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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심재걸 엔터잡학사전] K팝의 중국몽, 매혹적 그러나 치명적인

매혹적이면서 위험한, 두 얼굴의 시장이 빗장을 풀기 시작했다.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가 점점 현실화되면서 K팝 기획사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한동안 사라지거나 대폭 축소됐던 중국 지사들이 부활을 노리며 인력 충원에 나섰다. 그야말로 요즘 기획사 내 해외사업부의 최대 화두는 중국 시장이다. 경쟁사 보다 더 상세한 현황을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데 열을 올린다. 군소 에이전시들도 9년 만에 중국 출장이 잦아지며 선점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들어 확실히 달라진 중국 당국의 ‘상업공연’ 허가 사례에 기반한다. 중국은 2016년 7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이후, 마치 보복 조치처럼 K팝 스타들의 공연을 거부해왔다. 그나마 중국인 멤버가 있거나 소규모 팬미팅 등에 한정해 허가를 내줬다. 하지만 최근 멤버 전원이 한국 국적인 그룹 이펙스의 푸저우 콘서트가 오는 31일 열리고, 9월에는 하이난성에서 4만 명 규모의 ‘드림콘서트’가 예정됐다. 한동안 1만 석 이상의 대규모 공연은 열리지 않았던 점에서 의미 있는 신호로 여겨진다. 지난해 말부터 스멀스멀 올라오던 한한령 해제 분위기가 이제는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억 인구의 중국은 긴 설명이 필요 없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한한령 이전 빅뱅은 2016년 월드투어 당시 중국에서만 48만 관객을 모았다. 대규모 공연에서 발생되는 매출과 함께 MD 팝업스토어를 통한 부가수익으로 큰 재미를 봤다. K팝에 대한 인기가 오랫동안 유지되며 동경의 대상으로 자리 잡은 만큼 가장 속도감 있게 수혜를 확인할 수 있는 분야로 통한다. 그럼에도 중국은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위험 시장이기도 하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언제든 자세를 급변해온 탓이다. 한류 문화 콘텐츠 유통에 상당한 제약이 있었던 것은 엄연한 사실이지만 중국 당국은 그간 단 한 번도 한한령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만큼 공식 해제의 선언도 할 리 없다. 9년간 공연 허가와 갑작스러운 취소를 여러 차례 경험하며 중국 리스크에 시달려온 것을 망각해선 안 될 일이다. 중국 공산당과 친분을 앞세운 현지 브로커의 말만 믿고 과감히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 K팝 관계자들도 적지 않다. 통계로 잡힐만한 수치와 사례가 적립되지 않아 더 위험하다.반중, 반한 정서로 맞물려 있는 상황도 예측 불가능한 영역의 뇌관이다. 잊을만하면 튀어나오는 중국의 김치, 한복 등이 자기네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슈 등은 기획사들을 괴롭혀왔다. 우리 전통 무용을 중국 문화유산이라 주장하고, K팝이 아니라 A팝(아시안팝)이라고 고치라는 등 이 같은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기획사 전체 보이콧으로 전개하겠다고 위협하는 일도 있었다. 한 번 좌표가 찍히면 회사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이메일, DM 등이 폭발한다. 같은 소속사란 이유로 아무 관련 없는 아티스트에게도 비난을 퍼붓는다. 비즈니스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이제는 뮤직비디오나 앨범 재킷 촬영 시 한복을 입는 것도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수준이 됐다.중국 내수 시장의 부진 역시 고려 사항이다. 중국은 미국과 오랜 대립 속에서 경제 성장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돌파구 중 하나로 한한령 해제를 만지작거리는 모양새다. 그렇기에 중국이 내수 침체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과연 한한령이 해제된다고 하더라도 예전 같은 소비력을 기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분명히 달라진 기류는 반길만하다. 일시적 바람이라고 해도 의미 있는 신호인 것은 확실하다. 그럼에도 앞뒷면의 성질을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치명적인 피해를 피할 수 있다. 정치적 장벽의 재발은 한순간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변화된 중국 문화의 시장, 수요를 면밀히 파악하는 작업도 선행돼야 한다. ‘중국몽’의 설렘 보다는 차분한 반면교사가 더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에겐 잊지 말아야 할 9년의 기억이 있다.심재걸 대중문화 평론가◇ 필자 소개 : 현재 브랜드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며 평론가로도 활동 중입니다. 온·오프라인 미디어에서 연예 저널리스트로 활동했으며 YG엔터테인먼트에서 업계 실무를 경험했습니다. ‘심재걸 엔터 잡학사전’에서 엔터 관련 다양한 현상들을 해설하며 세대간 소통의 장을 마련합니다. 2025.05.07 06:00
뮤직

