 경계해야 할 타자는 최형우 선수가 되지 않을까 한다. 아무래도 경험이 많고 중요한 찬스에 강한 타자"라며 "어떻게 해서든 형우 형은 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형우는 시즌 삼성전 타율이 0.381(42타수 16안타), 홈런 4개를 때려내 장타율도 0.738로 수준급이다. 최형우는 강민호가 경계 대상 1호로 꼽은 거에 대해 "(타석에 들어서면 포수로) 시즌 때보다 말을 더 많이 할 거 같은데, 거기에 말린다"며 "시즌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여기선 집중해야 하니까 말을 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떤 말을 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는 "별의별 얘길 다 한다"며 껄껄 웃었다.정규시즌을 우승한 KIA는 20일 정도 KS 대비 자체 훈련을 거쳤다. 최형우는 "(타격감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날씨 때문에 너무 좋게 운동을 잘했던 거 같다"라며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삼성은 젊은 선수가 많아서 한 번 기세를 주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최대한 빨리 끝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투수보다 타격에서 (승패가) 갈리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KIA의 KS 1차전 선발 라인업은 박찬호(유격수) 소크라테스(좌익수) 김도영(3루수) 최형우(지명타자) 나성범(우익수) 김선빈(2루수) 최원준(중견수) 김태군(포수) 서건창(1루수) 순이다. 선발 투수는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 네일은 지난 8월 타구에 얼굴 부위를 맞은 뒤 줄곧 재활 치료에 전념했다. KS 1차전이 부상 이후 공식전 첫 등판이다.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21 17:40
해외축구

모리뉴의 슈트에는 축구 전술이 있다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영어에는 “You Are What You Wear(당신은 당신이 입은 옷이다)”라는 표현이 있다. 여러분이 입는 옷은 단순한 패션을 넘어 여러분이 누구인지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는 의미다. 패션 심리학은 이를 ‘자기만의 스타일이 주는 힘’이라고 정의한다. 다양한 개성으로 무장한 축구 감독들은 자신만의 패션을 통해 선호하는 플레이를 표출할 때도 있다. 경기 중 축구 감독의 복장과 관련된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유럽축구연맹(UEFA)이 정한 특정한 규칙이나 지침은 없다. 따라서 복장의 선택은 주로 감독과 그들이 속한 클럽의 재량에 달려 있다. 특정 리그는 감독의 복장에 관한 권고사항이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감독이 전문적인 복장을 갖춰야 한다는 일반적인 기대치가 있다. 전통적으로 축구 감독은 두 가지 유형의 옷을 입었다. 슈트(suit, 정장)와 트랙슈트(tracksuit, 운동복)가 바로 그것이다. 19세기 중반 현대 축구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감독은 슈트를 입었다. 축구라는 공식적인 행사에 어울렸기 때문이다.하지만 축구가 발전하면서, 패션 격식은 한 발짝 뒤로 물러나게 된다. 궂은 날씨와 때론 척박한 축구장에서 실용적인 트랙슈트가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1980년대 유럽의 축구장은 트랙슈트가 대세였다. 그러나 1990년대에 슈트가 다시 인기를 얻었다가, 최근에는 줄리언 나겔스만이나 미켈 아르테타 같은 젊은 감독들에 의해 트렌디한 캐주얼 복장이 인기를 얻고 있다.그럼에도 슈트를 선호하는 감독은 여전히 많다. 이유가 있다.첫째, 슈트는 감독에게 진지함과 전문성을 부여한다. 이를 통해 감독은 자신의 인지도와 권위를 높일 수 있고, 선수·경기 관계자·언론으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다. 둘째, 감독은 슈트 착용을 통해 축구라는 스포츠와 자신의 클럽과 팬들에게 존경을 표현한다. 셋째, 감독의 역할은 팀을 지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클럽의 홍보 대사이기도 한 감독은 슈트를 입음으로써 클럽의 가치, 전통과 이미지를 대표한다. 넷째, 클럽을 후원하는 스폰서와 광고주들은 감독의 슈트 착용을 선호한다. 그들의 브랜드 이미지는 감독의 옷차림을 통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이렇듯 슈트를 입음으로써 감독은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슈트가 정말 잘 어울리는 현실의 축구 감독은 그리 많지 않다. 패션 센스·체형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보통 남유럽이나 라틴계 감독들이 영국이나 북유럽 출신들에 비해 슈트가 더 잘 어울린다. 필자가 꼽은 슈트가 잘 어울리는 감독 베스트 3를 소개하고자 한다. 3위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감독 디에고 시메오네다. 시메오네의 상징은 올블랙 슈트다. 자켓부터 바지 셔츠·타이·벨트·양말·구두까지 모두 블랙으로 통일한 복장을 통해 그가 얼마나 주도면밀한지 알 수 있다. 수비를 중요시하는 시메오네는 그의 깐깐한 스타일답게 마드리드의 수비진을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게 만들었다. 그 결과 시메오네가 취임한 이후 마드리드는 유럽 최고의 수비력을 가진 클럽으로 탈바꿈했다.게다가 시메오네의 특유의 인상과 올블랙 슈트까지 합쳐져 그는 마피아의 보스 같은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는 보스답게 90분 내내 선수들에게 열정적으로 지시하고 소통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메오네는 많은 선수들로부터 충성도를 이끌어 냈다. 2위는 이탈리아 출신의 꽃중년 감독인 로베르토 만치니이다. 만치니는 꾸며도 칙칙함이 사라지지 않는 영국인 감독과는 차원이 달랐다. 수려한 외모에 탁월한 패션 감각을 가진 만치니는 감독직을 옮길 때마다 팀에 맞춘 그만의 스타일을 보여줘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기술이 있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 감독 시절 네이비색 자켓 위에 클럽을 상징하는 하늘색과 하얀색 줄무늬가 섞인 ‘바 스카프(bar scarf)’를 착용한 만치니의 패션에 많은 잉글랜드 팬들은 감탄을 쏟아냈다. 필자 역시 수많은 감독들이 클럽 스카프를 착용한 모습을 봤지만, 만치니의 스카프는 수준 자체가 다른 멋쟁이의 표본이었다. 1위는 “더 스페셜 원(The Special One)" 조제 모리뉴이다. 다만 현재의 그가 아닌 2000년대 중반부터 10여 년간의 모리뉴로 기간 설정이 필요하다. 젊은 시절의 모리뉴는 정말 특별했다. 카리스마, 탁월한 언변, 최고의 축구 감독, 조각 같은 외모에 뛰어난 패션 센스를 갖춘 그는 “the whole package(다 사진 사람)”였다.10대 후반부터 옷을 신중하게 입기 시작했다는 모리뉴는 패션 스타일에 대해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다. 그의 원칙은 ‘편안함’이다. 편안하지 않다면 보기 좋다고 해서 모리뉴는 절대 입지 않는다. 이렇게 실용성을 중시하는 모리뉴의 원칙은 그의 전술에도 묻어 나온다. 그는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수비적인 전술을 활용하는 등 이길 확률이 가장 높은 전술을 쓰기 때문이다.모리뉴는 선수들도 제대로 차려 입길 원한다. 더운 날 훈련장에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오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축구장은 이들에게 ‘일터’이므로, 경기 당일 스타디움을 떠날 때나 기자 회견장에 갈 때 그는 적절한 옷차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요한 점은 ‘적절함’에 대한 해석을 선수들에게 맡긴 것이다. 선수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모리뉴의 취향은 그의 공격 전술에서도 그대로 묻어 나왔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 감독 시절 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샤비 알론소 같은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에게 공격 전술을 일임하며 많은 골을 기록할 수 있었다.모리뉴는 나이가 들면서 슈트보다는 캐주얼 옷차림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세련된 스타일에서 서서히 멀어지면서 모리뉴는 감독 커리어에서도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9.13 13:00
