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31건
메이저리그

100마일 타구보다 빛난 이정후의 타격 기술→빅리그 첫 3루타로 이어졌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현란한 타격 기술로 메이저리그(MLB) '1호' 3루타를 만들었다. 이정후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2025 MLB 정규시즌 홈경기에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샌프란시스코의 8-6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정후는 3루타, 단타, 2루타를 차례로 치며 사이클링 히트에 도전했다. '한 경기 3안타'는 지난 6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이후 4경기 만이다. 이정후는 타율을 종전 0.300에서 0.333으로 올렸다. 이날 이정후는 100마일이 넘는 '총알 타구'를 2개 생산했다. 선두 타자로 나선 7회 말 네 번째 타석에서 상대 투수 스캇 바로우의 3구째 낮은 스위퍼를 공략해 104마일(167.3㎞/h) 우전 2루타를 쳤다. 6-6 동점이었던 9회 말 다섯 번째 타석에서는 투수 이안 지보의 3구째 낮은 코스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 좌중간으로 뻗는 103.9마일(167.2㎞/h) 타구를 날렸다. 외야수의 호수비에 안타를 빼앗겼지만 밀어쳐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생산한 점은 고무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100마일 2개보다 더 시선을 끈 타격은 따로 있었다. 첫 안타를 3루타로 장식한 4회 타석이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0-5로 지고 있었던 상황 무사 1루 추격 기회에 나섰고, 신시내티 선발 투수 닉 마르티네스의 3구째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우익 선상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타구 속도가 74.8마일(120.3㎞/h)에 불과했고, 발사각이 높아 체공 시간도 길었다. 더불어 신시내티 우익수 제이크 프랠리가 우중간보다 더 가운데 쪽으로 더 이동해 수비 위치를 잡았다. 이정후는 성큼성큼 2루를 돌아 3루까지 달렸다. 커트맨이 3루 송구를 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정후가 친 마르티네스의 3구째 체인지업은 바깥쪽(좌타자 기준) 낮은 코스 스트라이크존(S존)을 크게 벗어난 공이었다. 이정후는 불리한 볼카운트(0볼-2스트라이크)에서 볼로 확신할 수 없는 체인지업을 일단 인플레이 타구로 만들려 했고,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왼손을 놓고 한 손으로만 폴로 스루를 해 우측에 타구를 보냈다. 기술로 만든 안타였다. 이정후는 KBO리그 시절이었던 2022년 6월 18일 고척 LG 트윈스전 3회 말 타석에서 상대 투수 임찬규가 구사한 직구가 거의 배트 박스 안까지 붙었지만, 몸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 배트 컨트롤만으로 공을 맞혀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팬들은 골프 스윙을 연상케 한다고 반응했다. 이미 MLB에서도 골프 스윙과 비슷한 타격으로 안타를 만든 바 있다. 이날 빅리그 데뷔 첫 3루타 역시 특유의 타격 집중력으로 만들어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10 11:13
메이저리그