‘보이즈 2 플래닛’, 韓·中 아이돌 두 팀 나온다

CJ ENM이 ‘보이즈 2 플래닛’를 한국, 중국에서 동시에 선보이며 두 개 팀 탄생을 예고했다. 15일 오후 서울 청담동 더클래스 청담에서 ‘CJ ENM MUSIC 미디어 라운지’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신형관 음악콘텐츠사업본부장, 김지원 엠넷플러스 사업부장이 참석해 Mnet 30주년을 맞아 2025년 글로벌 뮤직 IP 파워하우스로 본격 도약할 CJ ENM 음악 사업의 청사진을 소개했다. 이날 신 본부장은 ‘보이즈 2 플래닛’에 대해 소개하며 “한국어, 중국어 두 개의 팀이 동시에 진행된다. 한편은 한국어로 제작되고, 또 한 편은 중국권을 겨냥한 프로그램이 나온다. 오랫동안 TV 오디션 쇼를 만들어 왔지만 이런 규모는 우리도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랜 기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110개국에서 참가자 지원이 왔고, K와 C 모두 아시아 넘어 세계 각국에서 지원자가 왔다. 650여 개 국내외 기획사들이 우리와 함께 하겠다고 연락이 왔을 정도로 기대감이 큰 프로그램이다. 동시에 두 개의 프로그램을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만드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관심 있게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4.15 16:35
스타

“잇따른 韓스타 죽음, 압박 심한 분위기 탓” 故김새론 비보에 외신들 비판

배우 고(故) 김새론의 갑작스러운 부고에 외신도 주목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서 가장 찬사를 받는 젊은 배우 중 한 명이었던 김새론은 2022년 음주 운전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대중의 비판에 직면한 이후 어떤 작품에도 출연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의 죽음은, 호황기를 맞고 있지만 압박이 심한 한국 연예산업에 닥친 최근의 비극”이라며 “(한국의 연예산업이) 급성장하는 스타들의 정신건강에 타격을 주는 것으로 비판 받아왔다”고 분석했다.CNN 또한 “최근 몇 년간 젊은 K팝 아이돌과 K드라마 배우들의 잇따른 사망 소식은 한국 연예계의 정신건강 문제와 극심한 압박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면서 배우 송재림, 그룹 아스트로 문빈, 가수 겸 배우 설리, 그룹 샤이니 종현의 선례를 언급했다.이어 “연예 기획사들은 상담 서비스 제공 및 유연한 일정 조정 등 정신건강 지원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극심한 경쟁 환경, 대중의 끊임없는 감시, 외모 및 행동에 대한 완벽함을 요구하는 문화가 여전히 연예인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조명했다.BBC 역시 “한국 연예계는 오랫동안 치열한 경쟁과 강도 높은 압박으로 인해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져왔다”며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젊은 K팝 스타와 배우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연예계의 정신적 부담이 조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한편 고김새론은 지난 16일 오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향년 25세.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타살 흔적이 없는 점 등을 토대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김새론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 6시 20분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25.02.18 08:54
뮤직

