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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트럼프 2기‘ 가상자산 거래소 3년 만에 전성기 오나

‘트럼프 노믹스’가 가상자산 대장 격인 비트코인을 끌어당기고 있다. 비트코인은 한때 9만3000 달러(1억2960만원)를 돌파했다. 이제 시장에서는 연내 10만 달러(1억3920만원) 돌파와 함께 향후 50만 달러(9억9620만원)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한동안 가상자산 투자 ‘불황’에 고군분투하던 국내 거래소에도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 크립토 대통령의 등장지난 5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됐다. 그는 선거 유세 동안 ‘크립토(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가상자산 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트럼프는 한때 가상화폐 산업을 '사기'라고 비난했지만, 돌연 가상화폐 규제 완화와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 등을 공약하고 나섰다.19일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기준 1비트코인은 9만1531 달러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 대선일 오전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은 7만 달러선을 밑돌았다. 당선 후 상승 랠리가 이어지며 지난 12일 9만 달러선을 첫 돌파한 비트코인은 13일 9만3000 달러를 뚫었다. 이후 14일에는 8만8104 달러 수준으로 하락한 뒤, 현재 오르내리기를 반복 중이다.트럼프가 비트코인을 움직인 데는 그의 크립토 관련 공약이 주효했다. 대표적으로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준비 자산으로 비축하겠다는 공약이다. 기존의 금이나 석유처럼 미국의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이는 크립토를 단순한 투자 자산을 넘어 국가 전략적 자산으로서의 위상으로 격상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내용이다.또 트럼프는 미국을 ‘크립토 수도’로 만들겠다고도 공언했다. 이를 위해 그는 취임 첫날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를 해임하겠다고 발표했다.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규제’를 강조해오며, 가상자산 산업 육성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로 꼽힌다.이 밖에도 비트코인 채굴을 지원해, 미국이 철강 산업을 주도해 온 것처럼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을 폐지하는 등으로 가상자산 산업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트럼프의 공약에 가상자산 업계가 들썩이는 것은 미국 대선과 함께 진행된 상·하원 중간선거까지 공화당이 승리했기 때문이다. 이미 상원의 경우 공화당이 다수당(52석)을 확보했고, 이어 하원의원 선거에서도 최종 집계 결과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했다. 트럼프의 정책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이와 관련 최윤영 코빗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재출범은 미국 정부의 정책 전반을 재편할 가능성이 높아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선거로 법안 통과 과정이 신속해질 가능성이 커졌고, 공화당의 가상자산 친화적인 정책이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이어 최 센터장은 “올해 대비 차기 행정부 하의 시장 여건은 상대적으로 우호적일 것”이라며 “구체적인 정책의 윤곽이 드러나려면 내년 말쯤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가상자산 활기에 거래소도 '웃음꽃'가상자산 시장 활기에 투자자는 물론이고 가상자산 거래소도 바빠졌다. 그동안 코인에 등 돌렸던 투자자들이 돌아오면서 거래액이 치솟았기 때문이다.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11월 들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일평균 거래량은 92억3843만 달러(12조8968억원)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일평균 거래량 대비 60% 상승한 수치다. 지난 17일에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24시간 총 거래 대금이 2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15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하루 거래 대금 18조8637억원보다 약 1조5864억원 많은 규모다. 또 올해 초와 비교하면 거래 대금이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거래소들은 4분기 호실적을 기대하는 눈치다. 3분기 거래소들은 투자 불황에 고배를 마셨다.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매출)은 1893억원으로 전분기(2570억원) 대비 26.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39억원으로 전분기(1590억원)보다 47.2%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586억원으로 전분기(1311억원) 대비 55.3% 감소했다.빗썸 실적 하락 폭은 더 컸다. 3분기 매출액은 689억원으로 전 분기(1046억원) 대비 34%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22억원에서 73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108억원에서 3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전년과 비교하면 빗썸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흑자 전환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는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따른 가상자산 시장의 위축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4분기는 분위기가 다르다. 코인 가격이 급등하고 거래대금이 주식 시장을 뛰어 넘은 것이 이를 대변한다. 업비트만 보면 이달 5일부터 18일까지의 거래대금이 총 1094억4011만 달러(약 152조억원)를 기록했다. 여기에 거래 수수료인 0.05%를 단순 적용하면, 약 760억원의 수익을 내게 된 셈이다. 이는 빗썸의 3분기 매출액을 뛰어 넘는 금액이다.비트코인 가격 상승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도 거래소의 호실적을 이끈다. 전문가들은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정책으로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한다.심수빈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디지털자산리서치팀 연구원은 “가상자산 특유의 대규모 변동성과 대선 이후 가격 급등세를 고려했을 때 단기 조정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면서도 “상승흐름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언급한 공약을 구체화시키는 과정 속에서 미국 정부가 보유하는 비트코인 수의 증가 가능성, 반감기에 다른 공급량 감소 등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이에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공약이 가시화될 때까지 기대심리가 시장에 반영되지 않겠나”라며 “자연스럽게 관심과 투자가 늘고 거래소도 수익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11.20 07:00
예능

