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97건
산업

고려아연 "MBK에 경영권 넘어가면 한국 반도체 생산 빨간불"

글로벌 비철금속 1위 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의 M&A(인수·합병)가 현실화하면 한국 반도체 경쟁력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주장했다.영풍·MBK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은 6일 "노조가 MBK의 공개매수에 극렬히 반대하고 있고 핵심 기술 인력 이탈도 예상돼 반도체 황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반도체 황산을 공급받는 국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역시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고려아연의 울산 울주 온산제련소는 지난해 반도체용을 포함해 연간 140만t의 황산을 생산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공급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고순도 황산을 뽑아냈다.고순도 황산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웨이퍼 표면의 이물질과 불순물을 제거할 때 쓰인다. 반도체 제조 초기와 후반 공정에 필수다.고려아연은 "적대적 M&A가 이뤄지면 노조와의 갈등과 파업 가능성으로 반도체 기업들은 2년 전 화물연대 총파업 때처럼 반도체 황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온산제련소의 핵심 기술 인력이 이탈할 가능성은 반도체 황산 생산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고려아연 노조 조합원 70여 명은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 MBK 본사 앞에서 공개매수 시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이어 24일에는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과 기술 인력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MBK 연합이 경영권을 가져가면 전원 퇴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노리는 영풍·MBK 연합은 지난 4일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75만원에서 83만원으로 올렸다. 고려아연이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대항 공개매수가와 똑같이 맞췄다.영풍은 고려아연이 동업의 상징이었던 서린상사 경영권을 장악한 뒤 황산 취급 대행 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등 행위로 자사 핵심 사업장인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의 위기를 야기했다고 비판했다.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혐의를 받는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의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등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도 나타냈다.양사의 신경전이 극에 달하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모두 불출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0.06 17:20
산업

울먹인 고려아연 산증인 "K반도체 재료 중국에 안 넘긴다"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 고려아연이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맞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파트너에서 적으로 돌아선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쥐게 되면 국가 기간산업이 통째로 중국으로 넘어갈 게 뻔하다는 주장이다. MBK는 투자 관련 배임과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등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흠집 내기로 맞불을 놓고 있다.중국 자본이 국가 기간산업 넘봐이제중 고려아연 CTO(최고기술책임자) 부회장은 24일 서울 종로 그랑서울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철금속은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국내 주요 산업에 핵심 원자재를 공급하는 기간산업"이라며 "MBK라는 투기 자본이 중국 자본 등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 이런 약탈적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또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쓰는 황산 절반이 우리 제품"이라며 "고려아연이 반도체 황산 생산을 멈추면 반도체 고객사는 셧다운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황산은 세정 공정에 주로 쓰인다.