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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웹툰 싱크로 100%’ 김태리 드라마 ‘정년이’, 디즈니플러스 10월 공개

배우 김태리 주연 tvN 새 드라마 ‘정년이’가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된다. 10일 디즈니플러스는 ‘정년이’의 다음달 12일 첫 공개를 확정 지었다고 밝혔다.‘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린 시리즈다. 동명의 네이버웹툰 ‘정년이’를 원작으로 하는 시리즈로, 여성국극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이미 흥행력을 검증받은 탄탄한 스토리로 인해 제작 소식이 알려진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옷소매 붉은 끝동’의 정지인 감독이 연출을 맡고 김태리(윤정년 역), 신예은(허영서 역), 라미란(강소복 역), 정은채(문옥경 역), 김윤혜(서혜랑 역), 그리고 특별출연 문소리(서용례 역) 등 화려한 캐스팅까지 더해지며 초미의 관심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다.특히 김태리는 국극 배우가 되기 위해 목포에서 혈혈단신으로 상경한 소리 천재 소녀 윤정년 역을 맡아 또 한 번 '믿고 보는 배우'의 저력을 재확인시킬 예정이다. 신예은은 노래, 춤, 연기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탄탄한 실력에 집안 배경까지 갖춘 자타공인 성골 중의 성골 허영서 역을 맡아 존재감을 빛낸다. 또한 라미란은 대쪽 같은 성격을 소유한 매란국극단 단장 강소복 역을, 정은채는 당대 최고의 여성국극단인 ‘매란국극단의 왕자님’이라고 불리는 문옥경 역을, 김윤혜는 ‘매란국극단의 공주님’ 서혜랑 역을 맡아 반짝이는 스타의 아우라를 뽐낼 전망이다.이 가운데 공개된 메인 포스터는 극의 주요 무대 ‘매란여성국극단’에서 활약할 5인방인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정은채, 김윤혜의 후광을 한 장에 담아내 작품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킨다. 먼저 김태리는 총명한 눈망울과 당당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 재능으로 가득 찬 윤정년의 찬란한 성장기를 주목케 한다. 반면 신예은의 날 선 눈빛은 김태리와의 라이벌 구도에 대한 궁금증을 한층 끌어올린다. 또 라미란의 묵직한 카리스마, 정은채와 김윤혜의 고혹적인 자태가 폭발적인 시너지를 일으켜 향후 이들이 그려나갈 꿈의 무대에 기대감이 수직 상승한다.2024년 하반기 최고 기대작 ‘정년이’는 오는 10월 12일부터 매주 토,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9.10 12:19
영화