[현장에서] ‘SNL’, 자율성도 지나치면 방종이다

책임이 없는 자유는 방종이다.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얘기다. ‘SNL 코리아’는 최근 뉴진스 하니, 한강 작가에 이어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 조롱 논란에 휩싸였다. OTT 콘텐츠인 ‘SNL 코리아’를 규제할 만한 이렇다할 법적 제도도 없는 상황이다. ‘SNL 코리아’가 더 이상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지 않으려면, 내부 심의 기준을 살펴보는 등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NL 코리아’는 불과 일주일 만에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6일 공개된 시즌6의 9회에서 코미디언 안영미가 ‘정년이’의 극중 주인공 정년이를 본뜬 ‘젖년이’라는 캐릭터로 등장하고, 이후 판소리 ‘사랑가’의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소절을 ‘이리 오너라 벗고 하자’라는 가사로 바꿔 부르면서다. 또 안영미는 가슴을 부각하거나 허리짓을 하는 등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동작을 했고, 이를 본 배우 정이랑은 “보기만 해도 임신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SNL 코리아’가 어떤 웃음을 의도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도를 넘은 조롱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심지어 드라마 속 정년이가 미성년자라는 점에서 더 큰 역풍을 맞았다. 여전히 ‘SNL 코리아’를 비난하는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끊이지 않는 논란에 이제는 트러블 메이커가 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SNL 코리아’ 제작진은 다소 억울한 모양새다. ‘SNL 코리아’ 측은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더 고민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으나, 해당 논란들을 예상하지 못한 분위기다. 제작진의 의도는 달랐다는 것이다. 하니의 경우 국정감사에서의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고, 한강 작가의 경우엔 오마주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정년이’를 소재로 한 경우도 19금 콘텐츠인 데다 OTT의 특성을 고려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 의식이라면, 제작진이 향후 어느 정도의 노력을 할지는 모르겠으나, 또 다른 논란들을 야기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일련의 논란들을 계기로 ‘SNL 코리아’가 내부 게이트 키핑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실상 ‘SNL 코리아’에 쏟아지는 비판 여론을 수렴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OTT는 방송법이 아닌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규제하기에 방심위가 심의할 수 없는 탓이다. 그렇기에 내부적으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준 등을 강구해야 한다. 현재 ‘SNL 코리아’는 내부적으로 제작진과 크루 등 콘텐츠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이들이 스스로 게이트 키핑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기에 객관적으로 프로그램을 들여다보고 논란, 문제의 여지가 있는 내용을 걸러낼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그게 다수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 제작진, 플랫폼 운영자로서 책임이다. OTT의 자율성을 무기로 계속된 논란을 야기한다면, 이는 방종일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0.30 05:55
자동차

