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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지일까 만용일까' ML 28승 투수 태도 논란, 분위기도 승리도 날려버렸다 [IS 이슈]

팀을 끌어올렸어야 할 에이스가 팀 분위기를 차갑게 식혔다. 콜 어빈(31·두산 베어스)이 최악의 부진도 모자라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더블헤더(DH) 싹쓸이 패배에 일조했다.두산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 DH 2경기를 모두 패했다. NC가 두 경기 모두 선발이 5이닝을 책임지고, 불펜은 나눠 이닝을 소화한 반면 두산은 2경기 모두 선발이 일찌감치 무너졌다.2차전 선발 최준호의 부진까진 '상정 내'였다. 최준호는 2와 3분의 1이닝 4실점 부진했고 두산은 2-5로 경기를 내줬다. 지난해 5선발로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으나 최준호는 어디까지나 대체 선발급 자원. 두산이 예상하지 못했던 건 1차전을 망가뜨린 어빈의 최악투였다. 어빈은 최준호와 마찬가지로 2와 3분의 1이닝 소화에 그쳤고, 실점은 더 끔찍했다. 볼넷 4개 사구 3개를 허용한 그는 무려 8실점을 허용했다. 최준호와 달리 어빈은 '반드시' 잘해줘야 하는 투수였다. 지난해까지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뛰었던 어빈은 메이저리그(MLB) 통산 28승 40패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한 대형 투수였다. 빅리그 통산 134경기 중 93경기를 선발로 나섰고, 10승 시즌(2021년), 풀타임 3점대 평균자책점 시즌(2022년 30경기 174이닝 평균자책점 3.98)까지 경험했다. 빅리그 기준 구위가 약하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구속은 KBO리그에서 충분히 통했다.문제는 11일 경기 그랬던 것처럼 제구였다. 올 시즌 51이닝 동안 볼넷이 23개, 사구는 9개나 허용했다. 11일 경기 부진 전까지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지만, 안정감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시즌 스트라이크 비율이 60.9%. 규정이닝 선발 투수 30명 중 최하위다.어빈이 무너지면서 두산은 더블헤더 1차전 때 롱릴리프 자원을 모두 소진했다. 2차전에서 최준호가 무너지자 필승조 자원이 총출동했다. 꾸준히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하던 홍민규가 3과 3분의 2이닝 58구나 던졌고, 고효준, 박치국, 최지강, 김택연까지 마운드를 밟았다. 불펜은 불펜대로 썼고, 주말 시리즈 통틀어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어빈은 더블헤더 결과뿐 아니라 분위기까지 망쳤다. 두산은 그가 1차전 3회 초 1사 2루에서 또 볼넷을 내주자 결국 투수 교체를 선택했다. 박정배 투수 코치가 그를 불러들이러 올라갔는데, 어빈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친 태도로 어깨를 부딪힌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앞서 시즌 초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와도 설전을 벌였던 그의 올 시즌 두 번째 태도 논란이었다.물론 어빈이 KBO리그를 무시했다고 넘겨짚을 수는 없다. 취재 결과 어빈은 경기가 끝난 뒤 동료들에게 승부욕이 지나쳤다며 사과를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보육원을 찾아가 봉사를 자처할 정도로 선한 삶에 대한 '의지'도 있다.어빈의 사례는 등판날이면 누구보다 예민해지고, 이기적으로 변하는 일부 선발 투수들과 같은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선발 투수들이 마운드에 서면 포수의 리드를 거절하고, 코치의 교체에 불만을 드러내곤 한다. 그런 모습이 매번 오답은 아니다. 팀 케미스트리를 항상 해치는 것도 아니다. 가령 라이언 와이스(한화 이글스)는 지난달 11일 두산전에서 7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다 8회 투런 홈런을 맞았다. 이후 2사까지 잡은 상황에서 양상문 한화 코치가 그를 교체하러 올라왔고, 와이스는 격렬히 손을 저으며 강판을 거부했다. 양 코치는 외면하듯 그를 교체했고, 와이스는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글러브로 입을 가리고 분노를 표했다. 하지만 와이스의 해프닝은 딱 거기까지였다. 와이스는 경기 후 "막지 못한 나 자신에 대한 아쉬움"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또 비슷하게 완투(완봉) 도전 상황이던 11일 키움 히어로즈전 때는 "지난 등판까지 100구 넘게 던진 경기가 많았다"는 벤치의 설득에 동의하고 8이닝 93구로 등판을 마쳤다. 벤치를 존중한 결과다.어빈도 책임감의 표현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본심이 어쨌든, 어빈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그것도 벌써 두 번째다. 어빈이 혼자 마운드에서 감정을 해소하는 동안 팀 순위는 늪에 빠지듯 가라앉고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1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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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구 무려 8개' LG가 아닌 자신과 싸운 박종훈 [IS 잠실]

