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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로 나선 OB...비시즌도 쏟아지는 야구 콘텐츠 [IS 포커스]

KBO리그 '슈퍼스타'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은 그 어느 해보다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특히 류현진은 최근 야구계 선배이자 한국 야구 레전드인 김태균·이대호·윤석민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에 차례로 출연해 눈길을 끈다. 류현진은 프로 입성 초기 한솥밥을 먹으며 가장 친하게 지낸 김태균과 진솔한 대화를 나눠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서 그는 자신의 20대 시절 에피소드를 쏟아냈다. 이대호와 토크에서는 KBO리그 복귀 첫해 소회를 털어놓았고, 리그 대표 스타로 올라선 2024시즌 최우수선수(MVP) 김도영의 재능을 극찬했다. 2026년 3월 열릴 예정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하고 싶다는 의지도 전했다. 윤석민의 채널에서는 자신과 함께 한국 야구 '좌완 트로이카' 한 축을 이루고 김광현(SSG 랜더스)과 자리를 함께했다. 이들은 투수로서 걸어온 길과 은퇴 이후 계획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지난 13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끝으로 2024년 프로야구 공식 행사는 모두 마무리됐다. 예년이라면 각 구단 스토브리그 소식만이 야구 현장을 향한 팬들의 관심을 채워줄 수 있었다. 하지만 '유튜브 시대'가 도래하며 선수·구단·산업 관련 영상이 많아졌다. 팬들은 경기가 없는 계절에도 충분히 야구를 즐기고 있다. 올겨울엔 '올드보이'가 콘텐츠 생산 중심에 있다. 2000년대 프로야구를 이끈 선수들이 은퇴 뒤 차례로 영상 채널을 개설했고, 프로야구 인기와 맞불려 구독자가 증가해 파워 유튜버로 자리매김했다. 선·후배 관계를 바탕으로 웬만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하기 어려운 '섭외력'을 보여줬고, 속 사정을 잘 아는 꾼들 사이 '날것' 같은 대화로 야구팬을 사로잡았다. 선수 시절엔 인터뷰이(interviewee·인터뷰에서 질문을 받는 사람)로만 나섰던 이들이 진행자로 대화를 이끄는 모습도 색다를 즐거움을 주고 있다. 김도영·양현종·김태군 등 2024시즌 통합 우승 팀 KIA 타이거즈 선수들도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비화를 전했다. 이범호 감독도 한화에서 함께 뛴 후배 김태균의 채널에 출연해 초임 감독으로 보낸 지난 1년을 돌아봤다. 채널마다 특색도 다르다. 정근우가 운영하는 채널은 현역·은퇴 선수·지도자들이 두루 출연하는 '인터뷰 전문' 채널이다. 유희관은 특유의 재기 있는 성향을 살려 '체험형' 콘텐츠를 많이 만든다. 전문성 있는 중계 해설로 인정받고 있는 이대형은 인터뷰뿐 아니라 경기 상황 분석도 자주 한다. '야구인' 크리에이터들이 전문성과 섭외력으로 승부한다면, 각 구단 공식 채널 제작진은 다양한 볼거리를 추구한다. 마무리캠프 현장, 시상식 참석자들 뒷이야기, 비활동기간 개인 활동 등 소소한 이벤트를 전한다. 핵심은 스타뿐 아니라 소속 선수들을 두루 조명하는 것. 수도권 A 구단 한 제작 PD는 "휴식도 훈련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구단 관계자가 많다. 선수들의 휴식을 뺏거나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올 시즌 KBO리그가 역대 최초 1000만 관중을 돌파한 배경으로 '쇼츠 영상 활성화'를 꼽았다. OTT 서비스(티빙)와 유무선 중계권 계약을 하며 기존 사업자가 제한했던 영상 활용이 일반 야구팬에게도 허용됐다. 여러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야구 콘텐츠가 노출된 덕분에 새로운 팬이 유입됐다는 얘기다. 온·오프라인 모두 즐기는 야구팬이 늘어났고,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크리에이터로 나선 야구인이 늘었다. 이들에 밀리지 않으려는 '전문 방송인'들도 콘텐츠 생산 경쟁에 가세했다. 프로야구에는 팬들이 즐길 거리가 풍부해지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2.2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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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삼성 스토브리그 무서운 행보, KIA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조상우 품었다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에 비해 비교적 조용한 겨울을 보내던 KIA 타이거즈가 가만히 있지 않고 전력을 보강했다. KIA는 19일 "키움 히어로즈에 2026 신인 드래프트 1·4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10억원을 주고 