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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카리스마에 반해”…’원경’ 차주영, 고품격 왕후로 첫 사극 도전 [종합]

“원경왕후 그 자체였다.” 배우 차주영이 tvN X 티빙 새 오리지널 드라마 ‘원경’으로 첫 사극에 도전한다. 함께 호흡을 펼친 배우 이현욱과 김상호 감독은 차주영과 그가 연기한 원경왕후의 높은 싱크로율을 자신했다. 차주영은 글로벌 히트작인 전작 ‘더 글로리’와 다른 얼굴로 고품격 카리스마 발산을 예고했다. 6일 ‘원경’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차주영, 이현욱, 김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원경’은 남편 태종 이방원(이현욱)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차주영)를 중심으로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 사이에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다. 실제 인물들을 기반으로 한 ‘원경’은 정치적 동반자로 알려져 있는 이들 부부의 서사를 원경왕후의 관점에서 새롭게 창조하고 해석했다. 차주영이 맡게 된 원경왕후는 고려 시대 유력 가문인 민씨 집안 출신으로 세종대왕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차주영은 “사극이 처음이라서 너무 떨린다”며 “연기하고 촬영하면서 원경왕후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삶을 살았구나’, ‘불꽃 같은 삶을 살았구나’ 많이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품격 카리스마를 예고한 것에 대해선 “노력했다”고 쑥스럽게 덧붙였다.차주영은 실존 인물을 연기한 것에 대해선 “사실 어려웠다. 다른 작품들과 달리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했고 역사적인 부분을 많이 확인해야 했다. 현장에서도 감독님과 다각도로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역사는 공백이 있는 부분이 많아서 감히 제가 실제 원경왕후라고 생각하고 연기로 채워나갔다”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밝혔다. 김상호 감독 또한 “남아있는 역사 자료가 많이 없었다. 실록을 제외하고 원경왕후의 내용이 별로 없었다. 본명도 알 수 없다”며 “사건들에 비춰 캐릭터의 심리 상태를 극화했다”고 설명했다. ‘원경’은 ‘더 글로리’ 이후 차주영의 사실상 차기작이다. 지난 2022~2023년 공개된 ‘더 글로리’ 시리즈에서 차주영은 학교폭력 가해자 혜정 역할을 맡으며 전 세계에 얼굴을 알렸다. ‘더 글로리’ 이후 그는 KBS2 주말드라마 ‘진짜가 나타났다!’에 출연했는데, 이는 ‘더 글로리’ 공개 전 선택한 작품이다. 김상호 감독은 차주영의 캐스팅 이유에 대해 ‘더 글로리’를 언급했다. 그는 “‘더 글로리’를 보고 차주영의 카리스마를 느꼈다. 눈빛을 보고 원경왕후의 실제 느낌이 그러지 않을까 싶었다”며 “촬영할수록 차주영이 아니라면 원경왕후를 상상할 수 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이현욱은 실제 태종 이방원이 여러 명의 후궁을 둔 것을 언급하며 “차주영에게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차주영은 처음부터 원경왕후였다. 외형적인 분위기뿐 아니라 보이스도 그렇다”며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놀란 점이 무척 많다. 실제 저보다 어린데도 원경왕후처럼 촬영 현장을 리더십 있게 잘 끌고 가더라”고 치켜세웠다. 차주영은 ‘원경’에서 이현욱과 애증의 부부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그는 “둘이 붙어 있을 때마다 다투는 장면이 계속 나오면 시청자들이 보시는 데 지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장면마다 최대한 다른 감정들을 섞으려 했고, 그 밑바탕에는 사랑이 있다는 걸 놓치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김상호 감독은 “이 작품의 키워드는 ‘이들도 부부다’라는 거다. 부부라는 그 관계성을 상상하면서 꾸몄다”며 “실제 이방원은 조선 국왕 중에 후궁정치를 시작한 인물이지만, 원경왕후와의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진다. 그 애증의 관계를 왕과 왕비, 그리고 남편과 부인의 복잡한 이야기로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경’을 통해 색다른 사극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김상호 감독은 ‘환상의 커플’, ‘부암동 복수자들’, ‘머니게임’ 등을 연출했으며 ‘원경’의 대본은 ‘머니게임’의 이영미 작가가 집필했다. ‘원경'은 6일부터 tvN에서 매주 월, 화요일 방송된다. 티빙에서도 공개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1.0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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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 “일진 의혹? 전혀…오히려 학창시절 학폭 당해”(‘짠한형’)

배우 주지훈이 학교폭력 피해를 입은 사실을 고백했다.8일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에는 ‘주지훈 EP.37 음모 멈춰! 역대급 음모 대결(?) 주지훈vs신동엽’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영상에서 주지훈은 학창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우리 동네는 천호동인데, 와일드하고 화끈한 동네였다”고 말문을 열었다.이어 “천호동이 인구가 많았다. 나는 한 반에 75명씩 19반이었다. 그러니 얼마나 일진도 많았겠냐”며 “내가 덩치가 크니까 건드리지 않다가 중학교부터 무리를 이뤄서 시비를 걸었다. 강호동 같은 형님을 데리고 나오면 너무 무서웠다. 비겁하다고 생각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떠올렸다.그러면서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걔네들한테 괴롭힘을 받았다. 무리가 ‘숙여’ 이러는데 그건 못 하겠더라. 그래서 비겁하지만 고개를 조금 (숙였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그는 “얼마나 다행이냐면 제 직업이 배우인데 어릴 때 학폭 안 했다는 거다. 전혀”라며 오히려 피해를 당한 입장이라 다행이라고 전했다.한편 주지훈은 디즈니+ 시리즈 ‘지배종’을 통해 복귀한다. ‘지배종’은 2025년 새로운 인공 배양육의 시대를 연 생명공학기업 BF의 대표 윤자유와 그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퇴역 장교 출신의 경호원 우채운이 의문의 죽음과 사건들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서스펜스 스릴러 드라마다. 오는 10일 공개될 예정이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4.0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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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분석] 쏟아지는 실화 기반 콘텐츠..명과 암은? ①