사사구 8개. 베테랑 언더핸드스로 박종훈(34·SSG 랜더스)이 마운드 위에서 고개 숙였다.박종훈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5피안타(2피홈런) 8사사구 2탈삼진 7실점했다. 1-5로 뒤진 5회 말 무사 1·2루에서 박시후와 교체됐는데 승계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실점이 추가됐다. 팀이 4-12로 대패하면서 시즌 2패째. 지난해 4월 13일 수원 KT전 이후 1년 넘도록 승리가 없다. 경기 뒤 평균자책점은 4.80에서 7.11(19이닝 15자책점)까지 치솟았다.고질적인 약점인 '제구'가 크게 흔들렸다. 이날 박종훈은 1-0으로 앞선 1회 말 볼넷 2개와 피안타 1개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문보경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했다. 후속 박동원에게 백투백 홈런까지 내줘 순식간에 5실점. 2회와 3회는 실점하지 않았지만, 볼넷 3개로 주자가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아슬아슬하게 이어가던 피칭은 5회를 버티지 못했다. 5회 말 문성주와 김현수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박종훈의 투구 수는 98개. 스트라이크 비율은 49%(48개)에 불과했다. 주무기인 커브가 1회 피홈런으로 연결된 탓인지 결정적인 순간마다 영점이 흔들렸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크니 LG 타자들은 무리하지 않았다. 빡빡한 볼카운트의 결과는 대부분 볼넷. 수비 시간이 길어지니 야수들의 집중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벤치의 기대가 무색했다. 박종훈은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1패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했다. 들쭉날쭉한 피칭 탓에 계산이 서지 않았는데 LG전에는 강했다. 지난달 18일 맞대결에서 7이닝 4실점(3자책점) 호투한 것. 올 시즌 유일하게 기록한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상대가 바로 LG였다. 하지만 두 번째 맞대결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LG 타선도 매서웠지만 '스스로 무너졌다'는 표현이 적합한 경기 내용이었다.잠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5.0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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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볼로 6K' 첫 3연승 문동주, 더 이상 방황은 없다 [IS 피플]

결정구를 찾아다니던 시간은 끝났다. 문동주(22·한화 이글스)가 다시 찾은 결정구 포크볼과 함께 '완전체 투수'로 성장 중이다.문동주는 지난 26일 열린 KT 위즈와의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홈경기에 선발 등판, 7과 3분의 2이닝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문동주를 앞세운 한화가 2-1로 승리하면서 그는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3연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도 썼다. 평균자책점도 여느 에이스 부럽지 않은 3.03까지 낮췄다.올 시즌 문동주의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지난해 후반기 어깨 통증을 느낀 그는 비시즌 내내 재활에 전념하다 시즌 준비가 늦어졌다. '불펜 전환설'까지 돌았으나 투구 수를 늘린 끝에 선발로 출발했다. 지난 2일 롯데 자이언츠전(2이닝 4실점)과 8일 두산 베어스전(4이닝 3실점)에선 강속구가 통하지 않아 부진했다. 당시 시즌 평균자책점이 5.73까지 높아졌다. 부진은 길지 않았다. 1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그는 6이닝 무실점으로 첫 승을 수확했고, 19일 NC 다이노스전에서 강우 콜드 완투승(5이닝 2실점)을 더하는 등 3연승을 달렸다.