‘영원한 오빠’ 남진... “나는 로큰롤 가수, 트롯 싫어해” [IS인터뷰]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노래해야죠. 스스로 가수를 그만두는 일은 절대 없을 거에요.”가수 인생 60년. 1970년대를 풍미했던 슈퍼스타 남진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일간스포츠와 만나 “나는 트롯이 싫다”고 뜻밖의 고백을 했다. 우리말로 ‘뽕짝’인 트롯과 자신이 60년간 불러온 노래는 리듬이 전혀 다르다는 것. 남진은 “나는 로큰롤 가수”라면서 테이블을 드럼 삼아 즉석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남진은 4일 개봉하는 데뷔 60주년을 기념한 영화 ‘오빠, 남진’으로 관객과 만난다. 남진의 데뷔 시절부터 현재까지 대중음악을 넘어 대한민국의 역사를 관통하는 그의 인생을 담았다. “20년 전 내 모습을 볼 수 있다니 나는 참 복 받은 놈이야. 스스로 잘생겼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영화 속 나는 풋사과 같더라.”1965년 ‘서울 플레이보이’로 데뷔한 남진은 ‘가슴 아프게’로 MBC 신인가수상을 수상했다. 1971년~1973년 3년 연속 가수왕에 선정됐을 정도로 남다른 음악적 감각을 지녔다. 그는 엘비스 프레슬리, 레이 찰스 등을 좋아해 로큰롤 창법을 선호했으며, 선이 굵은 동굴 같은 저음으로 당대에 수많은 여성 팬을 거느렸다. 국내 최초 4만 팬덤을 모은 가수이기도 하다. “가수의 ‘가’도 몰랐을 때 가수를 시작했다. 공부가 죽기보다 싫었다. 그 어려운 시절에 잘 태어났으니 남들보다 편안하게 살았다. 그러다보니 가수로서 ‘애절함’이 없었다. 그 맛을 지금이라도 느끼고 싶다. 무명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남진의 어린 시절은 유복했다. 한국전쟁 직후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그는 승용차와 요트까지 가지고 있던 부잣집의 셋째 아들이었다. 부친은 성공한 사업가이자 언론사 대표, 국회의원 등을 지낸 고(故) 김문옥 씨다. 아버지의 반대를 무릎쓰고 가수가 된 남진은 “참 우여곡절이 많았지”라며 그때를 돌이켰다. “1960년대 말 가수로서 전성기라고 할 수 있었던 시기에 해병대에 입대하고, 베트남전에 파병 갔다. 파병 간지 일주일 만에 총알이 발아래로 떨어지더라.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참 무서웠던 순간이지만, 베트남전에 참전했기 때문에 내 전성기가 더욱 뜨거워진 것 같다. 인생은 파도 같은 것이다.”남진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3년 만에 돌아와 가요계에서 마주한 건 이후 평생의 라이벌이라 불리는 나훈아였다. 당시 라이벌 구도가 얼마나 심했냐면 나훈아가 괴한에게 피습되는 사건이 있었는데 그 배후로 남진이 지목당했을 정도다. 남진은 “나훈아와 나는 연예계가 만들어준 ‘비즈니스 라이벌’”이라면서 “나훈아는 트롯 가수고 나는 로큰롤 가수다. 나훈아가 나보다 한창 후배”라고 허허 웃었다. 남진에게 라이벌 구도는 예나 지금이나 피할 수 없는 운명인가 보다. ‘오빠, 남진’ 개봉 일주일 전인 지난달 28일 가수 임영웅의 첫 스타디움 입성기를 그린 ‘아임 히어로-더 스타디움 더 무비’가 공개됐다. “지켜보는 처지에서는 매우 재미있는 그림”이라는 질문에 남진은 “60년 세월이랑 어떻게 비교하냐”고 너스레를 떨면서 “저는 흑백 시절, 냄새나는 분장실, 악취가 진동하는 극장 등 그 세월이 통째로 담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친구 영화 많이 재밌데요?”라고 역질문해 웃음을 안겼다.클래식은 영원하다는 말이 있다. 고전은 시대를 초월해 꾸준히 사랑을 받는다는 의미다. 남진의 노래 역시 그렇다.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흥얼거리게 만드는, 지금 아이돌 노래와 또 다른 세련됨이 묻어있다. 인터뷰 내내 “노래가 나의 인생”임을 강조한 남진에게 마지막 무대는 없다. 그는 “가수로서 마지막은 ‘자연’이 정해주는 거지 스스로 관두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무대 위에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순간이 나의 은퇴 공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9.04 06:03
드라마

원작 찢고 나왔다..김태리→라미란 ‘정년이’, 눈부신 싱크로율

tvN 새 토일드라마 ‘정년이’ 제작진이 동명의 웹툰 원작을 작화한 나몬 작가의 스페셜 포스터를 2일 공개했다.‘정년이’는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린다. 1950년대에 대중적 인기를 모았던 ‘여성 국극’이라는 신선한 소재가 눈길을 끌며, 주인공 ‘정년이’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극단 스타가 되어가는 여정을 그려낸 작품. '옷소매 붉은 끝동'을 연출했던 정지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김태리(윤정년), 신예은(허영서), 라미란(강소복), 정은채(문옥경), 김윤혜(서혜랑) 그리고 특별출연 하는 문소리(서용례), 이덕화(공선부) 등의 참여로 기대감을 높인다.이번에 공개된 ‘스페셜 작화 포스터’는 동명의 웹툰 원작 작화를 맡았던 나몬 작가가 드라마 론칭을 기념해 웹툰 버전으로 직접 그린 것으로, 앞서 공개된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정은채, 김윤혜의 극장 포스터를 웹툰화 했다. 포스터 공개 당시 한 시대를 풍미한 소리꾼들의 아우라가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며 ‘국극’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기도 했다.‘스페셜 작화 포스터’는 드라마 속 캐릭터들과 원작 캐릭터의 빛나는 싱크로율을 증명한다. 국극배우가 되기 위해 목포에서 혈혈단신으로 상경한 소리 천재 윤정년'의 반짝이는 눈망울, 탄탄한 실력에 집안 배경까지 갖춘 자타공인 국극단 엘리트 연구생 '허영서'의 도도한 눈빛, 또 대쪽 같은 단장 '강소복'의 카리스마, 국극단 최고의 스타들인 '문옥경', '서혜랑'의 매력적인 자태까지 "웹툰을 찢고 나왔다"라는 반응이 절로 나올 정도. 이에 원작 팬들을 비롯해 수많은 시청자들을 열광케 할 배우들의 열연에 기대가 커진다.그런가 하면 나몬 작가는 “웹툰이 아닌 정년이는 관객의 입장으로 보게 된다. 한 명의 시청자로 드라마의 매력을 온전히 바라볼 것 같다”며 드라마 ‘정년이’ 론칭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드라마에서는 웹툰에서는 미처 담을 수 없던 움직임, 음악 등이 다 표현될 것 같아서 공들여 연출해주신 무대 장면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크다”라고 덧붙여 기대감을 고조시켰다.‘정년이’는 오는 10월 12일 오후 9시 20분 첫 방송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9.02 15:58
생활문화

