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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일반

"3차대전 아니면 인상 없다더니" HDC현산에 몰표, 월계동신의 눈물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재건축 단지인 월계동신아파트(이하 월계동신)의 공사비 증액을 추진해 조합원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 단지는 HDC현산이 지난해 1월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후 약 두 달 만에 수주했다. HDC현산에 몰표를 던진 조합원들은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지 않는 한 추가 부담금이나 공사비 증액은 없다'던 HDC현산이 이제 와서 공사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달라진 태도 "HDC현산이 붕괴사고로 다들 비난할 때 수주를 허락한 단지가 월계동신입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월계동신 조합원 A 씨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다. 철석같이 믿었던 약속이 어긋날 가능성이 보이자, 낙담한 분위기였다. 월계동신은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40년 된 아파트 단지다. 이번 재건축 사업을 통해 1070세대와 부대 복리시설을 갖춘 아파트로 탈바꿈을 앞두고 있다. 총사업비는 2826억원 규모다. HDC현산은 지난해 3월 코오롱글로벌을 압도적인 표차로 물리치고 월계동신을 수주했다. 선정총회에 참석한 월계동신재건축정비조합원의 92.5%가 HDC현산에 찬성표를 던졌다. 사실상 몰표였다. HDC현산으로서는 월계동신이 무척 고마운 단지였다. HDC현산은 광주에서 잇따라 붕괴사고를 내면서, 부실시공을 하는 건설사로 낙인이 찍혔다.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정부는 HDC현산의 건설업 면허 취소 가능성을 검토했을 정도였다. 궁지에 몰린 HDC현산은 월계동신 수주를 위해 사활을 걸었다. HDC현산은 사업촉진비 4500억원 지원·미분양 발생 시 100% 대물변제·추가 부담금 없는 확정공사비·구조적 안전결함에 관한 보증기간 30년 보장·추후 하이엔드 브랜드 출시 또는 브랜드 리뉴얼 시 강북 최초 적용 등 조건을 내걸었다. 당시 안팎에서 "사실상 남는 것 없는 조건의 수주"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조합은 특히 '추가 부담금 없는 확정공사비'에 마음을 빼앗겼다. 수주전에서는 낮은 공사비를 책정한 뒤 착공에 들어가면 인상을 요구하는 시공사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A 씨는 "당시 HDC현산의 나성근 상무가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3차 세계대전 같은 경제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추가 분담금을 요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저희를 믿고 (투표를) 해달라'고 약속했다"며 "당시 녹취와 영상 자료도 있는데, 슬그머니 공사비 인상을 예고했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월계동신 조합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HDC현산은 기존의 공사도급계약서에 공사비 인상 단서 조항을 추가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조합에 보냈다. 시공사와 협의하지 못할 경우 이주비 및 사업비 대출을 받을 때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신청이 불가능하다. 아직 시공사가 구체적인 인상 액수를 밝히지 않았으나 현 상황이라면 조만간 인상안이 확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조합원들은 배신감을 호소했다. A 씨는 "시공사가 배포한 자료집을 보면 '추가부담금 없는 확정공사비'를 사업조건 1순위에 넣었다"며 "여기에는 물가상승, 지질여건에 따른 공사비 인상이 없다는 단어도 적시돼 있다"고 했다.그러면서 "당시 HDC현산의 부실시공 사례와 부정적인 이미지를 우려해 찍지 말자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시공사의 진정성과 약속을 믿고 90% 이상 표를 던졌는데, 그 약속을 어기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조합원 B 씨는 "동네 특성상 어르신이 많은 단지"라며 "시공사가 주변 수준과 맞추겠다고 평당 600만원 이상 올린다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조합원이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HDC현산 측은 여러 계약 조건 상 구체적인 협상 내용 등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회사 측 관계자는 본지에 "공사도급계약서에 공사비 인상 단서 조항 추가 협의 여부는 (발설 금지) 규정 상 조합을 통해 확인 부탁드린다"고 말을 아꼈다.이어 "현재로서는 월계동신의 원만하고 성공적인 재건축을 위해 조합과 성실하게 협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만만치 않은 현실 업계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월계동신의 공사비 증액 없이 시공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내세웠던 조건을 모두 반영하기에는 물가가 크게 뛰었다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 C사 관계자는 "HDC현산이 월계동신을 수주할 당시 공약은 지금 들어봐도 상당히 파격적인 단지는 맞다"며 "지난 1년 반 사이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올랐기 때문에 조합에 (공사비 인상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여지긴 한다"고 말했다. HDC현산의 상황도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현산의 지난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4%나 감소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HDC현산은 시공능력평가액 3조7013억원으로 11위를 기록했다. 평가액이 전년(4조9160억원) 대비 24.7% 감소하며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호반건설에 밀려 지난해 10위에서 한계단 내려앉았다. HDC현산이 10위 아래로 밀려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상반기 수주 실적도 저조하다. HDC현산은 올해 신규수주 목표액을 2조5315억원을 설정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기준 신규수주액은 4129억원에 그쳤다. 연간 수주잔고는 2021년 33조6348억원에서 지난해 31조6430억원으로 7년 만에 감소했다. 월계동신은 HDC현산이 힘을 주고 있는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 부지와 인접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광운대 역세권 개발은 현재 HDC현산이 추진 중인 주요 사업"이라면서 "상반기 수주 실적이 저조한데 기존 수주건은 안정적으로 끌고 가려고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8.04 07:10
부동산

[금쪽같은우리집] 주거용 아파트 짓는데 세계적 거장이 총동원돼야 하나요?

