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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크래프톤 실장 "'넥스트 차이나' 인도 사로잡은 비결은요…"

지난해 유례없는 게임업계 불황의 한파에도 홀로 승승장구한 게임사가 있다. 효자 IP(지식재산권) '펍지: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로 지난해 창사 첫 누적 매출 2조원 돌파 축포를 쏜 크래프톤이 그 주인공이다. 대표작 하나에 쏠린 의존도를 걱정하는 시선이 무색하게 '넥스트 차이나'로 부상한 거대 시장 인도까지 접수했다.크래프톤도 '배틀로얄 개척자' 타이틀 하나만 믿고 인도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중저가 스마트폰이 대부분인 모바일 환경, 캐릭터 설계 하나도 조심스러운 종교·문화적 특성 등을 따지면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최근 본지와 신년 인터뷰를 진행한 이민우 크래프톤 인도 퍼블리싱 실장은 "인도는 인구 대국이라는 점에서 중국을 떠올리기 쉽다"며 "잠재력이 매우 크지만 중국 수준으로 성장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인도 같은 시장 얼마 남지 않아"크래프톤에서 인도 퍼블리싱(출시·마케팅·유통)을 담당하는 이 실장은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다. 삼성전자에 입사해 핵심인 무선사업부의 해외영업·마케팅 부서 등에서 10년 넘게 몸담다 지난 2019년 크래프톤에 합류했다. 이후 약 3년 만에 인도 법인으로 건너가 현지 서비스를 책임지게 됐다.이 실장은 혼란의 시기에 인도에 투입됐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이하 BGMI)는 '국민 게임'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두 차례 큰 고비를 넘겼다.인도와 중국의 외교 마찰이 있었던 2020년에는 중국 텐센트가 퍼블리싱한다는 이유로 퇴출 목록에 올랐고, 2022년에는 인도 정부가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앱마켓에서 차단했다.우여곡절 끝에 2023년 5월 서비스를 재개한 BGMI는 모바일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타워 기준 현지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게임 매출 순위에서 유사 장르의 '프리 파이어 맥스' 등과 1위를 다투고 있다.누적 매출은 1억 달러(약 1400억원)를 일찌감치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며, 덕분에 배틀그라운드 IP 모바일 게임 국가별 매출 비중에서 인도가 10%대로 치솟으며 미국(20%대)에 이어 2위 입지를 다졌다. 현재까지 2억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이 실장은 "인도 시장의 잠재력은 어마어마하다"며 "게임 시장에서 이 정도로 발전 가능성이 큰 시장은 이제 거의 남지 않았다"고 분석했다.그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에서 모바일 앱 다운로드 수는 152억건에 이르며, 게임 시장은 2024년 38억 달러에서 2029년 92억 달러(약 1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인도에 게임사가 안착하려면 오랜 시간 땀을 흘려야 한다.이 실장은 "공식 언어만 22개가 넘고 다양한 언어, 인종, 문화, 종교를 가진 거대한 나라"라며 "하나의 주가 하나의 유럽 국가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의 현지화는 인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요소들을 발굴하고 적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별로 세분화, 고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이에 크래프톤은 국민 배우인 란비르 싱, 디피카 파두콘을 비롯해 인도 최초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 니라즈 초프라 등과 마케팅 협업을 전개했다. 인도 최고 인기 스포츠인 크리켓과 연계해 스타 선수 하르디크 판디야, 프로팀 뭄바이 인디언스 등과도 손잡았다.지난해부터는 높은 소득·교육 수준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남부 지역(카르나타카·타밀나두·안드라프라데시 등)을 공략하는 '고 사우스(Go South)' 전략을 펼치고 있다.이 실장은 "해당 지역 출신으로 현지 문화를 잘 이해하는 담당자들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각 지역 이용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현지 마케팅 에이전시를 고용했으며 현지화된 게임 내 콘텐츠, 광고 등을 제작했다"며 "그 결과 남부 지역 이용자 비중이 크게 증가하며 BGMI 전체 트래픽 성장을 견인했다. 향후 더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한 현지화 전략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 게임 시장 특성 이해해야이런 체계화된 마케팅 전략에도 인도라는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흥행이 힘들다는 게 이 실장의 판단이다. 전체 게임 시장의 93%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극단적으로 모바일에 쏠린 구조다.이 실장은 "매일 2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LTE 선불 요금제가 월 4000원 미만일 정도로 통신 요금이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고 브랜드 간 경쟁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발달하면서 모바일 게임을 즐기기 위한 인프라가 잘 마련돼 있다"면서도 "다만 게임 안에서 아이템을 구매하는 경험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 인도 이용자들이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상품을 설계하고 홍보할 수 있는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서비스 차원에서 신경 써야 할 것도 한두 개가 아니다. 인도는 종교·문화적 색채가 강한 만큼 작은 실수가 이용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히 공을 들여야 한다. 크래프톤 산하 드림모션이 개발한 시뮬레이션 게임 '로드 투 발러: 엠파이어스'가 대표적인 예다.이 실장은 "이용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인도 세력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현지 직원들이 직접 캐릭터를 기획·디자인했으며 성우처럼 녹음까지 했다"며 "문화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았다. 특정 인물이 어느 지역에서는 영웅이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침략자로 보는 경우가 있고, 힌두교 신들은 상업적인 콘텐츠로 활용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한국 디자인 직원의 캐릭터 초안은 종종 인도 직원들에게 실망을 안기기도 했다. 실력이나 완성도 때문이 아닌 얼굴과 눈의 형태, 액세서리 등 두 나라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확연히 달랐기 때문이다.이에 '모니카 벨루치(이탈리아 출신 배우)의 눈', '마두리 딕시(인도 배우)의 헤어', '스리데비(인도 배우)의 매력'처럼 각 요소마다 부합하는 구체적인 예시를 직원들끼리 공유하며 먹힐 만한 캐릭터를 완성했다. 여기에 한국 직원들은 인도 여러 지역을 찾아 역사와 문화, 종교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이런 노력 끝에 인도 세력 추가 후 해당 게임의 트래픽 지표가 2배 가까이 오르는 성과를 냈다. 여러 명이 동시에 접속해 생존을 다투는 게임 특성상 BGMI는 인도 e스포츠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했다.인도 e스포츠 최초로 BGMI 대회가 공중파에서 중계됐으며, 선수들은 글로벌 소비재나 스마트폰 모델로 활약하며 '페이커' 이상혁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수십만 명이 참가하는 오픈 대회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 시리즈'(BGIS), 프로팀들이 최강을 겨루는 초청 대회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 프로 시리즈'(BMPS) 등 공식 대회 외에도 작년까지 5000개 이상의 크고 작은 BGMI 대회가 열렸다.이 실장은 "공식 대회가 열리는 날에는 50만명 이상이 동시에 시청한다"며 "BGMI e스포츠에 대한 투자는 코어 유저층을 확대하고 에코시스템을 강화해 결국 BGMI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크래프톤은 BGMI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지금까지 축적한 노하우를 발판 삼아 국내 게임사의 현지 공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달 데브시스터즈의 캐주얼 게임 '쿠키런 인도'의 퍼블리싱을 맡아 출시 첫 주 구글 플레이 톱5 진입을 이끌었다.이 실장은 "국내에서 쿠키런이 카카오톡으로 이용자 규모를 키웠던 것처럼, 쿠키런 인도는 현지 최대 메신저인 왓츠앱 친구 추가 기능을 적용해 차별화했다"며 "인도 전통 디저트 굴랍 자문, 카주 카틀리를 모티브로 제작한 캐릭터와 인도 배경의 스테이지로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의 다음 타깃은크래프톤은 인도를 보며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한국 게임 시장을 떠올린다.인도 최고 명문 공대인 IIT와 최고의 경영대학원인 IIM 출신의 졸업생 다수가 크래프톤 인도에서 근무할 정도로 뛰어난 인재들이 게임 산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이에 크래프톤은 2025년 인도와 함께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새해에 접하고 싶은 경제 뉴스를 묻자 이 실장은 "인도 내 게임 및 e스포츠 산업에 대한 투자, 정부의 게임 산업 지원책 강화와 같은 좋은 뉴스를 기대한다"고 답했다.또 신년 경제 키워드로는 '협업'을 꼽았다.이 실장은 "게임과 기술 분야 기업들 간 국경을 넘는 다양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성장과 혁신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신규 시장인 인도뿐 아니라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 국가와 인도 이민자들이 많은 중동 시장도 관심의 대상"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1.07 07:00
e스포츠(게임)

