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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일반

[부동산 IS리포트] 오싹한 경고, 연예인도 피해갈 수 없는 층간소음

층간소음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웃끼리 '피아노 못친다'며 섬뜩한 경고글을 내붙이는가 하면, 층간소음을 빌미로 스토킹이나 살인을 저지르기도 한다. 연예인도 예외가 아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웃에 사는 연예인 집을 겨냥해 "사과도 없고 변하지도 않는다"는 폭로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정부와 건설사는 층간소음의 문제를 인식하고 기술과 정책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연예인도 층간소음 갈등 개그우먼 정주리는 최근 층간소음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 이웃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정주리 자녀들의 소음을 지적하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아들만 넷인 정주리는 지난해 아파트 다자녀 특별공급 청약에 당첨돼 경기도 고양시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정주리는 그림 같은 한강뷰를 자랑하는 142.1㎡(43평대) 집을 SNS 등을 통해 직접 인증하며 기쁨을 나눴다. 어렵게 마련한 내집에서 누리던 편안함은 1년 만에 힘들게 된 모양새다. 그의 이웃으로 추정되는 A 씨는 "옆집 연예인 가족의 소음 때문에 너무 힘들다. 아들만 넷인 집이니 이해해야지 싶다가도 새벽까지 큰 애들은 소리 지르며 놀고 돌 지난 아이는 새벽마다 꼭 깨서 최소 30분은 넘게 악을 쓰며 울어 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주의를 줬음에도 정주리 가정이 사과나 바뀌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당사자로 지목돼 질타를 받던 정주리는 결국 SNS에 "그 시간에는 다 자고 있었는데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어디서 민원이 들어왔는지 몰랐다. 윗집과 옆집, 아랫집 모두 찾아뵙고 다시 인사드리고 사과드리겠다"고 썼다. '공개 저격'과 사과'로 마무리된 정주리의 층간소음 사연은 비슷한 갈등 중에서는 비교적 낮은 수위에 해당한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공동주택 내 갈등이 갈수록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춘천지법 형사2부는 지난 2일 1년 반전에 층간소음을 저지른 이유를 묻겠다면서 상대방의 집을 여러 차례 찾아온 B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B 씨는 2021년 10월 말과 11월 초 층간 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던 C 씨의 이사 간 아파트 단지 놀이터 등에 찾아가거나 자녀에게 접근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오싹한 내용의 경고 글이 화제가 됐다. 경고장을 쓴 D 씨는 이웃의 피아노 소리 때문에 집 안에서 쉴 수가 없다면서 “아이가 치는 것인지는 모르겠고 더럽게 못 친다”며 “음악을 전공했던 사람으로서 프로로 데뷔할 실력은 전혀 아닌 것 같다"고 썼다. 이어 "양심이 있으면 저녁에 피아노 치는 행위가 남들에게 민폐라는 걸 자기 자식한테 이야기해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 씨름 선수가 층간소음 갈등으로 이웃을 160여 차례 때려 숨지게 하는 사고가 일어났고, 이듬해 3월 인천시에서는 층간소음을 이유로 윗집 여성의 직장에 전화를 하는 스토킹 사고까지 발생했다.환경부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연도별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2년 8795건(콜센터 7021건, 온라인 1774건)에 머물던 층간소음으로 인한 전화상담 서비스 접수 건수는 2021년 4만6596건(콜센터 3만6109건, 온라인 1만487건)을 기록했다. 약 10년 만에 429.8% 증가한 셈이다. 강력범죄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살인·폭력 등 강력 범죄는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으로 5년 사이 9배나 늘었다. 대비하는 건설사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지난 2014년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을 정한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을 공동으로 제정해 운영해 왔다. 그러나 층간소음 관련 문제가 줄어들지 않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민간 건설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LH는 지난 3월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대우건설·GS건설·포스코건설·롯데건설 총 7개 민간 건설사와 공동주택 층간소음 해소를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LH와 민간 건설사들이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층간소음 저감 관련한 기술과 성과를 상호 교류하기 위한 목적이다. LH에 따르면 앞으로 민관은 층간소음 기술의 현장 실증을 통해 실질적인 저감 효과를 확인하고 시공성, 경제성, 환경성 등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정부는 지난해 7월 '층간소음 사후 인증제'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건설사가 사전에 시험기관으로부터 층간소음 차단 성능을 인정받는 구조였으나, 이제는 입주 직전에 직접 소음측정을 한다. 만약 이때 일정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입주가 지연되거나 추가 시공을 해야 한다. 추가시공은 곧 돈이다. 건설사들이 층간소음 저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다.현대건설은 지난 3월 층간소음 전용 연구소인 'H 사일런트 랩'을 설립했다. 지상 4층 규모 연구소에 다양한 구조의 아파트 모형을 구현하고, 층간소음의 주파수를 측정해 맞춤형 소음 저감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현대건설 측은 "층간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축 자재나 건설 공법뿐 아니라 아파트 도면 설계와 구조까지 새롭게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삼성물산은 경우 지난 2020년 12월 층간소음 전문 연구 조직 '층간소음 연구소'를 신설했다. 삼성물산은 국내 최대 규모의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 '래미안 고요안 랩(LAB)'에서 자체 개발한 기술로 중량충격음 차단 성능 1등급 국가공인시험기관의 인증을 획득했다. 이 밖에도 고중량 바닥패널과 스프링을 활용한 층간소음 차단 신기술로 1등급 성능을 추가로 인정받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경량·중량 충격음 모두 1등급 인증서를 취득했다.2003년부터 층간소음 연구를 시작한 DL이앤씨는 200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주택 성능을 실증할 수 있는 건축환경연구센터를 건립했다.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건축 자재도 선보이고 있다. GS건설은 바닥 자재를 고탄성 소재로 바꾼 5중 바닥 구조를 자체 개발해 지난해 10월 특허 출원을 마쳤다. 대우건설과 DL이앤씨도 각각 3중 바닥 구조를 자체 개발해 특허를 냈다.정부도 층간소음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환경부는 지난해 겨울 전국 17개 시도 및 교육청, 대한주택관리사협회와 함께 층간소음 예방 집중 홍보에 나섰다. 층간소음 갈등이 빈번한 학생들의 겨울방학 시즌에 앞서 실시했는데 '사뿐사뿐 층간소음 예방교육' 등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층간소음을 줄이는 4가지 생활수칙 등을 집중 홍보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웃 간의 층간소음 갈등 해결 및 국민불편 해소를 위한 전방위적 지원과 노력을 통해 편안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LH는 7개 민간 건설사와의 협업과 발맞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동주택을 건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건설사 관계자는 "층간소음 기술이 재건축 시공사 선정 때도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가 달라지고, 사회적 갈등이 커지면서 건설사도 관련 기술에 열심"이라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7.05 07:07
부동산