[황교익의 Epi-Life]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이 다행일 수 있기를

친구들과 캄보디아 앙코르 왓을 간 적이 있습니다. 웅장하고 화려한 사원 앞에서 우리는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현지 가이드가 우리에게 한 말은 구체적으로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말이었을 것입니다.“크메르 제국은 802년에서 1431년까지 존재했던 왕국입니다. 처음에는 바라문교를 믿었고 나중에는 불교를 신봉했지요. 왕들은 수많은 사원을 지었습니다. 이 밀림에 1200개의 사원이 있습니다. 앙코르 왓은 그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앙코르 왓은 12세기에 수리야바르만 2세가 지은 것인데, 사원 중에 가장 웅장하고 아름답습니다.”누군가 가이드에게 이런 질문을 하였습니다. “저걸 누가 지었어요?”가이드가 웃으며 천천히 “수-리-야-바-르-만 2세입니다”라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이내 말을 바꾸었습니다. 질문의 내용을 알아차린 것이지요. 가이드가 한 말은 역시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지만 내용은 대충 이러했습니다.“앙코르 왓은 수-리-야-바-르-만 2세가 바라문교의 비슈누에게 헌정한 사원이구요, 누가 지었느냐는 질문은 사원을 지은 인부들을 말씀하신 것으로 보이는데, 맞습니다, 이거 중요합니다. 수리야바르만 2세가 통치할 때에 이 사원을 중심으로 한 도시에 100만명이 모여 살았습니다. 그 당시에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였습니다. 영국 런던의 인구가 겨우 20만명일 때입니다. 인력이 충분히 많았습니다. 여기에 또 전쟁 포로가 동원되었습니다. 크메르 왕국은 전쟁 국가였습니다. 이웃 나라를 점령하고 포로를 끌고와서 사원을 짓게 했습니다. 앙코르 왓의 돌은 여기에 없는 돌입니다. 무려 40㎞ 떨어진 곳에서 가져와 지은 것입니다. 이 사원을 짓는 데 30년이 넘게 걸렸습니다.”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저는 조용히 혼잣말을 하였습니다. “아아, 한번 끌려오면 사원 짓는 일로 인생이 끝났겠구나. 그들도 왕처럼 바라문교 신도이기는 했을까? 그때에 여기서 태어난 것이….”사람은 자신이 태어나고 싶은 곳에서 태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앙코르 왓을 지었던 인부들은 그때에 크메르 왕국에서 태어나서 그 일을 한 것입니다. 한국인 여러분도 한국인으로 태어날 의지를 가지고 있어서 한국에서 태어난 것은 아닙니다. (귀화를 한 사람은 빼고) 한국인 여러분의 부모님이 한국인이어서 여러분은 한국인이 된 것입니다. 인간은 어느 시기에 어느 땅에 툭 던져진 존재로 살아갈 뿐이다.저는 1962년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습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8년째 되던 해입니다. 이 시기를 ‘전후 절대 빈곤의 시기’라고 하는데, 세상에 처음 나온 제가 제게 닥친 상황이 빈곤인지 뭔지 알기나 했겠는지요. 밑도 가리지 않고 흙바닥을 기면서 놀아도 그게 원래 인간으로 태어나면 다 하는 일인 줄 여겼겠지요. 아주 어릴 때에는 이 지구에 저와 같은 한국인이 있고 또 여러 국가의 국민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을 것입니다.여섯 살에 학교에 갔는데, 제가 한국인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된 것은 그때부터였을 것입니다. 태극기에 경례를 하면서 가슴 한쪽이 뿌듯해짐을 느꼈습니다. 조회 시간에 애국가 제창을 할 때이면 눈가가 촉촉해지곤 했지요. 미술 시간에 태극기와 한반도 지도를 그리며 이 지구의 수많은 나라 중에 이 대한민국에 태어난 자신을 자랑스러워하게도 되었고요.모든 여행은 결국 자신의 내부로 여행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앙코르 왓을 보고 온 그날 밤에 친구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사는 일에 대해 여러 말들을 하였습니다. 우리 자신이 선택한 대한민국은 아니지만 이 대한민국에서 사는 것이 과연 행복한지 대한민국에서의 삶에 대해 평가를 하였습니다. 웃다가 울다가, 결론은 이랬습니다.“우리 그래도 전쟁 없이 살았잖아. 다행인 거지 뭐. 그 정도에서 우리 만족하자고.”요즘 대한민국에 전쟁을 입에 올리는 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왕은 왕놀이를 하려고 들겠지만 그 왕놀이로 국민은 목숨을 내놓게 될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이 다행이라는 결론이 계속 유지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2024.07.04 06:59
영화

