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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주세혁 감독, 신유빈과 호흡...대한항공 탁구단 지휘봉 잡았다

파리 올림픽에서 남자 국가대표팀을 이끈 주세혁(44) 감독이 여자탁구 명문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았다.18일 탁구계에 따르면 주세혁 감독은 이달 초 대한항공과 계약했고, 지난주부터 인천 서구 대한항공 탁구단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 초 강희찬 감독이 물러난 뒤 젊으면서도 중량감 있는 경력을 지닌 지도자를 물색해왔다. 올 상반기부터 교감했고, 선임 작업은 파리 올림픽이 끝난 뒤 빠르게 진행됐다.1973년 창단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탁구단인 대한항공은 2007년부터 2013년까지 국내 최고 권위의 종합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7연패를 이뤄내는 등 최강팀으로 군림해왔다.현재 대한항공에는 파리 올림픽에서 혼합복식 동메달,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수확한 한국 탁구 최고의 스타 신유빈이 있다. 신유빈과 함께 파리 올림픽 단체전 동메달에 기여한 이은혜, 지난해 종합선수권 여자 단식 우승자인 김하영, 귀화한 두 강자도 대한항공 소속이다.대한항공이 보유한 좋은 선수들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메달권 성적을 기대할 실력자로 키워내는 중책이 주세혁 감독에게 맡겨졌다.신유빈과 이은혜는 그동안 주세혁 감독과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기에 적응에 긴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거로 보인다. 주세혁 감독은 삼성생명 소속이던 2018년 당시 유남규 삼성생명 여자팀 감독(현 한국거래소 감독)을 코치로 보좌하며 여자 선수들을 지도한 바 있다. 삼성생명 남자팀 선수로 뛰던 2017년에도 여자 선수들을 가르치는 역할도 맡았다. 주 감독은 유 감독을 도와 삼성생명 여자팀의 2017년 종합선수권 단체전, 2018년 종별대회 단체전, 실업리그 우승에 기여했다.주세혁 감독은 "대한항공이라는 명문팀에서 나를 선택해줘 감개무량하고, 그만큼 책임을 느낀다"면서 "대한항공을 더 강하고, 더 인기 있고, 좋은 선수들이 다들 오고 싶어 하는 구단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 감독은 "국제무대에서 성적을 낼 선수를 키운다는 구단 목표에 따라 신유빈을 비롯한 선수들이 더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했다.주세혁 감독은 현역 시절 역대 최강의 수비 전형 선수로 활약해 '깎신'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2003년 파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남자 단식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단식 결승에 오른 건 주 감독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안희수 기자 2024.09.18 07:28
경제일반

티웨이, 객실승무원 무급휴직 추진

티웨이항공이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티웨이항공의 무집휴직 대상은 전체 객실 승무원이다. 휴직 기간은 오는 10월 말부터 내년 3월 말 사이 적용되는 동계 스케줄 기간 중 최소 1개월부터 최대 3개월인 것으로 전해졌다.구체적인 무급휴직 목표 인원은 알려지지 않았다.이번 무급휴직은 일부 항공기 도입 지연에 따른 사업량 감소와 한시적 초과 인력 발생에 따라 추진한다고 티웨이항공은 설명했다. 도입이 지연되는 항공기는 티웨이항공이 자체적으로 도입을 추진하는 항공기라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유럽 노선 취항을 위해 대한항공으로부터 빌려오는 A330-200 항공기 5대는 당초 일정대로 이관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5대 중 3대가 이관됐으며, 나머지 2대도 오는 11월까지 넘겨받을 예정이다.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이 올해 들어 유럽 노선 취항 등을 준비하면서 이례적으로 많은 객실 승무원을 채용하면서 인력 초과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보고 있다.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신규 취항에 대비, 교육 기간을 고려해 인력 채용을 진행했으나 일정 기간 초과 인력이 발생하게 됐다"며 "희망자만 한시적 휴직 신청을 받는 것으로 재정난 등과는 관계없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8.27 13:34
스포츠일반