[금쪽같은우리집] 주거용 아파트 짓는데 세계적 거장이 총동원돼야 하나요?

최근 대형건설사들이 해외 유명 설계 그룹이나 조명 디자이너를 동원해 조감도를 내놓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각자 '세계적인 거장'이라고 소개되는 이들은 이름과 수식어만 들어도 놀랄만한 이력을 자랑한다. 업계는 건설사들의 이런 노력을 수주전에서 찾고 있다. 그럴듯한 설계사를 끌어들여 멋진 조감도를 선보여야 조합원들의 눈과 마음을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거주가 목적인 아파트마다 거장들이 모두 참여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읽기도 어려운 '거장'의 이름 설계 그룹 '저디', 설치 예술 명가 '완다 바르셀로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듀오 바스쿠&클루그'…. DL이앤씨가 지난해 8월 북가좌6구역 재건축 사업에 '드레브 372' 단지를 제안하며 내건 이름들이다. 또박또박 읽기도 어려운 이름을 가진 이들은 건축 및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널리 알려진 거장이라고 한다. 저디는 미국 라스베가스 5성급 호텔 벨라지오‧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 등 세계적 랜드마크를 설계한 글로벌 설계 그룹이다. 완다 바르셀로나는 설치 예술업계 저명한 스페인의 디자인 스튜디오다. 우리나라에서는 2021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종이꽃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듀오 바스쿠&클루그는 유럽 조명 분야에서 명성이 있다. DL이앤씨는 당시 홍보 자료를 통해 이 단지에만 7명의 거장과 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중에는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유명한 프랑스 출신 '티보 에렘'도 포함된다. DL이앤씨는 거장을 총동원한 덕에 막판까지 롯데건설을 꺾고 북가좌6구역을 품에 안았다. 다른 건설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삼성물산은 2020년 신반포15차 재건축 수주전에서 '래미안 원펜타스'를 제안하고 네덜란드 '유엔 스튜디오'와 손을 잡았다. 유엔 스튜디오는 지난 1988년 네덜란드 부부 건축가 '벤 판 베르켈'과 '캘롤라인 보스'가 설립한 설계 사무소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등을 디자인하며 명성을 높였다. 현대건설은 세계적인 패턴 디자이너 네덜란드 '카럴 마르턴스', 영국 공간예술가 '신타 탄트라', 동화작가 '앤서니 브라운'과 협업을 추진해왔다. 포스코건설 역시 네덜란드의 그로닝거 미술관, 일본 히로시마 파라다이스 타워를 디자인한 이탈리아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에게 아파트 디자인을 맡긴 전례가 있다. 표절 시비도 해외 유명 설계사와 협업이 수주전 승리의 열쇳말이 되면서 표절 시비가 불거지기도 한다. 올해 초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개발)과 롯데건설이 맞붙었던 경기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관양 현대) 재건축사업 수주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HDC현산개발은 건축 명가 SMDP, 롯데건설은 저디와 협업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일부에서 롯데건설이 조합 측에 제시하는 책자에 공개한 아파트 디자인이 과거 HDC현산개발과 롯데건설이 컨소시엄을 이뤘던 부산 대연8구역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롯데건설이 저디와 협업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추가했고, 저디가 관양 현대를 디자인하기에는 다소 기간이 짧다는 확인되지 않은 추측도 들끓었다. 파장이 컸다. 부산 대연8구역을 디자인한 SMDP 측은 롯데건설 측에 공문을 보내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SMDP 측은 "롯데건설과 롯데건설의 설계사에 설계 무단도용에 대해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롯데건설 측은 "디자인 표절 의혹은 사실무근이다. 디자인을 모방할 이유가 없다"면서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 단지에 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 캐슬'을 도입하고, 분담금 입주 2년 후 납부 등 파격적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롯데건설의 노력에도 관양 현대는 HDC현산개발에 돌아갔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디자인이슈와 관련해 "오랜기간 준비한 세계적 디자인 그룹 '저디'社와의 디자인이 치열한 수주전 속에서 왜곡된 방향으로 알려졌다" 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유명한 설계사나 아티스트를 데려오면 조합에 더 많은 표를 받을 수 있고 그럴듯해 보이니까 무리해서 협업을 추진하고, 결국 탈이 난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거장 좋아하다 공사비만 '쑥' 건설사들은 거장과 협업 배경으로 차별화를 거론한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은 조경이나 디자인의 수준을 예술로 끌어올리고, (수주에서) 경쟁사와 비교해 확실한 장점을 갖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건설사들의 해외 설계사를 동원한 과도한 디자인 경쟁은 공사비 증가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서울 강북구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B 조합 관계자는 "문주도 멋있게 짓고, 스카이 브릿지도 연결하는 곳이 늘었다. 멋있긴 하지만 결국 공사비 증가로 (시공사와) 싸움만 난다. 조합 입장에서는 다 대출"이라고 입맛을 다셨다. 학계는 건설사의 이런 트렌드에 분명한 명과 암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명식 동국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세계적 거장이 한국 아파트 설계에 참여하면 한국을 알릴 수 있고, 세계 건축계에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 국내 설계사들에게는 자극도 된다. 건축업계 전반적인 부분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이 교수는 주거가 목적인 공간마다 거장이 참여하는 트렌드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그는 "아파트와 같은 주거 공간은 한국적인 생활공간에 맞고, 여러 국내 법규에 맞게 지어야 한다. 겉은 서구 것인데 내부 거주지는 법규적 환경이 따로 있다. 국내에서 활약하고 있는 실력 있는 설계사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및 한국퍼실리티매니지먼트학회 회장이기도 한 이 교수는 건설사가 해외 유명 설계사를 끌어와 단기간에 명품을 만들어 가치만 높이고, 조합은 비싼 것이라면서 반기는 구조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국 건축계가 자국에서조차 뒤로 밀려나면 설 곳이 없어지고 발전도 이룰 수 없어서다. 실제로 해외 거장은 국내외에서 떠받들어지지만, 실력 있는 국내 건축가들은 제대로 된 설계비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지적이다. 건설사는 거장만 찾고, 한국 건축계는 침체하고, 아파트 거품만 가득 끼는 악순환의 고리가 완성되는 셈이다. 이 교수는 "최근 K컬처가 명성을 얻고 있다. 국가와 기업의 투자와 제도적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우리 건축업계도 이런 노력과 지원, 정당한 대가만 뒤따른다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8.01 07:00
부동산

