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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인지 월드’ 韓 애니메이터 “가족·환경·실수를 통한 배움에 관한 이야기” [일문일답]

“‘스트레인지 월드’가 다루고 있는 주제는 환경에 대한 것입니다. 후대에 우리가 어떤 것들을 유산으로 물려줄 것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중요한 영화죠.” 오는 23일 개봉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스트레인지 월드’ 엔딩 크레딧에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의 이름이 반짝인다. 작품의 캐릭터 디자인, 아트 디렉터를 맡은 한국인 최초 디즈니 애니메이터 김상진과 영화 속 인물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담당한 이현민 애니메이터가 바로 그 주인공. 두 사람이 구현한 ‘스트레인지 월드’는 전설적인 탐험가 패밀리클레이드가의 서로 다른 3대 가족들이 위험에 빠진 아발로니아를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이 살아 숨 쉬는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디즈니의 판타스틱 어드벤처 영화다. 두 애니메이터는 그동안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모아나’, ‘빅히어로’, ‘주토피아’, ‘주먹왕랄프’ 등 다양한 장편 애니메이션에서 사랑받은 캐릭터들을 대거 디자인했다. 수많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대표 캐릭터의 창조자인 두 사람은 ‘스트레인지 월드’로 디즈니의 상상력을 더 강력하고 새롭게 표현해 냈다. 현실에서 영감을 얻거나 캐릭터의 성격을 분석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한 끝에 캐릭터 의상부터 안내자 ‘퍼덕이’까지 모든 것을 새롭게 재창조해냈다. -작업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김 애니메이터 “지금까지의 디즈니 스타일과는 조금 다르게 하려 했다. 스타일에 가장 중점을 많이 뒀다.” 이 애니메이터 “전 캐릭터에 비해 조금 더 사실감이 다른 디자인을 선보였다. 재미있는 만화적 표현이 많다.” -각종 생명체가 등장하는데 영감은 어디서 받았나. 김 애니메이터 “많은 디자이너가 참여해 만들었다. 외계 생명이라든지 존재하지 않는 크리처(창작물)를 만들 때 제일 막막하고 어렵다. 영감은 상상력은 물론 바닷속 깊은 해저 생물, 온갖 것에서 받았다. 인간 캐릭터 스타일과 생명체가 서로 이질감 없도록 그 수위를 조절하는 데도 중점을 뒀다. 가장 많이 영감 받은 부분은 바닷속 생물이다.” 이 애니메이터 “사람 캐릭터만 작업해서 개인적으로 아쉽기도 했다. 다른 애니메이터들이 제작하는 것을 보며 다른 즐거움을 얻었다. 생명체의 움직임을 함께 생각하며 이것저것 테스트도 했다.” -타이틀 로고나 전체적 스토리에 ‘인디애나’ 시리즈 느낌도 묻어나는데. 김 애니메이터 “돈 홀 감독이 처음 이 작품을 구상할 때 ‘인디아나 존스’ 같은 액션 어드벤처의 모험 영화를 담고자 했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와 같은 고전 영화들도 많이 참고했다. 예전 펄프매거진 같은 감각도 집어넣으려 했다.” 이 애니메이터 “돈 홀 감독과 4번째 작품을 같이 한다. 자신이 어렸을 때 보던 미국식 만화책과 영화의 감성을 작품에 담아내는 감독 같다.” -퍼덕이는 작품의 마스코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제작 과정은 어땠나. 김 애니메이터 “영화에 참여하며 가장 먼저 만든 캐릭터다. 감독이 구상하고 있던 대략적인 이미지가 원래 있었고 최종 디자인은 처음 스케치에서 많이 변형됐다. 눈, 코, 입이 없는 캐릭터를 원했고 대사 없이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캐릭터를 원했다. ‘알라딘’ 영화 속 마법 양탄자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 얼굴이 없고 네 귀퉁이에 있는 솔이 팔과 발 역할을 하는 것에서 착안했다. ‘몇 개의 발로 걷게 할까’와 같은 고민을 디자인 단계에서 많이 했다. 이제까지 보지 못한 캐릭터가 탄생한 것 같다.” -가족 3대를 이루는 인간 캐릭터들도 특정 국가 인종이 아닌 느낌이었는데. 김 애니메이터 “프렌치 코믹북 스타일 중 모든 사람과 물체를 동글동글하게 그리는 아티스트가 있는데 영향을 많이 받았다. 배경적인 부분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 초기 영화에서 착안했다. ‘스트레인지 월드’는 시대도 모호하고 지역도 모호한 설정이다. 미래인 듯하면서 과거이기도 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의상도 서양, 동양 등 모든 것이 혼합된 디자인을 줬다. 그래도 한 지역에 사는 공동체라고 느낄 수 있게끔 기준을 넣은 점은 있다. 아발로니아 지역은 올스톤으로 다른 세계 색깔도 완전 다르다.” 이 애니메이터 “세계가 특이하고 환경이 독특한 만큼 캐릭터는 옆집 사람, 회사 동료, 같은 반 친구처럼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교감 가능한 인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우리가 살면서 굉장히 힘차고 의욕만 넘치는 예거같은 사람을 만나본 경험도 있을 것이다. 또 사춘기 때 이든처럼 어색하고 엉성한데 의욕만 넘치던 기억이 누구든 있을 것이다. 최대한 관객들에게 캐릭터들이 원래 알고 있는 사람처럼 쉽게 와 닿게 하고자 노력했다.” -극 중 이든이 동성애자로 등장해 이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김 애니메이터 “이 작품은 2018년에 기획됐다. 그때부터 이든은 게이 캐릭터로 설정됐다. 이 영화에서 커밍아웃하는 스토리라인은 전혀 없다. 가족과 사회에 일원으로서 그저 존재하는 캐릭터다. 한 가족이 자연스럽게 아들의 성 정체성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통 가족처럼 담았다. 디아조 크루 멤버 중에도 비슷한 캐릭터가 있다. 아발로니아는 우리가 꿈에 그리던 완벽한 세상이 아니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로 보면 된다.” 