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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 '베테랑 삼총사' 타격 부활 확신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2025시즌 '베테랑 삼총사'의 부활을 확신하고 있다. 시범경기를 치르고 있는 염 감독은 미국과 일본을 거친 전지훈련의 성과를 설명하며 "김현수와 박해민, 오지환이 스프링캠프에서 자기 것을 정립하며 많이 훈련했다. 평가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LG는 주전 야수 9명이 확고한 편이다. 김현수(4+2년 115억원)와 박해민(4년 60억원) 오지환(6년 124억원)의 계약 총액만 합쳐도 299억원이다. 그러나 '타격 기계' 김현수가 지난해 타율 0.294에 그쳤다. 박해민(0.263)과 오지환(0.254)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세 베테랑이 동시에 커리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상위 타선에 포진해야 할 이들은 부진 탓에 하위타순으로 밀리기도 했다.이에 따라 2023년 팀 타율 1위(0.279)였던 LG는 지난해 팀 타율 3위(0.283)로 떨어졌다. 2024년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 졌는 데도 LG의 화력은 저조했다. 염경엽 감독은 "세 선수가 해줘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다행히 이번 캠프에서 이들은 부활 가능성을 확인했다. 염경엽 감독은 "오지환은 지난해 머리가 앞으로 쏠리고, 스트라이드 시 움직임이 많은 편이었다. 겨우내 이런 점을 개선했다"라며 "앞으로 타석에서 타이밍을 잘 잡고, 타구에 힘을 전달하는 과정도 좋아질 것이다. 지난해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현수는 1월 말 스프링캠프 출국 전에 "타구의 비거리와 장타력이 왜 떨어졌는지 많이 연구했다"며 "(지난해에는) 공을 빨리 치려다 보니 왼손을 방망이 안쪽으로 많이 꺾은 채 잡고 있었다. 그 결과 공을 찍어 치게 돼 땅볼이 많이 나왔다. 잘 맞힌 공도 날아가다가 힘이 떨어져 비거리가 줄었다. 원인을 찾았으니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은퇴하기 아직 이르다"며 이를 악물었던 김현수는 5명의 후배와 함께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훈련 성과를 입증한 것이다. KBO리그 최고의 수비와 주루 능력을 갖춘 박해민 역시 타격에 중점을 두고 훈련했다. 그는 "시즌 종료 후 국내 레슨장에서 타격 위주로 (2025년을) 준비했다. 1월 10일 동료들보다 먼저 미국으로 가서 훈련했다"고 말했다.시범경기를 통해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김현수는 11일 롯데자이언츠전에서 3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박해민은 시범경기 타율 0.286(7타수 2안타)인데, 약점이던 출루율이 0.583으로 높다. 오지환도 시범경기 7타수 2안타에 OPS(출루율+장타율) 0.873을 기록 중이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 부진을 겪은 세 선수가 자기의 야구를 정립하는 시간을 가졌다. 부족한 부분을 찾기만 하면 베테랑은 보완하는 게 빠르다"라고 기대했다. 이형석 기자 2025.03.1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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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거포 테이블세터' 구성한 수원 경기...강백호-로하스 화력이 더 강했다 [IS 수원]

팀에서 타격 능력이 가장 좋은 타자 2명을 테이블세터로 내세운 2팀이 맞붙었다. KT 위즈가 키움 히어로즈를 꺾었다. KT는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키움과의 시범경기에서 7-4로 승리했다. 타선이 1회부터 3점을 냈고, 4-2로 앞선 5회 말 공격에서는 하위 타선에서 불을 뿜으며 추가 3득점했다. KT는 8·9일 LG 트윈스전에 이어 3연승, 키움은 8일 NC 다이노스전 3-1 승리 뒤 2연패다. 두 팀 대결은 두 가지 스토리가 관심을 모았다. 일단 지난 시즌 키움에서 뛰었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KT 유니폼을 입고 2025년 첫 공식전에서 친정팀을 상대한 것. 헤이수스는 1·2회는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고, 3회는 2점을 내줬다. 2번째 실점은 내야수들의 판단 미스가 영향을 미쳤다. 두 번째 접점은 KT와 키움 모두 강타자 2명을 1·2번에 배치했다는 것이다. KT는 지난 시즌(2024) 팀 내 홈런 1위(32개) 로하스, 2위 강백호(26)를 각각 2번과 1번에 배치했다. 키움은 다시 동행하기로 한 야시엘 푸이그와 루벤 카디네스를 전진 배치했다.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를 1번, 무키 베츠를 2번, 프레디 프리먼을 3번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우수선수(MVP) 수상 이력이 있는 트리오를 앞에 몰아넣어 공격력을 극대화한 것. 원래 테이블세터는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타자가 맡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야구 트렌드도 변한다.