지난 1985년에 입사해 40여 년간 몸담은 이 부회장은 고려아연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이날 19명의 핵심 기술 인력들과 기자들을 마주한 자리에서 홀로 입장문을 낭독한 뒤 자리로 돌아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것을 우려한 회사 만류에도 이 부회장이 자청해 기자회견을 마련한 것은 최대 2조원을 쏟는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시도 때문이다. MBK는 오는 10월 4일까지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해 최소 7%에서 최대 14.6%의 지분을 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달 4일 기준 고려아연 주주 구성을 보면 장형진 영풍 회장 및 친인척 등 영풍 측 지분은 33.13%,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및 친인척과 파트너사 현대차그룹, 한화, LG화학 등 고려아연 측 지분이 33.99%로 팽팽하다.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은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7.57%다.고려아연 배당금으로 영풍 먹여살려 이처럼 영풍이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의 운전대에 목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같은 비철금속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적자에 허덕이는 영풍이 글로벌 우위를 점한 고려아연의 배당금으로 부족한 곳간을 채우고 있어서다.올 상반기 영풍은 별도 기준 5억85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런데 같은 기간 고려아연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 263억원 덕분에 영업외이익을 반영하는 당기순이익은 253억원을 기록했다.영풍이 고려아연으로부터 받은 연간 배당금은 2018~2019년 500억원대에서 2020~2021년 700억원대로 오르더니 2022년 약 1037억원, 2023년 1556억원으로 훌쩍 뛰었다.고려아연은 올해 2분기 매출이 3조582억원으로 분기 최대를 경신했고, 영업이익은 2687억원으로 2000년 이후 98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이에 반해 영풍은 주력 사업장인 경북 봉화군의 석포제련소가 작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세 차례의 근로자 사망 사고로 가동률이 50%대로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이 8338만원에 그쳤다.핵심 계열사가 최대주주를 배당금으로 먹여살리는 셈이다.두 회사의 실적 차이를 두고 이제중 부회장은 "경영 능력과 기술력이 다르다"며 "최 회장(고려아연)은 직원을 가족처럼 대한다. 장 고문은(영풍) 머슴처럼 관리하는데 누가 애사심을 갖겠나"라고 꼬집었다. 안전에 관심을 갖도록 자사 온산제련소 직원들에 매달 10만원씩 현금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예로 들었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75년 동업자 관계에 금이 간 것도 배당금이 원인이다.고 장병희·최기호 창업주는 1949년 영풍 모체인 영풍기업사를 공동 창업하고, 1974년에는 자매회사인 고려아연을 설립했다.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각각 경영을 맡고 있다.그러다 최씨 일가 3세 최윤범 회장이 2022년 고려아연 수장이 되면서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영풍의 배당금 확대 요구에도 최 회장은 신재생 에너지·이차 전지 소재·자원 순환 사업을 3대 축으로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며 투자에 더욱 주력했다.이에 지난 3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벌어졌고, 배당을 늘리는 영풍의 정책 변경 제안이 부결됐다.최 회장 경영 능력 의심하는 영풍·MBK이날 MBK도 입장문을 내 고려아연의 경쟁력을 중국에 매각하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최 회장의 경영 능력을 문제 삼았다.MBK는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투자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회장의 SM 주가 조작 의혹을 받는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미국 전자 폐기물 재활용 업체 이그니오홀딩스 인수를 거론했다. 고려아연의 영업이익률 하락 이유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원아시아파트너스는 단순 재무적 분산 투자다. 당시에 현금(약 2조5000억원)이 많았다"며 "이그니오의 경우 우리나라에 자원이 없을 것을 고려해 미국의 냉장고, TV 등 폐자재를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로 가져와 새로운 자원을 얻기 위한 장기적 관점의 투자"라고 설명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9.25 07:00
산업

