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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트와이스, 어디까지 날아오를래 [IS포커스]

그룹 트와이스가 미국 음악시장 진출 5년 만에 현지의 상징적인 음악 페스티벌에 헤드라이너로 올라서며 글로벌 위상을 입증했다. 트와이스는 오는 8월 2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그랜트 파크에서 개최되는 대형 뮤직 페스티벌 ‘롤라팔루자 시카고’ 헤드라이너로 낙점됐다. 롤라팔루자는 1991년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된 음악 축제로 하루 평균 11만 5000여 명이 모이는 현지 대표 페스티벌이다. 올해 ‘롤라팔루자 시카고’에는 이들을 비롯해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보이넥스트도어, 캣츠아이, 킥플립 등 다수의 K팝 가수들이 출연하는데 트와이스는 헤드라이너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올리비아 로드리고,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사브리나 카펜터, 뤼퓌스 두 솔, 루크 콤즈, 에이셉 라키, 도이치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트와이스가 현지에서 차근차근 쌓아온 노력이 헤드라이닝 아티스트라는 결실로 돌아온 셈이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이들은 좀처럼 꺾이지 않은 확장 행보로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K팝 대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스타디움 투어…경이로운 10년 성장사 트와이스의 글로벌 성장 행보는 경이롭다. 2015년 10월 데뷔 후 곧바로 국내 최강 그룹의 지위를 획득한 트와이스는 내놓는 앨범마다 큰 인기를 모으며 블랙핑크와 함께 3세대 걸그룹 투톱으로 맹주했다. 다만 2020년대 들어 걸그룹 세대 교체 움직임이 발빠르게 이어지면서 국내 시장에서 트와이스의 히트성은 예전만 못했는데,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회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한 번 도약에 나섰다.2021년 10월 발표한 ‘더 필즈’를 시작으로 2022년 ‘문라이트 선라이즈’까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연속 차트인을 이룬 트와이스는 음악과 무대를 통해 현지 팬덤 공략에 성공, 투어 규모를 점점 넓혀갔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2월 발표한 미니 13집 ‘위드 유-스’를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 1위에 올려놓으며 자체 커리어 하이의 성적을 쓴 것을 비롯해, 전 세계 27개 지역에서 51회에 걸쳐 다섯 번째 월드투어 ‘레디 투 비’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들은 미국, 멕시코, 브라질, 일본 등 세계 곳곳의 스타디움에서 콘서트를 진행했는데 닛산 스타디움에서의 공연은 K팝 걸그룹 최초이자 해외 여성 아티스트 최초의 입성이라 화제가 됐다. 이 투어로 트와이스는 누적 관객수 150만 명을 동원, 명실상부 ‘글로벌 스타디움급 아티스트’로 거듭났다. 트와이스의 현재진행형 성장 행보에 대해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트와이스가 최근 2년여 동안 해외투어에 집중하면서 그룹으로서의 생명력을 확인했다. 음악 스타일 또한 최근 트렌드를 잘 쫓아가고 있고, 후배 걸그룹들과 차별화된 성숙한 여성으로서의 고민, 과거 영광을 함께 한 멤버들과 팬들의 우정을 테마로 삼아 그들만의 색채를 찾아가고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또한 “트와이스의 여정은 그 자체로 기적이다. K팝 걸그룹의 운명 아닌 운명을 스스로 깨버렸다. 10년차 걸그룹으로 여전히 건재하고 아시아를 넘어 미국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고 있다”고 현 시점 글로벌 무대에서 써낸 대기만성 성과를 극찬했다. ◇ 음악·이미지 변화 시도… 현지 확장 가능성은 업계에서도 트와이스가 개척해 온 길은 모범적으로 꼽힌다. 한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트와이스는 업계에서 비교적 활동 가능 기간이 짧다고 평가 받는 걸그룹이라는 포맷에서 9인 다인원 단체 활동을 성공적으로 유지하며 국내외 팬들에게 안정감과 신뢰를 줬다. 기존 음악적 이미지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한 시도를 하면서 글로벌 역량을 넓혔고, 풍부한 디스코그라피와 꾸준한 소통으로 그룹의 생명력을 높이고 있다”고 봤다. 임희윤 대중음악 평론가는 트와이스가 서구권 K팝 팬덤을 사로잡을 수 있던 배경 중 하나로 엑조티즘(이국의 정취에 탐닉하는 경향 및 취향)을 언급했다. 임 평론가는 “아이돌 시스템은 K팝에 앞서 J팝이 상당히 체계적이고 공고하게 발전해왔는데, J팝이 그들만의 세계 안에 머무른 데 반해 K팝은 K팝만의 스타일로 승화시켜 보다 진취적으로 서구권을 공략, J팝이 해내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냈다”며 “트와이스는 귀여우면서도 여성스럽고, 동양적인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서양의 ‘덕후’를 빨아들이기 시작했고 비슷한 시기 K컬처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빠르게 확장성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금까지 써내려 온 성장 행보에도 트와이스가 향후에도 현지 음악시장에서 더 확장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의문 부호도 나온다. 임 평론가는 “트와이스는 현지의 서브컬처 마니아를 자극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현재의 행보가 향후의 확장성까지 담보한다고 보긴 어럽다. 롤라팔루자와 같은 큰 무대에 설 정도로 현지에서 팬덤이 확보된 건 사실이지만 완전히 현지 시장의 주류로 접어들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라고 진단했다. 