[금쪽같은 우리집] ”하이엔드 아파트? 그거 좋은 거 아닙니다”…하이엔드 남발, 바뀌는 조합들

대형 건설사가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를 앞다퉈 론칭하면서 고급 주거 브랜드에 대한 희소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요지에만 짓겠다던 하이엔드 브랜드가 우후죽순 들어서자 고급 브랜드만 쫓던 조합들도 생각을 바꾸는 분위기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건설사의 방안일 뿐이며, 치솟는 원자잿값을 고려할 때 조합에 유리할 게 없다는 것이다. 빛 좋은 개살구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요? 그거 좋은 거 아닙니다." 서울 강북구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조합 관계자 A 씨가 손사래를 쳤다. "여러 건설사가 이 조합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안했다고 들었다"는 질문에 되돌아온 반응이었다. 이 관계자는 "그런 제안을 한 건설사가 많긴 하다"면서도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가 뭐가 좋나 싶다. 결국 몇 년 써먹다가 인기가 떨어지면 론칭하는 순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0대 대형 건설사 중 하이엔드 브랜드를 현대건설(디에이치)과 대우건설(푸르지오 써밋), DL이앤씨(아크로), 롯데건설(르엘) 등이다. 이들 건설사는 '힐스테이트'와 '푸르지오' '이편한세상' '롯데캐슬'이라는 대표 주거 브랜드 보유 중이었다. 고급 주거 시설을 표방하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론칭한 뒤에는 강남권 주요 지역에만 간판을 달면서 주목을 받아왔다. 문제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수도권 외곽은 물론 지방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DL이앤씨는 지난 3월 총 공사비 6183억원 규모의 대구광역시 수성1지구 재개발사업에 아크로를 제안하고, 시공권을 확보했다. DL이앤씨는 올해 초에도 서울 금천구 남서울 무지개아파트에 아크로 적용을 약속했다. 현대건설도 최근 광주광역시 서구의 광천동 재개발 단지에 디에이치를 적용했다. 디에이치는 2015년 론칭 이후 강남권을 비롯해 용산구의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지 등 수도권 노른자위 입지에만 적용했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올해 초 대전 유성구의 장대 B 구역 재개발사업에 지방 최초로 디에이치 도입을 알린 이후 광주까지 연이어 진출하게 됐다. A 씨는 "처음에는 하이엔드라면서 강남 요지에만 지었는데, 지금은 여기저기 다 짓지 않나. 요즘에는 (사업성이) 크다 싶은 조합에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들이밀어서 수주에 성공하려는 분위기다"라고 꼬집었다. 원자재 가격이 치솟은 상황 속에서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가 더는 '메리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건설업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철근이나 유연탄과 같은 원자재는 물론 인건비까지 급증하면서 위축된 분위기다. 일부 대형건설사는 "지금은 무리하게 수주전에 참여했다가 손해를 입을 수 있다. 올해 수주는 상황을 봐 가면서 무리하지 않을 것"이란 말을 공공연하게 할 정도다. 실제로 부산의 ‘재개발 대장’으로 꼽히는 해운대구 우동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하이엔드 브랜드 조건에 맞춰 공사비를 책정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 건설사들이 수주에 발을 빼면서 시공사 선정이 3차례나 유찰됐다. 조합 역시 연일 치솟는 공사비 때문에 시공사와 갈등을 빚은 사례가 적지 않다. 두 달째 공사 중단 중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재건축 조합이 대표적이다. A 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설계를 적용하면 마감재를 비싼 것으로 쓸 수밖에 없다. 어떤 곳은 평당 수백만 원씩 차이도 난다고 들었다"며 "지금 재건축·재개발을 추진 중인 조합마다 시공사와 공사비 가지고 난리다. 하이엔드를 쓰면 중간에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돈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여기저기 론칭 조합의 이런 분위기와 달리 대형 건설사의 하이엔드 사랑은 계속되는 분위기다. 수주전에 하이엔드를 들이밀어야 성과가 난다는 생각 때문이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그동안 '더샵'만을 주거 브랜드로 밀어왔다. 그러나 조만간 하이엔드급 새 브랜드를 선보이고, 상징성이 높은 강남권 지역에서 수주한 단지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건설은 타 건설사 하이엔드 브랜드와는 다른 새로운 가치를 품은 브랜드를 위해 세부 조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도 올해 초 특허청에 '드파인' '라테오' '아펠루나' 등 5개 브랜드에 대한 상표를 출원하고 하이엔드 브랜드 론칭을 위해 작업 중이다. 한동안 플랜트 사업에 집중했던 SK에코플랜트는 최근 다시 주택건축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 출시가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출시하게 되면 시공능력평가 10위 내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건설사는 6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하이엔드 브랜드를 론칭하지 않은 곳은 삼성물산과 GS건설 정도다. 양사는 각각 '래미안'과 '자이'를 유일한 브랜드로 삼고 있다. 기존 브랜드만으로도 수주전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는 고급 자재를 사용하고, 커뮤니티 시설에 힘을 준다. 공사비가 증액될 수밖에 없는 설계"라며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하이엔드 브랜드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이런 단지가 많아지면 브랜드 희소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7.04 07:00
산업