뮤직

‘컴백’ 데이식스 “‘녹아내려요’, 작업 초반부터 느낌 좋아…위로 되길” [일문일답]

밴드 데이식스(DAY6)가 2일 오후 6시 새 미니 앨범 ‘밴드 에이드’와 타이틀곡 ‘녹아내려요’를 발매하고 컴백한다. 데이식스는 올해 3월 약 3년 만의 미니 앨범 ‘포에버’(Fourever) 및 타이틀곡 ‘웰컴 투 더 쇼’를 발표하고 성공적인 완전체 컴백을 알렸다. ‘웰컴 투 더 쇼’는 대중의 큰 사랑에 힘입어 지난 8월 30일 오전 기준 멜론 톱 100 차트 8위에 올라 자체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이를 비롯해 역주행 후 음원 차트 상위권 붙박이로 자리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28일 오전 기준 멜론 톱 100 차트 6위를 찍고 커리어 하이를 이뤘고, ‘예뻤어’ 역시 10위권에 꾸준히 자리하고 있다. 뜨거운 관심 속 선보이는 새 앨범 ‘밴드 에이드’는 록 그룹을 뜻하는 ‘밴드’와 도움을 의미하는 ‘에이드’를 더해 완성한 이름으로, 언제 어디서든 따뜻한 위로와 힐링을 선사할 것을 약속한다. 타이틀곡 ‘녹아내려요’는 세상의 절망에 얼어버릴 것 같을 때 ‘너’로 인해 모든 것이 녹아내린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경쾌하면서도 강렬한 단짠의 매력, 멜로딕한 펑크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드럼 비트, 드라마틱한 코드 구성의 사운드가 더 큰 응원과 희망의 힘을 북돋는다. <다음은 데이식스의 새 앨범 관련 일문일답>Q. 2024년 3월 미니 8집 'Fourever' 이후 약 6개월 만에 새 앨범 'Band Aid'를 발매했습니다. 빠른 신보 발표에 팬들도 기분 좋은 놀라움을 전해 주셨는데 컴백 소감 부탁드립니다.- 성진: 저희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Young K(영케이): 저희가 만든 음악을 빨리 들려드리고 싶었고 콘서트로도 찾아뵙고 싶었어요. 이렇게 컴백하게 되어 기쁘고, 새 앨범이 팬분들 마음에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원필: 아홉 번째 미니 앨범 'Band Aid'로 DAY6가 돌아왔습니다! 컴백을 준비하면서 콘서트로 팬분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을 통해 일상을 살아갈 힘을 조금이라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도운: 열심히 노력하며 새 앨범을 준비했습니다.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만큼 이번 컴백은 설렘 반, 긴장 반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Q. 전작 'Fourever'가 '3년 만의 완전체 컴백', '팬들과의 반가운 재회'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 앨범은 데뷔 10년 차, 전성기를 맞이한 DAY6가 보여줄 '본격적인 장'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전작과 차별화된 이번 앨범만의 특장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직접 만든 노래로 리스너들의 마음에 울림을 전해온 만큼 새 앨범에도 큰 기대가 모이는데, 신보와 신곡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나요?- 성진: 사운드나 장르적으로 조금 더 짙은 색을 띠는 곡들을 많이 시도해 봤습니다. 저희가 전달하는 메시지도 물론 있지만, 들어주시는 분들의 감상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어떤 의견과 해석 들려주실지 오히려 궁금해요.- Young K: 세상에는 좋은 음악이 워낙 많다 보니 '우리는 어떤 음악을 해야 할까' 늘 고민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번 앨범은 살다 보니 자연스레 찾아온 것들처럼, 손이 가는 대로 쓰려고 했어요. 여러 아이디어를 통해 만든 곡들은 각기 다른 분위기를 내는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번 앨범은 '위로'의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Band Aid'라는 앨범명처럼 이 앨범이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원필: DAY6만의 색을 계속 이어가지만 조금씩의 변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는 저희의 도전적인 면이 들어간 곡들도 준비해 봤고요. 정말 많은 고민 끝에 나온 앨범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곡들의 변화는 있지만 저희가 건네는 메시지는 변함없어요. 저희도, 듣는 분들도 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기에 '우리 같이 살아갈 힘을 얻자'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도운: 이번 앨범에서는 조금 더 다양한 음악을 보여드리고자 했어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DAY6의 음악적 분위기도 담았지만 색다른 곡도 들으시면서 새로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은데, 들어주시는 분들이 'DAY6가 이런 느낌도 표현할 수 있구나' 생각하시게 될 것 같아 기대됩니다.Q. 시원한 펑크 사운드 위로 흐르는 따스한 노랫말이 돋보이는 신곡 '녹아내려요'가 공감과 위로의 정서를 전달하는 밴드 DAY6만의 정체성을 잘 표현해 주는 것 같습니다. '녹아내려요'의 탄생 비화가 궁금합니다. 가사가 힐링의 메시지를 담고 있기에 서정적인 멜로디로 갈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이러한 사운드를 구성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성진: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트랙이 쭉 시원한 사운드만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고, 여러 감정을 드나든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또 잘 맞아떨어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 Young K: 이번 타이틀곡은 가을의 날씨와도 어울릴 것 같고 겨울에는 눈송이와도 어울릴 만한 노래인 것 같아요. 가사 중 '스르륵', '주르륵'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때의 멜로디와 뉘앙스가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수정 과정에서 고민하기도 했지만 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필: '녹아내려요'는 작업 초반부터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작업할 때 기분이 좋은 곡들이 있는데 이 곡이 그랬고요. 시원하면서도 차갑고, 따뜻함도 있다고 생각해서 저는 계절을 타지 않는 곡이 될 것 같습니다.Q. 상처를 덮어 치유하는 'Band Aid'의 의미가 그러하듯 이번 앨범과 타이틀곡 '녹아내려요'를 통해 듣는 이들에게 새 살이 돋도록 돕는 BAND처럼 상처 난 마음을 포근히 감싸주고자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Young K씨가 작사한 노랫말도 인상적인데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는지 궁금합니다.- Young K: 따뜻한 말 한마디, 한 번의 포옹으로 차가운 세상을 견디는 걸 상상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단어들이 주는 어감에 부를 때의 맛과 재미를 더하려고 했습니다. 노래가 주는 느낌이 좋아서 들을 때도 기분이 좋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사를 썼습니다. Q. DAY6 멤버들이 서로 또 팬들과 주고받았던 '듣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스르륵 녹아내린' 위로의 순간이나 메시지가 있다면 함께 말해 주세요.