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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들리지만 살벌한 '버블 매치'를 아시나요?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2004년 11월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홈구장인 브라몰 레인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울브스)와 맞붙었다. 당시 셰필드 대학교에서 석사 공부 중이었던 필자는 이 경기를 직관했다. 세계 최초의 프로축구리그인 ‘풋볼 리그(12개 클럽으로 1888년에 창설)’의 원년 멤버 울브스의 경기를 본다는 사실에 필자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필자의 기쁨과는 달리 브라몰 레인의 분위기는 살벌했다. 하늘에는 경찰 헬리콥터가 웅장한 소리를 내며 떠 있었고, 경기장 주변에는 경찰이 쫙 깔려 있었다.약간의 무서움과 설렘으로 이러한 분위기를 즐기던 필자의 눈에 진기한 장면이 보였다. 기마경찰을 선두로 무서운 인상을 한 사람들이 집단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깜짝 놀란 필자는 그들이 처음에는 범죄자인 줄 알았다! 그러나 영국 경찰에 둘러 싸인 채 걸어가던 그 집단은 셰필드로 원정 응원 온 울브스 팬들이었다. 말로만 들었던 “버블 매치(bubble matches)”의 한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버블 매치는 대형 풍선같이 생긴 ‘버블 슈트(suit)’를 유니폼 삼아 축구를 하는 ‘버블 축구(Bubble football)’와 전혀 상관이 없다. 웨스트햄의 대표 응원곡인 “I'm forever blowing bubbles”와도 연관이 없다. 그렇다면 영국에서 말하는 버블 매치는 과연 무엇일까?여러분이 극장 티켓을 예매했다고 가정해 보자. 극장을 가기 위해서 버스,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혹은 자가용을 이용할 수도 있다. 걸어가고 싶은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자유로운 이동은 모두 불가능하다. 대신 여러분은 경찰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 극장에 가기 위해 경찰이 지정한 버스를 타야 하고, 영화 상영 내내 경찰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 경찰은 여러분이 귀가할 때도 따라온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냐는 소리라고 여러분은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극장 대신 축구라는 단어로 대체하면 최소한 영국에서는 말이 된다. 버블 매치라는 단어를 얼핏 들으면 멋지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영국 축구에서 말하는 버블 매치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버블 매치는 보통 심각한 라이벌 관계에 있는 2개 클럽의 연고지가 같은 도시나 타운이 아닌 경우에 적용된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선덜랜드의 타인 위어(Tyne-Wear) 더비가 대표적인 예다. 버블 매치는 대규모 팬들이 비슷한 시기에 한 도시로 몰려들 경우 치안이 무너지고 대재앙이 발생할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그렇다고 모든 더비 경기가 버블 매치는 아니다. 경찰이 폭력 사태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경기를 ‘카테고리 C’로 지정할 때 버블 매치가 성립된다. 원정 팬이 버블 매치를 관람하려면 많은 제약이 따른다. 우선 원정 팬들은 경찰이 지정한 특정 장소에서 만나야 한다. 그리고 이들은 특별히 준비된 코치(coach, 버스를 의미)를 타야 하는데, 경찰도 동석한다. 코치로 이동 중 경찰은 팬들의 과도한 음주를 막고, 행여라도 일어날 불상사에 대비한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팬들은 경찰의 감시(또는 에스코트)를 받으며 축구장으로 이동하고, 경기가 끝난 후에도 역시 코치를 타고 지정된 장소로 가서 해산한다. 버블 매치는 이렇게 버블 안에 팬들이 들어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일부 버블 매치의 경우 원정 팬들은 경기 티켓을 미리 소지할 수도 없다. 티켓 가격을 지불한 이들에게는 바우처(voucher)가 지급되고, 이러한 바우처는 보통 사람이 없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티켓으로 교환된다. 경찰과 동행하기로 동의한 팬들만 경기장에 입장시키기 위해 이런 안전장치까지 만든 것이다. 개인의 이동 자유를 금지하는 버블 매치로 인해 때로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도시 뉴캐슬에는 뉴캐슬 축구팀 팬만이 살고 있지 않다. 뉴캐슬에 거주하는 선덜랜드 축구팬 A를 예로 들어보자. A는 뉴캐슬의 홈구장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리는 뉴캐슬과 선덜랜드의 경기를 원정 팬의 자격으로 보기 위해서 선덜랜드에 있는 경찰이 지정한 장소로 가야 한다. 그곳에서 코치를 타고 뉴캐슬로 이동하고, 경기 후에는 선덜랜드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이것이 티켓 판매의 조건이다. 따라서 A는 자신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뉴캐슬에서 열리는 경기를 보기 위해 뉴캐슬과 선덜랜드를 하루에 2번 왕복해야 하는 것이다.버블 매치로 지정되면 원정 팬들의 고생이 시작된다. 2011년 12월 리즈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 밀월의 경기는 버블 매치로 지정됐다. 킥오프 시간은 오후 12시 30분이었다. 이를 보기 위해 밀월의 원정 팬들은 새벽 5시 30분에 코치를 타고 런던을 떠났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집에서 최소한 새벽 4시에는 일어나 준비하고 지정된 장소로 갔다는 말이다. 12월의 영국 새벽 날씨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데, 밀월 팬들은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원정 응원을 간 것이다. 물론 팬들은 버블 매치를 싫어한다. 버블 매치는 심각한 불편함과 함께 축구팬은 통제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클럽 입장에서도 버블 매치는 반갑지 않다. 상당수의 팬들이 이러한 경기의 관람을 거부하기 때문에, 티켓 수입이 최대 90%까지 감소할 때도 있다고 한다. 버블 매치로 인해 원정 팬들이 안전하게 보호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버블 매치는 이동의 자유를 짓밟는 심각한 인권 침해를 일으키고, 모든 원정 팬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대규모로 벌어졌던 축구 관련 폭력은 과거의 일이 됐다. 하지만 훌리건이즘의 유산인 버블 매치는 지금도 잉글랜드 축구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5.3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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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폭력 사태→中 제대로 망신살 뻗쳤다…유럽서도 몰상식 행위 주목