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한 점을 볼 때, 팀 상황에 맞는 타순을 구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키움과 KT의 선택은 강한 1번, 강한 2번을 내세우는 것이었다. 10일 수원 경기에선 두 팀 모두 테이블세터의 강한 공격력을 확인했다. KT는 1회 말 강백호가 2루타, 로하스가 투런홈런을 치며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두 선수는 2회도 강백호가 볼넷, 로하스가 우전 2루타로 기회를 열었다. 4회 역시 연속 우전 안타를 쳤다. 키움도 나쁘지 않았다. 1회는 헤이수스를 상대로 푸이그와 카디네스 모두 삼진을 당했지만, 3회는 푸이그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카디네스가 헤이수스를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치며 타점을 올렸다. 5회는 푸이그는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카디네스는 범타로 물러났다. 1·2번 타자가 연속으로 출루한 건 KT가 3번, 키움이 1번이었다. 일단 KT 판정승이다. 하지만 키움도 충분히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을 압박했다. 경기 전 홍원기 키움 감독은 "강한 타자를 앞에 배치하고, 처음부터 강하게 밀어붙이기 위해 이런 선택을 했다. 앞으로 송성문이 앞에 배치될 수 있다. 상대 투수 등 상황에 맞게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공격력을 강화한 KT와 키움이 '강한 테이블세터' 체제를 계속 끌고 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3.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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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 '강한 2번' 전진 배치←국민타자 달라졌다 "데이터 시뮬레이션 돌려, 2·3·4번 찬스 걸려" [IS 포커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달라졌다. 작전 '수행'을 외치던 그의 2번 타순에 홈런 타자 김재환(37)이 들어섰다.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지난 4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렸던 2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올해 임기 마지막 해를 맞는 이 감독의 목표는 단연 한국시리즈다. 박정원 두산 그룹 회장도 지난달 26일 스프링캠프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4, 5위 하려고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 베어스다운 야구를 펼쳐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더 높은 목표를 이루려면 지난 2년과 야구가 달라야 한다. 이승엽 감독은 2023년 부임했을 당시 세밀한 야구를 외쳤다. 소득도 있었다. 2022년까지 침체를 겪던 정수빈이 1번 타자이자 도루왕(2023시즌)으로 살아났고, 대주자 자원이던 조수행도 지난해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며 도루왕에 올랐다. 50도루 이상 선수 두 명이 테이블세터로 베이스를 휘저었다. 발은 빨랐지만, 공격력이 만족스러웠던 건 아니다. 지난해 두산의 2번 타자 타율은 0.267로 8위였고, 장타율은 0.348로 최하위였다. 출루율도 0.348로 8위. 발이 느리고 부상 우려가 있는 베테랑 거포 자원들을 3~5번 타순에 배치한 게 역으로 상위 타순 공격력을 떨어뜨렸다.하지만 올해는 공격력에 더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우선 2번 자리가 빠른 타자가 아닌 강한 타자가 들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승엽 감독은 미야자키 연습 경기에서 김재환을 여러 차례 2번 타순에 배치했다. 지난달 24일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과 연습경기가 시작이었다. 똑같이 홈런과 삼진이 많은 양석환과 4·5번 타순에 붙이는 대신 이들을 분산시키고, 득점 가능성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감'으로 정한 게 아니다. 4일 귀국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정규시즌 때도 2번 김재환 카드를 써볼 생각이 충분히 있다"며 "구단에서 지난해 데이터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3번 타순, 4번 타순, 2번 타순 순서대로 찬스가 많이 걸리더라. 중요한 타순이 3번, 4번, 2번 등이니 여러 가지 테스트를 계속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이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2번 타순에서 문제가 가장 많았다"며 "그런 부분도 고려하면서 시범 경기 동안 계속 지켜보고 코치들과도 대화하겠다. 우리 팀이 가장 힘을 낼 수 있는, 득점력을 높일 수 있는 타순으로 개막전에 들어갈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어쩌면 1번 타순까지 바뀔 수도 있다. 이승엽 감독은 "최근 2년 동안 정수빈이 1번 타자로 나왔다. 김민석이 콘택트가 좋고 어느 정도 장타도 칠 수 있으니 시범경기 초반 그를 1번 타자로 보내볼까 한다"고 예고했다. 김민석은 주루에서 정수빈보다 떨어지지만, 드래프트 1라운더로 콘택트 잠재력이 뛰어나다. 성공만 한다면 상위 타순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게 가능하다.인천공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0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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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강백호-2번 로하스, '올드스쿨' 편견 지우는 '강철 매직' [IS 피플]