최근 대형건설사들이 해외 유명 설계 그룹이나 조명 디자이너를 동원해 조감도를 내놓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각자 '세계적인 거장'이라고 소개되는 이들은 이름과 수식어만 들어도 놀랄만한 이력을 자랑한다. 업계는 건설사들의 이런 노력을 수주전에서 찾고 있다. 그럴듯한 설계사를 끌어들여 멋진 조감도를 선보여야 조합원들의 눈과 마음을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거주가 목적인 아파트마다 거장들이 모두 참여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읽기도 어려운 '거장'의 이름 설계 그룹 '저디', 설치 예술 명가 '완다 바르셀로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듀오 바스쿠&클루그'…. DL이앤씨가 지난해 8월 북가좌6구역 재건축 사업에 '드레브 372' 단지를 제안하며 내건 이름들이다. 또박또박 읽기도 어려운 이름을 가진 이들은 건축 및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널리 알려진 거장이라고 한다. 저디는 미국 라스베가스 5성급 호텔 벨라지오‧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 등 세계적 랜드마크를 설계한 글로벌 설계 그룹이다. 완다 바르셀로나는 설치 예술업계 저명한 스페인의 디자인 스튜디오다. 우리나라에서는 2021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종이꽃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듀오 바스쿠&클루그는 유럽 조명 분야에서 명성이 있다. DL이앤씨는 당시 홍보 자료를 통해 이 단지에만 7명의 거장과 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중에는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유명한 프랑스 출신 '티보 에렘'도 포함된다. DL이앤씨는 거장을 총동원한 덕에 막판까지 롯데건설을 꺾고 북가좌6구역을 품에 안았다. 다른 건설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삼성물산은 2020년 신반포15차 재건축 수주전에서 '래미안 원펜타스'를 제안하고 네덜란드 '유엔 스튜디오'와 손을 잡았다. 유엔 스튜디오는 지난 1988년 네덜란드 부부 건축가 '벤 판 베르켈'과 '캘롤라인 보스'가 설립한 설계 사무소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등을 디자인하며 명성을 높였다. 현대건설은 세계적인 패턴 디자이너 네덜란드 '카럴 마르턴스', 영국 공간예술가 '신타 탄트라', 동화작가 '앤서니 브라운'과 협업을 추진해왔다. 포스코건설 역시 네덜란드의 그로닝거 미술관, 일본 히로시마 파라다이스 타워를 디자인한 이탈리아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에게 아파트 디자인을 맡긴 전례가 있다. 표절 시비도 해외 유명 설계사와 협업이 수주전 승리의 열쇳말이 되면서 표절 시비가 불거지기도 한다. 올해 초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개발)과 롯데건설이 맞붙었던 경기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관양 현대) 재건축사업 수주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HDC현산개발은 건축 명가 SMDP, 롯데건설은 저디와 협업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일부에서 롯데건설이 조합 측에 제시하는 책자에 공개한 아파트 디자인이 과거 HDC현산개발과 롯데건설이 컨소시엄을 이뤘던 부산 대연8구역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롯데건설이 저디와 협업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추가했고, 저디가 관양 현대를 디자인하기에는 다소 기간이 짧다는 확인되지 않은 추측도 들끓었다. 파장이 컸다. 부산 대연8구역을 디자인한 SMDP 측은 롯데건설 측에 공문을 보내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SMDP 측은 "롯데건설과 롯데건설의 설계사에 설계 무단도용에 대해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롯데건설 측은 "디자인 표절 의혹은 사실무근이다. 디자인을 모방할 이유가 없다"면서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 단지에 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 캐슬'을 도입하고, 분담금 입주 2년 후 납부 등 파격적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롯데건설의 노력에도 관양 현대는 HDC현산개발에 돌아갔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디자인이슈와 관련해 "오랜기간 준비한 세계적 디자인 그룹 '저디'社와의 디자인이 치열한 수주전 속에서 왜곡된 방향으로 알려졌다" 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유명한 설계사나 아티스트를 데려오면 조합에 더 많은 표를 받을 수 있고 그럴듯해 보이니까 무리해서 협업을 추진하고, 결국 탈이 난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거장 좋아하다 공사비만 '쑥' 건설사들은 거장과 협업 배경으로 차별화를 거론한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은 조경이나 디자인의 수준을 예술로 끌어올리고, (수주에서) 경쟁사와 비교해 확실한 장점을 갖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건설사들의 해외 설계사를 동원한 과도한 디자인 경쟁은 공사비 증가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서울 강북구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B 조합 관계자는 "문주도 멋있게 짓고, 스카이 브릿지도 연결하는 곳이 늘었다. 멋있긴 하지만 결국 공사비 증가로 (시공사와) 싸움만 난다. 조합 입장에서는 다 대출"이라고 입맛을 다셨다. 학계는 건설사의 이런 트렌드에 분명한 명과 암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명식 동국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세계적 거장이 한국 아파트 설계에 참여하면 한국을 알릴 수 있고, 세계 건축계에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 국내 설계사들에게는 자극도 된다. 