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68건
영화

“톰 형, 예전같지 않네”…‘미임파8’, 더딘 韓흥행세 이유는 [IS포커스]

“벌써 꺾이면 안 되는데….”어느덧 노익장이 된 톰 크루즈가 이끄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하 ‘미션 임파서블8’)이 뜻밖의 더딘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그가 12번째 내한으로 표한 진심과 여름 성수기 대목을 앞두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예열해 주리란 기대와 달리 일일 관객수가 감소해 극장 침체 그림자를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미션 임파서블8’은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린 에단 헌트(톰 크루즈)와 IMF 팀원들이 또 다시 목숨을 건 미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다. 지난 1996년 시작돼 전 세계적 사랑을 받아온 시리즈의 최종장 격으로 여겨진다.영진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미션 임파서블8’은 지난 28일 200만 누적 관객을 돌파했다. 토요일 개봉 강수를 두며 지난 17일 북미보다 먼저 개봉한 뒤 12일 만이다. 연일 박스오피스 정상을 수성중이나 점차 일일 관객수가 감소해 ‘대형 할리우드 프렌차이즈에 비해 약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장수 프렌차이즈, 강산도 관객도 변했네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한 장수 시리즈인 만큼 개봉 전 팬들의 기대는 뜨겁게 나타났다. 미국 기념일인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겨냥해 지난 23일 북미에서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8’은 첫 주말 사흘 동안 6300만 달러(약 861억원) 오프닝 수익을 기록했다. 이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사상 최고에 해당하는 수치로 톰 크루즈 또한 “이번 주말은 역사책에 기록될 주말이었다”며 감격을 표했다.다만 같은 날 개봉한 경잭작 ‘릴로&스티치’가 1억 4550만 달러(약 1990억원)를 기록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외신은 ‘미션 임파서블8’이 시리즈 최고 흥행작인 ‘폴 아웃’의 오프닝 수익(6123만 달러)을 넘겼으나, 제작비가 4억 달러(약 5472억원) 투입됐기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 더 많은 글로벌 관객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이 가운데 한주 앞서 개봉한 국내에선 기세가 잦아들었다. ‘미션 임파서블8’의 개봉 2주차 평일 관객 수는 5만~6만 명대로 첫주보다 낮은 수치다. 지난 주말(23~25일) 관객 수도 첫주 대비 9.4% 감소한 68만 8149명이다. 200만 관객 달성 또한 최종 관객 402만 명에 그친 직전작 ‘데드 레코닝’(2023)에 비해 5일 늦은 속도다.한 극장 관계자는 “주말은 선방한 수치지만, 평일 관객 수가 감소한 건 3시간에 육박하는 러닝타임 영향도 있다. 일과 이후 소비하기엔 부담되는 길이”라며 “직전작의 평가가 아쉽기도 했고, 시리즈가 이어오는 세월 동안 관객의 세대교체도 있었다. 팬이라면 즐길 요소들이 곧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줄어든 전체 극장 관객, 다가온 파이 경쟁국내의 경우 전체 극장 관객수 감소도 영향이 있었다. 최근 영진위가 발간한 4월 국내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극장 관객 수는 지난해 동기간 대비 35%(1399만명) 감소한 2625만명으로 집계됐다. 한국 영화 ‘승부’와 ‘야당’이 관객을 견인하며 3월에 비해 4월 관객수가 129.6%(216만명), 매출액이 129.8%(204억원) 각각 반등했으나 5월 황금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썬더볼츠*’ ‘파과’ 등 국내외 경쟁작들이 기세를 잃게되면서 이들 각 작품도 평일 1만 명 대 내외 관객 수를 기록 중이다.이는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관심도가 분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30일 한국영화 ‘소주전쟁’, ‘하이파이브’ 등 경쟁작도 개봉한다. 한 배급 관계자는 “정치 사회적 이벤트가 있을 때 관객 수가 주춤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작품간 경쟁뿐 아니라 관객이 다른 곳에 시간과 관심을 쓰는 건 어쩔 수 없다. 6월 공휴일 반등에 기대를 걸 만하다”고 말했다.한편 ‘미션 임파서블8’의 예매율은 지난 29일 오전 기준 21.1%로 ‘하이파이브’와 근소한 차로 정상을 앞다투고 있다. 다만 실관람 지수가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기에 뒷심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CGV 관계자는 “에그지수가 97%를 유지 중으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신작 개봉이 이어져도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보기로 결심한 관객의 선택은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5.30 05:34
프로야구