이 정도면 수정 아닌 개조...'독종' 김혜성, 또 바꾼 타격폼→총알 타구 생산

타격 자세를 또 바꿨다.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적응하려는 김혜성(26·LA 다저스)의 분투가 야구팬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다저스의 시범경기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18·19일 일본 도쿄에서 시카고 컵스와 '도쿄 시리즈'를 치르는 다저스는 1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까지 치르고 출국길에 오른다. 아직 도쿄행이 결정되지 않은 선수들에겐 쇼케이스가 한 번밖에 남지 않았다는 의미다. 김혜성은 점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1할 타율마저 깨졌지만, 3월 출전한 8경기에선 타율 0.385(13타수 5안타)를 기록했다. 도루 2개를 해내며 강점인 주루 능력도 발휘했다. 10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는 98마일 강속구를 공략해 2타점 적시타를 쳤고, 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는 타구 속도 103.4마일(166.4㎞/h)에 이르는 총알 타구를 생산하기도 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11일 김혜성과 개막 로스터 진입 경쟁을 하고 있는 제임스 아웃맨이 도쿄행이 결정됐다고 귀띔받은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당초 앤디 파헤스와 아웃맨 그리고 김혜성이 한 자리를 두고 경합 중으로 알려졌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는 김혜성은 트리플A에서 2025시즌을 맞이할 수 있다. 하지만 다저스 전력분석팀의 권고에 따라 타격 자세를 바꾸고 이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준 건 그에게 분명히 힘이 될 전망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브렌든 곰스 단장 모두 유연한 자세로 더 나은 야구를 추구하는 김혜성의 모습에 높은 점수를 줬다. 김혜성은 시범경기 개막 이후 수 차례 타격 자세를 바꿨다. KBO리그 시절이었던 지난해, 그는 오픈 스탠스(Stance)를 취하며 이동발(좌타자의 오른발) 발꿈치를 살짝 들고, 톱 포지션(배트를 잡은 두 손의 위치)은 귀보다 높은 부근에 두고, 배트를 어깨에 걸친 채 타격을 준비했다. 하지만 올해 MLB 시범경기 초반 김혜성은 이동발을 지면에 딱 붙였고, 톱 포지션을 귀 아래로 내렸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자, 지난달 25일 시애틀 매리너스전부터 원래 했던 레그킥(leg kick)을 버리고 토탭(Toe-tap)을 하기 시작했다. 7년 전 오타니 쇼헤이가 그랬던 것처럼 이동발 엄지발가락을 지면에 찍고 살짝 돌리는 움직임으로 타격 타이밍을 잡았다. 더불어 김혜성은 이전까지 어깨에 걸쳐 몸과 수직을 이뤘던 배트를 몸과 평행이 되도록 세우고 타격을 준비했다. 연속 경기 안타가 나온 10일 오클랜드전, 11일 애리조나전에서는 이동발 동작이 또 바뀌었다. 이전에는 지면에 엄지발가락을 찍은 뒤 이를 축으로 움직였다. 현재 그는 그냥 지면에서 발바닥 전체를 떼는 느낌을 주고 있다. 이전에는 오른 발바닥이 2루수 쪽(오른쪽 대각선)을 향했다면, 바뀐 자세에선 1루 쪽을 향하고 있는 것. 더불어 배트는 다시 어깨에 걸친 채 타격을 준비했다. 스탠스도 앞발과 뒷발을 나란히 두는 스퀘어 스탠스에 가까워 보였다. 김혜성은 이 타격 자세로 최근 2경기 정타를 생산했다. 김혜성은 개조라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을 만큼 타격 자세를 많이 바꿨다.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MLB 투수들의 빠른 공 적응을 위해 변화를 줬지만, 김혜성만큼은 아니었다. MLB 무대에서 생존하려는 김혜성의 도전은 진행형이다. 마이너리그에서 올 시즌을 시작해도, 장기적 관점에서 도전에 나선 그의 행보가 팀에 어필될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3.11 18:30
메이저리그

김혜성, 도대체 뭐가 바뀌었길래 '8푼이' 됐나...이동발·톱 포지션 변화 [IS 포커스]