벌써 20주년 ‘태극기 휘날리며’…선명하고 생생하게 되새기는 한국전쟁 [종합]

‘태극기 휘날리며’가 개봉 20주년을 맞아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한다.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재개봉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강제규 감독과 배우 장동건이 참석했다.‘태극기 휘날리며’(이하 ‘태극기’)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두 형제의 갈등과 우애 그리고 전쟁의 비극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04년 개봉 당시 누적 관객 1175만 명을 동원했다.이날 강제규 감독은 “세월이 너무 빠르다. 당시 촬영 회차가 150회 정도였는데 사계절 내내 너무 고생해서 지금도 현장에 있는 듯한 그런 생생함이 마음속에 뜨겁게 남아있다”며 “20년 동안 못 만난 친한 친구를 다시 만난 기분이다. 그 친구 같은 영화가 20년 지나고 어떻게 다시 다가올지 궁금하다. 여러분도 그런 관점에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재개봉 소감을 밝혔다. ‘태극기 휘날리며’로 한국 영화사상 두 번째 천만 영화의 주인공이 된 강 감독은 “당시에는 감히 입에 올릴 수 있는 숫자는 아니었다”면서도 “영화를 찍으며 주위 분들의 반응도, 스스로도 큰 반향이 오리라는 확신은 있었다. 그래도 막상 천만이라는 결과가 나오니 ‘5천만 국민 중 어떻게 천만이나 볼 수 있지?’하는 감사함과 더불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콘텐츠에 관심과 사랑이 큰 민족이구나 느꼈다”고 감사를 전했다. 장동건은 당시를 회상하며 “감독님의 전작 ‘쉬리’를 계기로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말이 처음 나오던 시기였다. 그 당시 제작비 백억은 거대한 규모였다”면서 “주연 배우로서도 내심 부담감이 있었지만, 스태프들과 촬영본을 같이 보며 다잡고 힘을 낸 기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도 후회가 없었고, 관객들에게도 전달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작품과 배역 진태에 대한 여전한 애정도 드러낸 장동건은 “‘태극기’는 여전히 제 대표작이기도 하지만, 사실 제 아버지와 할아버지 고향이 이북이다보니 명절 때 가족들과 모이면 한국전쟁 얘기를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듣고 자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 시절 경험담이나 피난의 모습 같은 것들이 제게는 친숙했다”며 “진태의 마음이 공감이 갔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진석(원빈)이라는 아기 같은 동생, 가족을 지키기 위해 견뎌야 했던 청년의 모습이 당시 매력적이고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연기한 캐릭터 중 마음에 들고 좋아하는 캐릭터”라고 덧붙였다. 이날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또 다른 주연 배우 원빈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강 감독은 “이번에 연락을 드리긴 했는데 요새 활동을 잘 안 하시니 저도 4~5년 만의 연락이다. 전화번호도 바뀐 것 같더라”며 “올해 20주년이고 제천 영화제에서도 자리를 만들려고 준비하는 게 있어 그때는 원빈 씨와의 만남 기회를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20년이 흐른 지금 작품을 다시 보는 것에 대해 아쉬움은 없을까. 강 감독은 “작품도 하나의 인물상을 들여다보듯 시대와 상황에 따라 관점과 느낌이 달라진다. 그래서 평가가 달라지는 것 같다”며 “조금 더 폼나게 할 수 있었을 텐데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다시 제작하고 편집할 수는 없기에 ‘그 시대였기에 그럴 수 있다’고 일종의 시대의 단면처럼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 한다”고 털어놨다.끝으로 장동건은 “20년이 지나도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앞으로도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의 바이블 같은 영화로서 관객들의 기억 속에 남아준다면 영광이다”라고 말했다.강 감독 또한 “‘태극기’가 한국전쟁의 과거와 미래, 우리 삶이 어떻게 변화할지 생각의 계기를 마련하는 역할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당부했다.‘태극기 휘날리며’는 오는 6월 6일 재개봉한다.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5.30 21:21
영화