'23일 만' 노시환 11호+문현빈 밀어내기...'2위 탈환' 한화에 뜨거운 대전 '21G 연속 홈 매진 신기록'

한화 이글스가 혈투 끝에 2위 쟁탈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제압했다.한화는 2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와 홈경기를 7-6으로 이겼다. 전날 롯데에 8-6 역전패해 3위로 내려앉았던 한화는 이날 승리로 시즌 31승 21패(승률 0.596)를 기록, 하루 만에 2위를 탈환했다.한화는 4번 타자 노시환(25)을 중심으로 타선이 2경기 연속 폭발했다. 비록 역전패로 끝났지만, 전날(24일) 타선이 6득점을 몰아쳤던 한화는 이날도 타선이 경기 시작부터 맹타를 휘둘렀다. 1회 초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리드오프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은 한화는 연속 안타로 노시환 앞에 다시 주자를 쌓았다. 노시환은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바깥쪽 높은 스트라이크존에 꽂은 127㎞/h 슬라이더를 간결하게 밀어 우중간 담장 너머로 쏘아 올렸다. 비거리 125m의 시즌 11호 포. 지난 2일 10호 홈런을 기록한 뒤 침묵했던 그가 23일 만에 쏘아 올린 대포였다. 홈런으로 4-0으로 달아난 한화는 2회 말에도 최재훈의 2루타, 하주석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냈다. 2사 1·2루 때 다시 타석이 노시환에게 돌아왔고, 그는 좌전 적시타를 쳐 6-0 리드를 만들었다.이날 경기 전까지 팀 타율 1위(0.289)를 기록하던 롯데 타선도 무기력하게 물러나진 않았다. 4회까지 무득점에 그쳤던 롯데는 5회 1사 1루 때 한화 문동주를 상대로 유강남이 1타점 2루타를 쳐 포문을 열었다. 롯데는 2사 후에도 장두성, 빅터 레이예스, 전준우, 윤동희가 연달아 적시타를 때려 1이닝 6득점으로 동점을 되찾았다.장점인 선발진이 흔들렸지만, 타선이 저력을 발휘했다. 팀 도루 1위(24일 기준 48개)인 한화는 6회 이원석의 안타와 도루, 진루타와 상대 폭투로 한 점을 뽑았다. 그대로 리드를 굳히는 듯 했지만, 9회 초 전준우가 동점 솔로포를 작렬하면서 승부는 도로 원점으로 돌아갔다.'찬물'이 끼얹어 졌지만, 다시 한 번 한화가 뒷심을 냈다. 한화는 10회 말 1사 후 최재훈의 스트레이트 볼넷, 황영묵의 안타로 주자를 쌓았다. 후속 타자 플로리얼이 땅볼로 물러났으나 하수적이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 기회를 이어갔고, 흔들리는 롯데 박시영의 공을 문현빈이 차분히 기다리면서 밀어내기로 이날 혈투가 마무리됐다. 한화는 노시환이 4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4타점 1득점을 기록한 가운데 심우준(왼쪽 무릎 비골 골절로 엔트리 말소) 대신 주전 유격수를 맡고 있는 하주석이 2번 타자로 4타수 2안타 1사구 1타점 2득점 활약했다. 3번 타자 문현빈이 2안타 3볼넷 1득점, 8번 타자 최재훈이 2안타 1볼넷 2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짜릿한 승리로 2위를 지킨 가운데 한화의 흥행 가도도 이어졌다. 한화는 25일 경기에서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의 1만 7000석 전석 매진을 달성했다. 이로써 한화는 4월 13일 이후 21경기 연속 홈경기 매진을 기록, 지난해 세운 최다 기록(17경기)을 또 한 번 경신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25 17:49
영화

봉준호 ‘미키 17’, 드디어 300만 넘어섰다…개봉 39일만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300만 돌파에 성공했다.8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영화 ‘미키 17’은 전날 2220명을 추가하며 누적관객수 300만 592명을 기록했다.이로써 ‘미키 17’은 개봉 39일 만에 300만 돌파에 성공했다. 지난달 28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한 ‘미키 17’은 올해 개봉작 최고 오프닝스코어(24만 8055명)로 출발했다. 이어 개봉 나흘째 100만, 10일째 200만 고지를 넘어서며 흥행 질주를 이어갔다. 하지만 할리우드 SF영화로 봉 감독의 타 작품 대비 진입 장벽이 높고, 전반적인 극장가 분위기도 침체되면서 뒷심이 급격히 빠지기 시작했다. 경쟁작이 없어 박스오피스 5위권은 유지하고 있지만, 개봉 한 달째인 지난달부터는 일 관객수는 만 명대에서 천 명대로 급락한 상태다.할리우드에서는 이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애플TV, 판당고 등에 공개되며 극장 상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외신은 당초 ‘미키 17’의 극장 수입이 1억 4300만달러(약 2089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며, 이 영화의 손실액을 약 8000만달러(약 1168억원)로 추정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4.08 11:44
영화

