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a2024 ×
검색결과184건
프로야구

"젊은 감독이 우승 원동력" 내부 승격 1981년생 이범호 카드, 호랑이 혈을 뚫다

"내버려두면 그냥 '예, 예'하는 스타일인데 건드려주면 그걸 좋아해서 (내버려둘 때보다) 자꾸 하려고 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계속 푸시하고 건드려 주려고 노력한다."이범호(43) KIA 타이거즈 감독이 지난달 유격수 박찬호(29)를 두고 한 말이다.지난 2월, 구단 제11대 사령탑에 오른 이범호 감독은 작지 않은 편견과 싸워야 했다. 1981년생으로 '프로야구 사상 첫 1980년대생 감독' 타이틀을 달았지만, 어수선한 상황을 수습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당시 KIA는 전임 김종국 감독이 후원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영장실질심사(피의자 심문)를 받는 등 내홍을 겪고 있었다. 스프링캠프 시작을 코앞에 둔 시점에 김 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그의 자리를 이어받은 게 바로 이 감독이었다.당시 심재학 KIA 단장은 "시즌 개막(3월 23일)까지 40일 정도 남았다. 이범호 코치(타격)가 선수들과 케미(호흡)가 잘 맞으면서 지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리더십을 갖췄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KIA는 감독 면접을 이범호 코치 단 한 명만 진행했다. 2019년 KIA에서 은퇴식을 치른 이범호 감독은 퓨처스(2군)리그 감독과 1군 타격 코치 등을 두루 거친 '내부자'였다. 구단은 "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다. 팀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를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박찬호 사용법'을 꿰뚫고 있는 것처럼 이범호 감독의 선수단 이해도는 적재적소 빛을 발했다. 아웃카운트 1개만 더 잡으면 승리 투수가 될 수 있던 에이스 양현종을 과감하게 교체(7월 17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한 뒤 낙담한 선수를 더그아웃에서 백허그한 건 웬만한 신뢰 없이 연출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선수들과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격의 없는 '형님 리더십'으로 변화를 이끌었다. 권위를 내려놓은, 이른바 '노련한 MZ(밀레니얼+Z세대) 감독'이었다.선수단을 잘 파악하고 있으니 '용병술'도 힘을 발휘했다. 이범호 감독은 프로 3년 차로 '미완의 대기'였던 김도영에게 주전 자리를 보장했다. 리그 최다 실책으로 고개 숙일 때도 "좋은 능력을 갖췄다. 실수는 누구에게나 나올 수 있는 거"라고 옹호했다. 이밖에 왼손 불펜 곽도규, 백업 포수 한준수, 5선발 황동하 등 자리 잡지 못한 2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중용했다. 폭넓은 선수 기용은 두꺼운 뎁스(선수층)로 연결됐다. 이는 부상자가 속출한 한여름, KIA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던 배경이었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젊은 감독이 KIA의 우승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며 "김도영이나 곽도규·정해영처럼 어린 선수들은 분위기에 휩쓸려 역량을 100% 펼치기 쉽지 않은데 가진 실력을 완벽하게 보여줄 수 있었다. 이범호 감독의 리더십 영향이 크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윤희상 위원은 "베테랑 나성범과 박찬호 같은 선수들이 감독을 믿고 따르니까 팀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며 "젊은 선수들은 어떤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예측이 불가능한데 그런 의미에서 (그들의 능력을 끌어낸) 감독의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범호 감독은 리그 역대 두 번째로 젊은 나이(42세 9개월 23일)에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3월 취임식에서 '웃음꽃 피는 야구'를 언급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즐겁게 야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의미였다. 6개월 뒤 이 감독은 웃음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9.18 13:30
프로야구

밀어줄 선수 '믿어주고' 타선도 터진다...'순항' 김경문호, 류현진 차례 왔다

파격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결과가 나쁘지 않다. 시작하자마자 2경기를 모두 가져간 김경문 호 한화 이글스가 에이스 류현진(37)과 함께 시리즈 싹쓸이에 도전한다.한화는 지난달 27일 최원호 전 감독과 자진 사퇴 형태로 결별한 후 후임 감독으로 이달 2일 김경문 감독을 선임했다. 3일 취임식까지 속전속결로 마친 가운데 기대보다 불안의 목소리가 더 컸다. 2018년 6월 3일 현장을 떠난 후 정확히 6년 만의 복귀였다. 그 사이 국가대표팀을 맡았으나 결과도 좋지 못했다. '젊은 야구'를 원하는 여론은 김경문 감독에게 물음표를 던졌다.우려 속에서도 김경문 감독은 4일 첫 경기(수원 KT 위즈전)부터 자신의 색을 숨기지 않았다. 올 시즌 안타가 단 하나도 없던 외야수 유로결을 첫 경기부터 1번 타자로 중용했다. 이제 막 1군에 복귀한 하주석은 3번 타자. 올해 한화로 이적한 후 1루수·지명 타자로만 나서던 안치홍을 바로 본 포지션인 2루수로 돌렸다. 5일 KT전에서도 비슷했다. 유로결은 9번 타자로 돌렸으나 여전히 선발로 나섰고, 전날 무안타였던 하주석은 이번에도 2번 타자로 중용했다.'승부수'는 일단 전반적으로 성공했다. 유로결은 2경기 모두 1안타 1볼넷씩 기록했다. 4일 경기 전 '스타감'이라는 기대를 들었는데, 4일 경기 도루 실패를 5일 경기 홈 쇄도 득점으로 갚았다. 안치홍은 2루수를 큰 어려움 없이 소화하면서 중심 타선으로 활약했다. 물론 승부수 때문에 이긴 건 아니다. 김경문 감독이 준 변화는 팀을 파악하는 과정에 가까워 보였다. 대신 그 부담을 덜 수 있게 타선이 크게 터졌다.마운드 상황이 좋지 못했던 KT라는 점을 고려해도 타선이 시원히 터졌다. 요나단 페라자가 모두 결장했는데도 채은성이 2경기에서 3안타 1타점 3득점으로 살아나는 모양새를 보였고, 최재훈이 2경기 모두 멀티 히트로 하위 타선 핵이 됐다. 노시환도 4일 멀티 히트, 5일 홈런포로 활약했다.감독의 힘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우려했던 '노장의 고집'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취임식에서 "때로는 형님처럼, 어린 선수들에게는 아버지처럼 해 선수들이 편히 뛸 수 있게 하겠다"고 했던 말처럼 아버지 리더십의 느낌은 보여줬다.김경문 감독은 4일 경기 종료 후 "감독의 승리는 감독이 잘해서 나오는 게 아니다. 오늘은 선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들까지도 벤치에서 파이팅을 외쳤다. 뒤에 계신 팬들께도 정말 감사 드린다"고 했다. 그는 "취임식에서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는데, 오늘 선수들이 정말 잘 해줬다. 선수들을 정말 많이 칭찬해주고 싶다.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중용 후 멀티 출루, 그리고 도루 실패를 기록했던 유로결에 대해서도 부담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 기회를 주는 대신 결과를 책임지라는 형태가 아닌 진정한 '믿음의 야구'였다. 김 감독은 "유로결이 도루 실패했을 때 아무 (책하는) 말도 하지 않았다. 선수에게는 약속대로 한 번만 나가주면 된다고 했는데, 안타도 하나 쳤다. 경기를 하면서 점점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그런 만큼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7회 유로결의 안타가 나오자 박수를 친 것에 대해 "유로결이 안타를 쳤을 때 왜 이렇게 기뻤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웃으면서 "그 안타 하나 하나가 굉장히 뜻깊은 일이다. 본인에게도 오늘 무안타로 끝나는 것과 안타를 하나 치는 것은 내일 기분에서 분명 다를 거다"고 독려했다. 한화는 6일 KT전에 에이스 류현진이 출격한다.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등판하려다 팔꿈치 불편감으로 물러났던 그는 한 차례를 건너뛴 6일 나선다. 올 시즌 KBO리그 복귀 후 기복에 시달렸던 류현진은 최근 3경기 평균자책점 1.59로 페이스를 찾던 중이다. 김경문 감독과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을 함께 한 인연이 있고, 김 감독이 취임 전후로 베테랑들과 소통을 나눌 때도 그가 중심에 있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06 10:08
프로야구