달라진 배경에는 달라진 포크볼 구사가 있다. 문동주는 광주진흥고 시절에는 포크볼을 결정구로 썼다. 하지만 그 공을 많이 던지면 손톱이 깨지는 일이 잦았다. 결국 프로 입단 후 포크볼을 던지지 않았다. 대신 커브와 슬라이더를 써보려 했으나, 포크볼에 비해 위력이 덜했다. 문동주는 포크볼 대신 체인지업 장착도 시도해봤으나, 쉽지 않았다. 결국 문동주는 지난해 후반기 다시 포크볼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후반기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60으로 선전하는 결과를 얻었다. 올 시즌 문동주는 포크볼 구사율을 17.3%(스탯티즈 기준)까지 높였다. 포크볼 피안타율은 0.125에 불과하다. 그는 지난 26일 KT전에서 총 20개의 포크볼을 던졌다. 이날 기록한 탈삼진 8개 중 6개를 이 구종으로 솎아냈다. 문동주는 커브를 초구(구사율 11.9%) 또는 스트라이크와 볼이 같은 카운트(16.4%)에서 주로 활용하고 있다. 포크볼은 2스트라이크 이후(25.8%), 카운트가 유리할 때(26.8%) 결정구로 선택하고 있다. 지난해 6.1%였던 체인지업 구사율은 올해 0.2%로 사실상 사라졌다. 문동주는 26일 경기 후 구단 인터뷰를 통해 "체인지업을 장착하기 위해 몇 년 동안 고생했다. 류현진 선배님, 정우람 선배님 등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많은 선수에게 물어봤는데도 (익히기) 어렵더라"며 "조금 부끄럽지만 (내 포크볼 정도면) 좋은 구종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포크볼로 노선을 변경한 게 잘 통한 것 같다. 던지기 편하다"고 자신했다.7회까지 84구를 던진 26일 문동주의 페이스를 보면 올해 개장한 한화생명 볼파크의 첫 완봉승이 기대됐다. 그러나 8회 선두 타자(유준규)에게 볼넷을 내주며 8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문동주는 "그 볼넷이 너무 아쉬웠다"며 "(완봉은) 생각하지 않았다. 더 잘 던져야 했다. (새 구장 최초의 기록은)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기회가 된다면 내가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며 웃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28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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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이닝 비자책' 에이스 문동주가 돌아왔다, 시즌 첫 승→한화 2연속 위닝시리즈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가 6이닝 비자책 호투로 2025시즌 첫 승을 거뒀다.문동주는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81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면서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문동주의 시즌 첫 승이었다. 부상 복귀 후 거둔 승리라 더욱 값졌다. 지난해 9월 오른쪽 어깨 통증을 느끼고 시즌을 조기 마감한 문동주는 차근차근 투구 수를 늘린 끝에 지난달 복귀했다. 그러나 지난 3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다. 정규시즌 복귀전이었던 3월 27일 LG 트윈스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지난 2일 롯데 자이언츠전(2이닝 4실점)과 8일 두산 베어스전(4이닝 4실점)에선 투구 내용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문동주의 키움전 직구 최고 스피드는 153㎞/h에 그쳤다. 구속은 평소보다 다소 느렸지만, 포크볼과 슬라이더·커브 등 변화구가 잘 통하면서 키움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해 냈다. 문동주의 초반 흐름은 다소 좋지 못했다. 1회 키움의 선두타자 송성문에게 안타를 내준 뒤 후속타자 푸이그와 박주홍을 범타로 처리했지만, 최주환에게 선제점을 내주는 적시타를 맞았다.문동주는 곧 안정을 찾았다. 2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그는 타선의 지원(2점)을 받고 올라온 3회도 삼진 2개와 땅볼로 막아냈다. 4회를 공 7개로 가볍게 마친 문동주는 5회엔 공 9개만 던지며 삼자범퇴를 기록, 승리 투수 요건을 채웠다. 타선의 5득점 지원을 업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송성문과 야시엘 푸이그, 박주홍 상위 타선 세 명을 다시 범타로 처리하면서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한화는 문동주의 뒤를 이어 나온 김범수(3분의 1이닝)와 박상원(3분의 2이닝), 한승혁, 김서현(이상 1이닝) 등이 나머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대승을 지켜냈다. 