축구도 지고, 망신살도 뻗쳤다. 유럽에서도 중국 팬들의 충돌을 주목했다.영국 매체 더 선은 22일(한국시간) “중국에서 훌리건에게 공격당한 토트넘 팬들”이라며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3-0 승리를 거뒀지만, 주요 화제는 아니었다”고 전했다.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9시 중국 광둥성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에서 3-0으로 이겼다. 경기 전부터 중국 팬들은 아시아 내 최고 스타인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게 열광했다. 한국 선수단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많은 중국 팬이 모이기도 했다. 실제 경기 당일에도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한국과 중국의 경기를 관전한 이들도 있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어도 크게 문제 될 게 없었지만, 몇몇 몰상식한 이들 때문에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SNS(소셜미디어)상에서 빠르게 퍼졌다.더 선에 따르면 한 영상에는 뒷면에 ‘Won’이 새겨진 토트넘 7번 셔츠를 입은 팬이 다른 서포터에게 지적당했다. 심지어 무력으로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관중을 자리에서 끌어냈다. X(트위터) 팔로워 392만을 거느린 축구 전문 플랫폼 ‘아웃 오브 컨텍스트 풋볼’은 같은 날 어떤 멘트도 없이 사진 한 장만 게시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팬이 중국 팬과 주먹다짐하는 장면이었다. 이를 접한 팬들은 댓글로 조롱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제대로 망신살을 뻗친 셈이다. 유럽까지 팬들의 몰상식한 행위가 퍼지면서 국제 망신을 당하게 됐다. 경기도 완패였다. 중국은 경기 시작 11분 만에 손흥민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줬다. 전반 45분에는 이강인이 올린 코너킥을 손흥민이 절묘한 헤더로 마무리하며 또 한 번 중국 골망을 갈랐다. 이미 승기가 기운 후반 42분에는 센터백 정승현까지 골 맛을 보며 한국이 완승했다. 손흥민이 중국전을 앞두고 “내일 관중도 꽉 찬다는데, 우리가 어떤 축구를 하고자 하는지, 플레이를 잘 보여줘서 아예 숨도 못 쉬게 만들어 주자”고 밝힌 결연한 의지가 완전히 통했다.김희웅 기자 2023.11.2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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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발망이 만든 첼시 유니폼이라고?

1980년대 잉글랜드에 등장한 캐주얼 훌리건은 이탈리아, 프랑스의 화려한 패션에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라코스테, 휠라 같은 고급 스포츠 웨어를 즐겨 입던 이들의 취향은 1990년대 들어 변화를 겪는다. 변화무쌍한 날씨의 영국에서는 세련되고 견고한 옷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버버리, 프라다, 아르마니, 랄프 로렌, 스톤 아일랜드 등의 명품 브랜드를 훌리건은 즐겨 입기 시작했다.당시 명품 브랜드는 축구와 얽히는 것이 탐탁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축구는 노동자 계급의 스포츠였고, 폭력적 이미지를 가진 훌리건들 때문이었다. 하지만 축구 산업의 상업적 성공과 유명 선수가 하나의 브랜드로 진화하면서, 명품 브랜드도 축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축구 유니폼에도 유명 디자이너가 가세해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셔츠가 나타나게 된다. 일본 출신의 유명 디자이너 요지 야마모토와 아디다스의 협업이 대표적인 예다. 2014년 챔피언스리그에 나선 레알 마드리드는 아디다스 셔츠의 몸통에 전설적인 동물인 드래곤이 새겨진 키트(kit)를 선보였다. 야마모토는 셔츠에 드래곤을 디자인함으로써 레알 마드리드의 위대함과 영광을 표현할 목적이었다고 한다. 2022년은 레알 마드리드가 창단된 지 120주년 되는 해였다. 또한 야마모토와 아디다스의 컬래버로 만들어진 브랜드 Y-3의 20주년이기도 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마드리드는 아디다스가 아닌 Y-3가 새겨진 셔츠를 출시해 2022년 3월에 열린 ‘엘 클라시코’에서 처음 선보였다. 하지만 경기는 마드리드의 0-4 대패로 끝났다.유명 디자이너와 스포츠 제조사의 협업을 넘어, 럭셔리 브랜드가 키트 스폰서로 축구 시장에 직접 뛰어든 경우도 있다. 김민재 선수의 활약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나폴리는 엠포리오 아르마니의 스포츠 브랜드인 EA7과 2021-22시즌부터 키트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EA7이 새겨진 나폴리 어센틱 셔츠가 125유로에 판매되자 일부 언론은 축구 역사상 가장 비싼 키트가 나왔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이는 명백한 오보였다. 같은 시즌 아디다스가 제작한 유벤투스의 셔츠는 140유로였고, 퓨마가 만든 AC 밀란의 가격은 120유로로 나폴리와 큰 차이가 없었다.여러분은 혹시 “럭셔리 브랜드가 축구 키트를 제작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 현실적으로 비싼 가격 등 여러 문제는 있다. 하지만 명품 브랜드와 축구가 이렇게 가까워질지 과거에는 예상도 못 했듯이,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다. 게다가 근래에 들어 더욱더 많은 명품 브랜드가 유럽의 빅 클럽들과 패션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축구 스타를 앰버서더로 선정해 홍보 효과도 노리고 있다. 필자와 잠깐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필자가 선정한 클럽은 첼시다. 20세기의 첼시는 그리 성적이 좋은 팀이 아니었다. 1954~55시즌 우승, 1969~70시즌 FA컵 우승과 1970~71시즌 UEFA 컵 위너스 컵 우승이 이들이 내세울 만한 성적의 전부였다. 하지만 1996년 루드 굴리트에 이어 1998년부터 감독을 맡은 잔루카 비알리의 지휘 아래 첼시는 여러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어 2003년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를 새 구단주로 맞이하며 첼시의 전성시대가 열린다. 