[IS 대전] 한화 14대 김경문 감독 취임 일성 "한화 팬들과 꼭 우승 도전...이기는 야구 하겠다"

'달 감독' 김경문 감독이 한화 이글스 사령탑에 공식 취임했다.김경문 감독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홍보관에서 열린 취임식을 통해 한화 제14대 감독으로 공식 취임했다. 계약 기간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 계약 규모는 계약금 5억원, 연봉 15억원 등 총 20억원이다.1982년 당시 대전을 연고로 했던 OB 베어스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던 김경문 감독은 은퇴 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배터리 코치를 거쳐 지난 2004시즌부터 두산의 사령탑이 됐다. 2011년 도중 사퇴할 때까지 8시즌을 맡아 팀을 6번 가을야구에 보냈다. 젊은 선수를 다수 발굴하며 두산이 '화수분'으로 불리는 분기점을 마련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카를로스 수베로, 최원호 전 감독과 함께 리빌딩 및 체질 개선을 통해 가을야구를 노렸던 한화는 하위권 탈출이 어려워지던 가운데 결국 지난달 최 감독의 사퇴로 2년 연속 사령탑을 바꾸게 됐다. 한화 그룹의 강한 의중이 담긴 가운데 풍부한 경험을 갖춘 베테랑 김경문 감독이 해결사로 낙점됐다.김경문 감독은 주장 채은성, 투수 류현진에게 꽃을 전해받은 후 "대전에 도착하니 2008년도 (류)현진이와 함께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딴 일이 생각났다. 다시 만나게 되니 너무 기쁘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사실 바깥에 있으면서 여러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야구를 잘 했다기보다도 내가 부족하고 아쉬웠던 부분이 많았다. 현장에 다시 돌아오니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면서 한화 이글스를 강팀으로 만들 수 있게 최선을 다 하겠다. 많이 도와달라"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김경문 감독은 준우승만 네 차례 경험했던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한화 팬들과 함께 꼭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고 목표를 드러내면서 "젊은 선수들과 때로는 형님, 때로는 아버지처럼 소통해 선수들이 편하게 뛸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다.다음은 취임식 종료 후 김경문 감독과 취재진의 일문일답.-취임소감.대전에 도착하니 너무 편하게 대해주셨다. 편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장을 떠난지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나 나름대로 야구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여러 곳을 다녔다. 지금 한화가 성적이 조금 떨어져 있지만, 충분히 반등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내가 할 일은 선수들과 스태프를 잘 아울러 남은 경기에서 최강 응원을 보내주시고 있는 한화 팬들에게 한 경기 한 경기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실패 경험을 이야기했는데.현장을 떠나 있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잘 했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아쉬웠던 부분이 많이 생각났다. 어떤 건진 다들 아실 거다. 2등이라는 게 나 자신에겐 아픔이었다. 또 이 곳 한화 이글스 팬들과 함께 꼭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 -밖에서 본 한화 이미지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지금 내가 생각할 때는 앞으로는 조금 더 젊은 선수보다는 나이가 있는 선수들을 조금 더 기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게임이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다. 온지 얼마 안 돼 스태프와 조금 더 이야기하고 결정하도록 하겠다.-미국 연수 시절 쓴 칼럼에서 얕은 선수층 극복하기 위해선 트레이드가 필수적이다 말했다. 한화에 오면서 그런 부분 요구한 게 있는지. 취임 선물 약속받은 게 있는지.지금도 트레이드는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그 팀에서는 뭔가 잘 맞지 앟지만, 다른 팀으로 가면 오히려 잘한 선수들이 있다. 한 팀에서 선수가 자기 역할을 못 하고 지나가는 것보다 맞는 팀에서 더 잘할 수 있는, 그런 조건이 갖춰지면 좋겠다. 그리고 트레이드를 이야기하기 아직 빠르다. 경기를 치뤄보면서 차근차근 고민해보겠다.-한화 문제점 어떻게 진단하는지, 어떤 야구 하고 싶으신지.이기는 야구를 하고 싶다. 지금 제가 색깔을 강하게, 해왔다는 것이 있으니. 한화는 한화대로 좋은 장점이 있다. 둘을 섞을 생각이다.-컴백 후 최고참 감독으로 올라섰다. 반가운 일이고 좋은 일이지만, 베테랑 감독이다 보니 올드스쿨 이야기도 나온다. 어떻게 벗어나려고 하셨고 계획은 어떠신지.와서 스태프와 이야기해보니 야구가 많이 변해 있더라. 처음 감독할 때는 40대 초반으로 어렸다. 