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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김태형 감독 폭발→대내외 메시지 전달→롯데는 공동 2위로 [IS 포커스]

김태형(58)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폭발했다. 그러자 롯데는 스윕(3연전 전승)을 해냈다. 18일 홈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벤치 클리어링(두 팀 선수들 간의 몸싸움)이 발생했다. 5회 말 삼성 투수 양창섭이 던진 공이 윤동희의 머리로 향한 것. 타자가 간신히 투구를 피했지만, 순간 장내가 얼어붙었다.이때 김태형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서 삼성 더그아웃을 향해 고함을 지르며 다가섰다. 대기 타석에 있던 정훈 등 롯데 선수들이 감독을 말렸지만, 결국 벤치 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앞서 5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롯데 타자 장두성은 삼성 투수 이승현이 던진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머리를 맞았다. 롯데는 4월 30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전민재, 11일 KT 위즈전에서 이호준과 손성빈이 헤드샷을 당한 바 있다.이런 상황에서 장두성까지 부상이 염려되는 상황을 맞이했고, 바뀐 투수(양창섭)가 던진 공이 다시 타자(윤동희)의 머리를 향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런 맥락 속에 격분했다. 김태형 감독은 전날(17일) 열린 삼성과의 더블헤더(DH) 2차전에서는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를 하다가 심판진으로부터 퇴장을 지시받았다.롯데가 5-2로 앞선 4회 말 무사 1루 상황에서 삼성 투수 황동재와 승부한 김민성이 풀카운트에서 147㎞/h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배트를 돌렸다. 공은 궤적이 살짝 바뀐 뒤 지면에 떨어졌고, 추평호 주심은 파울을 선언했다. 하지만 삼성의 요청으로 비디오 판독이 이뤄진 뒤 판정이 스윙으로 번복됐다. 김민성은 파울이라고 어필했고, 이내 김태형 감독도 그라운드로 나와 "방망이에 맞은 거 아니냐"라며 격하게 항의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1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4-0 승리 직후 선수단 미팅을 소집한 바 있다. 이 경기에서 이겼지만, 잔루 10개를 남기는 등경기 후반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이유였다. 김 감독은 15일 KIA전을 앞두고 "4-0으로 이기고 있어도 (타석에서) 더 달라붙어서 어떻게든 출루해 점수 차를 더 벌릴 생각을 해야 한다. (현재) 잘 하고 있지만,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기를 하면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좋은 페이스를 유지할 때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삼성전 DH 2차전에서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18일 벤치 클리어링은 감독으로서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한 행동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지난해 6월 20일 수원 KT전에서도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이 이어지자 격분해 항의를 하다가 퇴장을 당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그런 때 감독이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이 선수단뿐 아니라 심판, 상대 팀에 거듭 강한 메시지를 보낸 롯데는 18일 삼성 3연전 3차전에서 6-3로 승리, 17일 DH 1·2차전에 이어 3연승을 거뒀다. 14일 KIA전을 포함해 최근 5경기에서 4승 1패를 기록했다. 롯데는 단독 2위였던 한화 이글스가 SSG 랜더스에 패하며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5.18 19:30
메이저리그