봉준호 아픈 손가락 되나…‘미키 17’, 국내외 흥행 적신호 [IS포커스]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익숙함과 낯섦의 부조화가 부진한 극장 현실의 벽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미키 17’은 개봉 3주 차 주말(3월 14일~ 16일) 사흘간 32만 3576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박스오피스 1위에 해당하는 수치지만, 전주와 비교하면 하락률은 42.7%에 달한다. 20일 기준 누적관객수는 268만 4802명이다.북미 상황도 여의찮다. ‘미키 17’의 누적 수입은 3501만 7615달러(약 510억원), 글로벌 수입은 9221만 7615달러(약 1346억원)다. 봉 감독이 직접 밝힌 이 영화의 순제작비 1억 1800만달러(1722억원)로, 여기에 대규모 글로벌 프로모션 등 홍보마케팅(P&A) 비용까지 더하면 수익을 기대하긴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할리우드 매체 버라이어티는 일찌감치 ‘미키 17’의 손익분기점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베일을 벗기 전과는 온도 차가 크다. ‘미키 17’은 봉 감독이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개봉 전부터 글로벌 관심을 독차지했다. 특히 한국 팬들의 기대감이 높았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한국 최초의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에 한국영화의 저력을 보여줬다.무엇보다 봉 감독은 거장이기 이전에 흥행 감독이기도 했다. ‘기생충’(누적관객수 1031만명)을 비롯해 봉 감독이 단독 연출한 작품은 그간 모두 손익분기점(2004년 영진위 영화관 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이후, 극장 단독 개봉작 기준)을 돌파했다. ‘괴물’(누적관객수 1090만명)로는 첫 ‘천만 감독’ 타이틀을 따냈으며, 첫 할리우드 영화 ‘설국열차’는 935만명을 모았다. 가장 저조한 성적표는 ‘마더’의 298만명인데, 이 역시 손익분기점 돌파에는 성공했다.그간의 성적에 기반한 신뢰는 ‘미키 17’의 예매율로 직결됐다.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한 ‘미키 17’은 개봉 당일인 지난달 28일 예매율 70%를 육박했고, 올해 개봉작 최고 오프닝스코어(24만 8055명)를 기록했다. 이어 개봉 나흘째 100만, 10일째 200만 고지를 넘어섰다. 하지만 2주 차에 접어들면서 뒷심이 급격히 빠지기 시작했다.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었음에도 불구, 평일 일관객수가 2만 명대로 내려앉았다. 현재는 ‘스트리밍’, ‘백설공주’ 등 신작에 밀려 예매율도 4위로 밀렸다. 여느 작품들처럼 ‘미키 17’도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가 흥행 부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대체로 관객들은 봉 감독의 세계관과 할리우드 SF라는 장르의 불협화음을 흥행 부진의 이유로 삼고 있다. 봉 감독 영화의 매력인 리얼리즘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사회적 함의가 할리우드 SF 장르를 만나 지나치게 우화적으로 발화됐다는 평가다. 메시지 전달 방식에서 은유가 아닌 직유 화법을 선택했다는 점에서는 봉 감독 영화의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양경미 영화평론가는 “본인의 주제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한계로 작용했다. 할리우드 배우, 어마한 자본으로 그간 해왔던 작가주의적 시선, 사회적 메시지를 똑같이 적용시켰다. 관객이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고 싶은 건 대중성, 오락성”이라고 짚었다. 이어 “결국 관객이 봉 감독과 할리우드의 만남에서 기대한 것들이 부재했다. 일종의 언발란스”라며 “다른 환경 속 업그레이드된 뭔가가 필요하지 않았나 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외부적 요인도 허들로 작용했다. 성, 비수기를 떠나 OTT 영향력 확대와 연이은 흥행작 부재로 극장을 찾는 관객 자체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지난달만 해도 관객수가 전년 대비 52.2% 감소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의 연이은 영업점 축소, 인력 축소 등이 하나의 방증으로, 극장 산업 자체가 활기를 잃었다.더욱이 ‘미키 17’의 경우에는 일찌감치 VOD 출시까지 예고됐다. 앞서 북미 사이트 ‘웬 투 스트림’(When to Stream)을 비롯해 다수의 외신은 개봉 직후 ‘미키 17’가 오는 25일 VOD와 디지털 플랫폼에 공개될 것이라고 알렸다. 워너브라더스 측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애플 아이튠즈, 구글플레이 등 구체적인 플랫폼까지 언급되면서 관객들은 발길을 돌렸다.한 영화 관계자는 “관객 유입에 홀드백(한 편의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된 후 다른 플랫폼에서 공개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특히 티켓값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이러한 발표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3.21 06:00
영화