김혜성(26·LA 다저스)이 스프링캠프 일주일 만에 냉정한 현실에 맞닥뜨렸다. 타격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해 개막 엔트리 진입에 '적신호'가 켜졌다. 김혜성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 7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혜성은 전날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도 교체 출전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4회 말 첫 타석에선 담장 앞까지 보낸 타구는 외야수 키를 넘지 못했고, 7·9회는 각각 2스트라이크 이후 낮은 코스 컷 패스트볼(커터)에 헛스윙하며 허무하게 물러났다. 그는 지난 21일 시카고 컵스전부터 이날 밀워키전까지 출전한 5경기에서 14타석 12타수 1안타 삼진 5개를 기록했다. 타율은 0.083까지 떨어졌다. 유일한 안타도 1루수 판단 실수 덕분에 간신히 건졌던 것이었다. 김혜성은 지난 16일 다저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뒤 무키 베츠·프레디 프리먼 등 MLB 대표 선수들과 호흡했다. 훈련 중에도 함박웃음을 감추지 못하던 그의 모습에서 큰 설렘이 엿보였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훈련 김혜성의 훈련을 지켜본 뒤 "수비만으로 경기를 이기게 할 수 있는 선수"라고 극찬해 국내 야구팬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시범경기가 시작된 뒤 기류가 바뀌고 있다. 김혜성이 타석에서 연일 부진했기 때문이다. 26일 시애틀전을 앞둔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게 "아직 결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라면서도 "(김혜성에게)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면 타격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과 미국 무대가 다른 만큼 스윙에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김혜성은 다저스 전력분석팀과 코칭스태프의 권유로 캠프 합류 직후 타격 자세에 변화를 줬다. KBO리그에서 뛴 2024년과 비교하면 스탠스(Stance, 준비 자세)부터 다르다. 원래 이동발(좌타자의 오른발) 발꿈치를 지면에서 떼고 있다가 레그킥을 했고, 톱 포지션(배트를 잡은 두 손의 위치)도 귀 위쪽에 뒀다. 하지만 올해 MLB 시범경기에선 이동발을 지면에 딱 붙인 채 타격을 준비하고, 톱 포지션도 낮췄다. 왼팔을 겨드랑이에 최대한 붙이고 '인 앤드 아웃(in and out)' 스윙에 용이한 자세를 만들려는 모습도 보여줬다. 김혜성과 오랜 시간 호흡한 오윤 키움 히어로즈 1군 타격 코치는 달라진 김혜성의 타격 자세에 대해 "이전에는 앞발(오른발)을 살짝 떼고 테이크백 과정에서 힘을 모든 뒤 스윙을 했다면, 지금은 배트가 간결하게 나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 즉각적인 타격이 가능하도록 변화를 줘서 빠른 공 대처력을 높이려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혜성은 타격 자세 수정 권유를 받고 "원래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다저스의)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정확히 나온 것 같다"라고 반겼다. 장타력 향상보다는 좋은 스윙을 하기 위한 교정이라고 강조하며 빠른 적응을 자신했다. 김혜성보다 1년 앞서 빅리그 무대를 밟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2023시즌을 준비하며 손 위치를 내리고 하체 이동을 줄이는 변화로 빠른 공 대처력 향상을 노렸다. 하지만 결국 다시 원래 자세로 되돌렸다. MLB 진출 1년 전 시행착오를 겪은 이정후와 달리 김혜성은 시범경기를 코앞에 두고 '모험'을 단행했다. 당연히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김혜성이 25일 시애틀전에서 당한 삼진의 결정구는 모두 90마일(144.8㎞/h)을 넘지 않았다. 2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8회 타석에서도 143.3㎞/h 높은 커터를 공략하지 못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KBO리그 기준으로도 빠르지 않은 공에 고전하고 있다는 얘기다. 새 타격 자세 적응이 더딘 것으로 보인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이 바뀐 리그, 바뀐 타격 자세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타석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예고했다. 브랜든 곰스 다저스 단장도 "김혜성이 타격 코치들이 조정을 위해 요청한 부분을 해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라고 주목했다. 다저스는 내달 18일 일본 도쿄에서 시카고 컵스와 도쿄 시리즈를 치른다. 다른 팀보다 열흘 먼저 개막 로스터를 확정한다. 김혜성에게 주어진 시간, 기회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자신의 강점인 콘택트 능력을 되찾아야 '도쿄행'이 가능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2.27 19:30
메이저리그

日 매체 "김혜성 영입한 다저스, 'WS 우승 기여' 주전 2루수 트레이드로 내야진 정리"

"25세 한국인을 영입하면서 포화된 내야진을 럭스 트레이드로 정리했다."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트레이드 소식에 일본 매체도 놀랐다. 일본 매체들은 김혜성의 영입이 다저스 내야진 정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바라봤다. 미국의 스포츠 매체 ESP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다저스는 7일(한국시간) 내야수 럭스(다저스)를 신시내티 레즈에 내주고, 균형 경쟁 라운드A 지명권(37순위)과 외야수 마이크 시로타(신시내티)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진행했다.럭스는 1라운드(2016년)에 지명받은 유망주로 다저스 팜 시스템이 키운 선수다. 지난해엔 타율 0.251 110안타 10홈런을 기록하며 다저스의 주전 2루수 역할을 해냈다. 전반기엔 부상 여파로 부진했지만, 후반기엔 타율 0.302·7홈런을 기록하며 재도약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헤성과 같은 좌타자이면서 높은 장타력을 인정받고 있던 럭스는 KBO리그에서 2루수로 뛰었던 김혜성의 강력한 포지션 경쟁자였다. 하지만 럭스가 이적하면서 김혜성의 입지에 숨통이 트였다. 김혜성은 지난 4일 오전(한국시간)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4억원)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보장 계약은 3년 총액 1250만달러(약 184억원)이며 이후 2년 계약을 연장하는 옵션이 포함됐으나,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계약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쟁쟁한 선수들이 많은 다저스 내야진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뒤따랐지만, 럭스의 이탈로 희망이 생겼다. 일본 매체들도 럭스의 트레이드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여러 기사를 통해 "럭스는 오타니 쇼헤이와 같은 좌타자이자 주전 2루수로 지난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경기 중 벤치에서 오타니에게 조언을 구하던 선수였다"라고 그를 추억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다저스가 25세 한국인 김혜성을 3년 계약으로 영입했다"고 조명하며 다저스가 2·유(2루수·유격수)간 내야진 정리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김혜성의 포지션은 정해지지 않았다. 여러 현지 매체는 김혜성이 다저스에서 '유틸리티 플레이어'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루수뿐 아니라 유격수, 3루수, 좌익수, 우익수까지 경험한 그의 유틸리티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김혜성이 럭스가 빠진 2루수로 낙점된다면, 크리스 테일러, 미구엘 로하스와 내부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윤승재 기자 2025.01.07 10:52
프로야구