건축업계 전반적인 부분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이 교수는 주거가 목적인 공간마다 거장이 참여하는 트렌드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그는 "아파트와 같은 주거 공간은 한국적인 생활공간에 맞고, 여러 국내 법규에 맞게 지어야 한다. 겉은 서구 것인데 내부 거주지는 법규적 환경이 따로 있다. 국내에서 활약하고 있는 실력 있는 설계사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및 한국퍼실리티매니지먼트학회 회장이기도 한 이 교수는 건설사가 해외 유명 설계사를 끌어와 단기간에 명품을 만들어 가치만 높이고, 조합은 비싼 것이라면서 반기는 구조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국 건축계가 자국에서조차 뒤로 밀려나면 설 곳이 없어지고 발전도 이룰 수 없어서다. 실제로 해외 거장은 국내외에서 떠받들어지지만, 실력 있는 국내 건축가들은 제대로 된 설계비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지적이다. 건설사는 거장만 찾고, 한국 건축계는 침체하고, 아파트 거품만 가득 끼는 악순환의 고리가 완성되는 셈이다. 이 교수는 "최근 K컬처가 명성을 얻고 있다. 국가와 기업의 투자와 제도적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우리 건축업계도 이런 노력과 지원, 정당한 대가만 뒤따른다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8.01 07:00
부동산

[랜드IS] 3700억 들여 전면 철거 초강수…HDC현산의 동앗줄 될까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개발)이 붕괴 사고가 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의 전면 철거를 선택했다. 업계는 이 같은 선택이 HDC현산개발의 노림수라고 보고 있다. 하반기 등록말소 여부가 결정되는 가운데 전면 철거를 선택해 국면전환을 노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HDC현산개발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쏟아부어야 할 돈은 많은데, 시공계약은 줄줄이 해지되고 있다. 회사 이미지도 추락했다. 초강수 둔 HDC현산개발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1월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 붕괴한 동을 포함해 8개 동 847채를 전면 철거한 뒤 다시 짓는다고 밝혔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이날 "무너진 동뿐만 아니라 나머지 동의 안전 우려도 많았다"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은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됐다"고 말했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될 전망이다. HDC현산개발에 따르면 철거부터 재시공까지 총 370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향후 지체보상금 등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될 경우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 화정아이파크의 지체보상금은 연 6.5% 금리를 적용할 때 전용 면적 84㎡ 기준 가구당 1억 원 수준에 달한다. 기간도 만만치 않다. 회사 측은 철거 및 재시공, 입주까지 약 70개월(5년 10개월)을 잡았다. 보통 아파트 재건축 때 철거 후 준공까지 3년 안팎이 걸리는데, 이보다 2배에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HDC현산개발은 철거 과정 중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공기를 길게 잡은 것으로 알려진다. 대규모 비용에도 전면 철거를 결정한 이유는 논란이 계속될수록 기업 가치와 이미지 하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HDC현산개발이 이례적인 선택에도 반응은 엇갈린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개인 SNS에서 화정아이파크의 전면 철거와 관련한 언론 보도를 공유한 뒤 "전면 철거 재시공이라는 고뇌에 찬 결단이 우리나라의 안전문화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은 사뭇 다르다. 현대산업개발 퇴출 및 학동·화정동참사시민대책위는 4일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는 존폐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업전략 차원에서 내려진 것이다. 이를 두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로 포장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면 철거 및 재시공을 빌미로 마치 HDC현산개발이 면죄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업계는 HDC현산개발의 이번 결정이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전면 철거는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방법이다. 원래 붕괴하지 않은 건물은 정밀안전진단을 한 뒤 문제가 나오면 철거하겠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다른 사업장의 공사를 원만하게 진행하고 향후 수주를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첩첩산중 건설업계의 시선은 HDC현산개발의 등록말소 여부가 결정되는 올 하반기에 모여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HDC현산개발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 83조 최고 수위인 등록말소 처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건산법은 고의나 과실로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공중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 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 행정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건설업계는 화정아이파크에서 발생한 사망자가 6명에 달해 법으로 등록 말소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HDC현산개발은 이미 지난해 발생한 광주 학동 사고로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영업정지 위기는 가까스로 넘겼다. 