하지만 20세기 특히 1950년대 이전 첼시의 성적은 초라했다. 이에 당시 코미디언들은 “첼시는 도대체 언제 우승하느냐”고 조롱하곤 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39 계단(The 39 Steps)’에 나오는 ‘미스터 메모리’라는 인물은 “첼시가 기원전 63년 네로 황제가 지켜보는 가운데 마지막으로 우승했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게다가 1930년대 첼시 공격수였던 잭 콕은 축구 영화 ‘The Great Game’의 주연이었고, 첼시 선수 여러 명이 찬조 출연했다. 이러한 이유로 첼시 선수들은 훈련장에서의 모습보다 유명 클럽에서 모델 혹은 배우들과 찍힌 사진이 더 잘 어울린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첼시의 홈구장 스탬퍼드 브리지는 켄싱턴과 첼시 버러(borough, 자치구)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영국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1인당 연 소득이 6만 5000파운드(1억원)다. 전국 평균(1만 9500파운드)의 3배가 넘는다. 축구 팬으로 범위를 좁혀도 첼시 팬의 1년 수입은 웨스트 햄 팬보다 2배가 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 팬보다 각각 64%, 75% 많다. 따라서 잉글랜드 축구 팬 중에서 첼시 팬의 씀씀이가 가장 크다.이 자치구의 나이트 브리지에는 영국을 대표하는 고급 백화점 헤롯이 있다. 또한 뉴욕 최고의 쇼핑가인 5번가와 비교되는 슬론 스퀘어(Sloan Square)도 이곳에 있다. 슬론 스퀘어에는 고급 아파트, 다양한 명품 브랜드 상점 외에 세계적인 미술관인 사치 갤러리도 위치해 문화적 명소로도 이름이 높다. 필자도 이곳에서 서블렛으로 몇 개월 산 경험이 있는데, 눈요기할 것은 많았지만, 비싼 물가에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이외에도 스탬포드 브리지 근처에는 유명한 킹스 로드(King’s Road, 17세기 찰스 2세의 전용 길에서 이름이 유래)가 있다. 킹스 로드는 런던 패션, 예술, 음악계의 중심지다. 전설적인 그룹 레드 제플린의 레코드 회사가 킹스 로드에 있었고, 데이비드 보위, 밥 말리 같은 유명 뮤지션도 근처에 살았다. 또한 런던 패션을 상징하는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남자 친구 말콤 맥라렌이 운영해 펑크의 대중화를 이끈 ‘섹스 부티크’도 킹스 로드에 있었다. 영국에는 20세기를 상징하는 문화의 발상지인 킹스 로드와 첼시 FC를 동의어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과거의 첼시 선수들은 축구는 못했지만, 화려했고 자유로웠다. 최근의 첼시는 뛰어난 실력에 세련됨마저 갖췄다. 이에 첼시의 키트 스폰서로 필자는 프랑스의 럭셔리 브랜드 발망(Balmain)을 선정했다. 발망의 호화로운 색감과 현란한 디자인은 첼시가 가진 고급스러운 도도함과 멋진 조화를 이룰 것이기 때문이다.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7.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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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니들이 런던 오리지널 축구팬의 감성을 알아?

코크니(Cockney)는 런던 사람(Londoner)을 의미한다. 그들은 해외에서 많은 인구가 유입돼 국제적인 도시가 된 런던에서 ‘진짜 런던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코크니 영어는 영국 런던 동쪽의 이스트 엔드에서 유래, 북쪽으로 퍼졌고 결국 런던 전역의 노동자 계급에서 쓰이게 된다.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코크니 영어의 특징 3개(발음, 속어, 라이밍 슬랭)를 소개했다. 이러한 특징은 축구와 어떻게 연결되어 사용될까? 영국 영어에서 ‘오이(Oi)’라는 표현은 꽤 자주 들린다. 예를 들어보자. 축구장에 입장하기 위해 줄 서 있는데, 누군가가 새치기를 하면 “Oi, mate! Why did you cut me off?(이봐, 왜 새치기해?)”라고 말할 수 있다. 오이가 바로 코크니 영어에서 나온 발음이다. H로 시작하는 단어의 H 발음은 생략되므로, ‘Hoy(호이, 주의 환기를 위해 외치는 소리)’가 코크니 영어에서 오이가 되는 것이다. 오이는 화가 났을 때 누군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쓰는 비격식 언어다. 코크니 영어의 속어도 몇 가지 알아보자. 대표적으로 ‘isn’t it’ 대신에 사용하는 ‘innit’ 이 있다. ‘innit’은 문법에 맞지 않게 쓰여 진다는 것도 기억하자. 예를 들어 “Harry Kane is a great player, innit(해리 케인은 훌륭한 선수야, 그렇지?)” 이렇게 ‘isn’t he’대신 사용된다. 인사말인 ‘Hello, Hi’는 속어로 ‘하이야(Hiya)’다. 코크니 속어인 “I am Knackered”는 영국에서 많이 쓰이는 표현이나, 국내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내커드(Knackered)는 ‘엄청 피곤한’이란 뜻이다. 이외에도 영국의 화폐 단위 파운드(Pound)는 퀴드(Quid)로 불릴 때가 많다. 코크니 영어의 백미는 라이밍 슬랭(rhyming slang, 압운 속어)이다. 쓰려고 하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라임(rhyme, 운율)을 이용한 어구를 쓰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아담과 이브(Adam and Eve)에서 Eve는 believe와 운율이 맞는다. 따라서 아담과 이브는 믿다(believe)란 뜻이다. 이를 문장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Can you Adam and Eve it(그것을 믿을 수 있어)?”때론 운율의 후반부가 생략될 때도 있다. 사과와 배(apples and pears)는 계단(stairs)이라는 의미인데, pears는 생략이 가능하다. 따라서 "I'm going up the apples"는 “나는 계단을 올라갈 것이다”란 뜻이다. 어구에 따라 후반부의 생략 여부가 결정된다. 참고로 Adam and Eve는 생략 없이 같이 쓰인다. 라이밍 슬랭을 외부인이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한번 알게 되면 여러분도 이들의 매력에 빠질지도 모른다.풋볼(Football)은 영국에서 속어로 풋티(footie 혹은 footy)라고도 불리지만, 풋볼에 관한 코크니 라이밍 슬랭은 없다. 대신에 매치(match, 경기)를 사용한다. 매치의 라이밍 슬랭은 ‘itch and scratch’다. Scratch란 단어가 Match와 라임이 맞기 때문이다. 즉 itch and scratch는 축구 경기(football match)를 의미한다. 때론 줄여서 itch만 쓸 때도 있다. 따라서 영국인이 여러분에게 “watch the itch with me”라고 말하면 “함께 축구를 보자”는 의미다. 축구장에 입장하려면 티켓(ticket)이 필요하다. 티켓의 라이밍 슬랭은 ‘지미니 크리켓(Jiminy Cricket)’이다. 