기부천사 신유빈, 자신을 모델로 발탁한 회사까지 배려했다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동메달리스트 신유빈(20·대한항공)이 대회 후 선행으로 훈훈한 소식을 전했다. 신유빈의 매니지먼트사 GNS는 지난 16일 신유빈이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모델로 발탁돼 파리 올림픽 후 첫 광고모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신유빈은 광고모델료 중 일부인 1억원을 유소년 탁구선수 양성을 위해 한국초등학교탁구연맹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초등학생 탁구 선수의 해외 전지훈련비 및 경기력 향상 지원금으로 쓰인다. 빙그레 측은 20일 신유빈의 선행에 관한 뒷이야기를 추가로 전했다. 이에 따르면, 신유빈은 빙그레와 계약하기 전에 먼저 ‘광고모델료를 기부해도 되겠느냐’고 물어왔다고 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광고모델료는 돈을 모델이 사용처를 자유롭게 결정하면 되는데, 굳이 확인을 하는 것에 의아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런데 신유빈이 굳이 먼저 물은 이유는 “모델료를 바로 기부하면 광고 효과가 퇴색해 민폐를 끼칠까봐” 염려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빙그레 측도 신유빈의 배려심에 크게 놀랐다는 후문이다. 신유빈은 기부처에 대해서도 빙그레가 원하는 기부처가 있다면 조율할 수 있다며 배려했다고 한다. 또한 빙그레 측은 지난 16일 신유빈 매니지먼트사의 보도자료에는 ‘광고모델료의 일부’인 1억원을 기부했다고 되어있는데, 일부가 아니라 ‘상당한 비중’이라고 덧붙였다. 신유빈은 기꺼운 마음으로 자신의 수익을 꾸준히 기부하는 ‘기부 천사’로 유명하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주목받았던 탁구 영재 출신으로,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일찍 실업팀에 진출해 화제를 모았던 주인공이었다. 신유빈은 16세에 현재 소속팀인 대한항공 탁구단에 입단했는데, 이때 첫 월급을 받은 순간부터 기부를 시작했다. 당시 신유빈은 첫 월급으로 고향인 수원시에 있는 아동복지시설에 600만원 상당의 운동화 53켤레를 기부했다. 이듬해인 2021년 8월에는 광고모델료 등으로 얻은 수익금 8000만원을 수원 아주대병원의 소아 청소년 환자를 위해 기부했다. 2023년 5월 더반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복식 은메달 획득 후에는 이때 받은 포상금 1000만원을 월드비전에 기부했다. 그리고 10월에는 저소득층 홀몸노인을 돕고 싶다며 수원의 한 복지관에 2000만원을 기부했다. 또 신유빈은 자신이 어린 시절 지원을 받았던 한국여성탁구연맹에 후원금과 탁구용품을 기부하고, 지난해 부산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부산광역시 탁구협회에 유소년 탁구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아주대 병원과 성빈센트병원을 통해 소아∙청소년 환아들에게도 의료비를 후원하는 등 꾸준한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신유빈은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과 여자 단체전에서 모두 동메달을 따내며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현정화, 김택수 이후 32년 만의 한국 탁구 올림픽 멀티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는 파리 올림픽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실력과 근성을 보여주며 큰 인기를 얻었고, 특히 경기 도중 바나나, 에너지젤, 주먹밥 등을 먹는 모습에 중국과 일본 팬까지 ‘귀엽다’며 열광하게 했다. 올림픽 직후 바나나맛우유와 더불어 편의점 GS25 ‘삐약이 신유빈의 간식타임’이라는 주먹밥 2종과 컵델리 2종의 모델이 됐다. 이밖에 치킨 등 식음료, 제약, 유통, 뷰티업체 등 다양한 회사의 광고모델로 러브콜이 쇄도해 최고의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신유빈의 매니지먼트사는 20일 “신유빈이 오른쪽 어깨 근육 미세 파열 진단을 받았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의사 권유에 따라 한 달 정도 휴식을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유빈은 컨디션을 체크한 후 다음달 열리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챔피언스 마카오, WTT 차이나 스매시 출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은경 기자 2024.08.20 11:04
스포츠일반

맏언니 전지희는 왜 '돈' 이야기를 꺼냈을까..."지원 늘리면 유빈이 메달 색깔 바뀔 것" [2024 파리]