‘태극기’ 장동건 “중학생 아들과 볼 수 있는 내 출연작 많지 않아”

배우 장동건이 20주년을 맞은 ‘태극기 휘날리며’ 를 자녀와 함께 감상 예정이다.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재개봉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강제규 감독과 배우 장동건이 참석했다.이날 장동건은 “아직도 당시 현장이 생생하게 기억이 많이 난다.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는게 실감 안날정도로 빨리 지나갔다”며 “제가 찍었던 영화 중 제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많지 않은데 이번에 재개봉해서 아들 데리고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굉장히 기쁘다”고 재개봉 소감을 밝혔다.이어 그는 “그동안은 아이가 너무 어리기도 했고 제가 유독 미성년자 관람 불가 영화를 찍어서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연풍연가’ 이외는 없더라”며 “(자녀가) 초등학생 때 함께 본적은 있는데 ‘너무 오글거린다고 못 보겠더라’ 이야기 나눴다”고 말했다. ‘연풍연가’는 아내 고소영과의 멜로를 그린 작품이다.그러면서 장동건은 “아빠가 유명한 배우라는데 본 작품이 없다보니, 이번에 중학생된 아들이 재개봉 한다니까 ‘극장가서 같이 보고 싶다’고 해서 예매해서 관람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태극기 휘날리며’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두 형제의 갈등과 우애 그리고 전쟁의 비극을 그린 작품이다. 개봉 20주년 기념 4K 리마스터링 버전은 오는 6월 6일 재개봉한다.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5.30 20:23
연예일반