조상우(30)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했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초 핵심 불펜 장현식을 LG에 뺏긴 KIA는 리그 최정상급 불펜 조상우를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올해 정규시즌 우승 경쟁을 펼친 LG(정규시즌 3위)와 삼성(2위)은 내년 대권 도전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LG는 자유계약선수(FA) 장현식 쟁탈전에서 승리했다. KIA와 삼성도 장현식 영입전에 뛰어들었으나, LG가 내민 4년 총 52억원 전액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넘어서지 못했다. LG는 우승팀 KIA에서 장현식을 뺏어오는 효과까지 기대했다. LG는 이후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내년 후반기 복귀가 예상되자 김강률을 3+1년 4년 총 14억원에 데려왔다. 방출생 심창민도 영입, 불펜 보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불펜 투수 영입전에서 계속 고배를 마신 삼성은 올 시즌 LG에서 뛴 선발 투수 최원태를 4년 최대 70억원의 조건에 영입했다. 또 키움에서 보류권이 풀린 외국인 선수 아리엘 후라도와 계약했다. 삼성은 데니 레예스, 후라도, 원태인, 최원태로 이어지는 든든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KIA의 스토브리그는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내부 FA 장현식을 놓친 데다 서건창(C등급), 임기영(B등급)과 합의점도 찾지 못한 상태다. '오버 페이'보다 합리적인 계약을 추구했다.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을 붙잡았으나, 이는 재계약이다. 새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를 데려왔고, 계약 발표가 임박한 새 외국인 타자 영입 정도가 전력 보강으로 여겨졌다. 올 시즌 우승 경쟁을 펼친 LG와 삼성의 적극적 행보에 KIA도 결국 움직였다. KIA도 정상을 수성하고 왕조 건설을 이루려면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심재학 KIA 단장이 지난 13일 열린 단장 회의에서 만난 고형욱 키움 단장에게 조상우 영입을 먼저 제안했다. 이 논의는 일주일 만에 타협점을 찾아 협상이 마무리됐다. KIA 관계자는 "현장과 불펜 보강 필요성에 대해 공감해 이번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조상우는 150㎞대 빠른공과 예리한 슬라이더가 주무기이며, 스플리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겸비하고 있는 검증된 투수"라면서 "그동안 KBO리그 및 국제대회에서 필승조로 활약한 만큼 향후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형석 기자 2024.12.1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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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맛보기'도 쉽지 않다...함수호 "피곤해 불면증 나아, 스프링캠프는 2배 힘들대요" [IS 인터뷰]

"너무 피곤해서 불면증이 나았어요."함수호(19)는 지난달 프로 선수로서 '첫 경험'을 마쳤다. 대구상원고 소속으로 올해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전체 33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지명된 그는 지난달 5일부터 17박18일 동안 진행된 마무리 캠프 명단에 들어 오키나와로 향했다. 프로 선수라는 설렘에 앞서 '지옥 훈련'으로 유명한 삼성의 분위기를 처음 느낀 자리였다.훈련을 마친 함수호는 19일 서울 야구회관에서 열린 제8회 이만수 포수상 및 홈런상 시상식에서 홈런상을 수상했다. 올해 7홈런을 때리며 고교야구 최고 홈런 타자로 활약한 성적을 인정 받았다.시상식을 마친 후 만난 함수호는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다"고 웃으면서 "원래 불면증이 있었는데 피곤해서 치료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선배들이 스프링캠프가 2배는 힘들다고 하셨다. 긴장 좀 하고 기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확실히 선배들이 야구에 집중하는 모습이 다르더라. 나도 잘하는 형들 옆에 있으니 따라 집중하게 되고, 실력도 더 느는 것 같다"고 '효과'를전했다.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은 함수호를 두고 "함수호는 공교롭게도 8년 만에 첫 모교 선수 수상자"라고 기뻐하면서 "부드러운 스윙으로 쉽게 홈런을 치는 후배가 바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었다. 함수호의 스윙을 보면 이승엽이 생각난다"고 칭찬했다.함수호가 지향하는 타격은 이만수 이사장이 본 그대로다. 그는 삼성 선배 중 롤모델로 구자욱을 꼽으면서 "삼성 원 클럽맨이시기도 하고, 타격을 부드럽게 치신다. 