한편 트와이스는 오는 4월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내한 공연 ‘뮤직 오브 더 스키어스 월드투어’에 스페셜 게스트로 나서 모처럼 국내 팬들을 만난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3.24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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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시대에 부르는 희망의 노래 플레이리스트 베스트 4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앞뒀지만 대한민국은 아직 ‘안녕’해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해 헌법재판이 시작되고, 내란수괴 혐의로 현직 대통령이 사상 처음 구속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불안정한 정국에 연말연초 환율 널뛰기, 유가 급상승 및 코스피 붕괴가 계속되는 등 경기침체도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어선 안되는 법. 일간스포츠는 세대와 성별을 초월해 희망과 위로를 전해줄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한다. ◇마이 앤트 메리 ‘골든 글러브’ “마지막 순간에 난 다시 일어서 내게 남겨진 시간을 준비하겠어 아직도 게임은 끝나지 않았어.” 모던 록밴드 마이 앤트 메리가 2004년 발표한 세번째 정규 앨범 ‘저스트 팝’의 타이틀곡이다. 편안한 록사운드에 직관적으로 와닿는 응원의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좌절하고 싶은 순간에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다시 일어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화자의 이야기는 발매된 지 20년이 지난 현 시점에도 유효하고, 많은 이들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다. 마이 앤트 메리는 ‘저스트 팝’ 앨범을 통해 2005년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상, 최우수 모던록 부문을 수상하며 대중성과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윤상 ‘달리기’ 전국민의 러닝송이자 대국민 응원가로 자리잡은 곡이다. 싱어송라이터 겸 작곡가 윤상이 신해철과 함께 결성했던 프로젝트 그룹 노땐스가 1996년 발표한 ‘골든힛트’ 앨범에 수록되며 세상에 처음 나온 이 곡은 이후 윤상 솔로 버전으로 그의 음반에 재수록됐고, S.E.S.가 2002년 발표한 리메이크 버전도 큰 인기를 얻으며 21세기 K팝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2015년엔 인디 듀오 옥상달빛도 그들만의 스타일로 리메이크, 다정한 위로송으로 사랑받았다. 숨이 턱까지 찼어도 어차피 시작해 버린 것, 멈춰서지 말고 끝까지 달려보자는 메시지는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위로로 다가온다. ◇자우림 ‘샤이닝’ “지금이 아닌 언젠가, 여기가 아닌 어딘가 나를 받아줄 그곳이 있을까…내게도 날개가 있어 날아갈 수 있을까.” 2006년 발매된 자우림 6집 ‘애쉬스 투 애쉬스’ 더블 타이틀곡 중 한 곡으로 발매 당시에도 음악팬들 사이 뜨거운 관심을 모았지만 2018년 JTBC ‘비긴어게인2’에서 김윤아와 이선규가 쓸쓸한 거리 위에서 선보인 버스킹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재조명됐다. 키보드 선율 위에 펼쳐진 김윤아의 단아한 보컬로 시작되는 이 곡은 현란하지 않은, 담백한 보컬과 연주로 또 다른 자우림 음악세계를 잘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한 편의 시같은 가사는 외롭고 불안한, 괴로운 상황에 처한 이에게 조용한 위로로 다가온다. ◇조용필 ‘그래도 돼’지난해 10월 발매된 조용필 정규 20집 ‘20’ 타이틀곡 ‘그래도 돼’는 조용필이 동시대인 모두를 위해 건네는 응원가다. “이 길에 힘이 겨워도 또 안된다고 말해도 이제는 믿어 믿어봐 자신을 믿어 믿어봐”라는, ‘다 괜찮다’는 메시지는, 조용필이라는 ‘어른’이 건네는 위로라 더욱 울림이 있다. 이 뭉근한 메시지를 시원한 록사운드에 펼쳐보인 점이 신선하다. 칠순을 훌쩍 넘긴 지금도 사운드와 트렌드를 연구하고 고민하는 ‘현재진행형’ 가왕의 진면모가 무겁지 않으면서도 묵직하게 담겨 가치를 더한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1.2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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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 윤도현이 살아가는 힘..음악으로 걸어가는 길 [줌人]

과거 히트곡들이 릴스 및 유튜브 숏츠 등 숏폼을 타고 재조명 받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가운데, 윤도현과 그의 소속 밴드 YB의 구(舊) 곡들도 최근 잇달아 주목 받고 있다. 윤도현이 2005년 발표한 솔로곡 ‘사랑했나봐’나 YB가 2011년 발표한 ‘흰수염고래’가 대표적이다. 이들 곡이 숏폼을 통해 새 숨결을 얻으며 초등생들 사이에도 회자되는 등 세대를 초월한 인기를 얻으며 스테디셀러로 거듭나고 있다. 명곡의 힘이 주목받고 있는 요즘, 명곡을 탄생시킨 이 뮤지션의 ‘현재진행형’ 활동상 또한 눈길을 끈다. 윤도현은 1994년 솔로 1집을 발표,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았는데 연차를 무색하게 하는 ‘열일’ 행보가 인상적이다. 특히 내년 YB 결성 30주년을 앞둔 그는 현재 밴드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YB 활동과의 병행 어려움에 최근엔 2년간 맡아 왔던 MBC FM4U ‘4시엔 윤도현입니다’ DJ직도 내려놨다. 윤도현은 DJ 하차 소식을 직접 밝히면서 “YB 활동을 계속하고 있고, 밴드의 유지와 공연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창작 작업, 앨범 제작, 이미 오래전에 계약된 뮤지컬 ‘광화문 연가’ 등 병행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고 청취자에 양해를 당부했다. 