KGM, 국제자연보전연맹∙체리차와 공동 ESG 협약식 참석

KG모빌리티(이하 KGM)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과 체리자동차 ESG 협약식에 참석해 친환경 미래모빌리티 협력을 위한 의지를 다졌다고 22일 밝혔다.KGM은 지난 20일 중국 우후시에서 국제자연보전연맹과 글로벌 수출 기업 체리자동차가 진행한 협약식에 참가해 두 기관의 친환경∙사회적 책임 강화 목표에 동행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성장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체리자동차가 주최한 ‘2024 인터내셔널 유저 서밋’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협약식에는 곽재선 KGM 회장,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체리 그룹 인퉁웨 회장, 제니 시플리 전 뉴질랜드 총리 등 다수의 글로벌 인사들을 비롯해 100여 개국 1000명 이상의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곽재선 회장은 이번 행사에서 저탄소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는 자전거 라이딩 행렬과 핸드프린팅 세리머니 등에 참여하며 ESG 실현의 의지를 다졌다. 이를 통해 KGM은 탄소 배출 저감과 자원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활동을 실천하고,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KGM은 전기 및 연료 등 에너지 절감 활동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등 탄소중립 실현을 통해 지난해 환경부 주최로 열린 녹색경영 및 녹색금융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녹색경영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글로벌 환경 규제 대응과 친환경경영체계 구축을 목표로 ESG경영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올해로 두 번째 개최된 ‘2024 인터내셔널 유저 서밋’은 체리자동차 주최로 고객 중심의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로 글로벌 혁신 컨퍼런스(CGIC) 개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Tiggo 9 쇼케이스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자동차 산업의 혁신적인 성과와 비전을 발표했다.KGM과 체리자동차는 지난 19일 전략적 파트너십 및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최첨단 기술을 탑재한 한국형 SUV 모델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부응하는 다양한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10.22 16:21
생활문화

디센트 법률사무소 강민선 변호사, LCK공인 에이전트 자격 취득

디센트 법률사무소(대표변호사 진현수, 홍푸른) 소속 강민선 변호사가 ‘LCK공인 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했다고 밝혔다.‘LCK 공인 에이전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에서 선수의 원활한 계약 교섭 및 체결을 돕기 위해 전문 역량을 갖춘 에이전트를 선별, 관리하고자 2022년부터 운영 중인 제도다. 에이전트 규정집, 에이전트 표준계약서, LCK 통합 리그 규정집, 선수 표준계약서, 국민체육진흥법, 계약법, 스포츠 윤리 등 7개 영역 3개, 과목별 총점 60점 이상을 받아야 통과할 수 있으며, 올해 합격자는 단, 8명에 그쳤다.LCK 공인 자격을 취득한 에이전트는 LCK, LCK CL 선수 및 코칭스태프를 대신해 계약 교섭 및 연봉 조정 업무(1인 지정)를 진행하며, 기타 수익 계약 교섭 및 체결 대리 업무를 맡게 된다. 마케팅, 계약 교섭 등을 관리는 물론 에이전트 관련 위반 행위나, 분쟁 상황 발생 시 적극적으로 지원해 궁극적으로 선수 및 팀의 권익 보호와 안정적인 e스포츠 생태계 유지를 도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강 변호사는 앞서 CJ파워캐스트(CJ올리브네트웍스)와 라우드코퍼레이션에서의 경험을 통해 게임 및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유했으며 능통한 원어민급 일본어 실력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 법률 사무소와 협력해 법률 의견서를 제공하는 등 복잡한 국제 법률 문제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디센트 법률사무소의 진현수 대표 변호사는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법적 리스크와 규제 문제도 복잡해지고 있다”며 “이번 강민선 변호사의 LCK 공인 자격 취득을 통해 e-스포츠 팀, 선수, 스폰서, 플랫폼 운영자들을 위한 맞춤형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디센트 법률사무소는 일반 기업 법무, 국제 법무, 민사 및 형사 소송, 행정에 이르기까지 가산자산, 엔터테인먼트, e-스포츠 등 특수 분야를 아우르며 폭 넓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제 계약, 지적 재산권 보호, 리그 규정 준수, 분쟁 해결 등 글로벌 e스포츠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이슈를 즉각적으로 지원한다. 강민선 변호사 외에도 영어, 일본어 등 외국어에 능통한 변호사를 대거 영입해 해외 현지 로펌과 파트너십 체결하고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24.10.21 09:00
금융·보험·재테크