그러나 아직 행정처분이 마무리되지 않아 앞날이 불투명하다. 들어갈 돈은 많은데 들어 올 길은 꽉 막혔다. 지난달 한국신용평가가 HDC현산개발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고, 한국기업평가도 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두 번에 걸친 붕괴 사고로 사업경쟁력과 영업수익성이 떨어진 탓이다. 이 가운데 시공계약 해지 사례는 늘어만 간다. 경기 광주 곤지암 역세권, 경기 안양 뉴타운맨션삼호 외에도 대전 도안 아이파크시티 2차 신축공사 계약이 해지됐다. 이미 수주한 정비사업 조합 측으로부터 시공사 참여 배제 요구를 받는 등 사업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김승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광주 화정사고로 인해 전반적으로 공사 진행이 더뎌지고 있고, 올해 분양이 원활히 나타나기 어려워 내년과 내후년 매출액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영구적 사업가치 훼손으로 인해 사업 규모가 작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HDC현산개발은 등록말소를 피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개발 관계자는 "등록말소는 재기와 신뢰 회복 기회를 완전히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것만은 방지하고 싶은 것이 기본적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5.09 07:00
부동산

HDC현산 영업정지 효력 중단 뒤 또 수주 성공…시민단체 규탄 목소리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효력정지)가 결정된 뒤 잇단 수주전에서 승전고를 울리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이런 법원의 결정이 HDC현산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규탄하고 있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HDC현산에 대한 시공계약 체결안을 가결했다. 조합 측은 지난 14일 정기총회를 열었는데 조합원 715명 중 461명 참석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383표 반대 63표, 기권무효 15표 찬성률 83%로 HDC현산 계약 체결을 가결했다. 상계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지하 5층~지상 25층 아파트 1388가구를 신축하는 사업으로 도급공사비 2930억원 규모다. 광역교통망과 대중교통 여건이 양호하고 중계동 학원가가 가까운 지역으로 인기가 있다. HDC현산은 급한 불은 껐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현장 붕괴 사고의 부실시공 혐의로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받은 것과 관련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가 효력정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효력정지 처분은 본안 소송 1심 판결이 선고된 이후 30일이 되는 날까지로, 현산은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영업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산의 효력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본안 소송 판결 때까지 신규 수주는 물론 진행 사업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었다"며 "현산 입장에서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사회에서는 중대재해를 잇따라 낸 HDC현산이 막판 수주전에 몰두하는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나온다. 현대산업개발 퇴출 및 학동·화정동참사시민대책위는 15일 성명을 내고 "법원의 이번 결정은 사법부의 치욕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불법 시공으로 19명의 시민을 죽고 다치게 한 것도 모자라 재차 불법을 일삼아 6명의 노동자를 살해한 기업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4.16 09:31
부동산

광명11구역 조합, HDC현대산업개발 시공서 빼달라 요구

. 경기도 광명11 재개발 구역 조합이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시공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광명11구역 조합은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에 공문을 보내 현대산업개발의 시공참여와 '아이파크' 브랜드 사용을 제한하는 공동이행방식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다. 광명11구역 조합은 지난 2016년 7월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을 공동 시공사로 선정했으며, 현재 이주 준비 상태로 아직 공사에 들어가기 전이다. 조합은 현대건설이 아파트를 단독 시공하고, 브랜드에서도 '아이파크'를 배제하는 대신 현산에는 추후 이익분만 배분해갈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현산측은 지난 14일 조합이 제안한 공동이행방식을 포함해 조합·현대건설 등과 협의해 사업 진행을 위한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조합 측에 회신한 것으로 알려진다. 조합은 오는 4월에 개최될 정기총회에서 공동이행방식 및 시공권 관련 안건을 상정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광명11구역은 광명뉴타운내 최대 규모의 재개발 구역으로 조합원이 3천200명에 달하며 정비사업을 통해 총 4400여가구의 아파트를 건설한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2.16 15:41