최근 K콘텐츠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재들이 다양하게 담겨 화제를 모으고 있다. 허구라면 믿기 힘들 법한 실화들은 시청자들을 극에 더 몰입시킬 뿐더러 현실에서는 이뤄지지 않은 시원한 결말까지 안겨, 종종 환호를 이끌어낸다. 그렇다보니 최근 OTT 시리즈물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들에 실화 또는 실존 인물들을 각색해 극의 소재로 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 ◇ 실화 소재 작품, 몰입도 높이고 공감 이끌어지난 달 14일 공개된 김희애, 문소리 주연 넷플릭스 시리즈 ‘퀸메이커’에는 지난 2014년 재벌 2세가 연루된 ‘땅콩 회항’ 사건부터 후원금 횡령 의혹으로 검찰조사를 받았던 한 의원의 사건 등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실제 사건을 연상시키는 에피소드들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현실을 바탕으로 하는 자극적인 소재에 힘입어 ‘퀸메이커’는 한국 뿐 아니라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권 1위를 기록할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달 15일 종영한 SBS ‘모범택시2’에도 성착취물 공유방 사건, 해외취업 청년 감금 폭행 살인사건, 불법 청약과 아동 학대, 사이비 종교, 버닝썬 게이트 등 실제 벌어진 사건들을 극중 주요 일화로 소개해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현실에선 이뤄지지 않은 범죄자들에 대한 통쾌한 응징에 21%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이는 2023년 방영된 미니시리즈 중 최고 시청률이다. 지난 달 28일 첫 방영된 SBS ‘낭만닥터 김사부3’에는 김사부가 총상을 입은 탈북자를 수술해서 살려내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북에 송환해야 하는 상황이 그려져 시청자에 몰입감을 안겼다. 탈북자 송환 문제를 놓고 실제 정치권에선 날선 공방이 이뤄졌던 것과는 딜리 드라마에서는 그야말로 낭만적으로 해결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도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내용이 주요 설정 중 하나로 등장했다. 지난 2006년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 3명이 동급생이던 학생을 집단 구타하고 고데기로 상해를 입힌 학교폭력 사건을 작품에 녹여낸 것. 고데기로 상해를 입힌다는 설정은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넷플릭스 구독자들의 공분을 사면서 학폭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더욱 끌어내기도 했다. 실제 사건을 극중 소재로 사용하는 건 비단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것 뿐 아니라 서사와 잘 맞물려 강렬한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한다.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장애를 갖고 있는 주인공 변호사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여러 일화들을 잘 해결하는 모습을 그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선한 콘텐츠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모범택시2’를 예로 들며 “두 작품은 실제 있던 사건들을 에피소드로 사용하면서 훨씬 다채로운 콘텐츠를 완성해냈다”며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쉽게 몰입할 수 있고 접근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이어 “실화 자체도 중요하지만 내용도 중요하다”며 “대부분 억울한 피해자나 사연 있는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현실에서는 할 수 없었던 문제해결을 하는 방식으로 그려진다. 이상적인 부분을 보여주기 때문에 인기를 끄는 것이고 그렇기에 실화를 소재로 사용하는 작품은 계속해서 제작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단순화한 실화, 상처에 대한 되새김질 우려반면 실화를 주요 소재로 차용하는 작품들은 극적인 요소를 위해 인물의 한 단면만을 강조해 편향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사건의 가해자들을 악마화해서 서사의 도구로 사용하는 건, 그만큼 실제 사건을 쉽게 소비하게 만들 수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너무 사건을 단순화한다는 것이 문제다. 실제 사건에 대한 정의 구현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친다”면서 “그런데 ‘모범택시’를 보면 너무 쉽게 정의가 이뤄진다. 물론 판타지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실제로 믿진 않지만 그런 것들이 너무 쉽게 소비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디서 뭐가 잘못됐는지를 파악해야 근본적으로 해결된다. 그런데 드라마는 너무 단순하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 입장에서는 쉽게 해결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사안 자체를 낮게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또한 사건의 맥락을 제거하고 이미지만을 소비하기에, 가해자 뿐 아니라 피해자에게도 상처가 될 수 있다. 정 평론가는 “실제 사건 피해자들이 등장하는 작품들의 경우 그 자체가 일종의 피해 사실에 대한 재현이다. 그 재현은 상처에 대한 되새김질이 될 수 있다. 