이 애니메이터 “아발로니아는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어떤 점이 다르다기보다는 어떤 점이 같고 통하는지, 부자 관계 등에 더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다리가 없는 강아지가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이 가는 캐릭터가 있다면. 김 애니메이터 “퍼덕이가 가장 애정이 간다. 퍼덕이 베개가 굿즈로 나온다면 살 것이다.” 이 애니메이터 “이든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가장 많이 했기에 애정이 간다. 실제로 나도 사춘기 때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어쩔 줄 모른 적이 있었다. 솔직하고 귀여운 그의 모습이 내 어릴 적을 생각나게 했다.” -‘스트레인지 월드’는 김 애니메이터와 이 애니메이터에게 어떤 의미로 남은 작품인가. 이 애니메이터 “그동안 여러 가지 주제를 다뤄왔는데 아버지, 아들 관계는 다룰 기회가 없었다. 가족 간의 관계를 돌아보며 엄마로서 ‘내 아이에게 어떤 걸 남겨줄 수 있을지’와 같은 생각을 많이 했다. 실수에서 배워가는 것들을 다루는 영화이다.” 김 애니메이터 “처음 참여할 때부터 끝까지 집에서 일 한 유일한 영화다. 스튜디오에 거의 나가지 않았다. 그만큼 나에게는 독특하고 기억에 남을 영화다. 여러 가지로 도전이 됐다. 아주 시의적절한 작품이다. 다루고 있는 주제는 환경에 대한 것이다. 후대에 우리가 어떤 것들을 유산으로 물려줄 것인가 생각해보게 하는 중요한 영화다.” -관객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 애니메이터 “주인공과 함께 가는 모험에 즐겁게 참여하며 소소한 가족 간의 애정과 관계에서 와 닿는 감동을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 김 애니메이터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의 손을 붙잡고 3대가 같이 영화를 본다면 좋을 것 같다. 작품 속 3대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는지.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는지 가슴 뭉클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꽤 있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1.2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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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 라이트이어’ K애니메이터의 활약! 전성욱-이채연 애니메이터 [종합]

디즈니·픽사 드림팀이 대거 참여한 애니메이션 ‘버즈 라이트이어’에는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애니메이션 명작으로 꼽는 ‘토이 스토리’의 첫 스핀오프 작품인 ‘버즈 라이트이어’를 탄생시킨 주인공은 다름 아닌 한국인. 영화의 탄생에 참여한 전성욱 레이아웃 아티스트와 이채연 애니메이터로부터 제작 과정을 함께 들어봤다. 이번 영화는 퀴어 커플의 모습이 담길 것을 예고해 화제를 모았다. 전성욱은 “작품마다 컬쳐러스트라고 불리는 팀이 있다. 이 팀은 퀴어 커플, 장애인, 인종 등 영화의 다양성이 왜곡 되지 않도록 중요한 포인트를 알려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지속적인 팀 미팅을 통해 이번 영화에서도 퀴어 커플이 나오는 장면에서 의미가 왜곡되지 않게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새로 도입한 애니메이션 기법에 대해 그는 “영화가 우주에서 펼쳐지는 서사를 담았다. 따라서 애니메이션 최초로 가상카메라를 개발해 액션 장면에 사용했다. 광활한 우주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을 쏟아부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고 명장면으로 저그 로봇과 버즈가 싸우는 장면을 꼽았다. 큰 로봇과 작은 버즈가 싸울 때 느껴지는 박진감이 관객들에게도 닿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이채연은 “스페이스 수트 무게감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실사 영화처럼 표현하고자 심플하지만 섬세한 애니메이션을 표현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영화 레퍼런스를 삼기 위해 ‘에일리언’, ‘스타워즈’에 출연한 배우들을 분석하며 실사 영화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했다. 최애 장면으로 삭스가 나오는 신을 꼽으며 “애니메이터, 디자인팀이 모두 노력해서 나온 캐릭터라 볼 때마다 재밌고 애정이 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핀오프 작품에 참여한 소감에 전성욱은 “극장에서 ‘토이스토리’를 보며 3D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생겼고 이 길을 걸었다. 그래서 매우 설레고 남달랐다”면서 “버즈의 특별한 이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고 전했다. 이채연은 “픽사 입사 전에 ‘버즈 라이트이어’에 참여한다는 걸 몰랐기에 제작하는 순간에도 ‘이게 현실인가’ 싶었다”라며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버즈 라이트이어’는 ‘토이스토리’의 스핀오프 작품이지만 영화 제작 과정에 IMAX 카메라 도입, NASA 연구 등 차별성을 가진 작품이다. 전성욱은 “카메라로 찍고 연출하며 어떻게 하면 실제 우주에 있는 듯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1960~70년대 NASA에서 우주선을 쏘아 올릴 때의 자료를 많이 찾아보며 연구했다”고 했다. 