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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이정후, 오라클 파크에서 시즌 첫 홈런...'불꽃 머리' 팬클럽 후리건스 열광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올 시즌 처음으로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서 홈런을 쳤다. '팬클럽'은 열광했다. 이정후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4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홈런을 기록하며 샌프란시스코의 10-6 승리를 이끌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브랜든 파트로부터 중전 안타를 쳤고, 샌프란시스코가 7-4, 3점 앞선 8회 말 2사 1·2루에서는 '통산 50홀드'를 기록한 조 맨티플리의 몸쪽(좌타자 기준) 커브를 기술적으로 당겨쳐 7.2m 높이 오라클 파크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5호포. 이정후는 5월 첫 11경기에서 타율 0.191에 그쳤다. 장타는 7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친 홈런이 유일했다. 하지만 이날 반등 신호탄을 쐈다. 7일 컵스전 이후 6경기 만에 홈런과 멀티히트를 모두 기록했다. 이정후는 시즌 타율은 0.285에서 0.288로 높였다. 이정후가 홈런을 친 순간, 중계사 NBCS BA(NBC Sports Bay Area)는 올 시즌 홈팬 중심으로 구성된 이정후의 팬클럽 ‘후리건스(HOO LEE GANS)’가 열광하는 모습을 비췄다. 자이언츠팬 카일 스밀리를 중심으로 결성된 이들은 이정후의 이름과 유럽 축구 광팬들을 지칭하는 훌리건(Hooligans)을 결합해 자신들의 팬심을 대변했다. 후리건스 문구가 새겨진 흰색 티셔츠와 불꽃 모양 모자를 쓰고 이정후의 타석마다 현란한 응원을 보여준다. 최초 51명이었던 구성원은 10배 넘게 늘었다.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이정후는 앞서 친 홈런 모두 원정(양키 스타디움 3개·리글리 필드 1개)에서 쳤다. 이날 올 시즌 처음이자, 지난해 4월 21일 애리조나전 이후 388일 만이다. 이정후는 빅리그 데뷔 전 타구가 매코비만(灣)으로 떨어지는 '스플래시 히트' 생산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이 홈런 타구는 담장 위 관중석에 떨어졌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5.1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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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야구와 다르다, 홈·원정 팬을 철저히 분리해라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오래된 라이벌 전 중 하나이다. 또한 양키스와 레드삭스는 MLB를 넘어 미국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유명하고 치열한 라이벌 구도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두 팀의 경기가 열리는 날 여러분이 레드삭스의 유니폼을 입고 양키 스타디움에 입장하면 홈 팬들은 얼마나 적대적으로 당신을 대할까?정답은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는 것이다. 물론 간헐적으로 가벼운 놀림이나 짓궂은 농담을 들을 수는 있다. 하지만 당신이 바보처럼 행동하지 않고, 정말 운이 나쁘지 않다면 어떠한 심각한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실제로 양키 스타디움에는 레드삭스와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섞여 앉아서, 경기를 관전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영국 축구팬 입장에서는 깜짝 놀랄 일이다. 영국 축구장에서는 서포터들이 클럽의 동료 팬들과 함께 경기를 관람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홈 팬과 원정 팬을 철저히 떨어뜨려 놓는 것을 영국에서는 ‘팬 분리(fan segregation)’라고 칭한다. 축구는 전통적으로 잉글랜드에서 노동자들의 스포츠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팬 분리’는 지지자들의 사회적 계급과 연관이 있을까?정답은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다. 노동자 계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북부 잉글랜드에서 탄생한 ‘럭비 리그(Rugby League)’의 경우, 서포터들이 섞여서 각자의 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럭비 리그 팬들은 상대편 팬들과 경기에 대해 토론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팬들 사이에 격렬한 대화가 오갈 때도 있지만, 특별한 충돌 없이 이러한 토론은 악수로 끝을 맺곤 한다. 럭비는 전통적으로 라이벌 팬들 간에 상호 존중의 문화로 번창해 왔기 때문이다.따라서 팬 분리는 축구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이다. 물론 축구도 항상 이런 방식이었던 것은 아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영국 축구장의 관중석 분리는 덜 형식적이었다. 당시에도 홈 팬과 원정 팬이 모이는 구역이 존재했지만, 서포터들은 일반적으로 경기장 어느 구역이든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었다.하지만 1967년 ‘업튼 파크(Upton Park, 웨스트 햄의 옛 홈구장)’에서 열린 경기가 이를 바꾸어 놓았다. 1967년 5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리그 우승을 확정 짓기 위해 웨스트 햄과 경기를 벌였고, 원정 온 맨유 팬들은 그라운드 곳곳을 가득 채웠다. 당시 웨스트 햄 팬들은 업튼 파크를 가득 메운 맨유 팬들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결국 관중석에서 발생한 무질서는 양 팀 팬들의 무력 충돌로 이어져 20명 이상이 부상을 입는 결과를 초래했다. 1967년 9월 같은 장소에서 두 팀은 다시 한번 맞붙었고, 웨스트 햄 서포터들은 맨유 팬들에게 복수했다.1974년 맨유가 2부리그로 강등되자 ‘더 레드 아미(The Red Army, 1970년대 맨유의 원정 팬들을 가리키는 명칭)’는 세필드, 카디프, 첼시, 요크 등 영국 전역의 축구장에서 난동을 부렸다. 1970년대 훌리건의 대명사가 된 더 레드 아미는 때로는 홈 응원단보다 더 많은 관중을 동원하기도 했다. 게다가 1974년에는 경기 중 볼튼 원더러스 팬이 블랙풀 팬을 칼로 찔러 죽이는 사건도 발생했다. 