[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이주형의 고충과 에드거 마르티네스

"몸에 열이 나지 않는 것 같다."최근 지명타자 출전 비중이 부쩍 커진 이주형(23·키움 히어로즈)의 고충이다.주포지션이 중견수인 이주형은 현재 수비를 하지 않는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 재발 우려 때문에 22일 기준으로 11경기 연속 지명타자로 뛰었다.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 타격 성적이 향상할 것 같지만 결과는 반대. 중견수로 출전했을 때 타율이 0.400인데 지명타자로 나섰을 땐 0.273로 차이가 있다.이주형은 "(더그아웃에만 있으니) 잡생각이 많아지더라. 아웃을 당하면 못 친 장면만 계속 떠올리게 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들쭉날쭉한 컨디션을 '열'에 비유했다. 지난해 KBO리그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은 베테랑 손아섭(NC 다이노스)도 "(지명타자는) 경기 감각 유지가 가장 어렵다. 몸이 식기 때문에 경기 중 끊임없이 준비해야 한다"고 이주형과 비슷한 얘길 했다.지명타자의 가치는 해묵은 논쟁거리다. 고 하일성 야구 해설위원은 생전에 "프로라면 타격도 하고, 수비도 다 해야 한다"며 "지명타자의 기록을 함께 인정하면 안 된다. 골든글러브에 포함된 것은 물론이고 향후 리그에서 없어져야 하는 제도 중 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역대 최고의 지명타자로 불리는 에드거 마르티네스가 2019년, 10수 만에 명예의 전당(Hall of Fame·HOF)에 입성한 게 좋은 예다. 선수 시절 마르티네스는 파워(통산 홈런 309개)와 정확도(통산 타율 0.312)를 모두 갖춘 '무결점 타자'였다. 사이영상을 다섯 번이나 받은 랜디 존슨이 "내가 본 최고의 타자"라고 평가할 정도. 하지만 지명타자 출전 비율이 높아 그의 기록을 평가절하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마르티네스가 명예의 전당에 도전할 마지막 10번째 투표를 앞두자, 한 기자가 "그가 지금까지 제외된 유일한 이유는 (당시 지명타자 제도가 없던) 내셔널리그 성향의 유권자들이 가진 반 지명타자 감정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첫 투표에서 36.2%의 지지를 받은 마르티네스는 최종 85.4%의 득표율로 입회 기준(75%)을 가까스로 넘겼다.최근 미세한 변화가 감지된다. MLB는 2022시즌부터 양대 리그에서 모두 지명타자 제도가 운용되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마르셀 오수나(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지명타자로 엄청난 화력을 뽐내고 팬들은 이들 활약에 환호한다. 자연스럽게 지명타자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는다. 1987년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 유승안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은 "(이주형처럼)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은 지명타자로 밸런스를 맞추는 게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베테랑은 (체력 관리가 가능한) 지명타자의 장점을 활용하면 더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은퇴 전 지명타자와 대타로 적지 않게 뛴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은 "(지명타자는) 팀에 필요한 선수"라며 "지명타자로 뛴다는 건 타격을 가장 잘한다는 거 아닌가. 선수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공격을 더 많이 하는 게 맞다"고 소신을 밝혔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23 11:43
프로야구