“노사연 부친 마산 민간인 학살 주도” 주장한 김주완 작가, 무혐의 처분

가수 노사연이 부친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김주완 작가를 상대로 고소한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경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20일 서울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4일 김 작가에게 ‘증거 불충분하여 혐의없음, 불송치함’을 알리는 수사결과 통지서를 보냈다.앞서 지난 8월 16일 노사연 자매는 윤석열 대통령 부친상에 조문을 갔었고, 당시 김 작가는 자신의 SNS에 ‘노사연 노사봉 자매의 아버지 노양환 상사’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김 작가는 “노양환은 한국전쟁 당시 마산지역 민간인학살 사건을 주도한 특무대(CIC) 마산파견대 상사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4.19 직후 결성된 피학살자 유족회에서 학살책임자들을 고발할 때 노양환도 피고발인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노사연 측은 법률대리인을 선임하고 “고 노양환 상사는 국민보도연맹 사건 당시 방첩대에서 수사관으로 재직했기 때문에 마산학살 사건에 투입돼 현장 지휘 등에 일체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동시에 김 작가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중부경찰서에 고소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12.2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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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틱은 추모의 상징 ‘포피’를 왜 거부할까?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지난 11월 11일은 영국의 현충일인 ‘리멤브런스 데이(Remembrance day)’였다. 이날 저녁 런던의 로열 앨버트홀에서는 참전용사를 추모하는 ‘페스티벌 오브 리멤브런스’가 열렸다. 찰스 3세, 윌리엄 왕세자 부부 등 왕실 인사와 리시 수낵 총리를 비롯해 주요 정치인이 참석한 이 국가적인 행사를 BBC가 생중계했다. 특히 올해는 정전 70주년을 맞은 한국전쟁의 전사자들을 가장 먼저 추모했다. 또한 한국전의 참전용사이자 영국의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서 2019년 우승한 콜린 새커리(93세)가 아리랑을 한국어로 불러 눈길을 끌었다.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영국은 1921년부터 참전 장병을 추모하기 위해 포피를 다는 전통이 생겼다. 1, 2차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시작한 포피는 규모가 커져 현재는 세계대전 이후 영국군이 참전한 모든 전투에서 희생한 이들을 추모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포피를 둘러싼 갈등도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를 구성하는 브리튼 바로 옆에는 아일랜드라고 불리는 섬이 있다. 12세기부터 무려 700여년간 영국의 지배를 받은 아일랜드는 1922년에 독립, 아일랜드 공화국으로 탄생했다. 하지만 아일랜드의 총 32개 카운티 중 26개만 독립에 성공했다. 17세기 초 북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남부에서 이주한 신교도가 많은 아일랜드 북쪽에 위치한 얼스터 지방의 6개 카운티는 지금도 영국이 지배하고 있다. 여기가 바로 북아일랜드다.북아일랜드는 아일랜드와 영국의 영향을 받은 가톨릭교도와 신교도 간의 갈등이 뿌리 깊은 지역이다. 가톨릭교도는 아일랜드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공화주의자들로, 남북이 합쳐진 통일 아일랜드를 꿈꾼다. 그에 반해 신교도들은 자신을 영국인(British)과 연합주의자(unionist)로 인식한다. 영국 왕에 충성하는 이들은 북아일랜드가 영국(UK)에 남기를 희망한다.1960년대 말부터 1998년까지 이들이 벌인 갈등을 ‘The Troubles(북아일랜드 분쟁)’이라고 부른다. 남북 아일랜드의 통일을 목표로 하는 아일랜드공화국군(IRA), 왕당파의 군사조직인 얼스터 의용군과 영국 정부군 등이 분쟁에 참여했다. 분쟁은 주로 북아일랜드와 수도인 벨파스트에서 벌어졌으나, 잉글랜드와 유럽 대륙으로 확산된 적도 있다. 특히 필자가 학부 공부를 하던 1990년대에는 IRA가 런던에서 폭탄 테러를 종종 일으켰다. 한번은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해야 하는데, 테러로 인해 지하철역이 폐쇄되어 지각한 적도 있었다. 당시 필자가 사과와 함께 IRA 핑계를 대니, 교수님과 동료 학생들이 모두 너그럽게 이해해 준 기억도 난다.분쟁 기간 중 1972년 1월 30일 북아일랜드의 데리(Derry)에서 벌어진 ‘피의 일요일(Bloody Sunday)’ 사건이 특히 유명하다. 영국 공수부대원의 일부가 시위 중이던 비무장 가톨릭교도를 항해 사격을 한 것이다. 이로 인해 14명이 사망했고 십수 명이 다쳤다. 이 사건 이후 북아일랜드 분쟁은 더욱더 격화된다. 전설적인 밴드 비틀즈의 멤버 4명은 모두 아일랜드 혈통을 갖고 있는데, 이 중 특히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는 각각 이 사건을 다룬 노래를 발표해 분노를 표출했다. 1998년 벨파스트 협정이 체결되며 북아일랜드 분쟁은 종결됐지만, 30여 년에 걸친 무력 충돌의 결과로 35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 선덜랜드, 위건, 웨스트 브로미치 등에서 뛰었던 미드필더 제임스 맥클린은 피의 일요일 사건이 벌어진 북아일랜드의 데리 출신이다. 맥클린은 “포피가 단순히 1, 2차 대전 희생자들에 관한 것이라면 (포피 셔츠를) 매일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포피는 영국군이 관여해온 모든 갈등에 관한 것”이라며 포피 셔츠 착용을 거부했다. 그는 북아일랜드 분쟁에 참여한 영국군을 지지할 수 없다는 아일랜드인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다. 일부 영국인들은 맥클린의 이러한 소신을 지지했다. 하지만 포피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그는 상대팀 서포터스뿐만 아니라 일부 홈 팬들로부터도 오랫동안 야유를 받았다. 심지어 맥클린은 살해 위협을 받은 적도 있다.리멤버런스 데이 행사는 북아일랜드에서도 매년 열리지만, 현재도 대부분의 아일랜드 민족주의자와 공화당원은 추모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 한편 아일랜드 공화국은 두 번의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아일랜드인을 추모하기 위해 매년 7월 자체적인 국가 기념일을 가진다. 영국의 주요 축구팀 중 유일하게 포피 셔츠를 거부하는 클럽이 있다. 바로 스코틀랜드의 명문 클럽 셀틱이다. 아일랜드의 가톨릭 유산을 바탕으로 설립된 셀틱은 전쟁에서 희생된 군인들을 존중하지만, 어떠한 정치적 또는 종교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중립적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맥클린과 달리 포피 착용에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 아일랜드 출신 선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북아일랜드 출신의 마틴 오닐 감독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일랜드 대표팀에서 주장을 맡았던 로이 킨이다. 특히 킨은 지도자에서 물러난 후 스카이 스포츠 방송팀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포피를 꾸준히 착용해 고향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포피는 영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에서 존경과 기억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복잡한 역사와 정치적 요인으로 인해 지역과 사람에 따라 포피는 다르게 해석될 수밖에 없다. 이에 빨간색 포피 대신 평화를 상징하는 하얀색 포피를 다는 이들도 최근 늘어나고 있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진정한 추모는 ‘강요’나 ‘의무’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발적으로 참여할 때 포피는 비로소 추모의 상징으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3.11.17 15:00
연예일반

김태리‧신예은X‘옷소매’ 정지인PD ‘정년이’, 내년 tvN 편성 확정 확정 [공식]