더 레드 아미의 계속되는 난동과 살인 사건으로 인해 영국 축구장에는 관중 분리와 펜스 설치가 도입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팬 분리 정책은 훌리건주의의 성장과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되었을까? 반응은 엇갈린다. 도움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좌석 분리를 통해 축구장 안의 치안이 강화된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 분리된 환경에서 팬들은 상대편 서포터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응원할 수 있게 되어 경기장 분위기가 개선됐다는 것이다. 동료 팬들과 나란히 서서 경기장을 가득 메운 상대팀 서포터들과 마주하면,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고 심장이 뛰면서 군중의 원초적인 힘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그에 반해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어떤 면에서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말한다. 극단적인 팬 분리로 인해 ‘우리 편과 상대 편’이라는 적대적인 구도가 더욱 선명해졌고, 이를 바탕으로 양쪽에서 도발적인 행동과 구호가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엄격한 구분으로 인해 팬들의 대치는 일상적인 일이 되었고, 의식화된 폭력은 경기의 일부가 되었다는 것이다.다행히 영국 축구장에서 상습적인 폭력 상태가 벌어지는 시절은 오래전에 지나갔다. 하지만 당시의 영향과 전통은 여전히 남아있다. 현재도 많은 서포터들은 홈 구역에 상대팀 팬이 앉아 있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상대팀 셔츠를 입은 팬이 아무런 적대적인 행동을 하지 않아도, 이들은 스튜어드에 의해 축구장에서 쫓겨난다. 심지어 홈 서포터들 사이에 앉아 원정 팀의 골을 축하했다는 이유로 가족과 어린이 관객마저도 추방될 수 있다. 이런 경우 티켓 값도 환불되지 않는다. 상대팀 팬에 대한 공포와 분노는 여전히 영국 축구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영국 축구장을 방문하는 한국인 팬들에게도 주의가 요구된다. 기억하자. 홈 팀과 원정 팀이 섞인 ‘반반 스카프(half-and-half scarves)’는 절대 걸치지 말자. 손흥민의 7번 셔츠는 토트넘 팬 구역에서만 입어도 충분하다. 특정 팀의 셔츠를 입고 동네방네 다니는 것도 좋은 생각은 절대 아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손흥민 팬이지, 토트넘 팬도 아니지 않는가? 2025.04.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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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십(2부)이 EPL보다 매력적인 이유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잉글랜드 축구를 소재로 얘기할 때 여러분은 무슨 생각이 나는가? 대부분의 팬들은 프리미어리그(EPL)를 떠올릴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EPL은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의 1부리그로 정상급 선수들이 뛰는 최고 인기 리그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를 포함해 많은 해외 팬들도 세계 최고의 축구리그로 EPL를 꼽는다.그에 반해 잉글랜드에는 EPL 대신 2부리그인 챔피언십이 ‘최고의 리그’라고 믿는 로컬 축구 팬들이 꽤 많다. 단지 티켓이 상대적으로 싸고 구하기 쉽기 때문만은 아니다. EPL에는 없는 챔피언십만의 매력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EPL은 원년인 1992~93시즌부터 현재까지 32시즌을 소화했다. 32년 동안 7개 클럽이 챔피언을 경험했다. 최다 우승 팀은 13번 챔피언을 차지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다. 그 뒤를 이어 맨체스터 시티(8회) 첼시(5회) 아스널(3회) 리버풀(1회) 블랙번(1회) 레스터 시티(1회)가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블랙번과 레스터 시티의 깜짝 우승 2번을 제외하면 EPL의 우승은 언제나 빅 클럽들 경쟁의 산물이었다. 챔피언십은 얘기가 다르다. 챔피언십에서는 매 시즌이 끝날 때마다 최고의 두 팀이 EPL로 자동 승격되고, 플레이오프를 통해 세 번째 팀이 역시 EPL로 올라간다. 게다가 챔피언십에는 EPL에서 강등된 세 팀이 합류하고, 3부리그인 리그 원(League One)에서도 3개 팀이 올라온다. 이렇게 혼란한 상황에서 누가 우승을 차지할지 예측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32년 동안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클럽 수는 총 20개다. 스포츠의 가장 큰 매력은 결과를 미리 알 수 없는 ‘불확실성’에서 나온다. 이런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곳이 챔피언십이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이길 수 있다(Anyone can beat anyone).” 챔피언십은 한 시즌에 팀 당 46경기를 치르고, 6위안에 들어야 EPL 승격을 노려볼 수 있다. 현재 각 팀당 20~22경기를 소화한 상태에서 6위 미들스브러의 승점이 35점이다. 남은 경기 수를 고려하면 17위인 코벤트리(24점)도 충분히 6위안에 들 수 있다. 그와 반대로 코벤트리는 강등권(18점)에 불과 6점 앞서 있어 몇 경기만 삐끗해도 강등권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챔피언십의 순위 결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렇게 매 경기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지는 리그가 또 어디에 있을까?두 번째 이유는 챔피언십의 팀들은 리그컵(카라바오컵)을 진심으로 대한다는 것이다. EPL 팀들은 리그컵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 상위권 팀은 훨씬 더 중요한 챔피언스리그 같은 유럽 대항전과 리그에 집중하기 위해 리그컵에 로테이션 멤버를 활용한다. 중하위권 팀들 역시 리그컵 보다 EPL 잔류가 최우선 목표다.하지만 챔피언십에 속한 대부분의 클럽들은 평생 잊지 못할 컵 대회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EPL 클럽이 해온 것과 정반대의 선택을 한다. 2023~24시즌 리그컵 준결승 1차전에서 미들스브러는 홈구장인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첼시를 1-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많은 미들스브러의 팬들은 이 놀라운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소중히 여길 것이다.