도경수X원진아 해냈다…장기흥행 ‘말할 수 없는 비밀’ 손익돌파 [공식]

도경수, 원진아 주연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25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말할 수 없는 비밀’은 24일까지 누적 관객수 80만 813명이 관람해 극장 관객 손익분기점인 80만 명을 돌파했다. 작품은 시간의 비밀이 숨겨진 캠퍼스 연습실에서 유준과 정아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시작되는, 기적 같은 마법의 순간을 담은 판타지 로맨스 영화다. 동명의 대만 로맨스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개봉일부터 실관람 평점 1위로 출발, ‘히트맨2’, ‘검은 수녀들’ 등 쟁쟁한 설연휴 경쟁작들을 제치고 개봉 4일차에 전체 영화 예매율 1위에 오른 데 이어 개봉 첫 주말 좌석 판매율 1위를 기록하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개봉 2주차에는 ‘브로큰’ 등 신작 개봉에도 전체 예매율 1위를 굳건히 지켰으며, 개봉 2주차 주말에는 전체 박스오피스 2위로 올라서며 역주행에 성공했다. 실관람객들의 호평 세례와 N차 관람 열풍을 타고 개봉 3주차에는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로 올라섰을 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 좌석 판매율 1위까지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며 장기 흥행 강자임을 입증했다. 장기 흥행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개봉 5주차에도 여전히 뜨거운 입소문 열기와 함께 탄탄한 흥행 뒷심을 발휘하고 있어 최종 성적에 관심이 쏠린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2.26 15:35
영화

‘여우주연상’ 데미 무어 겹경사…‘서브스턴스’ 韓 50만 돌파 쾌거

천만 영화 부럽지 않은 쾌거다. 영화 ‘서브스턴스’가 5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25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서브스턴스’는 전날 3770명을 동원해 누적 관객 수 51만 1203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이래 두 달 넘게 극장에 걸려있으며 소규모 수입 외화로는 이례적으로 50만을 돌파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독립예술영화 중에서도 5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은 ‘색,계’, ‘황후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이어 네 번째다.여기엔 주인공 엘리자베스를 열연한 데미 무어의 활약과 수상도 큰 몫했다는 평가다. ‘서브스턴스’는 나, 그리고 더 나은 버전의 나와의 지독한 대결을 그린 논스톱 블러디 스릴러다. 극중 데미 무어는 ‘한물간 여배우’라는 자신의 삶과도 겹쳐지는 캐릭터를 실감나게 살려내며 파격적인 연기를 소화해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데미 무어는 배우 인생 45년 만에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후,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배우조합상(SAG) 여우주연상 트로피까지 품었다. 영화의 메시지와 데미 무어의 한계를 돌파한 성과 등이 한국 여성 관객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신체를 기괴하게 훼손·변형하는 ‘바디 호러’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장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서브스턴스’가 연일 흥행 뒷심을 보이면서 수입사 찬란과 투자자로 참여한 소지섭의 안목이 덩달아 영화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소지섭은 소속사 51K와 찬란 대표의 인연을 통해 지난 2014년 ‘필로미나의 기적’을 시작으로, ‘미드소마’, ‘유전’,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등 국내에서 쉬이 접하기 힘든 독립영화 약 30편 이상을 수입하는 데 투자해 왔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2.25 15:38
영화