- 성진: 사랑이 묻어있다면 어떤 행동이든 어떤 말이든 저희를 녹아내리게 합니다.- Young K: 제가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더라도 멤버들은 들어주고 받아줄 거라는 확신이 곧 위로인 것 같아요. 우리 마이데이(팬덤명: My Day)도 마찬가지죠. 저는 내려놓는 것이 힘든 사람이었어요. 불특정 다수와 함께하다 보면 의견이 다 다르기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저는 그러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서서히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괜찮다고 응원해 주고 웃어주는 분들 덕분에 점점 녹아내릴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원필: 멤버들과는 오랜 시간 함께 해와서 어떤 말보다도 서로 먼저 배려하는 모습이 보일 때 녹아내렸던 것 같아요. 마이데이분들은 정말 매 순간 감동을 주세요. 그래서 저도 끝까지 보답해 드릴 겁니다.- 도운: 팬분들과 마주하는 매번 녹아내리는 것 같습니다. 현실에 안주하고 있을 때도 있지만 마이데이를 볼 때마다 '이러면 안 되겠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다시 힘을 받는 순간이 많았거든요.Q. 앨범 작업 과정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열정을 다해 만든 신곡들을 어떤 상황에 들으면 가장 좋을지 추천해 본다면요?- 성진: 정말 위로가 필요할 때, 주위에 위로가 되는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 꺼내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가 드릴 수 있는 위로를 조금씩 나눠 담았으니까요!- Young K: 이번 곡도 몇 번의 수정 과정을 거쳤는데, 완성되기 전 버전을 멤버들과 다 같이 제주도에 갔을 때 차에서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아직 완성 전이라 이 버전으로는 안 나오려나?' 라고 생각했는데, 그때 불렀던 부분의 멜로디와 가사는 수정이 되었고 지금의 버전을 선보이게 됐어요. '녹아내려요'는 출근길에 일할 때 힘을 낼 수 있게 해주는 노동요로 들으셔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원필: '더는 나아갈 수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거나 힘을 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할 때 들어주셨으면 해요. 저희가 힘을 드리고 싶어요, 정말요! 꼭 이 노래가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도운: 실제로 저는 드라이브하면서 'COUNTER'(카운터)를 들었는데 정말 신나더라고요! 드라이브할 때 아주 제격인 곡이라 여러분도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Q. 지난 4월 잠실실내체육관 360도 풀 개방, 3회 공연 총 3만 3000석 매진을 이룬 단독 콘서트 'Welcome to the Show'에 이어 오는 9월 20일~22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세 번째 월드투어 'DAY6 3RD WORLD TOUR '(포에버 영)을 시작합니다. 2020년 1월 이후 약 4년 8개월 만의 새 월드투어를 앞둔 소감이 궁금합니다. 멤버들이 이번 투어에서 가장 기대하는 포인트는 무엇인지, 작은 스포일러도 함께 전해본다면요?- 성진: 오랜만에 단독 투어를 시작하게 된 만큼 저희를 잊지 않고 찾아와 주시는 분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공연 자체가 가장 기대가 됩니다. 스포일러는... 이번 세트리스트, 꾹꾹 눌러 담아봤습니다.- Young K: 굉장히 오랜만에 DAY6로 월드투어를 가게 되었어요. 이번에는 어떤 추억을 쌓고 올지 정말 기대됩니다.- 원필: 이렇게 오랜만에 월드투어를 다시 할 수 있게 된 이유는 저희를 잊지 않고 응원해 주신 마이데이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오래 기다려주신 만큼 잊지 못할 좋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는 공연 보여드리고 싶어요. 많이 기대해 주세요!- 도운: 오랜만에 진행하는 투어인 만큼, 그동안은 보여드리지 못했던 DAY6의 곡들을 가득 모아 보여드릴 수 있는 알찬 공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Q. 잠실실내체육관,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 등 국내 대규모 공연장에서 단독 공연을 개최하며 'K팝 대표 밴드' 명성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활약상을 발판 삼아 이후 DAY6의 이름을 걸고 단독 콘서트를 펼치고 싶은 꿈의 공연장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성진: 그곳이 어디든, 현실에서 꿈같은 공연을 할 공연장이 저희의 '꿈의 공연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Young K: 언젠가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가보고 싶습니다.- 원필: 저는 날씨 좋을 때 하늘을 볼 수 있는 공연장이었으면 좋겠어요. 다 같이 공연 중에 하늘도 올려다보고, 너무 예쁘고 멋질 것 같아요!- 도운: 공연하는 매 순간이 즐겁고 행복해서, 어떤 무대도 제게는 ‘꿈’인 것 같습니다.Q.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의 역주행은 물론 'Welcome to the Show'의 정주행 및 롱런 인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인기의 요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좋은 기운에 힘입어 이번 앨범을 통해 어떤 성과를 얻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성진: 먼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기의 요인이라기보다는 나름의 자부심을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좋은 곡은 언젠가 꼭 빛을 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어떤 성과를 이루게 될지는 저 역시도 기대가 됩니다.- Young K: 시작은 우리 마이데이분들이 주변에 알리는 것으로 시작된 것 같아요. 그럴 때 자신 있게 추천하실 수 있도록 저희는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요. 전역 후에는 DAY6를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모든 것들이 다 행운과 함께 돌아와 준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이번 앨범이 조금이라도 일상에 도움과 위로가 된다면 뿌듯하고 기쁠 것 같아요.- 원필: 저는 음악이 주는 힘을 믿어요. 저도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저 역시 위로가 되어드리고 싶어요. 곡 작업할 때도 저희의 진심을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데, 운이 좋게도 알아봐 주신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을 들으시고 정말 단 한 분이라도 더 위로를, 살아갈 힘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도운: 마이데이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좋은 곡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이번 앨범으로는 어떠한 성과를 얻고 싶다기보다는, 잊히지 않는 음악이 되었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그런 음악들을 들려드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Q. DAY6가 여러 축제, 페스티벌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냄은 물론 최근 2024 KBO 올스타전 클리닝타임에서 선보인 특별 무대가 뜨거운 화제를 모았습니다. 