세 번째 이유는 챔피언십만이 로컬 더비의 진정한 맛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북런던 더비(아스널 vs. 토트넘)와 노스웨스트 더비(맨유 vs. 리버풀)는 매년 열리는 관계로 희소성이 떨어지고, 너무나 많은 ‘플라스틱 팬(가짜 팬)’의 참여로 얼룩져 있다. 그에 반해 2024~25시즌 챔피언십에서 스틸 시티(Steel City, 셰필드 웬즈데이 vs. 셰필드 유나이티드) 더비는 6년 만에 처음으로 열렸다. 로컬 팬들의 흥분과 열정을 진정으로 느끼려면 스틸 시티 같은 더비가 적격이다.많은 축구팬이 보고 싶어 하는 더비가 바로 잉글랜드에서 가장 악명 높은 훌리건을 보유한 밀월과 웨스트햄이 맞붙는 도커스(Dockers, 항만노동자) 더비다. 밀월이 EPL에 올라갈 확률이 거의 없는 관계로 현실적으로 도커스 더비는 챔피언십에서만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2012년 2월 이후로 도커스 더비는 현재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네 번째 이유는 EPL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것과 챔피언십에서 경기를 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EPL ‘빅 6’ 클럽의 경기장에는 셀카봉, 홈팀과 어웨이 팀의 스카프를 반반씩 섞은 끔찍한 모양의 ‘반반 스카프(half-and-half scarves)를 걸친 플라스틱 팬으로 넘쳐난다. 클럽이 아닌 특정 선수를 응원하기 때문에, 선수가 이적할 경우 그를 따라 응원하는 클럽을 바꿀 부자 외국인 혹은 플라스틱 팬들도 너무 많다. 게다가 경기에는 관심도 없는 ‘새우 샌드위치 여단(prawn sandwich brigade, 응원에는 별 관심이 없고, 스카이 박스에 앉아 접대를 즐기기 위해 축구장을 방문하는 관중)’이 존재하는 곳이 바로 EPL 경기장이다. 그에 반해 챔피언십은 열정으로 가득 차 있고, ‘찐팬’이 이끄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챔피언십에 참가하는 팀들은 대부분 좋은 시절보다 나쁜 시절을 더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자신의 클럽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또한 챔피언십은 다이빙 같은 시뮬레이션 액션이 EPL보다 훨씬 덜 나오는 정직한 리그다.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중국어 광고 보드도 이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화려함과 세련됨보다는 촌스러움과 투박함으로 대변되는 챔피언십. 하지만 최첨단 구장이 아닌 오래되고 다양한 축구장에서 거의 모든 팀이 승격의 꿈을 꿀 수 있는 곳이 바로 챔피언십이다. 돈이 축구를 왜곡하기 전의 모습을 많이 간직한 챔피언십은 쿠팡을 통해 국내에서도 시청이 가능하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12.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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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들리지만 살벌한 '버블 매치'를 아시나요?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2004년 11월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홈구장인 브라몰 레인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울브스)와 맞붙었다. 당시 셰필드 대학교에서 석사 공부 중이었던 필자는 이 경기를 직관했다. 세계 최초의 프로축구리그인 ‘풋볼 리그(12개 클럽으로 1888년에 창설)’의 원년 멤버 울브스의 경기를 본다는 사실에 필자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필자의 기쁨과는 달리 브라몰 레인의 분위기는 살벌했다. 하늘에는 경찰 헬리콥터가 웅장한 소리를 내며 떠 있었고, 경기장 주변에는 경찰이 쫙 깔려 있었다.약간의 무서움과 설렘으로 이러한 분위기를 즐기던 필자의 눈에 진기한 장면이 보였다. 기마경찰을 선두로 무서운 인상을 한 사람들이 집단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깜짝 놀란 필자는 그들이 처음에는 범죄자인 줄 알았다! 그러나 영국 경찰에 둘러 싸인 채 걸어가던 그 집단은 셰필드로 원정 응원 온 울브스 팬들이었다. 말로만 들었던 “버블 매치(bubble matches)”의 한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버블 매치는 대형 풍선같이 생긴 ‘버블 슈트(suit)’를 유니폼 삼아 축구를 하는 ‘버블 축구(Bubble football)’와 전혀 상관이 없다. 웨스트햄의 대표 응원곡인 “I'm forever blowing bubbles”와도 연관이 없다. 그렇다면 영국에서 말하는 버블 매치는 과연 무엇일까?여러분이 극장 티켓을 예매했다고 가정해 보자. 극장을 가기 위해서 버스,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혹은 자가용을 이용할 수도 있다. 걸어가고 싶은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자유로운 이동은 모두 불가능하다. 대신 여러분은 경찰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 극장에 가기 위해 경찰이 지정한 버스를 타야 하고, 영화 상영 내내 경찰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 경찰은 여러분이 귀가할 때도 따라온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냐는 소리라고 여러분은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극장 대신 축구라는 단어로 대체하면 최소한 영국에서는 말이 된다. 버블 매치라는 단어를 얼핏 들으면 멋지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영국 축구에서 말하는 버블 매치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버블 매치는 보통 심각한 라이벌 관계에 있는 2개 클럽의 연고지가 같은 도시나 타운이 아닌 경우에 적용된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선덜랜드의 타인 위어(Tyne-Wear) 더비가 대표적인 예다. 버블 매치는 대규모 팬들이 비슷한 시기에 한 도시로 몰려들 경우 치안이 무너지고 대재앙이 발생할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그렇다고 모든 더비 경기가 버블 매치는 아니다. 경찰이 폭력 사태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경기를 ‘카테고리 C’로 지정할 때 버블 매치가 성립된다. 원정 팬이 버블 매치를 관람하려면 많은 제약이 따른다. 