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우천 중단만 안 됐으면, 안 좋은 기억 때문에" 지난해 KS 떠올린 삼성, 우려가 현실로 [IS 냉탕]
"비로 경기 중단만 안 되면 좋겠는데..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감독의 우려 섞인 농담은 현실이 됐다. 갑자기 내린 우박으로 경기 중단의 해프닝을 겪은 삼성 라이온즈가 초반에 무너지면서 연패에 빠졌다. 삼성은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5-6으로 패했다. 선발 투수 데니 레예스가 2이닝 만에 5실점하며 조기 강판된 게 컸다. 최근 타선의 페이스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비교적 좋은 모습을 이어가던 선발이 조기에 무너지면서 연패에 빠졌다.
날씨의 영향도 받았다. 이날 경기 전엔 이상 기후가 계속 됐다.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경기장에 우박이 쏟아지더니, 경기 개시 시간이 다가왔을 땐, 언제 그랬냐는 듯 쨍쨍한 햇빛이 그라운드를 감쌌다. 우여곡절 끝에 경기가 시작된 후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우박 세례가 이어지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이러한 변화무쌍한 날씨 변화에 박진만 삼성 감독도 우려 섞인 농담을 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 1차전 안 좋은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KIA 타이거즈와 맞붙은 삼성은 선발 원태인의 완봉 페이스(5이닝 66구)와 김헌곤의 선제 솔로포로 1-0으로 앞섰지만, 6회 도중 내린 비로 서스펜디드(연기) 판정을 받으면서 흐름이 끊겼다. 이틀 뒤 재개된 경기에선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패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1회 초 선취점을 뽑은 상태에서 1회 말 선발 레예스의 투구 도중 우박이 쏟아지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10분간 경기가 중단됐고, 재개된 경기에서 레예스가 흔들렸다. 우천 중단 전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안타를 맞긴 했지만 스트라이크 존 안에 공은 잘 던졌다. 하지만 비로 투구 템포가 끊긴 레예스는 재개된 뒤 변화구 제구가 되지 않았다. 후속타자 허경민에게 바로 볼넷을 내준 레예스는 무사 1, 2루로 이닝을 시작한 뒤 1회 2실점하며 역전을 내줬다.
지난해 가을 악몽이 되살아난 듯한 삼성은 좋았던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고전했다. 레예스가 2회 3실점을 추가하면서 KT에게 완전히 흐름을 내줬고, 삼성은 상대 선발 소형준에게 5개의 안타와 4개의 볼넷을 골라 나갔지만 번번이 흐름이 끊기며 쫓아가지 못했다. 1회 상대 실책으로 인한 선취점 때 1루 주자 류지혁이 홈에서 아웃을 당하며 추가점을 올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이어진 1회 1사 1, 2루에서 나온 디아즈의 병살타와 3회 1사 1, 3루 무득점도 아쉬웠다. 7회 3득점, 8회 1득점으로 1점 차까지 쫓아갔던 것을 고려한다면 초반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것이 삼성으로선 아쉽다. 야구는 흐름과 분위기 싸움이다. KT도 같은 우천 중단의 영향을 받았다. KT는 이겨냈고 삼성은 주춤했다. 비가 오기 전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던 삼성이었기에 경기 중 내린 비가 더 아쉬웠을 법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4.13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