연예

[인터뷰②] "창작과 날조 사이" 이준익 감독 밝힌 역사물의 가치

'명장' 이준익 감독이 돌아왔다. 줄줄이 컴백을 준비 중인 1000만 감독 중 가장 먼저, 믿고보는 사극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2021년 극장의 문을 본격적으로 열게 될 한국영화 '자산어보'다. '동주'에 이어 흑백의 미(美)를 담아냈고, 잔잔하면서 강단있는 힘으로 시대를 넘어서도 통용될 이야기를 펼쳐냈다. 그 어느 때보다 역사물에 대한 예민함과 민감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시기. 애초 창작의 범위와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짓는 것은 물론, 가르칠 수 있는 이준익 감독 입장에서는 날조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고증과 수정에 많은 공을 들였다. 당연한 과정이 당연하지 않을 때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자산어보'는 영화적 창작물이라는 정체성 아래 교과서에도 담지 못한 역사물의 가치까지 충분히 이행한다. -정약용과 정약전은 '건강한 사회'를 같은 목표로 다른 뜻을 펼쳤다. 영화에서는 그 중심에 창대가 놓여있고. "창대라는 인물은 성리학의 집단, 공용체라 표현할 수 있다. 정약용이 '목민심서'로 건강한 수직사회를 염원했다면 정약전은 수평사회를 지향했다. 그 무엇도 나쁘지는 않다. 수직사회도 좋은 사회다. 각 집단의 힘이 있다. 다만 현실에서는 집단의 명분을 위해 개인이 희생당하는 이슈들이 있어 문제인 것이다. 수직사회의 건강함 속에서 수평사회 개인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 창대의 여정을 통해 조선사회를 관통하고자 했다. 서학은 사실 핑계다.(웃음)"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는 숙제다. "그래도 옛날에 비하면 엄~청 좋아진거지. 집단사회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독재, 공산주의는 사실상 없어지지 않았나. 대한민국은 개인주의 사회가 보편화 됐다. 지금은 더 나은 수평사회를 위해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이건 건강한 몸살이다. 이 정도의 몸살도 앓지 않고 어떻게 성장하고 나아갈 수 있겠나. 난 좋다고 본다." -창대는 '자산어보'의 서문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본문에서도 언급은 되지만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확인이 어렵다. 그럼에도 정약전과 나란히 등장시켰다. "내가 이야기를 짜는 방식 중 하나다. 윤동주를 드러내려면 윤동준의 위인전을 그려서는 윤동주가 선명해지지 않는다. 추상적으로 표상화 될 뿐이다. 송몽규라는 인물이 있어야만 그 안에서 비교 가치가 생긴다. 송몽규가 뚜렷할 때 윤동주도 선명해진다. 가네코 후미코를 다뤄야 박열이 보이는 것처럼, 창대를 그려야만 정약전이 더욱 돋보일 것이라 생각했다. 정약용의 '목민심서' 가치관을 무엇과 비교해야 하는데, ''목민심서'는 무조건 좋은 책이야!'라고 하는건 막연하지 않나. 상대 가치를 대입함으로서 진짜 가치가 보이는 것이다. 수신(修身)·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라고 하면 대부분이 '들어봤어!'라면서 익숙해 할 것이다. 그럼 격물(格物)·치지(致知)·성의(誠意)·정심(正心)은 어떤가. 낯설지. 사실 삼강령·팔조목이라고 이 여덟조목이 한 문장인데 우리는 반만 보고 살았다. 그건 조선의 성리학이 그 쪽으로 집중했기 때문이다. '목민심서'는 그 반만 다뤘다. 하지만 가장 앞의 격물이 중요하다. 물건에 격을 부여한다. 영화로 따지면 짱뚱어에 격을 부여한다,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다. 팔조목의 단계이자 성리학의 기초다. '목민심서'도 성리학, '자산어보'도 성리학이다. 결국 같이 배워야 하는 것이다. '서학과 성리학은 벗이 되어야 한다'는 뜻도 다르지 않다. 그것이 약전의 근대성이다. 약용은 수원화성을 지으면서 수학적인 부분을 발휘하며 실천적 근대성을 보여줬다. '목민심서'와 '자산어보' 둘을 놓고 이야기 하자면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으로 비교해볼 수 있다. 대칭을 통해 상대를 드러내는 방식이 이들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드러내기에는 가장 좋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보고, 습득하고, 현실로 나서는 것이 창대다. 무엇보다 창대라는 인물은 수평사회를 지향하는 정약전의 세계를 소개하기 최적의 인물이다. 엄청난 신분 사회에서 일개 어부가 한 말을 이름까지 서문과 본문에 넣을 정도면 정약전이 어떤 수평사회를 바랐는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다. 정약전은 '창대가 말하였다'고 꼬박꼬박 꼭 넣었다. 그 이름을 안 넣는다고 문제가 될까? 서문에서까지 언급했다는건 그야말로 공동저자라는 뜻이다." -역사물을 다룰 땐 왜곡과 창작의 경계를 가장 민감하고 예민하게 따져야 한다. 왜곡이 되는 순간 어떤 의미를 담았든 작품은 작품성을 잃기 마련이다. 준비 과정에서 많은 자문을 구했을 것 같은데. "'자산어보'를 번역한 정명현이라는 저자에게 시나리오를 줘 고증과 관련된 50 몇 군데를 지적받아 수정했다. 또 '현산어보' 이태원 작가에게도 시나리오를 보내 수 십군데를 지적 받았고 수정했다. 물론 고증의 뜻을 100% 수용하지는 않았다. 영화적 허용이라는 절충점이 있으니까. 대표적인 예가 짱뚱어다. 짱뚱어는 사실 흑산도에는 없는 어류다. 뻘에 사니까. 이태원 작가는 '흑산도에는 짱뚱어가 없으니까 쓰면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알겠다'고 하면서도 영화적 허용치로 쓰여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작명을 다룸에 있어 짱뚱어보다 멋진 어류는 없더라. '흑산도에는 없으나 '자산어보'에는 있다. '자산어보'는 근해 생물을 모두 다뤘으니 영화적 허용치로 쓰겠다'고 말했다. 