[금쪽같은 우리집] 재건축·리모델링의 시대, '플래카드 정치학'

수도권 전역에 재건축과 리모델링 바람이 불면서 아파트 단지가 건설사가 내건 플래카드로 뒤덮이고 있다. 다 비슷해 보이는 현수막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적힌 문구부터 참여하는 건설사의 숫자까지 천차만별이다. 사업성이 큰 단지일수록 플래카드를 걸겠다고 나서는 건설사가 많을뿐더러 문구도 사뭇 도전적이다. 반면 사업성이 떨어지는 일부 단지는 건설사에 플래카드를 걸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노골적인 멘트 판치는 건설사 플래카드 서울 노원구 하계동 일대는 굵직한 재건축·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다수 모인 곳으로 손꼽힌다. 극동·건영·벽산아파트, 하계장미아파트, 현대우성, 하계장미, 청솔아파트, 학여울청구까지 1000~2000세대에 달하는 대단지 구축이 많다. 대부분 역세이고 '강북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중계동 학원가가 멀지 않아서 입지면에서도 준수하다고 평가된다. 사업 진척도 빠른 편이다. 하계장미아파트는 노원구청으로부터 '조건부 재건축'인 D등급을 받고 최근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청솔아파트 등 5개 단지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재건축·리모델링 추진 단지 밀집 지역인 하계동에서는 수주를 원하는 대형 건설사의 현수막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계동의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 동네에 10대 대형 건설사 이름을 단 현수막은 죄다 모였다고 봐도 된다. 조합에서 들어보니 서로들 플래카드를 달고 싶다고 나서서 힘들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여기저기 걸린 현수막에는 의례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기원한다', '예비안전진단 통과를 축하한다'는 등의 문구가 적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중에는 조합원과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의 욕망을 건드리는 내용도 적지 않다. 극동·건영·벽산아파트 수주전에 적극적인 관심을 쏟고 있는 GS건설이 대표적이다. GS건설은 이 단지 앞에 대형 현수막을 내걸면서 '브랜드 1위 시세 1위 GS건설,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응원합니다'라고 적었다.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가 브랜드는 물론 아파트를 매매할 때 시세 면에서도 선두라는 점을 어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사의 시공 능력을 자랑하는 곳도 있다. 롯데건설은 같은 단지에 플래카드를 걸면서 '재건축사업 절대강자 롯데건설이 함께 하겠다'고 썼다. 유명세로 밀어붙이는 GS건설에 나름대로 맞불을 놓은 셈이다. 조합이나 추진위의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주는 현수막도 있다. 포스코건설은 조합 설립을 위해 동의 작업을 벌이고 있는 학여울청구에 '주거환경 개선과 자산가치 증대! 리모델링 1등 기업 포스코건설이 함께한다'고 적었다. 리모델링 참여에 주저하는 세대를 설득하는 내용인 셈이다. DL이엔씨는 극동·건영·벽산아파트 앞에 '정밀안전진단 모금 진행 표본세대 모집 중'이라면서 추진위 카페 홍보까지 하는 정성을 보였다. 아무 단지나 허용 안 된다? 건설사가 내건 재건축·리모델링 관련 플래카드가 흔한 시대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단지가 현수막을 걸 수 있는 건 아니다. 건설사가 자비를 들여 플래카드를 걸고 싶은 단지여야만 선택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용산구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B 아파트 추진위 관계자는 "건설사가 아무 단지나 이런 플래카드를 걸어주지 않는다. 입지나 단지 규모를 따졌을 때, 수주해도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될 때 건설사도 플래카드를 건다"고 말했다. 플래카드에 적을 수 있는 내용도 건설사 나름의 검수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건설사가 내건 플래카드 내용은 조합이나 추진위에서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 건설사와 사전 논의 뒤 결정되는 것이 보통"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대형 건설사라면 모두가 탐을 내는 재건축·리모델링 추진 단지의 경우 건설사나 조합에서 몇 개의 예시를 주고 서로 원하는 것으로 선택한다. "원하면 언제든 다시라"는 건설사의 각별하고 친절한 서포트가 있기에 가능한 단지다. 그러나 건설사가 볼 때 큰 메리트가 없는 단지는 조합이나 추진위 측에서 건설사에 "플래카드를 걸어달라"고 요청을 해도 거절당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례로 용산구 한강변에 위치한 500세대 미만의 한 단지는 리모델링을 추진하면서 대형 건설사에 "추진위를 꾸리고 있으니, 우리 단지에 관심을 갖는다는 차원에서 플래카드를 걸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사례도 있다. 플래카드에 적힌 내용은 건설사가 해당 단지를 얼마나 중요도 있게 생각하는 단지인지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이 관계자는 "플래카드 내용이 적극적이고 노골적일수록 건설사 입장에서는 '수주에 욕심이 나는 단지'일 수 있다"며 "요즘 건설사가 내거는 플래카드가 다소 민망할 때도 있는데, 일종의 추세 같기도 하다"고 했다. 재건축·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 사이에도 어디냐에 따라서 빈익빈 부익부가 뚜렷한 셈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 단지는 이른바 '빅3 건설사' 말고도 다양한 곳에서 리모델링을 함께 하고 싶다고 연락이 온다. 솔직히 피곤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재건축·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도심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 제도를 도입하면서 착수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5일에도 여의도 삼부아파트에 이어 서초구 신반포2차도 신통기획 대상지로 추가 선정했다. 현재 서울시 신통기획에 본격 착수한 단지는 여의도 시범, 대치미도, 압구정2~5구역 등 9곳이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5월 기준 전국에서 리모델링 조합이 설립된 곳은 총 124개 단지로 전년 동월(72개 단지) 대비 72%나 증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C 건설사 관계자는 "현수막은 건설사의 관심을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다. 건설사 간 기싸움도 있는 것이 사실이고, 본격적으로 수주가 시작되면 이보다 더한 문구도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수주를 뒤집는 것은 현수막 전쟁이 아닌 건설사의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 조합에 내건 여러 조건"이라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m 2022.06.20 07:00
부동산