이정후의 새로운 타격 비법, 배터박스에서의 변화 [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를 강타 중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7)의 배터박스(타석) 내 자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배터박스 접근법이 달라졌다. 지난 시즌엔 홈플레이트에서 뒤로 25.3인치(64.26㎝) 떨어진 지점(엉덩이 중간 기준)에 서 있었는데 올 시즌 27.4인치(69.59㎝)로 조정했다. 기존보다 배터박스의 뒤로 이동, 왼발의 뒤꿈치 부분이 선상에 걸치는 수준까지 바뀐 것이다.배터박스 앞쪽에 서면 변화구 공략에 유리하다는 게 야구의 정설이다. 공의 움직임이 정점에 이르기 전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빠른 공을 대처할 시간은 그만큼 짧다. 따라서 직구 공략에 자신 있고 변화구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 타자들이 배터박스 앞쪽으로 나온다. 이정후가 배터박스 뒤로 들어간 건 역으로 해석할 수 있다. KBO리그 A 구단 데이터 분석 담당자는 "이정후의 경우 지난해 직구 대처 능력이 좋은 건 아니었다. 상황이 이러니 직구를 먼저 안정적으로 대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조정을 한 거 같다"라고 말했다. 베이스볼서번트 기준 이정후의 지난 시즌 패스트볼 계열 타율은 0.236에 머물렀다. 100마일(160.9㎞/h) 강속구 투수가 즐비한 MLB 적응에 애를 먹었다. 커브와 슬라이더를 비롯한 브레이킹볼 계열 타율이 0.316였다는 걸 고려하면 MLB 두 번째 시즌의 과제는 '빠른 공 대처'였다. 배터박스 조정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올 시즌 패스트볼 계열 타율이 17일 기준 0.273까지 오른 것. 경기를 치를수록 성적이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빠른 공에 대처하는 상황이 늘자, 이정후의 패스트볼 상대 비율(57.6%→51%)은 줄었다.흥미로운 건 변화구 상대 타율이다. 배터박스를 뒤로 조정하면 변화구에 약점을 보여야 하지만 이정후는 오히려 더 강해졌다. 스플리터, 체인지업을 비롯한 오프스피드 계열과 브레이킹볼 계열 타율이 각각 0.357, 0.438까지 향상한 것이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작년에는 MLB 투수들의 공이 빠르다고 생각하니까 타격 포인트를 앞에 놓고 치더라. 빨리 쳐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거 같은데 올해는 자기 페이스대로 하고 있다"며 "결과가 좋으니까, 확신을 갖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2023년 2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에 소집된 이정후는 크게 두 가지 타격 폼에 변화를 줬다. 스탠스를 좁히고 배트 잡은 팔의 높이를 낮춘 것. 테이크 백(스윙하기 전 배트를 뒤쪽으로 약간 빼는 동작)을 의도적으로 줄이겠다는 계산이었다. 테이크 백이 크면 타구에 힘을 실어 보낼 수 있지만, 스윙 궤적이 커져 빠른 공 대처가 쉽지 않다.실제 이정후는 지난 시즌 스탠스의 양발 너비가 26.2인치(66.54㎝)로 좁았다. 장타를 손해 보더라도 정확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올해 29.4인치(74.67㎝)까지 스탠스를 벌렸다. A 구단 데이터 분석 담당자는 "스탠스 폭을 넓히면 헛스윙은 이전보다 더 나오겠지만 타구에 힘을 실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공을 당겨치는 '풀 히터'로 변모하면서 우익수 방향 타구 비율이 72%(지난해 41%)까지 늘었다.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배트를 휘두르니 장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3번 타자 이정후는 진화 중이다. 출루가 중요한 리드오프가 아닌 클린업 트리오에 포함되면서 확 달라졌다. 17일 필라델피아 필리스 원정 경기에서 5타수 2안타 2득점 2타점을 기록한 이정후는 타율을 0.338, OPS를 1.042까지 끌어올렸다. 시즌 2루타가 10개로 MLB 전체 1위. 그의 과감한 변화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4.18 00:51
프로야구

‘잠수함’ 최원준 잊어라…팔 각도 올렸다, 구위도 올랐다 [IS 포커스]