한화 타선에선 5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태연이 5타수 4안타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또한 에스테반 플로리얼과 채은성이 3안타씩을 기록하면서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도윤도 밀어내기 볼넷과 2타점 적시타로 3타점을 쓸어 담으며 맹활약했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지난 8~10일 두산전 위닝시리즈(2승 1패)에 이어 키움과의 3연전에서도 위닝 시리즈에 성공했다. 키움은 선발 투수 조영건이 1과 3분의 1이닝 2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하며 고전했다. 키움 타자들은 이날 안타 6개를 때려내는 동안 12개의 삼진을 당했다. 키움은 이날 패배로 공동 7위에서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전날 최하위였던 KIA 타이거즈가 SSG 랜더스를 상대로 11-5로 승리하면서 승률 0.368(7승 11패)에 머문 키움이 순위표 맨 아래로 추락했다. 윤승재 기자 2025.04.1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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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깔고' 시작해도 지네→한화는 지금 딱 2개만 안 된다...'오펜스'와 '디펜스' [IS 냉탕]

이번엔 이길 줄 알았는데, 한화 이글스가 또 졌다.한화는 지난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를 6-5로 졌다. 한화는 이날 패배로 시즌 4승 10패(승률 0.286)를 기록,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다.충분히 승산이 있는 경기였다. 이날 경기 한화의 출발은 올 시즌 통틀어 눈에 띄게 좋았다. 한화는 1회 초부터 두산 선발 최승용을 상대로 석 점을 뽑고 출발했다. 리드오프 황영묵이 내야안타로 나가 투수를 흔들었고,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안타로 기회를 이었다. 여기에 3번 타자 노시환이 일격을 가했다. 노시환은 최승용과 승부에서 스트라이크존에 몰리는 슬라이더를 통타, 잠실구장 왼쪽 담장을 넘기는 타구 속도 175㎞/h의 특대 홈런을 때려냈다. 한화가 3점을 내고도 상황은 여전히 1회 초 무사. 말 그대로 3점을 깔고 바둑을 시작한 꼴이었다.쾌조의 출발이었지만, 한화는 이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우선 실점 관리가 안 됐다.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줬다.3점 리드를 잃는 걸 넘어 역전까지 내줬는데, 마운드보다 수비가 치명적이었다. 한화 선발 문동주는 1회 말 양의지에게 추격하는 1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4회 말 다시 그에게 솔로포를 내줬다. 두 실점 모두 한화로서는 '불가피한' 사고였다. 문동주의 투구보단 양의지의 타격 컨디션이 실점의 이유였다.동점 허용 상황도 조금이지만, 다소 허무하게 실점을 내줬다. 문동주는 홈런을 맞은 4회 말 후속 타자들에게 역전 실점을 내줬다. 후속 타자 강승호에게 안타를 맞은 게 시발점이었다. 강승호는 출루 후 2루 베이스를 훔쳐 투수를 압박했다. 이어 박계범이 중전 적시타를 때리면서 한화의 리드를 지워냈다. 단타 2개로 동점을 내준 꼴이었다.눈살을 찌푸리게 한 건 그 다음 장면이다. 중견수 플로리얼은 박계범의 안타 타구를 처리하려 달려들었는데, 포구하지 못하고 공을 뒤로 흘렸다. 바운드가 다소 빠르긴 했지만, 내야수도 아닌 외야수가 흘릴 타구라고 보긴 어려웠다. 아쉬운 수비가 이어졌다. 플로리얼이 뒤늦게 타구를 처리하는 사이 주자 박계범이 홈까지 노렸다. 한화로서는 아웃 카운트를 더할 수 있는 기회였고, 한화 수비진은 중계 플레이로 홈 보살을 노렸다. 외야에서 내야를 거친 공은 정확하게 포수 최재훈에게 배달됐다. 그런데 최재훈이 공을 미트에 담지 못했고, 박계범은 단타 하나로 2점을 뽑는 '기적'을 이뤘다.투수가 수비를 '믿지 않고' 막았다면 이겼을 수도 있지만, 한화 마운드는 이날도 불안했다. 선발 문동주는 수비 불안을 고려해도 4이닝 4실점(3자책)으로 흔들렸다. 뒷문 계투 운영도 살얼음과 같았다. 운용 자체는 성공에 가깝다. 한화는 조기 강판된 문동주 빈자리를 조동욱과 김종수를 이어 막았고, 연달아 나오는 좌타자는 왼손 김범수(1이닝 무실점)로 막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필승조를 맡길 자원이 심각하게 부족했다. 필승조가 돼야 할 박상원은 등판했다가 양의지에게 2루타를 맞았고, 위기를 막아보겠다고 올라온 한승혁은 시즌 평균자책점 7.20으로 부진했다. 결국 그는 적시타도 아닌 폭투로 동점을 허용했다.계투가 부족하니 연장전을 버틸 여력도 없었다. 한화는 마무리 김서현이 9회를 책임진 뒤 루키 정우주에게 10회를 맡겼다. 