지미니 크리켓은 1940년 디즈니에서 제작한 피노키오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귀뚜라미 캐릭터다. 역시 티켓과 크리켓의 라임이 맞는다. 줄여서 지미니만 쓸 때도 있다. 티켓이 없으면 TV로 축구를 볼 수밖에 없다. TV의 라이밍 슬랭은 ‘커스타드 앤 젤리(Custard and Jelly’다. 텔레비전은 흔히 줄여서 텔리(Telly)로 불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watch the itch on your custard”는 “TV로 축구 경기를 본다”는 의미다. 2012년 아스널에 합류한 독일국가대표 출신의 루카스 포돌스키는 팀 동료로부터 코크니 라이밍 슬랭 교습을 받았다고 한다. 그의 수업은 ‘dog and bone(phone, 전화)’ 같은 기초부터 시작해 ‘Britney Spears(beers, 맥주)’ 같이 최근에 만들어진 슬랭을 거쳐 축구로 옮겨갔다고 한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써먹기 위해 이를 배웠다는 포돌스키는 아마도 이렇게 말하고자 했을 수도 있다. “I tried not to hit the Albert Hall(공, ball) into the beans on toast(골대, goalpost)(골대에 공을 차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독일 출신의 명장 토마스 투헬이 첼시 감독 시절 코크니 라이밍 슬랭을 쓸 수 있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투헬은 영어에 능숙하지만 그러한 슬랭은 모른다고 답했다. 하지만 인터뷰 말미에 그는 “I have no scooby-doo(전혀 모르겠다)”라는 완벽한 라이밍 슬랭을 구사해 많은 웃음을 줬다. Clue(단서, 실마리)가 Scooby-Doo와 운율이 맞기 때문에, “I haven’t a scooby”는 “I haven't a clue(감도 못 잡겠어)"라는 뜻이다. 코크니 영어를 통해 독자 여러분에게 런던 오리지널 축구팬의 감성이 전달되기를 희망한다. 지면 관계상 더 많은 예를 들지 못해 아쉽지만, 하나만 더 알아보자. 벨기에의 유명 맥주 스텔라(Stella)의 라이밍 슬랭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세계적인 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다. 여러분이 런던 펍에 가게 되면 이렇게 한 번 주문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I'd like a pint of Mandela(스텔라 1 파인트 주세요).”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6.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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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노동자 스포츠? 명품 브랜드, 축구계 공습하다

유럽의 빅5 축구리그(프리미어리그, 라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A, 리그앙)에는 98개 클럽이 속해 있다. 독일의 분데스리가만 18개 팀이고, 나머지 4개 리그에는 각각 20개 팀이 있다. 스포츠용품 업계의 두 거인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빅5 리그의 킷(kit) 혹은 셔츠 시장을 장악했다. 2022~23시즌 두 회사는 각각 17개 클럽을 후원, 공동 1위에 오른 것이다. 3위는 11개 클럽을 후원한 이탈리아 브랜드 마크론(Macron)이 차지했다. 4위는 아디다스에서 갈려져 나온 독일 업체 푸마(10개 클럽 후원), 5위는 한때 세계 최고의 축구 브랜드였던 엄브로(7개 클럽 후원)가 차지했다. 그에 반해 단지 하나의 클럽에 킷 스폰서로만 참가한 제조사도 8개(자코, 르꼬끄, EA7 등)나 됐다. 이렇게 상위 5개 리그 98개 팀의 셔츠를 만드는 제조사는 총 21개다.이 중 나폴리의 킷 스폰서인 EA7에 특히 눈길이 간다. 태생부터 스포츠 브랜드로 시작한 20개 제조사와는 달리 EA7은 이탈리아의 럭셔리 브랜드 아르마니 계열이기 때문이다. EA는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의 이니셜이다. AC 밀란의 팬이었던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클럽의 전설이었던 안드리 세브첸코과 친했고, 숫자 7은 그의 등 번호다. 엠포리오 아르마니의 스포츠 브랜드 EA7은 이렇게 2012년 출범했다. 1990년대까지 많은 명품 브랜드는 축구와 얽히고 싶지 않았다. 노동자 계급의 스포츠인 축구와 훌리건이 주는 폭력적 이미지와 연관되기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스킨 헤드 훌리건은 닥터 마틴을 즐겨 신었고, 캐주얼 훌리건은 버버리, 아르마니, 랄프 로렌, 스톤 아일랜드 같은 명품 브랜드로 무장했다. 이에 버버리는 훌리건들 때문에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고민해, 특유의 체크 무늬를 제품 안감으로 사용하는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그러나 축구 산업의 상업적 성공과 더불어 클럽과 유명 선수들이 글로벌 브랜드로 진화하면서, 명품 브랜드가 축구를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1990년대 후반에 등장한 데이비드 베컴은 축구와 패션을 넘나드는 최초의 크로스오버 스타였다. 그는 유명 패션 위크 쇼에 참석했고 캘빈 클라인 등의 모델로 나섰다. 베컴이 물꼬를 튼 후, 축구 스타들은 각종 브랜드 캠페인과 패션 미디어에 등장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인 축구와 연결해 수익을 올리고자 한다. 유럽의 최고 축구 클럽들도 기존의 공식 음료, 공식 항공사, 공식 은행 파트너를 넘어 점점 더 명품 패션 파트너를 갖고 있다.2021년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은 파리생제르맹(PSG)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스포츠 팀과 처음으로 제휴하게 된 디올은 PSG에 특별 제작된 캐주얼과 정장 의상을 제공한다고 한다. 또한 이탈리아 밀라노에 본사를 둔 명품 아웃도어 브랜드 몽클레르도 2021년 인터 밀란과 공식 의류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럭셔리 브랜드는 축구 스타와의 연계를 통해 더 많은 젊은 소비자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커스 래시포드는 유소년 복지 문제에 관심이 많은 선수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학생들의 급식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여론에 호소해 정부 지원을 이끌어냈다. 이에 대한 공로로 래시포드는 대영제국 훈장 5등급(MBE)을 받았다. 2020년 영국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 버버리는 축구 밖에서도 두각을 보인 래시포드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유소년과 지역 사회를 지원하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를 통해 버버리는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구찌는 멋진 외모로도 유명한 잉글랜드의 잭 그릴리쉬와 홍보 대사 계약을 맺었다. 