회장님들 ‘동유럽 심장부’ 방문 앞두고 추석 연휴에도 분주

4대 그룹 총수들이 하반기 경영 구상과 체코 방문 준비로 다소 분주한 추석 연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 맞춰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이들은 ‘원전 수주’ 지원 사격뿐 아니라 반도체와 자동차, 에너지 사업 등에서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공 들이는 반도체 산업 협력 기대 11일 업계에 따르면 4대 그룹 총수들이 추석 연휴 후 곧바로 이어지는 체코 방문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길에 동행한다. 4대 그룹 총수 모두 경제협력단으로 참여하는 건 올 들어 처음이다. 지난 6월 중앙아시아 3국 순방길에는 최태원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등이 출격한 바 있다. 이번 순방의 핵심은 원전 수주에 있다. 24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과 관련해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이를 경제인들이 지원 사격하는 격이다. 내년 3월 최종 수주가 결정된다. 총수들은 원전 수주를 위해 체코와 경제협력 보따리를 풀어야 하는 입장이다. 우선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산업과 관련한 논의를 펼칠 전망이다. 체코는 지난해 유럽연합(EU)에서 반도체법을 제안할 정도로 반도체 산업 성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운 체코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유치를 겨냥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반도체 기업인 온세미 유치도 성공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체코 프라하에 판매법인을 두고 있어 이를 토대로 반도체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체코는 ‘동유럽 심장부’로 전자업의 생산기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체코 정부가 이재용 회장에게 반도체 공장 설립과 관련해 매력적인 세제 혜택을 제안할 수도 있다. SK그룹의 경우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와 SK키파운드리의 생산법인을 체코에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이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의 투자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최태원 회장은 체코 정부와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과 관련해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제조업이 발달한 체코를 유럽의 반도체 전략기지로 삼는 것도 향후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많은 기업의 관계자들이 체코로 떠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순방 기간 사업 협력을 위해 추석 연휴 기간에 준비해야 할 서류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의 경우 체코 순방길에 오르기 전 북유럽의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추석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은 바 있다. 자동차와 전장사업 확대 기회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와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사업에서도 협력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우선 현대차는 체코를 유럽의 전략 요충지로 삼고 있다. 자동차 생산공장은 물론이고 배터리 시스템 생산공장도 갖추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체코 현지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기업의 경우 총수들이 현지 사업장을 점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대통령과 함께 생산 현장을 둘러볼 수도 있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LG그룹도 구광모 회장이 총수가 된 뒤 처음으로 인수했던 전장 업체 ZKW가 체코 브라티모프에 위치하고 있다. 올로모우츠 지역에는 ZKW의 연구개발 법인이 가동되고 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지난 1992년 판매법인을 설립한 후 30년 이상 가전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장 사업을 키우고 있는 LG로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공장들이 즐비한 체코에서 협력 확대를 기대할 수도 있다. 한 재계 전문가는 “4대 그룹 총수가 올해 처음으로 총출동하는 만큼 굵직한 이벤트들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원전,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동시에 물밑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12 07:00
산업