우선 원정 팬들은 경찰이 지정한 특정 장소에서 만나야 한다. 그리고 이들은 특별히 준비된 코치(coach, 버스를 의미)를 타야 하는데, 경찰도 동석한다. 코치로 이동 중 경찰은 팬들의 과도한 음주를 막고, 행여라도 일어날 불상사에 대비한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팬들은 경찰의 감시(또는 에스코트)를 받으며 축구장으로 이동하고, 경기가 끝난 후에도 역시 코치를 타고 지정된 장소로 가서 해산한다. 버블 매치는 이렇게 버블 안에 팬들이 들어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일부 버블 매치의 경우 원정 팬들은 경기 티켓을 미리 소지할 수도 없다. 티켓 가격을 지불한 이들에게는 바우처(voucher)가 지급되고, 이러한 바우처는 보통 사람이 없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티켓으로 교환된다. 경찰과 동행하기로 동의한 팬들만 경기장에 입장시키기 위해 이런 안전장치까지 만든 것이다. 개인의 이동 자유를 금지하는 버블 매치로 인해 때로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도시 뉴캐슬에는 뉴캐슬 축구팀 팬만이 살고 있지 않다. 뉴캐슬에 거주하는 선덜랜드 축구팬 A를 예로 들어보자. A는 뉴캐슬의 홈구장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리는 뉴캐슬과 선덜랜드의 경기를 원정 팬의 자격으로 보기 위해서 선덜랜드에 있는 경찰이 지정한 장소로 가야 한다. 그곳에서 코치를 타고 뉴캐슬로 이동하고, 경기 후에는 선덜랜드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이것이 티켓 판매의 조건이다. 따라서 A는 자신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뉴캐슬에서 열리는 경기를 보기 위해 뉴캐슬과 선덜랜드를 하루에 2번 왕복해야 하는 것이다.버블 매치로 지정되면 원정 팬들의 고생이 시작된다. 2011년 12월 리즈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 밀월의 경기는 버블 매치로 지정됐다. 킥오프 시간은 오후 12시 30분이었다. 이를 보기 위해 밀월의 원정 팬들은 새벽 5시 30분에 코치를 타고 런던을 떠났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집에서 최소한 새벽 4시에는 일어나 준비하고 지정된 장소로 갔다는 말이다. 12월의 영국 새벽 날씨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데, 밀월 팬들은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원정 응원을 간 것이다. 물론 팬들은 버블 매치를 싫어한다. 버블 매치는 심각한 불편함과 함께 축구팬은 통제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클럽 입장에서도 버블 매치는 반갑지 않다. 상당수의 팬들이 이러한 경기의 관람을 거부하기 때문에, 티켓 수입이 최대 90%까지 감소할 때도 있다고 한다. 버블 매치로 인해 원정 팬들이 안전하게 보호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버블 매치는 이동의 자유를 짓밟는 심각한 인권 침해를 일으키고, 모든 원정 팬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대규모로 벌어졌던 축구 관련 폭력은 과거의 일이 됐다. 하지만 훌리건이즘의 유산인 버블 매치는 지금도 잉글랜드 축구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5.3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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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폭력 사태→中 제대로 망신살 뻗쳤다…유럽서도 몰상식 행위 주목

축구도 지고, 망신살도 뻗쳤다. 유럽에서도 중국 팬들의 충돌을 주목했다.영국 매체 더 선은 22일(한국시간) “중국에서 훌리건에게 공격당한 토트넘 팬들”이라며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3-0 승리를 거뒀지만, 주요 화제는 아니었다”고 전했다.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9시 중국 광둥성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에서 3-0으로 이겼다. 경기 전부터 중국 팬들은 아시아 내 최고 스타인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게 열광했다. 한국 선수단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많은 중국 팬이 모이기도 했다. 실제 경기 당일에도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한국과 중국의 경기를 관전한 이들도 있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어도 크게 문제 될 게 없었지만, 몇몇 몰상식한 이들 때문에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SNS(소셜미디어)상에서 빠르게 퍼졌다.더 선에 따르면 한 영상에는 뒷면에 ‘Won’이 새겨진 토트넘 7번 셔츠를 입은 팬이 다른 서포터에게 지적당했다. 심지어 무력으로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관중을 자리에서 끌어냈다. X(트위터) 팔로워 392만을 거느린 축구 전문 플랫폼 ‘아웃 오브 컨텍스트 풋볼’은 같은 날 어떤 멘트도 없이 사진 한 장만 게시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팬이 중국 팬과 주먹다짐하는 장면이었다. 이를 접한 팬들은 댓글로 조롱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제대로 망신살을 뻗친 셈이다. 유럽까지 팬들의 몰상식한 행위가 퍼지면서 국제 망신을 당하게 됐다. 경기도 완패였다. 중국은 경기 시작 11분 만에 손흥민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줬다. 전반 45분에는 이강인이 올린 코너킥을 손흥민이 절묘한 헤더로 마무리하며 또 한 번 중국 골망을 갈랐다. 이미 승기가 기운 후반 42분에는 센터백 정승현까지 골 맛을 보며 한국이 완승했다. 손흥민이 중국전을 앞두고 “내일 관중도 꽉 찬다는데, 우리가 어떤 축구를 하고자 하는지, 플레이를 잘 보여줘서 아예 숨도 못 쉬게 만들어 주자”고 밝힌 결연한 의지가 완전히 통했다.김희웅 기자 2023.11.2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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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발망이 만든 첼시 유니폼이라고?