음콘협, 탬퍼링 의혹 가수 써클차트 배제 방안 검토 [전문]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가 최근 가요계 이슈로 떠오른 탬퍼링(계약 만료 전 사전 접촉)을 방지하고자 관련 의혹을 받는 가수를 차트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음콘협은 13일 성명서를 내고 “본 협회가 운영하는 써클차트는 탬퍼링 의혹이 제기된 기획사 및 관련 아티스트의 앨범, 음원 판매량을 집계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와 더불어 써클차트가 데이터를 제공하는 음악 방송 프로그램 및 국내 주요 음악 시상식에도 이들을 제외하고 공급하는 것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음콘협의 이번 성명은 그룹 뉴진스가 어도어와 전속계약 해지를 발표하고 독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이사의 템퍼링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한 업계 전반의 분위기를 수렴한 입장 발표다. 이에 음콘협은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에 대해 “최근 한 매체에서 보도된 의혹에 대한 정확한 입장과 사실관계를 밝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뉴진스에 대해서는 “전속계약의 충실한 이행을 담보하고 기획사와 진정성 있는 대화로 협의하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경우 사법부의 판단을 겸허히 기다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회와 정부를 향해서는 대중음악 산업계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해달라고 요구했다. 써클차트의 판매량 데이터는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엠넷 ‘엠카운트다운’ 등 8개 순위제 음악 프로그램과 국내 대중음악 시상식에 사용되고 있다. <다음은 음콘협 성명서 전문> 성 명 서 (사)한국음악콘텐츠협회는 대한민국 대중음악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탬퍼링 근절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24. 12. 13.(금)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사)한국음악콘텐츠협회는 최근 대중음악산업계에 이슈가 되고 있는 탬퍼링 시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대한민국 대중음악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탬퍼링 근절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임을 선언합니다. 연예기획사(이하“기획사”)가 고용한 외부의 프로듀서가 어리고 전도유망한 아티스트들과 부모들을 회유하여 기존 기획사와의 전속계약 관계를 파탄시키려는 이른바‘탬퍼링’시도를 우리는 이미‘피프티피프티’사건에서 목도한 바 있습니다. 피프티피프티 사건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최근 특정매체가 보도한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이하 “민 전 대표”)의 탬퍼링 의혹은 그 진위여부를 떠나 탬퍼링이 대중음악산업계에 얼마나 만연한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또한 이러한 탬퍼링의 시도가 중소기획사뿐만 아니라 대형기획사에서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더 이상 이 문제를 본 협회가 두고만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가 반복될 경우, 그 어떤 기획사도 훌륭한 프로듀서를 기획사 소속으로 영입하거나 외주 용역 형태로 자율권을 주면서 아티스트와 접점을 가지도록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내/외부 프로듀서가 아티스트 및 부모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이용하여 계약과 무관하게 기획사와 투자사로부터 언제든지 독립이 가능하고, 기획사가 보유한 저작물과 영업 비밀을 함부로 이용한다면 그 어떤 기획사가 아티스트 발굴과 음반 제작을 하겠으며, 그 어떤 투자자가 이런 기획사에 투자하겠습니까? 대중적 분노를 일으킨 피프티피프티 탈퇴 멤버는 버젓이 타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활동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이번 민 전 대표의 탬퍼링 의혹이 재차 제기된 것입니다. 이에 본 협회는 이번 탬퍼링 사건에 대해 민 전 대표와 뉴진스, 그리고 국회와 정부 관계자들께 다음과 같은 요청을 드립니다. 첫째, 민 전 대표는 최근 한 매체에서 보도된 탬퍼링 의혹에 대한 정확한 입장과 사실관계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보도 자료들을 통해 민 전 대표의 탬퍼링 시도 내지는 이전 소속 기획사에 대한 배임 행위 등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이번 탬퍼링 사건의 직접 당사자인 민 전 대표의 명확한 답변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민 전 대표가 부추긴 소모적인 언론전으로 사실관계에 기반을 두지 않은 수많은 추측성 기사들이 난무하였습니다. 이는‘탬퍼링’이나 K-팝에 관심이 없었던 대중들조차 업계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지난 8개월간 이어져온 이번 탬퍼링 사건으로 대중음악산업계의 피로감은 너무나 큽니다. 대중음악산업계 종사자들은 이 사건을 더 이상 언론보도를 통해 알고 싶지 않습니다. 민 전 대표는 선동적이고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회피하지 마시고 정확한 사실을 명백히 밝혀 현재의 논란을 종식시키기 바랍니다. 둘째, 가수 뉴진스는 전속계약의 충실한 이행을 담보하고 기획사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협의하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경우 사법부의 판단을 겸허히 기다려야 합니다. 대중음악산업계에 뉴진스 여러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선배 아티스트들, 타 기획사 임직원, 뉴진스 여러분을 보고 꿈을 키워나가는 동료 및 후배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K-팝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한 뉴진스의 입지가 결코 작지 않음을 상기하며 언론 보도에 신중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탬퍼링 근절을 위한 법/제도 개선을 국회 및 정부에 강력히 건의 드립니다. 전속계약을 사적자치의 영역으로 보고 당사자들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기기에는 이미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이번 사건이 현행법상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이나 배임행위로 규율될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대중음악산업계의 특수성에 부합하는 법령/제도는 현재 미비한 실정입니다. 기획사들은 장기간 대규모의 투자를 통해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유/무형의 창작물을 제작합니다. 따라서 대중음악산업계의 질서유지와 건전한 상관행 정착을 위한 개별 법령의 정비 또는 제도의 도입을 요청 드립니다. 넷째, 본 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써클차트는 탬퍼링 의혹이 제기된 기획사 및 관련 아티스트의 앨범, 음원 판매량을 집계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하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써클차트가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 음악방송 프로그램(엠카운트다운, 뮤직뱅크, 음악중심, 인기가요, 더쇼, 쇼!챔피언, 더트롯쇼, ENA케이팝차트쇼 등 총 8개 음악방송 프로그램) 및 국내 주요 음악시상식(써클차트 뮤직어워즈, MAMA, 골든디스크)에도 제외하고 공급하는 것을 검토하겠습니다. 결국 이러한 조치들은 대중음악산업계의 질서와 건전한 상관행의 정착과 지속 가능한 음악 산업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극단적인 이기주의는 결국 대중음악산업계의 분열과 공멸을 초래할 것입니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들은 산업계가 입은 이미지 손상에 책임감을 가지고 자중하는 태도로 조사에 성실히 임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당부 드립니다. 본 협회는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습니다. 사단법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일동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2.13 15:40
뮤직

하이브, 연매출 1000배 축소 신고…폐기물 부담금 1억2천만원 덜 냈다 [왓IS]