학자는 사실에 입각한 자문을 해주는 것이 당연하고, 영화를 찍는 사람은 의도적으로 고증에서 빗겨가지 않는 선에서는 합리성을 따질 수 있다. 창대도 이름만 있는 인물이다. 적절하게 다루면 시비를 걸 수 없다. 창작으로 허용이 되는 인물이자 창작의 권리인 것이다. 정약전이 유배 생활동안 흑산도에서 어떤 여인과 살림을 차려 아들 둘을 낳았다는 것은 팩트다. 하지만 그 여인이 가거댁으로 불린다는건 내가 붙였다. 기록에는 이름이 없다. 가거댁의 뜻에 대해 주루룩 말하는데 그럴 듯 하더라. 창작의 여지는 딱 거기까지, 비워진 지점에서만 채워야 한다." -왜곡과 날조에 몸살을 앓은 사극들이 그간 상당히 많았다. 실시간으로 나오는 이슈들도 있다. "창작의 범위에서 역사를 고증할 땐 두 가지 길이 있다. 왜곡과 날조. 왜곡은 경계가 있다. 원래 있는 것을 없는 면으로 조금 틀어보는 것이다. 창대는 엄밀히 따지면 왜곡이다. 하지만 날조는 아니다. 날조는 허용의 모든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하면 안된다. 관객들이 알아채 준다면 더욱 반가울 장면이 있다. ''목민심서'의 길을 가겠다'고 외친 창대가 전혀 다른 현실을 눈 앞에서 맞닥뜨리는 순간이다. 한 집안의 가장이 말도 안되는 세금 핍박으로 자신의 양물을 거세하는 신. 정약용이 직접 쓴 실제 시 '애절양'을 장면으로 바꾼 것이다. 그건 창작이 아니라 차용이다. 도탄에 빠진 민생 폭도를 개선하고자 하기 위해 쓴 것이 '목민심서'인데, 관리의 삶, 백성의 진짜 삶은 달랐다. '어머, 그게 시였어?' 하는 순간 평생 정약용의 '애절양'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역사물에서는 그런 것들을 알려줘야 하고 공부해야 한다." -n차 관람을 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뭐 의도하지는 않았다만…. 하하. 한번 보면 30%, 두번 보면 60%, 세번 보면 90% 알게 되는 영화라고 하더라. 어떤 이들은 '애절양' 장면을 보면서 '뭐야, 왜 갑자기 저 이야기가 클라이막스처럼 나와. 이준익 감독은 꼭 저렇게 한번씩 삐끗하더라' 할 수도 있다. 어떻게 보든 상관은 없다. 관람은 오로지 관객의 몫이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고, '내가 얼마나 보고싶은대로 봤나, 보여지는대로 보지 못하는 탁한 눈을 가졌나' 생각해 볼 수는 있다. 영화에는 정약용이 할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를 가거댁이 하는 장면도 있다. 그건 초등학교 만화 참고서에도 나오는 내용이다. 그만큼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숨은 표현들이 꽤 많다. 이것저것 재미있게 즐겨 준다면 창작자로서는 더는 바랄 것이 없다." -정약전은 초반 어류도감을 쓰겠다고 했지만 최종적으로는 글로 풀어냈다. "'해족도설로 하려다 자산어보라 이름 지었네'라고 한다. 해족도설. 그림 도(圖) 자가 쓰이니 그림이 있어야 마땅하다. 원래 그리는 장면도 있었고 찍었는데 편집 과정에서 삭제했다. 창대가 '물고기입니까, 머슴입니까!' 할 때 정약전은 그림을 그리고 있는 신이었는데, 그것까지 넣으면 너무 TMI에 방해가 될까 빼버렸다. 달시 파켓이 연기한 그라몽 신부 장면도 통편집 됐다. 이승훈이 북경 북성단에서 그라몽 신부에게 한국인 최초로 세례를 받는 장면도 찍었는데 잘라냈다. 달시 파켓에게 전화해 '미안하다'고 했다.(웃음) 여건이 되면 따로 공개할 생각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2021.03.27 14:00
경제

HDC현산 "1조원 할인 논의된 바 없다" 불만 토로 법적 공방 예고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아사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계약 해제 통보를 받은 지 나흘 만에 첫 공식 입장을 내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계약금 2500억원 반환을 놓고 현산과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의 다툼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산은 15일 입장문에서 '종합 모빌리티 그룹' 비전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를 재차 설명했다. 또 거래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가 반드시 필요한 절차였음을 거듭 강조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간 부당 지원 행위를 문제삼아 3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경영진,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을 검찰에 고발한 것도 언급했다. 법률 리스크가 현실화해 거래 종결 시 임직원의 배임은 물론 HDC그룹의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재실사 요구는 무리한 것이 아니었다는 게 현산의 주장이다. 현산은 지난달 26일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최종 담판' 관련 보도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했다. 면담에서 구체적인 안이 논의된 바가 없는데도 언론에 '1조 할인' 등이 보도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현산은 "산은은 이후 언론에 대한 대응은 일방이 하지 말고 서로 조율해서 공동으로 하자고 제안했으나 협의 당일 오후부터 사실과 다른 기사가 보도됐다"고 주장했다. 현산은 이메일을 통해 재실사를 고수한 것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의 현재 재무상태와 경영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미래 존속가능성에 대한 검토 이후에는 인수조건 논의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므로 향후 진지한 논의를 기대한다'고 했지만 산은은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그동안 최종 면담 결과와 이메일 답변 등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던 현산이 뒤늦게 관련 내용을 공개한 것은 이번 계약 무산의 책임이 전적으로 채권단과 금호산업에 있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현산은 이를 토대로 2500억원의 계약금 반환 소송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산은 "계약 해제와 계약금에 대한 질권해지에 필요한 절차 이행 통지에 대해 법적인 차원에서 검토한 후 관련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계약금 반환 소송을 예고했다. 