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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리포트] 20조 자금 수혈 SK이노베이션, 그린사업 전환 성공할까

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이 그린사업 전환 가속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를 위한 자금 확보 방편으로 유상증자를 택했다가 주가 급락 등의 후폭풍이 거셌다. 그린사업 전환의 핵심으로 배터리 사업이 꼽히는 만큼 자회사 SK온의 성장과 흑자 전환 등이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유상증자 후폭풍, 부채율 증가도 증가 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 발표로 자금 조달 우려가 부각되면서 지주사인 SK의 투자심리까지 위축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말 총 1조18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자금조달 목적은 시설자금 4185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4092억원, 채무상환자금 3500억원 등이다. 이런 유상증자 안이 발표되자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당일 6% 넘게 빠졌다. 지주사인 SK도 이날 4% 이상 떨어지는 등 우려를 낳았다. SK이노베이션은 여기저기서 자금을 수혈하면서 그린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부채율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 2021년 SK이노베이션의 부채율은 152.5%였는데 2022년 189.2%까지 증가하더니 올해 1분기에는 193.4%를 기록했다. 부채율 200%까지는 보통 안정적인 재무상태로 평가해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SK이노베이션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6조2300억원에 달한다. SK그룹 계열사 중 SK하이닉스(18조3800억원) 다음으로 차입금이 많다. 이중 SK온의 차입금 규모가 10조80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SK온의 부채율은 258.1%까지 치솟았다. SK이노베이션은 그린사업 전환의 속도전을 위해 거쳐야 하는 진통으로 여기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도 ‘카본 투 그린’ 혁신을 위한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김준 부회장은 “그린사업 전환 가속을 위한 차세대 소형 모듈 원자로, 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 개발 관련 연구개발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건실한 재무구조를 확보하고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도 “미래에는 그린 에너지 사업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사주 매각 등을 포함한 주주가치 제고를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의 배터리 사업 수익성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향상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준 부회장은 "배터리 사업 관련 미국 현지 생산에 대한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효과, 생산성 개선 등으로 회사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 재평가가 기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온 20조 자금 확보, 수주 290조+α SK이노베이션의 자금 압박 원흉으로 지목된 SK온은 글로벌 공장 증설 등 배터리 사업 확장을 위해 20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며 반등을 꾀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에너지부의 정책지원금 12조원(92억 달러)을 확보하면서 숨통이 트이고 있다. SK온과 미국 포드자동차의 배터리 생산법인인 블루오벌SK는 지난 달 미국 에너지부의 첨단기술차량제조(ATVM) 프로그램에 따라 정책자금 차입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블루오벌SK는 이번 자금 확보로 미국 내에서 더 탄탄한 생산 활동 기반을 갖출 전망이다.블루오벌SK는 계약 체결로 확보하게 될 자금을 미국 켄터키주 1·2 공장 및 테네시주 공장 등 총 3개의 공장 건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블루오벌SK가 잠정 확보한 12조원은 역대 최대 규모의 금융 지원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25억 달러의 ATVM 대출을 확보한 바 있다. 블루오벌SK가 받는 ATVM 프로그램 차입 금리는 미국 국채 금리 수준이 적용된다. 본 계약 체결 때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수준의 저리로 차입이 가능해진다.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얼티엄셀즈와 비교해 3배 이상의 차입금을 빌린 건 SK온의 재무상태 현주소를 보여준다”며 “갖고 있는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많이 빌릴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셈”이라고 해석했다. 아무래도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상장 여부가 재무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성공적인 상장으로 공장 증설 등에 대한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측면이 있다. SK온은 2026년 상장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어 시기적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SK온은 상장 작업이 다소 지체되면서 자금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다행히 프리 IPO(기업공개)를 통해 4조8000억원을 수혈하면서 계획대로 공장 증설 등의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SK온은 지난해 7월 독일 무역보험기관인 오일러 헤르메스, 한국무역보험공사 및 한국수출입은행 등 공적수출신용기관(ECA)을 통해 헝가리 3공장 등 유럽 배터리 사업을 위한 투자자금 2조6000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이 2조원 출자, 프리 IPO 4조8000억원, ATVM 정책자금 12조원 등이 추가되며 20조원 이상의 자금을 수혈했다. SK온 관계자는 “SK온의 성장세가 이번 정책지원자금 확보로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며 "향후에도 다양한 조달 방안을 활용해 SK온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온의 배터리 수율도 올라가고 있는 만큼 수익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1분기에 반영하지 않았던 AMPC(2200억원 추정)가 실적에 반영될 경우 SK온의 첫 흑자 달성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4년 전 LG에너지솔루션도 저희와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며 “당시 증권사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이익 안정화가 어려울 것'으로 의심을 했지만 지금은 안정기에 접어들어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SK온도 현재 수주잔고만 290조가 넘는다”며 “현대차와의 미국 합작법인까지 더한다면 수주잔고가 300조 중반대에 달한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7.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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