"메달이 많이 나와야 저희 선수들이 돈이라든가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잖아요."한국 여자탁구가 스웨덴을 꺾고 4강에 올랐다. 메달이 눈앞인데, '맏언니' 전지희(미래에셋증권)가 꽤나 솔직한, 어찌 보면 노골적으로도 들리는 동기를 꺼냈다. 그런데 이유가 있었다.신유빈과 이은혜(이상 대한항공) 전지희가 호흡을 맞춘 한국은 6일(한국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체전 8강전에서 스웨덴을 3-0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4강전에 오른 한국은 8강전 옆 블록에서 열릴 중국과 대만의 맞대결 승리팀과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한국 여자 탁구가 단체전에서 4강에 오른 건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그리고 1승만 더 거두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 이후 16년 만에 단체전 메달을 목에 건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전지희는 "유빈이가 랭킹이 높은 덕분에 단체전 시드를 잘 받았다. 그게 큰 힘이 됐다. 그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좋은 랭킹에 오를 수 있었다"며 "2016년부터 올림픽 국가대표 과정에 있었다. 8강에서 이기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안다"라고 했다.전지희는 "그래서 유빈이의 존재가 너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유빈이가 대표팀 들어온 후 많이 바뀌었다. 분위기도 달라졌다"며 "우리가 재밌게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유빈이가 아마 앞으로도 중국 선수들 정말 많이 만나게 될 거다. 이번 4강 준결승전에서도 만나게 된다면 많이 느낄 수 있을 거다. 또 그걸 통해 단체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한국의 준결승 상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세계 최강 중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지희는 "목표는 그 전부터 메달 수상이다. 지난해 유빈이와 세계대회부터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함께 했다. 원래 꿈이 큰 무대 결승까지 올라가는 것이었다"며 "지난해 두 번 올라갔다. 그러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주위에서 8강에 올랐다고 축하는 많이 받았지만, 우리 팀 경기는 이제 시작됐을 뿐"이라고 했다. 전지희는 "마음에 품고 있는 생각이 있다"며 "솔직히 메달이 많이 나와야 선수들이 돈이라든가 지원을 잘 받을 수 있지 않나"라고 했다.이유가 있었다. 전지희 본인의 이익을 위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전지희는 "어린 유망주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AD카드(통행권) 지원이 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현장에서 선수들을 위한 개인 트레이너, 코치, 훈련 파트너를 더 쓸 수 있게 된다. 후배들을 위한 조건을 만들고 싶다"며 "유빈이의 경우는 톱 틀래스 아닌가. (지원이 늘어나) 유빈이를 더 조건에서 뛰게 할 수 있는지가 다음 올림픽에서 그의 메달 색깔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주장했다.대한탁구협회에 따르면 현재 파리 올림픽 현장에서 선수단을 지원하는 이들은 파트너 선수 총 3명(교체 선수 2명, 훈련 선수 1명)와 치료 트레이너 2명으로 구성됐다. 다만 치료 트레이너의 경우 AD 카드가 부족해 단 한 명만 연습장 입장이 가능하다. 다른 1명의 트레이너는 선수촌 게스트패스 입장을 통해서만 선수 컨디셔닝을 지원할 수 있는 상태다. 평소 당당하게 직언을 던지기 보단 조심스럽고 차분하게 의견을 말하던 게 전지희였다. 그에게 "협회에 강력하게 이야기하시겠나"라고 묻자 쑥쓰럽다는 듯 웃으며 "내게 그럴 힘이 있나요?"라고 했다. 그는 "메달을 따면 조건이 조금 더 좋아지지 않겠나. 협회에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라 저희 성적이 잘 나오는 게 첫 번째"라고 설명했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07 01:47
스포츠일반

"이게 내 실력이고 최선, 더 노력할게요" 삐약이 신유빈은 울지 않는다 [2024 파리]