1980년대 잉글랜드에 등장한 캐주얼 훌리건은 이탈리아, 프랑스의 화려한 패션에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라코스테, 휠라 같은 고급 스포츠 웨어를 즐겨 입던 이들의 취향은 1990년대 들어 변화를 겪는다. 변화무쌍한 날씨의 영국에서는 세련되고 견고한 옷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버버리, 프라다, 아르마니, 랄프 로렌, 스톤 아일랜드 등의 명품 브랜드를 훌리건은 즐겨 입기 시작했다.당시 명품 브랜드는 축구와 얽히는 것이 탐탁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축구는 노동자 계급의 스포츠였고, 폭력적 이미지를 가진 훌리건들 때문이었다. 하지만 축구 산업의 상업적 성공과 유명 선수가 하나의 브랜드로 진화하면서, 명품 브랜드도 축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축구 유니폼에도 유명 디자이너가 가세해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셔츠가 나타나게 된다. 일본 출신의 유명 디자이너 요지 야마모토와 아디다스의 협업이 대표적인 예다. 2014년 챔피언스리그에 나선 레알 마드리드는 아디다스 셔츠의 몸통에 전설적인 동물인 드래곤이 새겨진 키트(kit)를 선보였다. 야마모토는 셔츠에 드래곤을 디자인함으로써 레알 마드리드의 위대함과 영광을 표현할 목적이었다고 한다. 2022년은 레알 마드리드가 창단된 지 120주년 되는 해였다. 또한 야마모토와 아디다스의 컬래버로 만들어진 브랜드 Y-3의 20주년이기도 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마드리드는 아디다스가 아닌 Y-3가 새겨진 셔츠를 출시해 2022년 3월에 열린 ‘엘 클라시코’에서 처음 선보였다. 하지만 경기는 마드리드의 0-4 대패로 끝났다.유명 디자이너와 스포츠 제조사의 협업을 넘어, 럭셔리 브랜드가 키트 스폰서로 축구 시장에 직접 뛰어든 경우도 있다. 김민재 선수의 활약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나폴리는 엠포리오 아르마니의 스포츠 브랜드인 EA7과 2021-22시즌부터 키트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EA7이 새겨진 나폴리 어센틱 셔츠가 125유로에 판매되자 일부 언론은 축구 역사상 가장 비싼 키트가 나왔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이는 명백한 오보였다. 같은 시즌 아디다스가 제작한 유벤투스의 셔츠는 140유로였고, 퓨마가 만든 AC 밀란의 가격은 120유로로 나폴리와 큰 차이가 없었다.여러분은 혹시 “럭셔리 브랜드가 축구 키트를 제작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 현실적으로 비싼 가격 등 여러 문제는 있다. 하지만 명품 브랜드와 축구가 이렇게 가까워질지 과거에는 예상도 못 했듯이,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다. 게다가 근래에 들어 더욱더 많은 명품 브랜드가 유럽의 빅 클럽들과 패션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축구 스타를 앰버서더로 선정해 홍보 효과도 노리고 있다. 필자와 잠깐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필자가 선정한 클럽은 첼시다. 20세기의 첼시는 그리 성적이 좋은 팀이 아니었다. 1954~55시즌 우승, 1969~70시즌 FA컵 우승과 1970~71시즌 UEFA 컵 위너스 컵 우승이 이들이 내세울 만한 성적의 전부였다. 하지만 1996년 루드 굴리트에 이어 1998년부터 감독을 맡은 잔루카 비알리의 지휘 아래 첼시는 여러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어 2003년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를 새 구단주로 맞이하며 첼시의 전성시대가 열린다. 하지만 20세기 특히 1950년대 이전 첼시의 성적은 초라했다. 이에 당시 코미디언들은 “첼시는 도대체 언제 우승하느냐”고 조롱하곤 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39 계단(The 39 Steps)’에 나오는 ‘미스터 메모리’라는 인물은 “첼시가 기원전 63년 네로 황제가 지켜보는 가운데 마지막으로 우승했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게다가 1930년대 첼시 공격수였던 잭 콕은 축구 영화 ‘The Great Game’의 주연이었고, 첼시 선수 여러 명이 찬조 출연했다. 이러한 이유로 첼시 선수들은 훈련장에서의 모습보다 유명 클럽에서 모델 혹은 배우들과 찍힌 사진이 더 잘 어울린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첼시의 홈구장 스탬퍼드 브리지는 켄싱턴과 첼시 버러(borough, 자치구)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영국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1인당 연 소득이 6만 5000파운드(1억원)다. 전국 평균(1만 9500파운드)의 3배가 넘는다. 축구 팬으로 범위를 좁혀도 첼시 팬의 1년 수입은 웨스트 햄 팬보다 2배가 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 팬보다 각각 64%, 75% 많다. 따라서 잉글랜드 축구 팬 중에서 첼시 팬의 씀씀이가 가장 크다.이 자치구의 나이트 브리지에는 영국을 대표하는 고급 백화점 헤롯이 있다. 또한 뉴욕 최고의 쇼핑가인 5번가와 비교되는 슬론 스퀘어(Sloan Square)도 이곳에 있다. 슬론 스퀘어에는 고급 아파트, 다양한 명품 브랜드 상점 외에 세계적인 미술관인 사치 갤러리도 위치해 문화적 명소로도 이름이 높다. 필자도 이곳에서 서블렛으로 몇 개월 산 경험이 있는데, 눈요기할 것은 많았지만, 비싼 물가에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이외에도 스탬포드 브리지 근처에는 유명한 킹스 로드(King’s Road, 17세기 찰스 2세의 전용 길에서 이름이 유래)가 있다. 킹스 로드는 런던 패션, 예술, 음악계의 중심지다. 전설적인 그룹 레드 제플린의 레코드 회사가 킹스 로드에 있었고, 데이비드 보위, 밥 말리 같은 유명 뮤지션도 근처에 살았다. 또한 런던 패션을 상징하는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남자 친구 말콤 맥라렌이 운영해 펑크의 대중화를 이끈 ‘섹스 부티크’도 킹스 로드에 있었다. 영국에는 20세기를 상징하는 문화의 발상지인 킹스 로드와 첼시 FC를 동의어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과거의 첼시 선수들은 축구는 못했지만, 화려했고 자유로웠다. 최근의 첼시는 뛰어난 실력에 세련됨마저 갖췄다. 이에 첼시의 키트 스폰서로 필자는 프랑스의 럭셔리 브랜드 발망(Balmain)을 선정했다. 발망의 호화로운 색감과 현란한 디자인은 첼시가 가진 고급스러운 도도함과 멋진 조화를 이룰 것이기 때문이다.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7.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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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니들이 런던 오리지널 축구팬의 감성을 알아?

