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약체' 상대로 주춤한 울산, 김도훈의 작심 일갈…"공격수들 정신 차려!"
"공격수들은 정신 차려야 한다."'약체'만 만나면 바짝 올랐던 독기가 빠진다. 이 때문에 내로라하는 강팀을 상대로 쌓은 승점이 줄줄이 깎이고 있다. 김도훈(47) 울산 현대 감독이 창 끝이 물렁물렁해진 공격진을 향해 회초리를 든 이유다.울산은 28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와 K리그 클래식(1부리그) 17라운드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울산은 리그 2위(8승5무4패·승점 29)를 지켰지만, 하위권 팀인 상주를 상대로 승점 1점만을 획득하는데 그쳤다.1위 도약 기회를 번번이 놓치고 있다.울산은 최근 10경기에서 단 1패(6승3무)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리그 내 '라이벌'이나 강팀을 상대로 탁월한 경기를 펼쳤다. 수원 삼성(2-1 승·5월 6일)·전북 현대(0-0 무·5월14일)·FC 서울(0-0 무·5월 27일)·포항 스틸러스(2-1 승·6월 17일)·제주 유나이티드(1-0 승·6월 21일)까지 쉽지 않은 대결에서 골고루 승점을 쌓으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너무 힘을 뺀 탓일까. 승승장구하던 울산은 지난 24일 당시 리그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에 1-2로 패배하는데 이어 8위 상주에도 무승부를 거뒀다. 남들이 승점 3점을 고스란히 챙기는 경기에서 소득이 없으면 앞서 고생해 올린 승점을 까먹는 결과밖에 되지 않는다. 상주전 경기 내용은 좋았다. 울산은 시종 상대 골대를 위협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총 15개의 슈팅을 날리는 동안 유효 슛만 7개에 달했다. 볼 점유율 역시 58%로 상주를 압도했다. 풀백 이명재(24)와 미드필더 김승준(23) 외에도 울산의 공격수인 오르샤(25)·이종호(25)·김인성(28)·김용진(24)까지 부지런히 슛을 쏘았다.하지만 헛심만 썼을 뿐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오르샤는 후반 33분 김인성 대신 투입되자마자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상주의 골문을 노렸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상대를 만만하게 본 탓인지 공격진의 발끝이 살아있지 않았다.김 감독도 이 점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었다. 공격수들이 끝내 득점에 실패하면서 패한 것과 다름없는 무승부를 거뒀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공격수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공격 포인트를 얻으려면 더 집중하고 골을 넣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일갈했다. 공격진이 평소보다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뜻이 담겨있었다. 평소 선수들을 감싸는 편인 김 감독은 한 발 더 나아가 "오늘 경기는 목표한 것을 이뤘어야 했다. (무승부에 그치면서) 상당히 기분이 좋지 않다"고 까지 쓴소리를 남겼다.2017년 울산의 목표는 클래식 우승이다. 리그 1위(10승5무2패·승점 35) 전북을 잡아야만 가능하다. 회초리를 든 김 감독이 공격진의 독기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까. 서지영 기자
2017.06.30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