구찌가 사상 최초로 스포츠 스타와 손을 잡은 것이다. 대중 문화의 아이콘이었던 선배 베컴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그릴리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제2의 베컴이 되기 위해서 그릴리쉬에게 필요한 것은 패션 센스가 아니다. 그는 축구 실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스포츠 마케팅은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전의 스포츠 스타들은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스포츠용품 전문 업체와 다양한 협업을 펼쳤다. 하지만 최근 2~3년 동안 나타난 축구 스타와 명품 브랜드의 결합은 확실히 새로운 트렌드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들은 스타가 갖고 있는 소셜미디어(SNS)에서의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보다 훨씬 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축구 스타도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득점왕에 빛나는 킬리안 음바페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9600만이 넘지만, 그와 파트너 관계인 디올은 4300만에 불과하다. 젊은 스타들은 SNS와 함께 성장했고, 이 사용법을 정확히 알고 있다. 따라서 엄청난 수의 팔로워를 가진 축구 스타는 럭셔리 브랜드를 위한 강력한 홍보 대사인 것이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2.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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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적 만난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 "프랑스, 우리가 마주할 가장 큰 시험"

'축구 종가'와 '디펜딩 챔피언'이 8강에서 마주하게 됐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52)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은 프랑스를 '역사적인 라이벌'이라 지칭하며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을 맞이한 각오를 드러냈다. 잉글랜드는 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세네갈과 16강전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축구의 종가인 잉글랜드지만, 국제 대회 성적은 명성에 미치지 못한다. 월드컵 우승은 1966년이 마지막이다. 다만 이번 대회 페이스가 좋다. 조별리그부터 16강전까지 4경기를 치루는 동안 무려 12골을 터뜨렸다. 축구 통계 전문 업체 옵타에 따르면 이는 잉글랜드가 역대 월드컵 중 한 대회에서 터뜨린 최다 득점 타이기록(종전 2018 러시아 월드컵)이다. 8강에서 한 골만 더 추가해도 팀 신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4년 전에 이어 2연속 8강에 오른 잉글랜드는 같은 날 폴란드를 3-1로 격파한 프랑스와 만나게 됐다. 잉글랜드가 종가라면 프랑스는 지난 대회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프랑스는 지난 대회 우승팀이 다음 대회 부진하다는 월드컵 징크스를 깨고 순항 중이다. 4경기 9득점 3승 1패를 기록하고 있고, 특히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가 5득점을 질주하면서 골든 부트(득점왕) 수상을 정조준 중이다. 역사적으로도 앙숙 관계였던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월드컵 본선 32팀 체제에서 맞붙은 적이 없다. 마지막 맞대결이 24팀이 출전했더 1982년 스페인 월드컵이다. 당시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만난 두 팀의 경기는 잉글랜드의 3-1 승리로 끝났다. 당시 잉글랜드 훌리건이 프랑스를 상징하는 수탉을 죽여 그라운드로 던질 정도로 분위기가 과열됐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세네갈전 승리 후 "프랑스는 우리가 마주할 가장 큰 시험"이라며 8강전에 대한 경계를 드러냈다. 그는 "디펜딩 챔피언인 프랑스는 선수층이 엄청나다. 득점하기도 어렵다"며 "환상적인 도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현재 정해진) 2개의 8강 경기(잉글랜드-프랑스전, 네덜란드-아르헨티나전)는 모두 역사적으로 환상적인 라이벌끼리 경기"라며 "우리 팀의 역사는 다른 세 팀만큼 훌륭하진 않지만, 정말 기쁜 일"이라며 겸손한 태도로 강호들과 만남을 경계했다. 특히 8강 맞상대 프랑스에 대해 "음바페는 세계 정상급이다.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엄청난 선수다. 올리비에 지루(AC밀란)도 잘 알고 있다"며 "대단한 미드필더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잉글랜드의 주장 해리 케인(토트넘)은 "마음가짐은 처음부터 최고였다. 선수단에 젊음과 경험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며 "우승하려면 최고의 팀과 경기를 해야 한다. 프랑스가 그런 팀"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0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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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월드컵에 나서는 바이킹의 후예들