그런 부분들이 2차 가해라고 표현하긴 어렵지만 그 자체가 괴로운 상황일 수 있다”며 제작진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가해자들의 경우도 가해자의 서사를 굳이 작품에 넣을 필요는 없지만, 공과가 있는 사람일 경우 공은 사라지고 과만 강조돼 낙인처럼 남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실화를 극적으로 각색하는 게 시청자의 몰입을 이끌고 화제를 얻는데 주효한 방법 중 하나라는 게 입증된 만큼, 실화를 연상시키는 작품들은 계속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화를 각색하는 게 극적인 도구로만 사용하거나 악마화하는 방식으로 소비만 된다면, 긍정적인 요소보다는 부정적인 요소가 더 부각될 수도 있다. 제작진의 섬세한 접근과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5.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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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땅콩회항’·‘미투’ 담은 ‘퀸메이커’, 현실소재 다룬 방식 이대로 괜찮나 ②

넷플릭스 드라마 ‘퀸메이커’가 실제 일어난 재벌, 정치 이슈를 차용해 익숙함을 자아낸다. 앞서 현실적 이야기를 담아 흥행을 일으킨 ‘재벌집 막내아들’, ‘모범택시’와 다르게 정치를 주된 테마로 삼으면서 신선함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동시에 작품 속에 재현된 현실 소재들이 단지 흥미로움과 재미만을 위한 요소로 쓰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땅콩회항’ ·정치계 ‘미투’…실제 사건들 다뤘다 ‘퀸메이커’는 초반부터 대기업인 은성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로 시작된다. 차안에서 난동을 부리는 등 분노조절 장애를 앓고 있는 오너의 딸은 결국 경찰 조사를 받고, 여론이 급격히 나빠지자 그룹의 전략기획실 소속이자 ‘이미지 메이킹’의 귀재 황도희(김희애)가 해결사로 전면에 나선다. 문제의 오너 딸을 푸석푸석한 머릿결, 탈모인 듯 구멍이 난 헤어스타일로 꾸미고 언론이 그가 착용한 옷, 구두와 ‘가짜 모성애’를 조명하도록 지시하면서 여론을 조작한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2014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땅콩회항’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드라마의 주요 무대인 정계를 그려 나가는 방식도 실제 사건과 흡사한 설정들이 대거 등장한다. 김희애와 더불어 드라마를 이끄는 노동인권 변호사 오경숙(문소리)이 한순간에 정리해고를 당한 노동자들을 대변해 몇 달간 옥상에서 농성을 하며 등장하는 모습은, 300여 일간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했던 실제 노동운동가의 모습을 재연한 듯하다. ‘퀸메이커’는 실제 사건들을 캐릭터 묘사를 위한 방법으로 이용한다. 곳곳에 현실 기반 소재들을 심어 두면서 11화까지 서사를 풀어나간다. 황도희와 오경숙이 손을 잡게 된 계기를 여성 보좌관의 ‘미투’로, 오경숙이 노동자를 위해 나서는 모습을 국회에서 신문지 위에 눕는 행동으로, 상황 변화를 꾀하려 은성그룹의 사위 백재민(류수영)이 유세 중 커터칼로 피습 당하는 모습으로, 각각 그려진다. 이들 모두 최근 20여 년간 한국정치사에서 이슈가 됐던 사건들과 무척 유사하다. ‘퀸메이커’는 익숙한 사건들을 이용해 정계와 재벌을 묘사하면서 ‘약자’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퀸메이커’ 오진석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지금은) 오경숙이 말하는 ‘약자를 보호하는 좋은 세상’이라는 당연한 말이 낯설게 들리는 시대가 아닌가 싶다”며 “그 소박한 가치를 강렬한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 싶었다”고 작품의 주제를 설명한 바 있다. ◇현실 소재, 국민 공감대 담으려 시도…그러나 ‘도구화’ 위험 지적도‘퀸메이커’뿐 아니라 최근 방송가와 OTT에서 현실 소재나 실제 사건을 서사에 녹인 작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은 한국 대기업의 일화를, 넷플릭스 ‘더 글로리’는 우리 사회의 주요 화두인 학교폭력을, ‘모범택시’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자들의 사연을 가져오면서 시청자들의 열광을 이끌어냈다. ‘퀸메이커’ 또한 언론을 통해 비춰진 정치계와 재벌들의 실제 이야기를 다수 차용해, 이를 작품의 주제와 결부시키려 노력하는 모양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일간스포츠에 “드라마나 영화에서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할 때, 사건 자체를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가 작품에 잘 반영돼야 유의미하다”며 “’퀸메이커’는 실제 사건에 반응하고 있는 국민들의 주류적 공감대를 쫓아가면서 드라마에 대한 흥미로움을 이끌어낸다”고 평가했다. 반면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할 때 그 사건이 지닌 면면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재현한다면, 자칫 편향적으로 일반화되거나 사건의 주체나 피해자를 지우고 그 사건을 ‘도구화’할 위험이 있다. 이러한 지점에서 ‘퀸 메이커’ 또한 병렬적으로 등장시킨 현실 소재들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려 시도하지만, 실제 사건들의 외피만 떼어와 재미를 위한 드라마의 장치로만 사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특히 드라마의 주요 이야깃거리인 재벌 소재에 대해 “드라마 초기 등장하는 재벌의 한 인물은 누구를 패러디하고 있는지 너무 잘 보여주고 있지 않느냐. 그런데 이 사건이 드라마의 주요 이야기와 큰 관련 없이 사용됐다”며 “결국 ‘악녀적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온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익숙한 사건을 가지고 와 캐릭터 구축은 쉽게 했지만 정작 드라마가 전하는 주요 서사와는 상관 없이 그 사건을 도구화했다는 지적이다. 또 실제 사건들을 캐릭터 변화 등 전체 서사의 변곡점으로만 사용한 것에 대한 비판도 있다. 정치인들의 성범죄 ‘미투’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일련의 전개에서 피해자의 서사는 뛰어넘어 버린채 주인공 황도희의 변화와 드라마의 반전으로 사용하는 데 그친다. 서울시장 당선을 노리는 오경숙의 ‘노동인권 운동가’로서 면모를 그리는 과정도 노동자들은 오경숙을 ‘지켜보는’ 위치에 있는 등 ‘피동적’ 상태로만 대부분 표현된다.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이 같은 지점을 “K드라마가 앞으로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며 “현실 소재들이 잠깐의 재미는 줄 수 있으나, ‘그래서 뭘 보여주는 건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결국 찜찜함과 불편함이 남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4.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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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무비 시리즈 ‘없는 영화’ 장르물로 영역 확장