[IS 포커스] 슈퍼스타 귀환·예측불허 순위 경쟁...뜨거운 '봄' 야구, 박찬호 돌아온 12년 전과 흡사하네

KBO리그가 역대급 흥행 가도를 달리며 900만 관중 동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 시즌 흥행 요소는 역대 가장 빨리 100만 관중을 돌파했던 2012년과 흡사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9일 5개 구장에서 열린 경기들이 끝난 뒤 "금일 5개 구장 최종 관중은 6만4877명을 기록했고, 누적 관중 100만명을 달성했다. 역대 2번째로 빠른 70경기 만이다"라고 전했다. 역대 가장 적은 경기 수로 100만 관중을 돌파한 건 2012시즌 65경기였다. 10구단 체제로 치르기 시작한 2015시즌 이후에는 올 시즌이 가장 적은 경기 수로 100만 관중을 돌파한 것이다. 흥행 요소가 많다. 그 중심에는 한국 야구 역사상 가장 빼어난 투수 중 한 명인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있다. 2013시즌 메이저리그(MLB)에 진출, 아시아 출신 투수 최초로 평균자책점 1위(2019시즌)에 오르는 등 한국 야구 위상을 높인 그는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고, 고심 끝에 친정팀 한화 복귀를 선택했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으로 미국 무대에 나선 그가 돌아올 수 있는 팀은 한화뿐이었다. 류현진은 복귀전이자 2024시즌 개막전이었던 3월 2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3과 3분의 2이닝 5실점(2자책점)으로 부진했지만, 홈에서 치른 3월 29일 대전 KT 위즈전에선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그사이 한화는 개막전 패전 뒤 7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했다. 슈퍼스타의 복귀와 하늘을 찌를 듯 오른 초반 기세. 한화는 홈경기뿐 아니라 원정 경기에서도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지난 5일 고척 원정에서 한화팬 진가가 드러났다. 2017년 7월 20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7년 만에 평일 매진을 합작한 것. 한화뿐 아니라 '우승 후보'로 꼽힌 KIA 타이거즈가 기대대로 좋은 전력을 보여주며 상위권을 지키고, 전국구 인기 구단 LG 트윈스도 지난 시즌 통합 우승으로 들끓은 팬심이 여전하다. 롯데 자이언츠도 10일 기준으로 하위권에 처져 있지만,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 영입으로 커진 기대감이 관중 동원에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정규시즌 초반부터 예측을 허락하지 않는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점도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 전력에 비해 저평가 받은 SSG 랜더스, 간판타자(이정후)와 에이스(안우진)이 모두 이탈하며 '1약' 평가를 받은 키움 히어로즈가 모두 연승 가도를 달리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키움은 4연패 뒤 7연승을 거두며 특유의 짜임새 있는 선수 구성의 힘을 보여줬다. 삼성 라이온즈도 젊은 선수 위주의 타선 구성과 외부 자유계약선수(FA) 불펜 투수 김재윤을 영입해 단단해진 뒷문의 힘을 드러내며 7연패 뒤 5연승을 거뒀다. 선수 개별 이슈도 있다. SSG 한유섬은 10일 기준으로 생산한 안타 10개 중 7개가 홈런이었다. 이상적인 타격으로 볼 순 없지만, 흥미를 자아낸다. 여기에 소속팀 사정상 지명타자로만 나서야 했던 '천재 타자' 강백호가 고교 시절 맡았던 포수로 변신한 것도 시선을 모으는 요인이었다. 2024 정규시즌 초반 판도는 역대 최소 경기 100만 관중을 돌파한 2012시즌과 흡사하다. 2012시즌도 슈퍼스타들의 귀환, 예측을 빗나가는 순위 경쟁이 있었다. 일단 2012시즌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대학 시절 이후 18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23경기에 등판하며 선수 생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박찬호와 함께 빅리그 1세대 주역이었던 김병현도 넥센(현 키움)에 입단했다. '국민 타자' 이승엽, '타격 머신' 김태균도 일본 리그 생활을 접고 각각 친정팀 삼성과 한화로 돌아가 복귀 시즌을 치렀다. 순위 경쟁도 예상 밖 구도가 펼쳐졌다. 해설위원 대부분 2011시즌 통합 우승팀인 삼성을 정규시즌 1위 1순위로 꼽았고,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두산 베어스와 롯데를 4강 후보로 꼽았다. 2011시즌 6위였던 넥센과 7위 LG는 2약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100만 관중 돌파 하루 전인 4월 28일 기준으로 넥센은 9승 6패로 3위, LG는 8승 7패로 5위였다. 삼성이 6승 10패로 7위로 처졌다. 이런 의외성이 초반 관중 동원에 큰 영향을 미쳤다. 12년 만에 가장 뜨거운 봄을 맞이한 프로야구. 한화가 11일 두산전에서 연패에 탈출했고, KIA는 디펜딩 챔피언 LG 상대 주중 3연전을 모두 이기며 선두를 지켰다. 야구팬 시선이 떠날 줄 모른다. 프로야구의 봄이 뜨겁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2 13:00
연예일반