신유빈(20·대한항공)이 20년 만의 단식 메달 수상에 실패했다. 하지만 담담했고, 차분했다.세계 랭킹 8위인 신유빈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하야타 히나(5위·일본)에게 2-4(11-9, 11-13, 10-12, 7-11, 12-10, 7-11)로 패했다.어려운 상대였다. 이날 전까지 신유빈과 하야타와의 상대 전적에서 4전 전패였다. 이날도 1게임은 잡았으나 이후 내리 3게임을 연달아 내주며 결국 패했다. 6게임 중 3게임에서 듀스 접전이 펼쳐졌지만, 신유빈이 그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경기 종료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신유빈은 눈물을 참고 담담히 이야기를 꺼냈다. 신유빈은 "나를 이긴 상대들은 그만큼 나보다 더 오랜 기간, 묵묵하게 노력했던 선수들"이라며 "그런 점은 인정하고 배워야 한다. 나도 더 오랜 기간, 묵묵하게 훈련해야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신유빈은 "메달 획득을 목표로 올림픽 단식 경기에 나섰는데 4위로 마치게 돼 아쉽긴 하다"면서도 "오늘 경기 내용은 아쉽지 않다. 이게 현재 나의 최선이고 실력이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게 분명해졌다"고 답했다. 신유빈은 경기가 끝난 직후에도 하야타에게 동메달 수상을 축하하며 미소와 인사를 건넸다. 신유빈은 그에 대해 "하야타를 오랫동안 봐 왔다.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간절하게 경기했다"며 "그런 부분을 인정해주고 싶었다. 나도 더 단단한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을 담아서 축하 인사를 했다"고 답했다.비록 단식에서 수상엔 실패했으나 성장을 확인한 대회였다. 혼성복식에서 임종훈(한국거래소)와 함께 동메달을 목에 걸어 12년 동안 쌓인 한국 탁구의 메달 갈증을 풀었다. 지난 대회 32강에 그쳤던 최종 성적도 4강으로 대폭 올렸다.신유빈은 만족하지 않았고, 자신보다 위에 있는 선수들의 존재감을 인정했다. 그는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 3년 동안 내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메달을 딴 선수들은 더 큰 노력을 했으니까, 시상대에 오를 자격이 있다"며 "기술적으로도 그렇고 정신적, 체력적으로도 모든 걸 향상해야 더 좋은 탁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신유빈은 "지금 당장 나보다 나은 상대를 이길 수는 없지만, 노력은 할 수 있다"며 "더 노력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아직 대표팀 일정이 끝난 건 아니다. 신유빈은 5일부터 시작하는 여자 단체전에서 한 번 더 메달에 도전한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6일 오전에 브라질과 단체전 첫 경기를 치른다.신유빈은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는데, 단식에서 메달로 보답하지 못해 아쉽다"며 "단체전이 남았으니, 지치지 않고 다시 밝게 경기하겠다"고 약속했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03 23:39
스포츠일반

메달만큼 값진 신유빈의 눈물과 성장, "오늘 4강 기대해 주세요"