‘없는 영화’가 고품격 스릴러 시리즈 세 편 ‘취향’, ‘어항’, ‘추장’을 연달아 공개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뉴미디어 콘텐츠 스튜디오 3Y코퍼레이션이 제작하는 신개념 무비 시리즈 ‘없는 영화’가 고품격 스릴러 장르로 영역을 확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크리에이터 진용진이 기획과 연출을 맡은 ‘없는 영화’가 최근 잇달아 공개한 장르물 ‘취향’, ‘어항’, ‘추장’이 긴장감과 스릴,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것.진용진이 지금까지 공개한 ‘없는 영화’는 약 40편. 외모지상주의를 꼬집은 ‘양파 이야기’,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학교게임’, 아르바이트를 하며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법한 이야기를 그린 ‘감성주점’ 등 MZ세대들이 격하게 공감하는 현실감 가득한 이야기들을 담아내며 인기를 얻어왔다. 최근에는 학교, 팬클럽 등 MZ세대들의 일상 공간에서 펼쳐지는 사건들과 인물들의 갈등을 스릴러 장르물로 풀어내며 또 한 번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특히 최근 공개된 ‘없는 영화’ 장르 시리즈는 최근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우정과 사랑을 가장한 집착 등 인간 관계가 야기하는 갈등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비틀리고 어긋난 감정으로 인해 때로는 복수와 폭력으로 치닫게 되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그려내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없는 영화’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고 있는 진용진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특유의 유머러스함을 적재적소에 녹이며 결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디테일한 상황들을 풀어내 시청 재미를 더하고 있다.지난 2월 진행된 ‘없는 영화제’를 통해 극장에서 먼저 관객들에 공개된 ‘취향’은 촘촘한 짜임새와 극적 반전으로 현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낸 작품이다.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여고생 새라와 재경이 다른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는 둘만의 세계에서 보여주는 색다른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신선한 시각에서 담아냈다. 이후 공개된 3부작 ‘어항’은 아마추어 뮤지션 건열을 향한 팬들의 집착과 소유욕을 왜곡된 팬문화를 통해 그려내 시청자들의 뜨거운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음악을 활용해 시청 몰입감을 극대화시키는 등 탁월한 연출력으로 시청자들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21일 현재 공개되고 있는 3부작 ‘추장’은 서로 다른 가치관과 성격을 가진 두 남자 고등학생이 한 여학생을 좋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체구가 작고 소심한 성격의 하준과 의리를 중시하며 다소 거친 성격의 세준, 두 사람을 둘러싼 인물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에피소드를 극대화된 긴장감 안에 담아내고 있다. 세준은 어린시절 친구였던 하준을 자신의 친구들 무리와 어울리게 하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하준과 갈등이 시작된다. 최근 공개된 ‘추장’ 2화에서는 하준이 자신이 좋아하는 예빈에 먼저 고백한 세준에게 분노해 복수를 결심하면서 반전을 예고, 이후 펼쳐질 스토리에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제작진은 “’없는 영화’는 누구나 마주할 법한 일상 속 소재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은 만큼 이를 흥미진진한 구성과 긴장감 속에 담아낸 스릴러 장르물 역시 다양한 공감을 얻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며 “이후에도 더욱 다채로운 소재와 형태로 확장, ‘없는 영화’만의 고유의 정체성을 살려 시청자분들에 신선한 재미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MZ세대가 ‘극공감’하는 현실적인 소재, 실제 있는 영화를 리뷰하는 듯한 이색적인 포맷에 더해 장르물로까지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없는 영화’는 매주 일요일 유튜브 채널 ‘진용진’에서 공개된다. 23일에는 ‘추장’ 마지막 에피소드가 업로드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4.21 14:05
연예일반

[RE스타] ‘맑은 눈의 광인’ 신예은의 성장기

재조명, RE(Re examination). 일이나 사물의 가치를 다시 들추어 살펴본다는 이 말을 스타에 대입해 보려 합니다. 아니, 스타보다는 한 인물을 재조명한다는 말이 더 적합하겠군요. TV·영화·연극·뮤지컬·OTT·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에 등장한 인물 중 왠지 모르게 자꾸 생각나고, 떠오르는 사람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소개하려 합니다. 리(re)스타? 이 스타! <편집자 주> 2022년은 신예은의 해였다. 다양한 장르와 역할로 쉴 틈 없이 대중들 앞에 나서며 신예은 이름 세 글자를 제대로 각인시켰다.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학교폭력 가해자 박연진(임지연)의 어린 시절로 등장, ‘맑은 눈의 광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신예은은 첫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2018년 플레이리스트 웹드라마 ‘에이틴’으로 데뷔한 그는 차분한 단발머리에 청순한 외모로 단숨에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예은이 맡은 도하나 역은 걸크러쉬 매력을 가진 여고생 캐릭터. 