9%대 배달앱 수수료 속 … 고군분투 중인 신한은행의 2% '땡겨요'

수수료로 시끄러운 배달앱 시장 속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가 나 홀로 외로운 싸움 중이다. 상생 금융을 내세워 4년차가 된 땡겨요가 다른 배달앱과 다르게 돈을 벌지 못하며 고전 중인 탓이다. 이에 내부적으로 땡겨요를 둘러싼 고민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땡겨요, 갈 길이 멀다14일 배달앱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3사의 수수료는 배달의민족이 9.8%, 쿠팡이츠 9.8%, 요기요는 9.7%로 가맹점주에게 부과하고 있다.이와 비교해 신한은행의 땡겨요는 2%의 중개수수료를 적용하며 가맹점주의 부담을 확 줄여준 것이 대표적인 강점으로 꼽힌다. 이 밖에 관리비·광고비·입점 수수료 무료, 당일 판매 대금 정산 등 가맹점주 중심의 다양한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신한은행 관계자는 "공공 배달 플랫폼 수준의 2% 중개수수료 정책뿐만 아니라 월 고정료와 같은 초기 진입 비용을 면제해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크게 절감했다"고 설명했다.수익 구조가 돈을 벌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라는 얘기다. 한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애당초 상생을 내세워 나온 배달앱이기 때문에 수수료를 올리거나 수익 구조를 기존 배달앱처럼 바꿀 수 없을 것"이라며 "적자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2022년부터는 지속해서 지방자치단체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서비스 범위를 전국으로 넓혔지만 이용자는 기존 배달앱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요기요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각각 2263만명, 837만명, 505만명을 기록했다. 땡겨요가 73만8000명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이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앱을 넘나들며 배달 주문을 하는 것은 크게 번거로운 일"이라며 "소비자에게 눈에 띌만한 마케팅이나 혜택이 있지 않은 한 앱으로 유입시키기가 쉽진 않다"고 말했다. '상생' 앞세워 멀리 간다땡겨요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 출범시킨 서비스이자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진옥동 회장이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우리 동네 배달앱'을 슬로건을 내세워 야심 차게 선보였지만 이제는 적자에도 안고 가야 하는 '계륵'이 된 모양새다.지난달 13일 신한은행은 금융위원회에 땡겨요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규제개선을 요청했다. 땡겨요는 2020년 은행권 최초로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됐고, 2022년 한차례 연장하면서 올해 말에 운영 기한이 만료되는 것에 대해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요청한 것이다.신한은행은 당국의 규제개선에 대한 회신에 따라 부수 업무로 지정해달라는 신청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당장의 수익보다 미래에 은행과의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신한은행은 현재 땡겨요에 입점한 소상공인에게 사업자 대출이나, '소상공인 상생 매일 땡겨드림' 대출 같은 상품을 연계해 운영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가맹점 대상으로 할인쿠폰 발행이 가능한 20만원 상당의 '사장님 지원금'을 제공해 디지털 마케팅도 도와준다.소비자의 유입을 위해서는 '땡겨요페이 통장'을 출시하고 땡겨요페이 간편 결제 시 최대 3.0% 우대금리를 주고 있다. 또 할인쿠폰 1만8000원을 제공한다. 타사가 유료 멤버십으로 제공하는 혜택을 땡겨요는 모두에게 주문 금액의 최대 20%를 포인트 적립해주는 등 앱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올해까지 지자체 총 21곳과 협약을 맺으며, 전국에서 이용 가능한 서비스로 확대했다.그럼에도 땡겨요의 남은 과제는 홍보를 강화해 이용자와 가맹점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땡겨요의 이용자 수는 전체 배달시장의 1%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17만3000개의 가맹점 수 역시 30만개를 가진 배달의민족의 절반을 약간 넘어선다.신한은행 관계자는 "당장은 할인 쿠폰으로 과도한 가격 경쟁을 하기보다는 가맹점 수를 늘려 많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중"이라며 "향후 땡겨요를 통해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 연계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금융업계 관계자는 "비금융 사업도 수익을 내려고 시작한 것이긴 하겠지만 사실 다른 공공배달앱과 다르게 은행이 운영하는 배달앱이라 적자가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며 "좋은 취지로 소상공인 상생 이미지도 챙기고, 장기적으로 땡겨요를 통해 금융 상품을 연계시켜 수익 실현도 가능해보인다"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2024.10.15 07:11
IT