애니메이터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조언으로 전성욱은 “꿈을 이루지 못할 까봐 주저하지 말고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전했고 이채연은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애니메이터로서 다양한 감정에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전해도 후회할 것이고 도전하지 않아도 후회할 것이라면 도전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며 응원했다. ‘버즈 라이트이어’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김다은 인턴기자 2022.06.0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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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아웃' 제작진 '메이의새빨간비밀' 3월 디즈니+ 공개

인생의 사춘기를 겪는 우리 모두에게 디즈니∙픽사가 전하는 판타지 공감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메이의 새빨간 비밀'이 오는 3월 디즈니+ 공개를 확정했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빈틈없이 완벽하던 만능 소녀 ‘메이’가 흥분하면 레서판다로 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본격 자아 찾기 프로젝트로, 디즈니+에서 단독 공개되는 최초의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으로 주목도를 높인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친구, 공부, 덕질까지 완벽하게 섭렵한 만능 소녀 메이가 어느 날부터 감정에 의해 레서판다로 변신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상황을 보여준다. 숨겨졌던 자신의 새빨간 비밀과 마주하게 된 메이 앞에 펼쳐질 특별한 여정에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갑자기 툭 하고 튀어나오는 새빨간 비밀 때문에 뭐든지 만사 오케이였던 메이가 인생 첫 시련과 마주하게 되면서 공감과 웃음 그리고 용기의 메시지까지 선사할 예정이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이 선보이는 최초의 보이밴드 포타운의 등장으로 다채로운 볼거리까지 예고한다. 극중 메이가 애정하는 인기 절정의 아이돌 포타운의 음악은 그래미 어워드, 빌보드 뮤직 어워드를 휩쓸고 있는 현시대의 대표 아티스트 빌리 아일리시와 피니어스 오코넬 남매가 작사, 작곡을 맡아 눈과 귀를 사로잡을 OST의 향연을 기대케 한다. 뿐만 아니라, '소울' '인사이드 아웃' 등 다양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을 작업한 조예원, 조성연 애니메이터가 이번 작품에 참여했으며, '소울' '토이 스토리 4'의 박혜인 애니메이터는 '메이의 새빨간 비밀' 스토리보드 아티스트와 메이의 친구 애비 역의 성우로도 참여해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의 활발한 활약이 담긴 작품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여기에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은 할리우드 한국계 배우 산드라 오가 메이와 특별한 케미를 자랑하는 엄마 밍’ 목소리를 연기해 국내 시청자들에게 더욱 반가운 재미를 안길 예정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2.01.2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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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김성영·조성연 디즈니 애니메이터 "언젠가 韓전통 담고 싶다"

디즈니 내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의 활약이 남다르다. 내달 17일 개봉을 확정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루카'가 디즈니∙픽사의 한국인 애니메이터들과 함께한 특별한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루카'는 아름다운 이탈리아 해변 마을에서 두 친구 루카와 알베르토가 바다 괴물이라는 정체를 숨기고, 아슬아슬한 모험과 함께 잊지 못할 최고의 여름을 보내는 감성충만 힐링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이다. '루카'를 탄생시킨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와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는 '소울' '인사이드 아웃' 등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디즈니∙픽사 작품에 참여해왔던 실력파 아티스트로 관심을 모은다. 먼저 작품 속 배경이 되는 세트를 영상에 구현하는 역할을 하는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최근에 디즈니∙픽사가 만든 작품들을 보면 '토이 스토리4' '온워드' '소울'까지 큰 메시지를 가지고 있고 비주얼적으로도 묵직한 영상이었다면, '루카'는 한 여름에 경쾌하게 볼 수 있는 색감으로 코로나 시대 여행을 가지 못해 답답한 마음을 해소시켜줄 것이다"며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이탈리아 마을을 아기자기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영화"라는 표현처럼 '루카'는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친퀘 테레에서 영감을 받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호기심 많은 바다 괴물 루카가 자칭 인간세상 전문가 알베르토를 만나 처음으로 발을 내딛는 바다 밖 세상이기도 하다. 3D 공간에 빛을 넣어 시간과 장소, 분위기를 연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는 "청량감을 표현하기 위해서 수채화 느낌을 많이 냈다"며 수채화가 번지는 듯한 텍스처와 밝고 채도가 높은 색을 기존의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과 차별화되는 지점으로 꼽았다. 