규제에 울고, 리모델링에 웃고…2021년 사상 최대 실적 낸 대형 건설사

현대건설 본사 전경. 현대건설 제공 대형 건설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작성하며 2021년을 마무리 짓게 됐다. 현대건설은 정비사업에서 창사 후 첫 '5조 클럽'에 가입했고, GS건설도 6년 만에 수주잔고 5조원을 채우는 데 성공했다.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 등도 모처럼 호실적을 내며 분위기가 밝다. 업계는 대형 건설사들의 선전 이유로 리모델링 시장을 꼽는다. 정부 규제에 막혀 대규모 정비 사업이 속도를 못 내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 수주도 막히자 대형 건설사들이 그동안 꺼렸던 중·소 규모 정비사업에도 발을 들였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6일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하며 올해 정비사업 부분 누적 수주액을 5조2741억원으로 늘렸다. 현대건설이 정비사업 부분에서 5조원을 넘긴 것은 창사 후 처음이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3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1위 자리를 확정 짓는 데 성공했다. 막판 뒷심이 무섭다. 현대건설은 이달 들어 서울 서초 잠원동아 리모델링 등 6개 사업지에서 총 1조7928억원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이 오는 31일 시공사 선정 총회가 예정된 잠원 갤럭시1차아파트 리모델링과 대치 비취타운 가로주택까지 수주에 성공할 경우 12월 한 달 동안 2조원대를 쓸어담게 된다. . GS건설도 부지런히 현대건설의 뒤를 쫓고 있다. GS건설은 26일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과 서울 신림1구역 재개발 수주에 성공하면서 현대건설과 함께 정비사업 수주액 5조원 문턱을 넘었다. GS건설은 이달 1일까지만 해도 도시정비 수주액 3조5420억원으로 업계 3위에 그쳤다. 그러나 12월의 끝자락에 정비사업을 잇달아 따내면서 총 5조1436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에 이어 업계 2위다. 포스코건설도 축제 분위기다. 포스코건설은 대형 건설사가 파고들지 않았던 리모델링 분야를 꾸준하게 특화하면서 29일까지 총 4조213억원을 수주했다. 이로써 포스코건설은 창사 후 처음으로 4조원 클럽에 가입하는 것은 물론 정비사업 부분 수주고 기준 업계 3위에 올랐다. 대우건설은 총 15곳에서 3조8992억원의 수주 잔고를 기록, 4위에 올랐다. 대우건설은 지난 1월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을 시작으로 경기 용인 수지 현대 리모델링 등을 확보했다. 대우건설 역시 정비사업 부분 수주잔고 3조원을 돌파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대형 건설사의 선전 비결은 중·소규모 정비사업 덕이다. . 정부는 그동안 무분별한 개발과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강화했다. 설상가상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치면서 각 건설사의 해외 플랜트 사업도 사실상 올스톱됐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해외건설 수주액은 244억1539만 달러(28조9600억원)로 전년 동기 307억8416만 달러 대비 21%가량 줄었다. 대형 건설사들은 그동안 손대지 않았던 리모델링 등 소규모 정비사업 수주전에도 뛰어들면서 줄어든 수주 잔고를 채우기 시작했다. 리모델링과 주거환경개선 사업 등이 재개발·재건축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다고 알려지면서 이를 추진하는 조합도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형 건설사의 리모델링 수주가 급증했다. 이제 리모델링이나 주거환경개선 사업은 일종의 틈새 사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수주액은 일종의 자존심이다. 건설사들이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2.30 07:00
부동산

[위클리부동산] 포스코건설, 주거 서비스 브랜드 ‘블루엣’ 론칭 외

포스코건설, 주거 서비스 브랜드 ‘블루엣’ 론칭 블루엣 로고 포스코건설이 새로운 주거 서비스 브랜드 ‘블루엣’을 론칭했다고 최근 밝혔다. 블루엣은 포스코가 지난 9년간 사용해오던 서비스 브랜드인 ‘온마음서비스’를 브랜드 통일감을 위해 변경한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블루엣 론칭에 맞춰 입주민의 주거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친환경키트제작 등 ESG 연계한 입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문화강좌, 체험학습 등 입주민 생활만족 서비스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또 모바일 기반 하자보수 시스템을 개선해 고객의 편의성도 증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건설, '자동계측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현대건설, 통합 스마트 자동계측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현대건설은 공사 현장의 가설구조물과 지반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통합관리할 수 있는 자동계측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 시스템은 공중 발생할 수 있는 붕괴사고 예방을 위해 개발됐다. 현대건설에서 운영 중인 현장 안전관리 시스템인 HIoS와 연동해 현장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자동으로 데이터 정리와 분석이 가능해 언제 어디서나 현장의 안전성을 파악할 수 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1.15 07:00
경제