사이드암스로 투수 최원준(31·두산 베어스)이 생존을 위해 팔 각도를 올렸다.최원준은 올 시즌 두산 5선발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원준은 2020년부터 3년간 두산의 국내 에이스였다. 3년 통산 30승 19패 평균자책점 3.55다. 하지만 2023년부터 구위가 떨어졌고 지난해엔 6승 7패 평균자책점 6.46으로 부진했다.올해 두산 5선발 자리는 최원준과 더불어 150㎞ 강속구를 던지는 프로 3년 차 최준호, 김유성 등이 경쟁한다. 최원준은 생존을 위해 비시즌 미국 사설 야구 아카데미인 트레드 애슬레틱스에서 훈련했다. 그 결과 그는 구속을 위해 팔 각도를 올리기로 했다. 팔 각도를 스리쿼터까지 올려 잠수함 투수로서 이점을 포기했다. 대신 구위를 끌어올렸다. 140㎞/h 초반이던 최고 구속이 최고 145㎞/h까지 기록됐다.박정배 두산 투수코치는 "최원준이 정말 준비를 잘하고 스프링캠프에 왔다. 유형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보면 된다"며 "지금은 상체가 많이 서 있는 상태로 던진다. 거의 오버에 가까운 스리쿼터 투수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박 코치는 "팔 각도가 달라지면서 공의 궤적이 바뀌었고, 공에 힘도 생겼다. 제구는 워낙 좋은 선수다. 지난 2년보다 성적이 더 나아질 거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높아진 팔 각도 덕분에 포크볼이 좋아졌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최원준은 직구 구위가 좋을 때 하이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으로도 호투했다. 하지만 구위가 떨어지면서 지난 2년 동안 하이 패스트볼, 슬라이더 외의 3구종 개발을 고민했다. 지난해 체인지업을 개선해 보려 했고, 포크볼도 꾸준히 시도했으나 확실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박정배 코치는 "체인지업이나 포크볼 무브먼트에 기복이 있었는데, 팔 높이가 높아지면서 포크볼이 좋아졌다. 아무래도 직구처럼 포크볼도 조금 빨라졌고 힘 있게 스트라이크존에 꽂힌다"고 했다. 박 코치는 "포크볼 릴리스 포인트도 높아졌다. 그러면서 오버스로 투수의 포크볼처럼 낙폭이 커졌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구종이 됐다"고 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2.27 09:09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첫 등판 158.4㎞/h…'잊힌 오타니 라이벌' 마이너 계약, MLB 복귀 노크

일본인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31·시애틀 매리너스)가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후지나미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범경기에 팀의 다섯 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했다. 투구 수는 11개. 포심 패스트볼(11개) 스플리터(3개) 컷 패스트볼(3개)을 섞었고 최고 구속은 98.4마일(158.4㎞/h)까지 찍혔다. 이날 양 팀 통틀어 19명의 투수가 마운드를 밟았는데 경기 최고 구속 1~8위가 모두 후지나미 차지였다. 그만큼 가공할 만한 강속구로 눈도장을 찍었다.지난 시즌 뒤 뉴욕 메츠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후지나미는 지난 1월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40인 로스터가 보장되지 않는 불안정한 신분. 빅리그 캠프에 초청돼 로스터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데 첫 시범경기 등판에선 비교적 안정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후지나미는 등판 이후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좋은 컨디션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익숙함이 타락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고교 시절 은사인) 니시타니 감독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조심스럽게 생활에 나가고 싶다. 일교차가 큰 애리조나지만 컨디션에 유의하면서 정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후지나미는 2013년 일본 프로야구(NPB) 입단 동기인 동갑내기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라이벌로 국내 야구팬에게 익숙하다. 2023년 1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계약하며 MLB 진출에 성공, 기대를 모았으나 활약이 미미했다. 100마일(160.9㎞/h)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지만 문제는 제구. 마운드 위에서 볼넷을 남발하며 자멸했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성적은 2023년 기록한 64경기(선발 7경기) 7승 8패 평균자책점 7.18. 9이닝당 볼넷이 5.1개에 이른다. 지난 시즌에는 메츠 산하 마이너리그만 전전했다. 그 사이 오타니는 MLB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야구 인생의 궤적이 180도 달라진 상황. '잊힌 라이벌' 후지나미가 두 시즌 만에 빅리그 복귀를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2.24 16:25
프로야구