“이게 콘서트인가, 축제인가”.. 세븐틴, 무대 사운드+장치까지 완벽했다 [IS리뷰]

그야말로 장관이다. 그룹 세븐틴이 공연장 구조를 잘 파악한 퍼포먼스와 드론 쇼, 불꽃놀이와 같이 다채로운 연출들로 캐럿들(팬덤명)에게 종합 선물세트 같은 시간을 제공했다. 세븐틴은 지난달 30일~31일 양일간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팔로우 어게인 투 인천’을 개최했다.‘팔로우 어게인 투 인천’은 세븐틴이 지난해 7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한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단독 콘서트다. 당시 컨디션 난조로 활동을 쉰 승관이 빠진 12인 체제로 공연했는데, 이번엔 13인조 완전체로 무대에 섰다. 또한 무릎 부상으로 재활 치료를 받던 에스쿱스의 복귀 무대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장 밖에서부터 세븐틴을 보려는 국내외 캐럿들로 거리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몰려든 수많은 관객들 때문에 행사장 안팎에서는 네트워크 장애가 일어나기도 해 세븐틴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오프닝 곡으로 열 번째 미니앨범 ‘FML’ 타이틀곡 ‘손오공’을 선택한 세븐틴은 하늘에서 근두운을 타고 내려오는 듯한 무대 연출로 스타디움 앙코르 투어의 서막을 열었다. 특히 세븐틴은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이 가로로 넓은 점을 적극 활용, 무빙 스테이지를 통해 메인 무대와 중앙 무대를 오가며 전 좌석의 캐럿들과 가까이 소통했다. 실제로 호시는 “무대 스테이지 하면서 여러분들과 가까이서 보니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기분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왼쪽부터 오른쪽 그리고 정면 2개까지 총 4개의 대형 LED를 통해 캐럿들에게 다양한 각도로 무대를 제공했다. 노래마다 달라지는 무대 장치와 세븐틴 멤버들의 다채로운 의상 역시 보는 맛을 더했다. ‘바람개비’, ‘편지’와 같이 감미로운 발라드 무대에서는 엄청 큰 나뭇잎 모양의 무대 장치와 비눗방울 효과로 분위기를 달궜다. 하이라이트는 힙합 팀(에스쿱스, 원우, 민규, 버논)의 ‘파이어’ 공연이었다. 빨간색 레이저로 시선을 압도하더니 ‘파이어’ 가사에 맞춰 무대에 불길과 폭죽이 치솟았다. 자리에 앉아있던 캐럿들 역시 모두 일어나 ‘파이어’를 외치는 등 힙합 콘서트를 방불케 했다. 돔 형식의 공연장이 아닌 만큼, 소리가 멀리 퍼져나가는 것도 대비했다. 풀 밴드 라이브로 넓은 공연장이 꽉 차는 듯한 사운드를 구현했고, 중앙 무대 곳곳에 대형 스피커를 설치해 멀리 있는 캐럿들에게도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전달했다. 올해 데뷔한 지 10년 차가 된 ‘프로 아이돌’ 세븐틴의 팬서비스 역시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도겸은 지난달 30일 첫 번째 공연에서 과격한 안무 탓에 바지가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두 번째 공연에서 도겸은 “무대도 찢고 바지도 찢는 도겸이다. 첫 공연 때 너무 열심히 해서 바지가 터졌다. 오늘은 더 열심히 해서 한 번 더 찢어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 팬의 그 가수라고 했던가. VCR을 통해 한 팬이 “도겸아 뉴진스(새로운 바지) 준비됐어?”라고 적은 스케치북을 들고 있는 모습이 나와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이후 세븐틴은 ‘레프트 앤 라이트’, ‘음악의 신’, ‘아주 나이스’ 등 히트곡을 연달아 부르며 약 3시간이 넘는 공연을 꽉 채웠다. 후반부로 갈수록 지칠 법도 한데 오히려 세븐틴은 카메라를 향해 잔망스러운 표정을 짓고, 캐럿들의 호응을 유도하며 공연장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특히 ‘음악의 신’이 흘러나오자 5만명의 캐럿들은 ‘쿵치팍치’ 가사를 따라 외치며 세븐틴가 하나가 됐다. 공연 말미엔 암전과 동시에 컴백 소식을 깜짝 공개했다. VCR를 통해 세븐틴 멤버들이 차례대로 비쳐지고 오는 29일 오후 6시 베스트 앨범 ’17 IS RIGHT HERE’ 발매 소식이 전해지자, 공연장에선 폭발적인 함성이 터져 나왔다. 세븐틴은 이에 더해 1일 팀 공식 SNS에 ‘17 IS RIGHT HERE’의 콘셉트 티저를 게재했다.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오리지널 일러스트로 유명한 맥스 돌턴이 세븐틴의 역대 앨범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것도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한편 세븐틴은 한국과 일본의 초대형 스타디움에서 앙코르 투어 ‘SEVENTEEN TOUR ‘FOLLOW’ AGAIN’을 개최한다. 지난달 30~31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시작된 이 투어는 오는 27~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거쳐 5월 18~19일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 5월 25~26일 가나가와 닛산 스타디움 등 총 4개 도시에서 8회 진행된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4.01 15:24
메이저리그