봉준호, ‘미키 17’으로 ‘트리플 천만’ 감독 될까 [무비로그③]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개봉 앞두고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쏟아지는 기대감 속 ‘괴물’, ‘기생충’을 잇는 또 한편의 천만 영화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18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미키 17’은 개봉을 10일 앞둔 이날 오전 10시 기준 예매량 5만 3637장, 예매율 23.2%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1위로 직행한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16.8%)를 비롯한 경쟁작을 모두 제친 수치로, ‘미키 17’을 향한 관객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이 같은 반응은 봉준호 감독 자체에 기반한다. 봉 감독은 이른바 ‘거장’이라 일컬어지는 감독 중 흥행성을 인정받는 몇 안 되는 감독이다. 다작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장편 영화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를 제외하고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긴 흥행 타율 100% 감독이다. 특히 ‘괴물’과 ‘기생충’으로는 각각 1090만, 1031만명을 동원하며 ‘쌍천만 감독’ 타이틀을 따냈다. 첫 할리우드 영화인 ‘설국열차’ 역시 국내에서만 935만명을 모았다. 무엇보다 이번 ‘미키 17’은 ‘기생충’ 이후 봉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란 점에서 더욱 기대감을 높인다. ‘기생충’은 흥행을 차치하고도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한국 최초의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을 받는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70개가 넘는 트로피를 품었다. 이에 그 차기작인 ‘미키 17’은 제작 단계부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독차지하며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국내 대진운도 좋다. 현재 극장에 걸린 작품 중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뒷심이 빠진 상태다. 밥 딜런 전기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이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국내 반응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외 경쟁작으로 꼽을 만한 이병헌, 유아인 주연의 ‘승부’는 3월 26일 개봉으로 텀이 있고 강하늘, 유해진 주연의 ‘야당’, 마동석 주연의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김윤석, 배두나 주연의 ‘바이러스’, 하정우 연출작 ‘로비’ 등 한국영화들은 ‘미키 17’을 피해 일찌감치 4월로 개봉을 잡았다.여기에 더해진 ‘대한민국 최초 개봉’이란 타이틀은 영화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호감도와 궁금증을 최고치로 올려놨다. ‘미키 17’은 엄연히 따지자면 미국 플랜B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하고, 워너브라더스에서 배급한 할리우드 영화다. 하지만 줄곧 영화는 한국 관객 프리미엄에 공을 들였다. 여러 차례 개봉 일정을 수정했을 때도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다는 애초의 원칙은 유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국내 영화 팬들의 예매를 부추겼다.우려가 있다면 실제 및 체감 상영시간이다. ‘미키 17’ 러닝타임은 137분으로 봉 감독의 작품 중 가장 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화의 러닝타임이 계속해서 짧아지는 추세 속,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극장에 걸린 박스오피스 3위 작품 중 2시간이 넘는 영화는 없다.더욱이 ‘미키 17’은 속도감을 동력 삼는 작품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종종 늘어지는 듯한 인상을 준다. 앞서 영국 런던 시사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에서 영화를 접한 외신들 역시 비슷한 대목에서 혹평을 내놨다. UK 옵저버는 “러닝타임 2시간 17분 동안 헐렁하며 때때로 서사적 긴장감이 느슨해진다”고 짚었고, 미국 버라이어티는 “너무 많은 부분이 허술하고 과장됐으며 설교조”라고 평했다.봉 감독 영화의 ‘맛’으로 꼽혔던 정치, 사회를 향한 날 선 비판이나 유한했던 사색 거리가 약하다는 점도 호불호 요소로 꼽힌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미키 17’에 대해 “매끈하게 잘 만든 영화지만, 익숙한 느낌이 강하다. ‘설국열차’ ‘기생충’에서 본 전작의 요소가 많고, 생각하게 만드는 구조가 아니다. 굉장히 직설적으로, 일방적으로 이야기한다. 시선이나 메시지 또한 이미 우리가 공유한 것들이란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2.19 05:50
영화

[RE스타] 원진아, 사랑스러움의 재발견 ‘말할 수 없는 비밀’