배우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문소리가 출연하는 ‘정년이’가 tvN 편성을 확정 지었다고 tvN은 16일 이 같이 밝혔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 소리 하나만큼은 타고난 소녀 정년(김태리)의 여성국극단 입성과 성장기를 그린다. 동명의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정년이’는 여성국극(1950년대 한국 전쟁을 전후로 큰 대중적 인기를 모은 창극의 한 갈래로서 모든 배역을 전원 여자가 맡는다)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이미 흥행력을 검증 받은 탄탄한 스토리로 인해 제작 소식이 알려진 당시에도 큰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옷소매 붉은 끝동’을 통해 제34회 한국PD대상 올해의 PD상을 수상한 정지인 감독이 연출을 맡고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문소리라는 화려한 캐스팅까지 더해지며 초미의 관심작으로 떠오른 상황이다.극중 김태리는 국극배우가 되기 위해 목포에서 혈혈단신으로 상경한 판소리 천재소녀 윤정년 역으로 열연을 펼친다. 영화 ‘아가씨’, ‘1987’, ‘리틀 포레스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스물다섯 스물하나’, ‘악귀’ 등 출연작마다 명불허전의 연기를 뽐내 온 김태리는 원작 웹툰의 실제 뮤즈로 알려진 바. 이에 높은 싱크로율로 캐릭터를 구현해 낼 김태리의 활약에 관심이 집중된다.신예은은 노래, 춤, 연기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탄탄한 실력에 집안 배경까지 갖춘 자타공인 성골 중의 성골 '허영서'로 변신해 극 중 정년과 불꽃 튀는 라이벌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3인칭 복수’로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여우상 수상의 쾌거를 이루며 연기력과 스타성을 모두 인정받은 신예은의 존재감에 기대가 높아진다.라미란은 서늘한 카리스마와 대쪽 같은 성격을 소유한 매란국극단 단장 강소복을 연기한다. 영화 ‘정직한 후보’ 시리즈부터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우리가 만난 기적', '나쁜엄마', 티빙 오리지널 ‘잔혹한 인턴’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연기력으로 정평이 난 라미란이 선보일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에 기대감이 고조된다.끝으로 문소리가 특별출연으로 힘을 보탠다. 문소리는 천재 소리꾼이었던 과거를 묻어둔 채 홀로 자식을 키워낸 정년의 엄마 서용례 역으로 분한다. 영화 '박하사탕', '오아시스', '바람난 가족', ‘세자매’,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퀸메이커', ‘레이스’ 등 수많은 작품 속에서 독보적인 연기력을 뽐내 온 문소리가 극에 몰입도를 한층 더할 전망이다.‘정년이’는 내년 방송될 예정이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11.1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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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EPL 셔츠에 새겨진 양귀비꽃. 설마 ‘아편’은 아니겠지?