당시 신예은의 인기는 10대들의 전지현이라고 불릴 정도로 뜨거웠다. 신예은의 인기는 광고계까지 퍼져나갔다. 화장품, 핸드폰, 음료, 스포츠 의류 등 각종 광고를 섭렵하며 ‘차세대 광고퀸’으로 떠올랐다. 신예은은 ‘에이틴’ 종영 이후 tvN ‘사이코메트리 그녀석’(2019), KBS2 ‘어서와’(2020), JTBC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경우의 수’(이하 ‘경우의 수’), 디즈니+ ‘너와 나의 경찰수업’(2022), ‘3인칭 복수’ 등에 출연하며 안방극장에 자주 얼굴을 내비쳤다.하지만 그런 신예은에게도 힘든 시기가 있었다. 신예은은 ‘어서와’와 ‘경우의 수’에서 시청률 1%대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지난 2020년 한 예능에 출연해 절친 문가영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드라마가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면 내가 다 잘못한 것 같다. 나만 피해 보면 상관없는데 모두가 이런 결과를 받으면 ‘나 때문인가?’ 하는 생각 때문에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늦은 새벽까지 대본 연습을 하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노력 덕분일까. 신예은은 ‘더 글로리’를 통해 제대로 빛을 발했다. 그는 어린 문동은(정지소)를 집요하게 괴롭히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어린 박연진을 연기했다. 신예은의 파격적인 변신은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그간 사랑스럽고 밝은 캐릭터를 주로 맡아온 터라 신예은의 첫 악역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더 글로리’의 인기에 힘을 더했다.신예은은 첫 사극 SBS 드라마 ‘꽃선비 열애사’로 ‘더 글로리’의 인기를 이어간다. 동명의 웹소설을 각색한 ‘꽃선비 열애사’는 모든 고정관념을 타파한 하숙집 ‘객주 이화원’의 주인 윤단오와 비밀을 품은 하숙생 꽃선비 3인방, 네 명의 청춘이 만들어내는 상큼 발칙한 미스터리 밀착 로맨스다. 지난 20일 첫 방송된 1회는 전국 시청률 4.4%, 최고 시청률 7.3%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신예은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객주 이화원을 맡게 된 윤단오를 연기한다. 윤단오는 활기차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개척해나가는 캐릭터. 신예은은 ‘더 글로리’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상큼하고 당찬 매력을 발산할 전망이다. 지난 18일 온라인으로 열린 ‘꽃선비 열애사’ 제작발표회에서 신예은은 작품 출연 계기에 대해 “나뿐만 아니라 캐릭터들이 입체적 살아있고 다양한 사건들로 구성돼 매력적이었다”며 “단오가 사랑받겠다고 생각했다. ‘사랑 한 번 받아보자’는 마음으로 출연했다”고 설명했다.신예은은 “이전에는 부담감도 있고 두려움도 많고 계산적이었다면, 지금은 여유가 생겼다. 처음에는 사극 도전을 망설였는데, 작품이 재밌고 감독님, 선배님과 함께하면 두려울 게 없고 잘 해냈을 때 얻어지는 게 많겠다고 생각했다”고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했다.그럼에도 신예은은 지난 19일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더 글로리’ 연기가 첫 사극 연기보다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어차피 차가운 고데기를 들고 대고 있는 건데 앞에서 상대 배우가 대성통곡을 하고 오열하고 있었다. ‘나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생각이 들어 NG가 났다”고 말했다. 신예은은 ‘더 글로리’를 촬영하면서 악몽까지 꿨을 정도로 고충을 겪었다고. 그는 “엄청 예민하고 귀마개 없으면 잠 못 잤다”고 밝히기도 했다.매 순간 연기에 진심으로 임하는 신예은. 첫 작품인 ‘에이틴’부터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어서와’, ‘경우의 수’, ‘너와 나의 경찰수업’, ‘3인칭 복수’ ‘더 글로리’까지. 그가 걸어온 길은 틀리지 않았다. 시청률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지만 신예은은 ‘더 글로리’로 연기 터닝포인트를 맞이했고 ‘꽃선비 열애사’로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가장 어울리는 배우 신예은의 다음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3.22 06:15
드라마

[정덕현의 요즘 뭐 봐?]‘모범택시2’, 범죄는 디테일하게 결과는 판타지로 담는 이유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는 시즌2도 여전히 잘 달린다. 최고시청률이 14.7%(닐슨 코리아)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 절반도 달리지 않았는데 시즌1 최고시청률 16%에 육박하는 수치다.시즌1에 이어 시즌2에도 대중이 변함없이 ‘모범택시’에 탑승하게 된 건, 그 일관된 스토리 구조가 강력하기 때문이다. 각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피해자들은 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그 순간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무지개운수에 전화를 한다. 무지개운수는 택시회사로 위장한 채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범죄자들을 처단한다. ‘사적 복수’라는 자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 대상이 이미 우리가 실제 현실에서 마주했던 사건들의 범죄자들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기꺼이 그 과정에 빠져든다. 시즌1에서도 그랬지만 시즌2에서도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한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해외취업을 미끼로 청년들을 납치해 불법 도박 프로그램을 만드는 범죄 집단을 일망타진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는데, 이건 2015년 벌어졌던 이른바 ‘파타야 살인사건’이 모티브다. 20대 남성이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제안 받고 태국으로 갔다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이후 등장한 노인 대포폰 사기사건이나 떴다방에서 아동을 학대하고 입양 청약을 한 후 파양한 브로커들의 범죄 그리고 아픈 이들을 현혹해 가산을 모두 바치게 만든 사이비 범죄 역시 이미 우리가 신문 사회면에서 익숙하게 봤던 실제 사건들이다. 