영화 속 여름과 바다, 하늘의 색감과 질감은 관객들 각자의 어린 시절 속 잊을 수 없는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루카'를 작업하며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한 질문에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밤에 어부들이 배를 타고 나가는 장면이 담긴 오프닝 시퀀스를 꼽았다. 평소 본인의 취미인 낚시 경험을 살려 애니메이션 속 장면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작업했기 때문. 이어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는 루카와 알베르토가 탑에 올라 하늘을 올려다보는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선택했다. 그는 "하늘을 360도로 표현하는 장면이 있기 때문에 언덕 위에 올라가서 하늘을 많이 봤다"고 귀띔했다. 한국의 디즈니∙픽사 팬들을 위한 특별한 질문도 눈길을 끈다. "언젠가 한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 참여한다면 어떤 면을 강조해보고 싶냐"는 질문에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는 "나에게 있어 한국은 언제나 그리워하는 고향"이라며, 한국의 전통적인 것을 표현하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소망을 전했다.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나라가 된 한국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며 “한국의 역동성과 그로부터 오는 에너지를 녹여내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두 아티스트들은 "해외여행을 가기 힘든 상황인데 올여름 이탈리에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청량한 이미지들을 큰 스크린에서 확인해보길 바란다"는 당부와 함께 디즈니∙픽사에 꾸준히 애정과 관심을 표현해준 팬들에 대한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5.3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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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픽사 김재형 애니메이터 "'소울'에 한국어가 왜 나왔냐고요?"

전 세계를 치유하고 있는 디즈니·픽사의 신작 영화 '소울(피트 닥터 감독)'에 한국이 담겼다. 지난 20일 개봉해 23일까지 28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극장가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소울'. 기적과도 같은 이 영화에는 한국어 대사와 한글 간판이 깜짝 등장해 반가운 마음을 안겨준다. 이 '한국의 흔적'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를 비롯한 한국인들이 제작에 참여하며 '소울'의 힐링을 함께 만들어냈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해 의사로 일하다가 꿈을 찾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일하다 2008년부터 애니메이션 명가 픽사 스튜디오에 입사해 '업'과 '인사이드 아웃' 등 전 세계 관객들을 감동시킨 작품의 캐릭터를 개발했다. '소울'의 개봉을 기념해 화상 인터뷰로 만난 그는 "한국 관객들이 힐링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픽사에서 어떤 부분을 담당하고 있나. "캐릭터 애니메이션이다. 캐릭터 애니메이터들은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처럼 캐릭터를 연기하게 만들고 움직이고 여러 가지 화면 안에서 움직이는 것들을 만들어내는 그런 사람들이다." -연세대 의과대학 출신인데 애니메이터가 된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의대를 들어가고 졸업한 후 병원에서 일을 하는 것들은 정해진 순서다. 일단 들어가면 대부분 그 길을 가야 한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것에 대해서 구체적 생각이 별로 없었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계속 (의사) 일을 하면서 점점 일에 대해 열의가 줄어들게 됐다. 결과도 만족할 만한 것들이 잘 안 나왔다. 왜 그런지에 대해 한참 생각했다. 결국 내가 즐거워서 하는 일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는 결론이 났다. 내가 처음부터 결정해서 일을 선택해 할 수 있다면 오랫동안 즐겁게, 돟은 결과가 나오는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병원을 그만두고 나와서 어떤 것이 좋을지 계속 생각했다. 이전에 취미로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서 휴학하고 공부도 했던 게 애니메이션 분야다. 그걸 계속 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공부했다." -지금 일에 대해서는 만족하나. "사실 쉽지는 않다. 직장에서도 치열한 부분이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근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평균적으로 굉장히 즐거운 일이었다. 후회가 되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앞으로도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매일이 좋고 이렇지는 않더라도, 그래도 항상 즐거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소울'에 한국어 대사가 나와 깜짝 놀랐다. "우리 회사에 스토리를 담당하는 부서에도 재미교포 친구가 있다. 