상생 노력 무색한 카카오모빌리티, 이러다 공중분해될 판

국내 차량 호출 1위 카카오모빌리티의 근간이 정부의 전방위 폭격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 회사 주머니 사정으로는 감당 못할 수준의 과징금 폭탄을 맞은 것도 모자라 초유의 사법리스크에 직면하며 앞날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동반자이자 경쟁자인 택시 단체와의 관계 개선 노력은 아직 빛도 보지 못했는데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3년 영업익 웃도는 폭탄 과징금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작년과 올해 카카오모빌리티에 부과한 과징금은 총 981억원으로,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회사의 누적 영업이익인 약 707억7810만원을 크게 웃돈다.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경쟁 사업자의 영토 확장을 방해하고 자사 가맹택시를 우대하는 방식으로 압도적 점유율을 유지했다고 봤다.지난 2일에는 4개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우티·타다·반반·마카롱택시)에 영업상 비밀을 실시간 제공하도록 하는 계약 체결을 요구하고, 이를 거절하면 해당 사업자의 가맹택시 기사의 '카카오 T' 플랫폼 일반호출 서비스를 차단한 행위에 대해 72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국내 업체가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로 받은 과징금 중 최대 규모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검찰에 고발해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의 발목을 제대로 잡았다.이번 역대급 과징금은 2021년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카카오모빌리티의 관련 매출인 약 1조4000억원의 5%로 산정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거대 플랫폼이 시장 지배력을 부당하게 이용해 인접 시장으로 지배력을 확대하는 반경쟁적 행위를 제재한 것"이라고 말했다.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4개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에게 소속 기사가 카카오 T 일반호출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수수료를 지불하거나 기사 정보, 택시 운행정보를 공유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요했다.카카오모빌리티는 곧장 배포한 입장문에서 "해당 계약은 플랫폼 간 콜 중복으로 발생하는 이용자 불편을 해소하고자 상호 정보 제공을 전제로 체결됐다"며 "언급된 정보들은 기본 내비게이션 사용 시 얻는 것과 동일하며 타 가맹 본부로부터 추가 수취한 정보를 어떠한 사업에도 활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향후 행정소송으로 적극 소명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경쟁 제한에 자사 우대 혐의까지공교롭게도 국내 기업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사건 관련 과징금 종전 최고 기록 역시 카카오모빌리티가 보유하고 있다.마찬가지로 공정위가 작년 2월 카카오모빌리티가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카카오 T 블루' 가맹택시를 우대했다는 판단 아래 257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공정위는 이번 일반호출 차단 건은 경쟁 사업자에게 피해를 줬던 만큼 비가맹 기사를 차별한 과거 콜 몰아주기 건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고 봤다.가맹 기사에게는 일반호출을 우선 배차하는 방법으로 콜을 몰아주면서 수익성이 낮은 1㎞ 미만 단거리 배차는 제외하거나 축소하는 정책을 은밀하게 시행했다는 결론을 내놨다.당시에도 카카오모빌리티는 억울함을 토로했다. 가맹택시 기사들을 부당하게 뒷받침하는 것이 아닌 승객들의 이용 편의를 위해 AI(인공지능) 배차 알고리즘을 설계했다고 반박했다.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콜을 성실히 수행하는 기사라면 가맹 여부와 무관하게 AI 배차를 받기 위한 수락률 기준을 달성할 수 있다"며 "배차 수락률은 콜을 골라잡지 않도록 택시 기사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중요한 수단"라고 강조했다.카카오모빌리티는 직접 발족한 독립기구의 배차 알고리즘 투명성 검증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자 택시 4단체 및 전국 14개 지역 가맹점협의회에 먼저 손을 내밀어 상생 합의안을 마련했다.그 결과 올해 7월에는 기존 대비 낮은 2.8%의 수수료를 적용한 신규 가맹 상품을 출시했으며, 택시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AI 추천 배차와 최단 거리 우선 배차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다.택시 업계 종사자의 복리 후생 증진과 안전한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해 3년간 200억원의 상생 기금을 투입한다는 약속까지 했다. "결국 반사이익 보는 곳은 우버"그런데 공정위 사건이 끝이 아니다. 금융 당국은 이달 중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혐의를 두고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2020년부터 가맹택시 사업 매출을 부풀렸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로부터 20%가량을 수수료로 받은 뒤 이 가운데 16~17%를 광고와 마케팅 제휴 조건으로 다시 돌려줬다.카카오모빌리티는 총액법에 따라 20% 전체를 매출로 인식했는데 금융감독원은 순액법을 적용해 3~4%만을 매출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업무 제휴로 수집하는 데이터는 별개의 사업 분야에 활용되고 있어 가맹 사업에 국한되지 않는 별도의 계약"이라는 논리를 펼쳤다.이처럼 카카오모빌리티는 각종 규제와 비판에 시달리다 2년 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팔릴 뻔한 위기를 겨우 면했는데 여전히 위태로운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도로변에서 기약 없이 택시를 잡기 위해 손을 흔들어야 했던 일상에 혁신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시한 과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업계 관계자는 "토종 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가 각종 규제 이슈로 발이 묶여있는 상황에서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보는 곳은 결국 글로벌 공룡 플랫폼인 우버일 것"이라고 꼬집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0.08 07:00
IT

