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롯데→KT, 이렇게 다시 만날 줄이야' 롯데에서 온 복덩이 듀오, "우리 잘해보자 형" [IS 인터뷰]
"2년 전처럼, 다시 쏟아부어야죠."2023년, 이호연(30)은 KT 위즈의 '복덩이 이적생'이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막 이적한 이호연은 KT에서 85경기에 나와 타율 0.278(212타수 59안타) 3홈런 17타점 28득점으로 활약,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팀을 가을야구(정규시즌 2위)로 이끄는 데 한몫했다. 이강철 KT 감독 역시 "이호연의 영입으로 팀 분위기가 바뀌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레이드 첫해 너무 많이 쏟아 부은 탓일까. 이호연은 이듬해 2024년, 1군 27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 0.146(41타수 6안타)로 부진했다. 어깨가 왼쪽 오른쪽 가릴 것 없이 모두 아파 제대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도 매 경기 진통제를 먹고 뛰었다는 후문. 이호연은 "분명 지난해에도 내게 기회가 있었는데 잡지 못했다. 아쉬움이 많았던 한 해였다"라고 돌아봤다. "작년엔 생각이 너무 많았다"라는 그는 2군에서 송민섭, 오재일에게 많은 조언을 들으면서 '내려 놓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야구와 휴식 시간을 확실히 구분하는 '온 앤 오프'에 집중했다. 그는 "2023년엔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을 정도로 정신 없이 야구에 쏟아 부은 것 같다. 지금(2025년)이 바로 그때인 것 같다. 다시 정신 없이 쏟아부을 때다.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렇게 절치부심한 2025년은 달랐다.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 이호연은 퓨처스 27경기에서 타율 0.287로 타격감을 회복한 뒤 6월 다시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1군 4경기에서 타율 0.454(11타수 5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2년 전 복덩이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최근엔 이호연의 '천군만마'도 합류했다. 이호연처럼 롯데에서 트레이드로 이적한 이정훈(31)이다. 이정훈은 현재 이호연의 집에서 동거 중이다. 트레이드로 급하게 팀을 옮긴 만큼 방을 구할 때까지 이호연과 함께 한다. "정훈이 형은 2023년에 KIA 타이거즈에서 롯데에 올 때도, 이번에 KT에 올 때도 내가 팀 적응을 도왔다"라고 웃은 이호연은 "정훈이 형이 오면서 내게도 큰 힘이 됐다. 같이 잘해서 함께 '복덩이'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이정훈도 "호연이는 친동생 같은 동생이다. 팀을 두 번이나 옮겼는데 호연이 덕분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라면서 "같은 유니폼 입고 함께 뛰는 게 행복하다"라며 활짝 웃었다. 이호연도 "정훈이 형은 이제 나 없으면 안 된다. 하지만 나도 정훈이 형 없으면 안 된다"라고 웃으면서 이정훈과 어깨동무를 했다. 그리고 두 선수는 이날 4안타 2타점 4득점을 합작, 팀의 12-3 승리를 이끌며 복덩이 듀오의 시작을 알렸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6.11 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