하이브가 연매출 2조원을 21억원으로 축소 신고해 플라스틱 폐기물 부담금도 약 1억2000만원 덜 낸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 한국환경공단에서 받아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하이브는 공단 시스템에 지난해 매출액을 21억7809만원으로 입력했다. 하지만 하이브 재무제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매출액은 약 2조1781억원. 공단 시스템에도 ‘0’ 3개가 더 붙어야 했으나 이를 빼고 입력해 결과적으로 매출액을 축소 신고한 셈이 됐다. 가수 앨범이나 굿즈 등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물(플라스틱) 제조 및 수입업체는 폐기물 부담금을 납부해야 하고, 하이브를 비롯한 다수의 음반제작사가 당해연도 매출액과 배출량, 증빙자료 등을 환경공단이 운영하는 폐기물 부담금 시스템에 입력해 이를 이행하고 있다. 공단 측이 박정 의원실에 제공한 증빙자료에 따르면 하이브는 2023년 기준 약 1397톤의 플라스틱을 배출했다. 지난해 국내 11개 대형 음반제작사가 앨범 발매에 쓴 플라스틱 전체량의 75%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 중 1249톤(89%)은 소속가수 앨범 제작, 148톤(11%)은 굿즈 제작에 사용됐다.이를 고려하면 하이브가 납부해야 할 폐기물 부담금은 2억7583만원이다. 하지만 매출액이 1000배 축소 신고되면서 폐기물 부담금도 거의 절반 가량 줄어든 1억4964만원으로 책정됐다.그런데 공단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지난 4월 고지서를 발급, 5월 납부를 받았다. 이후 의원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공단은 경위를 파악해 부담금 미납액 1억2512만원에 대한 추가 고지서를 하이브에 발송했다. 박정 의원실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대형 기획사들의 폐기물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데, 늘어나는 폐기물 양에 비해 부담금은 그리 늘지 않아 (의원실은) 그에 대한 추궁을 계속 해오고 있었다”며 “공단에서 하이브의 신고가 잘못 된 것을 확인하고 하이브 측에 이달 말까지 추가 납부를 요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박정 의원실은 지난달 이 문제를 지적하기 전까지 환경공단이 하이브의 매출액 축소 신고 여부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직무를 유기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어떤 경위에 의한 것이든 하이브 측 최초 입력은 잘못됐다. 하지만 증빙자료도 같이 제출하게 돼 있는 만큼 입력값과 증빙자료를 대조해 보면 잘못됐다는 걸 공단 측이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공단에 문제제기를 했고 이렇게 된 경위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하이브 관계자는 “내부에서 확인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다. 답변 나오면 알려드리겠다”고 일간스포츠에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 진행되는 종합 국정감사에는 김태호 빌리프랩 대표이사 겸 하이브 최고운영책임자가 증인으로 나선다. 국회 문체위는 김태호 대표를 불러 최근까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하이브와 걸그룹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간의 저작권, 표절 이슈 등 엔터 현황 등에 질문할 방침이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0.24 11:03
스타

변우석 ‘과잉 경호’ 나비 효과로 연예인 전용출입문 이용? 돈은 연예인이 벌고 책임은 공항이 지나 [현장에서]

인천국제공항이 공항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해 유명인 출국시 전용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신규 절차를 마련했으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인천국제공항공사가 최근 연예인 소속사(이하 기획사)들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군중의 운집을 야기할 수 있는 유명인이 인천공항에서 출국할 때 전용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를 오는 28일부터 시행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을 통해 연합에 속한 기획사들에 해당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르면 기획사가 사전에 인천국제공항공사에 공문을 제출하면 출국 전 사전에 경호원 배치신고(경찰)를 마친 아티스트는 출국 시 전용 출입문을 사용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내에서 출국하는 아티스트들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출입국 시 팬들이 모이는 규모가 점점 커졌고, 일반 이용객들의 불편을 초래하거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들이 발생해 대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앞서 지난 7월 배우 변우석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할 당시, 경호원들이 일반 승객들을 향해 강한 플래시를 쏘고 게이트를 통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잉 경호’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유명인 입출국 시 세부 대응 매뉴얼’ 등을 마련해 공항 내 유명 인사의 과잉 경호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공문에 지칭된 전용 출입문은 승무원, 도심공항에서 미리 체크인을 한 경우, 교통 약자인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일명 패스트트랙이라고 불리는 출입구다. 별도의 연예인 전용 출입문을 마련한 것은 아니다.다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과잉 경호 논란의 원인으로 ‘정보공유 미비에 따른 현장 대응 미흡’을 지목했던 만큼 기획사 측에서 미리 공문을 제출한다면 문제가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은 있다. 그럼에도 일부 아티스트가 도심공항에서 미리 체크인을 하는 방식으로 이미 해당 출입구를 이용한 경우가 종종 있어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일부 네티즌은 공항 내 발생하는 안전 문제에 대해 “팬들이 찾아오지 않으면 해결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공항에 몰리는 팬들의 행동이 스타에 대한 애착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아이돌은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다보니 과거에 비해 팬들과 직접 대면할 기회가 현저히 부족하고 팬들도 연예인을 만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을 소비해야 한다. 따라서 공식 출국 일정을 알 수 있는 공항으로 팬들이 몰리게 됐다는 분석이다.톱 스타급 연예인의 인기에 비해 경호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문제다. 이들의 인기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은 각 기획사인데 이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에 대한 책임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져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게 문제다. 연예인들과 기획사들이 이른바 ‘공항패션’으로 수익을 얻는 만큼, 그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그렇기에 기획사들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 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10.23 16:35
문화

“하이브, 굿즈로 1조 매출 올렸는데... 과태료는 300만 원” [국감브리핑]