라디오를 통해 매일 청취자를 만나는 일은 어렵게 됐지만 공연장에선 여전히 혈기 왕성한 윤도현과 YB를 만날 수 있다. 올해 3월부터 4개월간 2024 YB 투어 ‘라이츠 : 인피니티’를 통해 전국 각지의 팬들을 만나온 이들은 7월 이후 본격 페스티벌 시즌이 도래하며 ‘청춘썸머나잇 – 고양’, ‘장흥 Rock 페스티벌’. ‘JUMF 2024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 ‘제 2회 강진 하맥축제’, ‘2024 KT 보야지 투 자라섬’, ‘2024 파주포크 페스티벌’, ‘러브 칩스 페스티벌 2024’, ‘2024 경춘선숲길 가을음악회’,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 2024’, ‘2024 페스티벌 광명’ 등 그 수를 헤아리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많은 페스티벌에 단골 뮤지션으로 출연하고 있다. 올해 들어 밴드신이 크게 주목 받으며 록 음악이 가요계 대세 장르로 약진한 분위기 속, 음악과 무대 열정 만큼은 여전히 푸릇한 청춘이자, 대세 중 대세 행보다. 최근 윤도현은 후배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신곡 ‘인스테드’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는가 하면, 이들의 단독 콘서트 무대에도 게스트로서 참여해 공연을 빛내는 등 밴드 선배로서 후배를 든든하게 지원사격 하기도 했다. 또 앞서 언급한 윤도현의 ‘사랑했나봐’는 글로벌 숏폼 플랫폼 틱톡이 지난 8월 공개한 올여름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음원 순위에서 무수한 인기곡을 제치고 8위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19년 전, 2005년 발매된 곡으로서 눈에 띄게 높은 순위로 이목을 끌었다. 윤도현은 자타공인 한국 대표 록발라드 보컬리스트이자 명MC, 명DJ, 뮤지컬 배우로서 쉼 없이 이어온 다양한 궤적의 활동으로 현재에 이르렀지만, 그 자신보다는 소속 밴드로서의 특별한 시점을 준비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을 기점으로 ‘국민밴드’로 거듭난 뒤에도 다수의 히트곡을 내놓으며 활동을 이어온 YB는 어느덧 밴드신에서도 대선배의 지위에 올랐지만,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는 열정 만큼이나 새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윤도현은 올해가 개인의 데뷔 30주년이지만 그에 대해 큰 의미를 두기보단 내년 YB 30주년을 맞아 앨범 작업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암 투병이라는 인생의 큰 파고를 넘기면서도 완치 후에야 비로소 세상에 꺼내놨을 정도로 마이크를 놓지 않는 모습은, 그에게 있어서 음악이 갖는 의미를 새삼 떠올리게 한다. 그렇게 음악은 ‘30주년’ 윤도현이 살아가는 힘, 걸어가는 길이다.한편 YB는 최근 한국갤럽이 전국 만 19세 이상 69세 이하 남녀 10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21세기 가장 사랑받은 밴드’ 1위에 오르며 명실상부 국민밴드의 위용을 과시했지만 내년 30주년을 앞두고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영국 출신 기타리스트로 15년간 YB에서 함께 한 스캇 할로웰이 오는 13일을 끝으로 팀을 떠나는 것. 오는 10일 홍대 롤링홀에서 열리는 YB 콘서트 ‘커튼콜’이 스캇 할로웰의 마지막 공식 공연이 된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0.07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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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드업 코리아] 구준엽 “원대한 꿈보다 즐거움, 행복 찾아 보내온 시간들” [창간55]

“제가 1969년 9월에 태어났거든요. 일간스포츠와는 같은 해, 같은 달에 태어난 동갑내기 친구죠.”가수, DJ, 화가 등 다방면에서 활약해온 구준엽이 창간 55주년을 맞은 일간스포츠와 ‘각별한 인연’을 밝혔다. 구준엽은 지난 2022년 대만 배우 서희원과 결혼한 뒤 대만에 거주하고 있다. 국제전화를 통해 일간스포츠의 창간 55주년을 축하해준 구준엽은 강원래와 불세출의 듀오 클론으로 한창 활동하던 전성기, 스포츠지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요즘 친구들은 앨범 내면 쇼케이스를 하는데, 우리 땐 무조건 첫 스케줄이 일간스포츠를 비롯한 신문사를 돌고 인사하며 대면 인터뷰 하던 거였다”고 말했다. “클론이 대만에서 처음 성공했을 때였어요. 우리 매니저가 기쁜 마음에 신문사를 돌아다니면서 ‘대만서 대박났다’고 이야기했는데, 당시엔 인터넷도 없던 때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기자들이 아무도 안 믿었어요. ‘아 성공했어? 그래 수고했다’ 하고 끝이었죠. 당시 H.O.T.가 핫했을 때였는데 SM(엔터테인먼트)이 대만 공연에 기자들과 함께 갔어요. 그 때 우리가 마지막 무대에 올라 객석 반응이 터지니까, (기자들이)뒤집어진 거죠. 뭐랄까, 뭔가 증명해 낸 느낌이랄까? 뿌듯하고, 인정받아 기분 좋은 그런 적이 있었어요.”2024년 현재는 지구촌 어디서 일어나는 일이라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이니, 강산이 무려 세 번은 바뀌었을 27~28년 전 미디어 환경을 떠올리면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다. ‘한국 대중음악의 르네상스기’라 일컬어지던 90년대의 한복판인 1996년 5월 데뷔한 클론은 ‘꿍따리 샤바라’, ‘도시탈출’, ‘사랑과 영혼’, ‘초련’ 등 다수의 곡으로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다. 데뷔 첫 해부터 당시 일간스포츠가 주최했던 제11회 골든디스크 어워즈 본상, 서울가요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당대 가요계에 파란을 일으킨 이들은 90년대 후반 대만 발(發) 한류 열풍의 중심에 서서 중화권 한류 1세대로 상징되기도 한다. 당시의 인기에 대해 구준엽은 “클론의 인기는 우리(멤버)가 아닌 음악의 인기였다. 우린 음악으로 좌지우지되는 팀이었다. 음악을 잘 해야만 했다. 음악이 좋을 땐 인기가 좋았다가 그렇지 않을 땐 떨어지고 그랬다”고 겸손하면서도 냉정하게 자평했다. “당시 가요계는 변해가는 시대의 시작이었어요. 