SK 최태원, 차녀 민정 씨 오는 10월 미국인 사업가와 결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인 민정 씨가 올해 가을에 결혼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민정 씨는 오는 10월 서울 워커힐에서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 A 씨와 결혼식을 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 씨의 청첩장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돌고 있다. 청첩장에는 반려견과 함께 찍은 웨딩 사진과 행복한 예비부부의 모습들이 담겼다. A 씨는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공공정책대학원을 나왔으며 현재는 소프트웨어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주한미군으로 1년 정도 근무한 경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최근 SK하이닉스에서 퇴사한 민정 씨는 미국에서 예일대 의학박사 출신 정신의학 전문가 등과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인테그랄 헬스'를 공동 설립한 바 있다. 인테그랄 헬스는 미국 헬스케어 기관, 건강보험 회사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심리 건강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다.중국 베이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민정씨는 2014년 재벌가 딸로는 이례적으로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해 화제가 됐다. 전역 이후 중국 상위 10위권 투자회사인 '홍이투자'에 입사해 글로벌 인수·합병(M&A) 업무 경력을 쌓았고, 2019년 SK하이닉스에 대리급으로 입사했다가 2022년 초 휴직했다.이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원격 의료 스타트업 '던'에서 무보수 자문역을 맡고, 지역 비정부기구(NGO) '스마트'(SMART)에서 교육 봉사를 하기도 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5.16 14:39
산업

SK, 부진한 친환경 사업 투자 성적표…그린 먹거리 전환 어쩌나

주요 임원들이 바뀐 SK그룹이 각 계열사의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있다. 목표를 향해 한참 달려 나가야 하는 시기지만 다시 사업계획을 들여다보고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SK는 수소와 에너지 등 친환경 그린 먹거리로의 전환을 겨냥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더딘 성과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소 시장 선제 투자, 지분 가치 90% 하락8일 업계에 따르면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지휘봉을 잡으면서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SK수펙스협의회 임원들과 계열사 핵심 최고경영자(CEO)들이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를 통해 주요 현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는 올해부터 월 1회 평일 개최에서 격주 토요일 개최로 바뀐 바 있다. 이처럼 고삐를 당기고 있는 이유는 SK그룹의 부진한 투자 성적표와 무관하지 않다. SK는 그동안 인 텔 낸드플래시 사업부(11조원)와 플러그파워(1조6000억원) 등의 지분 인수로 양적 팽창을 이뤄왔다. 이에 재계 순위에서 현대차를 끌어내리고 재계 2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낸드플래시 지난해 3조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SK가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친환경 분야에서의 투자 실패가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SK는 ‘수소 시대’를 대비해 지난 2021년 미국 수소연료전지 기업 플러그파워에 1조60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주당 29.29달러로 5140만주를 매입했는데 SK㈜와 SK E&S가 각 8000억원씩 분담했다. 현재 SK는 플러그파워의 최대주주로 지분 8.03%를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5일 기준으로 플러그파워의 주가가 3.14달러까지 폭락해 지분 가치가 약 90% 급락한 상황이다. 2021년 당시에도 SK가 왜 적자 기업에 투자하는지에 대한 의문부호가 달렸다. 하지만 주가 급등으로 지분 가치가 3배 가량 뛰며 ‘투자 성공’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다 플러그파워의 수소 상용화 속도 지체와 수소 양산 비용 증가 등으로 회의론이 부각되면서 지분 가치가 폭락했다. 올해 1월에는 주당 2.26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플러그파워의 주가와 맞물려 SK㈜의 주가도 출렁이고 있다. 플러그파워 주가가 폭등했을 때 SK의 주가도 30만원 이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플러그파워의 폭락으로 SK 주가가 20만원 선이 무너졌고, 지난 1월 19일에는 15만3800원까지 하락했다. 최근 플러그파워의 주가 반등으로 17만원대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SK 측은 “플러그파워는 지분 가치를 보고 투자한 게 아니라 수소 연료전지 기술을 주목해 향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K E&S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기간에 플러그파워와 합작투자 계획을 발표한 뒤 총 1조원의 국내 수소산업에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SK하이닉스·SK에너지·SK온, 차입금과 부채 증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해현경장(거문고 줄을 고쳐매다)’의 자세를 강조하며 쇄신을 주문했다. 그는 “경영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내실을 갖추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투자 속도 조절에 힘을 주고 있다. 올해 1월 첫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의 현장 경영 행보에서도 달라진 대외 환경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없었던 최근 시장 상황을 교훈 삼아 골이 깊어지고 주기는 짧아진 사이클의 속도 변화에 맞춰 경영계획을 짜고 비즈니스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SK는 최근까지의 공격적 투자로 인해 차입금과 부채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이자 비용은 지난해 30대 대기업 중 가장 높았다. 2022년 3530억원의 이자 비용이 2023년 1조1510억원으로 226.2%나 증가했다. 대규모 적자로 차입금 또한 크게 늘어나면서 부채총액도 38조4310억원(부채비율 70.5%)으로 치솟았다. 친환경 분야의 SK에너지도 지난해 2000억원까지 이자 비용이 늘어나 이자 증가율 21.5%를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SK온도 차입금이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실적 개선세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이석희 SK온 사장은 흑자 달성 시까지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하고, 위기 극복에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의미로 임원들에게 오전 7시 출근을 권장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최창원 의장 등을 비롯해 SK의 계열사 대표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바뀐 CEO나 실무진 입장에서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점검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에너지와 친환경 분야는 앞으로 개척해야 하는 시장이라 기술적인 투자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09 07:00
산업