'이닝 1위 대체자' 터커 데이비슨...첫 대외 평가전에서도 팔색조 투구

2024시즌 이닝 1위 투수의 대체자.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29)은 한동안 자신에게 붙은 꼬리표를 감수해야 한다. '전임' 애런 윌커슨이 2024 정규시즌 이닝 소화 1위(196과 3분의 2이)에 올랐기 때문이다. 최소 180이닝 이상 막아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는 투수. 그런 데이비슨이 롯데 합류 뒤 첫 대외 연습경기에서 무난한 투구를 했다. 지난 23일 일본 미야자키현 난고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연습경기에 등판, 2이닝 동판 피안타 없이 3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48개, 포심 패스트볼(직구) 최고 구속은 148㎞/h였다. 데이비슨은 1회 말 선두 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뒤 연속 도루 허용으로 1사 3루 위기에 놓였고, 내야 땅볼로 1점을 내줬다. 2회는 볼넷 2개를 내줬지만, 실점을 하지 않았다. 데이비슨은 지난 16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롯데 자체 청백전에서 2이닝 동안 8타자를 상대해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그는 커브·슬라이더·포크볼·스위퍼 등 변화구를 다양하게 구사했다. 중계 화면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궤적을 그리는 구종도 있었다. 이날 세이부전에서도 직구뿐 아니라 변화구를 다양하게 구사했다. 볼넷 3개를 내줬고, 스트라이크보다 볼이 더 많았지만 피안타가 없었던 점은 고무적이다. 데이비슨의 투구를 본 롯데 코칭스태프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특히 공을 던지는 왼팔이 축이 되는 왼발에 완전히 가려진 뒤 나오는 숨김 동작(디셉션)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사하는 구종이 많아, 특정 구종의 제구가 흔들렸을 때도 대처가 용이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특히 데이비슨은 왼손 타자 몸쪽에 직구를 보여준 뒤 바깥쪽으로 크게 흘러가는 스위퍼가 위력을 발휘했다. 이미 좌타자에게 매우 강한 '좌승사자' 찰리 반스를 보유한 롯데가 또 한 명의 좌타자 킬러를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슨은 지난해 12월, 총액 95만 달러에 롯데와 계약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56경기에 등판해 4승(10패),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142경기에서는 30승 44패,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2.24 09:25
프로야구

현란한 CU·SL 무브먼트...베일 벗은 롯데 터커 데이비슨, 윌커슨 대체자 그 이상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29)이 자체 청백전에서 첫 실전 등판을 소화하며 베일을 벗었다. 롯데팬 기대감이 커진다. 데이비슨은 지난 16일 대만 타이난에서 진행 중인 롯데의 1차 스프링캠프 청백전에서 후공팀(홈팀) 선발 투수로 등판, 2이닝 동안 8타자를 상대해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회는 한태양·장두성·김민성을 상대해 연속 삼진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고, 2회는 1군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정훈과 노진혁을 각각 삼진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뒤 전민재와 조세진에게 볼넷과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이호준을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총 투구 수는 39개. 포심 패스트볼(직구) 최고 구속은 147㎞/h까지 찍혔다. 커브·슬라이더·포크볼·스위퍼 등 변화구도 다양하게 구사했다. 상대가 2군 선수 위주로 구성됐다. 아직 진짜 실력을 평가하기엔 이른 시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연한 투구 메커니즘, 묵직한 구위, 보더라인에 꽂는 제구를 차례로 보여주며 기대감을 높였다. 1회 첫 타자 한태양을 상대로 삼진을 잡은 공은 바깥쪽(우타자 기준) 낮은 코스 직구였다. 후속 장두성을 상대로는 체인지업으로 보이는 오프-스피드 계열 변화구 3개로 스트라이크 2개와 헛스윙을 끌어냈다. 이날 롯데 관계자가 보낸 구종 기록에 체인지업 구사는 0개였다. 중계 화면으로는 궤적 변화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었지만, 상하 변화가 있는 공이었기에 포크볼이었던 것 같다. 데이비슨은 김민성을 상대로는 몸쪽(우타자 기준) 꽉 찬 직구로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2회 첫 타자 정훈을 상대로도 구위가 돋보였다. 가운데 높은 공이 빗맞아 백네트로 향했고, 2스트라이크 이후 바깥쪽(우타자 기준)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데이비슨은 이어진 노진혁과의 승부에선 포크볼로 보이는 공으로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후속 전민재에게 볼넷을 내줄 때 구사한 4번째 '볼' 역시 우타자 기준 낮은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공이었다. 이어 데이비슨은 이호준을 상대로 스위퍼 또는 슬라이더(SL)로 보이는 공을 구사해 헛스윙을 유도했다. 무브먼트가 돋보였다. 앞서 정훈과의 승부에서 구사했던 커브(CU) 역시 현란하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많큼 낙폭이 매우 컸다. 롯데는 2024시즌 이닝 1위(196과 3분의 2)에 12승까지 거둔 애런 윌커슨과 재계약 대신 데이비슨을 선택했다. 비록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는 시기에 표본도 적지만, 데이비슨은 높은 평가를 받기 충분했다. 투구 레퍼토리, 커멘드만큼은 확실히 전임보다 우위로 보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2.18 19:47
메이저리그