신유빈(20·대한항공)은 극적인 준결승행을 확정 짓자 눈물을 글썽였다. 엄청난 중압감과 부담감을 내려놓은 덕분이다. 신유빈은 "동메달 땄을 때도 안 울었는데"라고 말했다. 신유빈이 20년 만의 여자 탁구 메달에 도전한다.세계랭킹 8위 신유빈은 2일(한국시간) 오후 5시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세계 4위 중국의 천멍과 맞붙는다. 신유빈의 4강행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 속에 극적으로 이뤄졌다. 신유빈은 전날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8강전에서 일본의 히라노 미우(13위)에게 4-3(11-4, 11-7, 11-5, 7-11, 8-11, 13-11)으로 이겼다.신유빈은 게임 스코어 3-0으로 앞서며 손쉽게 승리하는 듯했다. 그러나 히라노는 3게임 종료 후 타임을 요청했다.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겠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히라노의 환복 시간은 예정보다 길어졌다. 그 사이 땀이 식은 신유빈의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려 4~6게임을 내리 뺏겼다. 신유빈은 마지막 7번째 게임 때도 9-10 위기에 몰렸다. 1점만 더 주면 8강에서 탈락하는 상황. 신유빈은 바로 10-10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10-11로 다시 매치 포인트를 뺏긴 신유빈은 11-11을 만든 뒤 12-11 상황에서 히라노의 스매시가 네트를 넘지 못하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신유빈은 경기가 끝난 뒤 두 주먹을 들어 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이제 스무살의 신유빈은 메달만큼 값진 1시간 20분의 명승부를 선보였다. 특히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와 성적에 대한 압박감이 큰 무대에서 극적으로 승리,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신유빈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혼합복식 동메달을 땄을 때도 눈물이 안 났는데, 경기가 끝났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안도감 때문"이라고 웃었다. 신유빈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히라노에 져 결승 진출이 좌절되자 에이스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미안함에 눈물을 흘렸던 바 있다. 이번에는 기쁨의 눈물이다. 그는 "오늘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될 거 같다. 정말 어려운 경기였는데 잘 풀었다. 저 자신에게 잘했다고 해주고 싶다"고 했다.신유빈의 준결승 상대인 천멍은 현재 세계 4위다. 쑨잉사에게 세계 1위 타이틀을 넘겨줬지만, 2010년대 중후반까지 최강자로 군림했다. 2021년 도쿄 대회에서는 여자 단식과 여자 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신유빈은 천멍과 지난 3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싱가포르 스매시 8강에서 한 차례 맞붙어 1-4로 졌다.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8강전을 현장에서 관전한 뒤 "정말 어려운 경기였다. 3-0으로 이기다가 3-3으로 쫓기게 되면 더 힘들어지는 법이다. 그 상황을 이겨냈다는 것만으로도 유빈이가 한 단계 더 올라선 것 같다"며 "천멍은 중국 탁구 선수 중 가장 기복이 큰 선수다. 충분히 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유빈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잘 먹고, 잘 쉬고, 상대 분석 잘해서 더 좋은 경기력을 만들어서 시합에 임하겠다"며 "결승 진출도 기대해 주세요"라고 웃었다.이형석 기자 2024.08.02 12:51
스포츠일반

3포 아닌 3즐 세대, 올림픽 즐기는 MZ [2024 파리]