현산은 특히 2008년 한화케미칼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며 내걸었던 3000억원대의 이행보증금 중 1260억여원을 돌려받은 사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당시 계약 무산의 주요인이 확인 실사를 하지 못한 데다 최종계약 체결 전 검토가 필요한 최소한의 자료도 받지 못했던 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채권단은 현산의 입장문 내용을 토대로 대응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9.15 13:33
경제

아시아나항공 매각 최종 무산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최종 무산됐다. 인수 불발로 계약 당사자인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 간 계약금 반환 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계약금 2500억원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을 낼 것으로 보인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11일 오후 "오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관련 금호산업 측에서 현산 측에 계약 해제가 통보된 것에 대해 매각 과정을 함께 했던 채권단으로서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산업경쟁력 강화 장관 회의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이후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심의회는 이어 회의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에 2조4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현산이 지난해 11월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며 시작된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여정이 10개월 만에 결국 인수 불발로 끝난 셈이다. 현산은 작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뒤 그해 12월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아시아나항공과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가진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 6868만8063주(지분율 30.77%)를 3228억원에 사들이고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할2조1772억원 규모의 신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계획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아시아나항공 부채와 차입급이 급증하자 현산은 인수 환경이 달라졌다며 재실사를 요구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현산의 인수 의지에 의구심을 보이며 재실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채권단이 1조원 인수 대금 인하의 파격 조건을 제시했으나 현산이 '12주 재실사'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노딜'(인수 무산)로 마무리됐다. 인수 무산으로 아시아나항공은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에 놓인다. 인수 불발로 계약 당사자인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 간 계약금 반환 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계약금 2500억원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을 낼 가능성이 크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9.11 18:27
경제

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 발목 잡은 박삼구 총수일가 '오너리스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박삼구 총수일가의 ‘오너리스크’로 인해 결국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최종 인수자로 나섰던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지난 2일 이메일을 보내 ‘12주 재실사’ 요구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정몽규 현산 회장을 직접 만나 인수대금 1조원 할인 등 추가 지원 방안을 내놓았지만 현산의 답변은 ‘원칙 고수’였다. 현산이 이런 파격 할인에도 인수를 사실상 포기한 배경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오너리스크가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현산의 12주 재실사 요구는 향후 인수 계약금(2500억원) 소송을 대비한 전략의 일환일 수도 있지만 그에 앞서 계열사 부당거래와 재무구조 등을 재점검하는 데 목적이 컸다. 현산은 지난 7월 재실사를 요구하면서 부실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자금지원과 함께 올해 들어 큰 규모의 추가자금 차입과 영구전환사채 신규발행이 매수인의 사전 동의 없이 진행된 점 등을 지적했다. 결국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의 부당거래와 관련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20억원을 부과했다. 