최태원 회장 차녀, 미국서 의료 스타트업 창업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인 민정 씨가 미국에서 의료 스타트업을 창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최민정 씨는 최근 설립된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인테그랄 헬스'의 공동 설립자로 이름을 올렸다. SK도 이와 같은 사실을 비즈니스 플랫폼 등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SK하이닉스에도 퇴직 처리가 됐다. 최 씨는 2022년 SK하이닉스를 휴직한 지 약 2년 만에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인테그랄 헬스는 미국 헬스케어 기관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행동 건강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다.그는 "심리 건강은 신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세계적인 고령화 사회에서 대규모로 심리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해결책은 미래 세대에게 꼭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최 씨는 베이징대 경영대 출신이다. 그는 현재 휴직 이후 미국 원격의료 스타트업의 자문 역할을 한 바 있다.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그는 창업과 인수합병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2년 전인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2’에서는 SK하이닉스를 대표해 연설도 하고 투자자들을 두루 만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지역 비정부기구(NGO) '스마트'(SMART)에서 교육 봉사를 하는 모습이 알려지기도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3.28 16:45
IT

SK스퀘어는 다이어트 중…강력한 투자 '한 방' 언제쯤?

글로벌 ICT 투자 기업을 꿈꾸는 SK스퀘어가 혹독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과거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지만 부진에 빠진 커머스(11번가) 등 주요 자회사의 정리 작업에 여념이 없다. SK스퀘어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시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본업인 '투자'에 있어서는 제대로 된 한 방을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17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국민연금·새마을금고·H&Q코리아 등)은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11번가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매각 희망가는 5000억원으로 알려졌는데, 6년 전 11번가의 기업 가치 3조원은 물론 NAV(순자산가치) 2조2100억원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이 컨소시엄은 지난 2018년 11번가에 5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지분 18.18%를 취득했다. 당시 온라인 쇼핑 트렌드 확산으로 이커머스가 대세로 부상하고, 쿠팡이 지금의 입지를 다지기 전이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그런데 빠른 배송과 포털의 접근성을 앞세운 쿠팡과 네이버가 시장을 선점하면서 11번가의 입지가 좁아졌다.결국 2020년부터 적자에 허덕이기 시작했고, 작년에도 전년처럼 1000억원이 훌쩍 넘는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증시 상장에 닿지도 못하고 강제 매각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당초 증권가는 SK스퀘어가 투자 약정 기한이 도래해 투자자들의 주식을 되사는 콜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했다.하지만 SK스퀘어는 이 권리를 포기했고, 회사가 보유한 11번가 지분(80.26%)까지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이 발동됐다. FI가 직접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증권 업계 관계자는 "콜옵션 행사를 기본으로 투자 기관이 '회수에 문제가 없겠구나'라고 보고 투자한다"고 말했다. 통상 콜옵션 행사가 관례인데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일단 11번가는 매각 이슈와 관계없이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 올해 오픈마켓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익일 배송 서비스를 강화해 2025년에는 적자를 벗어나겠다는 포부다.11번가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한 노력"이라며 "투자자와 대주주가 긴밀하게 협력해 최선의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11번가는 작년 말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는데, 신청 규모는 크지 않았으며 수년 전부터 이야기가 나온 터라 내부적으로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에 따른 직원들의 보상도 아직은 검토할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내 최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지향했던 SK스퀘어의 웨이브는 티빙과의 합병으로 분위기 전환에 나서는 모습이다.웨이브는 지상파 3사 동맹의 이점을 살려 등장 1년 만에 1000만 가입자를 돌파했지만, 핵심인 오리지널 콘텐츠로 재미를 보지 못하고 3위 밖으로 밀려났다.지난달 MAU(활성 이용자 수)는 403만6103명으로 넷플릭스(1164만2792명), 쿠팡플레이(664만7884명)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이에 3위 티빙(521만7166명)과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CJ ENM이 최대 주주가 되고 SK스퀘어가 2대 주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그나마 보안 전문 업체 SK쉴더스는 성공한 투자 사례로 꼽힌다. 사이버 보안과 스마트홈, 무인 서비스 등 신기술을 접목하며 2018년 인수 후 5년 만에 기업 가치를 2배 가까이 키웠다.이어 지난해 SK스퀘어는 스웨덴 발렌베리가의 투자사 EQT파트너스에 SK쉴더스 지분 일부를 8600억원에 매각하고 2대 주주로 공동 경영을 펼치게 됐다.한솥밥을 먹었던 자회사들과 멀어지는 것은 아쉽지만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다. 회사의 리밸런싱(조정) 활동에 주가는 1년 전보다 30% 상승했다.다만 핵심 포트폴리오였던 반도체·미디어·보안·커머스 통틀어 절반의 성공에 그쳐 2025년 NAV 75조원 달성이라는 목표에 닿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총 NAV는 27조2000억원이다.SK스퀘어 관계자는 "티맵모빌리티(모빌리티)와 원스토어(앱마켓)의 밸류업과 11번가의 리밸런싱, 그리고 반도체(SK하이닉스) 투자가 올해 주요 전략"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1.18 07:00
IT

