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방미 때마다 대통령의 K바이오 '선물 보따리'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때마다 한미 간 굵직한 계약 성과가 담긴 ‘선물 보따리’가 공개되고 있다. 한미 백신 파트너십이 강화되면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대형 바이오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성과가 확대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셀트리온은 23일 휴마시스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를 미국 자회사 셀트리온USA를 통해 미국 국방부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산하 조달청(DLA)이 진행하는 구매사업의 공급업체로 선정된 셀트리온은 현지 2만5000개 지정 조달처에 디아트러스트를 공급하게 됐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신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한국과 미국의 교류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에 힘입어 셀트리온은 최대 7382억원이라 대형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이르면 내달 1일부터 군 시설, 요양원, 지역검사소 등에 공급되고, 계약 기간은 내년 9월 16일까지다. 셀트리온은 한국 업체 최초로 미 국방부 코로나 신속진단키트 대규모 공급자로 선정됐다. 디아트러스트는 지난 4월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품질 및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공동개발사인 휴마시스가 대규모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기준이 까다로운 미 국방부 조달사업에 공급업체로 참여하게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셀트리온의 기술력과 공급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자평했다. 정부는 지난 8월 K-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을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5년 간 2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2022년 상반기까지 국산 1호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고,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시장 세계 5위 달성 목표도 제시했다. 이런 계획은 한미 백신 협력 협약으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협약 체결식에서 4건의 양해각서(MOU) 성과가 공개됐다. 한국과 미국의 백신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17곳의 대표가 이 자리에 참석했다. 코로나 백신과 관련해 유바이오로직스는 원부자재 수출·기술 이전, 아이진은 원부자재 구매, 큐라티스는 생산위탁, 팜젠사이언스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과 관련해 미국 바이오 기업과 MOU를 맺었다. 지난 5월 백신 파트너십 협의가 중소기업과 기초연구 분야까지 확대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기에 미국의 생명과학 기업 싸이티바가 3년간 5250만 달러(약 622억원)를 국내에 투자해 고부가 세포 배양백 생산시설을 설립한다는 성과도 수확했다. 앞서 5월 한미 정상회담 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의 mRNA 코로나 백신을 위탁생산한다는 선물 보따리도 싸 들고 왔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직접 미국을 다녀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의 충진·포장 시생산에 돌입한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원료의약품 생산까지 영역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존 림 대표는 정부의 백신 파트너십 지원 등에 힘입어 ‘2030년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기업 도약’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 22일에는 세포주 개발부터 품목허가 신청까지 소요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위탁개발(CDO) 플랫폼인 에스-셀러레이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9.24 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