[IS 고척] 덩크슛 꽂는 175㎝...운동 능력은 타고 났다? '고척돔 얼리버드' 무키 베츠

무키 베츠(30)는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슈퍼스타이자 2018년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 수상 이력에 빛나는 메이저리그(MLB) 정상급 선수다. 베츠를 설명하는 표현은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게 운동선수로는 작은 키(1m75cm)에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점. 그는 야구뿐 아니라 농구 등 미국 내 인기 스포츠 종목을 두루 잘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덩크슛도 할 수 있다고. 외야 담장 앞에서 껑충 뒤어올라 홈런성 타구를 잡아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미국프로볼러협회(PBA) 공식 대회도 출전한다. 베츠는 현재 메이저리그(MLB) 월드 투어 서울시리즈 2024를 치르기 위해 방한했다. 20일 열린 공식 개막전에서도 이름값을 해냈다. 안타 2개를 치며 다저스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투·타 겸업 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워낙 센세이션을 일으킨 탓에 조금 가렸지만, MLB 이력과 퍼포먼스는 결코 밀리지 않는다. 그는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베츠의 천재성에 감탄하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서울시리즈에서 보여준 경기 준비 과정을 보면, 그가 '노력파'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1일 샌디에이고 2차전을 앞두고도 그랬다. 다저스의 공식 훈련은 오후 4시 15분이지만, 그는 3시 10분에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후 20분 동안 훈련을 소화했다. 코치 앞에서 자세를 낮추고 근거리 펑고를 진행했다. 숏바운드 처리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훈련이었다. 코치는 베츠 리치에 맞춰 공을 보냈다. 그렇게 10분 동안 수비 훈련을 한 베츠는 이후 미식축구공을 들고 캐치볼을 했다. 4~5m에서 시작을 했다가, 거리를 넓혔다. 30m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미식축구공이 저렇게 가볍게 던질 수 있는 건가'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어느새 코치가 던지는 미식축구공은 그라운드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베츠는 외야수로 여섯 번이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보스턴 소속 시절에는 4시즌(2016~2019) 연속 수상했다. 다저스로 이적한 뒤에도 두 번 받았다. 그런 베츠는 지난 시즌(2023) 2루수로도 485이닝을 소화하며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뛰었다. 만능 야수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올 시즌은 주전 유격수를 맡는다. 원래 2루수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기존 유격수 개빈 럭스가 송구에 문제를 드러내며 그가 센터라인 핵심 포지션을 맡게 된 것. 베츠는 노력하고 있다. 이미 최고지만, 더 뛰어난 선수가 되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런 흔적이 그라운드에서 자주 드러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최정상급 운등 능력을 뽐내고 있는 선수. 노력 없는 결과는 없었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21 16:35
프로야구