그 장면에서 여러 나라 말들이 나오니까, (한국어가 나오는) 스토리를 제안하고 그 친구의 목소리를 임시 녹음했었다. 그 목소리가 나쁘지 않아서 다시 녹음해서 완성본에도 썼다." -캐릭터를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가상의 캐릭터이지만, 이미 스토리 라인이 나와있다. 감독이 원하는 캐릭터가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고, 어떤 성격이고, 어떤 연기가 나왔으면 좋겠는지 분명하게 정해져있다. 최대한 맞춰서 잘 어울릴 수 있게 만들어 내려고 노력한다. 미리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작업이 시작되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우가 많이 있다. 애니메이터들도 나름대로 해석해서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럼 그걸 적용해서 살을 붙인다. 후반부에 가면 그럴 듯한, 살아있는 듯한 캐릭터를 만들게 된다." -'소울'의 주력 캐릭터는 누구인가. "나는 이 영화의 극 초반부터 작업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메인 캐릭터는 이미 개발이 된 단계였다. 내가 들어가서 처음 프로덕션에서 작업할 때 장면이 피아노 오디션 대목이다. 피아노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하고 시작했다. 특히나 재즈 뮤지션이나 피아노에 대해 조사하고 공부하며 작업했다. 테스트용으로 피아노 연주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서 감독님에게 보여주고 상의했다. 흑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들 특유의 문화적인 것에서 나오는 제스처나 표정이 제대로 보여져야 했다. 실제 그런 배경을 갖고 있는 친구들과도 상의하고 흑인인 공동 감독님과도 이야기했다. 굉장히 조심스럽게 작업했다." -'소울'은 어떤 의미인가. "피트 닥터 감독의 영화를 굉장히 좋아한다. 같이 작업하게 돼 기뻤다. 사실 스토리를 처음 받아봤을 때 '너무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금 완성된 것보다도 조금 더 어둡고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다. 조금씩 수정하면서 현재의 스토리가 완성됐다. 결과적으로 관객들이나 평론가들이 이야기하는 힐링 포인트가 있고, 그런 부분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져 보람 있다. 나 또한 많이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개인적으로도 비슷한 과정을 살면서 겪었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살아야할지 생각해볼 만한 거리를 보여줘서 의미가 남달랐다."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는 어떤 느낌이었나. "주인공은 40대 중반의 남자이고, 이미 자기의 직장이 있고, 자기 일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건 (피트 닥터 감독) 자신의 여정을 많이 투영했던 것 같다. '정말 중요한 건 뭘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해봤다고 한다. 결국은 가족이다.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시간을 희생하며 작업한 것만큼, 결국엔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더 중요했던 것 같다. 나에겐 다 이룬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는 듯한 어두운 부분도 보이기도 했다. 영화가 진행되며 수정되며 희망을 주고 쉬어가는 부분이 많이 생겼다. 오히려 더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소울'이 어떤 위로를 주나. "미국에서는 극장이 아예 열지를 않는다. 디즈니 플러스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서만 했다. 보통 픽사 영화라고 하면 연령대가 넓다. 이번 영화의 반응을 보며 놀란 것이, 극장 개봉이 제일 보람되긴 하지만, 집에서 온 가족이 같이 봤더라. 이전보다도 연령대가 있는 사람들이 많이 감상평을 남긴다. '힘든 시기에 많이 힐링됐다'고 이야기하는 걸 보고, 한편으로는 '어렵긴하지만 이런 식으로 개봉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픽사의 시스템은 어떤지 궁금하다. "수평적이라고 하면 누구나 다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나. 그것의 단점은 효율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다. 너무나 많은 사람의 의견을 취합해야 하니까. 그 부분에 있어서는 나도 '이게 가능할지' 매번 생각한다. 그런데, 픽사에는 어느 정도 수준의 비슷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이미 모여있다. 다른 의견도 내지만, 픽사에 뽑힌 사람이라면 책임감 있게 의견을 낼 수 있는 수준이 될 수 있다. 그걸 하나라도 허투루 듣지 않고 듣게 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밸런스도 중요하다. 의견을 들어주되 결정은 감독이 하는 거다. 모든 의견을 차단하거나 결정하지 않고 최대한 들으며 결정한다. 끝까지 원칙을 어기지 않고 지킨다." -본인을 비롯해 업계에서 한국인이 활약하고 있나. "많이 늘었다. 미국에서는 일을 하는 것에는 실력 이상으로 제도적, 법적인 제약이 많다. 정말 실력이 있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어쩔 수 없이 가게 되는 친구도 많이 봤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보면, 많이들 진출해서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한국에서도 가끔 접하는 결과물을 보면 굉장히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 -가장 애정하는 픽사 작품은 무엇인가. "이 영화 이전까지는 '업'이나 '몬스터 주식회사' '인사이드아웃' 등 피트 닥터 감독의 영화를 가장 좋아했다. 이 영화가 끝나서 하나가 더 추가됐다. 딱 한두개를 뽑으라면, '업'과 '소울'이다." -한국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은. "상황이 좋지 않지만, 즐겁게 보시고 이 어려운 시기에 힐링되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2021.01.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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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픽사 김재형 애니메이터 "힘든 사람들, '소울'로 치유했으면"(종합)