코크니(Cockney)는 런던 사람(Londoner)을 의미한다. 그들은 해외에서 많은 인구가 유입돼 국제적인 도시가 된 런던에서 ‘진짜 런던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코크니 영어는 영국 런던 동쪽의 이스트 엔드에서 유래, 북쪽으로 퍼졌고 결국 런던 전역의 노동자 계급에서 쓰이게 된다.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코크니 영어의 특징 3개(발음, 속어, 라이밍 슬랭)를 소개했다. 이러한 특징은 축구와 어떻게 연결되어 사용될까? 영국 영어에서 ‘오이(Oi)’라는 표현은 꽤 자주 들린다. 예를 들어보자. 축구장에 입장하기 위해 줄 서 있는데, 누군가가 새치기를 하면 “Oi, mate! Why did you cut me off?(이봐, 왜 새치기해?)”라고 말할 수 있다. 오이가 바로 코크니 영어에서 나온 발음이다. H로 시작하는 단어의 H 발음은 생략되므로, ‘Hoy(호이, 주의 환기를 위해 외치는 소리)’가 코크니 영어에서 오이가 되는 것이다. 오이는 화가 났을 때 누군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쓰는 비격식 언어다. 코크니 영어의 속어도 몇 가지 알아보자. 대표적으로 ‘isn’t it’ 대신에 사용하는 ‘innit’ 이 있다. ‘innit’은 문법에 맞지 않게 쓰여 진다는 것도 기억하자. 예를 들어 “Harry Kane is a great player, innit(해리 케인은 훌륭한 선수야, 그렇지?)” 이렇게 ‘isn’t he’대신 사용된다. 인사말인 ‘Hello, Hi’는 속어로 ‘하이야(Hiya)’다. 코크니 속어인 “I am Knackered”는 영국에서 많이 쓰이는 표현이나, 국내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내커드(Knackered)는 ‘엄청 피곤한’이란 뜻이다. 이외에도 영국의 화폐 단위 파운드(Pound)는 퀴드(Quid)로 불릴 때가 많다. 코크니 영어의 백미는 라이밍 슬랭(rhyming slang, 압운 속어)이다. 쓰려고 하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라임(rhyme, 운율)을 이용한 어구를 쓰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아담과 이브(Adam and Eve)에서 Eve는 believe와 운율이 맞는다. 따라서 아담과 이브는 믿다(believe)란 뜻이다. 이를 문장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Can you Adam and Eve it(그것을 믿을 수 있어)?”때론 운율의 후반부가 생략될 때도 있다. 사과와 배(apples and pears)는 계단(stairs)이라는 의미인데, pears는 생략이 가능하다. 따라서 "I'm going up the apples"는 “나는 계단을 올라갈 것이다”란 뜻이다. 어구에 따라 후반부의 생략 여부가 결정된다. 참고로 Adam and Eve는 생략 없이 같이 쓰인다. 라이밍 슬랭을 외부인이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한번 알게 되면 여러분도 이들의 매력에 빠질지도 모른다.풋볼(Football)은 영국에서 속어로 풋티(footie 혹은 footy)라고도 불리지만, 풋볼에 관한 코크니 라이밍 슬랭은 없다. 대신에 매치(match, 경기)를 사용한다. 매치의 라이밍 슬랭은 ‘itch and scratch’다. Scratch란 단어가 Match와 라임이 맞기 때문이다. 즉 itch and scratch는 축구 경기(football match)를 의미한다. 때론 줄여서 itch만 쓸 때도 있다. 따라서 영국인이 여러분에게 “watch the itch with me”라고 말하면 “함께 축구를 보자”는 의미다. 축구장에 입장하려면 티켓(ticket)이 필요하다. 티켓의 라이밍 슬랭은 ‘지미니 크리켓(Jiminy Cricket)’이다. 지미니 크리켓은 1940년 디즈니에서 제작한 피노키오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귀뚜라미 캐릭터다. 역시 티켓과 크리켓의 라임이 맞는다. 줄여서 지미니만 쓸 때도 있다. 티켓이 없으면 TV로 축구를 볼 수밖에 없다. TV의 라이밍 슬랭은 ‘커스타드 앤 젤리(Custard and Jelly’다. 텔레비전은 흔히 줄여서 텔리(Telly)로 불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watch the itch on your custard”는 “TV로 축구 경기를 본다”는 의미다. 2012년 아스널에 합류한 독일국가대표 출신의 루카스 포돌스키는 팀 동료로부터 코크니 라이밍 슬랭 교습을 받았다고 한다. 그의 수업은 ‘dog and bone(phone, 전화)’ 같은 기초부터 시작해 ‘Britney Spears(beers, 맥주)’ 같이 최근에 만들어진 슬랭을 거쳐 축구로 옮겨갔다고 한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써먹기 위해 이를 배웠다는 포돌스키는 아마도 이렇게 말하고자 했을 수도 있다. “I tried not to hit the Albert Hall(공, ball) into the beans on toast(골대, goalpost)(골대에 공을 차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독일 출신의 명장 토마스 투헬이 첼시 감독 시절 코크니 라이밍 슬랭을 쓸 수 있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투헬은 영어에 능숙하지만 그러한 슬랭은 모른다고 답했다. 하지만 인터뷰 말미에 그는 “I have no scooby-doo(전혀 모르겠다)”라는 완벽한 라이밍 슬랭을 구사해 많은 웃음을 줬다. Clue(단서, 실마리)가 Scooby-Doo와 운율이 맞기 때문에, “I haven’t a scooby”는 “I haven't a clue(감도 못 잡겠어)"라는 뜻이다. 코크니 영어를 통해 독자 여러분에게 런던 오리지널 축구팬의 감성이 전달되기를 희망한다. 지면 관계상 더 많은 예를 들지 못해 아쉽지만, 하나만 더 알아보자. 벨기에의 유명 맥주 스텔라(Stella)의 라이밍 슬랭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세계적인 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다. 여러분이 런던 펍에 가게 되면 이렇게 한 번 주문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I'd like a pint of Mandela(스텔라 1 파인트 주세요).”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6.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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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노동자 스포츠? 명품 브랜드, 축구계 공습하다