[서지영의 랜드IS] "우리도 크리에이터" 10대 건설사는 지금 유튜브 삼매경

'현장'에 강한 건설사들이 동영상 홍보와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확산하자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최근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예능적 요소까지 섞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GS건설의 '자이TV', 대우건설 '푸르지오 라이프', 현대건설 '힐스캐스팅'은 구독자가 10만명이 넘을 때 받을 수 있는 '실버버튼'까지 받았다. 업계는 전염병으로 업계가 위축한 가운데 자연스럽게 브랜드 홍보를 할 수 있을뿐더러 각종 수주전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동영상에 힘을 주는 분위기다. 동영상은 우리가 '원톱' GS건설 현재 국내 10대 건설사는 모두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GS건설의 자이TV와 대우건설 푸르지오 라이프, 현대건설 힐스캐스팅 외에도 현대엔지니어링 '내집마련', 삼성물산 '채널 래미안', DL이앤씨 'DL디엘'·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에코타운', 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TV'에 이어 지난 7일에는 롯데건설이 계정을 열고 채널명 공모를 냈다. 제일 잘 나가는 채널은 자이TV다. 2017년 처음 오픈한 뒤 17일 현재 구독자가 38만4000명을 넘어섰다. 구독자 기준으로 보면 10대 건설사 중 1위다. 구독자 증가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다. 작년 5월 10만 구독자를 돌파하면서 실버 버튼(10만 구독 인증)을 받았고, 6개월 만인 11월 20만명을 넘겼다. 이후 8개월 만에 18만명의 구독자를 추가하는 데 이어 누적 조회 수도 1600만회를 훌쩍 넘어서면서 여전한 인기를 자랑 중이다. 최근 유튜브는 너도나도 채널을 내면서 사실상 포화상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구독자 늘리기가 과거만큼 쉽지 않다. 그러나 자이TV는 건설사가 운영하는 전문 채널이고 구독자층도 제한적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GS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과거의 분양 마케팅과 고객들과의 소통이 제한되면서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자이TV가 지난해 2월 업계 최초로 과천제이드자이의 사이버 견본주택을 실시간 라이브로 유튜브에서 공개했는데, 이것 역시 선제적 대처였다"고 자평했다. 당시 자이TV는 천제이드자이 사이버 견본주택을 열면서 실시간으로 고객과 소통하며 궁금증을 풀어줬는데 이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대건설의 힐스캐스팅과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라이프도 자이TV를 뒤쫓고 있다. 현재 16만5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힐스캐스팅은 지난 4월 실버 버튼을 받았다. 푸르지오 라이프 역시 구독자 13만8000명을 넘기면서 3위를 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2~3년 사이 주거용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수도권에 아파트 분양이 있을 때마다 치솟던 경쟁률만 봐도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건설사의 유튜브 채널 인기도 이런 분위기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청약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던 분양단지 소개 영상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서울 마지막 '로또 분양'으로 관심을 받은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 입지 영상의 조회 수는 50만 뷰에 달한다. 고분양가 논란의 중심에 섰던 GS건설의 DMC리버파크자이·DMC리버포레자이 영상도 24만 뷰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의 '과천 푸르지오써밋'과 대형상업시설로 화제를 모은 '아클라우드 감일' 영상도 인기를 끌었다. 차별화 경쟁도 '활활' 톡톡 튀는 콘텐트 개발도 적극적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건설업계 최초로 사이버 견본주택 언택트 라이브 방송인 '쌍방향 소통 쇼'를 진행했다. '갑천1 트리풀시티 힐스테이트' 견본주택 오픈에 맞춰 분양에 관심이 있는 수요자 100여 명이 언택트 라이브방송으로 동시 접속해 화면을 통해 분양관계자에게 직접 질문을 주고받는 방식이었다. 큰 화면에 100여명의 얼굴이 한꺼번에 뜨는 것 자체가 드문 광경인 데다 분양 관계자에게 예민한 질문도 등장하면서 그 자체로 좋은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뮤직비디오도 튼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에 구독자 800만 명의 음악 크리에이터 ‘빅마블’과 협업한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빅마블이 직접 플롯연주와 비트박스 등을 들려주면서 현대건설만의 특화설계인 'H 벨', 'H 클린현관', 'H 오토존' 등의 'H 시리즈'와 힐스테이트 단지의 아름다운 모습 등을 보여준다. 이 뮤직비디오는 공개 3주 만에 조회 수 50만회를 넘겼다. GS건설은 수요자들이 흥미를 가지고 볼 수 있는 콘텐트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개그맨 김구라가 진행자로 나서는 예능 형태의 토크쇼 '부동산 What 수다'는 업계 굵직한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 반응이 좋다. 분양 현장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분양소장이 현장 정보나, 견본주택 관람 방법, 청약 주의점을 설명하는 영상들도 꾸준히 인기다. GS건설 관계자는 "부동산 채널은 특성상 시청자가 기본적으로 부동산 지식이 있어야 한다. 자이TV는 부동산을 잘 모르는 초보자들도 알아듣기 쉽게 눈높이 낮춰서 기획한다"고 말했다. 건설사는 대면 홍보에 특화된 분야로 꼽힌다. 업종의 특성상 얼굴을 보고 마음을 얻어야 표를 얻는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2년 전망해도 굵직한 수주전이 있을 때마다 건설사가 고용한 홍보 요원들이 휴지나 과일 바구니를 들고 지역민을 찾아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시공사 선정 투표가 열릴 때는 각 건설사와 소유주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뜨거운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지난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진행한 '건설업 이미지 현황 및 개선방안'에 따르면 응답자의 89%가 건설사를 떠올리면 부정부패, 뇌물 등 비윤리적이라는 인식, 3D 산업 등의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밝혔다. 유튜브는 이런 건설사의 이미지를 한결 부드럽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건설사를 떠올리면 '딱딱하다' '고루하다' '세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유튜브를 통해 AI 등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적극적일뿐더러 알고 보면 부드러운 면이 많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소통의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건설사들도 유튜브로 부동산 정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영상으로 제작하는 것이 트랜드"라며 "다양한 연령층에서 이용하고 있어 앞으로도 유튜브를 활용한 건설사의 소통이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7.19 07:01
금융·보험·재테크