이제 최고 연차 감독으로 돌아왔는데, 조금 책임감도 생긴다. 조금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마음 속에는 여러 생각이 있지만, 꼭 잘해내고 싶다. -유명한 감독들의 무덤으로도 불린다. 부담은 없으셨는지.감독이라면 정말 오랫동안 잘해내고 싶지만, 숙명처럼 성적이 안 나면 그런 부분도 받아들여야 한다. 부담감보다는 내가 할 것, 내가 생각했던 것. 야구를 미국에서 보니 많이 달라졌더라. 새롭게 한 번 선수들과 스태프들과 즐겁게 남은 경기를 차근차근 풀어보겠다.-오랫동안 미국에 있었다. 미국 야구 보면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으셨다면.미국에서 가장 부러웠던 건 미국 선수층과 투수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고우석이 현재 도전하고 있는데, 마이너리그에서 150km/h를 던지는 투수가 너무 많다. 한국도 빠른 볼을 던지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 특히 한화에 많다. 그래서 한화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내 목표대로 차근차근 한 발 한 발 걸어가고 싶다.-2위에 대한 아쉬움 얘기하셨는데, 올해부터 우승 목표로 달려가는 건지.지금 8개 정도 밑에 있다. 올해는 우선 5할 승률을 맞추는 게 우선이다. 포스트시즌에 초점을 맞춰서 그 다음에 성적이 올라오면 그 다음 생각을 하겠다.-과거 발야구를 많이 했다. 올해 KBO리그도 그렇게 변하는데 한화는 도루가 적다. 변화를 주는지.도루 최하위라고 들었다. 점수를 내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도루는 빠른 선수가 많다면 어느 팀이든 잘할 수 있다. 한화도 빠른 선수들을 도루할 수 있게 조금 더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류현진과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났다. 어떤 이야기 나눴는지.아직 별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인사만 했다. 정말 반가웠다. 저녁에 도착해서 차근차근 이야기를 많이 나누도록 하겠다.-밖에서 볼 때 젊은 선수 좀 눈여겨 본 선수가 있는지.젊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면 좋다. 한화도 내야수에 좋은 선수가 많다. 한화의 장점은 특히 젊은 투수들이 좋다는 거다. 그 투수들을 바탕으로 점점 좋은 팀이 되지 않을까 한다. 팬들에게도 탄탄한 야구를 보여줘야 한다. 스태프에게도 강조하고, 노력하겠다.-믿음의 야구로 유명하다. 이번에도 그럴까.사실 그건 변치 않으려고 한다. 현재 80여 경기가 남았는데, 일단 선수를 믿게 되면 조금 더 기회를 많이 주고, 조금 더 믿고 기다리려고 한다.-젊은 선수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준비하려 하는지.저도 소통을 좀 많이 해야죠. 예전보다 많이 하려고 노력하겠다.-어린 선수들에겐 아버지 리더십일까. 아니면 젊은 시절처럼 형님 리더십도 가능할까.때에 따라서는 형님처럼, 아버지처럼 하겠다. 현장에서 선수들이 편하게 할 수 있게 준비하고 노력하겠다.-미국에서 공부도 하고, 쉴 수 있는 나이에 현장 갈증 있었겠다.미국에 공부하러 간 건 그라운드에서 60년 넘게 있었는데, 90년대에도 연수를 다녀왔다. 그런데 그때와 야구가 많이 변했다는 걸 느꼈다. 야구인으로서 어떻게 변하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마이너리그에서 조금 더 공부하고, 그렇게 돌아온 것 같다.-선수들을 만나고 미팅하실텐데, 선수단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원칙 있다면.야구는 한 사람이 이겨서 잘 하는 운동이 아니라 팀워크가 필요한 종목이다. 특히 팀이 어려울 때라 한 사람의 마음보다는 같이 마음이 모여서 한 경기 한 경기씩 풀어가자고 했다. -두산과 NC 모두 중도에 물러났다. 임기를 채우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을 것 같다.감독이 성적이 나쁘고 무슨 일이 있다면 팀에 책임을 질 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엔 끝까지 잘 마무리하고 내 목표를 이루고 떠나고 싶다.-한화 팀 강점 얘기해주셨는데, 가장 먼저 보완하고 싶으신 부분이 있다면.지금 팀에 몇 가지 보완할 점은 알고 있다. 하지만 팀이 아픈 데 굳이 팀의 아픈 부위를 감독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스태프와 부족한 부분을 잘 채우도록 하겠다.-NC를 2018년 6월 3일에 떠났는데, 6월 3일 다시 돌아왔다.나도 지인이 보내준 문자를 보고 알았다. 나도 깜짝 놀랐다. 억지로 되는 일이 아닌데, 더 높은 곳에 어떤 분이 계셔서 되는 일 아닐까 한다.-코칭스태프는 그대로 가는데, 수석 코치 등 보직이 바뀔 수는 있나.현재 스태프들이 선수들과 가장 가까이 있었다. 현재 시즌 중반으로 가고 있는데 선수들에게 동요를 시키기 싫다. 지금 있는 스태프와 마음을 잘 모아서 나머지 경기를 잘 마무리하고자 한다.-마지막 한 마디를 전한다면.대표팀은 3년이고, 현장 복귀는 6년 만이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나니 실감이 난다. 부족하지만, 한화 팀이 조금 더 강팀이 될 수 있게 하겠다. 우리 스태프, 선수단이 같이 노력해서 팬들에게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03 14:41
프로야구