'강한 2번 타자' 전략은 뛰어난 타자를 중심타선(3~5번)이 아닌 2번 타순에 전진 배치하는 결단이다. 강타자에게 한 번이라도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는 의도다. 최근에는 핵심 타자를 아예 1번으로 기용하는 전략도 등장했다. 지난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우승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가 무키 베츠와 오타니 쇼헤이를 1번에 번갈아 배치하며 효과를 봤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도 홈런타자 카일 슈와버를 전진 배치했다. 발이 빠르고 선구안도 뛰어난 타자가 도맡았던 1번 타자의 역할론이 희석되는 추세다. 2020년대 들어 KBO리그 팀들도 '강한 2번 타자' 이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 어떤 팀보다도 이를 더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팀이 있다. 올 시즌 강백호(26)와 멜 로하스 주니어(35)를 테이블 세터로 배치하려는 KT 위즈다. 이미 KT는 지난해 로하스를 1번에 배치하며 효과를 봤다. '강한 타자가 더 많은 타석에 나서 득점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이강철 KT 감독이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다. 로하스는 지난해 1번 타자로 나서 타율 0.344, 출루율 0.417을 기록했다. 이는 리그 1번 타자 중 타율 1위, 출루율 1위에 해당한다. 그뿐 아니라 장타율 0.624(1위) 64타점(1위) 등 해결사 역할도 탁월하게 해냈다. "1번 타자는 경기 시작할 때만 1번일 뿐, 하위 타선과 연계되면 또 한 명의 중심타자가 될 수 있다"는 이강철 감독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올해는 강백호까지 테이블세터에 합류, 상대에게 더 강한 압박을 줄 전망이다. 강백호는 지난해 KT 타자들 중 두 번째로 높은 출루율(0.360)을 기록한 바 있다. 높은 출루율이 덕목인 리드오프로 적격인 셈이다. 단순히 새 이론을 보고 내린 결정은 아니다. 팀의 현실도 함께 고려했다. KT는 인플레이 타구가 많은 허경민을 3번 타순에 배치하고, 장성우·문상철·오재일 등 장타자를 뒤에 배치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어 배정대·김민혁·김상수 등 출루율이 좋은 타자들이 하위 타선에서 득점 기회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KT에 발 빠른 타자들이 적다는 점도 '강한 1·2번'을 구상하게 된 요인이다. 이런 파격적 결정은 이강철 감독의 과감성으로부터 나왔다. 올해 만 59세인 이 감독은 '올드스쿨'로 보이지만, 지휘 스타일은 그렇지 않다. 선수들과 수평적으로 소통하면서 세이버메트릭스 등 현대 야구 이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지난해 로하스를 1번 배치한 점도 그렇지만, 포수 프레이밍의 의존도가 낮아진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 도입에 따라 강백호를 전격적으로 포수로 기용한 것도 이 감독이다. 시즌 초 구상이 어그러져도 이강철 감독은 빠르고 과감한 대안을 내놓는 데 탁월하다. 경험이 쌓일수록 지도자들은 자신의 철학을 고집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2019년 부임 후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KT를 강팀으로 만들었다. 올해 그가 준비하는 카드는 강백호-로하스로 구성된 테이블 세터는 KT의 새로운 컬러가 될 전망이다.윤승재 기자 2025.03.05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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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업' 이정후 is Back→시범경기 마수걸이포 폭발...2025년엔 장타 갈증 벗어날까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시범경기 2경기 만에 홈런을 쏘아 올렸다.이정후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그는 0-1로 끌려가던 1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손맛'을 봤다. 이번 시범경기 두 번째 안타이자 첫 홈런이다.이정후의 상대는 체이스 돌랜더였다. 아직 MLB에 데뷔하지 않았지만, 2025시즌 전 MLB닷컴 유망주 순위에서 25위에 오른 기대주다. 이정후에 앞서 타석에 들어선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 윌리 아다메스는 모두 삼진과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이정후는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이정후의 홈런에 샌프란시스코 구단도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이정후가 돌아왔다(Jung Hoo Lee is so back)"라며 기뻐했다.이어 이정후는 3회 말 1사 1·2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태너 고든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를 만들었다. 5회 말 2사 후 좌익수 뜬공을 기록한 그는 6회 초 조나 콕스와 교체됐다. 시범경기 페이스가 나쁘지 않다. 이정후는 지난 23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시범경기에서도 3번 타자로 출전해 첫 타석에서 첫 안타를 때렸다. 