부드럽게 치면서 강하게 때리신다"며 "나도 부드럽게 치려고 연구하고 있는데, 선배님이 그런 면에서 롤모델"이라고 설명했다.프로에서 상대하고 싶은 동년배 선수들도 있다. 함수호는 "NC 다이노스의 임상현 형이 제 학교 1년 선배다. 프로에서 한 번 상대해보고 싶다"며 "(전체 1, 2순위 지명자인) 정현우(키움 히어로즈) 정우주(한화 이글스)와도 만나고 싶다. 특히 현우에게는 올해 황금사자기 때 맞대결에서 졌다. 프로에서는 꼭 이기도록 하겠다"고 웃었다.함수호는 "코치님들께서 모두 기본기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외야 수비에서는 스텝 훈련을 많이 했다. 강하게 앞으로 나가 탄력을 잘 받도록 했다. 타격에서는 배영섭 코치님께서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둬야 한다고 하셔서 연습했다"고 했다.일단 1군에 올라가는 게 먼저지만, 파워 히터 자질이 있는 만큼 삼성 라이온즈파크를 쓰는 삼성과 '궁합'도 좋다. 그는 "빨리 1군에 올라가 첫 홈런을 라이온즈파크에서 쳐 보겠다. 선배님들께서 홈런이 잘 나온다고 했지만, 우선은 올라가야 한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2.1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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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 연봉 25억' LG 리그 최초 샐러리캡 터졌다···"2년 연속 초과하지 않을 것"

LG 트윈스가 샐러리캡(경쟁균형세) 도입 후 처음으로 상한액을 초과했다. 한구야구위원회(KBO)는 18일 2024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의 합계 금액을 발표했다. LG는 2024년 상위 40명의 총 연봉이 138억 561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샐러리캡 상한액 114억 2638만을 24억 2978만원 초과한 것이다. 2023년 제도 도입 후 샐러리캡 초과는 LG가 처음이다. LG는 초과액의 50%인 12억 1489만원을 야구발전기금으로 납부한다.LG의 샐러리캡 초과는 이미 예견됐다. 2023년 박동원을 4년 총 65억원에 FA 영입하면서 2024년 연봉을 25억원으로 책정했다. 또 지난해 29년 만의 우승 직후 오지환과 임찬규, 함덕주 등 내부 FA를 붙잡았다. 우승에 따른 주축 선수들의 몸값도 뛰어올랐다. 차명석 LG 단장은 장현식 FA 영입 직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2년 연속 샐러리캡을 초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를 감안해 이번 FA 시장에서 움직였다. 2년 연속 샐러리캡을 초과하면, 다음 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하고 초과분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야구발전기금'으로 납입해야 한다. KBO는 전력 상향 평준화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2023년부터 샐러리캡을 도입했다. 2021~2022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외국인선수와 신인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의 소속 선수 중 연봉, 옵션 실지급액, FA 연평균 계약금 안분액)의 금액을 합산한 연평균 금액의 120%인 114억 2638만원을 샐러리캡 상한액으로 올 시즌 적용했다. LG에 이어 KIA 타이거즈가 112억 4900만원으로 두 번째로 높았지만, 샐러리캡 상한액을 초과하진 않았다. 이어 두산 베어스(111억 9436만원) 삼성 라이온즈(111억 8100만원) 롯데 자이언츠(111억 5018만원) 한화 이글스(107억 1046만원) KT 위즈(105억 1641만원) SSG 랜더스(104억 5700만원) 순이었다. NC 다이너스가 94억 7275만원을 기록했다.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는 56억 7876만원으로 샐러리캡 상한액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한편 2025년 샐러리캡 상한액은 현행보다 20% 오른 137억 1165만원으로 정해졌다. KBO는 샐러리캡 도입 당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114억원대로 동결하기로 했으나 물가 인상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선수 연봉이 대폭 늘어나면서 2025년 상한액을 20% 올렸다. '샐러리캡'이라는 명칭도 '경쟁균형세'로 바꿨다.이형석 기자 2024.12.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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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야구도, 인생도 타이밍