야구장을 꽉 채운 관중들이 다 같이 DAY6 노래를 떼창할 때 멤버들도 전율이 느껴졌을 것 같고요.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Welcome to the Show'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여기저기 울려 퍼졌고, 올림픽 폐막식이 열린 8월 12일(한국시간 기준)에는 'Welcome to the Show'가 멜론 톱 100 차트 1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린데다가 30일에는 8위에 올라 최고 순위를 달성했고요. 이처럼 분야를 막론하고 열렬한 사랑을 받는 소감과 멤버들이 생각하는 관심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성진: 노래를 들어주시는 분들과 같이 저희 역시 청춘의 한복판에 놓인 사람들이라 음악을 통해 비슷한 감정을 느끼시는 게 아닐까 합니다. 어떤 분야에 종사하든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계실 테니까요. 'Welcome to the Show'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개인적으로도 스포츠에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Young K: 그런 벅찬 순간에 저희의 노래가 울려 퍼질 수 있어 영광입니다. 곡을 쓸 때 많은 이들이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상황을 자주 그려보는 것 같아요. 그런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졌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원필: 순간을 위해 쏟아부은 엄청난 노력 끝에 뜻깊은 자리에서 저희 노래를 틀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곡 작업을 할 때 항상 장면들을 그려보고는 하는데, 상상이 현실로 다가와서 너무 신기해요. 저희가 건네는 위로가 듣는 분들의 마음에 닿지 않았을까 해요. 저희의 진심을 들어주셔서 감사드려요.- 도운: 열정 가득한 무대 위 많은 분들의 기쁨과 행복에 저희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여러 이유로 좋아해 주시는 것이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우리 형들의 진심과 탁월한 작곡 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Q.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8월 28일 오전 9시 기준 멜론 톱 100 차트 6위를 기록하며 최고 순위를 경신했는데요. 이처럼 더 밝은 빛을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곡이 있다면요?- 성진: 저는 'Zombie'(좀비)요!- Young K: 최근에 'HAPPY'(해피)가 또 사랑받고 있는 것 같아 너무나도 기쁩니다. 그 곡은 행복하고 싶은 자의 외침이자, 그렇게 바라고 있는 것은 혼자가 아니라고 함에서 오는 위로였는데 이렇게 더 많은 분들이 들어주셔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원필: 'Zombie'라는 곡이 아닐까 싶어요. 이 곡이 주는 위로도 좋아하고, 애착이 가는 곡이라 꼭 더 빛을 보기를 바라고 있어요.- 도운: 저도 'Zombie'를 꼽고 싶습니다. 저희에게도 큰 위로가 된 곡이라 재조명된다면 더 많은 분들이 듣고 힘을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군 여백기 종료 및 완전체 앨범 발매 후 대학 축제, 예능 프로그램, 뮤직 페스티벌, 광고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6개월을 돌이켜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이유도 함께 들려주세요.- 성진: 저는 지난 4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을 360도 풀 개방했던 콘서트 ''가 기억납니다. 어디에 시선을 두든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봐 주시는 마이데이로 가득했던 순간이라 정말 특별했어요.- Young K: 저도 콘서트 현장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희가 가장 기대하는 순간이자 긴장도 하고, 기뻐하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곳이거든요. 이제는 모든 자리 중에서 가장 마음이 편한 곳이기도 하고요.- 원필: 저 역시 아무래도 '' 콘서트이지 않을까 싶어요. 처음 360도 무대에서 공연을 했을 때 그 모습을 잊지 못해요. 어느 한 공간 빠짐없이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관객분들로 가득 차 있어서 같이 노래를 부를 때 더 감동받았어요. 진짜 잊지 못합니다!- 도운: 저희 네 명 모두 제대한 후 작년 12월에 개최한 크리스마스 스페셜 콘서트 'DAY6 Christmas Special Concert 'The Present : You are My Day''('더 프레젠트 : 유 아 마이 데이')가 기억납니다. 2020년 1월 'GRAVITY'(그래비티) 월드투어 이후 약 4년 만에 하는 콘서트였는데, 저희의 새로운 장을 시작하는 느낌이었어요. 우리 팬분들의 표정과 눈빛도 정말 반가웠어요.Q. 지난 6월 열린 세 번째 공식 팬미팅 'DAY6 3RD FANMEETING 'I Need My Day''('아이 니드 마이데이') 에서 대형 캐릭터 데니멀즈와 함께 미니 7집 수록곡 'Healer'(힐러) 댄스 챌린지를 선보였습니다. 미니 9집 'Band Aid'에서도 댄스 챌린지 만나볼 수 있을까요?- 성진: 챌린지가 있을지라도... 아마 저희가 만들지는 않았을 겁니다... 만들어 주신다면, 감사합니다...- Young K: 'Healer' 댄스 챌린지도 다른 분들이 만들어 주신 것을 저희가 따라 춘 것이라 직접 만들어서 진행할지는… 모르겠어요. 좋은 기회로 만들어진다면, 혹은 만들어 주신다면 감사히 커버하겠습니다. (혹시라도 진행시켜주실 감사한 분이 계시다면 저희가 가능한 난이도로 부탁드립니다.)- 원필: 저희가 만들 것 같지는 않지만 어디선가 만들어 주신다면... 저희가 따라 출 수만 있다면...(웃음)Q. 많은 순간들을 지나 데뷔 10년 차, 눈이 부시게 높이 날고 있습니다. 오늘과 같은 순간이 올 거라고 예상했는지, 앞으로의 DAY6는 어떤 모습이기를 바라는지 궁금합니다. 모든 순간에 함께해 준 마이데이에게도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성진: 지금과 같은 순간이 언젠가는 다가오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해보고 그려왔던 것 같습니다. 모두 지금처럼 건강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이데이 사랑한다.- Young K: 늘 꿈꿔온 이런 날이 오기까지 힘들 때도 있었지만 포기보다는 극복을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게 가능했던 건 좋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힘들 때 마이데이의 눈빛이 저를 계속 무대로 이끌었고, 멤버들이 모든 순간을 함께해 줬어요. 그래서 계속 이 행운과 행복이 최대한 오래갔으면 좋겠습니다. 늘 모두 고맙고 사랑해요.- 원필: 연습생 시절부터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밴드로서 무대에 서보고 싶은 마음을 품고 멤버들끼리 항상 진심으로 음악, 무대를 해나가던 중 정말 감사하게도 마이데이분들이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셨어요. 저희를 발견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이렇게 빛을 볼 수 있게 해준 마이데이와 우리 회사 식구분들, 지상이형(홍지상 작곡가), 스태프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앞으로의 꿈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무던하게 형들하고 도운이랑 앞으로도 저희 음악을 하는 거예요. 생을 다할 때까지요. 스스로 자책하기도 하고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모두 같은 시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잖아요. 지금의 나를 챙기고 보살피며 살아가면 좋겠어요. 이번 앨범을 들으시고 정말 조금이라도 더 힘을 받으셨으면 해요. 우리 같이 잘 살아가 봐요. 사랑합니다♥- 도운: 모든 것은 마이데이분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생각해요. 큰 행복 느낄 수 있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늘 말씀드리는 얘기지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 음악 재미있게 신나게 하면서 변함없이 보내주시는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9.02 11:39