90년대 초반에만 해도 어쿠스틱 음악이 사랑받았는데, 프로그래밍된 음악이 들어오면서 사운드도 팝에 가까워졌고, 팝 사운드에 목말라하던 젊은이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죠. 그런 상황이었는데, 우리는 사실 춤으로 노래를 커버해줘야 했어요. 자학이 아니라, 맞는 말이에요. 노래만 잘 한다고 가수가 되는 시대가 간 거였죠. 우리가 데뷔 때 김건모를 이겼는데, 현란하고 획기적인 퍼포먼스 하는 애들이 가창으로 1등 하던 사람을 이겼다는 게, 시대 흐름의, 문화의 변화였다고 생각해요.” 중학교 1학년 때 TV에서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 무대를 보고 단번에 댄스에 매료됐다는 구준엽은 부모의 이혼으로 불안정했던 가정 환경의 어려움을 춤으로 극복했다. “부잣집 애들은 AFKN 방송을 녹화해서 영상을 볼 수 있는데, 저는 그러질 못해서 눈으로 한 번 보고 동작을 외워야 했어요. 그래도 했죠. 너무 하고 싶으니까. 꿈에서도 춤을 추곤 했으니까요.”그는 고교 시절 절친 강원래와 함께 현진영과 와와 1기 댄서로 활동하는 등 댄스 장르가 대한민국에 본격 태동하기 전부터 댄서로 이름을 떨쳤다. 클론 이후 클럽 음악이 국내에 완전히 유행하기 전에 일찌감치 디제잉에 눈을 떠 DJ KOO로 엔터테이너 인생 2막도 잘 살아왔다. 2000년대 중·후반 프랑스에서 유행하던 테크토닉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것도 구준엽이었으니, 가히 문화계의 ‘트렌드 셰터’라 할 만하다. 이처럼 트렌드에 민감한, 그의 ‘얼리 어답터’적인 기질은 온전히 현재 그의 커리어를 이끈 동력이 됐다. “새로운 걸 좋아하고, 궁금해하고, 해보려 하고, 남들보다 다른 걸 먼저 알고 싶어하는 성격이긴 해요. 저는 미술학도고 가장 좋아하는 미술가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인데, 그 분도 화가이기 이전에 그 시대의 얼리어답터였어요. 그런 점이, 창의적인 일을 하는 데 있어서는 좋다고 생각해요. 뒤처지지 않을 수 있죠.”디제잉에 도전하게 된 데 대해서도 소개했다. “퍼포먼스를 위해 해외 공연에 갈 때마다 현지 클럽에 갔어요. 우리 음악에도 EDM 음악이 있기도 하고요. 제 친구(강원래)가 사고가 나면서 가수를 못 하게 돼 처음엔 다른 걸 해볼까도 싶었는데, 음악이 너무 하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가수는 혼자 하긴 싫고, 다른 형태의 음악이 없을까 하다가 생각해낸 게 디제잉이었어요.” 화려하게 빛나는 커리어와 별개로 첫사랑과 결혼에 골인한, 인생의 위너 구준엽. 그 시절 혹은 왕년이 아닌 ‘현재진행형’ 아티스트로 건재할 수 있는 비결은, 어쩌면 여전히 청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열정과 에너지 덕분이 아닐까. 결코 “잔소리하는 아저씨처럼 되고 싶진 않다”는 구준엽에게, 지금 이 순간에도 ‘K’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후배 아티스트들을 향한 잔소리 아닌 ‘조언’을 부탁하자 그는 자신의 경험을 담담하게 소개했다. “저는 솔직히 꿈이 크지 않았어요. 그렇게까지 먼 미래의 일을 생각해 본 적이 없죠. 누군가는 꿈을 크게 가지라고 하는데, 저는 반대의 생각이에요. ‘지금 주어진 일을 잘 하자’ 주의죠. 꿈을 크게 가지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너무 힘들잖아요. 대신 한 걸음씩, 조그마한 꿈을 이뤄나가면서 스스로의 원동력을 키우고 성취감을 이룬다면 계속 행복하게 활력을 이어나가면서, 끝까지 할 수 있지 않을까, 뭔가 끝에 가서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터뷰 말미 구준엽은 “내 목표는 오버하지 않고, 유치하지 않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뭐랄까? 멋있다거나 핫하다 말고, 근사하고 무게감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바람을 남겼다. 하지만 이를 어쩌나. 구준엽씨, 아무래도 다른 목표를 세우는 게 좋겠어요. 이미 당신은 누구보다 근사한 사람이니 말이에요.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9.2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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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포커스] 오마이걸 ‘클래시파이드’, 아이덴티티로 띄운 승부수

잘 어울리고, 자신 있는 것을 들고 나온 이들을 만나는 일은 늘 즐겁다. 최근 미니 10집 ‘드리미 레소넌스’로 돌아온 오마이걸이 그렇다. 이번 앨범을 통해 특유의 몽환적이면서도 아련한 콘셉트의 정수를 보여주며 아이덴티티를 공고히 하고 나선 오마이걸은 적지 않은 연차임에도 향후 그들만의 음악과 콘셉트로 계속 될 롱런을 예감하게 했다.타이틀곡 ‘클래시파이드’는 클래식 음악에 기반을 둔 팝 댄스 곡으로, 나쁜 꿈을 꾸지 않게 밤새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인형이 된 이야기를 통해 팬들을 향한 소중한 마음을 전하는 곡이다. 데뷔 10년차를 맞이한 오마이걸이 그들의 음악으로 건네는 서정적이고도 편안한 메시지는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곡은 도입부부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로 시작해 팝 댄스 리듬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전개가 인상적이다. 초창기 오마이걸에서 보다 강하게 느껴졌던 몽환적인 여성미가 돋보이는데 한결 성숙해진 분위기를 담아내 ‘현재진행형’ 오마이걸의 매력을 엿보게 한다.지난해 7월 발매한 미니 9집 ‘골든 아워글래스’ 타이틀곡 ‘여름이 들려’로 여름 히트 릴레이를 이어갔던 이들은 이번 ‘클래시파이드’로 우아함 끝판왕으로 거듭나는 모습이다.이 곡은 발매 이튿날인 지난달 27일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 벅스 뮤직 실시간 차트 1위, 멜론 톱 100에 진입하며 인기 정주행을 예고했다. 또 국내 뿐만 아니라 타이완,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해외 아이튠즈 톱 앨범차트 상위권에 진입했다.오마이걸의 성장 여정은 계단식이다. 