시즌 초 불안감을 노출했던 정우주는 이날 최고 155㎞/h 강속구로 두산 타선을 1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10회 안에 승부를 짓지 못했고, 결국 11회엔 막 1군에 콜업된 이상규를 올렸다가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고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수비도, 마운드도 문제다. 득점이라고 좋았던 건 아니다. 한화는 냈어야 할 추가점을 못 냈다. 개막 2연전 뒤 11경기 타율 0.100(40타수 4안타)에 그치던 노시환은 이날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1득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이날 한화는 5점을 내긴 했지만, 이중 4점을 노시환에게 의존했다. 선취점을 노시환이 냈고, 리드를 뺏겼을 때 동점도 노시환의 적시타가 만들었다. 테이블 세터와 이진영이 각각 2안타씩 때렸으나 해결해준 건 노시환이 전부였다. 나머지 1타점도 희생플라이(최재훈)로 만든 점수였다.시즌 내내 이어진 빈공 속에서도 경기 운용의 변화도 찾기 어려웠다. 김경문 감독은 대주자 이원석, 이상혁 등을 쓰면서 짜내기 득점을 시도했으나 이날 1군에 오른 하주석을 기용하는 등 대타 작전은 쓰지 않았다.이날 한화는 무엇 하나 안정적인 게 없었다. 막아야할 때 막지 못했고, 점수를 내야할 때 내지 못했다. 왜 최하위였는지, 팽팽한 연장 혈투를 펼쳤음에도 올 시즌 한화의 문제가 총체적으로 드러났다. 딱 2개뿐인 한화의 약점, '공격'과 '수비'는 접전 속에서 더 적나라하게 확인됐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09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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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문동주, 홈런에 '행복 수비'로 무너졌다...시즌 2패 위기 [IS 잠실]

문동주(22·한화 이글스)가 시즌 3번째 등판에서 호투하며 첫 승을 노렸지만 수비에 또 한 번 울었다.문동주는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날 문동주의 직구(27구)는 최고 159㎞/h(평균 154㎞/h)를 기록했다. 그는 강속구에 슬라이더(17구) 커브(8구) 싱커(6구) 스플리터(6구)를 고루 섞었다. 5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3-4로 끌려갈 때 내려오면서 시즌 2패 위기에도 몰렸다. 투구 내용 자체는 준수했다. 문동주는 1회 초 노시환의 스리런 홈런으로 3점을 안고 출발했다. 문동주는 1회 말 정수빈의 2루타와 양의지의 적시타로 1점을 내줬지만, 이후 안정감 있게 이닝을 소화했다. 그는 2회와 3회를 모두 삼자범퇴처리했다. 투구 수도 2회 10구, 3회 13구가 전부였다. 4회가 문제였다. 문동주는 4회 말 선두 타자 양의지에게 추격의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초구 153㎞/h 직구를 던지며 양의지를 압박했지만, 3구째 스트라이크를 잡는 123㎞/h 커브를 양의지가 놓치지 않고 통타해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했다.홈런까진 큰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그후였다. 문동주는 1사 후 강승호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며 동점 위기에 놓였다. 강승호는 이어 2사 후 박계범 타석 때 2루까지 훔쳐 투수를 압박했다. 박계범을 잡고 위기에서 탈출하려 했지만, 박계범이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동점을 뺏어냈다.동점만 내줄 상황이었으나 수비가 갑자기 무너졌다. 중견수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타구를 처리해야 했는데, 이를 놓치고 뒤로 흘렸다. 타자 주자 박계범은 2루를 돌아 3루까지 내달렸고, 타구 처리가 늦어지면서 홈까지 쇄도했다. 그래도 잡을 수 있는 타구였는데, 한화는 끝내 박계범마저 잡지 못했다. 공은 접전 시점에서 홈으로 도착했는데, 포수 최재훈이 이를 포구하지 못했다. 박계범의 득점. 결국 문동주는 단타 2개로 동점에 역전까지 내주게 됐다.한화는 역전을 허용한 뒤인 5회, 마운드를 왼손 조동욱으로 교체하며 문동주의 투구를 끝내고 불펜을 가동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0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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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27.00, WHIP 4.50…아직 우리가 알던 그 '필승조'가 아니다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 불펜이 좀 더 안정되려면 왼손 곽도규(21)의 반등이 절실하다.