프로축구

'예년과 다르다' 정규리그 반환점 돈 K리그 '역대급 선두 경쟁'

그야말로 대혼전이다.정규라운드 기준 반환점을 돈 올 시즌 K리그1의 특징 중 하나는 ‘사라진 1강’이다. 이 시기 선두 경쟁에서 뚜렷하게 치고 나가는 팀이 있었던 예년과 달리 이번 시즌엔 1~4위 간 승점 차가 겨우 2점에 불과할 정도의 치열한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라운드마다 상위권 순위표가 요동칠 정도의 선두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선두로 반환점을 돈 팀은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승점 32)다. 그 뒤를 강원FC(31) 포항 스틸러스, 김천 상무(이상 30)가 뒤쫓고 있다. 네 팀 모두 지난 4월 이후 일자별 순위표에서 모두 리그 선두 자리에 올랐던 경험이 있다. 역대급 선두 경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지표다.예년과는 확연히 다른 판세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반환점을 돌 당시 선두 경쟁은 울산의 독주였다. 17라운드 당시 울산과 포항의 승점 차가 11점이나 났을 정도다. 2022시즌에도 울산과 전북의 17라운드 기준 격차가 8점으로 차이가 컸다. 1~4위 간 격차가 2점에 불과한 이번 시즌 선두 경쟁이 유독 눈길을 끄는 이유다.K리그 3연패에 도전하는 울산의 기세엔 변함이 없는 가운데, 박태하 감독 체제의 포항과 승격팀 김천의 돌풍이 시즌 초반부터 선두 경쟁에 불을 지폈다. 최근엔 윤정환 감독의 강원이 5연승 돌풍 속 2위로 오르면서 선두권 경쟁 구도가 4파전이 됐다. 5위 수원FC(승점 27)도 중위권보다 선두권과의 격차가 더 적어 선두 경쟁은 지금보다 더 치열해질 수 있다.치열한 선두 경쟁은 곧 흥행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선두권 네 팀 모두 지난 시즌보다 평균 관중이 더 늘었다. 선두 울산은 1만 8210명에서 1만 9577명으로 평균 2만 관중을 앞두고 있다. 2위 강원은 춘천 기준 평균 4178명에서 6372명으로, 김천은 1184명에서 3548명으로 각각 2000명 이상 늘었다. 포항 역시 8647명에서 9442명으로 평균 1만 관중을 바라보고 있다.더욱 반가운 건 전반기처럼 후반기 역시도 치열한 순위 경쟁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울산은 K리그 2연패 저력과 경험이 장기 레이스의 강점이고, 윤정환 감독의 강원은 선두권 팀들 중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포항 역시 박태하 감독 체제 축구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고, 김천은 이동경·이동준 등 신병들의 합류 효과에 기대를 건다.그나마 선두권 경쟁 판도에 생길 수 있는 변수는 무더워질 날씨와 여름 이적시장 행보다. 로테이션이 불가피한 가운데 얼마나 주전과 백업 간 전력을 좁히느냐, 이적시장에서 얼마나 성공적인 영입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특정 팀이 치고 나갈 수도, 선두 경쟁에 힘이 부쳐 뒤처지는 팀이 나올 수도 있다. 많은 기대를 받고도 하위권에 처진 팀들의 후반기 반등 여부도 선두권 경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다.김명석 기자 2024.06.18 06:03
해외축구

예쁘게 들리지만 살벌한 '버블 매치'를 아시나요?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2004년 11월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홈구장인 브라몰 레인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울브스)와 맞붙었다. 당시 셰필드 대학교에서 석사 공부 중이었던 필자는 이 경기를 직관했다. 세계 최초의 프로축구리그인 ‘풋볼 리그(12개 클럽으로 1888년에 창설)’의 원년 멤버 울브스의 경기를 본다는 사실에 필자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필자의 기쁨과는 달리 브라몰 레인의 분위기는 살벌했다. 하늘에는 경찰 헬리콥터가 웅장한 소리를 내며 떠 있었고, 경기장 주변에는 경찰이 쫙 깔려 있었다.약간의 무서움과 설렘으로 이러한 분위기를 즐기던 필자의 눈에 진기한 장면이 보였다. 기마경찰을 선두로 무서운 인상을 한 사람들이 집단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깜짝 놀란 필자는 그들이 처음에는 범죄자인 줄 알았다! 그러나 영국 경찰에 둘러 싸인 채 걸어가던 그 집단은 셰필드로 원정 응원 온 울브스 팬들이었다. 말로만 들었던 “버블 매치(bubble matches)”의 한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버블 매치는 대형 풍선같이 생긴 ‘버블 슈트(suit)’를 유니폼 삼아 축구를 하는 ‘버블 축구(Bubble football)’와 전혀 상관이 없다. 웨스트햄의 대표 응원곡인 “I'm forever blowing bubbles”와도 연관이 없다. 그렇다면 영국에서 말하는 버블 매치는 과연 무엇일까?여러분이 극장 티켓을 예매했다고 가정해 보자. 극장을 가기 위해서 버스,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혹은 자가용을 이용할 수도 있다. 걸어가고 싶은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자유로운 이동은 모두 불가능하다. 대신 여러분은 경찰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 극장에 가기 위해 경찰이 지정한 버스를 타야 하고, 영화 상영 내내 경찰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 경찰은 여러분이 귀가할 때도 따라온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냐는 소리라고 여러분은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극장 대신 축구라는 단어로 대체하면 최소한 영국에서는 말이 된다. 버블 매치라는 단어를 얼핏 들으면 멋지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영국 축구에서 말하는 버블 매치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버블 매치는 보통 심각한 라이벌 관계에 있는 2개 클럽의 연고지가 같은 도시나 타운이 아닌 경우에 적용된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선덜랜드의 타인 위어(Tyne-Wear) 더비가 대표적인 예다. 버블 매치는 대규모 팬들이 비슷한 시기에 한 도시로 몰려들 경우 치안이 무너지고 대재앙이 발생할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그렇다고 모든 더비 경기가 버블 매치는 아니다. 경찰이 폭력 사태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경기를 ‘카테고리 C’로 지정할 때 버블 매치가 성립된다. 원정 팬이 버블 매치를 관람하려면 많은 제약이 따른다. 우선 원정 팬들은 경찰이 지정한 특정 장소에서 만나야 한다. 그리고 이들은 특별히 준비된 코치(coach, 버스를 의미)를 타야 하는데, 경찰도 동석한다. 코치로 이동 중 경찰은 팬들의 과도한 음주를 막고, 행여라도 일어날 불상사에 대비한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팬들은 경찰의 감시(또는 에스코트)를 받으며 축구장으로 이동하고, 경기가 끝난 후에도 역시 코치를 타고 지정된 장소로 가서 해산한다. 버블 매치는 이렇게 버블 안에 팬들이 들어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일부 버블 매치의 경우 원정 팬들은 경기 티켓을 미리 소지할 수도 없다. 티켓 가격을 지불한 이들에게는 바우처(voucher)가 지급되고, 이러한 바우처는 보통 사람이 없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티켓으로 교환된다. 경찰과 동행하기로 동의한 팬들만 경기장에 입장시키기 위해 이런 안전장치까지 만든 것이다. 