“‘비밀’이야.” 귓가를 간지럽히는 특유의 중저음에 홀리지 않을 수 없다. 원진아가 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에서 자신만의 매력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원진아의 새 영화는 2008년 국내 개봉해 큰 사랑을 받았던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한국 리메이크작이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개봉한 이 작품은 개봉 2주차 주말(2월 7~9일) 13만 8241명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2위에 등극, 누적 관객 57만 4484명과 만나며 흥행 뒷심에 탄력을 받고 있다.원작이 당시 생소했던 ‘대만 로맨스’를 각인시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기에 한국 리메이크작은 지난 2021년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여자 주인공은 원작의 히로인 샤오위를 연기한 계륜미의 후광과 인기그룹 엑소 출신 도경수와의 호흡 속에서 존재감을 빛낼 수 있을지 관심을 받았다.베일을 벗은 영화 속에서 원진아는 자신만의 색으로 반짝였다. 그가 분한 정아의 단발머리는 원작 속 계륜미를 계승하는 듯했지만, 한국의 음대 캠퍼스로 무대를 옮긴 덕에 설정에 차별화가 이뤄졌으며 원진아가 가진 매력 요소들이 캐릭터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원진아는 시대를 타지 않는 비주얼에 단정한 블라우스를 매치해 어디에든 있을 법한 여대생의 모습을 완성했다. 또 그의 시그니처인 성숙한 목소리를 평소보다 반톤 올려 “우리가 만난 건 기적이야”, “너와 나, 피아노만 있다고 생각해” 같은 간지러운 대사를 다정하게 건네면서도 유준(도경수) 앞에서 훌쩍 사라지는 정아의 비밀 많은 ‘밀당’을 자연스레 표현했다. 그 덕에 잘 알려진 원작의 반전도 리메이크만의 변주를 펼치는 데 성공했다. 샤오위의 지병 설정을 삭제했다는 서유민 감독은 “원진아를 만났더니 이미지나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 성격 등이 제가 생각하던 정아와 잘 맞았다”며 “원작에선 청초, 청순가련함이 있었다면 우리 영화에선 밝고 건강하고 적극적인 느낌을 살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어느덧 10년째 활동 중인 원진아다. 지난 2015년 단편 영화로 데뷔해 ‘강철비’(2017)의 신스틸러로 눈도장을 찍은 그는 멜로 장르 또는 극중 연인 관계에선 주로 현실적이고 슬픈 사랑을 소화했다. 첫 드라마 주연작인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2017)에서는 씩씩한 모습 뒤 사고 트라우마를 품은 주인공을 연기해 주목받았다. 배우 수애와 닮은꼴이라는 수식어를 단 것도 이 즈음이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시즌1에서는 지옥행 고지를 받은 갓난아기의 엄마 송소현 역으로 박정민과 함께 젊은 부부의 혼돈 속 사랑을 그려냈다. 그렇게 필모그래피를 쌓아왔기에 판타지와 풋풋함에 방점이 찍힌 이번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원진아에게도 도전이었다. 특히 김래원, 이동욱 같은 연상의 배우가 아닌 또래 도경수와의 연기 호흡이란 점도 도전이었다. 그 도전을 원진아는 도경수와 ‘닮은꼴’이라 불릴 만큼 안정감으로 돋보이게 했다. 원진아는 “배우로서 싱그러운 사랑에 한껏 빠진 얼굴을 남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난생처음으로 아무 고민 없이 사랑받고 사랑하는 역할을 하게 돼 욕심을 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그러면서 “체구가 작다 보니 상대 배우와의 시선 처리가 어려울 때가 있는데 이번 도경수와의 키 차이는 제가 힐을 신어도 진심을 전달하기 좋은 눈높이여서 귀엽고 알콩달콩함이 더욱 살았다”고 공을 돌렸다.개봉을 기다리는 동안 원진아가 보여준 인간적인 매력도 배역으로의 몰입을 높였다는 평도 나온다. 그는 지난해 ENA 예능 ‘지구마불 세계여행2’에서 여행 유튜버 원지의 파트너로 활약하며 강아지 같은 활발함과 ‘똑순이’ 면모를 동시에 보여줬다. 쉴 새 없이 호기심을 표하는 그를 두고 원지는 ‘보더콜리’라는 별명을 달아주기도 했다.이번 영화로 원진아의 대표작 경신도 기대해 볼 만하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지난 주말 좌석판매율 11.5%로 1위를 차지했으며 10일 오후 기준 예매율 13%대로 한국 영화 예매율 1위를 수성했다. 밸런타인데이 대목을 앞두고 흥행 뒷심을 발휘할 전망으로, 작품의 손익분기점 80만 돌파를 정조준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차기작은 다시 한번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염원하던 액션을 드라마 ‘아이 쇼핑’을 통해 보여줄 거란 귀띔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2.13 06:05
영화

‘히트맨2’는 어떻게 ‘검은 수녀들’을 이겼나 [IS포커스]