태극마크를 무거운 사명감으로 여기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올림픽이 인생을 건 승부가 아니라, 선수들 생애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되는 것이다.한국 스포츠가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1980년대 이후, 선수들의 '절대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올림픽에서 은, 동메달을 따도 "국민들께 죄송하다"라고 말하는 선수가 꽤 많았다.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도 올림픽이 주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은 시대상의 변화를 느끼기 좋은 무대다. 어느 때보다 기대치(금메달 5개, 종합 15위)가 적었던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등장하는 '깜짝 스타'는 하나같이 밝고, 당차다. 올림픽이라는 승부를, 국가대표로서의 명예를 즐길 줄 아는 것이다. 언제나 눈물짓던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은 어느새 한국 탁구의 에이스가 됐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대회에서 올림픽을 처음 경험한 그는 단식 3회전 탈락에 이어 단체전 8강에서도 패했다. 단체전 탈락 후 그는 "내가 이겼어야 했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못 잡아서 언니들에게 많이 미안하다"라며 펑펑 울었다.2년 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신유빈은 결승전 1단식과 4단식을 맡아 모두 패했다. 그는 눈물을 보이며 "언니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라면서도 "(코로나로 1년 대회가 연기돼)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행운이 찾아온 데 감사하다"고 했다.파리에서 신유빈은 울지 않았다. 혼합복식 준결승에서 중국에 석패했을 때도 자책하지 않았다. 신유빈은 "경기에서 작전만 생각하고, 탁구에만 집중하니까 다른 생각(부담감)은 딱히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복식 파트너 임종훈(27)도 "내가 좋아하는 탁구를, 좋아하는 만큼 하기에 후회 없다"라고 했다. 둘은 30일(한국시간) 동메달을 합작했다. 스무 살 신유빈 이상으로 당찬 선수가 반효진(16·대구체고)이다. 29일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나이답지 않은 침착성을 보여줬다. 결선 1위를 달리다 역전을 허용했으나, 슛오프 승부에서 흔들리지 않는 실력을 보여줬다. 마지막 한 발을 10.4점을 쏘면서 0.1점 차로 금메달을 땄다.반효진은 "슛오프까지 간 게 하늘이 준 (금메달) 기회라고 생각해서 소중하게 쐈다"라면서 "(경기 전 루틴인) 오늘의 운세를 봤는데 '모두가 나를 인정하는 날'이라고 쓰여 있었다. '나의 날이구나' 싶었다"라고 떠올렸다. 이번 대표팀 최연소 선수의 담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17세에 나선 2020 도쿄 대회에서 화제가 된 김제덕(20·예천군청)의 "파이팅!"은 이번 파리 대회에서도 울려 퍼졌다. 벌이 손에 앉아도 한치도 흔들리지 않고 과녁을 명중했다. 활을 거둔 후엔 화끈한 포효와 응원으로 팀원들에게 기를 불어 넣었다. 스무 살 선수가 올림픽 자체를 즐기는 모다. 아쉬운 '반칙패'로 통한의 은메달을 딴 유도 대표팀 허미미(21·경북체육회)는 경기장을 빠져나올 땐 환한 표정을 보였다. 그는 "(반칙패로 인한 은메달이 아쉽지만) 경기의 일부니까 어쩔 수 없다"라면서 "다음(LA 올림픽)에서는 이런 걸 잘 생각하고 유도를 하고 싶다"라며 미소 지었다.패배의 아픔은 잠시, 허미미는 시상대에 올라 '빅토리 셀피'를 찍으며 경쟁 선수들과 환하게 웃었다. 삼성전자가 MZ세대를 겨냥,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력해 메달리스트 선수들이 시상대 위에서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동메달을 딴 탁구 신유빈-임종훈 조도, 은메달을 목에 건 '엄마 사수' 김예지(31·임실군청)도 마찬가지였다. 메달 색깔과 관계없이 최선을 다한 뒤 찾아오는 후련함, 노력을 보상받았다는 뿌듯함을 즐겼다. 수영 대표팀 간판 황선우(21·강원도청)는 빈손으로 물러났다. 29일 자유형 200m, 30일 계영 800m에서 기대와 달리 메달을 따지 못했다. 좌절할 만한 상황에서도 그는 "난 아직 스물한 살이다. 충분히 4년 뒤 LA 올림픽에도 도전할 수 있다. 다시 준비할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흔히 현재 20~40대를 '3포 세대'라고 한다. 어려운 사회·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취업·결혼·출산 등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젊은 세대에서는, 분명 또 다른 에너지도 생겨나고 있다. 노력하는 과정, 경쟁하는 순간,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를 즐길 줄 아는 '3즐 세대'가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의 반전을 이끌고 있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윤승재 기자 2024.08.01 10:56
스포츠일반

신유빈 만났던 환갑의 국가대표...'손녀뻘' 후배에 지고도 "행복해요" [2024 파리]