[IS 포커스] 이름값·몸값 무의미...롯데 반등 만든 김태형표 선수단 관리

그야말로 제로 베이스에서 팀을 재건한다. '형님 리더십' 대명사, 김태형(57)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롯데는 지난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 3차전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연장 10회 말 대타로 나선 이주찬이 좌전 안타를 치며 2루 주자 손호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1차전 패전 뒤 2차전에서 8-1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만들었고, 3차전에서 젊은 선수들이 활약하며 2연승과 올 시즌 위닝시리즈(3연전 2승 이상)를 해냈다. 두산 3연전에서 김태형 두산 감독의 선수 기용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게 많았다. 일단 3차전 10회 말 대타로 이주찬을 투입한 것부터 예사롭지 않다. 2021년 육성선수로 입단한 이주찬은 그동안 1.5군 신분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처음 이끈 지난해 10월 마무리캠프에서 수비력을 인정받아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다. 아직 타격 능력을 증명하진 못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끝내기 승리 기회에서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은 박승욱 대신 이주찬을 내줬다. 이 용병술은 승리로 이어졌다. 롯데는 두산 3연전 전까지 2승 7패에 그쳤다.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이 부임했지만, '봄에는 강한' 면모조차 보여주지 못했다. 타선은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와 팀 리더 전준우를 제외하면 모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영입한 주전 포수 유강남, 유격수 노진혁도 마찬가지였다. 김태형 감독은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5일 두산 1차전에서 노진혁 대신 박승욱을 선발 유격수로 투입했다. 6일 두산 2차전, 7일 3차전에선 유강남 대신 1999년생 젊은 포수 정보근을 선발 포수로 내세웠다. 일종의 메시지였다. 김 감독은 지난달 31일 올 시즌 롯데 키플레이어로 꼽힌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 스프링캠프에서 주전 1루수로 낙점한 나승엽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바 있다. 현재 롯데 주전 3루수 한동희는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다. 김태형 감독은 직접 움직였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과 논의해 강속구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우강훈을 내주고, LG에서 백업 3옵션으로 밀린 손호영 영입을 성사시켰다. 좌타자가 많은 내야진에 타격 잠재력을 갖춘 우타자를 보강한 것. 김태형 감독은 손호영을 영입한 뒤 그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고 있다. 더불어 지명타자 자리에 그동안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역시 잠재력만큼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정훈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개막 엔트리에서 뺀 '전' 주전 유격수 이학주에게도 기회를 줬다. 두산 3차전은 김태형 감독의 선수 기용과 경기 운영 방침이 잘 드러난 경기다. 롯데는 0-2로 지고 있던 7회 말 팀 간판타자로 올라선 윤동희가 만루홈런을 치며 역전했지만, 바로 이어진 8회 초 수비에서 손호영의 송구 실책을 빌미로 대량 실점하며 다시 역전을 내줬다. 두산 사령탑 시절 수비 기본기가 흔들린 선수를 가차 없이 교체했던 김 감독은 손호영을 바로 빼지 않았다. 아직 실전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가 집중력 저하로 범한 실책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손호영은 이어진 8회 말 공격 무사 1루에서 좌전 안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열었다. 롯데는 2점을 추가하며 6-6 동점을 만들었다. 손호영은 연장 10회 말에도 선두 타자로 나서 내야 안타를 치며 끝내기 주자로 나섰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상황에서 대타 이주찬이 김태형 감독 믿음에 부응하는 적시타를 쳤다. 손호영을 교체하지 않은 선택도 맞아떨어졌다. 7일 두산전은 김태형 감독의 용병술이 빛난 경기였다. 더불어 기존에 주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이름값·몸값 높은 선수들에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움직임이 될 것 같다. 이는 투수진도 마찬가지다. 김태형 감독은 4-2로 역전한 뒤 맞이한 8회 초 무사 1루에서 셋업맨 최준용을 타자 허경민과의 승부 중 전미르로 교체했다. 두산을 이끌던 시절에도 종종 투수의 컨디션이나 기세, 타자와의 기싸움을 보고 승부 중 교체했다. 이 승부 결과는 앞서 언급한 대로 손호영이 실책 하며 역효과가 났다. 흔들린 전미르는 양의지와 김재환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았다. 최준용 입장에서는 실점 여부가 아닌, 감독의 교체 자체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최준용도 전임 감독 체제에서 불펜 주축으로 올라선 투수. 아직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는 강한 신뢰를 주지 못했다. 김태형표 '직관 야구'가 개막 2주 차를 기점으로 고개를 들었다. 선수 기용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두산 시절 이름값 높은 선수라도 스포츠맨십에 어긋나거나, 팀 분위기를 저해하는 언행을 하면 가차 없이 꾸짖거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바 있다. 그동안 쌓은 커리어만 믿고, 투지를 보여주지 못하는 선수는 그라운드에 서지 못할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9 06:00
프로야구

[IS 이슈] 배팅볼 투수 자처하던 타격 코치...이범호표 '형님 리더십' 기대

KIA 타이거즈가 새 사령탑으로 메인 타격코치를 맡고 있던 이범호(43)를 내부 승격했다. 또 다른 유형의 '형님 리더십'으로 명가 재건을 노린다. KIA가 13일 새 사령탑을 찾았다. 지난달 후원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아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김종국 전 감독과 결별한 뒤 보름 만에 이범호 타격코치를 감독으로 승격했다. 계약 기간은 2년, 계약금과 연봉은 각각 3억원이다. 현재 호주 캔버라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던 이범호 신임은 이제 감독의 위치에서 선수단을 이끈다. KIA 구단은 "이범호 감독은 팀 내 퓨처스 감독과 1군 타격 코치를 경험하는 등 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다"라며 "선수단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과 탁월한 소통 능력을 갖춘 지도자로 (전임 감독 사태로 가라앉은) 지금의 팀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를 수 있는 최적임자로 판단했다"라고 밝혔다.이범호 신임 감독은 2000년 한화 이글스에서 데뷔, 일본 무대에 진출하기 전인 2009시즌까지 뛰었다. 이후 국내 무대로 복귀하며 KIA 유니폼을 입었고, 2019시즌까지 팀 3루수를 지켰다. 은퇴 뒤 지도자 생활도 KIA에서 시작했고, 스카우트와 퓨처스팀 감독, 타격 코치를 두루 역임했다. KIA는 2017년 '형님 리더십'이 돋보였던 김기태 전 감독 체제에서 통합 우승을 해냈다. 투·타 전력 조화도 좋았지만, 고참 선수들에게 권한과 책임감을 부여해 팀 기강과 조직력 강화를 유도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범호 신임 감독도 '형님 리더십'을 실현할 수 있는 지도자다. 선수 시절부터 '미래 감독감'으로 여겨질 만큼 리더십이 있었고, 스타플레이어였던 만큼 지도자가 된 뒤에도 실력과 인망 모두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팀 주축으로 올라선 이우성·최원준·김도영이 '범호 스쿨' 수강을 통해 1군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범호 감독은 사석에서는 친근하면서도 그라운드에서는 따끔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코치였다. 김기태 전 감독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리더십을 보여줄 전망이다. 이범호 감독의 코치 시절, 배팅볼 투수로도 자주 나섰다. 타자들의 타격 컨디션을 투수 자리에서 확인하고, 직접 소통했다. 때로는 상대 투수의 투구 자세를 따라 하는 정성을 보일 정도였다. 그렇게 긴밀한 소통을 추구했다. KIA는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수습할 적임자로 내부 승격을 선택했다. 이름값 높은 유명 인사가 아닌 40대 초반 '초짜' 감독. 경험을 고려하면 우려가 있지만, 내구 결속을 이끌 수 있는 건 이범호 신임만한 인물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KIA는 전력만큼은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프링캠프 출발 전 불거진 악재를 빠른 속도로 봉합했다. 비로소 새 출발이다. 이범호표 형님 리더십으로 '어게인(Again) 2017'을 노린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13 10:28
프로야구