8세기 후반부터 300여년 동안 약탈을 저지른 북유럽의 게르만족을 바이킹이라고 부른다. 바이킹은 뛰어난 조선술과 항해술을 발판으로 전 유럽을 휩쓴 데 이어 북아프리카, 흑해, 페르시아, 그린란드, 북미지역에도 진출했다. 당시 유럽에서 공포의 대상이었던 바이킹은 이교도이자 야만족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와 다르게 바이킹은 훌륭한 탐험가이자 상인이기도 했다. 또한 바이킹은 분쟁이 생기면 싸우지 않고, 회의와 표결을 걸쳐 의사를 결정하는 문화도 있었다. 현대 의회 민주주의의 시초인 영국의 의회제도도 이러한 바이킹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의 마초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바이킹 사회는 남녀평등을 중시하는 문화도 가졌다. 남성과 동등하게 전투에 참여한 쉴드 메이든(Shield-maiden, 방패의 처녀라는 뜻으로 바이킹 여전사를 의미)이 대표적인 예다. 아울러 바이킹 여성은 얼마든지 남편과 이혼할 수 있는 권리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지저분했을 것 같다는 선입견과는 달리, 바이킹은 상당한 수준의 위생적인 문화도 가졌다고 한다. 이들은 정리정돈에도 능했고 현대의 사우나 같은 목욕 문화도 가지고 있었다. 면도도 했던 바이킹들은 현재의 투블럭과 같은 헤어스타일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킹은 오늘날의 노르웨이, 스웨덴과 덴마크 지역 출신으로 이루어졌다. 바이킹의 후손 중 축구를 가장 잘한 나라는 단연코 스웨덴이다. 스웨덴은 지금까지 12번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고, 무려 4번이나 4강에 들었다. 최고 성적은 자국에서 개최한 1958 월드컵에서 기록한 준우승이다. 4년 전인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스웨덴은 8강에 들었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2022~23시즌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압도적으로 골을 많이 넣고 있는 엘링 홀란드를 보유한 노르웨이도 2022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사실 노르웨이는 역대 월드컵 진출이 3번에 불과할 정도로 전통적인 축구 강국은 아니다. 하지만 노르웨이는 세계 최강 브라질과 4번 맞붙어 2승 2무를 기록해, 축구에서 브라질에 패배한 적이 없는 지구상의 유일한 국가다. 본토 기준으로 현재의 덴마크는 바이킹 국가 중 영토가 가장 작다. 하지만 과거의 덴마크 왕국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아이슬란드를 통치했을 정도로 북유럽의 맹주였다. 북유럽 국가들 국기에서 볼 수 있는 치우친 십자기인 노르딕 십자도 덴마크가 원조다. 덴마크는 이웃 북유럽 국가들에 비해 날씨가 온화하다. 고지대도 없고 1월 평균 온도가 1.5°C에 불과해 눈도 별로 안 내린다. 따라서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덴마크는 동계스포츠에서 별 성적을 낸 적이 없다. 이들이 현재까지 동계올림픽에서 획득한 메달은 컬링에서 기록한 은메달 1개가 전부다. 하계스포츠 중 덴마크는 핸드볼에서 강세를 보인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 압도적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는 단연 축구다. 2013년 자료에 의하면 덴마크는 전국에 1600개가 넘는 클럽이 있고 이곳에 등록된 축구 선수만 32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덴마크의 인구가 59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축구 인재풀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덴마크는 5번 본선에 진출했던 월드컵보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서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들은 9번 유로 본선에 진출해 4번이나 4강에 들었다. 특히 스웨덴에서 열린 유로92에서 골키퍼 피터 슈마이켈은 신들린 선방을 보여주었고, 결승에서 독일을 2-0으로 꺾고 우승했다. 덴마크는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나라이자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더불어 덴마크는 전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는 블록 장난감인 ‘레고’의 나라이기도 하다. 낙농업도 발달해 있다. 이 나라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상품은 “Probably the best lager in the world(아마도 세계 최고의 라거일 것)”라는 슬로건으로도 유명한 칼스버그 맥주다. 버드와이저, 하이네켄 등 세계적인 맥주 회사들은 축구를 포함해 다양한 스포츠에 스폰서로 참여해 왔다. 하지만 칼스버그는 축구에 진심인 회사다. 칼스버그의 전통적인 목표 고객(target audience)은 축구 팬인 관계로, 그들의 스폰서십 투자는 대부분 축구에 집중됐다. 이 덴마크 맥주회사는 월드컵과 유로 대회를 비롯해 여러 축구 클럽을 후원했다. 특히 칼스버그는 1992년부터 2010년까지 무려 17년 동안 리버풀의 셔츠 스폰서였다. EPL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된 셔츠 스폰서였던 칼스버그는 단순히 후원자가 아니라, 리버풀의 성공과 좌절을 함께 보낸 상징적인 존재로 지금까지 남아있다. 덴마크 축구대표팀의 서포터들은 롤리건(Roligan)이란 애칭으로 불린다. ‘Rolig’는 덴마크 언어로 평온(calm)을 뜻한다. 훌리건과 반대되는 개념의 이들은 스포츠맨 답지 않은 행동이나 폭력에 반대하고 차분하고 경쾌하게 대표팀을 응원한다. 롤리건은 최고의 국가대표팀 팬들 중 하나로 여겨진다. 덴마크는 2022 월드컵에서 프랑스, 호주, 튀니지와 함께 D조에 속해 있다. 16강 진출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덴마크가 이번 월드컵에서는 어떤 스토리를 전해줄지 기대된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11.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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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런던 축구팬 공공의 적, 토트넘

20개 클럽이 속한 프리미어리그(EPL)는 잉글랜드 축구리그 시스템의 최상위 단계다. 하위 리그인 2부(챔피언십), 3부(리그 1), 4부(리그 2)에는 각각 24개 팀이 속해 있다. 즉 1~4부리그에 속한 팀이 총 92개이고, 이들은 전업(full-time) 프로 축구 클럽이다. 92개 팀 중 2021~22시즌을 기준으로 런던을 연고지로 하는 클럽은 13개다. 이 중 아스널, 첼시, 토트넘, 웨스트햄이 런던을 대표하는 팀이다. 아스널, 첼시와 토트넘은 1992~93시즌 출범한 EPL 역사에서 한 번도 강등된 적이 없다. 1993~94시즌 EPL에 합류한 웨스트햄은 두 번의 강등과 승격을 겪으며, 26시즌을 이곳에서 보냈다. 메이저 대회 우승 횟수를 기준으로 4개 팀의 순위를 매겨보자. 아스널은 47회 트로피를 들어 올려 런던팀 중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잉글랜드 클럽 중에서는 세 번째로 우승을 많이 한 팀이 아스널이다. 참고로 잉글랜드에서 우승을 가장 많이 한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66회)이고, 다음이 리버풀(64회)이다. 토트넘은 잉글랜드 클럽으로는 최초로 1960~61시즌 더블(리그와 FA컵 우승)을 달성했다. 1962~63시즌에는 영국(UK) 클럽 최초로 유럽대회인 컵 위너스 컵에서 우승했다. 토트넘은 현재까지 26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오랫동안 런던에서 2인자로 군림해 왔다. 하지만 21세기에 토트넘이 우승한 대회는 2007~08시즌 풋볼 리그 컵이 유일하다. 21세기에 토트넘을 추월한 팀은 첼시다. 