최근 강진성(키움 히어로즈) 선수 인터뷰를 읽었습니다. '너 올해 못하면 잘리는데 한번 해봐…2020년 그날을 못 잊는다'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이 눈길을 끌었기 때문입니다.강진성 선수는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우승 주역에 꼽힐 정도로 2020년 맹활약했습니다. 그해 그는 기존의 타격폼(왼발 들었다 내리며 타이밍을 잡는 일명 레그 킥)을 완전히 버립니다. 스탠스를 넓히고 왼발 끝을 살짝 튕기듯 지면에 붙여 타격하는 '토탭(toe tap)'으로 바꿉니다. 변화의 계기에 대해 강 선수는 2020년 초 미국 캠프에서 돌아와 개막을 준비하던 중 당시 이동욱 감독님으로부터 "올해 못하면 잘리는데 감독 말 한번 믿고 따라 해봐"라는 말을 듣고 나서였다고 인터뷰합니다. 사실입니다. 당시 이동욱 감독님이 강진성 선수에게 엄명(?)을 내린 것도, 그에 앞서 선수단 운영 계획에서 2020시즌을 강 선수의 마지막으로 판단한 것도 맞습니다. 2020년 2월 말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였습니다. 전지훈련 오전 훈련이 끝날 무렵, 이동욱 감독님과 저는 야구장을 나와 같이 걸었습니다. 현장과 구단의 선수 평가를 일치시키고 현재와 미래의 판단을 공유하는 루틴이었습니다. 이때 강진성 선수 타격 타이밍을 놓고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그날따라 강 선수 배팅이 무딘 것이 도드라졌습니다. 평소 산책 코스는 야구장 담벼락을 지나 건너편 퍼블릭 골프장 펜스를 끼고 1시간가량 이어졌습니다. 감독님은 타격 자세의 변화 과정에 대해, 저는 구단 프런트에서 준비한 선수단 구성 계획에 대해 서로 설명했습니다. '더이상 진전이 없으면 강 선수 자리가 없다'라는 내용을 제가 꺼낸 것으로 기억합니다.시간을 더 뒤로 돌려 봅니다. 2018년 12월 초였을 겁니다. 팀(NC)이 꼴찌로 떨어진 뒤 새로 감독이 뽑히고, 코칭 스태프도 재구성됐습니다. 타격 파트에 팀의 베테랑 출신 이호준 타격 코치(현 NC 감독)가 데뷔합니다. 그와 선수 시절 친분이 두터운 후배 채종범 코치(현 부경고 감독)도 부임합니다. 감독님과 타격 코치들이 모여 타선의 주축 멤버 외 집중적으로 키울 야수로 김태진(현 키움 히어로즈), 강진성, 이우성(현 KIA 타이거즈) 선수를 뽑았습니다. 주전 선수를 위협할 차세대이자 선수 기용에 숨통을 틔울 기대주로서 육성 계획을 짭니다. 신임 이 감독의 지론은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고, 적어도 직구는 놓치지 말자"였습니다. 강 선수에게 토탭 변화는 이때 이미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폼이 오락가락하며 완전히 바뀌는 데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왜였을까요. 당시 채종범 코치에게 연락했습니다. 그는 "2019년 하체 리듬을 살려 타구에 힘을 싣는 데 힘들어했어요. 이호준 선배님과 이런저런 방법을 다 썼지만 선수가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토탭이 죽기보다 싫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2020시즌 개막 앞두고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겁니다. 시범경기 때 절박함이 있었어요. 그때 진짜 고칠 마음이 생겼더라고요"라고 기억합니다. 강진성 선수의 스토리는 잘 그만두기와 전환(reset)의 결정 과정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남이 아무리 권해도 스스로 납득하지 못하면 억지로 끼워 맞춘 옷처럼 어색합니다. 오랜 기간 다듬어 온 타격폼과 결별하겠다는 선수의 결심이 먼저여야 했습니다. 사람은 하던 걸 잘 바꾸지 않으려고 합니다. 투자한 시간이 아깝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일관성을 지켜야 한다는 심리적 습성 또한 변화를 결정하는 데 장벽을 칩니다. 마음을 정리하는데도 타이밍이 있습니다.주변 사람들도 타이밍을 잴 수 있어야 합니다. 감독 말 한마디면 곧바로 실행되는 것이 과거 야구였다면 그때 지도자들은 설득의 시간을 길게 잡고 때를 끝까지 기다렸습니다. 사실 감독도, 두 타격 코치도 고민·고심·고충이 참 많았습니다. 큇(Quit·그만두기)이란 행동과학 책에는 "더 이상 진전이 없을 때, 개인의 목표와 현 상황이 불일치할 때 등이 포기의 기준이자 타이밍"이라고 조언합니다. 당사자와 주변에서 그런 순간을 잡을 때 변화의 물꼬가 트입니다.강진성 선수께, 다시 변화의 출발선에 서 계시군요. 과거를 기억하고 교훈을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때와 사람도, 환경도 다릅니다. 자신의 새로운 타이밍을 잘 찾길 응원합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12.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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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외인 최초, 또 최초···약속 지킨 오스틴의 멋진 2박 3일 한국행