SKT가 키우는 '넥스트 빅테크'…한국판 자비스에 하늘 나는 택시까지

국내 1위 통신사를 넘어 글로벌 빅테크를 꿈꾸는 SK텔레콤의 미래 먹거리 발굴 노력이 점차 빛을 발하고 있다. 국내외 선도 기업들과의 광범위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도심항공교통(UAM)·양자보안통신 리더십을 굳건히 다지고 있다.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AI 개인비서 '자비스'부터 하늘을 나는 택시까지 우리가 상상하는 먼 훗날의 일상 곳곳에 ICT 기술로 스며드는 것이 회사의 청사진이다. 이를 바탕으로 5년 뒤에는 반도체·배터리 분야와 맞먹는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힘 실린 유영상 'AI 컴퍼니' 비전1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2024년 조직 개편 계획에는 3대 신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연임에 성공하며 'AI 컴퍼니 도약'이라는 과제를 지속 수행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이에 AI 개인비서와 통신사 특화 LLM(거대언어모델)을 담당하는 'AI서비스사업부'와 '글로벌·AI테크사업부', 주력인 유·무선 통신과 미디어,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의 AI 전환을 이끄는 'T-B 커스터머사업부', 'T-B 엔터프라이즈사업부' 등 4대 사업부 체계를 구축했다.이제 막 탈통신의 출발선에서 발을 뗀 SK텔레콤의 갈 길이 바쁘다. 2028년 연간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시가 총액 2위 SK하이닉스와 자리를 다투는 LG에너지솔루션의 작년 연간 매출(25조6000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그중에서도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 AI다. 전체 예상 매출 25조원의 36%에 달하는 9조원을 이정표로 제시했다.SK텔레콤은 통신 등 코어 비즈니스에 AI를 녹이는 'AIX'와 데이터센터·반도체 칩셋 등 'AI 인프라',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를 겨냥한 'AI 서비스'를 3대 추진 전략으로 내세웠다.지난 9월 정식으로 선보인 AI 개인비서 '에이닷'은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아이폰의 치명적 단점이었던 통화 녹음에 더해 내용의 맥락과 유형을 분석·요약하는 기능으로 출시 직후 애플 앱마켓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국내 최초로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 4개 언어를 통화 중에 실시간으로 통역하는 '에이닷 통역콜'까지 추가했다.2016년부터 일찌감치 AI 연구·개발 조직을 만들어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는 SK텔레콤은 회사의 상징 전략이나 다름없는 '초협력'에도 진심이다.AI 챗봇 '이루다'로 이름을 알린 스캐터랩은 물론 챗GPT로 유명한 오픈AI 출신 직원들이 만든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에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하는 등 AI 영토를 세계로 넓히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에어택시 관광 상품 나올까지상을 벗어나 상공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는 UAM의 심장에도 SK텔레콤의 기술력이 녹아든다.CEO 직속으로 UAM 사업 추진 TF를 꾸리고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교통연구원, 한국기상산업기술원, 한국국토정보공사와 컨소시업을 구성해 2025년 상용화를 실현하기 위해 달리고 있다.SK텔레콤은 단순 인프라와 솔루션 구축에 그치지 않고 UAM 기체까지 확보하며 경쟁사와 차별화했다.올해 6월 UAM 기체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이하 조비)에 1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약 2%을 품었다. 이에 한국에서 독점으로 기체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조비는 내년부터 미국 4개 도시에서 수직 이착륙식 에어택시를 운행할 예정이다.SK텔레콤 관계자는 "에릭슨·노키아·삼성전자의 장비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구성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처럼 에어택시 예약부터 운항 관제, 연계 서비스까지 통틀어 제공하는 UAM 사업자를 지향한다"고 말했다.아직 수익 모델을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개인이 요금을 내고 타는 형태보다는 관광 상품 등 지자체·기관과 계약을 맺는 방향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철통 보안 통신' 독보적 입지SK텔레콤의 마지막 무기는 양자보안통신이다. 양자컴퓨터의 공격으로부터 통신 전 과정을 보호하기 위해 상호 보완적인 양자키분배기술(QKD)과 양자내성암호(PQC)의 장점을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통신 보안 기술이다회사는 2011년 양자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우리나라 기업들 중 가장 먼저 연구에 돌입했다. 2018년에는 세계 1위 양자보안기업 IDQ를 인수하며 독보적 입지에 올랐다.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이지만 이미 상품화 성과를 냈다. 양자난수생성기(QRNG) 칩셋으로 단말 내 인증 정보와 외장 메모리를 안전하게 암호화하는 회사 전용 모델 '갤럭시 퀀텀'은 올해 네 번째 시리즈가 나왔다.지난 10월에는 구독형 양자암호통신 서비스 'QaaS'를 출시했다.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기업 에퀴닉스의 데이터센터에 QKD 환경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개시했다. 에퀴닉스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는 CP(콘텐츠 공급사)와 고객들을 더 높은 보안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이 밖에도 SK텔레콤은 전기·통신 국제기구인 ITU-T 회의에서 양자암호통신 기술의 국제 표준 수립을 주도하고 있다.SK텔레콤 관계자는 "유·무선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는 초연결 기술에 AI를 더해 AI 컴퍼니로 전환하겠다는 꿈을 현실화하고 있다"며 "모빌리티 등 통신과 접목해 확장 가능한 빅테크 영역에서도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2.15 07:00
산업