지난해 5월 13일 부상으로 이탈한 후 290일 만의 실전경기였으나, 녹슬지 않은 타격감을 증명했다. 24일에 휴식을 취한 그는 두 번째 출전에선 바로 홈런을 때려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공식경기에서 그의 홈런이 나온 건 지난해 4월 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정규시즌 경기 후 310일 만이다.이정후는 지난해 장타 생산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정규시즌 37경기에 출전했던 그는 타율 0.262, (타구 질 기반) 기대 타율 0.278로 콘택트 능력을 증명했다. 하지만 홈런이 2개에 그쳤고, 장타율도 0.331로 낮았다. 153㎞/h 이상 강한 타구 비율(41.8%)은 리그 평균 이상이었으나, 스위트 스폿(생산적인 타구를 만드는 스윙) 비율이 29.1%로 하위권에 그쳤다. MLB 2년 차를 맞는 이정후는 올해 장타 필요성이 더 커졌다. 디애슬레틱의 앤드류 배걸리 기자는 "극단적인 콘택트 히터가 장타를 보완할 수 없다면 현대 야구에서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라며 이정후의 생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샌프란시스코는 그의 타순을 1번이 아닌 3번으로 조정했다. 클린업 트리오로서 장타 필요성이 커졌다.이정후는 지난달 출국 전 "기대해 주시는 만큼 보여드리겠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아쉬웠던 만큼 올해 더 절치부심해서 정말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시범경기에서는 빠르게 그 기대에 부응하는 중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2.2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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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번이 맞지 않을까요?" LG 박해민의 최적 타순 찾기

LG 트윈스 박해민(35)의 2025시즌 타순은 어떻게 될까. 지난해 박해민은 1번 타자로 개막전을 치렀다. 시즌 전 염경엽 LG 감독이 "박해민을 리드오프로 기용할 것"이라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박해민은 개막 후 두 달 동안 1번 타자(95타석)로 가장 많이 나섰지만, 결국 하위 타순에서 2024시즌을 마감했다. 1~2번 테이블 세터로 201타석, 7~9번 하위 타순에 334타석을 소화했다. 시즌 출루율(0.336)이 낮았기 때문이다. 박해민은 개인 통산 네 차례나 도루왕(통산 411개)에 오를 만큼 빠른 발을 갖췄다. 염경엽 감독도 박해민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1번 타자로 기용했다. 박해민이 테이블 세터를 맡아 자주 출루하면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을 흔들 수 있다. 박해민의 출루율과 LG의 득점력은 직결되는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박해민은 출루율뿐 아니라 타율(0.263)도 낮았다. 기록만 보면 상위 타순에서 활약하기 어려웠다. 그는 스프링캠프 출국 전인 12월 말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출루율이 낮았으니 2025년에는 8~9번에서 잘 치는 게 팀에 더 낫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 5년 동안 LG 1번 타자로 가장 많이 나선 선수는 홍창기다. 도루 능력이 다소 떨어지나, 통산 세 차례 출루왕에 오를 정도로 볼을 잘 골라내기 떄문이다. 2번 타자를 나눠 맡았던 문성주와 신민재도 지난해 출루율이 각각 0.411과 0.401로 높은 편이다. 결국 2025년 LG 타순은 박해민의 배트에 달려 있다. 박해민이 타율과 출루율을 높여 상위 타순에 포진하면 LG 타순의 공격력과 짜임새가 배가될 수 있다. 박해민도 "지난 시즌 종료 후 타격 위주로 새 시즌을 준비했다. 1월 10일 먼저 미국(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들어와서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훈련했다"라며 "이번 캠프에서도 타격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박해민의 1번 타자 기용을 다시 고민하고 있다. 박해민은 "(문)성주나 (신)민재 둘 다 타율에 대비해 출루율이 좋은 선수들이다. 내가 8~9번에서 잘하면 (상위 타순에 오를) 기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신임 주장을 맡은 그는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선 선수들이 우승에 대한 기쁨과 여운이 남아있는 느낌이 있었다. 올해는 선수들이 몸 관리부터 독하게 해온 것 같다"라며 "2024년보다 무조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이형석 기자 2025.02.18 08:50
메이저리그

비어있는 건 딱 1자리…중견수도 되는 슈퍼 유틸이라면 '미래' 보인다 [IS 포커스]