시즌1에서도 신안 염전 노예 사건, 학교폭력, 위디스크 대표이사 양진호 사건, 보이스피싱, 불법 장기매매 사건, 유영철 연쇄살인 사건이 드라마화돼 ‘모범택시’의 에피소드로 등장했다. 이처럼 실제 사건이 소재로 들어온 건 시즌1을 열었던 박준우 PD의 영향이 크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경험했던 박준우 PD는 실제 취재했던 범죄들의 디테일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끔찍한 사건을 저지른 범죄자들이 생각만큼 법에 의해 제대로 처벌되지 않는 현실이 그가 이를 ‘모범택시’로 드라마화하게 된 강력한 동인이 됐다. 사법 현실이 해결해주지 못해 마음속에 남은 응어리들을 드라마 속 ‘사적 복수’로나마 풀어보겠다는 게 그 의도다. 흥미로운 건 ‘모범택시’의 이러한 스토리구조가 상당히 장르화, 양식화돼 있다는 점이다. 각 에피소드가 다루는 범죄들은 실제 상황들을 드라마 형태로 만들어 쉽게 설명하겠다는 듯이 디테일들이 살아있다. 때로는 주인공인 김도기(이제훈)나 무지개운수를 이끄는 장성철(김의성)의 목소리를 빌어 이들이 어떤 짓을 하고 있는가를 브리핑(?)하는 느낌마저 주는데, 그 부분은 ‘그것이 알고 싶다’의 김상중이 하는 멘트처럼 들리기도 한다.하지만 에피소드별로 앞부분에 범죄를 디테일하게 그리는 것과 달리, 후반부에 이어지는 무지개운수팀의 통쾌한 사이다 응징 과정은 상당히 허구적인 판타지로 그려진다. 지독한 범죄를 들여다보면서 피해자들을 보고 안타까워하고 가해자들에게 공분하다가, 시그니처가 된 배경음악과 함께 김도기가 모범택시를 타고 지하에서 올라와 출동하는 장면이 나오면 시청자들의 마음은 이제 펼쳐질 사이다 응징에 대한 판타지로 가득 채워진다. 제 아무리 지독한 범죄자라고 해도 김도기의 주먹을 이길 수 없고, 안고은(표예진)의 해킹과 최주임(장혁진), 박주임(배유람)의 공조가 더해지면 여지없이 처단된다. 마치 ‘배트맨’을 모범택시 버전으로 풀어낸 듯한 이 양식화된 장면들은 그래서 ‘모범택시’가 ‘그것이 알고 싶다’가 아닌 드라마라는 걸 분명히 해준다. 즉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가져와 디테일하게 그린 만큼, 허구 또한 다소 과장되게 그려냄으로써 드라마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사이다 처단은 현실에서 벌어지는 실제 사건을 너무 쉽게 다루고 그 이면에 깔려 있는 사회적이고 시스템적인 문제들을 가린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렵다. 하지만 ‘모범택시’는 사이다 판타지라는 시원한 당의정을 넣어, 보다 많은 대중이 실제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범죄들에 어떤 것들이 있는가를 알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게 사실이다. 손쉬운 판타지로 결과를 그리지만, 그래도 범죄를 디테일하게 알려주는 그 역할은 ‘그것이 알고 싶다’의 그 의도와 맞닿는 부분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3.03.20 05:45
드라마

[줌인] ‘모범택시2’ 시작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 비결은? 시즌1 흥행 넘을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을 잘 묘사한 명품 드라마다.” 돌아온 ‘모범택시’가 시즌2의 첫 막을 성공적으로 올리며 시청자들 사이 웰메이드(잘 만든) 드라마라는 호평을 이끌어 냈다. 지난 2021년 5월 종영한 SBS 드라마 ‘모범택시’가 지난 17일 약 2년 만에 시즌2로 안방을 찾았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모범택시2’는 첫 회부터 흥행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모범택시2’ 첫 방송 시청률은 전국 가구 기준 12.1%로 출발, 2회 10.3%로 두 자릿수를 가뿐히 넘어섰다. 첫 스타트부터 세간의 화제를 끌며 금토드라마 1위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한 드라마의 흥행 요인에는 시즌1 고정 팬층의 기대감과 더불어 속도감 있는 극 전개와 배우들의 연기 열전이 톡톡히 제 몫을 다했다는 평가다. ■ 시즌1 흥행 이끈 ‘어벤져스’가 다시 뭉쳤다앞서 2021년 방영된 ‘모범택시’는 택시 운전사가 사적 복수를 대행해준다는 속 시원한 스토리와 인물들의 조화로운 케미스트리로 호평받았다. 당시 최고 시청률 16%(닐슨코리아, 전국 가구)를 넘어서며 SBS 역대 금토드라마 시청률 4위를 기록한 ‘모범 흥행작’이기도 하다. 출연 배우들 또한 연말 시상식 트로피를 휩쓸었다. 이제훈은 ‘2021 SBS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을, 김의성과 차지연은 조연상, 심소영은 신스틸러상을 수상했다. 이번 시즌에서도 전작의 흥행을 이끈 배우 이제훈, 김의성, 표예진, 장혁진, 배유람이 뭉쳤다. 여기에 신재하가 막내로 새롭게 합류해 새로운 에너지를 전한다. 신재하는 무지개 운수에 새롭게 취직한 신입 택시기사 온하준 역을 맡아 활약한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김의성은 “신재하에게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다”며 극 중 온하준이 무언가를 감추고 있음을 귀띔하며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추후 공개될 회차 속 그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 해외 촬영으로 레벨 업된 스릴과 응징 서사지난 시즌 억울한 피해자들을 위한 사적 복수 대행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안겨줬던 ‘무지개 운수’ 팀이 더 스릴 넘치게 돌아왔다. 첫 방송에는 이들의 근황은 물론, 지나간 시간이 무색하게 더 단단한 모습으로 돌아온 김도기(이제훈) 기사의 모습이 다채롭게 담겼다. 무엇보다 해외 촬영이 가미된 이번 시즌은 더 큰 스케일을 자랑했다. 이제훈은 “1, 2회 에피소드를 베트남 배경으로 찍었다. 무지개 운수가 해외까지 진출하는 모습을 다채롭고 스케일 있게 보여줄 수 있게 돼서 놀라웠다”며 “촬영은 덥고 습한 날씨에 진행돼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했다. 이국적인 색채를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 2회 방송 직후 로케이션 촬영 덕에 극적인 재미와 현실감이 더 높아졌다는 시청자 후기도 줄을 잇고 있다. ■ 사회적 문제의식을 제대로 건드린 ‘사이다’ 드라마지난 시즌 ‘모범택시’는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젓갈공장 노예사건, 학교폭력, 불법촬영 동영상, 보이스 피싱 등 피해자들을 위해 사적 복수를 감행하는 김도기와 무지개운수의 모습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그렸다. 