새 출발 나선 '우승 청부사' 김태형 "기본 지키는 팀 만들 것"

'거인 군단' 롯데 자이언츠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57) 감독이 새출발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롯데는 지난달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괌으로 떠났다. 6시즌(2018~2023)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지난해 10월, 두산 베어스의 7시즌(2015~2021)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이끈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21대 사령탑으로 선임해 재건을 노리고 있다.김태형 감독은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본지와 인터뷰에서 "두산 감독으로 처음 캠프를 떠났던 2015년에는 멋모르고 팀을 이끈 것 같다. (두산이) 선수 시절 뛰었던 팀이었기 때문에 분위기를 잘 알고 있었던 것도 영향이 있었다"라고 돌아보며 "이제 새로운 팀 감독이 됐고, 비로소 출발선에 선 게 실감 난다.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에선 주로 젊은 선수들을 봤다. 이전까지 밖에서 봤던 롯데 주축 선수들과 호흡하게 돼 기대와 설렘이 크다"라며 웃었다. 김태형 감독은 '형님 리더십'으로 두산을 이끌었다. 선수단 관리뿐 아니라 경기 운영에서도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젊은 투수들이 타자와의 승부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따끔하게 충고하거나 가차 없이 교체하며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김태형 감독은 "사실 감독의 성향은 중요한 게 아니다. 굳이 선수들에게 이래라저래라 많은 말하고 싶진 않다"라면서도 "모든 선수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갖춰야 할 기본이 있고, 그걸 지키는 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감독은 기본에서 벗어나는 점이 있으면 바로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자리다. 이미 잘 실천하는 선수에겐 특별한 말이 필요 없다"라고 했다. 롯데가 원팀(one-team)이 되는 지름길은 구성원들이 김태형 감독이 강조하는 '기본'을 잘 이해하는 것이다. 생각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긴밀한 소통도 필수다. 김 감독은 이전부터 무턱대고 "소통하겠다"라고 말하는 걸 경계했다. 롯데를 이끌 때도 실속은 없고 겉만 번지르르한 단어를 강조할 생각이 없다.김태형 감독은 "어떤 게 이상적인 소통인지 나도 아직 모르겠다. 선수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래도 감독·코치·선수가 많은 대화를 통해 바람직한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내부 자유계약선수(FA)였던 안치홍(현 한화 이글스)과 재계약하지 못했다. 주전 3루수 한동희는 상무 야구단에 지원한 상태다. 합격하면 6월에 군 복무를 소화하기 위해 떠난다. 김태형 감독은 사실상 대형 FA 계약 등 '취임 선물'을 받지 못했다. 내·외야 주전 결정, 5선발 확보 등 숙제도 많다. 김 감독은 "감독은 현재 있는 선수들로 최선의 전력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매년 주축 선수 이적으로 전력 저하가 불가피했던 두산을 이끌면서도 이 말을 자주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01 06:30
스포츠일반

'역대급 외모' 왕슌의 반전 별명 '따꺼'…진짜 매력은 '인성-리더십' [항저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깜짝 스타가 탄생했다. 중국 수영 국가대표 왕슌(29)이 한국 팬들의 여심을 뒤흔들었다.왕슌은 지난 24일 남자 개인 혼영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개인 기록 1분55초00을 기록하며 우승했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1분54초62로 1위에 올랐다. 그는 23일 대회 개회식 성화 봉송의 최종 주자로 나선 중국 최고 스포츠 스타다. 왕슌이 한국 팬들에 눈에 든 건 실력과 외모를 겸비해서다. 엑스(구 트위터) 등 각종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국의 황선우를 기다리다가 왕슌을 목격한 팬들의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배우 못지않은 외모, 새하얀 피부와 근육질의 몸까지 갖춘 덕이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처럼 남성미와 선한 외모를 겸비했다.25일 남자 계영 800m가 끝난 후 믹스트존에서 왕슌의 중국 내 인기도 확인할 수 있었다. 왕슌이 나타나자 중국 취재진이 단체로 몰려들었다. 기자들의 손에는 그를 찍기 위한 영상 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인터뷰 분위기도 밝고 한껏 들떠 있었다. 스포츠 선수보다는 배우, 아이돌 인터뷰에 가까웠다. 계영 종목 공식 인터뷰를 마친 후 중국 기자와의 대화를 통해 왕슌의 국내 입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미디어 워크룸에서 만난 중국 오루팅 기자는 "왕슌은 확실히 외모로도 중국에서 인기를 많이 끌고 있다. 여성 수영 팬들은 일단 왕슌부터 찾아온다"며 "수영 팬들에게는 원래 인기 있는 선수였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졌던 건 아니다. 도쿄 올림픽 때 메달을 따면서 많은 이들이 알게 됐고, 인기도 엄청나게 올라갔다"고 설명했다.왕슌의 진가는 외모가 아닌 인성과 리더십이다. 별명도 큰형님(大兄, 따꺼)이다. 오루팅 기자는 "왕슌은 다른 챔피언들과 다르게 자신을 높이 세우는 성격이 아니다. 자신을 항상 낮추고, 성격이 온화하다. 팬들이나 기자들의 부탁을 아주 쉽게 들어준다. 사진, 기념 촬영, 인터뷰 등을 쉽게 승낙해 준다"고 칭찬했다.따꺼라는 별명도 그 연장선상이다. 오 기자는 "왕슌은 스스로 높은 목표를 잡고 뛰는 선수다. 감독이 지시하기 전에 항상 먼저 팀원들을 이끌고 훈련한다. 훈련할 때 절대 몸을 아끼지 않고, 정말 열심이다"라고 전했다.왕슌은 벌써 아시안게임만 네 차례 나섰다.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개인 기록을 경신하는 등 기량이 절정이다. 그는 "네 번째로 아시안게임에 참석하게 됐다. 아주 설레는 마음으로 이번 경기에 임했다. 어제 금메달, 오늘 은메달을 수상해 정말 좋다. 감사드린다"며 "난 운동선수다. 나이가 아닌 경기 성적으로 자신을 말하겠다. 먼저 이번 아시안게임 잘 마치고, 이후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항저우(중국)=차승윤 기자 2023.09.26 13:16
프로야구