구단주이자 러시아 재벌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첼시에 대대적으로 투자한 덕에 런던 클럽으로는 유일하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다. 첼시가 현재까지 들어 올린 트로피 34개 중에서 무려 21개가 아브라모비치 시절(2003~2022년) 얻은 것이다. 웨스트햄은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3부리그로 강등당한 적이 없는 8개 클럽 중 하나다. 웨스트햄은 1965년 유로피언 컵 위너스 컵에서 우승했다. 1966년 잉글랜드의 월드컵 우승 당시 주장이었던 보비 무어가 이 클럽 소속이었다. 하지만 1부리그에서 이들이 거둔 최고의 성적은 3위(1985~86시즌)에 불과하고, 클럽이 들어 올린 트로피도 8개밖에 안 된다. 아스널, 첼시, 웨스트햄을 응원하는 팬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토트넘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손흥민의 소속 팀으로 최근 한국을 찾은 토트넘은 어떻게 런던 축구 팬 '공공의 적'이 됐을까? 물론 아스널 팬이 토트넘을 미워한다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남런던 울위치에 있던 아스널이 1913년 북런던으로 이사하면서, 이들의 치열한 라이벌 관계는 시작됐다. 두 클럽이 벌이는 '북런던 더비'는 EPL 히트 상품 중 하나로 성장했다. 첼시와 웨스트햄의 팬들이 토트넘을 싫어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비록 최근 성적은 다소 주춤하지만, 역사적으로 아스널은 런던에서 제일 강한 팀이었다. 첼시와 웨스트햄 입장에서 아스널은 따라잡기 힘든 상대였다. 따라서 이 두 클럽은 토트넘을 잡아 런던의 2인자가 되고자 했다. 이에 첼시 팬들은 보통 아스널보다 토트넘을 더 싫어한다. 또한 첼시 근교의 풀럼과 퀸즈파크 레인저스(QPR)는 첼시를 지역 라이벌로 여기지만, 이들에게 관심 없는 첼시 입장에서는 라이벌로 보이는 토트넘이 싫은 것이다. 웨스트햄의 최대 라이벌은 밀월이다. 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이 두 클럽이 같은 리그에 속한 적은 네 시즌밖에 없었다. 따라서 웨스트햄의 팬들은 대결할 기회가 제한적인 밀월을 대신해 같은 리그에서 자주 경기하는 토트넘을 제2의 라이벌로 여기고 있다. 특히 토트넘과 연고지가 겹치는 에섹스(Essex)와 북동 런던 지역의 웨스트햄 팬들이 토트넘을 더 미워한다. 118년 동안 토트넘의 홈구장이었던 화이트 하트 레인 근처의 스탬포드 힐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정통 유대교 공동체가 있다. 클럽은 오랫동안 런던 동북부의 유대인 공동체와 밀접한 관계를 가졌고, 1930년대 토트넘 팬 3분의 1이 유대인이었다. 사실 유대인들의 지지를 받기는 아스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아스널을 응원하는 유대인들은 중산층이었던 반면, 토트넘의 지지층은 노동자계급의 유대인들이었다. 전통적으로 축구는 노동자들의 스포츠이기 때문에 토트넘은 유대인의 클럽이라는 인식이 박히게 된 것이다. 이후 토트넘 팬들은 잉글랜드 내 경기와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 반유대주의자들의 표적이 되곤 한다. 1960년대 토트넘과 맞붙은 팀의 팬들은 반유대주의 구호인 “Yids”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에 토트넘 팬들은 자신을 "Yid Army(이드 아미·유대인 군대라는 의미)”로 칭했다. “Yid”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자랑스럽게 받아들이고, 모욕과 차별에 맞선 것이다. 한편 첼시와 웨스트햄의 우익(right-wing) 성향을 가진 일부 훌리건들은 토트넘을 너무 미워한 나머지 도를 넘는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때도 있다. 이들은 경기 중 나치 독일에 의해 자행된 홀로코스트의 가스실 소리를 흉내 내기도 한다. 또한 “Adolf Hitler is coming for you(히틀러가 너를 잡으러 올 거야)” “I’d rather be a Paki than a Jew(유대인이 되느니 차라리 파키가 되겠어, Paki는 파키스탄 혹은 남아시아 출신을 비하하는 단어)”와 같은 구호를 외치며 토트넘 팬들을 모욕할 때도 있다. 현재 토트넘 팬 중 유대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라고 한다. 즉 팬들의 절대다수는 유대인이 아니다. 아울러 요즘 경기장에서는 상대방 팀 팬들의 ‘Yid’라는 구호도 거의 안 들린다고 한다. 그러나 경기장에서 “Yid army”를 아직도 외치고 있는 비유대인 토트넘 팬들의 모순적인 행동에 반감을 갖는 이들도 있다. 토트넘의 1부리그 마지막 우승 연도는 1961년이다. FA컵 정상도 1991년 이후 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토트넘 팬들은 언제나 그들의 패배나 실망을 정당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곤 한다. 그리고 “내년에는 우리가 이길 거야”라는 불굴의 태도를 갖는다. 지역 라이벌 팀 팬 입장에서는 도저히 꺾을 수 없는 토트넘의 이런 정신이 거슬릴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7.13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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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세계에서 가장 미움을 받는 축구팀

모든 축구 팬에게는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클럽이 있다. 더불어 지독히 싫어하는 팀도 꼭 있다. 특정 클럽을 싫어하는 이유는 보통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이 응원하는 팀과 라이벌 관계라서. 둘째, 좋은 성적을 계속 거두는 팀에 대한 거부감과 질투심에 의해. 셋째, 특정 선수나 감독이 맘에 안 들어서. 넷째, 구단주의 클럽 경영 방침에 거부감을 느껴서. 다섯째, 클럽의 과거 행적이 못마땅할 때. 이외에도 클럽이 가지고 있는 종교적 배경이나 팬들로 인해 비호감이 될 때도 있다. 모든 이에게 사랑받는 클럽은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싫어하고 경멸하는 팀은 있다. “세계에서 미움을 가장 많이 받는 클럽은 누구일까?”라는 궁금증을 가진 독자분들이 있을 것이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필자는 4개 언론사 자료를 참고했다. Sports Brief는 우크라이나에 기반을 둔 온라인 스포츠 미디어다. talkSPORT와 sportskeeda는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영국 매체로 각각 스포츠 전문 라디오 방송과 스포츠 전문 매체다. SportMob은 축구 뉴스를 전달하는 앱으로 9개국 언어로 서비스된다. 이들 언론사가 조사한 내용을 표로 정리했다. 표에 속한 대부분의 팀은 규모가 크고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소위 말하는 빅 클럽이다. 그에 반해 다른 클럽들과 체급이 맞지 않는 밀월(Millwall)에 눈길이 간다. 