데뷔 초반엔 인지도가 높지 않았으나 독보적인 감성과 콘셉트로 마니아를 사로잡더니 5년차인 2019년 Mnet ‘퀸덤’으로 주목을 받은 뒤 그 해 여름 ‘번지’로 지상파 음악방송 1위에 처음 등극하며 늦깎이 개화했다. 이후 2020년 ‘살짝 설렜어’, ‘돌핀’으로 물보라를 일으켰고, 2021년 ‘던 던 댄스’까지 연달아 히트 시키며 3세대 대표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한 이들은 이후 걸그룹 세대교체가 이뤄진 뒤에도 꾸준히 그들의 정체성을 지키며 데뷔 10년차를 맞이했다.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는 어느덧 3세대에서 4세대를 지나 5세대로 향하고 있는 분위기지만, 오마이걸의 근본 있는 행보는 오히려 반갑다. 트렌드를 읽어내는 다양한 음악적 실험과 도전을 거듭하는 과정을 통해 오히려 그 자신들의 것을 공고히 해 낸 결과로 탄생한 ‘클래시파이드’는 그래서 더 우아하고 반짝인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9.0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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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살인자ㅇ난감’ 이희준 “송촌, 빌런이라 생각한 적 없어”

‘살인자ㅇ난감’의 송촌은 영웅과 악당의 미묘한 경계를 오가는 안티히어로다. 전직 형사였던 송촌은 사회에서 악행을 저지른 사람들을 죽이며 단죄하는 그릇된 신념을 가진 인물로, 그의 이야기는 마지막화인 8회에서 비로소 풀리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송촌 역을 연기한 배우 이희준은 최근 인터뷰에서 “캐릭터 생각을 워낙 많이 하다 보니까 젖어 드는 편”이라며 “‘살인자ㅇ난감’ 촬영할 때 아이가 사진 찍어준다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 눈이 살인자 눈이더라. 나는 그런 눈인 줄 몰랐다. 캐릭터의 영향이 크구나 싶었다”고 말했다.지난 9일 공개된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최우식)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손석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TV 부문 2위에 오르며 글로벌 인기를 증명했다.이희준은 “시나리오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고 소재도 흥미로웠다. 송촌도 멋있었지만, 할아버지라는 것도 흥미로웠다”며 “모든 게 나를 흥분시켰다.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짧은 머리에 잔주름이 가득한 60대의 모습으로 등장했던 이희준은 “나는 도전과 어려운 일 앞에 흥분하는 편”이라며 “송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흥분됐다. 그런 제안을 해준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촌의 나이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나는 65세 정도라고 이해했다. 약수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운동 열심히 하는 몸 좋은 할아버지를 연상했다”고 설명했다.노인 연기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내가 먼저 감독님에게 ‘일부러 노인처럼 연기하면 안 좋을 거 같다’고 했다. 조금이라도 인위적인 목소리를 내면 다시 찍자고 했다”며 “디테일한 것들은 상의해가면서 했다”고 말했다.이희준은 이를 위해 특수분장도 매번 두 시간씩 받았다. 이희준은 “내 얼굴 근육에 맞는 10가지 다른 피스를 붙였다. 정말 공들인 분장이었다”며 “특수분장을 두 시간씩 받고 지울 때는 한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이희준은 ‘살인자ㅇ난감’에서 등장만으로도 위압감을 발산하는 것은 물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이처럼 그가 극중 인물에 깊이 빠져들 수 있었던 건, 과거부터 이어졌던 관찰 덕분이다. 이희준은 “원래 관찰을 좋아한다. 벌이가 넉넉하지 못한 시절에 지하철,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왔다 갔다 하면서 사람을 관찰하고 드로잉을 했다. 돈 안 드는 재미있는 취미를 자주 했었다”고 설명했다. 송춘 역시 그런 관찰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 이희준은 비록 송춘이 과거 동료에게 배신당한 뒤 범죄의 길을 걷는 인물이지만 “빌런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만큼 믿었던 선배 형사의 배신, 어차피 자신을 살인자라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충격이 컸을 것 같다. ‘나는 다르고 싶다’는 욕망이 크지 않았을까 싶다. 극단적인 생각에 비뚤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다진 이희준은 ‘황야’에 이어 ‘살인자ㅇ난감’까지 연이어 넷플릭스 작품에 출연했다. 현재도 넷플릭스 ‘악연’을 촬영 중이라 인터뷰 당일 새벽까지 촬영을 진행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고 이희준이 처음부터 탄탄대로를 걸은 건 아니다. 무명 시절도 겪었고, 연기를 그만둬야 하나 할 정도의 공황장애를 앓았다. 공황장애는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그렇게 힘들어하면서도 왜 연기를 계속하는지 묻자 이희준은 “극단 ‘간다’ 대표가 ‘왜 연기를 재미있어하냐’는 질문을 해 처음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며 “사람에 대한 이해가 재미있는 것 같다. 그런 심리를 이해하면 할수록 너무 재미있어서 거기에 가장 꽂혀 있게 된다. 그것보다 재미있는 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선배들이 연기를 하며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꼭 필요하다고 조언해주는데, 연기가 재미있어 찾지 못하고 있다”고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2.23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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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포커스] 트와이스, 여전히 찬란한 아홉 청춘이여