'꼴찌에서 2위로' KT의 마법, 강철의 연금술사 '삼박자' 빛났다 [IS 포커스]

이 정도의 반전을 일으킬 줄 누가 알았을까. 석 달 만에 최하위에서 2위로, -14까지 떨어졌던 승패 마진을 +7(22일 기준 59승 46패)까지 끌어 올린 마법 같은 페이스다. KT 위즈의 상승세는 놀랍기만 하다. KT의 2023년은 비관적으로 시작했다. 시즌 초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정상 전력을 꾸리지 못한 탓에 6월 초까지 최하위에 머물렀다. 반전이 일어났다. 6월 이후 60경기에서 43승 17패 승률 0.717, 10연속 우세 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우승 사령탑’ 이강철 KT 감독의 리더십을 빼놓고 이 마법을 설명할 수 없다. 믿음을 바탕으로 한 ‘형님 리더십’과 미래를 대비한 혜안, 프런트와 공조를 끌어낸 이강철 감독의 빠른 판단이 KT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베테랑 책임감 일깨운 ‘형님 리더십’KT가 최하위에 떨어져 있을 때 주장 박경수가 베테랑 선수들을 이끌고 감독실 문을 두드렸다. “감독님, 시원하게 한마디 하십쇼.” 이강철 감독은 선수들에게 불만을 이야기하거나 예정에 없던 미팅을 열지 않는 편이다. 선수단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오히려 선수들이 먼저 나서 감독에게 의견을 구할 정도다. 평소 선수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친형’ 같은 존재로 자리 잡은 이 감독이기에 선수들이 다가가는 데 어려움이 없다. 이강철 감독이 베테랑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편하게, 하고 싶은 대로 해.” 2022년 박병호가 홈런왕을 차지하고, 2023년 김상수가 맹활약하면서 에이징 커브(나이를 먹고 기량이 하락하는 현상)를 극복한 배경에는 이 감독의 믿음이 있었다. 초반 팀이 부진에 빠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베테랑들이 잘해줄 거라는 신뢰와 부상선수들이 돌아오면 언제든지 반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묵묵히 선수들을 지켜봤다. 이강철 감독이 KT에 부임한 2019년부터 충분히 교감해 온 베테랑들은 침묵이 전하는 사령탑의 의중을 다 파악하고 있다. 박경수는 “우리(베테랑)를 믿고 맡기시지만, 좋은 모습으로 팀을 이끌어달라는 '당부의 침묵'이라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진다”라고 말했다. 감독의 믿음 아래 베테랑들이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준 덕에 KT는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김기태 2군 감독, 미래를 설계한다KT는 베테랑 의존도가 높은 팀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올해는 사뭇 다르다. 젊은 ‘새 얼굴’들이 여럿 보인다. 1군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나 신인들이 출전 기회를 받고 있다. 이강철 감독의 결단이 있었다. 선수층 강화의 필요성을 느낀 이 감독은 지난겨울 김기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을 KT 2군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 감독이 원한 인사였다. 강타자 출신이자 리더십까지 갖춘 김 감독을 통해 젊은 타자들을 육성하고자 했다. 베테랑 감독을 잠재적 라이벌로 보지 않고 동반자로 여긴 것이다.이는 올 시즌 바로 결실을 봤다. 2군에서 김기태 감독과 서용빈 수석 코치로부터 집중 지도를 받은 젊은 선수들이 1군에 올라와 힘을 보탰다. 정준영과 안치영이 대표적이다. 두 선수는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즌 초반 주전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하며 이탈했을 때 크게 무너지지 않은 것도 2군에서 김기태 감독의 지도를 받은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드러낸 덕분이었다. 이들은 지금도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무더위 속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호연·쿠에바스 영입, 구단과 찰떡 공조KT 반등의 결정적인 신호탄은 트레이드와 외국인 투수 교체였다. KT는 5월 말 트레이드를 단행해 롯데 자이언츠로부터 내야수 이호연을 데려왔다. 6월에는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재영입했다. 이호연은 이적 후 56경기에서 타율 0.286 3홈런 15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에바스도 11경기에서 7승 무패 평균자책점 2.81로 팀이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이강철 감독과 구단의 빠른 결단이 있었다. 야수들이 부상에 허덕일 때 과감하게 즉시 전력감 이호연을 트레이드했다. 또 9경기밖에 던지지 않은 외국인 투수(보 슐서)를 빠르게 교체하면서, 쿠에바스를 데려오기도 했다. 특히 KBO리그 경험이 있는 쿠에바스는 다른 구단들도 스카우트 대상에 올려놓았는데, KT가 재빨리 움직였다. 이강철 감독은 “중요할 때 프런트가 역할을 잘해줬다”라며 감사를 전했다. 이러한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지면서 KT의 마법이 시작됐다. 어느덧 1위 LG 트윈스와의 격차는 6.5경기.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지금의 상승세라면 선두 싸움도 가시권이다. 지난 7월 승패마진이 '-'에서 '+'가 되는 순간, 이강철 감독은 “우린 –14(의 승패마진)를 +로 만든 팀이다.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모두가 잘해줬다. 이제 시작이다”라면서 선수들을 격려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08.24 10:49
프로야구