시즌2도 사회적 이슈가 된 사건을 자연스럽게 녹여낼 예정이다. ‘모범택시2’는 첫 회부터 현존하는 법 제도의 문제의식을 제대로 건드렸다. 솜방망이 처벌로 쉽게 풀려난 불법 대화방 운영진, 미온적 대응을 보이는 경찰 등을 비추며 강력범죄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법이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담아냈다. “정의가 실종된 사회, 전화 한 통이면 오케이”라는 공식 포스터 속 헤드라인과 같이 ‘사적 복수 대행’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운 작품은 인과응보를 실현하는 인물들의 과정을 흥미롭게 다루며 지난 시즌에 이어 시청자의 대리만족을 끌어내고 있다. 1, 2회를 시청한 이들 또한 “실제 사건 위주의 구성이 재미있다”, “이런 사이다 드라마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역시 이제훈 믿고 본다” 등 호평 일색이다.‘모범택시’는 매주 금, 토 오후 10시 SBS에서 방송된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3.02.20 06:20
연예일반

[더보기] ‘외도 의혹’ 서주원, 일반인 출연자 검증 이젠 필요할 때

최근 유튜버 아옳이(김민영)와 ‘하트시그널’ 출연자 서주원의 이혼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1일 아옳이는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서주원의 외도로 이혼에 이르게 됐으며, 서주원의 상간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주원은 아옳이의 주장에 대해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상황이다. 서주원은 2017년 연애 프로그램 채널A ‘하트시그널’에 출연한 일반인이다. 당시 서주원은 카레이서라는 독특한 직업과 훈훈한 외모로 주목받았다. 음주운전, 폭행 등 ‘하트시그널’ 출연자들의 사생활 논란이 불거지는 와중에도 아옳이의 유튜브에 꾸준히 등장하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듯했다.그래서일까. 두 사람의 이혼 소식은 팬들에게 더 큰 충격을 안겼다. 그동안 알콩달콩한 부부의 모습을 보여왔기에 서주원을 향한 팬들의 실망은 더 컸다. 이에 일반인 출연자를 둘러싼 과거 사건들이 재조명됐고 출연자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하트시그널’은 발생할 수 있는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철저한 검증 절차를 거쳐왔다. 이와 관련해 박철환 PD는 “총 세 번의 대면 인터뷰를 한다. 마지막 인터뷰는 방송에 나가는 게 큰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개인적인 질문들을 던지고 확인을 한다”며 제작진이 검증을 위해 힘쓰고 있음을 밝혔다.그럼에도 일반인 출연자의 사생활 논란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문제가 됐다. 앞서 ‘하트시그널’ 시즌1의 출연자 강성욱은 2017년 같이 술을 마시던 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시즌2 출연자 김현우는 과거 여러 차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으며 시즌3 출연자 천안나, 이가흔은 학교폭력 의혹으로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최근 ENA, SBS PLUS ‘나는 솔로’ 11기에 출연해 최종커플이 된 영숙, 상철도 파국을 맞이했다. 두 사람의 결별 사유로 상철의 파혼이 언급됐으나 영숙은 파혼이 아닌 상철의 사생활 문제로 신뢰가 깨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상철 역시 영숙의 주장을 반박하며 진흙탕 싸움을 이어갔고 둘을 응원했던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4기 영철도 여성 출연자를 모욕한 혐의로 벌금형 200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넷플릭스가 제작한 예능도 예외는 아니었다. ‘솔로지옥’에 출연했던 유튜버 송지아는 가품 논란으로 한차례 논란에 휩싸였으며 최근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의 한 남성 출연자는 아동 성추행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하트시그널’, ‘환승연애’, ‘나는 솔로’, ‘솔로지옥’ 등 일반인들의 연애 과정을 담은 관찰 프로그램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TV를 통해 계속해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은 연예인들의 연출된 모습이 아닌 주변에 있을 법한 현실적인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일반인 예능은 각종 논란 속에서도 시청률, 화제성을 싹쓸이하며 인기 포맷으로 자리잡아 왔다.그렇다면 제작진들이 출연자 검증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제작진들이 서류, 면접 등 많은 단계를 거쳐 출연자를 검증한다 해도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또한 지금까지 벌어진 사태들이 일반인 출연자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물론 이런 이슈가 재발되는 것을 100%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스템이 있어야 시청자도 안심하고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이젠 방송사 차원에서 일반인의 예능 출연에 대한 확실한 검증과 예방책이 필요할 때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1.22 07:20
프로야구

[레인보우 리포트]'학폭 혐의' 이영하·김대현, 검찰은 무슨 근거로 기소했을까