LG 트윈스 오스틴 딘(31)이 황금장갑을 품에 안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한국에서 멋진 2박 3일 여정을 마무리했다. 오스틴은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1루수 부문 수상자로 무대에 섰다. 총 유효표 288표 중 193표(득표율 67.0%)를 얻어 홈런왕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28.8%)를 가볍게 제쳤다. 오스틴은 수상 소감으로 "Wow"를 세 차례 연발했다. 곧이어 휴대전화를 꺼내 준비한 소감을 읽었다. 오스틴은 지난해 LG 외국인 선수로는 역대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당연히 LG 외국인 선수의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 역시 처음이다. 오스틴은 케이시 켈리가 지난 7월 방출되자 "나도 켈리 같은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내가 그의 유산을 이어받겠다"라고 한 다짐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오스틴의 수상은 큰 의미가 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의 선수들 참석률은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은 12월엔 한국에 없기 때문에 구단 관계자가 대리 수상하는 게 관행이다. 가장 최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한 외국인 선수는 2019년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투수)이었다. 이후 4년 동안 외국인 수상자 5명 모두 불참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도 역대 가장 많은 4명의 외국인 선수가 골든글러브를 차지했지만 시상식 무대에 오른 선수는 오스틴이 유일했다. NC 다이노스 카일 하트(투수),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와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이상 외야수)는 불참했다. 오스틴은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태평양을 건너왔다. 오스틴은 지난해 LG 1루수로는 1994년 서용빈 이후 29년 만에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으나,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해외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 3월에야 그는 서울 잠실구장에 모인 동료들 앞에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그는 "올해 초에 팬들에게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르면 꼭 시상식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본지가 이달 초 구단을 통해 확인하니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달하고자 행사에 참석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오스틴은 올 시즌 140경기에서 타율 0.319 32홈런 132타점을 기록했다. LG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타점왕에 올랐다.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것도 LG 선수로는 최초였다. 국내에서 가장 큰 서울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홈런 공동 6위, 장타율 5위(0.573)에 올랐다. 오스틴은 지난달 말 LG와 총액 170만 달러(24억4000만원)에 계약했다. LG에서 3시즌을 뛴 외국인 타자는 루이스 히메네스가 유일했다. 다만 교체 외국인 선수로 들어온 뒤 세 번째 시즌 중도에 부상으로 방출됐다. 오스틴은 "큰 목표는 LG에서 좋은 선수로 남는 것이다. 내 다리가 부러질 때까지 열심히 뛰면서 LG에서 끝까지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이형석 기자 2024.12.1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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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2라운더 신인' 내야수 염승원, 이영민 타격상 영예