개인의 이동 자유를 금지하는 버블 매치로 인해 때로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도시 뉴캐슬에는 뉴캐슬 축구팀 팬만이 살고 있지 않다. 뉴캐슬에 거주하는 선덜랜드 축구팬 A를 예로 들어보자. A는 뉴캐슬의 홈구장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리는 뉴캐슬과 선덜랜드의 경기를 원정 팬의 자격으로 보기 위해서 선덜랜드에 있는 경찰이 지정한 장소로 가야 한다. 그곳에서 코치를 타고 뉴캐슬로 이동하고, 경기 후에는 선덜랜드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이것이 티켓 판매의 조건이다. 따라서 A는 자신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뉴캐슬에서 열리는 경기를 보기 위해 뉴캐슬과 선덜랜드를 하루에 2번 왕복해야 하는 것이다.버블 매치로 지정되면 원정 팬들의 고생이 시작된다. 2011년 12월 리즈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 밀월의 경기는 버블 매치로 지정됐다. 킥오프 시간은 오후 12시 30분이었다. 이를 보기 위해 밀월의 원정 팬들은 새벽 5시 30분에 코치를 타고 런던을 떠났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집에서 최소한 새벽 4시에는 일어나 준비하고 지정된 장소로 갔다는 말이다. 12월의 영국 새벽 날씨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데, 밀월 팬들은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원정 응원을 간 것이다. 물론 팬들은 버블 매치를 싫어한다. 버블 매치는 심각한 불편함과 함께 축구팬은 통제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클럽 입장에서도 버블 매치는 반갑지 않다. 상당수의 팬들이 이러한 경기의 관람을 거부하기 때문에, 티켓 수입이 최대 90%까지 감소할 때도 있다고 한다. 버블 매치로 인해 원정 팬들이 안전하게 보호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버블 매치는 이동의 자유를 짓밟는 심각한 인권 침해를 일으키고, 모든 원정 팬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대규모로 벌어졌던 축구 관련 폭력은 과거의 일이 됐다. 하지만 훌리건이즘의 유산인 버블 매치는 지금도 잉글랜드 축구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5.31 12:30
e스포츠(게임)

넷마블, 오늘 기대작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출시

넷마블은 24일 오후 8시에 대형 MMORPG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을 한국·대만·홍콩·마카오 구글 및 애플 앱마켓에 출시한다고 밝혔다.‘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은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대형 MMORPG로, 아스달, 아고, 무법세력이 아스 대륙을 차지하기 위해 대규모 권력 투쟁을 그린다. 회사 측은 “국내 드라마를 MMORPG로 만든 건 보기 드문 사례”라며 “넷마블과 스튜디오 드래곤이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시즌2부터 함께 공동 인큐베이팅해왔다”고 말했다. 게임의 골격은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의 핵심 세계관 ‘아스달과 아고의 세력 전쟁’ 기반으로 시작했지만, 게임 고유의 창작 지역과 인물, 스토리 등을 추가하며 세계관을 확장했다. 특히 세력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무법 세력이라는 새로운 세력 집단을 만들었고, 두 세력에 용병으로 투입되는 방식으로 3개 세력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했다.모험은 단순히 퀘스트를 완료하고 보상 받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힘을 모아 무너진 명소나 특정 건축물을 함께 건설하고 새로운 지역을 오픈하는 재미도 준다. 또 게임 속 대륙은 특정 주기로 낮밤의 변화가 이뤄지고, 비와 눈이 오는 등 날씨의 변화도 시시각각 이뤄진다.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4.04.24 14:50
뮤직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고...” 이영훈 ‘일종의 고백’의 위로 [지승훈의 음악창고]

창고라고 하면 물품 저장소를 뜻합니다. 드넓은 세상 밖 더 울려퍼지길 바라는 음악들을 ‘창고’에서 꺼내려 합니다. 사연과 의미 깊은 노래들을 세세하게 들여다보며 감성에 젖어보는 건 어떨까요. 고음과 기교, 그 어느 하나 필요치 않다. 오로지 가수의 잔잔한 목소리와 들을 준비가 돼 있는 리스너의 조용한 환경뿐이다. 가수 이영훈의 ‘일종의 고백’을 들을 때 이야기다.‘일종의 고백’은 이영훈이 지난 2015년 2월 발표한 정규 2집 ‘내가 부른 그림’의 더블 타이틀 곡 중 하나다. 이 노래의 특징은 도입부부터 집중하게 만드는 멜로디와 가사에 있다. “사랑은 언제나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고, 또 마음은 말처럼 늘 쉽지 않았던 시절”. 여기서 말하는 ‘사랑’을 빼고 ‘공부’, ‘누군과의 관계’ 등 세상 살아가는 데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대입해도 어색하지 않다. 그만큼 다양한 리스너들의 공감대를 살 수 있는 부분이다.이영훈의 기타 선율과 그의 읊조리는 보컬은 단번에 음악에 집중하게 한다. 싱어송라이터의 진수를 보여주는 셈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것을 청자로 하여금 듣게 만드는 것. 그리고 공감하게 하는 것. 이는 ‘일종의 고백’ 영상에 달린 리스너들의 댓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스너들은 “그 때는 왜그리도 모든게 어렵고 괴로웠는지. 그리고 노래는 왜이리 따뜻하면서도 저미는지”, “좋은 곡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다. 발견되고 재발견되어 깊어질 뿐”이라며 감성 깊은 감상평을 남기고 있다. 이렇듯 ‘일종의 고백’은 사랑 노래가 아닌 많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위로와 힐링의 곡이라고 볼 수 있다. “누구라도 상관 없으니 나를 좀 안아 줬으면”, “다 사라져 버릴 말이라도 사랑한다고, 널 사랑한다고” 등 가사가 주는 위로의 힘이 굉장히 크게 느껴지는 곡이다. ‘일종의 고백’은 특정 대상이 아닌 어떤 상황 속 누구나 들어도 마치 자신의 상황을 대변하는 듯한 생각을 들게 한다.특히 추워지는 날씨 속 이영훈의 담담한 목소리는 더욱 아련하게만 들린다. 싱어송라이터인 그가 어떤 생각으로, 당시 얼마나 가슴 아픈 사연을 갖고 있었길래 이런 노래를 썼을까 하는 위로와 공감을 건넬 정도다. ‘일종의 고백’이 대중에게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었던 계기는 지난해 4월 방영된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와기 때문이다. 물론 이영훈의 보컬은 아니었다. 바로 가수 곽진언이 부른 버전이었다. 곽진언 특유의 중저음 보컬은 이영훈과는 또 다른 애절함으로 리스너들을 끌어모았다. 원곡자 이영훈의 명곡이 재평가받는 순간이었다.노래가 참 티 없이 순수하고 맑다. 잠시 생각을 비우고 힐링을 받고 싶다면, 3분 40초 ‘일종의 고백’에 할애해보는 건 어떨까.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11.18 10:57
스포츠일반

기안84의 ‘우중런’, 광화문에서 재연해 본다면 [스포츠 7330]