학교 폭력은 최근 수년간 프로야구를 뒤흔든 화두였다. 지난달 31일에는 이영하(두산 베어스)와 김대현(상무)이 고교 시절 야구부 후배에게 폭력을 가한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해당 후배로부터 신고를 받은 스포츠윤리센터가 이를 수사 의뢰했고, 검찰 기소까지 이어졌다. 이영하와 김대현이 기소된 혐의는 ‘특수폭행, 강요, 공갈 등’이다. 형법이 적용되고, 만약 이러한 범죄를 2명 이상이 공동으로 저질렀다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력행위처벌법)」에 따라 가중처벌된다. 기소된 범죄는 학교폭력에 해당할까. 학교폭력과 관련된 대표적인 법률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학교폭력예방법)」이다. 학교폭력예방법이 정하고 있는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하는 범죄 중 폭력성과 강제성이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기소된 범죄는 학교폭력에 해당한다. 선린인터넷고는 학교폭력예방법이 정한 ‘학교’에 해당한다. 학교폭력예방법은 가해학생에게 형사처벌이 아닌 일종의 행정조치를 내린다. 이외에 학교폭력행위가 형법법령을 위반한 만큼 고소고발을 통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두 사람이 미성년자였다면 어땠을까. 미성년자라고 반드시 면책되거나 보호 재판을 받는 것은 아니다. 「형법」은 만 14세가 되지 않은 미성년자(형사미성년자)를 형사처벌하지 않는다.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소년(촉법소년)의 경우, 「소년법」에 따라 소년보호재판을 받고, 보호처분을 받는다.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만 14세 이상 만 19세 미만의 소년(범죄소년)의 경우, 소년부를 가거나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검찰은 수사 후 형사재판을 위해 기소할 수 있고, 검찰이 법원 소년부에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하더라도, 소년부에서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범죄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때 그 동기와 죄질이 형사처분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면 다시 검찰로 송치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만 14세 이상 만 19세 미만일 때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만 19세가 지난 후에야 비로소 수사를 받게 될 경우는 어떠할까? 범행할 때 나이가 미성년자라고 해도 성인이 된 후 수사를 받게 되면 「소년법」의 적용대상이 아닌 만큼 기소 시 일반 형사재판을 받게 된다. 김대현의 경우, 2022년 7월 1일 이후 입대했다면 외부 법원에서 재판받으나, 이전 입대한 현역 군인이어서 「군사법원법」에 따라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는다. 야구부 선후배 사이의 학교폭력이 문제가 된 다른 사건들도 있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의 경우 피해자가 고소했지만 합의하여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아 종결됐다. 고려대 김유성의 경우 소년 보호 재판으로 보호처분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안우진과 김유성이 ‘폭행’과 관련한 혐의였다면, 이영하와 김대현은 특수폭행 외에도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협박을 통해 재물이나 재산적 이익을 얻은 내용이 추가돼 있다. 그래서 혐의도 더 중한 편이다. 특히 ‘특수폭행, 강요, 공갈’은 단순 폭행과 달리 합의하더라도 처벌되는 범죄다. 만약 이영하와 김대현의 혐의가 사실이고 재학 중 수사를 받았다면, 필자는 이들이 소년 보호 재판으로 송치될 가능성이 컸다고 생각한다. 두 선수는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소된 두 선수는 피고인의 신분으로 서울서부지방법원과 군사 법원에게 각각 형사재판을 받게 된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이번 사건을 송치받은 후 2주 만에 기소했다. 두 선수는 검찰이 공소시효를 의식하고 기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해진다. ‘특수폭행, 강요’의 경우 공소시효는 7년이다. 특수강요와 공갈의 경우 공소시효가 10년이지만, 특수강요는 두 선수가 프로 구단에 입단한 2016년 신설된 규정이라 적용되지 않는다. 두 선수의 입단 시점을 고려하면 공소시효가 임박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증거가 충분하여 혐의가 명백한 경우, 검찰이 경찰에서 송치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소하기도 한다. 대한민국헌법 제27조와 형사소송법 제257조의 2에 따라, 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 두 선수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무고함을 다툴 것이고 검찰은 두 선수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첨예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기소를 확인한 두산과 LG는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법적 절차 외에 KBO도 두 선수를 징계할 수 있을까? KBO 규약 제151조는 선수 등이 폭력, 음주운전, 도박 등 경기 외적으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를 제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규약을 잘 보면, 선수 등이 그러한 ‘신분을 가진 상황’에서 품위손상행위를 한 경우라는 걸 알 수 있다. 두 선수의 학교폭력은 KBO 소속일 때 발생한 것이 아닌 만큼, 폭력을 이유로 제재할 수 없다. 그런데 규약 제151조는 ‘과거 학교폭력·인권침해와 관련한 부적절한 대응’을 품위손상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과거 학교폭력이 있다는 이유로 제재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와 관련한 부적절한 대응’을 했을 때 품위손상행위로 보고 제재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현재 두 선수가 혐의를 부인하고 무죄 입증을 위해 적극적으로 형사재판에 참여하는 것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른 적절한 대응이다. 만약 두 선수가 이 과정에서 증인을 회유해서 위증하거나 결과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한 경우에는 부적절한 대응으로 인정되어 KBO의 제재가 이어질 수 있다. 필자는 소년범죄를 많이 접한다. 소년 보호 재판과 소년 형사재판을 오가는 소년들을 통해, 어릴 때 저지른 잘못이 그 소년과 피해자에게 오랜 시간 흔적을 남긴다는 걸 깨닫는다. 소년 시절 처벌받지 않았어도 그 책임의 그림자는 성인이 되어서도 드리워진다. 이번 사건의 진실논쟁은 이제 시작이다. 이 사건을 보면서 미성년자인 많은 학생 선수들이 현재를 돌아보기를 바란다. 한민희 사법연수원 44기. 법률사무소 율다함 대표 변호사. 2022.09.0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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