[위클리부동산] 송도센텀하이브와 용계역 푸르지오 아츠베르

포스코건설, 송도 국제업무단지 ‘송도센텀하이브’ 포스코건설, '송도센텀하이브' 분양 포스코건설이 '송도센텀하이브'를 7월 중 분양한다. 송도국제도시를 대표하는 송도 국제업무단지(IBD)의 중심에 들어서고 역대 최대 규모로 조성되는 단지여서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송도 국제업무단지 B5 블록에 들어서는 송도센텀하이브는 연면적 약 23만9353㎡, 지하 5층~지상 최고 39층, 2개 동 규모로 지어진다. 오피스텔 387실, 라이프오피스 1620실, 스트리트몰 198실로 조성될 예정이다. 오피스텔은 전 호실 복층형으로 설계했다. 3베이(거실과 방 3개 전면향 배치) 구조로 아파트를 대체할 주거형 오피스텔이다. 라이프오피스는 입주사의 용도에 맞게 10평 미만부터 30평 이상까지 마련됐다. 1인 기업부터 중대형 기업까지 다양하게 입점할 수 있다. 대우건설이 지은 대구 '용계역 푸르지오 아츠베르' 대우건설, '용계역 푸르지오 아츠베르' 분양 대우건설이 '용계역 푸르지오 아츠베르'를 오는 28일부터 분양한다. 대구광역시 동구 용계동 575-12번지 및 492-1번지 일원에 들어서는 1호선 용계역을 도보 10분대에 이동할 수 있는 역세권이다. 28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9일 1순위 해당 지역, 30일 1순위 기타지역, 7월 1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1단지 7일, 2단지 8일, 정당계약은 19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다. 지하 2층~지상 15층, 전용면적 59~99㎡, 21개 동, 총 1313세대 대단지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59㎡ 기준 2억 9164만원~3억 3120만원, 84㎡ 기준 4억108만원~4억7195만원으로 책정됐다. 계약금 10%, 중도금 50%, 잔금 40%로 진행된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6.21 07:00
경제

[랜드is] '너도나도 리모델링' 리모델링 하면 아파트 값 오른다고?

정부가 아파트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면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새 아파트로 탈바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는 가운데 리모델링을 통한 가격 상승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리모델링 수요가 급증하자 수년 이상 관련 사업을 접었던 대형 건설사들도 속속 복귀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묻지마식 리모델링'에는 의문 부호를 찍고 있다. 아파트 입지에 대한 고려 없이 무조건 리모델링만 한다고 해서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모델링 뛰어드는 1군 건설사들 최근 간판 1군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HDC 현대산업개발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 등은 리모델링만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리며 공격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과거 수 천억원에서 수조 원대 대형 사업 수주에 몰두하던 모습과 사뭇 다르다. 대우건설은 최근 쌍용건설⋅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송파구에 위치한 2000여 가구 규모의 '가락쌍용 1차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입찰에 참여했다. 대우건설의 리모델링 입찰은 2009년 이후 약 12년 만이다. 대우건설은 이번 가락쌍용 1차 아파트를 기점으로 아파트 단지 리모델링 수주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각오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연간 3000억~5000억원 규모의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는 것이 목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수주 참여를 더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도 등판했다. 지난달 25일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은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리모델링 사업장에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과 2위인 현대건설이 협업해 입찰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진다. 삼성물산이 리모델링 사업을 재개한 것은 2014년 강남구 '청담 래미안 로이뷰'와 '래미안 대치 하이스턴' 준공 이후 7년 만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1월 출범한 리모델링을 최근 정식 부서로 재편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건설 측은 도시정비사업에서 쌓은 경험으로 리모델링 시장에서도 수주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강화한다는 각오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지난해 12월 도시정비사업실 내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새로 꾸려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잠원한신로얄과 대치1차 현대, 대치2단지 등 강남권리모델링 수주를 두루 맡았다. 최근에는 목동, 금호 등 수도권 곳곳에 관심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사업은 뼈대를 유지한 채 새로 건물을 올리는 방식이다"며 "공사가 복잡하지만 일반분양 숫자가 적고 늘릴 수 있는 세대수도 한정적이다. 수익성이 다른 도시정비사업보다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최근 업계 안팎의 상황이 리모델링으로 기울고 있다. 수주잔고를 채워야 하는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으로 모여들고 있다"고 했다. 전국에 부는 리모델링 바람 10대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현 정권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각종 규제가 늘면서 사업 자체가 진행되지 못하면서 일감이 뚝 줄었다. 재건축은 최소 준공 30년 이상에 안전진단등급 D등급 이상이어야 가능하지만, 리모델링은 준공 15년에 안전진단 B등급 이상이면 추진할 수 있다. 기부채납(공공기여)도 없다.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도 66.7%로 75%인 재건축보다 낮다. 게다가 초과이익환수제,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등 재건축 단지가 받는 규제에서도 제외된다. 반면 신축 아파트 공급은 줄고 전국적으로 중층 노후화된 아파트는 쌓이면서 리모델링 수요는 많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원이 2020년 9월 내놓은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의 전망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체 아파트 가운데 40% 정도가 20년 이상 된 단지였다. 박 연구원은 "1980∼1990년대에 집중적으로 건설된 아파트들이 준공 30년이 넘어가면서 리모델링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올해 30조원에서 2025년 37조원, 2030년 44조원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전국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거나 사업계획을 승인받은 아파트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성남시는 최근 정자동 한솔마을 5단지의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1기 신도시인 분당에서 리모델링하는 첫 사례다. 현재 12개 동으로 이뤄진 한솔5단지는 리모델링 후 16개동으로 늘어난다. 용적률은 170%에서 277%, 가구 수는 1156가구에서 1271가구로 각각 증가하고, 주차 가능 대수도 3배까지 늘어난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신정마을 9단지는 지난 1월 현대건설을 리모델링 사업자로 선정했다. 수지신정마을 9단지는 지하 1층∼지상 20층, 9개 동, 812가구를 증축해 지하 3층∼지상 23층, 9개 동 914가구로 바꾼다. 공사비는 2280억원 안팎이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현대아파트는 롯데건설을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밖에 수도권 내 여러 단지가 리모델링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있다. 최근 용산 대단지 아파트인 산천동 리버힐 삼성, 도원 삼성 래미안 등도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추진위원회 발족을 목전에 두고 있다. 평촌 향촌롯데, 수원 권선 삼천리 등도 마찬가지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3월 기준 수도권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는 총 62개(4만 5527가구)로 추정된다. 조합 설립이 완료된 단지 외에 추진위 설립과 사업 추진 단지까지 포함하면 숫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리모델링…결국 '입지' 싸움 아파트 단지들이 리모델링에 열을 올리는 이유 중 하나는 수익성이다. 구축을 신축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고칠 경우 현재 사는 집 평수가 늘어날뿐더러 수억 원 이상의 가격 상승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서울 강남 청담아이파크는 리모델링으로 사업 효과를 크게 본 단지로 꼽힌다. 과거 전용면적 84㎡ 단일 평형이 리모델링 후 110㎡로 넓어졌다. 지하주차장을 신설하고, 커뮤니티 시설을 고급화해 주거 환경을 업그레이드하며 여느 신축 못지않게 탈바꿈했다. 이 아파트는 리모델링 추진 뒤 2014년 12억원을 기록했고, 지난 1월에는 23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도곡동 동신아파트를 리모델링해 2011년 완공한 도곡동 쌍용 예가 클래식은 리모델링 전 3억~6억원 선이던 매물이 리모델링 후 6억~10억원 선으로 뛰었다. 현재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108.2㎡의 호가는 23억원에 달한다. '리모델링한다'는 소문만 나도 아파트 가격이 들썩인다. 성남시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는 지난 2월 리모델링 사업 계획 승인을 받은 뒤 4~5억원 가까이 호가가 올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구축을 신축 수준으로 바꾸는 리모델링이 반드시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리모델링도 결국 입지가 좋은 지역의 아파트여야 가격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아파트 단지 리모델링으로 가격 상승 논할 때 입지 부분이 상당히 크다. 교통과 인프라가 잘 갖춰진 강남권이나 한강 변 등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가 리모델링을 할 경우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른바 묻지마식 리모델링 열풍을 우려했다. 사업성 한계도 아쉽다. 리모델링으로 사업성을 높이려면 층수를 높이는 수직증축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안전성 검토 과정이 까다로워 허가받기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내력벽 철거가 허용될지도 아직 불투명하다. 내력벽을 철거하면 좌우 확장을 통해 사업성을 키울 수 있으나 현행법상 철거가 금지돼 있다. 안전상의 이유 때문이다. 여 연구원은 "내력벽 철거를 하지 못하면 최근 인기 있는 아파트 스타일로 구조를 내기 어려운 점도 아쉽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미래가치가 반영될 가능성만 나와도 집값은 오른다"며 "내력벽 철거 여부 등 리모델링을 어렵게 하는 각종 규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리모델링 시장도 예상만큼 커지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4.12 07:00
경제