'배그 효과 어디까지' 크래프톤, 누적 매출 2조 천장 뚫었다

크래프톤이 효자 IP(지식재산권) '펍지: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매출 신기록을 찍었다.크래프톤은 연결 기준 2024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193억원, 3244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9.7%, 영업이익은 71.4% 뛰었다.누적 매출은 2조922억원으로, 창사 이후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누적 영업이익도 9670억원으로 신기록을 세웠다.배틀그라운드는 업데이트와 컬래버레이션 효과를 톡톡히 봤다.PC·콘솔 부문은 지난 7월 람보르기니 협업이 단일 상품으로 최고 매출을 기록했으며, 9월 태이고 맵 업데이트와 신규 모드 '악몽에 굶주린 자들'의 추가로 동시 접속자 89만명을 달성하며 무료화 이후 최고 트래픽을 경신했다.모바일 부문은 신규 테마 모드와 효율적인 비즈니스 모델 운영으로 매출 성과를 개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활약에 만족하지 않고 차세대 IP를 발굴하는 '스케일업 더 크리에이티브' 전략에 꾸준히 힘을 싣고 있다.'인조이', '다크앤다커 모바일', '서브노티카 2', '프로젝트 아크', '딩컴 투게더' 등의 신작을 준비 중이다. 이 가운데 서브노티카 2는 협동 멀티플레이를 추가해 새로워진 게임성을 선보일 예정이다.프로젝트 아크와 딩컴 투게더는 이달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4'에서 처음 공개된다.인도 시장에서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의 트래픽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힌두어 외 언어 확장과 대규모 e스포츠 대회 개최로 인도 유저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지 트래픽을 계속 확대 중이다.배동근 크래프톤 CFO(최고책임자)는 "배틀그라운드 IP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가 매출과 트래픽 등 모든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AI 기술은 구현 단계에 접어들어 인조이를 비롯한 여러 서비스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일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1.07 16:23
스포츠일반