하이브 등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정부의 반복되는 제재에도 소비자 기만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 소속 강유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하이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하며 “하이브는 2021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아이돌 굿즈 판매로만 1조 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법 사항에 대한 과태료는 300만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올해 8월 아이돌 굿즈를 판매하는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들에 과태료 처분과 사정명령을 내렸다. 이와 관해 강 의원은 “포장 개봉 시 반품 접수를 거부하고, 교환과 환불 접수 시 개봉 영상을 필수로 요구하는 등 거짓, 기만적 방법으로 소비자의 청약 철회를 제한한 이유”라고 설명했다.특히 하이브는 자회사 위버스컴퍼니가 위법 사항을 자진시정하겠다며 과태료를 감경받았는데, 최종적으로 납부한 금액은 300만 원에 불과했다. 강 의원은 “이는 하이브가 굿즈 판매로 벌어들인 천문학적 매출액 대비 0.000025%에 불과한 돈”이라고 얘기했다.강 의원은 “공정위는 지난 2019년에도 8개 연예기획사에 3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며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지만, 2019년 69건이었던 한국 소비자원의 연예기획사 관련 소비자 상담건수는 2023년 283건으로 5년간 4배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반복되는 지적에도 일명 ‘아이돌 굿즈 갑질’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천문학적 굿즈 수입에 비해 정부의 제재가 솜방망이 처벌이기 때문’임을 강조했다.그러면서 “아이돌 굿즈 갑질이 더는 좌시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제재방안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따져 묻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는 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감사에는 양민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최준원 위버스컴퍼니 대표 등이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10.07 13:56
뮤직

글로벌 꽉 잡은 스트레이 키즈, 국내만 잡으면 대박인데..왜 안되나 [IS포커스] ②

그룹 스트레이 키즈가 심상치 않은 ‘이터(eater)’의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4세대 보이그룹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에 통산 세 번째 차트인, 자체 최고 순위를 경신하며 ‘글로벌 강자’의 면모를 입증했다.스트레이 키즈는 지난달 19일 발매한 미니 9집 ‘에이트’ 타이틀곡 ‘칙칙붐’으로 8월 3일자 빌보드 ‘핫 100’에 올랐다. 앞서 ‘락스타’ 타이틀곡 ‘락’(90위), 찰리 푸스와 함께 한 디지털 싱글 ‘루즈 마이 브레스’(90위)로 ‘핫 100’에 진입한 데 이은 자체 최고 순위로, 해당 차트에 진입한 K팝 보이그룹은 방탄소년단 외 스트레이 키즈가 유일하다. ‘핫 100’은 라디오 에어플레이 비중이 높은 차트로 현지에서의 대중적 인기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진다. 스트레이 키즈는 현지 라디오 에어플레이의 벽을 넘진 못했지만 스트리밍에서 큰 점수를 획득, 발매 첫 주 이들의 신곡에 대한 현지 리스너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이같은 ‘넘사벽’ 성적표에도 불구, 스트레이 키즈의 행보에 다소 아쉬운 지점으로 꼽히는 건 국내 음원차트 순위다. 국내 음원차트 중 최다 이용자를 보유한 멜론 기준, 신곡 ‘칙칙붐’의 최고 순위는 일간 120위로 100위 문턱을 끝내 넘지 못했다. 전작 ‘락’은 108위, ‘특’은 100위였고 이전 발표한 타이틀곡들도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대다수 보이그룹들이 국내 음원차트에서 순위권에 들기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방탄소년단, 세븐틴, 엔시티, 라이즈, 투어스, 플레이브 등이 매 컴백마다 호성적을 거두는 점을 떠올리면 스트레이 키즈의 글로벌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유일하게 ‘내수용’ 차트에서 난항을 겪는 이유를 단언하긴 어렵지만 국내 음원차트 리스너들의 성향이 대체로 ‘이지리스닝’을 선호한다는 점을 그 배경으로 짚어볼 만 하다. 