누군가의 성장을 바라보는 것은 얼마나 흐뭇한 일인가. 그런데 그 성장의 주체가 현역 중 최고참급이라면 이는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경이로움과 존경심으로 바라볼 일일 터다. 데뷔 때부터 ‘톱 걸그룹’으로 사랑받으며 수많은 히트곡으로 리스너를 즐겁게 해 준 그룹 트와이스의 여정이 그렇다. 2015년 데뷔 후 많은 이들에게 ‘치어 업’을 선사한 트와이스는 놀랍게도 10년차가 된 2024년에도 글로벌 무대에서 ‘현재진행형’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이들은 23일 새 미니앨범 ‘위드 유-스’(With YOU-th)를 발표하고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꾼다. ‘위드 유-스’는 트와이스가 지난해 3월 ‘레디 투 비’ 이후 약 1년 만에 선보이는 새 앨범으로, 무려 열세 번째 미니 앨범이다. 앨범에는 오리지널 영어 싱글 ‘아이 갓 유’를 필두로 타이틀곡 ‘원 스파크’, 수록곡 ‘러쉬’, ‘뉴 뉴’, ‘블룸’, ‘유 겟 미’까지 총 여섯 곡이 수록된다.전작 ‘레디 투 비’로 빌보드 메인 차트를 비롯한 여러 글로벌 차트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둔 트와이스는 이번 앨범을 통해 여전히 찬란하고 뜨거운 2024년 현재의 트와이스를 보여준다. ◇ ‘원 스파크’, 여전히 타오르는 아홉 개의 불꽃타이틀곡 ‘원 스파크’는 언제나 뜨겁게 타오르는 트와이스의 열정과 아홉 청춘의 빛나는 이야기를 담아낸 곡이다. K팝 히트곡 메이커 이어어택이 작곡에 참여했고 ‘낙낙’, ‘아이 캔트 스톱 미’ 등을 쓴 작곡가 심은지와 지효 솔로 데뷔곡 ‘킬링 미 굿’으로 호흡을 맞춘 멜라니 폰타나가 작사했다. 뮤직비디오 본 편에 앞서 공개된 티저는 트와이스 멤버들이 서로를 독려하는 장면부터 일상을 함께 보내고 품어주는 모습까지 여전히 뜨겁게 달리고 있는 트와이스의 모습 자체가 그려진다. 특히 영상 말미에는 연습 전 다짐을 하며 반짝이고 있는 아홉 멤버의 아름다운 열정이 그려져 왠지 모를 뭉클함을 자아낸다. 어둠 속에서도 반짝이는 조명과 촛불은 이들이 쌓아온 찬란한 우정을 뜻하는 듯 해 팬들과의 유대를 더 끈끈하게 자극할 전망이다. 올해로 데뷔 10년차를 맞은 트와이스가 꺼지지 않는 열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가운데, 국내와 아시아에 이어 미국 등 글로벌 시장까지 사로잡은 트와이스의 저력 이면에 깔려 있는, 음악과 무대에 대한 그들의 ‘진정성’이 신곡에 고스란히 담길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마의 7년’을 딛고 현 소속사와 전원 재계약을 체결한 뒤 트와이스가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걷고 있는 행보는 계약 기간을 마친 뒤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는 비슷한 연차의 타 걸그룹들의 그것과 대비돼 눈길을 끈다. 이 배경에는 멤버들간의 끈끈한 유대가 있다. ‘멤버십’을 뛰어넘은 ‘찐’ 우정을 보여주는 트와이스이기에 가능한 현재의 모습이라는 평이다. 이들은 그들만의 특별한 우정을 음악으로 표현해 선보이기도 했다. 이달 초 선공개한 영어 음원 ‘아이 갓 유’가 그것이다. 이 곡은 경쾌하면서도 심플한 드럼 패턴 위 울려 퍼지는 앰비언트 사운드와 멤버들이 켜켜이 쌓아 완성한 보컬 하모니가 벅찬 감동을 선사하는 게 특징이다. 아홉 멤버가 오랜 시간 쌓아온 찬란한 우정과 사랑을 표현해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항해에 나선 트와이스 멤버들의 따뜻한 우정을 그린 뮤직비디오도 인상을 남겼다. 멤버들은 바닷가 바위 절벽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는가 하면, 노을을 배경으로 둘러앉아 서로 기대어 미소 짓는 등 ‘시스터후드’를 보여줬다. 특히 아홉 멤버들은 함께 하는 모든 순간 같은 곳을 바라보고 포근히 껴안으며 서로의 버팀목이 돼 주는데, 멤버들이 10년 넘는 시간 동안 쌓아올린 우정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담겨 아련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영상으로 글로벌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 위기를 기회로…트와이스, 투어 아티스트 득실은트와이스는 모두에게 위기였던 코로나19 팬데믹을 기회로 만들어 다시 한번 도약에 성공했다. 데뷔 후 9년 가까운 여정의 초반부를 3세대 대표이자 국민 걸그룹으로 사랑 받은 이들은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로 무대를 넓혔다. 2021년 10월 발표한 ‘더 필즈’를 시작으로 2022년 ‘문라이트 선라이즈’까지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 ‘핫 100’ 연속 차트인을 이룬 트와이스는 음악과 무대를 통해 현지 팬덤 공략에 성공, 투어 규모를 점점 넓혀갔다. 그 사이 재계약도 성사시키며 ‘마(魔)의 7년’을 넘어선 뒤로 더욱 굳건하고 견고하게 글로벌 시장을 다지는 중이다. 이같은 트와이스의 행보에 대해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트와이스가 최근 2년여 동안 해외투어에 집중하면서 그룹으로서의 생명력을 확인했다. 음악 스타일 또한 최근 트렌드를 잘 쫓아가고 있고, 후배 걸그룹들과 차별화된 성숙한 여성으로서의 고민, 과거 영광을 함께 한 멤버들과 팬들의 우정을 테마로 삼아 그들만의 색채를 찾아가고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 평론가는 “투어 규모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탄탄한 팬덤이 있다는 것이고, 퍼포먼스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7년이 지난 시점 성장형 그룹으로 거듭났다는 점은 K팝 전반에 있어서도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와이스가 투어 등 글로벌 활동에 집중하던 시기, 국내에선 아이돌 그룹이 4세대로 세대 교체가 이뤄져 트와이스를 향했던 스포트라이트는 다소 옅어진 것이 사실이다. 