[포수의 신(信)] 진갑용, 그 특별한 '눈 리드'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 금메달 획득은 한국 야구 역사에서 가장 큰 쾌거로 꼽힌다. 쿠바와의 결승전 9회 말 1사 만루 위기에서 투수 정대현과 호흡을 맞춰 타자 율리 구리엘의 병살타를 유도하며 3-2 리드를 지킨 포수는 바로 진갑용(49) KIA 타이거즈 수석 코치다. 당시 결승전에서 진갑용 코치는 허벅지 부상 탓에 선발로 출전하지 못했다. 9회 말 1사 뒤 후배 포수 강민호가 볼 판정을 두고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하는 변수가 생기자, 진갑용 코치가 급히 포수 마스크를 썼다. 출전에 앞서 윤석민 투입을 염두에 두고 있던 김경문 대표팀 감독에게 정대현 등판을 추천한 것도 그였다. 불펜에서 직접 공을 본 뒤 내린 결론이었다. 당대 최고의 포수가 국가대표팀 안방을 지킨다. 진갑용 코치는 프로 무대 최정예가 출전하기 시작한 1998 방콕 아시안게임(AG)부터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6개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2013 WBC에선 대표팀 주장을 맡기도 했다. KBO리그에선 삼성 라이온즈 한국시리즈(KS) 우승을 7번이나 이끌었고, 골든글러브만 3번 수상했다. 진갑용 코치는 박경완(현 LG 트윈스 배터리 코치)과 함께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한국 야구 포수 계보를 이었다. 포구와 송구, 기본 중 기본 진갑용 코치는 포수의 타격 능력과 수비력은 명확히 분리해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타를 많이 때릴 수 있는 포수가 시장 논리에 의해 가치(몸값)가 높아지는 건 필연으로 보지만, 상대적으로 공격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수비력까지 저평가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얘기였다. 진 코치는 “타자는 (야구에서 공을 잡는 사람이라는 뜻의) 수(手)라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포수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을 묻자 진갑용 코치는 주저 없이 “포구와 강한 어깨”라고 답했다. 포구에 대해서는 “포수가 공을 못 받으면(포구 능력이 뛰어나지 않으면) 경기에 나가면 안 되는 게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투수의 공을 받는 게 포수의 가장 기본 임무이고, 이는 결코 쉽지 않다는 의미였다. 진 코치는 투심 패스트볼·컷 패스트볼처럼 무브먼트가 있는 속구들을 잡기 위해선 동체 시력뿐 아니라 ‘공의 길’을 아는 판단력, 그리고 하체의 민첩성까지 갖춰야 한다고 본다. 강견에 대해서는 “타고난 자질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지만, 경기에 나서기 위해서는 어깨를 단련해야 한다”라고 했다. “포수뿐 아니라 다른 야수도 마찬가지”라고도 전했다. 진갑용 코치는 선수 시절 통산 도루 저지율 0.357를 기록했다. 2022시즌 8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 중 이 부문 1위였던 박동원의 기록은 35.5%였다. 진 코치는 커리어 내내 뛰어난 도루 저지율을 기록한 셈이다.진갑용 코치는 어깨는 강한 편이었지만, 골반 유연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하체도 긴 편이라서 선배들로부터 ‘포수할 체형은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다”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이런 핸디캡을 커버하기 위해 포구와 송구에 적합한 자세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2000년부터 3년 동안 삼성 배터리 코치로 진갑용을 지도한 조범현 전 KT 위즈 감독은 “포구뿐 아니라 (송구를 위해) 일어나는 동작도 유연성이 좋은 포수와는 달라야 했다. 그래도 진갑용이 자신의 신체 조건에 맞는 자세를 만들더라”라고 돌아봤다. '눈'으로 먼저 이겨라 진갑용 코치는 “아무리 지도자라도 공 배합은 가르칠 수 없는 영역 같다. 솔직히 투수의 공은 옆(더그아웃)에서 봐서는 잘 모른다. 벤치 사인도 맹신할 수 없다. 결국 공 배합 기본을 밑바탕에 깔고 경험을 통해 생긴 자신의 노하우를 녹여서 목표 달성에 가장 높은 확률을 선택할 뿐”이라고 했다. 조금 더 선호한 성향은 있다. 진갑용 코치는 “예전에는 볼카운트 0볼-2스트라이크에서 안타나 홈런을 맞으면 (팀에) 벌금을 내는 내부 규칙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솔직히 버리는 공을 주문하기보다는 바로 승부하는 걸 선호했다. 상황에 따라 신중한 승부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선발 투수는 ‘타자와 맞붙어줘야 한다’라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투수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만큼은 수없이 강조했다고. 진갑용 코치는 투수와의 신뢰 형성에 대해서도 “결국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들어주는 게 답이었다. 삼성 시절에는 80~90%는 내 리드에 따라온 것 같다”라며 껄껄 웃었다. 얘기를 나누며 알게 된 진갑용 코치만의 특이점은 있었다. 시선이 날카롭고, 사고가 유연하다는 것이다. 선수 시절 진갑용 코치가 포구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 유독 마스크 사이로 타자를 자주 살폈다. 타석 위치, 스탠스, 배트를 잡은 손의 위치, 그리고 작은 움직임까지 말이다. 실제로 진갑용 코치는 경기 전 배팅케이지에서 타격 훈련을 하는 상대 타자의 모습을 지켜봤다고 한다. 일종의 루틴이었다. 그는 “특히 홈경기는 다른 선수들이 식사를 할 때도 후배 포수들과 그라운드에 나가서 상대 타자들의 타격 모습을 봤다. 특히 중요한 경기는 더 그랬다. 최소한 컨디션 정도는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승부 방향 정도는 정할 수 있다”라고 했다. 투수의 기운을 느끼는 눈도 비범했던 것 같다. 일화가 있다. 진갑용 코치에게 “선수 시절 최고의 승부를 꼽아달라"라고 묻자, 그는 2012년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 2-1로 앞선 9회 초 무사 3루에서 맞이한 이호준과의 승부를 꼽았다. 당시 마운드 위 오승환은 선두 타자였던 최정에게 3루타를 맞았다. 진갑용 코치는 “풀카운트였고, 앞선 공 6개 모두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선택했다. 솔직히 7구째는 나도 손이 말리더라(고민이 되더라). 이런 상황에서 슬라이더 사인을 냈는데, (오)승환이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 경우가 거의 없었던 후배다. 뭔가 단호해 보였다. 그래서 직구를 냈다. 결과는 유격수 땅볼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오승환-진갑용 배터리는 이후 후속 두 타자를 삼진 처리하며 리드를 지켜냈다. 진 코치는 “나중에 오승환한테 물어보니 (원래 레그킥을 하던 이호준이) 이동발(왼발)을 안 떼고 타격을 했다고 하더라. 변화구 승부는 커트가 될 것 같아 직구를 요구했던 것이다. 솔직히 나는 그걸 못 봤다”라고 설명했다. 마치 스캔을 하듯이 타자의 변화를 살피던 진갑용 코치도 실책 했다. 하지만 후배 투수의 기운을 읽었고, 그의 선택을 믿어주며 최선의 결과를 얻었다.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도 허리 통증을 안고 있던 정대현을 추천했던 진갑용 코치였다. 한국 야구 대표 포수의 눈. 특별한 게 있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14 07:00
연예일반

유재석‧강호동은 ‘위기’인가 [줌인]