역으로 해당 차트에서 순항하는 타 보이그룹들의 음악이 스트레이 키즈의 ‘마라맛’에 비해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임희윤 대중음악 평론가는 “음악 소비자들의 유튜브로의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멜론 등 전통적 음원 플랫폼은 인터랙션이나 엔터테인먼트적 소비를 원하는 시청자보다 감상 중심의 청자가 이끌고 있다. 이른바 ‘임영웅 존’, ‘걸그룹 존’ 등이 스테디셀러로 100위권 내에 블럭을 형성하면서 웬만한 그룹의 신곡이 '탑 100'에 좀처럼 진입하기 어려운 현상이 보인다”며 “댓글, 공유 등 인터랙션을 즐기는 충성도 높은 보이그룹의 팬덤에게는 매력이 덜한 플랫폼으로 이행하고 있다”고 음원차트 현황을 분석했다.국내 차트에서의 아쉬움에도 불구, 평론가들은 대체로 스트레이 키즈가 나아갈 길에 대해 “본인들의 컬러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스트레이 키즈 음악의 차트 순위는 마케팅의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국내 음원시장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글로벌 성취에 맞춘 마케팅을 하기 힘들어지는 측면이 있는데 스트레이 키즈는 글로벌 시장에 방점을 둔 마케팅을 이어왔다고 보이며, 때문에 국내 차트 성적으로 이들의 성취를 저평가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김성수 평론가는 “스트레이 키즈는 내·외부적 불안 속에도 살아남으려 노력하는 여정을 그대로 음악에 녹여내 정체성을 확립했다. 이미 해외에선 많은 리스너들의 공감대를 확보했는데 국내에서도 코어 팬층이 탄탄해지고 있는 만큼 자기 음악을 해나가면서 어느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국내외 리스너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결과물이 분명 나올 것”이라 덧붙였다. 김도헌 대중음악 평론가는 “스키즈는 사실 세계적 그룹이라 봐도 무방한 수준의 팀인데 유독 국내 주간차트에서 성적이 잘 안 나오는 점은 고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멜론, 지니, 벅스 등이 엄밀히 공신력 있는 차트라 보긴 어렵고, 특히 멜론의 경우 굉장히 고착화된 차트라 과거 발매곡이 많고 신곡 비중이 현저히 떨어지다 보니 업계에서도 글로벌 인기나 영향력를 보려면 스포티파이나 유튜브뮤직을 참고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도헌 평론가는 “스키즈는 처음부터 대중성 있게 접근한 게 아니라 본인들의 음악으로 시작한 팀으로 고유의 개성을 만들었고, 그 개성으로 끝까지 밀어부쳐 단단한 팬덤을 형성했다는 게 그들만의 매력”이라며 “글로벌 차트의 한국 인기곡 차트 순위에도 올라 있는 걸 보면 국내 소비층이 없다고 볼 수 없다. 국내 차트 성적에 대한 고민이 있겠지만 신경쓰지 말고 계속 그들의 음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6년차임에도 국내 K팝 팬덤에 비교적 신선하게 받아들여지는 점은 롱런에 있어 강점으로도 작용한다. 김성수 평론가는 “음악을 들어보면 파트 분배 등에서도 좋은 팀워크가 엿보인다. 완전체 재계약으로 커리어가 꽃필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됐다”며 “실력이 워낙 탄탄해 신선하게 K팝 신에 다가가며 만들어 갈 가능성이 있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다만 김도헌 평론가는 “차트 성적과 별개로 대중에게 ‘스키즈의 대표곡’을 물었을 때 떠오르는 곡이 많지 않은 지점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유명한 게 유명한 그룹이 된 상황인데. 대중적인 곡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아니라 대표곡이 나와준다면 이들의 행보에 상징적인 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평론가 역시 “인기 보이그룹들은 이제 해외 투어와 해외 음반/음원 소비 매출 증대가 관건이므로 이미 국내 차트 인기도에 집중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며 “기획사들의 A&R과 기획의 타깃도 이미 국내 차트를 향하지 않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걸그룹의 댄스 챌린지 인기에서 보듯, 좀 더 쉽고 대중적인 댄스 챌린지를 위시한 비주얼/안무 기획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고 조언했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8.06 06:00
연예일반