“우중런, 정말 설렌다.” “제발, 너무 재미있겠다.”8월 말 광화문에서 동일한 유니폼을 입은 일반인들의 말이다. 강우가 예고된 밤, 무엇이 이들을 서울 한복판으로 이끌었을까. 8월 초 MBC의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만화가 기안84의 마라톤 대회 참가 장면은 당시 수도권 순간 시청률 7.5%를 기록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기안84는 마라톤 도전을 위해 한강에서 러닝 크루와 함께 단체 달리기에 도전했다. 늦은 밤 빗줄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완주를 한 그의 모습은 팬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달리기’를 위해 모인 러닝 크루는 서울 곳곳에 존재한다. 당장 소셜미디어(SNS)는 물론, 메신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서울시에선 별도의 생활 체육 러닝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고, 기안84가 등장한 한강은 물론 여러 공원에선 늦은 밤 끊임없이 달리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본사와 가까운 광화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기자가 SNS를 통해 가입한 러닝 크루는 나이 불문하고 자유롭게 참가 가능했다. 참가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치열했다. 매주 정해진 요일·장소에 집결하는 것인데, 메신저에 공지가 올라오면 특정 링크로 접속한다. 선착순으로 접속해야 하는 만큼 타이밍을 놓친다면 하염없이 ‘대기’ 상태로 기다려야 한다.기자가 신청한 날짜는 해당 크루의 여름 방학이 끝난 뒤 열리는 하반기 첫 모임이었다. 당초 전날부터 거센 비가 예고된 됐으나, 크루들의 열정을 식히기엔 모자랐다. 늦은 오후 광화문 앞 공원에서 집결하자 ‘우중런’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러닝 크루는 광화문 광장을 시작으로 덕수궁·북촌한옥마을·열린송현 등을 거쳐 총 5㎞의 코스를 달렸다. 도심에서 진행되는 만큼 보행객과 설치물, 신호에 맞춰 뛰어야 하는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앞서 나간 크루원들이 앞에서부터 정해진 구호를 외치며 안전한 러닝을 유도했다. 앞에 장애물이 있다면 손을 뻗으며 ‘장애물’이라고 말하거나, 한쪽을 가리키며 ‘보행자’라고 외치는 등이다. 충돌 방지를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할 땐 두 손을 모두 드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미 약속된 움직임처럼 절도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서울 한복판에서 열렸지만, 종종 어두운 길목을 지나칠 때가 있었다. 게다가 코스 절반을 지난 시점부턴 거센 빗줄기가 눈앞을 막았다. 이미 신발은 젖은 지 오래였다. 만약 혼자 뛰었다면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해 넘어질 수 있었다.하지만 단체로 그룹을 나눠 달리는 만큼 쉽게 넘어질 환경은 아니었다. 앞에선 수없이 ‘장애물’ ‘보행자’ 등 목소리가 들렸다. 시청 앞을 지나가던 외국인들은 손을 뻗는 러닝 크루들을 향해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반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5㎞라는 거리는 평소 달리기를 접하지 않은 일반인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늦은 오후 서울 도심을 사람들과 다닐 수 있는 재미와 낭만이 있었다. 다칠 위험도 적고, 페이스를 맞춰줄 페이서가 달리기 템포를 조절했다. 가장 인상 깊은 건 낮은 진입 장벽이다. 특별한 기구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나이 제한도 없다.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큰 고민 없이 정해진 시간만큼 운동을 할 수 있다. 달리기의 끝 무렵, 빗줄기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크루의 대표를 맡은 ‘대장’은 이날 처음 러닝 크루를 찾은 이들에게 안부를 물었다. 어떤 이는 ‘괜찮다’고 했고, ‘재미있다’는 평도 있었다. 본지 기자는 ‘새롭다’고 평했다. TV에서 본 그 장면을 그대로 재연해 만족스럽다고 했고, 기자 이름처럼 ‘우중런’에 성공했다고 썰렁한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한편 임범준(39) DDBB 러닝 크루장은 근래 이어지고 있는 러닝 열풍에 대해 “정말 달리기 하나만 보고 들어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진입 장벽이 굉장히 낮다”라며 “과거 코로나19 때 집합에 제약이 생기고, 이런 과정에서 다들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나. 이후 이런 단체 생활하는 인구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사실 이런 크루, 집단에 들어오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지 않나”라고 되물으며 “기존 인원들이 자기들끼리만 대화를 나누는 등 ‘친목’에 집중하면 크루가 유지, 성장할 수 없다. 달리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서울의 멋있는 장소도 볼 수 있는 경험을 나누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김우중 기자 2023.10.20 08:00
연예일반

연상호 감독 “웹툰 원작 인기, 플랫폼 규모 확대‧시리즈 인기 맞물려”[웹툰기획]④

“더 커진 웹툰의 플랫폼 규모, 메인스트림이 된 시리즈 시청 방식이 웹툰의 영상화 제작 바람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연상호 감독은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만화작가로 데뷔해 2011년 애니메이션 ‘돼지왕’으로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국제영화제에 초청 받아 주목 받고, 천만 영화 ‘부산행’으로 스타 감독으로 떠올랐으며 웹툰 ‘지옥’의 작가이자 동명의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만화, 웹툰, 영화, 드라마까지. 다양한 매체를 직접 경험한 연상호 감독은 최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웹툰을 기반으로 드라마 및 영화 제작이 어느 때보다 활발한 배경으로 웹툰 플랫폼의 성장, 영상 시청 방식의 변화를 꼽았다. 연상호 감독은 최근 최규석 작가와 공동집필한 웹툰 ‘지옥2’를 연재하고 있다. 시즌1에 이어 시즌2의 드라마 제작도 확정돼 내년 공개를 목표로 한창 촬영 중이다. ‘지옥’은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 특유의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담은 작품인데 최근 ‘만화계의 오스카’라 불리는 ‘아이스너 어워드' 아시아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등 국내외에서 뜨거운 호평을 받고 있다. “작업하는 입장에서는 어쨌든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OTT의 경우 한꺼번에 콘텐츠를 오픈하는데 웹툰은 주 1회로 1년 여간 연재해서 아무래도 시청자와 독자의 호흡이 굉장히 달라요. 그렇다 보니 반응도 무척 다르고요. 또 최규석 작가가 웹툰을 어떻게 연출하는지 보는 재미가 있고, 드라마는 배우들이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보는 색다른 재미가 있죠.” 원작을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할 경우 때로는 원작 팬들의 혹독한 평가가 뒤따른다. 연 감독은 대부분의 제작진이 부담감을 어느 정도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원작 팬덤의 성격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작품은 좀 더 열려 있다고 해야 하나. 원작의 팬덤이 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호불호가 나뉘는 작품들이 있다 보니 안티 팬덤도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연 감독은 최근 웹툰 원작의 드라마와 영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과거보다 시리즈 역할이 되게 커졌다”며 “다음을 보고 싶게 만들고, 변주가 되지만 작품을 선택할 때 한번 구축된 세계관에 대한 신뢰가 주요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저는 제작도 하고 있다 보니 웹툰뿐 아니라 소설 등 원작을 많이 봐요.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소설은 단행본 형식이 드라마와 영화 제작에 영향을 준다는 거죠. 물론 웹소설은 장르성이 있지만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단행본 형태로 나오고 독자는 책을 펼치면 끝까지 보는 것에 목적이 있어요. 소설이 이 같이 완결성을 중요시 하는 반면, 웹툰은 플랫폼의 확대와 함께 시리즈 형식을 강조할 수밖에 없죠. 