곽도규는 시즌 첫 4번의 등판에서 모두 아쉬움을 남겼다. 마운드를 밟을 때마다 주자를 내보내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4.50에 이른다. 피안타율까지 0.333로 높으니 결국 평균자책점이 27.00(1과 3분의 1이닝 4실점)까지 치솟았다.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달 2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선 2-1로 앞선 7회 말 2사 1·2루에서 투입돼 충격에 가까운 사사구 연속 3개로 2-3 역전을 허용했다. 기록은 0이닝 3사사구 2실점. 투구 수 17개 중 스트라이크가 6개(35.3%)에 불과했다.곽도규는 지난 시즌 KIA가 발굴한 '불펜의 핵'이다. 까다로운 왼손 스리쿼터 유형으로 정규시즌 71경기에 등판, 4승 2패 16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다. 데뷔 2년 차에 급성장한 그는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한 한국시리즈에서도 맹활약했다. 4경기 2승 평균자책점 제로. 승부처마다 출격해 총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활약을 인정받아 연봉(3300만원→1억2000만원, 인상률 263.6%)도 큰 폭으로 인상됐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행보는 기대와 다르다. 왼손 필승조 곽도규가 흔들리면서 이범호 KIA 감독의 불펜 운영도 까다로워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하 평균자책점 9.00)을 비롯해 전상현(10.13) 황동하(6.43) 등 필승조 주요 자원의 출발도 부진하다. 여기에 김도영(3루수)과 박찬호(유격수)마저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변수가 곳곳에서 튀어나온다.이범호 감독은 지난 30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준비가 잘 돼서 개막에 들어갔다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그 2명(김도영·박찬호)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투수들도 압박이 있었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팽팽한 승부가 반복되니 투수들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의미. 이어 이 감독은 "초반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좀 꼬여있는 거 같은데, 마지막에 꼬이는 것보다 초반에 꼬이는 게 한 번 더 정신 차리고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다. 잘 견뎌보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4.0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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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보크·보크와 밀어내기 볼넷' 미떼소년도 배찬승도 소중한 경험 '형들 고마워' [IS 피플]

어린 선수들이 시련 속에서 훌륭한 자양분을 쌓았다. NC 다이노스의 2년차 투수 '미떼소년' 목지훈과 삼성 라이온즈의 1라운드 신인 '좌완 파이어볼러' 배찬승이 27일 대구에서 소중한 경험을 했다. 목지훈은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84개의 공을 던져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 4실점했다. 목지훈은 8살이었던 2011년, 김성근 감독과 핫초코 CF를 함께 촬영한 것이 화제가 돼 '미떼소년'으로 유명세를 탄 프로 2년 차 선수. 이날 목지훈은 평균 시속 149km/h의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슬라이더와 포크볼, 커브,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를 섞어 삼성 타선을 돌려세웠다. 프로 2년차 투수 치고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스트라이크 존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변화구로 삼성 타자들을 돌려 세웠다. 올 시즌 홈런 1위(11개·27일 경기 전 기준) 삼성의 강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냈다. 옥의 티가 있었다면, 역시 보크였다. 이날 목지훈은 두 개의 보크를 범했고, 보크로만 2실점했다. 모두 결정적인 순간에 보크를 기록했다. 2-0으로 앞선 1회 2사 2·3루, 세트 포지션에서 뒷발을 빼다 3루 주자의 진루를 허용했고, 이후 흔들리면서 볼넷과 보크 의심, 폭투를 차례로 범하면서 동점을 내줬다. 4-3으로 앞선 1사 3루에서도 같은 보크를 범하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보크 이후 볼넷도 똑같았다. 