디즈니 픽사의 한국인 애니메이터 김재형이 영화 '소울'이 선사할 위로에 대해 이야기했다. 디즈니 픽사의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12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의과대학 출신으로 애니메이터가 된 사연, 픽사에서 애니메이터가 맡는 역할, '소울'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전했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애니메이터가 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2003년 미국 아카데미 오브 아트 유니버시티(Academy of Art University)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2006년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이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등을 거쳐 2008년 픽사에 입사했다. 픽사에서 '라따뚜이'(2007), 'UP'(2009), '토이스토리3'(2010)부터 '코코'(2017), '토이스토리4'(2019)까지 국내 관객은 물론 전 세계 관객이 사랑한 작품에 참여했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저마다의 성격을 갖춘 영혼이 지구에서 태어나게 된다는 픽사의 재미있는 상상력에서 출발한 '소울'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된 조와 지구에 가고 싶지 않은 영혼 22가 함께 떠나는 특별한 모험을 그린 영화다. 국내 496만 관객을 동원한 '인사이드 아웃'을 통해 딸의 감정에 대한 호기심으로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라는 설정과 다섯 가지 감정을 의인화한 캐릭터를 만들어 낸 피트 닥터 감독이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 재즈 뮤지션 존 바티스트와 영화 '소셜 네트워크;로 제83회 아카데미, 제68회 골든 글로브 음악상을 수상한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가 참여해 특별함을 더한다. 제73회 칸 영화제,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으며 언론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자신의 역할을 "캐릭터 애니메이션. 캐릭터 애니메이터들은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처럼 나오는 캐릭터를 연기하게 만들고 움직이고 여러 가지 화면 안에서 움직이는 것들을 만들어내는 그런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 안에서 애니메이터라고 하면 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만 칭하게 된다. 캐릭터 애니메이터라고 보기도 한다. 화면 안에 있는 인물이나 사물, 동물의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연기를 시키는 일을 한다"면서 "다른 부서 같은 경우는 컴퓨터 화면 안에 조명을 담당하는 일을 하는 분들도 있고, 카메라 촬영하는 분들도 있다. 배경을 만들어내는 분들도 있다. 인형극처럼 캐릭터가 이미 만들어져있다. 보이지 않는 뼈대가 심어져 있고, 저희가 가상으로 잡고 돌리는 거다. 다양하게 분야가 나눠져 있다"며 분업화된 시스템을 설명했다. 의과대학을 졸업해 미국으로 건너가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독특하고 화려한 이력으로 관심을 모은다. 이같은 길을 걷게 된 이유를 묻자 "의대를 들어가고 졸업한 후 병원에서 일을 하는 것들은 정해진 순서다. 일단 들어가면 대부분 그 길을 가야 한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것에 대해서 갖고 있는 구체적 생각이 별로 없었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일단 시험을 봐서 여러 가지로 주위에서 바라는 부분도 있고 해서 가게 됐다"면서 "계속 일을 하면서 일에 대해 열의가 줄어들게 됐다. 결과도 만족할 만한 것들이 잘 안 나왔다. 왜 그런지에 대해 한참 생각했다. 결국 내가 즐거워서 하는 일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는 결론이 났다. 내가 처음부터 결정해서 일을 선택해 할 수 있다면 오랫동안 즐겁게, 결과도 좋게 나오는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병원을 그만두고 나와서 어떤 것이 좋을지 계속 생각했다. 이전에 취미로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서 휴학하고 공부도 했던 게 애니메이션 분야다. 그걸 계속 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공부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렇게 꿈을 이루게 된 김재형 애니메이터. 분명 쉽지 않지만 즐거운 일을 하고 있다고. 그는 "사실 쉽지는 않다. 일 하기 전, 공부를 하고 직장을 구하려고 하는 과정은, 좋아서 하는 일이라도, 어떤 이나 다 비슷한 과정이다. 굉장히 힘들었던 때도 있다. 