"쑨잉샤(24·중국·1위)와 대결할 기회를 얻은 것 자체가 행복해요."3년 전 신유빈(20·대한항공)과 대결로 화제를 모았던 니시아리안(61·룩셈부르크)은 환갑의 나이에도 여전히 청춘이었고, 탁구를 사랑했다.니시아리안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쑨잉샤를 만나 게임 스코어 0-4(5-11 1-11 11-13 4-11)로 완패했다.스코어만 봐도 알 수 있듯 상대가 되질 않았다. 앞서 64강에서는 알틴카야시벨(튀르키예)을 꺾으면서 노익장을 과시했지만, 하필 상대가 쑨잉샤였다. 세계랭킹 1위인 쑨잉샤는 30일 열린 혼합복식에서도 북한 리정식-김금용 조를 꺾고 압도적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단식에서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아무리 니시아리안이 기대 이상 활약을 보인다한들 쑨잉샤를 상대하기엔 무리였다.패했지만, 니시아리안은 메달 수상자 못지 않게 기뻐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쑨잉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고, 관중들에게도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쑨잉샤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들이 니시아리안에게도 박수를 보냈다.니시아리안에게 쑨잉샤는 세계 최강의 상대기도 하지만, 중국 탁구 국가대표 후배기도 했다. 현재 룩셈베르크 소속인 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나 자랐고, 1982년 선수로 데뷔 후 1980년대 중국 국가대표로도 활동했던 인물이다. 이후 1989년 독일로 이민했다. 이후 남편인 룩셈부르크인 토니 다니엘손을 만나 결혼하면서 룩셈부르크로 귀화, 코치로 뛰다 선수로도 복귀했다.40여년 전 니시아리안도 중국 탁구 국가대표였다. 당시 올림픽 정식 종목은 아니었으나 1983년 세계선수권 여자 복식에서 우승했고, 아시안컵 등 국제 대회도 여러 차례 나가 수상을 경험했다. 쑨잉샤는 그에게 40여년 후배인 셈이다. 손녀뻘인 까마득한 중국 국가대표 후배와 맞대결해 졌지만 그는 감사하고, 새롭게 배웠다고 했다. 31일 경기 패배 후 니시아리안은 "어렸을 때부터 중국에서 탁구를 배웠고 실력을 늘렸다. 덕분에 지금까지도 올림픽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며 "비록 졌지만 나는 더 많은 것을 즐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니시아리안은 "쑨잉샤와 대결할 기회를 얻은 것 자체가 행복하다. 나에게 다시 한번 탁구의 눈을 뜨게 해 줬다"며 "다른 선수를 상대로는 이길 수 있었지만, 쑨잉샤에게는 모든 것이 뒤쳐졌다"고 세계 정상급인 후배를 치켜세웠다.환갑의 나이에도 올림픽에 나왔는데, LA 올림픽 역시 가능하진 않을까. 니시아리안은 이에 대해선 "3년 전 도쿄 대회를 마친 뒤 파리 대회가 정말 멀게 느껴졌는데 또 다음 대회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답을 피했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01 02:31
스포츠일반

‘전패’ 만리장성 넘어라…한국 탁구, 12년 만의 메달 가능성↑ [2024 파리]

만리장성을 넘어야 한다. 2024 파리 올림픽에 나선 한국 탁구의 미션이다.임종훈(한국거래소)-신유빈(대한항공) 조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대회 탁구 혼합복식 8강전에서 오비디우 이오네스쿠-베르나데트 쇠츠 조(8위·루마니아)를 4-0(13-11 11-8 11-8 11-8)으로 이겼다.메달까지는 단 1승.하필 4강 상대는 중국이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중국 최강 왕추친-쑨잉사 조와 한국시간으로 30일 0시에 맞붙는다.왕추친-쑨잉사 조는 혼합복식 세계랭킹 1위다. 각자 남녀 단식 세계랭킹 1위이기도 하다.왕추친-쑨잉사 조와 네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진 임종훈-신유빈 조에는 4강전이 ‘도전’이다.임종훈은 8강전 승리 후 "상대가 누군지는 첫 경기부터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가 준비한 걸 확실히 경기에서 해내자고 했다. 그렇게 해야 서로에 대한 믿음도 생기는 법이고 좋은 경기를 계속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가 됐든 올라오는 상대를 확인 후 분석하며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두 조의 맞대결 한 시간 전에 반대편 북한의 리정식-김금용 조(랭킹 없음)와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 조(4위)가 대결한다. 한국 탁구는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혼합복식은 탁구에서도 메달 가능성이 가장 큰 종목이었는데, 중국만 넘으면 금메달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전망이다.현재 한국 탁구는 개인전에서 장우진(13위)만이 32강에 올랐다.조대성과 전지희는 개인전 64강에서 고개를 떨궜다.김희웅 기자 2024.07.29 09:03
배구

'수술만 12번, 소문도' 은퇴 박철우 "제 배구 인생 정말 다사다난했죠"