KT, MS와 손잡고 'AICT 회사' 향한 가속 엔진 가동

KT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분야에서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29일 KT에 따르면 김영섭 KT 대표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 겸 이사회 의장은 지난 27일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AI·클라우드·정보기술(IT) 분야 사업 협력 및 역량 공유를 위한 5개년 파트너십에 서명했다. 두 회사는 향후 5년간 한국형 특화 AI 솔루션 및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대한민국 기술 생태계 전반의 AI 연구개발 역량 강화, 국내 수만 명의 AI 전문 인력 육성 등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또 인공지능 전환(AX)을 추진할 글로벌 기업을 별도 법인으로 설립할 계획이다. AI·클라우드·IT 분야 전문 인력으로 구성될 이 법인의 신설 시기와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다만 KT 그룹의 IT 역량과 마이크로소프트의 AI·클라우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 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AI 사용 환경을 구축해주는 원스톱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다.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법인에 3년간 전문 인력을 지원하고 프로젝트를 현장에서 공동으로 수행한다.KT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한 오픈AI의 음성 AI 모델인 GPT-4o, MS의 고성능 소형 언어 모델 파이(Phi) 등을 활용해 한국의 문화와 규제 현황에 최적화된 법률·의료 등 특화 분야의 AI 모델과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다.국내에서 레퍼런스를 쌓은 뒤에 마이크로소프트와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세웠다. KT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함께 만든 AI 모델은 KT의 고객 서비스 챗봇이나 기업 대 기업(B2B) 시장의 산업별 특화 AI 솔루션 구축에 활용할 계획이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화형 AI 모델 코파일럿을 자사 서비스에 접목해 가입자들이 코파일럿 기반의 AI 검색과 개인화 서비스 등을 이용하게 하고, 교육,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군을 겨냥한 한국형 코파일럿을 개발하겠다는 설명이다. 또 두 회사는 KT 광화문 빌딩에 AI 및 클라우드 기술 혁신의 중심 기지로서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한다.김영섭 대표는"강력한 빅테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갖춘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회사로 빠르게 성장하겠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30 06:30
뮤직