이와 동시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전 회장과 경영진,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받은 과징금 규모만 81억8100만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박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금호고속을 부당 지원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2016년 게이트그룹파이낸셜서비스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공급권을 확보하면서 1600억원 규모의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했다. 이에 대해 금호고속BW는 신주인수권 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함에도 이례적으로 무이자로 발행됐다고 판단했다. 또 공정위는 금호아시아나그룹 9개 계열사들이 2016년 8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전략 경영실 지시에 따라 금호고속에 유리한 조건의 금리로 1306억원 단기 대여한 점도 총수일가에 대한 부당지원으로 봤다. 공정위는 “총수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목적으로 기업집단 내 내부거래가 우회적으로 이뤄지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BW발행에 회장이 직접 서명했고, 해외 기내식 업체와 투자 협상 회의 등에도 참석한 점을 고려해 박 전 회장이 지시에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금호고속은 재무상태가 열악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조달이 어려웠다. 그러자 계열사들의 부당지원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등 그룹 지배력 강화에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공정위는 금호고속이 금융기관의 시세 금리 차로 162억원의 경제상 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금호그룹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공정위 전원회의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했고, 사법기관에서 불기소 처분이라는 법적 판단이 나왔음에도 무리한 고발을 진행해 당혹스럽다”고 했다. 오너리스트는 이전부터 끊이질 않았다. 2018년에는 박 전 회장이 여승무원을 ‘기쁨조’로 동원한다는 ‘미투’ 사건에 연루됐고, 그해 7월에는 기내식 공급 대란으로 ‘노밀(No Meal)’ 항공기 운항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불발되면 박 전 회장의 아들이자 금호그룹 총수일가 3세 박세창 아시아나IDT 대표이사가 주도하고 있는 그룹 재건 작업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금호고속은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으로부터 1300억원을 차입하면서 금호산업 지분 45%를 담보로 제공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이 지분 45%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고, 금호그룹 총수일가는 알짜기업인 금호산업마저 포기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9.07 07:00
경제

아시아나항공 매각 여부 9월 초 판가름 '입장 차 여전'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여부가 9월 초 판가름 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최종 인수 의지 확인 등을 위해 HDC현대산업개발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최고 경영진 간 면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조만간 만날 것으로 보인다. 만남이 성사되면 이 회장과 정 회장의 3차 회동이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앞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 논의를 위해 두 차례 만났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대표급 만남을 제안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권순호 현산 사장과 서재환 금호산업 사장이 만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등의 문제를 놓고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산은 계속해서 아시아나항공 실사를 고집했고, 금호산업은 더 이상 실사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의 이번 면담을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결판을 위한 마지막 만남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월 초 인수합병 여부를 조속히 종결한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성사가 되지 않는다면 산은은 B플랜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현산은 코로나19 사태로 인수 환경이 달라졌다며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 채권단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이 동의 없이 큰 규모의 자금 차입이 진행됐고, 부실 계열사에 대한 부당 자금지원도 이뤄졌다며 재실사의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극적 타결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서로 계약 파기 책임에 대한 ‘명분 쌓기’를 해왔기 때문에 2500억원 계약금 소송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8.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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