결국 목지훈은 4-4 동점 상황인 5회 시작 전에 강판돼 승리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값진 경험을 했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완할 기회를 잡았다. 무엇보다도 팀 동료와 형들이 점수를 역전시켜주면서 승리까지 낚았다. 만약 목지훈의 동점 허용 이후 팀이 패했다면, 그 부담은 목지훈에게 온전히 전가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동료들이 점수를 뒤집어 주면서 부담을 덜었다. 자양분만 가져갈 수 있게 됐다. 상대 팀 삼성의 불펜 투수 배찬승도 소중한 경험을 했다. 배찬승은 지난 2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최고 시속 155km의 공을 던지며 성공적인 프로 데뷔전(1이닝 무실점 홀드)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사흘을 쉰 배찬승을 두고,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전부터 그의 경기 투입을 시사했다. 마침 이날 팀이 5-4로 앞서 있던 6회 홀드 상황에 배찬승이 나왔다. 두 번째 홀드를 기대할 만한 무대였다. 기대대로 배찬승은 이날 150km/h 초반의 공을 힘차게 던지면서 경기를 시작했다. 첫 타자 김휘집에게 빠른 직구 뒤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하지만 천재환과의 승부에서 꼬이기 시작했다. 대타 천재환에게 안타를 내준 배찬승은 권희동에게 빗맞은 안타를 내주면서 흔들렸다. 두 타자 모두 1-2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슬라이더를 맞으며 출루를 허용했다. 이후 배찬승은 자랑하던 강속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주원에게 볼넷을 내준 배찬승은 손아섭을 152km/h 포심 패스트볼로 3루수 앞 땅볼로 잡아냈으나, 강타자 맷 데이비슨을 상대로 직구 4개가 모두 빗나가면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 5-5 동점을 내줬다. 신인인지라, 위기관리 능력에선 아직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배찬승은 여기까지였다. 오른손 파이어볼러 이재희가 마운드를 이어 받았다. 적시타가 나온다면 패배와 배찬승의 자책점까지 모두 올라갈 수 있던 상황. 실제로 그렇게 됐다면 배찬승이 받을 마음의 짐 또한 커졌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이재희가 강타자 박건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배찬승은 더그아웃에 돌아온 이재희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고, 이재희가 배찬승을 꼬옥 안아주고 격려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시련을 겪었지만 이제 막 프로 무대를 밟은 젊은 피들이다. 이날의 소중한 경험이 훗날 두 선수에게 어떤 자양분이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승재 기자 2025.03.28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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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문 역전타+김민석 동점 희생타'...키움-두산, 2-2 무승부 [IS 고척]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가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맞대결을 마쳤다.키움과 두산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를 2-2로 마쳤다. 두산은 이번 시범경기 두 번째 무승부다.먼저 흐름을 잡은 건 두산이다. 두산은 선발 콜 어빈이 4이닝 무실점 호투한 가운데 4회 양석환이 선취 타점을 기록했다. 양의지의 안타로 득점권 기회를 잡은 양석환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그를 불러들였다.선취점을 내주고 끌려가던 키움은 6회 말 두산 두 번째 투수 잭 로그를 공략했다. 선두 타자 카데나스가 2루수 베이스를 맞히는 타구를 쳤는데, 2루수 오명진이 이를 놓쳐 내야 안타로 이어졌다. 키움은 이어 로그가 몸쪽 높은 존에 던진 변화구를 통타해 우중간 2루타로 연결했다. 밥상을 송성문이 받았다. 송성문은 로그가 던진 바깥쪽 직구를 간결하게 밀었고, 주자 2명을 불러들이는 2루타로 연결했다.키움의 승리로 끝나는 듯 했던 경기는 두산의 9회 말 뒷심 덕에 원점으로 돌아갔다. 두산은 9회 키움 투수 조영건이 흔들리면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두산은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1번 타자 김민석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동점을 맞췄다. 