‘헬로82’ 최재윤 대표 “미국 K팝 시장을 공략하는 법은, 먼저 그 시장을 아는 것” [줌人]

“미국 K팝 팬들은 아직 한중일 팬덤처럼 코어 팬덤이 아니라 장르 팬에 가까워요.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덕후 팬들이 많은 셈이죠. 그런 특성을 알아야 미국 시장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습니다.”바야흐로 K팝의 미래를 미국 시장에서 찾는 시대다. 여전히 일본이 한류 최대 시장이며, 한 때는 중국을 엘도라도로 여겼다가 이제는 너나 할 것 없이 미국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를 석권하며 미국 시장을 연 이래 여러 아이돌 그룹들이 그 뒤를 따라가는 중이다.미국 메이저 음반 유통사 유니버셜 뮤직이 K팝 메이저 회사들의 음반을 현지에서 유통하고 있으며, 보수적인 워너뮤직마저 K팝에 손을 내밀고 있다. 온통 청사진뿐이며, 장밋빛 미래에 대한 이야기 뿐이다. 헬로82(hello82) 최재윤 대표가 바라보는 미국 시장은 좀 다르다. K팝 시장이 미국에서 더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시장에 대한 접근을 달리 해야 한다고 믿는다. 미국 메이저 음반 유통사가 미국 가수들 하는 방식대로 K팝을 유통하는 건, 현지 팬들에 대한 제대로된 분석 없이 그냥 매대에 음반 진열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그 나름의 분석과 방식을 바탕으로 그룹 에이티즈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 1위에 오르는 데 일조했다. 4대 기획사 하이브, SM,YG, JYP 외의 기획사(KQ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으로 이 차트 정상에 오른 건 에이티즈가 처음이다. ‘빌보드 200’ 1위에 오른 8개의 K팝 그룹 중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 등 7팀은 유니버설뮤직이 미국 음반 유통을 맡았다. 에이티즈만 헬로82가 미국 유통 및 판매를 맡았다.최 대표는 “에이티즈 소속사, 멤버들과 긴밀하게 협업해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면서 “무엇보다 미국의 K팝 시장은 장르 팬덤이란 점을 잘 이해해 컬래버레이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실제로 에이티즈가 헬로82와 협업해 미국 내 팬들과 만나고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한 게 주효했다. 덕후 성향이 큰 K팝 팬덤이 반응할 만큼 에이티즈는 충분히 매력적이었고, 그 에이티즈가 적극적으로 K팝 팬덤과 만나면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했다. 그렇기에 음반 판매량이 중요한 ‘빌보드 200’에서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헬로82는 K팝 앨범의 온라인 유통뿐 아니라 굿즈 판매, 팝업스토어, 오프라인 팬미팅, 콘텐츠 제작 등을 같이 한다. 미국의 메이저 음반 유통사들은 하지 않는 일이다. 미국 K팝 팬들이 원하는 다양한 것들이 패키지로 이뤄져 K팝 팬덤이 놀 수 있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인식되고 있다. 헬로82는 곧 미국 K팝 팬들에게 K팝의 성지가 될 듯하다. 언제나 즐기고 노는 곳에서 전설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헬로82는 에이티즈로 쌓은 노하우로 싸이커스가 지난해 데뷔앨범으로 ‘빌보드 200’에 75위로 진입하는 기록을 썼으며, 피원하모니가 지난 2월 ‘빌보드 200’에 39위로 차트인하는 데 큰 몫을 했다. 헬로82는 그렇게 미국 메이저 음반 유통사들과 한국 메이저 기획사들의 연합군들 사이에서 틈새를 파고 들고, 그 틈새를 확장해 가고 있다. 헬로82의 이 같은 성장에는 시장을 면밀히 살핀 최재윤 대표의 전략이 컸다. Mnet에서 ‘빅뱅TV’ ‘2NE1 TV’ 등 가수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음악 시상식 MAMA 등을 연출했던 그는, 2011년 Mnet 아메리카로 발령을 받으면서 미국 시장에 눈을 떴다. 아직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미국에 당도하기 전이었다. 케이콘 등을 만들면서 미국 시장에 K팝 팬들이 많을 뿐더러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유튜브, 트위터(현 X), 페이스북으로 K팝을 접한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그렇기에 이들에게 계속 공급할 온라인 디지털 콘텐츠가 중요하고, 이들이 오프라인에서 K팝 가수들을 만나게 하는 행사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최 대표는 “케이콘은 처음에는 K팝 팬들을 먼저 어떻게 초청할지를 고민했고, K팝 가수 섭외는 그 다음이었다”면서 “K팝 팬덤의 육성을 위해선, 팬덤의 성격이 어떤지를 명확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2015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딩고스튜디오로 이적해 ‘오프 더 레코드, 수지’와 ‘대세는 백합’ 등을 만들었다. 이후 그는 미국 시장에서 K팝의 미래를 본 경험을 바탕으로 헬로82를 만들었다. 82는 한국의 국가번호에서 가져왔다. 말그대로 한국을 소개하는 회사란 뜻이다. “아무도 안하고 있더라고요. K팝 시장이 미국에서 점점 커지고 있고 K팝 팬덤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데 정말 아무도 이 시장에 진출할 생각을 안 하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했죠.”최 대표는 헬로82 채널을 만들고, 미국 내 K팝 팬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먼저 공급하기 시작했다. 커버댄스 등을 하는 ‘82 챌린지’를 비롯해 다양한 K팝 콘텐츠를, 다양한 SNS를 통해 유통했다. K팝 음반 판매도 처음에는 온라인 유통에 집중했다. 만국의 덕후들은 온라인에서 먼저 즐기고 소비하고 구매한다는 법칙을 미국 K팝 팬덤에도 똑같이 적용한 것이다. 이후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과 오프라인에서 같이 노는 모임을 만들었다. 여느 팬사인회와는 달리 팬과 아이돌이 같이 놀이도 하고 그림도 그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 점이 최 대표가 미국 K팝 팬덤이 코어 팬덤이 아니라 아직은 장르 팬덤이라고 규정하는 이유기도 하다. 최 대표는 “미국 K팝 시장과 팬덤이 점점 커지면서 다양하게 분화하고 있다. 그렇기에 과거보다 코어 팬덤도 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 K팝 팬덤은 장르 팬덤”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일본 게임 등을 좋아하는 덕후들이 특정 작품만 주구장창 파는 게 아니라 그 문화 자체를 좋아하고 즐기고 찾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 점이 최재윤 대표가 미국 K팝 시장이 더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이유다. 최 대표는 “아직 미국 내 K팝 수요를 공급이 못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미국 K팝 시장이 보다 성장하기 위해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미국과 한국은 방식이 달라요. 여기에 대한 이해가 빨라야 해요. 미국 메이저 음반사들은 K팝을 자기네 방식대로 공급해요. 그 방식은 K팝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한국 기획사들이 그 점에 대한 이해가 빨라야 한다고 생각해요.”최 대표는 “국내보다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하거나, 해외 선호도가 더 높은 팀이라면, 미국 시장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올해 투자형펀드를 만들어 중소기획사에 투자하고 그 가수들을 미국 시장에 진출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자신들이 잘하는 건 유통인 만큼 K팝 아티스트 육성은 기획사에 맡긴다는 생각이다. 최 대표는 “우리는 계란을 파는 장사고, 양식은 다른 업”이라며 “각자 잘하는 걸 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올해 유럽에 K팝 유통망을 만들기 위해 독일에 거점을 만들 계획이다. “K팝이 전세계인의 일상에 어느 정도 녹아들어갈지는 아직 미지수예요. 그렇기에 더 기회가 있죠. 헬로82가 추구하는 게 바로 그겁니다.”헬로82(hello82). 안녕 한국이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05.02 05:24
연예일반