뮤직카우, 음악증권 1년 ‘무사고’ 운영… 미국 진출 준비

음악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가 플랫폼 오픈 1주년을 맞이했다. 뮤직카우는 25일 금융사 수준의 투자자 보호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며 국내 시장 활성화와 함께 미국 진출을 위한 서비스 출시 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고 밝혔다.뮤직카우에 따르면 음악수익증권 플랫폼 오픈 이후 지난 23일 기준으로 계좌 개설 고객은 이전보다 133% 증가했다. 현재 뮤직카우의 총 누적 가입자 수는 120만명, 총 누적 거래금액은 4200억원이다.뮤직카우는 현재 미국 진출을 준비 중으로 현지 법인에 K팝 IP(지식재산권) 전문가를 CEO(최고경영자)로 영입해 발표할 예정이다. 또 현지 최고의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및 프로듀싱 전문 레이블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도 진행 중이다.뮤직카우 관계자는 “제도권 편입 후 법과 규제를 준수하며 안정적으로 음악수익증권을 발행 및 유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신종 자산에 대한 규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과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미국 진출을 통해 ‘문화금융’이라는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을 주도하고자 한다”며 “현지 유력 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구체적 협의를 이어 나가고 있으며, 연내 베타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현지 IP 섭외, 법적 제반 사항 해결 등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앞서 뮤직카우는 2022년 9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고 지난해 9월 25일 ‘무체재산권 신탁수익증권’인 음악수익증권을 발행했다. 기존에 저작권료 참여청구권 형태로 거래되던 1084곡을 수익증권으로 전환 발행, 이후 28개의 신규 음악증권을 발행했다.뮤직카우는 음악증권 발행 이후 단 한 건의 보안사고도 발생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정보보안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를 강화해 자체 역량만으로 ISMS-P, ISO 27001, 27701 인증을 획득 및 유지하며 금융 서비스로서의 신뢰성을 높였다고 했다.또 정기적인 보안사고 대응 훈련 및 임직원 대상 보안 캠페인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컴플라이언스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내부 정보교류 차단 및 이해 상충 방지를 위한 내규를 체계화하는 등 내부 통제 역량 강화를 통한 금융 사고 예방에도 만전을 기했다.뮤직카우가 신규 음악증권을 고객에게 공개하는 ‘옥션’ 역시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진행된 옥션의 1/3은 조기마감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 7월 진행된 그룹 지오디의 곡 ‘왜’의 저작인접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음악수익증권 옥션은 오픈 26초 만에 마감됐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09.25 10:35
IT

공정위 꺼내든 '플랫폼 족쇄'…네카오 울고 구글 웃는다

정부의 플랫폼 규제가 결국 현실화했다.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 미정산 사태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플랫폼 족쇄 채우기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글로벌 빅테크는 빠져나갈 구멍이 보여 국내 기업들만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공정위 "반경쟁 행위 여전히 빈번해"공정위는 9일 플랫폼 독과점 개선을 위한 입법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이날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독과점 플랫폼이 경쟁 플랫폼의 시장 진입을 저지하거나 시장에서 몰아내는 반경쟁 행위가 여전히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티메프 사태와 같이 일부 플랫폼 기업들의 사회적 논란과 함께 입점 업체 등 경제적 약자 보호를 위한 제도 보완 필요성도 긴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한 위원장은 지난 2022년 취임 초기부터 공정한 온라인 시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국내외 플랫폼을 관리 테두리 안에 넣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하지만 국내 소비자 단체는 물론 미국 재계를 대변하는 미국상공회의소까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자 답보 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 지난 7월 티메프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다시 규제 도입에 힘이 실렸다.공정위는 중개, 검색, 동영상, SNS(사회관계망서비스), OS(운영체제), 광고 등 6개 서비스 분야에 대해 자사 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타 플랫폼 거래) 제한, 최혜 대우 요구 등 4대 반경쟁 행위를 집중 모니터링할 방침이다.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를 적발하면 임시 중지 명령을 비롯해 과징금 철퇴를 내리기로 했다. 법 위반 억제력을 확보하기 위해 과징금 상한은 매출의 6%에서 8%로 상향했다.EU(유럽연합)의 경우 지난 3월 시행된 디지털시장법(DMA)으로 법 위반 시 구글과 애플 등 거대 플랫폼에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사한 사례로 공정위는 2020년 스마트스토어 상품과 네이버TV 등 자사 상품·서비스를 알고리즘을 조작해 검색 결과 상위에 올렸다는 판단 아래 네이버에 2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네이버가 불복하면서 현재 대법원에 공이 넘어간 상태로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그나마 다행히도 공정위는 당초 규제 대상을 DMA처럼 '사전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검토해 '사후 추정'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1개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60% 이상이고, 이용자 수가 1000만명 이상이면 독점력이 공고한 것으로 본다. 몸집이 작은 혁신 스타트업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연간 매출 4조원 미만 플랫폼은 대상에서 제외했다.국내 플랫폼만 발목 잡히나그런데 벌써부터 법의 허점이 드러나 국내외 기업 간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국내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지배적 플랫폼에 해외 기업을 포함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구글은 국내 신고 매출로 보면 연간 4조원 미만이라 대상에서 빠진다"고 말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후 추정 방식을 채택했다고 해도 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보인다"며 "국내 기업들에게만 불리하게 작용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결과적으로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글로벌 빅테크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빌미를 마련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글은 지난해 구독 상품인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을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약 42.6% 기습 인상했다. 유튜브가 단일 요금제를 고수하는 나라는 한국과 슬로베이나 2곳뿐이다.미국과 일본 등에는 최대 6인이 쓸 수 있는 '가족 요금제'나 전용 할인을 제공하는 '학생 요금제' 등을 일찌감치 내놨다. 이런 방식으로 구글과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애플은 20~3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다.이에 반해 올해 2분기 네이버와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8.1%, 6.7%에 그쳤다.류민호 동아대 교수는 최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주관한 세미나에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매출의 약 20%를 연구·개발에 집행하며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전력투구를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턱없이 작은 규모의 국내 사업자들을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9.10 07:00
IT