내년 시즌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하는 휘문고 내야수 염승원이 이영민 타격상의 주인공이 됐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11일 2024년 부문별 수상자를 공개했다. 이영민 타격상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주최한 고교야구 주말리그와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15경기 60타석 이상에 선 타자 중 최고 타율을 기록한 선수가 받는다. 염승원은 올해 20경기에 출전해 타율 0.521(73타수 38안타) 18타점, OPS(장타율+출루율) 1.301을 기록했다. 이 활약에 힘입어 염승원은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키움의 지명을 받았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키움에 입단한 덕수고 투수 정현우는 18세 이하부 우수선수에 뽑혔다. 정현우는 올해 16경기에 등판해서 8승 무패, 평균자책점 0.75로 호투했다. 48⅓이닝 동안 삼진 70개를 잡는 기염을 토했다. 김일배 지도자상은 주창훈 전주고 감독이 받는다. 주창훈 감독은 올해 청룡기,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전주고를 3관왕으로 이끌었다.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시상식은 내년 1월 중 열리는 대의원총회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윤승재 기자 2024.12.1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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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참고 뛰어' 카디네스부터 핵심 선수까지, 꾀병 논란·부상 병동 키운 삼성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트레이닝 파트의 허위 및 축소 보고로 피해를 본 것이 취재 결과 드러났다. 이종열 삼성 단장이 취임과 함께 데려온 트레이닝 파트의 핵심 관계자가 현장 코치진에 선수의 검진 결과를 온전히 전달하지 않으면서 혼란을 초래, 애꿎은 선수들만 부상 악화 혹은 태업 논란의 중심에 섰다.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루벤 카디네스의 태업 논란이었다. 카디네스는 지난 7월 카데나스라는 등록명으로 삼성에 대체 선수로 입단, 7경기 타율 0.333(24타수 8안타) 2홈런 5타점을 기록하고 방출된 바 있다. 카디네스는 7월 26일 KT 위즈전에서 겪은 허리 통증으로 한동안 전열에서 이탈했다. 구단은 병원 검진 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그의 공백은 길어졌다. 카디네스는 8월 6일 한화 이글스전에 대타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어색한 스윙으로 삼진을 당한 뒤 수비에서도 전력을 다하지 않는 모습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구단은 선수가 직접 출전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한 터였다. 이는 곧 카디네스의 꾀병 및 태업 의혹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시즌 중부터 한 오랜 취재 결과 카디네스는 꾀병이 아니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여러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카디네스는 처음부터 옆구리와 허리 사이의 요방형근 미세 손상이라는 병원 소견을 받았다. 그러나 트레이닝 파트의 핵심 관계자는 현장 코칭스태프에겐 단순한 담 증세라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크로스체크를 하면서 병원마다 소견이 다를 수는 있어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단정지을 증세는 아니었다. 카디네스는 계속 통증을 호소했지만, 트레이닝 핵심 관계자는 출전을 강요했다. 태업 논란이 있던 8월 6일 경기 전에도 카디네스는 뛰기 어렵다고 말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카디네스의 상황을 제대로 듣지 못한 코칭스태프는 그가 꾀병을 부린다고 오해하며 출전하도록 했다. 현장 관계자는 "선수에게 직접 상태를 듣지는 않았다. 트레이닝 파트의 보고를 통해 선수 상태를 체크했다. 검진 결과에 이상이 없다는 의견을 듣고 (8월 6일 경기에) 출전시켰다"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결국 카디네스가 마지못해 출전하겠다고 했고, 경기에 나선 결과 더 큰 부상을 입었다. 논란의 꾀병 사태가 커진 뒤 이후 재검진을 받은 카디네스는 자신의 자기공명영상(MRI)을 미국에서 스트렝스 코치로 일하고 있는 친형에게 보냈다. MRI 등 자료를 통해 미국 의사에게 정확한 상태를 파악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결과는 복사근 손상. 하지만 카디네스는 이미 태업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었다. 최근 키움과 계약한 카디네스는 옆구리 미세 손상이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의 부상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삼성 구단은 카디네스를 두고 "태업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하긴 했다. 하지만 병원 검진 결과 이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꾀병 의문을 키웠다. 선수단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 관계자는 "당시 카디네스의 상태를 모르던 선수단도 처음엔 그를 (꾀병을 부린다고) 의심했다. 