런던 남동부에 위치한 밀월은 137년의 구단 역사 중 1부 리그에서 보낸 시즌이 두 번에 불과하다. 이들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1988~89시즌 1부 리그로 승격했고, 그 해 10위를 기록한 데 이어 다음해 20위를 기록한 뒤 2부 리그로 강등됐다. 밀월은 성적으로는 내세울 게 없는 클럽이다. 대신 밀월은 웨스트 햄과의 치열한 라이벌 관계와 가장 위협적인 훌리건을 가진 것으로 악명이 높은 팀이다. 이들의 폭력성을 그린 영화가 10편이 넘는다. 국내에서 엄청난 흥행을 거둔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주인공 에그시(테런 에저튼)도 동네 불량배 시절 밀월 팬이었다. 이들의 공식 구호가 "No one likes us, we don't care(아무도 우릴 좋아하지 않지만, 우린 신경쓰지 않아)"다. 잉글랜드 팬들이 대표적으로 싫어하는 클럽이 밀월이다. 3개 언론사 순위에 오른 RB 라이프치히도 흥미로운 케이스다. 이들이 왜 미움을 받는지 이해하기 위해 클럽의 역사와 독일 축구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2009년 세계적인 에너지 음료회사 레드불은 당시 5부리그에 있던 SSV 마르크란슈테트를 인수, RB 라이프치히로 이름을 바꾼다. 이후 레드불은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클럽 창단 7년 만에 5부 리그에서 1부 리그인 분데스리가로 승격시킨다. 축구는 독일 사회에서 접착제 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독일에는 '50-plus-one(50+1)'이라는 독특한 제도가 있다. 어떤 개인이나 기업도 구단의 지분을 50% 이상 소유할 수 없다는 규정으로, 구단의 소유권은 대중에게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라이프치히가 50+1 규정을 준수한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하위 리그 시절부터 그들이 지출한 자금을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아울러 기업명이 팀 이름에 들어가면 안 되는 규정 때문에, RB 라이프치히의 RB는 Red Bull이 아닌 Rasen Ball(잔디 공)이라는 클럽 주장에도 여론은 냉소적이다. 누가 봐도 Red Bull의 이니셜인데 규정을 교묘히 피하기 위한 꼼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업화로부터 스포츠의 진실성(integrity)을 지키려는 독일 사회에서 레드불은 클럽을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라이프치히는 가짜를 의미하는 플라스틱(plastic) 클럽으로 불릴 때도 있다. 첼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함께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가장 비호감으로 찍힌 팀이다. 영국 신문사 데일리 미러는 매년 팬들이 선정한 EPL 비호감 팀 순위를 발표한다. 불명예 자리 1위는 보통 맨유의 차지였으나, 2016년 조사에서는 첼시가 EPL 최고 비호감 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토트넘 팬들이 첼시에 몰표를 던졌는데, 같은 런던을 연고로 하는 라이벌 의식 외에도 첼시 팬들의 반유대주의(anti-Semitic) 구호에 화가 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저 그런 중위권 팀이었던 첼시는 2003년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구단주가 되면서 탈바꿈한다. 아브라모비치의 전폭적인 투자로 첼시는 EPL을 대표하는 빅 클럽으로 성장했다. 이런 첼시를 복권에 운 좋게 당첨된 품격 없는 졸부로 여기는 시각도 있다. 또한 성공을 돈으로 샀다고 첼시의 업적을 깎아내리는 축구 팬들도 있다. 물론 첼시 팬들은 이를 자신들의 성공을 질투하는 라이벌 클럽 팬들의 투정으로 치부한다. 아울러 첼시에서만 19년을 뛴 원클럽맨 존 테리의 인종차별 발언, 불륜 스캔들 등 그와 연관된 사고와 논란 등도 첼시를 비호감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이외에도 막강한 자금력을 이용해 젊은 재능을 많이 영입하나 1군에서 기회를 거의 주지 않고, 이들을 임대 보냈다 다시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첼시의 유스 정책도 비판의 대상이었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7.06 06:06
축구

리버풀, 첼시 선수에 호모포비아 노래 부른 팀 팬 비판 "바보같은 짓"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이 동성애 혐오가 담긴 응원가를 부른 자신의 팀 팬들을 비판하는 데 앞장섰다. 리버풀은 29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1~22시즌 EPL 3라운드 첼시와의 경기에서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승리도 거두지 못했지만 팬들의 구호가 더 논란이 됐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이날 경기 후 “리버풀이 호모포비아 적 응원을 외친 팬들을 비판했다”면서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팬들이 첼시에 임대로 온 미드필더 빌리 길모어에게 ‘첼시 렌트 보이(Chelsea rent boy)’라고 외치자 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렌트 보이는 남성 매춘부를 의미한다. 영국 ‘트리뷰나’에 따르면 해당 구호는 과거 첼시 훌리건 중 한 사람이 동성애 혐오를 외치다 뒤에서 남성 매춘부를 샀다가 적발된 일화에서 시작됐다. 이후 첼시가 2010년대 적극적으로 선수 임대를 활용하자 임대 선수들을 조롱하는 의미의 구호로 사용되었다가 현재는 동성애자 혐오 문구로 규정되었다. 길모어는 단지 임대 선수라는 이유만으로 매춘부에 비유되어 조롱당한 셈이다. 리버풀은 해당 사건에 즉각 반응했다. 리버풀은 “공격적이고 부적절한 구호다”라고 비판했다. 스카이 스포츠는 “이 구호는 2019년 4월 안필드에서 열린 첼시전에서 2-0으로 승리했을 때도 널리 들렸다. 클롭 감독이 당시 혐오 구호임을 명시했음에도 팬들이 무시했다”고 전했다. 리버풀 측은 “우리는 이러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가해자 신원 확인을 위해 당국과 함께 학대 및 차별 행위 혐의를 조사하겠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클롭 감독 역시 비판에 앞장섰다. 영국 '더 선'에 따르면 클롭은 "이런 구호는 시간낭비라 도움이 안 된다"고 해당 구호를 비판했다. 클롭은 "바비 피르미누, 모 살라, YNWA를 부를 때나 소름이 돋는다"면서 "그 외 구호를 부르는 건 멍청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구호나 부르길 바란다"고 밝혔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8.2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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