일각에선 트와이스의 ‘투어 아티스트’ 행보에 우려 혹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대개 국내에서 인기 정점을 찍고 시간이 많이 흐른 팀의 경우에는 다시 올라가기가 쉽지 않지만 요즘 해외 시장이 활성화되다 보니 국내와 시차를 두고 나중에 해외에서 터지는 경우가 있다. 현재 국내 시장은 4세대들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보니 그 외의 그룹들은 다소 시대가 지나간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트와이스의 해외 인기가 상당한 만큼 음악 결과물에 따라 국내에서도 다시 주목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트와이스의 반등 가능성을 진단했다. 미국 NBC 대표 모닝쇼 ‘NBC 투데이’에서 컴백 무대를 선보이는 트와이스는 오는 3월 새 앨범에 담긴 신곡들을 들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선보인다. 또 7월에는 일본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 해외 여성 아티스트 사상 첫 입성이 되는 가나가와 닛산 스타디움 콘서트를 진행한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2.2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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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사람들' 스티븐 연이 또…한국계 배우가 할리우드서 새 역사 쓰기까지

미국 코미디언 코난 오브라이언의 내한, 가수 박진영의 ‘파이어‘ 뮤직비디오, 영화 ‘미나리’, 제29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등 연관성 없는 듯한 이 현장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배우 스티븐 연이다.15일(한국시간) 개최된 ‘제29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TV 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스티븐 연이 호명됐다. 스티븐 연은 시상식에 참석한 수많은 할리우드 배우들 앞에서 시상대에 올랐다. 변방의 한국계 배우가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을 통해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이어 다시 한번 일을 냈다. 현재 어엿한 할리우드 배우로 자리매김한 스티븐 연. 그가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건 지난 2010년 미국 AMC ‘워킹 데드’를 통해서였다. 특유의 재기발랄함으로 좀비들에 둘러싸인 릭 그라임스를 구하는 글렌 역을 맡아 주연급 인기를 누렸다.한국에서 얼굴을 알린 건 코난 오브라이언의 한국 여행기 영상이었다. 스티븐 연은 코난 오브라이언과 사찰을 방문하고 한국식 찜질방을 체험하는가 하면 박진영의 ‘파이어’(Fire)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다. 또한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출연해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로서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꾸준히 한국 영화인들과 협업하던 스티븐 연은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옥자’에 짧게 모습을 드러내며 국내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년 후인 2018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에 출연, 벤 역을 맡아 리얼한 연기로 주목받았다. 스티븐 연은 ‘버닝’을 통해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으며 ‘미국 비평가 협회상’과 ‘토론토 비평가 협회상’에서 남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국내외 주목을 받은 스티븐 연은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에 순자(윤여정)의 사위 제이콥 역으로 국내 팬들을 만났다. 스티븐 연은 ‘미나리’를 통해 한국계 최초로 미국 오스카상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됐으며 ‘제1회 북미 아시아 태평양 영화인 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연기력과 존재감을 인정받았다.믿고 보는 배우가 된 스티븐 연은 다시 한번 봉준호 감독과 손을 잡았다. 스티븐 연은 봉준호 감독의 새 영화 ‘미키 17’ 출연을 확정, ‘옥자’에 이어 두 번째 협업을 선보인다. 스티븐 연의 글로벌 행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스티븐 연은 ‘성난 사람들’에서 한국계 도급업자 대니 조 역을 맡아 에이미 역의 앨리 웡과 블랙 코미디를 선보였다. 극단으로 치닫는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한 스티븐 연은 ‘성난 사람들’로 해외 유수의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휩쓸고 있다.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단막극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데 이어 ‘제29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도 TV 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석권했다.특히 골든글로브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이자 콧대 높은 보수적인 시상식으로 유명하다. 그 벽을 허문 수상 소식은 반가움을 더했다. 이에 스티븐 연이 에미상에서도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1.1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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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X뮤빗] 자작곡도 1등…임영웅 ‘모래 알갱이’, 2023년 대표 노래 선정!