하지만 이후 카디네스의 상황을 전해 듣고는 오해를 풀었다"라고 전했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삼성 구단의 고위 관계자는 "당시 트레이닝 파트가 처음부터 카디네스는 이상 없다고 보고했다. 트레이닝 파트가 의도적으로 허위 보고했다고 믿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이런 정황을 볼 때 팀 내부에서도 중요한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단지 카디네스 사례만 있었던 게 아니다. 삼성의 다른 선수들도 시즌 도중 통증을 호소하며 정밀 검진을 요청했으나, 트레이닝 파트는 병원 검진 없이 침 치료나 임시방편으로 해당 선수를 조처한 것도 알려졌다.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했던 A 선수는 병원 검진 대신 임시방편으로 치료를 받다 부상 기간이 길어졌다. 핵심 선수 B는 오랜 회복 기간이 걸리는 광배근 부상을 당했으나, 트레이닝 파트가 며칠 후 캐치볼이 가능하다고 코칭스태프에 축소 보고한 사례도 있었다. 또 다른 핵심 선수 C도 발목 인대가 부분 파열된 상태로 경기를 뛰었다. 이러한 조치는 시즌 막판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이어져 삼성은 포스트시즌(PS)에서 제대로 된 전력을 구성하기 어려웠다.삼성 구단은 선수들의 부상 정보가 내부에서도 쉽사리 돌지 못하도록 단속해 왔다. 이는 단순히 전력 노출을 우려해서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각 담당 코치에게도 선수들의 부상 정보가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 감독과 코치가 잘못된 정보로 출전 명단을 작성한 데다, 통증을 안고 뛰는 선수는 더 큰 부상 위험에 노출됐다. 이종열 단장은 PS를 앞두고 선수단과 가진 자리에서 "정규시즌 2위의 업적은 트레이닝 파트의 공"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미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었다. '투혼'과 '승리욕'이라는 명목으로 선수들의 고통을 키운 셈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023년 삼성 선수들이 부상자 명단에 오른 건수는 총 17차례였다. 올해는 29차례로 급등했다. 올 시즌 삼성의 호성적을 트레이닝 파트의 공으로 돌리기에는 무리로 보인다. 이 상황에 대해 구단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답변드리기 어렵다. 사실 관계를 확인하겠다"라고 답했다. 윤승재 기자 2024.12.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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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FA 미아, 이번에도 추운 겨울···이용찬의 종착지는? NC "오버페이 없다"

자유계약선수(FA) 이용찬(35)이 4년 만에 또다시 추운 겨울을 맞았다. 올 시즌 NC 다이노스에서 뛴 이용찬은 개인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지만, 10일 오후까지 미계약 상태로 남았다. 이번 FA 시장에서 장현식(LG 트윈스) 노경은(SSG 랜더스) 김원중(롯데 자이언츠) 등 불펜 투수들이 좋은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이용찬은 이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다. NC 구단 관계자는 "FA 시장 개장 후 지금까지 선수 측과 두 차례 만났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주에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했다. 구단의 계약 조건도 제시했다"라고 전했다. 이용찬은 4년 전 겨울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생애 처음으로 얻은 FA 자격을 행사했지만, 해를 넘기도록 'FA 미아'로 시장에 남아 있었다. FA 신청 5개월 전인 2020년 6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약점이 있었고, 보상 규정이 가장 부담스러운 'FA A등급'이었기 때문이다.결국 이용찬은 불펜 보강이 절실했던 NC 다이노스와 3+1년 최대 27억원에 사인했다. 2021년 정규시즌이 시작된 5월에야 계약한 것이다. 2007년 두산 베어스 1차 지명 출신 이용찬은 개인 통산 64승 69패 173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85를 기록했다. 선발(102경기) 불펜(마무리 362경기) 모두에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다. NC 이적 후에는 215경기에서 11승 19패 83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용찬은 올 시즌 3승 9패 16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6.13에 그쳤다. 