김혜성(26)이 가시밭길을 자처하고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로 향한다.김혜성은 지난 4일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다저스로 이적 소식을 전했다. 3년 1250만 달러 계약이 보장됐고, 2년 950만 달러 계약이 팀 옵션으로 추가됐다. 다저스는 김혜성이 3년 동안 보여준 모습을 보고 팀 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코리안 메이저리거 중에 경쟁을 경험하지 않은 이가 드물다. 추신수는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와 포지션이 겹쳤고, 류현진은 클레이턴 커쇼 빼고도 6명의 선발 투수들과 경쟁했다. 김하성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제이크 크로넨워스, 잰더 보가츠 등 올스타 외야진과 CJ 에이브람스, 잭슨 메릴 등 유격수 유망주들 사이에서 자리를 지켜냈다. 하지만 김혜성 앞에 놓인 환경은 선배들과 그 궤가 다르다. 선배들은 적어도 빅리그에 남아 실력을 보여줄 수 있었지만, 김혜성은 MLB 26인 로스터에 들기가 어렵다. 실력을 떠나 자리가 없다. 야수는 전체 절반인 13명만 MLB에서 뛰는데, 다저스 야수 중 11명이 마이너리그에 내려갈 수 없다.유망주라면 마이너리그와 MLB를 오가게 할 수 있는 옵션이 남아있지만, 다저스 타순의 1번부터 7번까지를 구성하는 주요 타자들은 모두 베테랑 다년 계약자다. 여기에 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로 다저스와 1년 1700만 달러 계약한 외야수 마이클 콘포토가 더해진다.2루수 개빈 럭스에겐 아직 마이너리그로 내리는 옵션이 남았다. 하지만 구단은 김혜성을 영입하면서 럭스를 주전 2루수로 못 박았기에 강등 가능성이 작다. 김혜성이 백업 멤버로 경쟁해야 하는 크리스 테일러(연봉 1500만 달러) 미겔 로하스(연봉 500만 달러)도 모두 마이너리그에 갈 수 없다. 즉 럭스까지 12자리는 이미 가득 찼다. 김혜성은 13번째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이현우 SPOTV 해설위원은 "현실적으로 김혜성이 경쟁할 수 있는 포지션은 2루수 또는 백업 요원 한 자리"라며 앤디 파헤스와 제임스 아웃맨을 경쟁 상대로 꼽았다. 파헤스는 2024년, 아웃맨은 2023년 빅리그에 데뷔한 외야수다. 두 명 모두 외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 파헤스는 지난해 13홈런, 아웃맨은 2년 전 23홈런을 쏘아 올렸다.김혜성이 타격으로 이들을 넘어서긴 어렵다. KBO리그 8시즌 통산 37홈런을 친 그는 지난해에야 두 자릿수 홈런(11개)을 처음 기록했다. 이현우 위원은 "이들과 경쟁에서 이겨내려면 시범경기에서 김혜성의 장점인 콘택트와 주루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다만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해도 비관할 상황은 아니다. 이현우 위원은 "다저스 상황상 김혜성이 2루수 외에 외야수로서 경쟁력도 발휘한다면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정확히는 중견수로서 성장이 필요하다. KBO리그에서 경험한 유격수, 3루수, 좌익수 모두 갖추면 당연히 평가도 좋아진다. 다만 더 급한 건 중견수다. 다저스는 코너 외야수를 맡을 테오스카 에르난데스(OAA 기준 하위 2%)와 콘포토(OAA 기준 하위 17%)의 수비력이 모두 크게 떨어진다. 수비력이 뛰어난 중견수는 아웃맨과 에드먼이 전부다. 아웃맨은 지난해 심각한 2년 차 징크스(타율 0.147)에 빠졌다. 에드먼은 슈퍼 유틸리티 특성상 고정 중견수로 뛰기 어렵다.베이스볼 아메리카로부터 주루 70점(아주 뛰어난 재능 상위 2.2% 수준)을 받은 김혜성은 좋은 중견수가 될 자질은 갖췄다. 김혜성은 KBO리그에서 중견수 경험은 없다. 대신 다저스는 테일러나 키케 에르난데스 등 운동신경 좋은 내야수를 외야수로 변신시켜 성공한 경험이 있다. 중견수로 뛴다면 코너 외야에서 거포들과 경쟁하는 것보단 더 많은 기회가 나올 거로 보인다.1999년생인 김혜성은 아직 어리다. 구단도 성장을 기대해 계약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시간이 김혜성에겐 더 값질 수도 있다. 다저스는 타자 육성 능력에서 업계 최고로 꼽히는 조직이다. 2023년과 2024년 MLB닷컴 설문조사에서 각 구단 수뇌부의 43%, 34%가 다저스를 '최고의 타자 육성팀'으로 꼽았다. 다저스는 방출 선수였던 저스틴 터너, 실패한 내야수였던 테일러와 맥스 먼시, 수비형 포수 윌 스미스를 올스타 타자로 키워 우승했다. 담금질만 하고 있어도 연내 기회는 반드시 온다. 주전 선수 중 유망주가 적다는 건 부상도 잦다는 뜻이다. 스포트랙에 따르면 다저스는 지난해 26명의 선수가 부상으로 결장했는데, 이들이 빠진 날짜를 합산하면 2158일에 이른다. 최저 결장 기간(670일)을 기록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3배가 넘는다. 다저스는 이 자리를 내부 유망주를 승격하거나 방출 선수를 단기 영입해서 채웠다. 마이너리그에서 수비와 타격을 증명한다면 김혜성은 어떤 빈자리도 채우고 대주자까지 가능한 '콜업 1순위'다.내년 이후 미래는 더 밝다. 김혜성의 경쟁 상대인 테일러와 로하스는 2025시즌으로 계약이 끝난다. 외야에서도 콘포토가 떠난다. 김하성 때와 달리 마이너리그에서 그를 위협하는 유망주도 많지 않다. 2024년 기준 다저스팀 내 유망주 30위 이내에서 승격을 앞둔 내야수는 알렉스 프리랜드가 유일하다. 대부분의 내야 유망주가 싱글A 이하에 불과해 김혜성을 위협하기 어렵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1.06 07:03
프로야구

장종훈·임헌린 “굿바이 한밭야구장, 시민의 품에서 씨 유 어게인”