[빌드업 코리아] 한국 체육, 새로운 길을 고민하다 ③종목단체 재정자립, 거버넌스 개혁은 필수

일간스포츠는 창간 55주년을 맞아 ‘한국 체육, 새로운 길을 고민하다’라는 주제로 총 세 편의 기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국제대회 성적만을 목표로 반세기 가까이 앞만 보고 달려왔던 한국 스포츠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여러 문제와 마주했습니다.그동안 한국 스포츠의 국제경쟁력을 키워줬던 엘리트 육성 시스템은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정부 지원금을 예산의 큰 축으로 하고 있는 각 종목단체들은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행정 체계가 파헤쳐지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 스포츠계가 집중해왔던 생활체육과 엘리트 스포츠를 통합 노력은 어디까지 와 있는지, 향후 한국 체육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편집자주>◆ 한국 체육, 새로운 길을 고민하다① 한계 다다른 엘리트 육성 시스템, 돌파구는② 엘리트-생활 체육 화학적 통합 이뤄야 ③ 종목단체 재정자립, 거버넌스 개혁은 필수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가장 주목받은 종목은 양궁이었다. 한국 양궁은 파리 올림픽에 걸린 5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는데, 성적만큼이나 깔끔하고 투명한 행정력으로 큰 찬사를 받았다. 대한양궁협회는 1985년부터 현대차그룹이 회장사를 맡아 전폭적인 지원을 해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파리 올림픽 직후 양궁대표팀 선수들에게 총액 32억1000만원의 통 큰 포상금을 줘서 화제가 됐다. 이 같은 재정 능력에 더해 공정한 대표선발전, 탄탄한 유소년 지원으로 대표되는 ‘일등 행정력’이 양궁의 국제경쟁력을 더 단단하게 다졌다. 한국 체육의 경쟁력을 키우는 가장 현실적인 키워드는 ‘돈’이다. 양궁(현대차), 펜싱(SK텔레콤)이 효자 종목인 건 회장사의 꾸준하고도 든든한 후원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레슬링(삼성), 복싱·사격(이상 한화), 유도(두산) 등에서 성적이 잘 나온 것도 결국 후원사의 힘이었다. 반면 지원이 사라진 종목은 성적도 떨어졌다. 레슬링은 삼성이 떠난 후 성적이 추락했다. 한국의 대표 효자 종목이던 복싱도 후원사가 사라진 뒤 올림픽 금맥이 끊겼다. 그렇다면 '든든한 회장님'을 찾는 것만이 한국 체육계를 발전시키는 정답일까. 시대는 또 바뀌고 있다. 20년 동안 사격을 지원했던 한화는 지난해 회장사를 내려놓았다. 한진그룹은 지난 2019년 대한탁구협회 회장사를 그만뒀다. 최근 15년간 8개 기업이 10개 종목에서 손을 뗐다. 대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체육 단체 후원사 역할에서 이탈하고 있다. 회장사에 재정적으로 의지하는 게 더는 정답이 아닌 시대다. 대한체육회 산하 64개 정회원 종목단체 재정자립도는 2023년 평균 44.49%였다. 이중 스쿼시, 체조 등은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박재우 한양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구조에선 어쩔 수 없이 기업들이 들어와야 발전할 수 있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협회가 자구적인 노력을 통해 재정 자립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정부 차원에서도 협회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더 부여할 방법으로 지원해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실에서 가장 강조해야 할 것이 종목단체의 거버넌스(조직을 이끄는 프레임워크) 개혁이다. 협회가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효율적으로 엘리트 선수 육성에 자원을 배치해야만 해당 종목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시리즈 기사에서 짚었듯 이제는 종목단체의 예산을 정부 지원금으로 충당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주성택 한국체육정책학회 부회장은 “대한체육회와 각 종목단체는 자주 재원 확보를 위한 방안을 발굴하기보다 정부 예산에만 기대어 사업을 운영하는 실정이다. 이런 시스템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파리 올림픽 메달 순위 1위에 오른 미국의 경우를 봐도 스포츠 종목단체가 정부 지원금을 받지 않는다. 미국은 국가대표 훈련 기관이 총 세 군데 있지만, 시설 규모와 투자 규모를 합쳐도 진천 선수촌에 미치지 못한다. 진천선수촌에 투입되는 1년 예산은 1500억원 안팎이다.미국의 올림픽 메달 포상금 규모는 3만8000달러로 한국(4만5000달러)보다 작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전문체육 분야 예산은 한해 4349억원(2023년 기준)으로,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종목단체와 지방체육회의 자생력을 키우고, 지나치게 비대한 예산 지원을 줄이는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대기업을 회장사로 영입하는 것도, 정부 예산을 넉넉하게 받는 것도 현실적으로 점점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한국은 2016년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 이후 각 종목단체들도 엘리트 선수들과 생활체육을 함께 관리하고 있다. 해당 종목 생활체육 인프라의 파이를 키워서 예산을 충당하고, 그 예산을 엘리트 스포츠까지 흐르게 하는 모델이 가장 이상적이다. 파리 올림픽 이후 지금까지 체육계의 '뜨거운 감자'인 배드민턴 안세영 사태를 떠올려 보자. 안세영은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직후 기자회견에서 작심하고 대한배드민턴협회를 비판하자 거센 후폭풍이 일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를 비롯해 한국 체육단체의 오랜 병폐인 밀실 행정에 대해 공론화하는 계기가 됐다. 회장사가 대기업이 아닌 대한배드민턴협회도 스폰서 금액과 협회 자산 등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투명한 행정을 한다면 경쟁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진단이 쏟아졌다.박재우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매년 종목단체들에 대한 혁신평가를 한다. 조직의 리더십, 비전부터 생활체육·전문체육에 대한 운영 성과, 혁신적으로 추구했던 사업 등 협회가 한 해 동안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사업을 하고 운영했는지, 자립 기반과 내부 통제 시스템 구축이 어느 정도인지 살피는 등 다양한 평가 체계가 있다. 여기에 굿 거버넌스에 대한 내용의 지표들도 강화해서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그는 “협회들이 사업이나 예산 등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자리 잡아야 한다. 각 협회의 시스템이 굿 거버넌스라는 체제와 제도 안에서 이뤄진다면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스폰서 문제 등도 사전에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은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우중·차승윤 기자 2024.09.29 12:00
스포츠일반