일을 시작한 후에도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거나, 직장에서도 치열한 부분이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근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평균적으로 굉장히 즐거운 일이었다. 이 일을 내가 좋아서 결정했다고하지만, 지금 후회가 되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앞으로도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매일이 좋고 이렇지는 않더라도, 그래도 항상 즐거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감독의 주도 하에 애니메이터들의 아이디어가 모이고 모여 픽사가 선보여온 명작들로 탄생하게 됐다. 구체적 과정과 가장 신경 쓰는 부분에 대해 묻자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가상의 캐릭터이지만, 이미 스토리 라인이 나와있다. 감독이 원하는 캐릭터가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고, 어떤 성격이고, 어떤 연기가 나왔으면 좋겠는지 분명하게 정해져 있다. 최대한 맞춰서 잘 어울릴 수 있게 만들어 내려고 노력한다. 큰 영화 작업 같은 경우는 미리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작업이 시작되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우가 많이 있다. 애니메이터들도 나름대로 해석해서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럼 그걸 적용해서 살을 붙인다. 후반부에 가면 그럴 듯한, 살아있는 듯한 캐릭터를 만들게 된다"고 했다. 살을 붙이는 작업이 계속해서 이어질 정도로 픽사 내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다고. 감독이 주도하긴 하지만, 프로젝트 내에 참여하는 모든 일원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수평적 구조라고 한다. 그는 "수평적이라고 하면 누구나 다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나. 그것의 단점은 효율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다. 너무나 많은 사람의 의견을 취합해야 하니까.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저도 이게 가능할지 매번 생각한다"며 "어느 정도 수준의 비슷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이미 모여있다. 다른 의견도 내지만 그것조차도 픽사에 뽑힌 사람이라면 책임감 있게 의견을 낼 수 있는 수준이 될 수 있다. 그걸 하나라도 허투루 듣지 않고 듣게 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밸런스도 중요하다. 의견을 들어주되 결정은 감독이 하는 거다. 모든 의견을 차단하며 결정하지 않고 최대한 들으며 결정한다. 끝까지 원칙을 어기지 않고 지킨다. 저도 병원에서 일을 했으니, 영화 속 병원 장면에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그 리스트를 적어서 감독님에게 건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탄생하게 된 '소울'은 '태어나기 전 세상'이라는 독특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수많은 명작을 만들어낸 피터 닥터 감독은 23년 전 자신의 아들이 탄생한 순간부터 이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소울' 프로젝트를 처음 접했을 때의 소감을 묻자 그는 "애니메이터들이 작업을 시작하면 감독의 의도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감독님이 기회가 날 때마다 이야기했다. 이 작품이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감독님이 아들 이야기는 처음부터 많이 하셨다. 아들의 성격이 자기랑 비슷한 거 같기도 하고 아내와 비슷한 거 같기도 하다고. 그러면서 자기만의 뭔가가 있는 것 같다더라. 그런 부분을 만들어 보고 싶어했다. 또한, 주인공은 40대 중반의 남자이고, 이미 자기의 직장이 있고, 자기 일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건 자신의 여정을 많이 투영했던 것 같다. 좋은 영화를 만들고 아카데미 상도 탔지만, 가족들과의 시간을 희생해가며 만든 것들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감독님은 그런 생각을 많이 해봤다고 한다. 결국은 가족이다"라고 전했다. '소울'엔 한국이 많이 묻어난다. 초반 한국어 대사가 등장하기도 하고, 한글 간판도 여러 차례 나온다. 한국어 대사의 비하인드에 관해 그는 "저희 회사에 스토리를 담당하는 부서에도 교포 친구가 있다. 그 장면에서 여러 나라 말들이 나오니까 스토리를 제안하고 그 친구의 목소리를 임시로 녹음했다. 처음 스토리를 만들 때 만들었다. 그 목소리가 나쁘지 않아서 다시 녹음해서 완성본에도 썼다"고 했다. 언제나 관객을 위로해온 픽사. 이번 '소울'은 어떤 위로를 건넬까. 이 또한 답은 가족이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미국에서는 극장이 아예 열지를 않는다. 개봉을 디즈니 플러스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서만 했다. 이번 영화의 반응을 보며 놀란 것이, 집에서 본 가족이 같이 봤더라. 이전보다도 연령대가 있는 사람들이 많이 감상평을 남긴다. 힘든 시기에 많이 힐링됐다고 이야기하시는 걸 보고, 한편으로는 어렵긴하지만 이런 식으로 개봉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한국도 상황이 좋지 않지만, 즐겁게 보시고 이 어려운 시기에 힐잉되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소울'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2021.01.1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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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마법의숲·현대무용" 베일싸인 '겨울왕국2' 비하인드