다저스 떠나 워싱턴으로…美 도전 7년 차, ML 문 앞에 선 최현일 [IS 인터뷰]

어느덧 미국에서 7년 차를 맞이한 투수 최현일(25)이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한다.최현일은 지난해 12월 12일 룰5 드래프트에서 워싱턴 내셔널스에 지명됐다. MLB의 룰5 드래프트는 KBO리그 2차 드래프트와 같은 취지의 제도다. 원 소속팀에서 중용되지 못한 선수를 다른 팀이 지명, 출전 기회를 받도록 한다.워싱턴은 2만 4000달러(3540만원) 이적료를 내고 마이너리그 페이즈 1라운드 6순위로 최현일을 선택했다. 최현일의 친정팀 LA 다저스 로스터는 고액 연봉 스타들과 유망주로 꽉 차 있다. MLB 승격과 정착이 쉽지 않다. 반면 리빌딩 중인 워싱턴은 최현일이 성과만 낸다면 기회를 줄 '공간'이 있는 팀이다.최근 서울 청담동에서 본지와 만난 최현일은 이적에 대해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며 기뻐하면서도 "(그러나 MLB) 승격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그는 "1년만 더 지나면 어차피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이 끝났다. 그때는 다른 팀이 이적료 없이 지명할 수 있는데, 워싱턴은 그러지 않았다. 구단이 나를 좋게 봐주셨다고 생각한다. 더 좋은 기회, 새로운 도전으로 느껴진다. 동기 부여가 됐다"고 전했다. 최현일은 올해로 미국 야구 7년 차를 맞이한다. 서울고 출신인 그는 지난 2018년 KBO리그 구단 대신 다저스와 30만 달러(4억원)에 계약했다. 고비도 많았다. 싱글A, 하이싱글A에서 뛴 2021년 그는 구단 '올해의 마이너리그 투수'로 선정됐다. 이듬해 오른쪽 팔뚝 통증을 겪었고, 2023년에도 부상자 명단(IL)에 다녀왔다. 지난해 트리플A에 올라 15경기에서 4승 6패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했다.최현일은 "2024년 목표는 강한 타구 허용을 줄이는 것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이전까진 잘 던지다가도 어느 순간 흔들렸다. 장타를 허용하며 대량 실점했다. 내 직구 구속(평균 146㎞/h·팬그래프 트리플A 데이터 기준)은 미국에선 빠른 편이 아니다. 타자들이 강한 타구를 만들기 쉬웠다"고 돌아봤다.최현일은 투심 패스트볼(투심)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2024년 그는 직구(22.6%)보다 많은 투심(24.9%·평균 143㎞/h)을 던지며 땅볼 유도에 활용했다. 최현일은 "원래 주 무기는 체인지업이다. 슬라이더도 던졌다. 팔꿈치 부상 후 체인지업 구사가 불편해진 데다 위력도 떨어졌다"며 "2023년 커터, 2024년 투심을 장착했다. 난 공에 역회전(오른손 투수의 경우 오른손 타자 방향으로 투구가 회전하는 궤적)을 더 잘 거는 편인데, 그 덕분에 투심의 낙폭이 만족스럽게 나왔다. 투심이 좋아지면서 약한 타구를 유도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최현일은 MLB 승격만큼 태극마크의 꿈도 놓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이 부진했을 때 최현일의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당시 대만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마이너리거 린위민을 앞세워 대회 정상에 섰다.최현일은 "예비 엔트리에 들었다면 몸을 만들고 대체 선발에 대비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하며 "운동선수인 만큼 국가대표는 MLB 승격보다 더 큰 꿈"이라고 했다. 그는 오는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두고 "야구 국제대회 중 가장 권위 있는 대회라 생각한다. 전 세계 메이저리거들이 나오는 무대다. 그곳에서 뛰는 건 꿈같은 일이다. 뽑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최현일은 "올해가 정말 중요하다. (MLB에 승격하지 못한다면) 병역의 의무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진지하게 고민해 볼 시기"라고 했다. 빅리그에 간다면 WBC에 이어 (병역 혜택이 걸려 있는)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길도 가능하다. 그는 "일단 MLB가 어떤 곳인지 한 번 맛보고 싶다. 꼭 한 번 MLB 마운드를 밟아봐야 (한국에 복귀하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1.14 08:16
프로야구