공정위, 플랫폼 갑질 과징금 상향…이커머스 정산 기한 단축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소수 플랫폼의 독과점과 제2의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 미정산 사태를 막기 위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시장 지배적 플랫폼의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과징금 상한을 키웠다.공정위는 9일 플랫폼 독과점 및 갑을 분야의 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먼저 플랫폼 반경쟁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현행 공정거래법을 개정한다.규율 대상은 시장 영향력이 압도적인 지배적 플랫폼이며, 법 위반 행위가 발생했을 때 사후 추정하는 방식으로 특정할 예정이다.당초 '사전 지정' 방침을 발표했지만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후 추정'으로 변경했다.현행 공정거래법상 시장 지배적 사업자 추정 기준을 강화해 1개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60% 이상이고, 이용자 수가 1000만명 이상이거나 3개 이하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85% 이상이고, 각 사별 이용자 수가 2000만명 이상이면 독점력이 공고한 것으로 본다.스타트업 등의 규제 부담 등을 고려해 연간 매출 4조원 미만 플랫폼은 제외한다.중개, 검색, 동영상, SNS(사회관계망서비스), OS(운영체제), 광고 등 6개 서비스 분야에 대해 자사 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타 플랫폼 거래) 제한, 최혜 대우 요구 등 4대 반경쟁 행위를 금지한다.과징금 상한은 관련 매출액의 6%에서 8%로 상향하고, 임시 중지 명령 제도도 도입할 방침이다.플랫폼과 입접 업체 간 갑을 분야에서는 필요한 제도를 보완해 경제적 약자인 을 사업자를 보호한다.티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대규모유통업법 적용 대상에는 재화·용역 거래를 중개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온라인 플랫폼을 포함한다.연간 중개 거래 수익 100억원 이상 또는 중개 거래 금액 1000억원 이상, 연간 중개 거래 수익 1000억원 이상 또는 중개 거래 금액 1조원 이상의 사업자 중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정산 기한은 구매 확정일로부터 10일에서 20일 이내, 월 판매 마감일로부터 30일 이내 중 하나로 정한다.플랫폼이 판매 대금을 직접 수령하는 경우, 수수료 등을 제외한 판매 대금의 100% 또는 50%를 별도 관리(예치, 지급 보증 등)하도록 의무화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미 관계 부처 협의 등이 완료된 공정거래법 개정 관련 내용은 국회와 법안 발의를 신속히 협의할 예정"이라며 "복수 안을 검토 중인 대규모유통업법 개정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공청회에서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중 최종 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9.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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