포스코건설, 부산 대연 8구역 재개발사업 ‘단독입찰’

포스코건설이 부산권 최대 재개발 사업인 `대연 8구역 재개발사업` 입찰에 `단독입찰`로 출사표를 던져 조합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대연 8구역 재개발사업은 부산 남구 대연동 1173번지 일원에 아파트 3,530세대를 짓는 대규모 사업이다. 공사비가 8,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돼 올해 하반기 최대 정비사업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달 21일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12개 건설사들이 컨소시엄 또는 단독 참여방식을 놓고 고심하는 가운데, 포스코건설이 오는 15일 입찰을 앞두고 다수의 조합원들이 바라는 단독입찰을 결정했다. 통상 시공 리스크를 나눠지는 컨소시엄 사업에 비해, 단독시공은 시공 외에 재무적 부담이 크지만, 전체 아파트 품질이 균일하면서도 포스코건설만의 특화설계와 탁월한 주거편의를 오롯이 조합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단독입찰을 결정했다. 지난 해 건설업계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 2.7조원으로 업계 2위를 기록한 포스코건설은 국토교통부가 매년 발표하는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서 전년 대비 한 계단 상승한 5위로 평가받음으로써 3년만에 BIG 5 건설사로 재진입했다. 지난 6월에는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가 회사채 신용등급을 종전의 A등급에서 A+ 등급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올해 들어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돼 대연 8구역 재개발사업의 안정적 사업추진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주고 있다. 특히 포스코건설은 최근 서울 강남의 한복판인 신반포 18차와 21차, 그리고 가락현대 5차 등 강남권에서 연이어 사업을 따내 브랜드 가치를 확고히 하고 있어 이번에 서울 강남의 품격을 부산 대연 8구역에서 고스란히 재현할 방침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2년 `더샵 센텀파크(3,750세대)`를 시작으로 부산에만 2만 8,000여 세대를 공급했고 1조 4천억원 규모의 부산 최고층 주상복합건물 `엘시티 더샵(101층)`을 성공적으로 준공하면서 더샵은 부산 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택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대다수 조합원들에게 가장 유리하고 혜택이 많은 단독입찰을 결정한 만큼, 조합원 분들께서 포스코건설의 의지와 진정성을 알아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매출이익률을 낮게 책정한 만큼 품질은 물론 회사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결집해 부산 최고의 명품 주거단지로 탈바꿈시키고,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으로서의 사명감을 더해 지역내 랜드마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9.11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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