트롯 황제 임영웅이 발라드 장르로 올해 리스너들의 마음을 적셨다.임영웅의 ‘모래 알갱이는’ 일간스포츠와 글로벌 팬덤 플랫폼 뮤빗의 위클리 초이스 ‘2023년을 대표할 노래는?’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임영웅은 이번 투표에 참여한 총 43만5110표 가운데 득표율 70.5%에 해당하는 30만6786표를 얻었다.지난 6월 발매된 ‘모래 알갱이’는 잔잔한 파도 소리와 어쿠스틱한 기타 사운드, 여기에 임영웅표 감성이 듬뿍 담겨 힐링을 선사하는 곡이다. 특히 “언제든 내 곁에 쉬어가요”라는 가사와 애절한 표현력으로 영웅시대(팬덤명)에게 큰 위로를 안겼다.주목할 만한 것은 ‘모래 알갱이’가 임영웅의 자작곡이라는 것이다. TV조선 ‘미스터트롯’ 우승 후 트롯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았던 그는 모던록, 발라드, 댄스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말 희망차고 밝은 분위기의 ‘런던 보이’로 처음 작곡에 나섰고, ‘모래 알갱이’로 발라드 작곡까지 섭렵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 자질을 뽐냈다.‘모래 알갱이’의 인기는 공개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각종 음원 차트의 상위권에 안착했으며, 뮤직비디오는 최근 2100만 뷰를 넘겼다. 이는 팬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싶다는 임영웅의 진심이 통했다는 방증이다.임영웅에 이어 방탄소년단 정국의 ‘세븐’이 10만6759표(24.5%)로 2위, 세븐틴 ‘손오공’이 1만612표(2.4%)로 3위에 올랐다.이번 투표는 아시아 지역 투표율이 46.5%를 차지했다. 이어 남미 20.4%, 유럽 18.4%, 북중미 14.3% 순으로 나타났다.국가별로는 멕시코가 7727표로 집계돼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브라질 7726표, 일본 7642표, 인도네시아 6352표를 기록했다.한편 새로운 주제의 차기 위클리 초이스는 28일부터 시작해 내년 1월 3일까지 진행한다. ‘일간스포츠X뮤빗’ 위클리 초이스에서 1위를 한 셀럽에게는 일간스포츠의 지면 광고와 뮤빗인앱 팝업 광고가 주어진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12.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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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다했다”…애니 주제가가 가진 힘

2020년 일본의 레전드 애니메이션 ‘디지몬 어드벤처’의 주제가 ‘버터플라이’ 앨범 발매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이 국내에서 진행된 바 있다. 과거 방영된 ‘디지몬 어드벤처’ 대표 주제곡 ‘버터플라이’를 불렀던 키보디스트 전영호가 당시 ‘디지몬 어드벤처’ 20주년 극장판 개봉을 앞두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직접 펀딩을 연 것이었다. 본격적인 모금 시작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이 펀딩은 약 한 달 만에 모금액 10억 원을 돌파하면서 ‘추억’의 힘을 증명한 하나의 선례로 남았다. 그로부터 3년이 흘렀지만, 젊은 세대의 만화 주제가를 향한 뜨거운 애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지난달 3일부터 CJ ENM은 2000년대 투니버스에서 방영된 애니를 활용한 음원 앨범 및 공식 굿즈를 출시하기 위해 펀딩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투니버스 인기 애니 OST: 소녀들의 응원’ 타이틀로 진행된 해당 펀딩은 마감일인 이번 달 1일까지 목표 금액 8000만원을 훌쩍 넘은 2억 원을 달성했다. 이 펀딩 앨범에는 ‘슈가슈가룬’ ‘달빛천사’ ‘꼬마마법사 레미’ 등 요즘 아이들은 모르는 90년대생들이 어릴 적 즐겨본 애니 OST 10곡이 수록됐다. 여기에 엽서 세트, 아크릴 키링, 금속 배지 등 애니 캐릭터가 들어간 굿즈도 함께 출시됐다. CJ ENM 관계자는 “MZ세대는 방과 후 TV 앞에 모여 투니버스를 시청하고, 멋진 캐릭터들과 함께 신나게 모험하며 꿈을 키웠다”며 “투니버스를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계신 분들을 위해 지금은 구하기 어려워진 추억의 애니메이션 공식 아이템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애니 주제가를 향한 어른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지표는 또 있다. 바로 방송의 화제성을 통해서다. 지난달 JTBC 서바이벌 프로그램 ‘싱어게인3’에 74호 가수로 출연한 유정석은 이날 자신이 부른 애니 ‘쾌걸 근육맨 2세’ 주제가 ‘질풍가도’를 가창했다. ‘질풍가도’는 과거 OST뿐만 아니라 교내 축제나 각종 스포츠 경기에서 응원가로 쓰인 히트곡으로, 15년 만에 오른 무대에서 유정석은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겼다. 조회수는 916만 회(18일 기준)로 1000만 뷰에 육박했으며, 댓글에는 ‘질풍가도’에 관한 추억을 공유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쏟아졌다. 일본 만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 ‘원피스’의 OST ‘우리의 꿈’을 불렀던 코요태 또한 2018년 ‘우리의 꿈’을 다시 불러 새 음원으로 발매한 바 있다. 코요태가 부른 ‘우리의 꿈’ 라이브 영상은 조회수 수십만 회를 기록했고, 현재 진행 중인 전국투어에서도 빠질 수 없는 곡으로 자리매김했다. 코요태는 무대 첫 시작부터 해적선을 타고 등장해 ‘우리의 꿈’으로 오프닝을 장식하는 등 이 곡을 톡톡히 활용하고 있는 중이다.소위 애니를 좋아하는 이들을 오타쿠(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라 부르며 소수의 취미로 여기곤 하지만, 지금의 20~30대에게 애니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취미이자 세대를 대표하는 하나의 견고한 문화였다. 투니버스의 최전성기 시절(2002~2008) 케이블 시청률 상위 톱10에 투니버스 방영 애니가 무려 8개가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과거 습관처럼 즐겨들었던 애니 주제가를 어른이 된 후 다시 들었을 때는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추억 여행에 빠지게 되곤 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어린 시절의 추억은 고된 현실을 잊게 하는 진통제 작용을 한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애니 주제가를 찾아 듣는 것 또한 비슷한 이유이기에 아주 오랫동안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며 “과거에는 애니 주제가의 정식 발매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없었지만, 현재는 고유의 IP로 음원을 재탄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로 인해 음원 출시를 위한 펀딩 에도 돈을 아끼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12.20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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