내년에 한화 이글스는 홈구장을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중구 대종로)로 이전한다. 올해까지 이글스의 홈 경기장이었던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우선 이글스-대전시의 계약 종료와 함께 이글스 파크라는 이름이 바뀔 것이다. 새 구장 바로 옆에 위치한 이곳의 활용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이글스 파크의 원래 이름은 대전을 뜻하는 한밭야구장이다. 1964년 완공돼 61년이나 사용된 이곳은 대전 야구의 역사 그 자체다. 또한 1986년 창단한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의 38년 기록과 기억을 축적한 유산이기도 하다.이제 한밭야구장은 프로야구 경기장이 아닌 대전시의 체육 시설로 돌아온다. 야구팬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질 옛 구장과의 작별을 아쉬워하는 이들이 있다. 이글스에서 청춘을 바친 원클럽맨 장종훈(56) 야구대표팀 코치와 임헌린(51) 이글스 부장이다.장종훈 코치는 1990년대를 대표하는 홈런타자였다. 3년 연속(90~92년) 홈런·타점왕, 2년 연속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91~92년)에 오른 그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뇌관이었다. 한때는 한밭야구장 최고의 스타였다.‘영원한 한화맨’ 임헌린 부장은 운영 및 마케팅·홍보 등 구단 업무 대부분을 경험한 베테랑이다. 특히 프로야구의 ‘3김’이라 불리는 김인식, 김응용, 김성근 감독이 이글스 지휘봉을 잡은 시기에 팀장으로 활약한 홍보계의 스페셜리스트다.이글스 선수와 직원으로서 둘은 한밭야구장에서 울고, 웃고, 사랑하고, 사랑받았다. 임 부장은 “60년 넘는 역사를 담은 한밭야구장이 대전 시민들에게 체육 시설이자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플라타너스가 아름다운 ‘낭만 야구장’두 사람과 인터뷰 하기 위해 한밭야구장으로 들어가는 길. 주변에 있던 젊은 야구팬 네댓 명이 장종훈 코치를 알아보고 달려와 사인을 요청했다. “인기가 여전하다”는 기자의 말에 장 코치는 “야구장 앞이어서 팬들이 알아봐 주시는 거다. 다른 데서는 저를 못 알아본다. 허허”라며 웃었다.한때 프로야구를 주름잡았던 청년도 세월을 이길 순 없었다. 장년이 된 그가 곁을 지나간다면, 아마도 팬 상당수는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한밭야구장 앞에서라면 다르다. 특별한 공간은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마법을 부리기 때문이다. 팬들이 50대가 된 장종훈 코치에게서 30년 전 앳된 모습을 떠올리는 건 그래서일 것이다.충북 청주 세광고 출신인 장종훈 코치는 “대회 때 한밭야구장에서 야구하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땡볕 아래 지붕도 없는 관중석에 팬들이 참 많이 찾아오셨던 기억이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지역 팬들의 야구 사랑은 대단했다”라며 “담장 밖 플라타너스 나무가 한밭야구장의 상징이었다. 정말 멋지고 낭만적이었지만, 여름에는 송충이가 나무에 바글바글한 게 문제였다. 외야에도 송충이와 왕개미들이 들끓었다”고 말했다. 장종훈 코치는 선수 시절 총알 같은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렸다. 외야 담장을 너머 관중석을 지나 플라타너스까지 통과하는 그의 타구에는 시대를 초월하는 파워가 있었다. 장 코치는 “외야 담장이 아니라 플라타너스를 넘어야 홈런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라며 “물론 홈런을 의식하고 스윙한 건 아니었다. 잘 맞은 타구라면 거기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웃었다.장종훈 코치는 “내야에서 수비할 때 타자가 내 눈 위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던 거”라며 ”선수들 동선이라는 개념도 희미한 시절이었다. 관중과 함께 출근하고, 퇴근했다. 라커룸과 식당이 없으니 버스에서 옷을 갈아입고, 공운(공설운동장) 식당에서 팬들과 함께 밥을 먹었다”라고 추억했다.두 사람은 “열악한 상황에서 야구는 잘했다”고 입을 모았다. 1986년 창단한 이글스는 당시 ‘절대 왕조’ 해태 타이거즈에 대적하는 강팀으로 급성장했다. 우승 문턱에서 네 번(88·89·91·92년)이나 무너졌으나, 99년 기어코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다. 장종훈 코치는 “그 팀의 일원이었다는 게 정말 영광이었다”라고 추억했다. 학창 시절 학원 ‘땡땡이’를 치고 한밭야구장을 자주 찾았다는 임헌린 부장은 “지금은 레전드가 된, 90년대 이글스 선수들을 보며 ‘야구단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그들과 함께해 저 또한 영광”이라고 전했다. 꿈과 희망, 추억이 담긴 ‘레거시’잘 알려진 대로 장종훈 코치는 ‘연습생 신화’를 쓴 주인공이다. 고교 졸업 후 대학 진학에 실패하자 그는 1986년 연습생으로 입단했다. 호리호리한 유격수는 그해 1군 경기에 한 번도 나가지 못했다.“1년만 해보고 그만두겠다”는 마음으로 맞이한 1987시즌은 그의 인생을 바꾸었다. 장종훈 코치는 “주로 7번 타자로 나서면서 홈런 8개를 쳤다. 하위 타순에 있으니 배트를 짧게 잡고 공을 ‘딱딱’ 맞히는 데 집중했다. 당시 95경기에서 홈런 8개(리그 15위)면 그리 적은 게 아니었다”라며 “시즌 뒤 고원부 선배 등이 ‘너, 장타력이 있는 거 같다. 방망이 길게 잡고 풀 스윙해봐’라고 조언해 주셨다. ‘그래? 한 번 해볼까’ 싶었다”라고 떠올렸다. ‘홈런왕 장종훈’이 탄생한 배경이다.한밭야구장에서 키운 꿈은 대한해협을 건너가기도 했다. 당시 이글스는 일본 야구와의 교류도 열심이었다. 장종훈 코치는 “89년 가을 캠프를 일본에 가서 다이에 호크스와 함께 치렀다. 일본 감독님과 코치님이 내 스윙을 상당히 좋아하셨다. 일본 타자들을 불러 모아 ‘저 친구 타격을 잘 보라’고 하셨다. 나에게는 ‘내년에는 삼진 200개를 당해도 좋으니 홈런 40개를 목표로 해보라’고 하셨다. 덕분에 엄청난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꿈을 품은 장종훈은 이듬해 첫 홈런왕(28개)에 올랐다.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는 ‘유격수 홈런왕’ 기록을 세운 것이다. 2년 뒤에는 KBO리그 최초로 40홈런 고지(92년 41개)를 정복했다. 1991년 한일 슈퍼게임 5차전에서는 일본 기후현 나가라가와 야구장(주니치 드래곤즈 제2구장) 개장 후 첫 장외 홈런(비거리 160m)을 날리기도 했다. 타구가 떨어진 곳에는 한국어와 일본어로 이 홈런을 소개한 기념비가 세워졌다.