현금 보유량 늘리는 기업들...'대형 빅딜' 겨냥 삼성전자 40조 증가

경기 침체 장기화 등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인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현금을 대거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62조원이나 증가했다. 1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연구소가 올해 지정된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278개 기업의 현금 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6월 말 기준 총 294조82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6월 말의 232조5918억원보다 62조2336억원(26.8%) 늘어난 규모다.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은 1136조3612억원에서 1189조2233억원으로 52조8621억원(4.7%) 증가해 현금 증가 규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삼성전자의 현금 증가분이 가장 컸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말 현금 보유량은 79조9198억원으로 1년 전의 39조5831억원 대비 40조3367억원으로 101.9%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현금 증가분의 65% 가량이 삼성전자의 몫이였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단기금융상품을 대거 처분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의 지분을 일부 매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대형 인수합병(M&A)을 위해 실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M&A가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 1월까지 대형 빅딜을 추진할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넉넉한 ‘실탄’ 확보에도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미중 패권 전쟁과 자국 우선주의 등으로 대형 인수합병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으로 뚜렷한 반등세를 드러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 6700억원에 비해 3배 이상 실적이 개선됐다. 1년 새 현금 보유량이 1조원 이상 늘어난 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등 9곳이다.현대차는 20조7777억원으로 4조6483억원(28.8%) 늘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4조8602억원으로 2조8767억원(145.0%)이나 불어났다. 이외 SK에너지(1조8442억원↑), 두산에너빌리티(1조6271억원↑), LG화학(1조5676억원↑), SK하이닉스(1조4945억원↑), 삼성물산(1조2496억원↑), 현대삼호중공업(1조151억원↑) 등도 현금 보유량을 1조원 이상 늘렸다.반면 HMM과 KT는 현금 규모가 1조원 이상 줄었다. 새 주인을 찾고 있는 HMM은 지난해 6월 3조4338억원에서 올해 6월 1조6977억원으로 1조7361억원(50.6%)이나 현금 보유량이 줄었다. KT는 2조8217억원에서 1조855억원으로 1조162억원(36.0%)이나 감소했다.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기업 대다수가 이익잉여금 증가액 이상으로 현금을 늘려 가용 자원을 확보한 상태"라며 "불안정한 경제 탓에 기업들이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12 06:55
산업

SK 회장 취임 25주년 최태원, '숫자로 보는 성적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성공적인 그룹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 재계 서열 5위에서 2위로 뛰어오르는 등 혁신 성장에 앞장서고 있다. 최 회장이 내달 1일로 취임 25주년을 맞는다. 외환위기로 암울했던 시기에 총수 자리를 물려받았지만 체질 개선을 통해 25년간 자산과 매출 규모에서 크게 성장했다. 기존 SK의 주력 분야였던 에너지·정보통신기술(ICT)에 이어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등 미래 신성장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질적 성장까지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최 회장이 취임한 1998년 약 32조8000억원이었던 SK 자산총액이 올 5월 약 327조3000억원을 기록해 10배 규모로 커졌다. 이에 따라 5위였던 SK의 재계 순위는 지난해 5월부터 삼성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매출은 32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224조2000억원으로 6배, 영업이익은 2조원에서 18조8000억원으로 9배가 됐다. 수출액도 8조3000억원에서 83조4000억원으로 약 10배 규모로 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액은 약 887조원이다. 이중 SK그룹이 약 10%를 책임지고 있다. 이 같은 양적 성장은 과거 정유·석유화학, 정보통신 등 내수 중심 기업으로 인식되던 SK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변화시키고 사업 영토를 넓힌 결과다. SK가 사업 포트폴리오의 무게 중심을 BBC와 그린·첨단산업으로 본격 전환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하이닉스 인수 때부터다. 최 회장은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만으로는 그룹의 지속 성장과 발전이 어렵다고 보고 사내 반대를 무릅쓰고 하이닉스 인수를 관철했고, 터닝포인트가 됐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업계가 투자를 줄이는 상황에서도 연구개발비를 비롯한 투자를 늘렸고, 키옥시아, 인텔 낸드 메모리 사업부, OCI머티리얼즈, LG실트론 등을 연이어 인수해 글로벌 일류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전 세계적 탄소중립 흐름에 맞춰 관련 사업 분야 육성에도 그룹 역량을 대거 투입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SK온은 북미·유럽·중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 1.7GWh였던 SK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지난해 말 88GWh로 5년 만에 50배 수준으로 커졌다. 수소 등 청정에너지 분야도 성장 중이다. SK그룹의 투자 전문 지주회사 SK㈜와 SK E&S는 2021년 수소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국 플러그파워 지분 9.9%를 인수했다. 작년 8월에는 SK㈜와 SK이노베이션이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테라파워에 3200억원을 투자했다.최 회장은 사회적가치(SV)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사업에 내재화해야 기업 가치를 높여야 지속가능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경영 지론을 실천하며 다가오는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8.29 06:58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