'1000억원 이상 추산' SK 투자와 반비례하는 핸드볼의 국제대회 경쟁력

투자와 국제대회 경쟁력이 비례하지 않는다. '변방'으로 밀려난 한국 핸드볼의 현주소다.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조별리그 탈락했다. 여자 핸드볼은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한 '효자 종목'이다. 하지만 2008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 이후 메달이 없다. 이번 파리 대회에선 8년 만에 조별리그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남자 핸드볼 대표팀의 상황은 더 암울하다. 올림픽 본선에 총 7회 진출한 남자 핸드볼은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올림픽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2008년 10월부터 SK그룹이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사를 맡고 있다. 10년 넘게 조직을 이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관심은 각별하다. SK그룹은 2011년 약 430억원을 투입,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 제2체육관(펜싱경기장)을 핸드볼 전용경기장으로 리모델링했다. 남자부 코로사와 여자부 용인시청이 해체돼 대회 운영이 어려워지자 SK 호크스와 SK 슈가글라이더즈를 창단하기도 했다. 2023~24시즌부터는 핸드볼리그 성격을 프로로 바꿨다. 최태원 회장은 "실업리그를 프로화하는 것이 한국 핸드볼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대한핸드볼협회가 공개한 세입·세출에 따르면 그해 회장사에서 낸 후원금만 60억원. 유소년 육성을 위한 핸드볼 발전재단 설립과 핸드볼 아카데미 운영 등 핸드볼 활성화를 위해 SK 그룹이 투자한 금액은 1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한다.그러나 핸드볼의 국제 경쟁력은 제자리걸음이다. 과거에는 한 발 더 뛰는 빠른 몸놀림과 끈끈한 조직력으로 불리한 신체 조건을 만회했다. 이 전략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 남녀 국가대표 모두 외국인 사령탑을 선임했으나, 이마저도 효과가 미미했다. 여자부는 헝가리에서 뛰는 류은희를 제외하면 해외에서 활약하는 국가대표 선수가 전무하다. 공단과 공사, 시청팀 위주로 이뤄진 리그 경쟁력을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물 안 개구리로 전락하면 4년 뒤 열리는 LA 올림픽 결과도 암울할 수밖에 없다.파리 올림픽을 마친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지난 5일 귀국했다. 하루 뒤에야 취재진에게 입국 사실을 알릴 정도로 조용했다. 이제 냉정한 자기 평가가 뒤따라야 할 시점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8.08 05:30
자동차

르노코리아, 2023년 총 10만4276대 판매…XM3가 효자 모델

르노코리아자동차(이하 르노코리아)가 지난해 내수 2만2048대, 수출 8만2228대로 총 10만4276대의 연간 판매 대수를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XM3다. 국내외 시장에서 7만7979대가 XM3 및 아르카나로 판매되었다. 뒤를 이어 QM6 2만3614대, SM6 2211대, 트위지 404대, 마스터 68대가 판매 실적을 올렸다. 이중 전동화 모델은 전체 판매에서 약 40% 비중을 차지하며 하이브리드차 4만568대(XM3), 전기차 404대(트위지) 등 총 4만972대가 판매되었다.르노코리아는 올해를 하이브리드 대중화의 해로 선언하고 2795만원(친환경차 세제혜택 반영 가격)부터 구매 가능한 하이브리드 모델 ‘XM3 E-TECH for all’을 올해 새롭게 선보였다. 이를 통해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중형 하이브리드 SUV 신차와 더불어 올해 전동화 모델 판매 비중을 더욱 늘려갈 계획이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1.03 16:39
예능