연습생 출신 20대 선수에게는 꿈같은 나날이었다. 장종훈 코치는 “91년 정규시즌 MVP 부상으로 그랜저를 받았다. 하늘 같은 선배들도 못 타는 최고급 승용차였다. 그래서 지인에게 차를 팔았다”라며 “그런데 이듬해 또 그랜저를 받은 거다. 정말 타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후배가 선배보다 좋은 차를 탈 분위기가 아니었다. 아버님과 상의한 끝에 (차액을 돈으로 받고) 소나타 골드를 받아 몰고 다녔다”고 회상했다. 벼락스타가 된 그는 선수 시절 사인을 몇만 장쯤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장종훈 코치는 “내가 사인을 빨리 하는 편이었다. 팬들에게 사인해 줄 선수가 됐다는 게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라며 “요즘에는 팬들이 야구공이나 사인지에 요청하는데, 예전엔 그런 개념이 없었다. 포대자루나 지폐에 사인한 적도 많았다”라며 웃었다. “역사적 공간…버려지지 않았으면”임헌린 부장은 “90년대 야구장에 가면 90% 이상이 남자 팬이었다. 약주를 드신 분도 많았다. 넥타이 부대가 퇴근 후 와서 소리 지르고 스트레스를 푸는 장소가 야구장이었다”라며 “홈 경기가 있는 날이면 1루 더그아웃 상단 좌석을 차지하기 위해서 학교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야구장으로 달려갔다. 지정 좌석이 없는 시절이었는 데도 나를 포함한 골수팬들이 지정 좌석을 형성됐다. 그땐 정말 열심히 응원했다”고 추억했다. 장종훈 코치는 “예전엔 팬들끼리 싸움도 참 많이 했다. 경기 중 패싸움이 붙자 더그아웃에 불쑥 쳐들어와서 ‘야구 방망이 좀 빌려달라’는 사람도 있었다”라며 “지금 관전 문화와 많이 달랐다”라고 했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이 지났어도, 두 사람의 추억 여행은 좀체 끝나지 않았다.이글스의 성공과 실패, 영광과 상처를 품고 있는 한밭야구장은 내년에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이글스와의 임대 계약이 끝났기 때문에 대전시의 정책에 따라 구장 활용이 결정된다. 앞서 신축 야구장을 준공한 광주와 대구의 경우, 옛 구장을 사회인 야구에 개방하고 있다.임헌린 부장은 “한밭야구장 역사가 긴 만큼 보존 가치도 크지 않을까”라며 “두 차례 리모델링을 진행한 덕에 이 구장의 내부 시설은 꽤 훌륭하다. 시민의 편익을 위해 활용할 방안을 대전시에서 고민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야구 매력에 빠진 중3 아들 덕분에 ‘팬’의 입장으로 전국의 야구장을 다녔다. 광주를 방문했을 때 타이거즈의 역사가 담긴 옛 구장(무등야구장) 시설의 상당 부분이 철거된 걸 보고 많이 아쉬웠다. 1000만 관중 시대에 야구팬과 대전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베이스볼 파크가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통해 만들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장종훈 코치는 “옛날 얘기를 하다 보니 80~90년대 열악한 환경을 추억했지만, 그건 오래전 얘기다. 지금 한밭야구장은 오랜 기간 대전시와 이글스의 노력이 더해져 멋진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글스뿐 아니라 대전 야구의 역사를 품고 있는 야구장이다. 황폐하게 버려지지 않고 야구인을 위한, 야구팬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지난 9일 이장우 대전시장과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2025 KBO 올스타전'을 대전 신축구장에서 개최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KBO 총재 특보인 장종훈 코치도 함께했다. 장 코치는 “이장우 시장님이 한밭야구장 활용에 대해 여러 밑그림을 그리고 계시더라.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대전=김식 기자 2024.12.23 08:45
메이저리그

‘슈퍼 유틸리티’ 토미 에드먼, LAD와 5년 1030억 연장 계약 합의

내야수 토미 에드먼(29)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5년 연장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30일(한국시간) 소식통의 보도를 인용, “슈퍼 유틸리티 선수 에드먼이 다저스와 5년 7400만 달러(약 1033억원)의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에드먼은 최소 2029년까지 다저스와의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매체에 따르면 이 계약으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 MVP 에드먼은 최소 2029년까지 월드시리즈 우승 팀에 머물게 됩니다.29세의 에드먼은 올해 트레이드 마감일에 다저스로 합류, 다재다능함으로 주목받았다. 팀 내에선 중견수와 유격수를 소화하며 활약했다. 특히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에선 11타점을 기록하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최우수선수(MVP)로 꼽혔다. 이어진 월드시리즈에서도 OPS 0.988과 6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다저스는 앞서 블레이크 스넬과 5년 1억 8200만 달러(약 2540억원)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에드먼과의 연장 계약까지 이뤘다. 선발진 강화와 에드먼의 연장 계약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결과라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매체는 에드먼의 계약에 대해 “다재다능한 크리스 테일러가 과거 다저스와 체결한 계약을 초과하는 금액으로, 에드먼의 포지션 가치는 물론 파워와 스피드의 조합이 다저스에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고 평했다. 