"제 배구 인생이요? 한마디로 다사다난했죠."배구 선수 박철우(39)는 지난 5월 은퇴를 발표했다. V리그 남자부 마지막 원년(2005년) 멤버였던 그는 최근 본지와 만나 "저만큼 배구 인생에 파도가 많았던 선수가 있었을까요"라며 물었다. 옆에 있던 농구 선수 출신 아내 신혜인(39) 씨는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이렇게 많은 상을 받았는데"라며 남편에게 힘을 실어줬다. 박철우는 남자부 통산 최다 득점(6623개)의 주인공이다. 이 밖에도 후위 득점 1위, 서브 득점 3위, 최다 출장 3위를 기록했다. 현대캐피탈 소속이었던 2008~09시즌에는 국내 선수 최초로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외국인 선수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포지션에서 국내 선수로서 자존심을 지켜온 그다. 3년 전부터 출장 시간이 줄어든 박철우는 지난 5월 기자와 연락이 닿았을 때 "80~90%는 은퇴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배구를 시작한 큰딸 소율이를 위해 조금 더 뛰어야 하나 싶었다. 결국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은퇴를 결정했다. 박철우는 "미래를 위해 지금 (은퇴) 결단하는 게 낫겠더라"고 말했다.학창 시절부터 27년 동안 이어온 배구 인생이 마냥 행복했을 것 같았지만 박철우는 아쉬운 순간을 먼저 떠올렸다. 그는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행복했던 때도 많았고, 최악이었던 때도 많았다"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배구 선수로 가장 좋았을 때 '국가대표 사건'이 발생했다"라고 했다. 박철우는 2009년 대표팀 소집 당시 코치진으로부터 온몸이 피멍이 들 정도로 맞아, 다음날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큰 파문이 일자 대한배구협회는 해당 코치에게 무기한 자격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도 나가 금메달도 따고 싶다"던 박철우는 이후 대표팀에서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했다. 부상도 그를 괴롭혔다. 크고 작은 수술을 총 12차례 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네 번의 기흉 수술도 했다. 점프를 반복하는 배구 선수에게 기흉은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그는 "내부 장기가 키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등 몸이 전반적으로 약했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2020년 자유계약선수(FA)가 되어 한국전력으로 이적한 박철우는 발목 수술 전 검사 단계에서 심장 부위에 이상을 발견했다. 결국 가슴을 열고 대동맥류 수술을 받았다. 신혜인 씨는 "저도 선수 출신이라 정형외과 수술을 (무던하게) 받아들이는데, 심장 수술 때는 (남편이) 정신력 강한 사람임을 느꼈다. 빨리 코트로 복귀하겠다며 수술 후 사흘째부터 스쿼트를 하더라"며 "이 나이까지 선수로 뛰는 이유가 여기 있구나 싶었다"라고 전했다. 박철우는 "구단이 많은 돈을 들여 날 영입했는데 수술대에 오르니 너무 죄송했다. 처음 훈련장에 나타나니 후배들이 '좀비가 오는 줄 알았다'라고 하더라. 아내도 '미친놈'이라고 했다"라고 웃었다. 박철우는 아내와 장인을 위해 더 열심히 뛰었다. 박철우는 현대캐피탈에서 뛸 때 당시 라이벌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 딸 신혜인 씨와 교제하며 화제를 낳았다. 이후 삼성화재로 이적, 장인과 한솥밥을 먹었다.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전인미답의 7연속 우승을 이끌고 2015년 지휘봉을 내려놓은 신 감독은 태릉선수촌장을 거쳐 현재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박철우는 "아내와 만날 때도 사실과 전혀 다른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그저 난 선수로서 가치를 증명하고 싶었다"며 "장인어른의 명성에 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장인어른이 자랑하고 싶은 사위가 되고자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박철우는 또 "(당시 현대캐피탈, 현재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님이 저를 키워주셨다면, 신치용 감독님은 제 배구를 성장시켜 주셨다"라며 "최근 은퇴 논의 과정에선 충분히 할 만큼 했다.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응원을 받았다고 한다. 박철우는 "은퇴하면 다시는 배구를 못하니까 아쉬울 것 같았는데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에서 벗어나니 홀가분하다"라며 웃었다. 공을 내려놓은 손에 마이크를 쥐었다. 박철우는 배구 해설위원으로 현장을 찾는다. 인생 제2막을 여는 박철우는 "은퇴 후 미래 걱정이 많았다. 아내가 '걱정하지 마. 내가 일할 테니, 당신은 쉬어'라고 하더라. 그때 참 멋있었다"면서 "더 많이 공부하고 배워서 (지도자 등으로) 다시 배구 코트에서 만나 뵐 것"이라고 약속했다.용인=이형석 기자 2024.07.03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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