[단독] 여자축구 이어 여자야구 예능 론칭..사오리·유희관 확정

여자축구에 이어 여자야구 예능 프로그램이 탄생한다. 28일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KBS N 스포츠는 여성 출연자들을 중심으로 한 야구 예능 프로그램 ‘치고 달리는 여자들’(이하 치달녀)를 제작한다. 프로그램은 세부 기획을 모두 마친 상태로 12월 중순 첫 촬영에 돌입한다. ‘치달녀’는 초보 여자 야구선수들의 성장기를 그리며 총 8부작이다.프로그램 출연자은 복수의 스포츠 종목 국가대표 출신이다. 야구 국가대표 출신이 아닌 타 종목의 선수들로 꾸려진다. 축구, 농구, 배드민턴, 육상, 테니스, 핸드볼 등 다양한 종목의 국가대표 출신들이 야구를 위해 뭉칠 예정이다. 여기에 일본 출신 방송인 사오리 등 비스포츠 선수인 연예인들도 참여해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팀을 이끌 감독, 코치진도 막바지 섭외 중이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 유희관이 출연하며 또 다른 프로야구 선수 출신도 합류를 앞두고 있다. 유희관은 현재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특유의 입담과 실력을 선보이고 있는 터라, 여자 야구 팀을 어떻게 이끌지도 관전 포인트다. ‘치달녀’ 팀은 현재 연습에 매진 중이다. 야외 구장에서 연습을 진행 중이지만 동계 시즌에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점을 감안, 추위를 피해 실내 구장에서 촬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구장이 구축된 경기도 일대를 알아보고 있다.경기를 펼칠 상대는 아직 정해지진 않았다. 사회인 아마추어 여자 야구팀, 초등학교 유소년 야구단 등 다양한 팀과 격돌을 목표로 하고 있다.현재 JTBC ‘뭉쳐야 찬다’, ‘최강야구’, SBS ‘골 때리는 그녀들’ 등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들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각 방송사의 효자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여자 출연진으로 꾸려진 ‘골 때리는 그녀들’은 전문 스포츠 선수들이 아닌 모델, 아나운서, 개그우먼, 스포츠인 가족 등 비선수 출신들로 멤버를 구성해 신선함을 줬다. ‘골 때리는 그녀들’은 올해 한국방송대상 예능버라이어티TV 부문 작품상을 수상할 정도로 그 재미와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골 때리는 그녀들’로 여자 축구 붐도 일었다. 그런 만큼 ‘치달녀’도 여자 야구에 대한 관심과 불을 일으킬지 기대가 쏠린다. KBS N 스포츠는 ‘치달녀’는 내년 1월 중순 방송 편성을 목표로 한다. 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11.28 15:15
자동차

[카 IS 리포트] 큰놈이 온다...완성차, SUV '출차 경쟁'