유럽의 빅5 축구리그(프리미어리그, 라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A, 리그앙)에는 98개 클럽이 속해 있다. 독일의 분데스리가만 18개 팀이고, 나머지 4개 리그에는 각각 20개 팀이 있다. 스포츠용품 업계의 두 거인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빅5 리그의 킷(kit) 혹은 셔츠 시장을 장악했다. 2022~23시즌 두 회사는 각각 17개 클럽을 후원, 공동 1위에 오른 것이다. 3위는 11개 클럽을 후원한 이탈리아 브랜드 마크론(Macron)이 차지했다. 4위는 아디다스에서 갈려져 나온 독일 업체 푸마(10개 클럽 후원), 5위는 한때 세계 최고의 축구 브랜드였던 엄브로(7개 클럽 후원)가 차지했다. 그에 반해 단지 하나의 클럽에 킷 스폰서로만 참가한 제조사도 8개(자코, 르꼬끄, EA7 등)나 됐다. 이렇게 상위 5개 리그 98개 팀의 셔츠를 만드는 제조사는 총 21개다.이 중 나폴리의 킷 스폰서인 EA7에 특히 눈길이 간다. 태생부터 스포츠 브랜드로 시작한 20개 제조사와는 달리 EA7은 이탈리아의 럭셔리 브랜드 아르마니 계열이기 때문이다. EA는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의 이니셜이다. AC 밀란의 팬이었던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클럽의 전설이었던 안드리 세브첸코과 친했고, 숫자 7은 그의 등 번호다. 엠포리오 아르마니의 스포츠 브랜드 EA7은 이렇게 2012년 출범했다. 1990년대까지 많은 명품 브랜드는 축구와 얽히고 싶지 않았다. 노동자 계급의 스포츠인 축구와 훌리건이 주는 폭력적 이미지와 연관되기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스킨 헤드 훌리건은 닥터 마틴을 즐겨 신었고, 캐주얼 훌리건은 버버리, 아르마니, 랄프 로렌, 스톤 아일랜드 같은 명품 브랜드로 무장했다. 이에 버버리는 훌리건들 때문에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고민해, 특유의 체크 무늬를 제품 안감으로 사용하는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그러나 축구 산업의 상업적 성공과 더불어 클럽과 유명 선수들이 글로벌 브랜드로 진화하면서, 명품 브랜드가 축구를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1990년대 후반에 등장한 데이비드 베컴은 축구와 패션을 넘나드는 최초의 크로스오버 스타였다. 그는 유명 패션 위크 쇼에 참석했고 캘빈 클라인 등의 모델로 나섰다. 베컴이 물꼬를 튼 후, 축구 스타들은 각종 브랜드 캠페인과 패션 미디어에 등장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인 축구와 연결해 수익을 올리고자 한다. 유럽의 최고 축구 클럽들도 기존의 공식 음료, 공식 항공사, 공식 은행 파트너를 넘어 점점 더 명품 패션 파트너를 갖고 있다.2021년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은 파리생제르맹(PSG)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스포츠 팀과 처음으로 제휴하게 된 디올은 PSG에 특별 제작된 캐주얼과 정장 의상을 제공한다고 한다. 또한 이탈리아 밀라노에 본사를 둔 명품 아웃도어 브랜드 몽클레르도 2021년 인터 밀란과 공식 의류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럭셔리 브랜드는 축구 스타와의 연계를 통해 더 많은 젊은 소비자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커스 래시포드는 유소년 복지 문제에 관심이 많은 선수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학생들의 급식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여론에 호소해 정부 지원을 이끌어냈다. 이에 대한 공로로 래시포드는 대영제국 훈장 5등급(MBE)을 받았다. 2020년 영국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 버버리는 축구 밖에서도 두각을 보인 래시포드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유소년과 지역 사회를 지원하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를 통해 버버리는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구찌는 멋진 외모로도 유명한 잉글랜드의 잭 그릴리쉬와 홍보 대사 계약을 맺었다. 구찌가 사상 최초로 스포츠 스타와 손을 잡은 것이다. 대중 문화의 아이콘이었던 선배 베컴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그릴리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제2의 베컴이 되기 위해서 그릴리쉬에게 필요한 것은 패션 센스가 아니다. 그는 축구 실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스포츠 마케팅은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전의 스포츠 스타들은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스포츠용품 전문 업체와 다양한 협업을 펼쳤다. 하지만 최근 2~3년 동안 나타난 축구 스타와 명품 브랜드의 결합은 확실히 새로운 트렌드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들은 스타가 갖고 있는 소셜미디어(SNS)에서의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보다 훨씬 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축구 스타도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득점왕에 빛나는 킬리안 음바페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9600만이 넘지만, 그와 파트너 관계인 디올은 4300만에 불과하다. 젊은 스타들은 SNS와 함께 성장했고, 이 사용법을 정확히 알고 있다. 따라서 엄청난 수의 팔로워를 가진 축구 스타는 럭셔리 브랜드를 위한 강력한 홍보 대사인 것이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2.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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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적 만난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 "프랑스, 우리가 마주할 가장 큰 시험"

'축구 종가'와 '디펜딩 챔피언'이 8강에서 마주하게 됐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52)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은 프랑스를 '역사적인 라이벌'이라 지칭하며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을 맞이한 각오를 드러냈다. 잉글랜드는 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세네갈과 16강전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축구의 종가인 잉글랜드지만, 국제 대회 성적은 명성에 미치지 못한다. 월드컵 우승은 1966년이 마지막이다. 다만 이번 대회 페이스가 좋다. 조별리그부터 16강전까지 4경기를 치루는 동안 무려 12골을 터뜨렸다. 축구 통계 전문 업체 옵타에 따르면 이는 잉글랜드가 역대 월드컵 중 한 대회에서 터뜨린 최다 득점 타이기록(종전 2018 러시아 월드컵)이다. 8강에서 한 골만 더 추가해도 팀 신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4년 전에 이어 2연속 8강에 오른 잉글랜드는 같은 날 폴란드를 3-1로 격파한 프랑스와 만나게 됐다. 잉글랜드가 종가라면 프랑스는 지난 대회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프랑스는 지난 대회 우승팀이 다음 대회 부진하다는 월드컵 징크스를 깨고 순항 중이다. 4경기 9득점 3승 1패를 기록하고 있고, 특히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가 5득점을 질주하면서 골든 부트(득점왕) 수상을 정조준 중이다. 역사적으로도 앙숙 관계였던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월드컵 본선 32팀 체제에서 맞붙은 적이 없다. 마지막 맞대결이 24팀이 출전했더 1982년 스페인 월드컵이다. 당시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만난 두 팀의 경기는 잉글랜드의 3-1 승리로 끝났다. 당시 잉글랜드 훌리건이 프랑스를 상징하는 수탉을 죽여 그라운드로 던질 정도로 분위기가 과열됐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세네갈전 승리 후 "프랑스는 우리가 마주할 가장 큰 시험"이라며 8강전에 대한 경계를 드러냈다. 그는 "디펜딩 챔피언인 프랑스는 선수층이 엄청나다. 