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지난해 5분 뛰고 눈물 안겼던 박지성, 박수 끌어낸 56분 활약…“팬들이 즐거워해 만족” [IS 상암]
박지성 전북 현대 클럽 고문이 지난해의 감동을 다시 한번 재연했다. ‘2025 아이콘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아이콘매치)이 14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아이콘매치는 전설적인 축구 선수들이 한국에서 이색적인 경기를 펼치는 초대형 축구 행사다. 공격수로 구성된 ‘FC 스피어’와, 수비수로 꾸려진 ‘실드 유나이티드’가 맞붙었다. 이번 대결의 콘셉트는 FC 스피어의 ‘복수극’이다. FC 스피어는 지난해 열린 첫 맞대결서 승리를 자신했다가, 1-4로 완패하며 고개를 떨군 바 있다. 당시 교체로 출전해 만회 페널티킥(PK)을 꽂은 박지성이 설욕 의지를 밟히며 눈길을 끌었다. 선수 은퇴 뒤 무릎 문제로 친선경기조차 소화하지 않은 그였는데, 지난해 아이콘매치서는 단 5분여를 뛰고도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에는 선발로 출전해 FC 스피어의 오른 풀백을 맡았다. 공격 시엔 카카와 함께 오른쪽 측면을 공략하기도 했다. 그는 팀이 0-0으로 맞선 후반 11분까지 활약한 뒤 임무를 마쳤다. 스피어는 웨인 루니의 선제골로 앞섰으나, 이후 실드 마이콘과 박주호에게 연속 골을 허용하며 2년 연속 무릎을 꿇었다.
박지성은 경기 뒤 믹스트존 인터뷰서 취재진과 만나 “오랜만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했다. 다행히도 많은 팬이 즐거워한 것 같아 만족하고 있다”라는 덤덤한 소감을 전했다.박지성은 지난해 코치로 활약하다, 올해는 선수로 뛰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기도 했다. 취재진이 지난해와의 차이점을 묻자, 그는 “경기장에 더 오래 있었다는 게 가장 큰 차이”라며 “선수 시절 같이 경기한 동료들, 또 한국에서 오랜 시간 호흡을 나눌 수 있어 상당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특히 “많은 팬이 기뻐해서, 나도 같은 마음이었다”라고 덧붙였다.이날 경기장에는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시절 한솥밥을 먹은 리오 퍼디난드, 네마냐 비디치, 마이클 캐릭(이상 실드), 웨인 루니(이상 스피어)가 함께 그라운드 위에 섰다. 박지성은 “은퇴를 하고 경기장에서 같이 경기하는 것 자체가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것 같다”며 “추억에 젖어든 시간이었다. 과거 선수 시절의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했다.이날 경기를 위해 힘든 재활을 거친 거로 알려진 박지성은 “이런 경기에선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은 모두 똑같다. 선수들도 이기기 위해 노력했고, 노력했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선수들도 서로 즐거웠기에, 그걸로 충분히 좋은 경기였다”라고 말했다.
상암=김우중 기자
2025.09.14 2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