평가전 홈런 2개, 아파트 세리머니 제안까지...대표팀 '인싸' 윤동희

프리미어12 한국 국가대표팀에 공식 세리머니가 생겼다. 두 손을 펴고 위아래로 교차하며 리듬을 타는 동작이다.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케이팝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협업, 최근 2주 연속 '빌보드 글로벌 200' 1위에 오르며 신드롬을 일으킨 곡 아파트(APT.)의 퍼포먼스다. 야구대표팀 선수들은 10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린 대만 프로야구팀 웨이취안 드래건스와의 평가전에서 '아파트 세리머니'를 처음 선보였다. 1회 김도영(KIA 타이거즈)을 시작으로 안타와 홈런을 치는 선수들이 더그아웃을 향해 이 동작을 했다. 대표팀 주장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은 더그아웃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들기 위해 선수들에게 세리머니를 공모했다. 여기서 외야수 윤동희(21·롯데 자이언츠)의 아이디어가 채택됐다. 윤동희는 "여러 후보가 있었는데, 아파트 댄스가 (송)성문이 형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라며 웃었다.윤동희는 웨이취안전 2회 말, 상대 선발 투수 궈여우정의 몸쪽 높은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받아 쳐 좌중간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더그아웃에 돌아온 그는 동료들과 하이 파이브를 한 뒤 중계 카메라를 주시하며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아파트 댄스를 췄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윤동희는 프리미어12 조별예선 첫 경기를 앞둔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일단 타격감이 뜨겁다. 웨이취안전에서는 선제 홈런을 치며 대표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2차 평가전 2회 초에도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 라이몬드 피게레도의 147㎞/h 직구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처음 보는 투수를 만나도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는 스윙 궤적을 가졌다. 현재 대표팀 타자 중 컨디션이 가장 좋다"라며 윤동희를 칭찬했다.윤동희는 지난 시즌(2023) 롯데의 주전 외야수로 올라선 신예다. 비범한 재능을 인정받아 그해 10월 열린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된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그는 AG에서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정규시즌 종료 뒤 이어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도 출전했다. 윤동희는 2024 정규시즌 타율(0.293) 홈런(14개) 타점(85개) 부문에서 모두 커리어하이를 찍으며 한 단계 성장했다. 시즌 뒤에는 무난히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했다. 윤동희는 "나는 국제대회가 정말 재밌다. 생소한 공을 보는 게 신기하다. 더 많은 국가대표 선수들과 만날 수 있는 프리미어12가 정말 기대된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과감하고 빠른 승부를 하겠다고 예고한 그는 대표팀이 치른 네 차례 평가전에서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좋은 타격감을 보여준 그는 '국제대회 체질'을 증명했다. 대표팀 생활도 그야말로 '인싸(Insider·어디에서든 잘 어울리는 사람)'다. 막내급 선수인데도 선배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선수가 윤동희다. 그는 "젊은 선수들만 있었던 AG보다 (포수 박동원, 투수 고영표 등) 베테랑 선배들도 많은 이번 대표팀이 더 좋다"라며 웃었다. 2024 정규시즌 빼어난 성적을 낸 홍창기(LG 트윈스), 송성문의 타격 기술과 노하우를 배우며 즐거움을 느꼈다. 대만 입성 나흘째인 대표팀 선수들은 11일에는 휴식을 취했다. 대회 첫 경기인 대만과의 조별리그(B조) 1차전(13일 오후 7시30분)을 앞두고 전열을 정비했다. 최근 한국 대표팀은 국제대회 첫 경기에 유독 약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호주, 2017·2013년 대회에선 각각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에 덜미를 잡혔다. 대만을 상대로는 '참사'로 끝난 2006 도하 AG 첫 경기에서 2-4로 패한 바 있다.한국은 대만전을 시작으로 14일 쿠바, 15일 일본, 16일 도미니카공화국, 18일 호주와 차례로 예선전을 치른다. 조 2위 안에 들어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4강)에 진출할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잡을 팀은 잡아야 한다. 대만전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12 05:25
프로야구