플랫폼 규모 자체가 워낙 커서 창작자들도 그 방향성 내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거든요.” 다만 연 감독은 인기 원작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도 매체가 다르기 때문에 흥행을 장담하지 못한다며 “영상화 했을 때 웹툰보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을 만한 것들을 찾는다”고 말했다. 연상호 감독은 “웹툰이든 드라마 작업이든 모두 다 고통이 있긴 하다”며 “최규석 작가는 구상된 이야기를 구현해 내려 무척 애쓰는데 나는 ‘오늘 촬영일인데 비 오면 어떡하지?’ 같은 걱정을 많이 한다. 스태프들과 날씨 예측 애플리케이션을 4개 돌리고 있다”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러면서 “모두 매체의 차이에서 오는 고충인데 이런 것들 또한 작품을 만드는 재미의 일환이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이어 매체 특성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작업 과정을 예로 들었다. “소설의 경우 문체를 영상으로 옮기는 건 상당히 어려워요. 내레이션으로 옮긴다 해도 그 문체를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건 아니죠. 물론 만화도 시각 매체라서 분명히 닮은 점이 있지만 영상과 비교해 일종의 약화된 그림체거든요. 그림체 문법에 캐릭터들이 연기하는 방식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결국 배우처럼 연기하지 못해요. 예컨대 충격을 받았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캐릭터의 검은 눈동자가 없어지거나 탈색된다면, 영상에선 좀비로 표현이 돼죠. 같은 시각 매체라 하더라도 1대1 비율로 적용되지 않는 지점들이 많고 또 다른 창작자들이 따로 채워가야 하는 거죠.”연상호 감독은 또한 “웹툰이 스틸 이미지에 소설과 같은 문어체가 쓰이는 문어와 구어 사이의 언어라면, 실사화된 작품들은 구어”라며 이러한 차이들을 모두 아우르면서 원작과 완전히 같은 작품은 만들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상화 작업에서는 너무 뻔한 말이지만 원작자, 그리고 다른 제작진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작물도 결국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지기 위해 만드는 거잖아요. 외딴 섬처럼 떨어져 있는 게 아닌 이상, 어떤 창작물이든 대중과 함께 해야 해요. 창작이라는 건 자신의 생각 하나를 계속 팔 수밖에 없는데, 나름 객관적인 시점에서 변주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이 언제나 함께여야 하죠.”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10.04 05:40
프로야구

[IS 포커스] 공포 커진 칼부림 사건, 긴장하는 프로 스포츠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진 가운데 리그가 진행 중인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이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3일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인분당선 서현역 인근에서 칼부림 사건이 재차 발생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살인을 예고하는 협박 글이 올라와 모방 범죄 우려가 큰 상황이다. 하루에 최소 수천 명이 몰리는 경기장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칼부림 협박 글 올라온 야구5일 대구 LG 트윈스-삼성 라이온즈전은 긴장 상태에서 치러졌다. 오후 3시39분쯤 KBO 애플리케이션에 '오늘 대구야구장에서 수십 명을 칼로 찔러 죽일 거다. 각오해라'라는 글이 게시돼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게시자를 추적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야구장에는 특공대와 기동대를 비롯한 200여 명의 경찰 인력이 배치됐고, 김수영 대구경찰청장이 현장에서 상황을 지휘했다.삼성 관계자는 "수성경찰서에 내용이 접수됐다. 수성경찰서가 '경기를 취소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KBO에 문의했는데, '취소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답을 전했다"고 말했다. 경기는 예정대로 치러졌고 야구장을 찾은 1만5879명의 팬도 큰 불상사 없이 귀가했다. 그렇다고 긴장을 놓을 수 없다. 5일 기준 올 시즌 KBO리그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1038명. 워낙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만큼 각종 사건·사고에 노출될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 지난해 8월에는 서울 잠실구장에 폭탄 테러를 하겠다는 예고 글이 올라와 구단 관계자와 선수 등이 대피하고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KBO는 지난 4일 각 구단에 관객 입장 시 보안 검색 강화, 안전 인력 추가 배치, 경찰서와 소방서 등 유관 기관과의 협력 강화 등 범죄에 대한 철저한 대비 및 전반적인 경기장 안전 관리 강화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라 5일 경기에 앞서 각 구단이 자체 보안 인력을 증원 배치했다는 게 KBO의 설명이다. 하지만 경기당 많은 팬이 입장하는 만큼 현행 자체 보안 인력으로는 통제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따른다. KBO는 "구장 입장 시 금속 탐지기를 이용한 보안 검색 강화, 안전 인력 추가 배치, 유관 기관과의 협력 강화 등 관객들의 안전 보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일정 재개 뒤 긴장하는 축구긴장하는 건 K리그도 마찬가지다. 휴식기를 마치고 지난주 금요일(4일)부터 일정을 재개한 K리그 구단들은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준비했다. 4일과 5일 각각 홈경기를 치른 FC서울과 수원 삼성 등은 팬들에게 안내 문자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강화된 소지품 검사 등을 안내했다. 대구FC와 전북 현대를 비롯한 다른 구단들도 관련 인력을 늘리거나 검사를 더 강화했다. 휴식기 뒤 홈경기를 치르지 않은 구단들도 대책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요즘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경기장 안전 관련 문의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장소인 만큼 팬들도, 구단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무더운 날씨 속 입장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 안타깝지만,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범죄인 데다 무엇보다 관중들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철저하게 검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지난 주말 각 경기장에선 관중 입장 시 직원들이 가방 등의 소지품을 직접 손으로 확인했다. 혹시 모를 흉기 반입을 막기 위한 조처였다. 그런데 같은 경기장의 출입 게이트마다 소지품 검사를 다르게 하거나 형식적인 수준에 그친 경기장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대부분의 구단이 선제적으로 소지품 검사 강화 등 조치에 나선 데다, 위험 물품 반입 금지는 이미 규정에 명시된 사안인 만큼 별도 지침 등을 전달하진 않은 상태다. 연맹 관계자는 "각 구단이 안전 가이드라인을 더욱 철저하게 지키고 신경 써야 할 시기다. 연맹 차원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배중현·김명석 기자 2023.08.0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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