한편 에드먼은 지난 8월에 다저스에서 데뷔했다. 시즌 정규리그 성적은 37경기에서 타율 0.237 출루율 0.294 장타율 0.417 6홈런 20타점 6도루다.포스트시즌 동안 에드먼은 주로 하위 타순(8번, 9번)에 배치됐지만, NLCS 4차전과 6차전에서는 4번 타자로 나서 왼손 선발 투수를 상대로만 7타점을 몰아쳤다.한편 매체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에드먼이 이전에 맺은 2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대체한다.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유효한 계약이라는 의미다. 1700만 달러(약 237억원)의 계약 보너스가 포함돼 있고, 6년 차엔 클럽 옵션으로 1300만 달러(약 180억원)로 연장 가능성이 있다. 옵션이 발동되지 않을 경우 300만 달러(약 42억원)의 바이아웃 금액이 지급되는 구조다. 계약 총액 중 약 3분의 1이 지연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끝으로 매체는 “2025년 무키 베츠가 외야에서 내야로 이동할 예정이다. 다저스는 에드먼을 중견수로 정기적으로 기용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베츠가 2루수를 맡는다면, 에드먼은 유격수로 활약할 수도 있다”며 “다저스는 NLCS MVP를 오랜 기간 팀에 유지하게 됐다. 그의 다재다능함과 꾸준한 활약이 앞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김우중 기자 2024.11.30 08:59
메이저리그

0.235→0.407→0.500 점점 뜨거워지는 '복덩이' 에드먼, 다저스가 웃는다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WS·7전 4선승제) 우승 도전 과정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는 단연 '한국계 메이저리거' 토미 에드먼(29)이다. 다저스는 지난 26~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미국 메이저리그(MLB) WS 1~2차전을 각각 6-4(연장 10회), 4-2로 이겼다. 에드먼은 1차전에 9번 타자·유격수로 나와 4타수 2안타를 쳤다. 2차전은 5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선제 솔로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에드먼은 한국 야구 팬들에게 익숙하다. 그의 어머니는 한국 출신 이민자인 곽경아 씨다. 한국계 미국인 에드먼은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바 있다.에드먼은 '수비형 내야수'에 가깝다. MLB 정규시즌 통산 633경기에서 타율 0.263 59홈런 242타점을 기록했다. 202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으로 내셔널리그(NL)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받았다. 지난해엔 NL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올라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마지막까지 경쟁했다. 다저스는 지난 7월 트레이드로 에드먼을 영입했다. 에드먼은 다저스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유격수와 중견수를 오가며 유틸리티 능력을 뽐냈다. 다만, 공격에선 37경기 타율 0.237 6홈런 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11에 그쳤다. 포스트시즌(PS)이 시작되자, 에드먼은 공격에서도 펄펄 날고 있다. 지난 14일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를 시작으로 PS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다. 최근 5경기 연속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 4~5번 중심 타선과 9번 하위 타순은 물론, 내야수와 외야수를 오가고 있다. NLCS에서는 타율 0.423(26타수 11안타) 1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에드먼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이던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시즌 연속 PS 무대를 밟았지만, 15경기에서 타율 0.224(58타수 13안타) 0홈런 3타점에 머물렀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선 PS 13경기 타율 0.365(52타수 19안타) 2홈런 13타점을 몰아치고 있다. 이번 PS 다저스에서 유일한 3할 타자다. 정규시즌 MVP 출신 무키 베츠(타율 0.294)와 오타니(0.260)를 크게 앞지른다. 특히 디비전 시리즈(타율 0.235)-NLCS(0.407)-WS(0.500) 등 큰 경기를 치를수록 좋은 모습이다. 다저스의 에드먼 영입은 '신의 한 수'로 통한다. 에드먼은 "LA에서 많은 한국 팬을 만나는 것은 정말 즐겁다. 한국 사람들이 다저스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알고 있다"라며 말했다.43년 만에 정상 문턱에서 양키스와 맞붙은 다저스는 29일 뉴욕에서 WS 3차전을 치른다. 다저스는 강속구 투수 워커 뷸러를 앞세워 WS 3연승에 도전한다. 양키스는 선발 투수 클락 슈미트로 맞선다.이형석 기자 2024.10.2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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