국내 완성차 업계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SUV의 인기가 아직도 뜨겁기 때문이다. 업체들이 중형은 물론 준대형, 대형 SUV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어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1분기 신차 등록 절반이 SUV 1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유형은 SUV였다.SUV는 1분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18만9396대가 신규 등록됐다. 이는 1분기 전체 승용차 판매량(38만2842대)의 49.5%에 해당한다. 여기에 레저용 차량(RV) 3만4857대, 픽업트럭 4656대를 포함하면 SUV의 점유율은 59.5%까지 치솟는다.같은 기간 세단은 13만8896대가 신규 등록돼 36.3%의 점유율에 그쳤다.1분기 신차 등록 모델별 순위표 역시 SUV가 점령했다. 1위는 3만2750대 판매된 그랜저가 차지했지만 10위권 내에 스포티지(1만7887대), 토레스(1만7721대), 쏘렌토(1만6998대), 팰리세이드(1만3780대), 셀토스(1만3780대) 등 대표 SUV 모델들이 대거 포함됐다. SUV의 강세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해 등록된 신차 144만5757대 가운데 무려 73만4573대가 SUV였다. 절반이 넘는 수치다.전문가들은 SUV의 인기 요인으로 '실내 활용도'를 꼽고 있다. SUV는 세단에 비해 차고가 높고 실내·적재 공간이 훨씬 넓어, 많은 짐을 실을 수 있고 캠핑 등 여가활동을 즐기기에도 최적화됐다.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도 SUV는 마진이 많이 남는 '효자 상품'이다. 세단과 SUV는 같은 플랫폼을 통해 제작돼 비용에 큰 차이가 없지만, 판매 가격은 차체가 더 큰 SUV가 높기 때문이다. 렉스턴 필두로 EV9 줄 출격시장 성장세가 지속되자, 국내 완성차 업계들은 SUV 라인업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KG모빌리티는 최근 대형 SUV인 렉스턴 브랜드 신차 '렉스턴 뉴 아레나'와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을 선보였다.신형 렉스턴은 파격적 디자인 변화보다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상품성을 강화했다. 내외부에 쌍용차를 상징하던 쓰리서클 엠블럼을 떼고 날개 형상의 윙 엠블럼과 KG모빌리티 레터링을 달았다.브랜드 디자인 철학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를 반영해 구조적 강인함과 현대적 조형미를 강조한 디자인에 강인함을 전달하는 외관과 디지털화를 거친 실내 공간을 갖췄다.특히 대형 SUV인 렉스턴 뉴 아레나는 다이아몬드 세이프 형상의 새 라디에이터 그릴에 웰컴·굿바이 라이팅 기능을 넣은 4빔 풀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 순차 점멸하는 시퀀셜 LED 턴시그널 램프로 시인성을 높였다. 20인치 스퍼터링 휠은 플래그십 모델만의 존재감을 강조한다.실내는 12.3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와 12.3인치 인포콘 내비게이션, 터치 공조 컨트롤러 등 최신 디지털 방식을 적용했다. 고급스럽고 은은한 불빛의 엠비언트 무드램프는 운전자 취향에 따라 32가지 컬러로 실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가격은 3979만~5173만원이다. 기아는 최근 EV9의 사전 계약에 돌입했다. EV9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에 기반한 기아의 두 번째 전동화 모델로서 새로운 플래그십(주력) 대형 SUV다.'디지털 타이거 페이스'가 적용된 전면부는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과 '스몰 큐브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 '스타맵 LED DRL(주간주행등)' 등은 미래지향적 느낌을 구현했다. 차체 전반의 볼륨감과 다각형의 대비는 단단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실내는 E-GMP의 장점인 긴 휠베이스를 적극 활용해 개방감과 공간감을 극대화했다.플래그십 EV에 걸맞은 동력성능도 EV9의 특징이다. 99.8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고, 3D 언더커버, 공력 휠, 프런트 범퍼 에어커튼을 적용해 기아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긴 501㎞의 1회 충전 주행거리(19인치 휠 2WD 모델 기준)를 달성했다.고성능 라인인 GT-라인 기준으로 최고출력 283kW(384마력), 최대토크 700N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3초가 소요된다.EV9의 사전계약은 기본 모델(에어·어스 트림)과 GT-라인으로 진행하며, 기본 모델의 경우 2WD와 4WD 구동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가격은 에어 2WD 7671만원, GT-라인 8781만원이다.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재 완료 후 세제 혜택이 적용될 경우, 에어 2WD 7337만원, GT-라인 8379만원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싼타페, GV80도 출격 대기KG모빌리티와 기아에 맞서 현대차도 신형 SUV를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먼저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를 선보일 예정이다. 2018년 4세대 출시 이후 5년 만에 이뤄지는 풀체인지 모델이다.전장(차 길이) 4830㎜, 전폭(차의 폭) 1900㎜, 전고(차 높이) 1710㎜의 차체를 갖는다. 휠베이스는 2815㎜다. 현재 판매 중인 4세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과 비교하면, 휠베이스는 50㎜ 길고 전장은 45㎜ 길다. 증대된 휠베이스는 넉넉한 실내 공간 확보에 기여하며 패밀리 SUV로서의 정체성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파워트레인(동력계)은 디젤을 빼고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로 구성한다. 이미 울산공장에서 시험생산에 돌입했고, 현재 충돌 테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를 7월 중순부터 양산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는 당초 신형 싼타페 출시일을 3분기로 발표한 바 있는데, 양산이 7월로 잡혔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시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는 이에 더해 제네시스 GV80 부분변경 모델도 선보인다.GV80은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SUV다. 준대형 SUV로 지난 2020년 1월 출시 이후 올해 3월까지 글로벌 판매량 14만9939대를 기록한 제네시스의 주력 모델 중 하나다.지난 1월 부분 변경 모델의 스파이샷이 포착되면서 출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4세대 G90에 탑재한 MLA 방식의 LED 전조등으로 바꾸고,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기술(HDP) 등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양산 시점은 올해 9~10월 정도로 관측된다.업계 관계자는 "신차 대부분이 SUV에 집중되면서 SUV 열풍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고금리로 인해 얼어붙은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자동차 업계의 풀어야 할 숙제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5.11 07:00
산업