득점하기도 어렵다"며 "환상적인 도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현재 정해진) 2개의 8강 경기(잉글랜드-프랑스전, 네덜란드-아르헨티나전)는 모두 역사적으로 환상적인 라이벌끼리 경기"라며 "우리 팀의 역사는 다른 세 팀만큼 훌륭하진 않지만, 정말 기쁜 일"이라며 겸손한 태도로 강호들과 만남을 경계했다. 특히 8강 맞상대 프랑스에 대해 "음바페는 세계 정상급이다.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엄청난 선수다. 올리비에 지루(AC밀란)도 잘 알고 있다"며 "대단한 미드필더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잉글랜드의 주장 해리 케인(토트넘)은 "마음가짐은 처음부터 최고였다. 선수단에 젊음과 경험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며 "우승하려면 최고의 팀과 경기를 해야 한다. 프랑스가 그런 팀"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0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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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월드컵에 나서는 바이킹의 후예들

8세기 후반부터 300여년 동안 약탈을 저지른 북유럽의 게르만족을 바이킹이라고 부른다. 바이킹은 뛰어난 조선술과 항해술을 발판으로 전 유럽을 휩쓴 데 이어 북아프리카, 흑해, 페르시아, 그린란드, 북미지역에도 진출했다. 당시 유럽에서 공포의 대상이었던 바이킹은 이교도이자 야만족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와 다르게 바이킹은 훌륭한 탐험가이자 상인이기도 했다. 또한 바이킹은 분쟁이 생기면 싸우지 않고, 회의와 표결을 걸쳐 의사를 결정하는 문화도 있었다. 현대 의회 민주주의의 시초인 영국의 의회제도도 이러한 바이킹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의 마초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바이킹 사회는 남녀평등을 중시하는 문화도 가졌다. 남성과 동등하게 전투에 참여한 쉴드 메이든(Shield-maiden, 방패의 처녀라는 뜻으로 바이킹 여전사를 의미)이 대표적인 예다. 아울러 바이킹 여성은 얼마든지 남편과 이혼할 수 있는 권리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지저분했을 것 같다는 선입견과는 달리, 바이킹은 상당한 수준의 위생적인 문화도 가졌다고 한다. 이들은 정리정돈에도 능했고 현대의 사우나 같은 목욕 문화도 가지고 있었다. 면도도 했던 바이킹들은 현재의 투블럭과 같은 헤어스타일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킹은 오늘날의 노르웨이, 스웨덴과 덴마크 지역 출신으로 이루어졌다. 바이킹의 후손 중 축구를 가장 잘한 나라는 단연코 스웨덴이다. 스웨덴은 지금까지 12번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고, 무려 4번이나 4강에 들었다. 최고 성적은 자국에서 개최한 1958 월드컵에서 기록한 준우승이다. 4년 전인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스웨덴은 8강에 들었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2022~23시즌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압도적으로 골을 많이 넣고 있는 엘링 홀란드를 보유한 노르웨이도 2022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사실 노르웨이는 역대 월드컵 진출이 3번에 불과할 정도로 전통적인 축구 강국은 아니다. 하지만 노르웨이는 세계 최강 브라질과 4번 맞붙어 2승 2무를 기록해, 축구에서 브라질에 패배한 적이 없는 지구상의 유일한 국가다. 본토 기준으로 현재의 덴마크는 바이킹 국가 중 영토가 가장 작다. 하지만 과거의 덴마크 왕국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아이슬란드를 통치했을 정도로 북유럽의 맹주였다. 북유럽 국가들 국기에서 볼 수 있는 치우친 십자기인 노르딕 십자도 덴마크가 원조다. 덴마크는 이웃 북유럽 국가들에 비해 날씨가 온화하다. 고지대도 없고 1월 평균 온도가 1.5°C에 불과해 눈도 별로 안 내린다. 따라서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덴마크는 동계스포츠에서 별 성적을 낸 적이 없다. 이들이 현재까지 동계올림픽에서 획득한 메달은 컬링에서 기록한 은메달 1개가 전부다. 하계스포츠 중 덴마크는 핸드볼에서 강세를 보인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 압도적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는 단연 축구다. 2013년 자료에 의하면 덴마크는 전국에 1600개가 넘는 클럽이 있고 이곳에 등록된 축구 선수만 32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덴마크의 인구가 59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축구 인재풀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덴마크는 5번 본선에 진출했던 월드컵보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서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들은 9번 유로 본선에 진출해 4번이나 4강에 들었다. 특히 스웨덴에서 열린 유로92에서 골키퍼 피터 슈마이켈은 신들린 선방을 보여주었고, 결승에서 독일을 2-0으로 꺾고 우승했다. 덴마크는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나라이자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더불어 덴마크는 전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는 블록 장난감인 ‘레고’의 나라이기도 하다. 낙농업도 발달해 있다. 이 나라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상품은 “Probably the best lager in the world(아마도 세계 최고의 라거일 것)”라는 슬로건으로도 유명한 칼스버그 맥주다. 버드와이저, 하이네켄 등 세계적인 맥주 회사들은 축구를 포함해 다양한 스포츠에 스폰서로 참여해 왔다. 하지만 칼스버그는 축구에 진심인 회사다. 칼스버그의 전통적인 목표 고객(target audience)은 축구 팬인 관계로, 그들의 스폰서십 투자는 대부분 축구에 집중됐다. 이 덴마크 맥주회사는 월드컵과 유로 대회를 비롯해 여러 축구 클럽을 후원했다. 특히 칼스버그는 1992년부터 2010년까지 무려 17년 동안 리버풀의 셔츠 스폰서였다. EPL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된 셔츠 스폰서였던 칼스버그는 단순히 후원자가 아니라, 리버풀의 성공과 좌절을 함께 보낸 상징적인 존재로 지금까지 남아있다. 덴마크 축구대표팀의 서포터들은 롤리건(Roligan)이란 애칭으로 불린다. ‘Rolig’는 덴마크 언어로 평온(calm)을 뜻한다. 훌리건과 반대되는 개념의 이들은 스포츠맨 답지 않은 행동이나 폭력에 반대하고 차분하고 경쾌하게 대표팀을 응원한다. 롤리건은 최고의 국가대표팀 팬들 중 하나로 여겨진다. 덴마크는 2022 월드컵에서 프랑스, 호주, 튀니지와 함께 D조에 속해 있다. 16강 진출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덴마크가 이번 월드컵에서는 어떤 스토리를 전해줄지 기대된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11.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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