공개되면 공개될 수록 흥미롭다. 영화 '겨울왕국2'가 높은 완성도를 기대케 하는 프로덕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겨울왕국2'는 숨겨진 과거의 비밀과 새로운 운명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엘사와 안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14년 개봉한 '겨울왕국' 이후 5년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겨울왕국'은 국내에서만 누적관객수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 1000만작 탄생을 알렸다. 그보다 더 큰 변화와 발전을 꾀한 '겨울왕국2'는 어떤 작품으로 완성됐을지 궁금증이 샘솟고 있다. 50%가 넘는 압도적 예매율로 제2의 신드롬을 예고하는 '겨울왕국2'는 21일 개봉한다. 성장과 성숙 '특별한 가을' '겨울왕국2'에서 돋보이는 것 중 하나는 가을을 배경으로 새롭게 탄생한 아렌델 왕국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엘사와 안나가 맞이하는 변화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제작진은 이를 잘 드러낼 수 있는 계절로 가을을 선택했다. 특별한 비주얼을 담아내기 위해 고심한 '겨울왕국2' 제작진은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 여러 국가를 답사하며 구체적인 영감을 얻기 시작했다. 제작진은 다채로운 자연 경관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각 나라의 환경과 문화, 환경학, 식물학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연구 작업을 거쳤고, 장엄한 자연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가을을 스크린에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주황빛 빨간색, 보랏빛 빨간색을 입혀 전편에서 볼 수 있었던 순백의 눈과 얼음과는 또 다른 '겨울왕국2'만의 독특한 컬러를 창조해냈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마이클 지아이모는 "'겨울왕국2'에서 엘사와 안나는 목표가 분명한 여정을 떠나고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성숙해진다. 두 사람 모두 한 껍질씩 벗겨지면서 더욱 깊이를 드러내는데, 이는 눈에 덮였던 층이 벗겨지고 땅이 드러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모험의 시작 '마법의 숲' 처음으로 공개되는 마법의 숲 역시 압도적인 스케일과 비주얼을 담아내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으로 완성됐다. 위험에 처한 아렌델 왕국을 구하기 위해 의문의 목소리를 쫓아가는 엘사와 안나는 수십 년 동안 모습을 드러낸 적 없던 마법의 숲으로 향하고, 그 안에서 스펙터클한 모험을 시작한다. 수많은 궁금증을 쏟아내는 공간인 만큼 제작진은 색다른 비주얼을 선보이기기 위한 디테일을 구현해나갔다. 먼저 마법의 숲 전체를 거대한 안개 벽으로 둘러싸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냈으며, 물, 불, 바람, 땅의 정령을 상징하는 네 개의 돌기둥을 세워 웅장함을 더했다. 여기에 드넓은 마법의 숲 속을 형형색색으로 물든 단풍과 낙엽,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솟구친 나무 등으로 가득 채워 감탄을 자아내는 경이로운 비주얼을 탄생시켰다. 특히 제작진은 두꺼운 대기층으로 인해 파란 하늘이 없는 공간으로 마법의 숲을 표현함으로써 바깥 세계의 가을과는 차별화된 매력까지 담아냈다. 이처럼 제작진의 장인 정신으로 탄생한 마법의 숲은 엘사와 안나 자매의 모험과 물, 불, 바람, 땅의 정령들의 신비로운 힘이 펼쳐지는 스펙터클한 공간으로 그려지며 전세계 관객들에게 황홀함 그 자체를 선사할 예정이다 섬세한 표현력 '한국인 애니메이터 손길' 전편의 엔딩에서 3년이 지난 이후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겨울왕국2'에서는 더욱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돌아온 캐릭터들이 반가움을 선사한다. 엘사와 안나에 이어 크리스토프, 스벤, 올라프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활약이 예고되는 가운데, 엘사와 안나의 생생한 생명력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한국인 애니메이터들로부터 탄생됐다는 점이 흥미를 더한다. 비주얼 개발 작업과 CG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맡아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다방면으로 기여 중인 이현민 슈퍼바이저가 안나 캐릭터를 총괄 담당해 더욱 친근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매력을 불어넣었다. 윤나라 애니메이터는 현대 무용가 마사 그레이엄의 동작에서 영감을 얻어 엘사가 신비로운 힘을 펼쳐내는 장면들의 생명력을 완성했다. 그는 “개선된 스토리와 뮤지컬에 맞춰 성숙해진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인형이나 그래픽이 아니라 존재하는 캐릭터, 존재하는 사람이라고 믿을 수 있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최영재 애니메이터 역시 “매 순간 ‘내가 엘사라면 어떨까’를 떠올리며 작업했다”고 덧붙여, 다재다능한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이 참여한 '겨울왕국2'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19.11.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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