피안타율(0.353)과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1.90)이 상당히 높다. 2군에도 몇 차례 다녀왔다. 보상 조건이 까다로운 것도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용찬은 'FA B등급'으로 타 구단 이적 시 원소속 구단에 25인 보호 선수 외 1명과 전년도 연봉 100%(4억원)를 줘야 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영입 비용은 물론 보상 선수를 내주는 조건도 다소 부담스럽다"라고 했다. 4년 전보다 이용찬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다만, 최근 FA 불펜 투수에 대한 대우가 좋아졌다는 점은 이용찬에게 희망적이다. 게다가 LG 트윈스 이적이 유력한 김강률 등의 행선지가 정해진 후에는 시장 상황도 달라질 여지가 있다. NC는 이용찬과 재계약을 희망하고 있다. 이호준 NC 신임 감독은 이용찬이 잔류하면 내년 시즌 선발 투수로 기용할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이 감독은 "(이)용찬이는 선발로 아직 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선발 투수로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NC 관계자는 "우리도 이용찬과 잔류를 희망한다"면서 "다만 절대 오버페이(과다 지출)를 하진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이형석 기자 2024.12.10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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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밝아진 장필준...홍원기 감독, 올겨울도 '상담가 모드' [IS 피플]

홍원기(51)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올겨울도 소속팀 선수들의 심리상담가로 나섰다. 홍 감독은 지난 6일 최근 영입한 베테랑 투수 장필준과 면담을 진행했다. 지난 10시즌(2015~2024) 동안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장필준은 지난달 방출돼 새 소속팀을 찾았고, 지난 5일 키움과 연봉 4000만원에 계약했다.장필준은 2017·2018년 연봉 협상에서 2년 연속으로 최고 인상률을 기록할 만큼 삼성의 핵심 불펜 투수였다. 하지만 2020시즌부터 하락세를 보였고, 2024시즌엔 1군에서 한 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젊은 투수들이 성장한 삼성 불펜에 그의 자리는 없었다. 홍원기 감독은 구위만큼 자신감 회복이 절실한 장필준과 대화를 나눴다. 선수의 성격이 진중한 편이라는 걸 파악한 홍 감독은 조심스럽지만 꼭 필요한 질문을 통해 심리 상태를 헤아렸다. 홍원기 감독은 "장필준에게서 그동안 심리적으로 쫓기고 있다는 걸 봤다. 그 부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평소) 장필준이 비장한 기운을 풍기는 게 자칫 초조하게 비칠 수 있다는 것도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홍 감독은 "얘기를 들은 선수가 표정이 밝아지며 오히려 웃어 보이더라. 우리 팀에서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라고 덧붙였다. 홍원기 감독은 키움 수석 코치 시절이었던 2019년 12월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땄다. 사령탑이 된 뒤엔 팀의 방향성과 선수의 심리 상태, 개별 목표를 공유하기 위해 전원 면담을 진행했다. 20분 만에 대화가 끝나는 선수도 있다. 멘털이 강하고 선수로서 노하우가 분명한 베테랑이 보통 그렇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 선수와의 대화는 길어진다. 올해는 송성문이 그랬다. 그는 데뷔 10년 만에 잠재력을 발휘하며 2024 정규시즌 타율 5위(0.340)에 올랐다. 홍원기 감독은 "최근 송성문이 한 시상식(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에서 큰 상(최고야수상)을 받았는데, 그게 자신에게 큰 의미가 됐다고 하더라. 그런 자리에 다시 나서고 싶어 했던 속내를 듣고 내 생각을 얘기해 줬다. 송성문이 정규시즌 막판 체력이 떨어져 힘들어 보였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내년에 어떻게 할지 얘기를 나눴다"라고 했다.'2년 차 징크스'를 겪은 이주형,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장재영, 신인 투수 중 가장 돋보였던 김윤하 등 홍원기 감독과의 대화가 필요한 젊은 투수들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올겨울도 '상담가 홍원기'는 바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2.0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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