계속 나오는 전원 외국인 그룹…K팝 그룹인 듯 아닌 듯 [줌인]

멤버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된 걸그룹 유니코드가 지난 20일 데뷔하며 ‘전원 외국인 그룹’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유니코드는 지난해 일본 OTT 아베마에서 개최된 현지 최대 규모의 온라인 오디션 ‘프로젝트 K’에서 선발된 일본인 멤버 5인으로 구성된 그룹이다. 지난 20일 ‘헬로 월드 코드 : J Ep.1’으로 국내에 데뷔했다. 이들은 시티팝 장르를 전면에 내세운 최초의 ‘K-시티팝’ 걸그룹으로 K팝에 새 바람을 예고했다. 멤버 전원이 일본인으로 구성돼 국내에서 활동 중인 걸그룹으로는 니쥬, 엑스지에 이어 유니코드가 세 번째다. 니쥬는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와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니지 프로젝트’를 통해 결성된 9인조 걸그룹으로 2020년 12월 일본에서 데뷔해 도쿄돔 입성 등 뜨거운 반응 속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어 음반을 발매하며 국내에도 정식 데뷔했다.2022년 데뷔한 엑스지는 일본 연예 기획사 소속이지만 K팝 시스템을 기반으로 국내 활동 중이라는 점에서 독특한 포지션을 갖는다. 소속사 대표의 ‘혐한’ 발언 등으로 논란에 휩싸이며 국내 활동 입지가 위축되기도 했으나 빌보드 등 외신의 호평 속 오는 6월 데뷔 첫 월드투어도 앞두고 있다. 멤버의 국적을 일본으로 한정 짓지 않을 경우, 전원이 외국인인 다국적 그룹의 수는 이미 적지 않다. JYP는 일찌감치 중국 법인을 통해 중국인으로 구성된 보이스토리를 론칭, 현지에 완벽 자리잡게 했으며 최근엔 ‘니지 프로젝트2’를 통해 선발된 이들로 구성된 일본인 그룹 넥스지를 선보였다. 또 지난해 미주 서바이벌을 통해 미국 걸그룹 비춰를 론칭, 올해 정식 데뷔 시켰다. 하이브도 일본, 대만 국적 멤버들로만 구성된 보이그룹 앤팀이 활동 중이며, 북미 지역 서바이벌 ‘드림 아카데미’를 통해 선발된 멤버들이 포진한 걸그룹 캣츠아이가 하반기 데뷔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들에 앞서 2020년 데뷔한 다국적 그룹 블랙스완은 2022년 멤버 전원이 벨기에, 미국, 브라질, 인도 국적인 외국인 그룹으로 거듭나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화제가 됐다. 또 멤버 전원이 필리핀인으로 구성된 보이그룹 호라이즌도 지난해 데뷔해 동남아를 주요 무대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그룹들은 대체로 K팝 시스템에 기반해 탄생하고 트레이닝 받으며 아이돌 가수로 첫 발을 내딛지만 궁극에는 K팝에 한정되는 게 아닌,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의 활약을 꿈꾼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전원 외국인 그룹이 국내 음악시장에서 성공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기획사들도 이들의 활동 반경을 사실상 해외 무대로 보고 프로모션을 이어가는 게 일반적인 추세다.한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K팝을 보며 꿈을 키운 외국인 연습생들은 일차적으로 K팝 가수를 꿈꾸지만 대체로 한국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다”며 “국내서 데뷔하더라도 일본, 아시아, 미국 등 멤버들의 국적 비율에 따라 특정 국가들을 단기 목표로 삼고 활동한다”고 말했다. 전원 외국인 멤버 그룹이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 속 이들의 정체성에 대한 논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이들이 선보이는 음악이 외국 작곡가들이 만드는 외국어 노래일 경우, 이를 K팝으로 볼 수 있느냐는 주장도 힘을 얻는다. 이같은 논의와 관련해 또 다른 기획사 관계자는 “K팝이 음악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갖는 상징성이 큰 만큼 ‘K팝’ 키워드를 팀에 어떤 방식으로 포지셔닝할지는 일종의 선택의 문제”라는 견해를 내놨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4.23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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