브랜드 리뉴얼 닻 올린 LG생활건강 '후'…'설화수' 같은 파격 선보일까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이 럭셔리 브랜드 '히스토리오브후(후)'의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브랜드 리뉴얼 결과 공개가 유력한 가운데, 경쟁사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처럼 패키지에서 한자를 지우고 모델을 교체하는 등 보다 세련된 이미지로 변신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변화 시작한 LG생건 27일 뷰티 업계 및 LG생건에 따르면 LG생건의 간판 브랜드 후는 최근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시작했다. 브랜드 리뉴얼이란 콘셉트나 마케팅 방향, 라인업, 제품 패키징 등에 변화를 주는 것을 뜻한다. LG생건 관계자는 "상반기 이후 리뉴얼 결과 내용이 공유될 것으로 전망되나 구체적인 내용이나 방향,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공유 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LG생건이 후의 다소 고전적인 패키징에 변화를 줄지 지켜보고 있다. 후는 그동안 궁중을 연상케 하는 고풍스러운 디자인을 유지해왔다. 용기 중심에는 임금의 아내, 왕후를 뜻하는 한자 ‘후(后)’를 새겼다. 한국 왕후가 쓰던 한방을 기본으로 한 궁중 미의 비결을 담은 후는 중국 여성 소비자의 마음을 빼앗았다. 후는 중국 매출의 견인차로 성장했다. 화장품 매출의 66%가 후에서 나올 정도로 수출 효자였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중국 봉쇄가 이어지고, 면세점 매출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후 매출은 38%로 줄었다. LG생건이 브랜드 리뉴얼을 고심한 것도 이와 같은 실적 및 중국 내 소비 패턴 변화에 주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후의 상징과 같은 배우 이영애를 대체할 새로운 '뮤즈'를 발탁할지 여부도 주요 관심거리 중 하나다.이영애는 2006년 이후 18년 동안 후의 얼굴로 활약해 왔다. 당시 드라마 '대장금'으로 국내는 물론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구가하던 서른넷 이영애는 올해 쉰두 살이 됐다. 이영애는 여전히 아름답다. 소비자와 함께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나이 드는 모델과 함께하는 것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브랜드의 타깃층보다 10살 정도 어린 모델'을 선택하는 것을 이상적으로 여기는 뷰티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소비자까지 품을 수 있는 모델 발굴에 나설 때가 다가온 것은 사실이다. LG생건은 약 2년 전인 2021년 6월 이영애와의 재계약 소식을 전한 바 있다. 한발 앞서 나가는 아모레 업계가 LG생건의 브랜드 리뉴얼 내용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아모레의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의 빠른 움직임 때문도 있다. 아모레는 지난해 8월 브랜드 모델을 블랙핑크 멤버 '로제'를 모델로 발탁하는데 이어 최근 헐리우드 배우 틸다 스윈튼을 엠배세더로 함께 선정했다. 아시아권 외에도 북미와 유럽에서도 고른 인지도를 가진 스타를 전진 배치한 것이다. 파격적인 브랜드 리뉴얼도 단행했다. 설화수는 브랜드 상징과 같던 패키징을 싹 뜯어고쳤다. 황금빛 뚜껑과 한자로 적힌 제품명도 과감하게 삭제했다. 순백의 미를 담은 백자를 연상케 하는 용기와 선명한 오렌지색 영문명은 세련됐다는 이미지를 주기 충분하다는 평가다. 업계는 중화권에서 압도적인 매출을 자랑하는 후가 브랜드 리뉴얼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A 화장품 회사 관계자는 "설화수는 중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으나, 국내 비중도 상당히 높은 브랜드"라며 "후는 국내보다는 중국 등지에서의 인지도와 매출 비중이 대단히 높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화권에서 압도적인 매출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모델과 패키징 등에 쉽게 변화를 주기 어렵다 보니 다소 느리게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후는 엔데믹과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풀리면서 '한국의 미'를 기본으로 한 마케팅에 고삐를 쥐고 있다.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서울 종로구 창덕궁에서 문화재청과 궁중 문화 캠페인 '왕후의 선물'을 개최하고, 궁중다과체험을 진행한다. 왕후가 궁궐 밖 가족을 생각하며 만든 약재와 음식으로 그리움을 전했던 마음을 담아내고자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인기가 있다. 본지 확인에 따르면 이 행사는 예매 시작 1분 만에 매진됐다. 업계 관계자는 "후는 LG생건의 핵심 브랜드 중 하나로 회사 매출의 큰 줄기"라면서 "경쟁사와 비교해 브랜드 리뉴얼 속도와 전략의 차이는 다소 있으나 브랜드를 키워나가야 한다는 면에서는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했다. LG생건은 27일 올해 1분기 매출 1조68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459억원으로 16.9% 감소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4.28 07:09
산업

불고기에 비빔밥까지…롯데리아, '버거의 한국화' 앞장

1979년 탄생한 한국 최초의 QSR(퀵서비스 레스토랑) 브랜드 롯데리아가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K-버거를 연이어 출시, 서양의 대표 식사 메뉴인 버거를 한국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는 1992년 불고기 버거 출시 이후 불고기를 테마로 '불고기 라이스' '불새 버거' 등 한 다양한 유형으로 제품군을 내놓았다.2004년에는 '한우 불고기 버거'를 출시하며 기존 불고기 버거를 프리미엄 상품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지난해 2월에는 불고기 버거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광양식 조리법으로 만든 불고기를 토핑한 '불고기 4DX'를 선보이기도 했다. 불고기를 활용한 신제품은 계속 쏟아지고 있다.기존 한우 불고기 버거를 더 푸짐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우 패티 2장으로 구성한 '더블 한우 불고기 버거'와 양송이버섯 원물과 트러플 오일 크림소스를 가미한 '한우 트러플 머쉬룸 버거' 등을 지난해 6월 출시했다.'번'에도 변화를 줬다. 저온에서 12시간 발효한 통밀 효모를 사용한 브리오슈 번을 사용해 품질을 끌어올렸다.한국인의 입맛에 대중적이고 호불호 없는 불고기를 활용한 신제품에 고객 반응은 뜨거웠다.더블 한우 불고기 버거와 한우 트러플 머쉬룸 버거는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넘어섰다. 특히 한우 불고기 버거는 국내산 한우를 원료로 한 특성으로 인해 프리미엄 가격 수준임에도 한 달 만에 예상 판매량보다 약 2배 뛰어넘으며 지난해 하반기 매출 견인에 효자로 거듭났다.롯데리아는 K-버거 시리즈의 흥행을 잇기 위해 올해 첫 신메뉴로 7년 만에 국내산 쌀로 만든 라이스버거 '전주비빔라이스'를 한정 출시했다. 전주비빔라이스 버거는 쌀로 만든 번의 중량을 과거 대비 약 160g 수준으로 늘렸다. 반숙 계란 패티와 소고기 패티를 사용하고, 고추장 소스를 활용해 비빔밥 맛을 낸 것이 특징이다. 돌아온 라이스버거에 고객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7일 출시돼 지금까지 약 100만개 이상 판매됐다. 라이스 번 총 생산량 150만개 중 약 67%의 물량이 소진되며 일부 매장의 경우 매장 재고량이 소진되는 등 품절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지난달 17일부터 19일 3일간 영등포 타임스퀘어 광장에 선보인 팝업 이벤트 존에는 약 1만명 가량의 고객이 방문해 전주 비빔라이스 버거를 주제로 한 이벤트에 직·간접적으로 체험했다. 타임스퀘어 지하 2층에 입점된 롯데리아 타임스퀘어B2점은 매출과 객수가 전주 대비 각각 15%, 10%씩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롯데GRS 관계자는 "지난해는 롯데리아의 베스트셀러 메뉴인 불고기를 모티브로 한 불고기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 국내 토종 프랜차이즈로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 출시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한 해였다"며 "올해 롯데리아의 독창적인 신 메뉴 개발 역시 K-푸드의 카테고리 확장에 중심을 둬 브랜딩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3.28 07:00
연예일반