“저에게 ‘위기’는 매해 따라다니는 단어 중 하나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는다. 이 단어에 집중하기보다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드리기 위해 매주 노력하고 있다.”방송인 유재석은 최근 디즈니+ ‘더 존: 버텨야 산다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의 위기설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자신이 이끄는 프로그램 시청률이 저조하면서 ‘위기설’이 고개를 다시 내미는 것을 두고 밝힌 소신이다. 유재석뿐 아니라 또 다른 국민 MC 강호동도 최근 출연 프로그램 성적이 좋지 않은 것에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시청률에만 기댄 평가는 낡은 잣대인 동시에, 프로그램 자체의 평가를 이들에게만 돌리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프로그램 성적을 시청률로만 연결시키는 건 기계적이고 낡은 방법”이라며 “오히려 유재석과 강호동이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는 것은 이들을 대체할 만한 예능인이 없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유재석과 강호동이 20여 년간 끊임없이 ‘국민 MC’로 불리는 것과 이들이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점이 역설적으로 존재감을 증명한다는 뜻이다. ◇유재석‧강호동 시청률 고전유재석과 강호동은 2000년대 우리나라 예능계를 주름 잡으면서 양강체제를 구축했다. 두 사람은 2007년 SBS ‘X맨’을 끝으로 프로그램을 함께 하지 않으며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이후 자연스레 국민 MC 타이틀을 거머쥐는 동시에 최고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해왔다. 여기에 ‘누가 더 훌륭한 MC인가’라는 저울질이 있기도 했으나 각자 자신의 강점이 녹아든 프로그램을 주도하면서,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졌다. 강호동은 잠시 연예계 활동을 멈추기도 했다. 그간 김성주, 전현무 등 새로운 MC들이 떠올랐으나 유재석과 강호동의 아성은 아직 여전하다. 그런 유재석과 강호동이 이끄는 프로그램들이 최근 고배를 마시고 있다. 유재석의 MBC ‘놀면 뭐하니?’는 지난해 11월까지만 하더라도 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대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지난 3일은 3%대로 반토막이 났다. SBS ‘런닝맨’ 또한 지난 4월부터 3%대로 하락세를 겪고 있다.강호동의 간판 프로그램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JTBC ‘아는 형님’은 최근 올해 가장 최저 시청률인 2.1%를 기록했다. 강호동 대표 프로그램이었던 SBS ‘강심장’의 스핀오프 ‘강심장리그’도 지난달 첫방 후 2%대에 머무르고 있고, 이승기와 호흡을 맞춘 TV조선 ‘형제라면’은 최근 1%대 중반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적과 함께 일각에선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유재석이 말했듯 이들에게 ‘위기’라는 단어는 언제나 따라다녔다. 2010년대부터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냉장고를 부탁해’ 등 쿡방 및 먹방 예능의 열풍이 이어졌고 이 분야에 맞는 연예인들과 전문가들이 등장했다. ‘진짜 사나이’와 같은 리얼리티도 인기 예능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소위 ‘원톱 MC’ 체제는 흐릿해졌다. 뒤바뀐 예능 판도에서 유재석과 강호동의 설자리도 당연히 줄어들었고, 동시에 이들 주도의 프로그램 성적이 낮을 때마다 ‘위기설’이 흘러나왔다. ◇전성기보다 낮은 성적..그러나 “여전히 대체불가”앞서 유재석은 ‘무한도전’ ‘런닝맨’ ‘패밀리가 떴다’ 등, 강호동은 ‘무릎팍도사’ ‘스타킹’ ‘1박2일’ 등을 이끌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 프로그램들과 비교해 현재 두 사람이 출연 중인 프로그램 인기와 시청률은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은 맞다. 그러나 예능계의 트렌드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고 여기에 플랫폼 다변화로 프로그램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데다 시청 방식도 바뀐 상황에서, 비교 기준을 이들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에 둔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TV로 본방사수하면서 보는 시대가 아니고 시청률이 유일한 평가 방식도 아니라는 데 모두가 동의한다. 더구나 예능은 드라마와 달리 ‘탈TV화’ 속도가 빠르고 소위 ‘짤’ 등으로 재생산되는 성격이 강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놀면 뭐하니?’와 ‘아는 형님’ 시청률이 떨어졌는데도 종영이 안 된다는 것은 그만큼 영향력이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프로그램 에피소드들이 방송 후에도 화제가 되는 저력이 있다”며 “이들 프로그램의 에피소드들은 유튜브 조회수만 보더라도 공개 후 며칠 만에 몇 백만뷰를 기록한다”고 덧붙였다. 또 유재석과 강호동의 명성이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연예인이 전성기를 맞은 후 예능 환경이든 개인적 이유든 당연히 인기가 줄어들기 마련”이라며 “그런데 유재석과 강호동은 한때 ‘국민 MC’로 불린 예능인들과 비교해 국민 인지도와 호감도 등 예능계에서 주는 힘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유재석의 파워는 다른 예능인들과 비교해 압도적이라는 건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유재석과 강호동은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유재석은 ‘런닝맨’ ‘놀면 뭐하니?’뿐 아니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최근 공개한 디즈니+ ‘버터야 산다: 더 존 시즌2’, 유튜브 ‘핑계고’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강호동은 ‘아는 형님’, ‘강심장 리그’를 포함해 채널A ‘고기서 만나’, TV조선 ‘형제라면’, 채널A ‘나는 몸신이다 시즌2’에 출연 중이며 여기에 더해 tvN STORY ‘짠내골프’까지 앞두고 있다. 엇비슷한 출연 프로그램의 성격, 프로그램 내 존재감에 대한 평가는 별개로 이들이 어느 때보다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변화에 대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지금은 전반적으로 방송, 영화 등 연예산업에서 일종의 스타파워가 곧바로 통하지 않는다. 만약 ‘위기’라는 잣대를 들이민다면 여기에서 제외되는 연예인이 있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을 평가할 땐 당연히 포맷이나 케미, 내용 구성 등이 주요 평가 기준이 된다. 유재석과 강호동이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모두 뒤집어쓰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자꾸 유재석과 강호동을 섭외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며 “MC 역할을 하기 위해선 오랜 시간의 촬영 등 체력과 리더십이 뒷받침돼야 한다. 더구나 많은 프로그램을 하는 상황에서도 그만큼 자기관리가 철처히 이뤄지고 있어야 한다. 이런 면들에서 유재석과 강호동을 대체할 수 있는 MC가 없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6.18 09: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