후속 타자 김재환도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타점을 만들지 못해 역전에는 실패했다. 키움 마운드는 국내 2선발로 기대되는 하영민이 5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으로 호투했다. 앞서 10일 시범경기 첫 등판(KT 위즈전)에서 3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이날은 최고 146㎞/h 직구에 포크볼과 커터를 고루 섞어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타선에서는 이주형이 3타수 2안타 1득점 활약한 가운데 송성문도 3타수 1안타 2타점을 수확했다.두산은 선발 콜 어빈이 최고 154㎞/h를 던지며 4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호투했다. 하지만 이어 나온 잭 로그가 3이닝 3피안타 5탈삼진 2실점을 기록, 팀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고척=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1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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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김서현→'154㎞' 정우주 향한 응원 "신인 패기 보여주길, 충분히 좋아질 것" [IS 피플]

"우주도 조금만 더 하면 됩니다. 충분히 좋아질 거예요."한화 이글스 김서현(21)이 성장통을 끝냈다. 이제는 2년 전 자신을 떠올리게 하는 정우주(19·한화)를 돕고자 한다.김서현은 지난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시범경기 8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최고 156㎞/h에 이르는 직구를 뿜어내며 SSG 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했다.김서현은 지난해까지 성장통을 겪었다. 2023년 신인 전체 1순위로 입단한 그는 160㎞/h 강속구를 던지며 주목받았지만, 제구 난조로 1·2군을 오갔다. 투구 자세를 여러 차례 바꾸며 구속도 떨어졌다.김서현만 성장통을 겪은 게 아니다. 한화의 1년 선배 문동주도 데뷔 시즌 부상과 부진을 겪었다. 올해 입단한 정우주도 전주고에서 156㎞/h를 던진 바 있는 유망주다. 프로 유니폼을 입고 시범경기에서 벌써 154㎞/h를 찍었다. 정우주도 프로에서 '벽'을 먼저 느꼈다. 스프링캠프 다섯 차례 연습경기에서 4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프로 타자들은 150㎞/h 이상 직구를 커트했고, 무딘 변화구는 정타로 만들어냈다. 당시 정우주는 심리적으로도 위축됐다고 털어놨다. 김서현도 정우주와 같은 시절을 겪었다. 이제 '1군 생존법'을 안다. 11일 경기 후 최고 구속 156㎞/h를 기록한 소감을 묻자 김서현은 "많이 느껴봤지만, 1군 타자들은 빠른 공을 모두 칠 수 있다"며 담담히 답했다. 그는 "공이 빠른 것보다 제구가 안정적인 편이 더 좋다. (문)동주 형은 둘 다 가능하다. 그 부분에서 형이 부럽다"고 했다.김서현은 "우주도 내가 신인 때 느낀 것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맘때는) 항상 1군 개막을 의식하게 되는데, (욕심내지 않고 머리를 비우고) 신인다운 패기를 보이면 좋겠다"며 "난 신인 때 그러지 못했다. 우주는 그런 힘든 길을 걷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문동주와 김서현 모두 프로의 벽을 뛰어넘고 성장했다. 문동주는 2년 차에 풀타임 선발투수가 돼 신인왕을 받았다. 김서현은 지난 시즌 중반 방황을 끝내고 1승 2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프리미어12에서 태극 마크도 달았다. 올해 김서현은 한 단계 더 올라서려 한다. 시범경기부터 구속을 끌어올렸고, 투 피치(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체인지업도 섞어 던지는 중이다.김서현은 "변화구가 통하지 않으면서 우주가 조금 위축된 것 같다"며 "우주에게 캐치볼을 할 때 (직구만 던지지 말고) 변화구를 던져보는 루틴을 만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나도 그렇게 한 뒤에 마운드에서 똑같은 느낌으로 던지니 좋아진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서현은 "우주가 나보다 더 잘할 것 같은 느낌도 있다. 내 비밀을 공유해주는 건 여기까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13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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