[단독] ‘결혼’ 윤기원 “그릇이 큰 사람…지난달 혼인신고. 아들도 생겼다” (인터뷰)

“사람을 만나다 보면 즐거운 일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대처하는 모습을 보고 ‘그릇이 큰 사람이구나’ 느꼈어요. 이런 사람이 또 있을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배우 윤기원이 결혼을 결심한 이유를 이 같이 밝혔다.윤기원은 TV조선 ‘조선의 사랑꾼’을 통해 연인이라고 소개한 11세 연하의 이주현 서경대 예술교육원 모델학 전공 교수와 최근 결혼식을 올렸다. 5박6일간 일본 후쿠오카에서 신혼여행을 만끽하고 지난 18일 귀국한 윤기원은 19일 일간스포츠에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어렵게 만나서 인연을 맺게 됐다. 잘 살겠다”고 새 출발을 하는 각오를 밝혔다. 윤기원은 “이미 지난달 혼인신고를 했다”고도 깜짝 공개했다. 한 차례 이혼 아픔을 겪었던 윤기원은 지난달 ‘조선의 사랑꾼’에 출연해 여자친구인 이주현씨를 직접 소개했다. 이씨는 교수 겸 현직 모델로 활동 중으로 방송 출연 후 배우 이지아를 닮은 외모로 화제를 모았다. 이씨는 윤기원과 마찬가지로 한 차례 결혼에 실패했으며, 홀로 12살 아들을 키우고 있었다. 같은 아픔을 나누며 1년 여간 사랑을 키워온 이들은 지난 11일 부부의 연을 맺으며 인생의 2막을 함께 열었다. 약 1년 전 지인들과 모임에서 이씨를 처음 만났다고 밝힌 윤기원은 이해심 많은 모습에 반했다고 전했다. 윤기원은 “혼자 지낸 지 3~4년이 될 때까지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을 안 했다”며 “혼자 사는 게 익숙했는데 지금의 와이프를 우연히 만난 뒤 ‘이 사람을 만나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밝혔다. 이어 “와이프가 도회적 이미지인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며 “내가 ‘시골사람’이라고 놀릴 만큼 수더분하고 정도 많고 무던하다”고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또 “쓸데없는 고집을 안 부린다. 억지 부리는 사람을 싫어하는데 와이프는 잘못하면 먼저 사과하고 손을 내밀어준다”며 “내가 오히려 배울 게 많은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자녀가 없었던 윤기원은 이씨와 결혼하면서 12살 아들이 생겼다. 부산에서 조부모와 함께 살던 아들과는 지난 2월 부인과 혼인신고를 하면서 한집에서 지내게 됐다. 방학마다 아이와 만나며 친분을 쌓아왔던 윤기원은 “아이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쾌활하고 밝았다”며 “지금은 쑥스러운지 나를 삼촌이라고 부르는데 밖에 나가서는 아빠라고 한다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요즘 아들과 부쩍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 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식구는 ‘밥을 같이 먹는’ 관계이지 않나. 밥을 같이 먹고 함께 시간을 보내야 친해진다”며 “집 근처 공원에서 함께 자전거도 타고 공부도 도와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신혼여행도 아들과 동행했던 윤기원은 “경험을 통해 직접 깨닫고 배우게 하려 노력한다”며 “아들이 일본에서 낫또를 그렇게 먹어보고 싶어했는데 따로 맛을 설명해주지 않았다. 치즈 같은 맛인 줄 알고 기대했던 것 같은데 맛이 없는지 몇 번 먹고 말더라. 이렇게 아이가 직접 경험해보고 터득해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교육관을 전했다.2세 계획에 대해선 “올해 계획을 세우려 했으나 자연스러운 게 최고인 것 같다”며 “자연스럽게 생기면 하늘이 주는 선물이라고 여기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기원은 올 상반기 영화 ‘한탕’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올해 대한민국연극제 참여도 계획하고 있다.윤기원은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1991년 제1회 KBS 대학개그제에 참가했다. 당시 유재석, 김국진, 김용만, 박수홍 등과 함께 KBS 7기 공채 개그맨으로 뽑혔다.그러던 중 1996년 SBS 6기 탤런트에 합격한 뒤 영화 ‘보스 상륙 작전’, 드라마 ‘사랑과 야망’, ‘추노’, ‘시크릿 가든’, ‘철인왕후’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의 길을 탄탄히 다졌다. 최근에는 예능프로그램 ‘불타는 청춘’, ‘돌싱포맨’, ‘미운우리새끼’, ‘효자촌’ 등에도 출연하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3.1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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