"43㎝를 다 쓸고 나간다" 푹 쉬고 나온 네일의 전화위복 [KS 포커스]

"홈플레이트 너비가 43㎝(실제 43.2㎝)인데 그 43㎝를 다 쓸고 나간다."지난 21일 열린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한 제임스 네일(31·KIA 타이거즈)의 스위퍼(변형 슬라이더)에 대한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평가다. KS 1차전은 6회 초 우천 서스펜디드 경기(23일 속개)가 선언되는 등 현장 상황이 어수선했다. 1회부터 비가 내리는 악조건이었지만 네일의 스위퍼는 홈플레이트 앞에서 춤을 췄다.KS 1차전은 네일의 '부상 복귀전'이었다. 지난 8월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등판한 그는 투수 강습 타구에 얼굴(턱 골절)을 맞고 쓰러졌다. 이튿날 턱관절 고정 수술을 받은 뒤 기약 없는 재활 치료에 들어갔다. 턱은 공을 던질 때 힘이 들어가는 부위 중 하나여서 만만하게 볼 부상이 아니었다. KS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네일은 빠르게 몸 상태를 추슬렀다. 그 결과 KS 마운드를 밟을 수 있었다. 그런데 시즌 때보다 스위퍼의 움직임이 더 커졌다. 투심 패스트볼과의 조합은 알고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재활 치료에 따른 '강제 휴식'이 구위를 끌어올린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다. 네일은 부상 전까지 리그에서 세 번째로 이닝 소화가 많았다. 미국에서 주로 불펜으로 뛰었던 그의 구위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심재학 KIA 단장은 KS에 앞서 "(네일은) 먹는 걸 조절했기에 체중과 근력이 빠지지 않았다. 오히려 잘 쉬어서 팔 컨디션은 좋은 거 같다고 하더라"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KS 1차전에서 몸을 푼 네일은 4차전에 다시 등판, 더욱 강력한 스위퍼를 선보였다. 현장에선 "비행접시 같다"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휘는 각이 컸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휴식이 네일의 스위퍼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며 "(푹 쉬고 나오니) 투구폼 안에 코킹(Cocking) 되는 외회전 공간의 가동성이 더 잘 활용된다고 봐야 한다. 어깨·팔꿈치·허리 등을 비롯해 가동 범위가 더 활용되면, 스위퍼의 회전을 만들 수 있는 릴리스 포인트 공간이 길어진다"라고 말했다. 윤희상 위원은 이어 "자기가 활용할 수 있는 가동성이 100%라고 보이면 릴리스 포인트에서 스위퍼 같은 변화구 계열의 공을 (투구 시) 눌러주는 힘이 많이 생긴다. 그러면 투구 궤적도 좋아진다. 네일이 딱 그렇다"며 "(스위퍼 감각에 대한) 선수의 확신도 바탕에 깔렸다"라고 부연했다.정규시즌 리그 평균자책점 1위(2.53) 네일은 KIA 마운드의 기둥이다. KS 1·4차전 모두 최소 5이닝을 책임지며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4차전이 끝난 뒤 "네일이라는 선수가 없었으면 올 시즌 힘들었을 거"라며 "한 번 더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극찬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28 05:30
프로야구