권상우 주연의 ‘히트맨2’가 200만 고지를 넘어서며 손익분기점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개봉 시즌과 잘 맞아떨어진 장르적 특성, SNS 등을 활용한 활발한 마케팅 등으로 주효했다는 분석이다.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히트맨2’는 2일 누적관객수 201만 1039명을 기록하며 200만 돌파에 성공했다. 개봉 13일째 이룬 성과로, 올해 개봉작 중 2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히트맨2’가 유일하다.이로써 ‘히트맨2’는 손익분기점(230만명)까지 약 30만명만을 남겨두게 됐다. 개봉 첫 주말보다 둘째 주 주말에 관객이 6% 증가했고, 20%에 머물던 좌석점유율도 최근 사흘간 35%를 웃돌고 있는 만큼 무난하게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히트맨2’의 이 같은 흥행에는 시기적 특수가 크게 작용했다. ‘히트맨2’는 설 연휴가 본격화된 지난 달 22일 개봉했다. 설을 비롯한 명절은 가족 단위의 관객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시즌으로, 장르성이 짙은 영화보다는 사극, 코미디 등 대중적 코드의 작품이 우위를 점한다. ‘히트맨2’의 장르는 전편과 동일한 액션 코미디물로, 앞서 ‘히트맨’도 2020년 설 연휴 개봉해 24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경쟁작들의 부진도 한몫했다. 사실 ‘히트맨2’의 기세가 처음부터 좋았던 건 아니다. 개봉 당일에만 해도 ‘검은 수녀들’에 밀려 예매율 2위를 기록했다. 사전 예매량도 10만명을 밑돌았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검은 수녀들’ 특정 장면을 문제 삼는 이들이 등장했고 이후 영화에 대한 호불호도 극명하게 갈렸다. 그렇게 ‘검은 수녀들’의 뒷심이 빠지는 동안 ‘히트맨2’는 박스오피스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양경미 영화평론가는 “아무래도 설 연휴는 코미디가 기본적으로 통하는 시기다. 또 ‘히트맨2’의 경우 전편의 평가도 나쁘지 않았던 만큼 자연스럽게 관객이 들었다. 특히나 같이 맞붙었던 영화는 마니아층이 분명한 비주류 장르였다. 긴 연휴 동안 가족 단위 관객들이 볼만한 영화가 없다 보니까 약간의 반사 이익을 얻은 것”이라고 분석했다.주연 배우 권상우의 솔직한 홍보도 관객의 호감을 샀다. 권상우는 설 연휴를 앞두고 진행된 무대인사에서 냅다 무릎을 꿇으며 “진짜 간절하다. ‘검은 수녀들’ ‘말할 수 없는 비밀’ 이기고 싶다”고 호소했다. 해당 모습을 담은 영상은 순식간에 확산됐고 대중은 가식 없는 그의 모습에 열광했다. 권상우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영화에 혹평을 남긴 유튜브 채널 댓글에 직접 등판하거나 아내 손태영의 유튜브 채널로 달려가 1위 탈환 기쁨을 나누는 등 종잡을 수 없는 솔직함으로 대중을 웃게 했다.여기에는 SNS 마케팅 역할도 컸다. ‘히트맨2’ 투자배급사는 바이포엠스튜디오다. 바이럴 마케팅회사로 출발한 곳으로 2022년부터 영화 투자배급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바이포엠스튜디오는 특정 타깃층을 겨냥한 바이럴 마케팅으로 관련 콘텐츠를 꾸준히 노출하는 방식으로 입소문을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전략은 바이포엠스튜디오가 투자배급한 ‘소방관’에 이어 또 한 번 먹히며 영화 흥행을 이끌었다.양 평론가는 “사실상 마케팅의 승리다. ‘소방관’에 이어 이번에도 굉장히 효과적인 바이럴 마케팅을 했다”고 짚었다. 업계 한 관계자 또한 “영화 흥행의 첫 번째 조건은 작품이겠지만, 최근 추이를 보면 SNS를 활용한 마케팅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영화의 주 관객층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관람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며 “‘히트맨2’ 역시 그 효과를 누렸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2.05 06:05
영화

소지섭 또 해냈다…취향 타는 ‘서브스턴스’ 역주행이 값진 이유 [IS포커스]