1990년대 영국 런던에서 학부 과정에 있던 필자에게 11월이 되면 눈에 띄는 게 있었다. 학교, 길거리 등에서 마주치는 영국인들 중 상당수가 가슴에 조그마한 빨간색 꽃을 달고 있는 것이다. TV에 등장하는 뉴스 앵커, 정치인 등도 거의 모두가 그러한 꽃을 달았다. “도대체 저게 뭘까?”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궁금증은 곧 풀렸다. 빨간색 꽃은 ‘포피(poppy, 양귀비꽃)’였고, 영국이 참여한 전쟁에서 전사한 병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포피를 착용한 것을 보며 당시 필자는 고민에 빠졌었다. “나도 달아야 하나? 아니 영국인도 아닌 내가 포피를 달면 오바 같은데?”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답은 쉽게 나왔다. 영국은 한국전쟁 때 미국 다음으로 많은 군대를 파견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먼 나라인 한국까지 와서 목숨을 바친 1200여 명의 영국 군인들을 추모하고 싶었다. 당시 포피를 참 열심히 달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포피는 보통 장애가 있는 전직 영국 군인 50명이 만든다고 한다. 이렇게 생산된 포피는 영국재향군인회(RBL, Royal British Legion)에 속한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영국 전역에서 판매된다. 포피는 정해진 가격이 없다. 보통 구매자가 임의로 정한 액수를 기부하는 방식으로 구매는 이루어진다. 90년대 필자는 포피 하나당 2 파운드를 기부했다. 이렇게 모인 수익금은 참전용사와 그들의 가족을 위해 쓰인다. 그렇다면 왜 11월일까? 영국, 프랑스 등이 주축이 된 연합국과 독일이 제1차 세계대전을 사실상 종결하는 휴전협정을 1918년 11월 11일에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영국, 캐나다 등의 영연방 국가와 프랑스는 매년 11월 11일을 ‘리멤브런스 데이(Remembrance day, 한국의 현충일에 해당)’라는 이름으로 추모한다.리멤브런스 데이는 ‘포피 데이(Poppy Day)’라고도 불린다. 양귀비꽃을 가슴에 달고 전몰장병을 추모한데서 유래했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수많은 꽃 중에서 왜 양귀비일까? 1차 세계대전은 참혹한 전쟁이었다. 특히 참호전이 벌어진 서부전선이 그랬다. 당시 영국, 프랑스와 독일군은 상대방이 참호 옆으로 돌파 공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참호를 계속 이어지게 팠다. 참호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공군의 효과적인 지원이나 전차 같은 기계화 부대가 필요했으나, 당시에는 그러한 무기가 없었다. 따라서 공격할 때는 언제나 보병이 앞장서야 했고, 이들에게는 무자비한 기관총탄 세례가 퍼부어졌다. 이에 전투 한번 할 때마다 엄청난 인명피해가 나왔다.참호와 참호 사이에는 무인지대(no-man's land)가 있다. 수많은 이의 목숨을 앗아간 황량한 땅인 무인지대에도 봄이 되면 언제나 피는 꽃이 있었다. 바로 포피였다. 포피는 유럽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지만, 특히 벨기에와 프랑스 북부지역에서 대량으로 자란다. 1915년 5월 캐나다군의 군의관 존 맥크레이 중령은 치열한 참호전이 벌어졌던 벨기에 플란더스 지방에 핀 수많은 포피를 바라보며 "In Flanders Fields(플란더스 들판에서)"라는 유명한 시를 짓는다. 이 시는 전사한 군인들의 관점에서 써졌다. “며칠 전만 해도 살아서 새벽을 느꼈고, 석양을 바라보았지 (중략) 지금 우리는 플란더스 들판에 이렇게 누워 있다네. (중략) 우리와의 신의를 그대들이 저버린다면, 우리는 영영 잠들지 못하리. 설사 플란더스 들판에 양귀비꽃이 자란다 하여도.” 이렇게 시는 마지막 구절에서 살아있는 이들에게 끝까지 싸워달라고 부탁한다. 포피는 어디에서나 자랄 수 있는 강인한 꽃이지만 섬세함도 지녔다. 따라서 이 꽃은 전사한 군인들을 기억하기에 적합한 상징이었다. 시에서 영감을 받은 사람들은 참전 용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포피를 달게 된다. 이후 포피는 미국, 캐나다를 거쳐 영국에 전파된다. 1921년 포피는 영국에서 정전기념일에 착용할 추모의 꽃이 되었다. 양귀비하면 떠오르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마약이다. 양귀비는 헤로인의 원료인 아편 성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참전 용사를 추모하자는 취지는 좋지만, 아편이 갖는 이미지 때문에 뭔가 찝찝한 기분이 드는 독자도 분명 있을 것이다. 사실 포피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다. 양귀비과(Papaver)에만 120종 이상이 존재한다고 한다. 이 중 ‘Papaver somniferum’란 학명을 가진 양귀비가 마약 성분을 가지고 있다. 영어로 ‘오피움(opium, 아편)’ 포피라고 불리는 이 꽃은 모르핀을 함유하고 있어 부상당한 군인들의 진통제로 쓰였다. 이에 반해 ‘Papaver rhoeas’란 학명을 가진 양귀비는 영어로 보통 ‘콘 포피(corn poppy, 개양귀비)’라고 칭한다. 리멤브런스 데이와 연관된 양귀비가 바로 아편 성분이 없는 콘 포피다. 콘 포피는 전쟁의 고통과 슬픔을 기억하고 반성하는 용도로 당시 사람들에게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줬다.2000년대 들어 포피는 영국 사회에서 논쟁의 중심에 여러 번 오른다. 포피는 정치적으로 변했고,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쓰인다는 것이다. 또한 유명 인사들에게 포피 착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고, 의무화되었다는 불편한 진실도 밝혀진다. 2006년 영국의 지상파 방송인 채널 4 뉴스의 유명 앵커 존 스노우는 포피 착용에 대한 압력을 ‘포피 파시즘’에 비유했다. 일종의 포피 파시즘은 잉글랜드 축구에도 등장한다. 국내 많은 팬들의 추측과는 달리, 잉글랜드 축구 셔츠에 포피를 새기는 것은 오랜 전통의 산물이 아니다. EPL에 속한 모든 클럽의 선수들이 포피 셔츠를 입기 시작한 때는 불과 11년 전인 2012년이다. 다음 칼럼에서 포피가 영국 축구에서 일으킨 논쟁에 대해 알아보자.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3.11.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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