'9월 IRS 0%·45타자 1피안타' SSG 조병현 "내년 목표는 100K" [월간 MVP]

오른손 투수 조병현(22)은 올 시즌 SSG 랜더스의 수확 중 하나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시즌을 마쳤을 때 그의 이름 앞에는 '마무리 투수'라는 수식어가 붙었다.성적이 수준급이다. 시즌 76경기에 등판한 조병현은 4승 6패 12홀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후반기에는 마무리 투수 자리를 꿰차 5강 경쟁을 이끌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칭찬했다.특히 9월 임팩트가 강력했다. 월간 1홀드 8세이브를 수확하면서 실점하지 않았다. 13이닝 무실점. 9명의 승계주자 득점을 모두 막아내 불펜 평가 지표 중 하나인 IRS(Inherited Runner Scored Percentage·기출루자 득점 허용률)마저 '0'이었다. 월간 피안타율은 0.024(45타자 41타수 1피안타). 조아제약과 본지는 조병현을 9월 월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그는 "팬분들께서 응원을 열심히 해주신 덕분에 이 상을 받을 수 있는 거 같다. 감사하다"라며 "뒤에 계신 선배님들을 믿고 던졌다. (포수인) 이지영 선배님께서 리드를 잘해주신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지난 시즌까지 조병현의 1군 성적은 2021년 3경기 등판이 전부였다. 2021년 입단 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그는 2022년 국군체육부대(상무)에 합격, 병역을 해결했다. 많은 실전을 치르며 경기 감각을 키웠고, 그 결과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이숭용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조병현은 "솔직히 이렇게 괜찮을 줄 예상하지 못했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건 감독님과 코치님의 믿음이 컸다"라며 "스프링캠프 때 송신영 투수 코치님께서 포크볼을 새롭게 알려주셨다. 그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 같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이전에는 투심 패스트볼 그립을 잡고 포크볼을 던졌는데 송신영 코치는 직구 그립을 조언했다. 조병현은 "그립을 바꾸면 더 좋은 포크볼을 던질 수 있다며 직구처럼 생각하고 던지라고 하셨다. 그게 잘 맞았다"며 "올해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이 도입되면서 하이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로) 많이 잡아주더라. (떨어지는 궤적의) 포크볼과 상하 조합이 괜찮았던 거 같다"라고 흡족해했다. 조병현은 투구 시 손에서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가 키(1m82㎝) 대비 상당히 높다. 현장에선 투구 각이 커 공략하기 까다롭다는 얘기가 나온다. 조병현의 위력을 상징하는 건 탈삼진이다. 시즌 9이닝당 탈삼진(KK/9)이 11.84개. 최소 50이닝 이상 소화한 39명의 불펜 투수 중 1위다. 지난 6월 26일 인천 KT 위즈전부터 30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10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KBO리그 10타자 연속 탈삼진은 1998년 5월 14일 인천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달성한 이대진(당시 해태 타이거즈)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이자 불펜 투수로는 사상 첫 대업이었다. 조병현은 "내 공을 믿고 던졌다. 자신 있게 들어가니 결과가 좋게 나온 거 같다. 아직 부족하다. 더 노력해야 한다"라며 몸을 낮췄다. 조병현은 지난 11일 발표된 2024 WBSC 프리미어12 '팀 코리아' 훈련 소집 명단(35명)에 포함됐다. 최종 엔트리 승선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나이와 기량을 보면 경쟁력은 충분하다. 그는 "대표팀에 뽑히면 진짜 너무 감사하고 좋을 거 같다. 몸을 잘 만들어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니까 긴장도 된다"며 "올해 1군 첫 풀 시즌이었고 이렇게 많이 던진 경험이 없어 걱정도 되지만 큰 문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생각보다 홈런(8개)을 많이 맞았다. 피홈런을 줄이면서 올해 채우지 못한 탈삼진 100개(2024시즌 96개)를 내년 목표로 해볼 생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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