소지섭이 투자자인 인디영화 수입사 찬란이 선보인 영화 ‘서브스턴스’의 심상치 않은 역주행 흐름에 국내 영화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지난달 11일 개봉한 ‘서브스턴스’는 나, 그리고 더 나은 버전의 나와의 지독한 대결을 그린 블러디 스릴러로, 2024년 칸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이다. 주인공을 맡은 데미 무어가 전라 노출까지 감행하며 연기 투혼을 펼쳐 호평받았다. 그 덕에 데미 무어는 지난 6일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연기 인생 45년 만에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22일 영진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브스턴스’는 누적 26만 관객을 돌파, 개봉 6주 차임에도 전체 박스오피스 3위에 등극했다. 데미 무어의 “어느 날 미친 대본을 발견했고 그게 ‘서브스턴스’였다. 이런 여자를 연기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감사하다”라는 골든글로브 수상 소감 영상이 SNS에서 반향을 일으키며 국내에서도 박스오피스 순위가 역주행하기 시작했다.이는 작품이 가진 ‘취향 장벽’을 넘어선 것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서브스턴스’는 신체를 기괴하게 훼손·변형하는 ‘바디 호러’ 장르라 여성관객들에겐 진입장벽이 있다고 여겨졌다. 실제 젊은 여성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수상한 약을 맞은 주인공 엘리자베스가 점점 끔찍한 모습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잔혹하게 묘사하며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까지 받았던 터다. 그런데 오히려 2030여성 관객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역주행의 가장 큰 비결은 외모지상주의와 노화를 혐오하는 에이지즘에 저항하는 작품의 메시지로 꼽힌다. 극중 엘리자베스가 약속 시간에 쫓기면서도 빨간 립스틱을 바르며 예뻐 보이기 위해 노력하다가 결국엔 거칠게 닦아내는 장면 등은 여자라면 공감할 수 있는 장면으로 ‘밈’이 되기도 했다. 코미디언 강유미가 패러디한 영상은 유튜브에서 44만 회 이상 재생됐다. 양경미 영화 평론가는 “젊고 멋지게 살고 싶은 건 남녀 마찬가지지만, 여성이 보다 나이듦에 대한 아쉬움이 큰 게 현실이다. ‘본질’을 의미하는 제목처럼 내면에 충실 하자는 주제가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이라며 “또 웬만한 호러에 적응한 젊은 관객도 신선하게 느낄 ‘마라맛’ 영상과 ‘샤이닝’, ‘블랙스완’ 등 명작을 오마주 한 장면 등 분석 거리가 많은 점도 입소문 요소가 됐다”라고 분석했다.‘서브스턴스’가 역주행하면서 관객들의 달라진 눈높이도 확인됐다. 양 평론가는 “최근 관객들은 시각적 볼거리뿐 아니라, 메시지, 영화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찾아낼 수 있는 장면 등에 반응한다. 복합적 만족을 줄 수 있는 작품이 흥행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이 같은 역주행으로 한때 171개로 축소됐던 ‘서브스턴스’의 스크린 수는 300여 개로 증가했다. 지난 주말(1월 3주차)에는 3만 1302명이 관람해 전주 대비 76.8%의 관객 증가율을 보였다. 흥행 뒷심을 보이면서 수입사 찬란과 투자자로 참여한 소지섭의 안목이 다시금 영화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소지섭은 소속사 51K와 찬란 대표의 인연을 통해 지난 2014년 ‘필로미나의 기적’을 시작으로, ‘미드소마’, ‘유전’,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등 국내에서 쉬이 접하기 힘든 독립영화 약 30편 이상을 수입하는 데 투자해 왔다. 소지섭의 이런 투자 행보에 대해 영화 마니아들은 그가 국내 스크린 다양성에 기여한다며 ‘대지섭’이라는 찬사까지 하고 있다. 생경한 작품이 많은 탓에 100만 관객을 넘기기는 쉽지 않지만 지난해 ‘존 오브 인터레스트’와 ‘악마와의 토크쇼’는 국내에서 각각 20만 명, 10만 명이 감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소지섭의 소신도 재조명되고 있다. 2022년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소지섭은 “사실 비용이 많이 든다. 투자수익은 거의 마이너스다”라면서도 “좋은 영화가 많아 소개하고 싶어서 한다. ‘덕분에 좋은 영화 봤다’는 이야기가 가장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최근에는 연달아 관객들의 눈에 띄는 작품을 배출했던 터라 소지섭이 투자수익이 회복세를 탔을지도 궁금증이 모인다.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순 없으나 ‘서브스턴스’는 판권 구입과 홍보에 들인 비용이 높아 걱정했던 것에 비해 역주행에 성공하며 소지섭에게도 희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한다는 수입사 관계자의 전언이다.찬란 측은 “‘서브스턴스’는 이야기가 명확하며 뛰어난 연기와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이렇게 재밌는 영화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 수입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며 “평소 수입에 있어 완성도를 우선으로 고려하되, 관객을 극장으로 모을 수 있는 홍보 포인트가 있는지도 살핀다. 앞으로도 보석 같은 영화를 발견해서 소개고자 한다”고 말했다. 찬란은 올해도 작품 10여 편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1.23 06:05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