유격수 전환 원하는 김혜성 ↔ 사령탑은 2루수 권유...키움의 딜레마

예상보다 '뜨거운 감자'가 될 것 같다. 2024시즌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 포지션 결정 얘기다. 키움은 지난달 29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1차 전지훈련지(미국 애리조나주)로 떠났다. 일부 주축 선수와 사령탑 홍원기 감독이 출사표를 전한 가운데 보직 변경 이슈가 주목받았다. 간판선수 김혜성은 유격수 복귀를 바라고 있고, 홍원기 감독은 2022~2023시즌 맡았던 기존 자리 2루수로 쓸 의사를 전했다. 김혜성은 2024시즌을 치른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들긴다. 지난해 12월 1일 열린 '리얼글러브 어워즈'에서 취재진을 향해 도전 의사를 전했고, 키움은 지난달 중순 선수의 뜻을 존중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김헤성은 현 메이저리거 김하성이 MLB에 진출한 뒤 맞이한 2021시즌 유격수로 904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했고, 좋은 타격 성적(타율 0.304·99득점)까지 남기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하지만 이후 2시즌은 유격수를 팀 후배 김휘집에게 맡기고 2루수를 소화했다. 2022시즌 2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역대 최초 유격수-2루수 동시 석권을 해냈고, 지난 시즌(2023)에도 이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며 타이틀 방어를 해냈다. 김헤성이 유격수 복귀를 바라는 이유는 명확하다. MLB 구단들이 자신의 가치를 평가할 때 상대적으로 2루수보다는 유격수로 인식되는 게 낫기 때문이다. 2023 MLB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김하성이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을 증명하며 경쟁력을 높인 것처럼, 일단 내야 수비 핵심 포지션인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면서 2루수도 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김혜성은 출국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고개를 돌려 두리번거리는 제스처를 취하며 "감독님이 어디 계시냐"라고 되물었다. 아직 이 사안에 대해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는 의미였다. 김혜성은 같은 2루수와 유격수 모두 큰 틀에서는 내야수이기 때문에 이번 캠프에서 모두 준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물론 사령탑의 생각대로 따를 것이라는 속내도 전했다. 홍원기 감독에게 이 얘기를 꺼내자, 그는 "개인도 중요하지만, 팀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 김혜성도 그 부분은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포지션을) 어느 정도 정리해야 (스프링캠프 기간) 선수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부문을 두고 조언을 해주는 게 감독 역할"이라고 했다. 애리조나 캠프 중 면담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할 예정이라고. 이정후가 MLB에 진출하며 떠난 현재, 키움 간판선수는 단연 김혜성이다. 그가 좋은 기운으로 2024시즌을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하려면, 포지션을 바꿔주는 게 바람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키움은 지난 2시즌 동안 유격수로 키운 김휘집이 있다. 그는 전임인 김혜성과 김하성만큼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준 건 아니지만, 지난해 11월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등 정석대로 성장하고 있는 선수로 평가받는다. 통산 3시즌 동안 1군에서 뛴 김휘집은 2루수로 24이닝밖에 나서지 않았다. 포지션 정리가 굳이 이뤄진다면, 김휘집이 3루로 가는 게 낫다. 송성문 등 다른 선수들과 자리 경쟁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경우 김혜성이 비운 2루수는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최주환이 맡을 수 있다.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에 타격 능력이 좋은 선수를 쓰면, 이정후가 이적하며 생긴 공격력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반면 이미 김헤성의 MLB 도전을 허락한 구단이 그의 포지션 변화 요구까지 받아들이면, 선수에게 너무 끌려다닌다는 인식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혜성이 유격수를 맡는 게 전력 상승으로 이어질지 장담할 순 없지만, 간판선수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건 일단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줄 것이다. 반면 김휘집을 유격수로 둔다면, 키움은 김혜성마저 없이 치를 수 있는 2025시즌을 대비하는 것이다. 장단이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01 16:00
프로야구

FA 계약→보호선수 제외...자존심 구긴 최주환 "1순위, 긍정적으로 생각"

지난해 11월 열린 KBO 2차 드래프트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최주환(36)이었다. SSG 랜더스 주축 선수였던 그는 보호선수(35명)에서 제외됐고,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됐다. 최주환은 두산 베어스 소속이었던 2018시즌 26홈런·장타율 0.582를 기록했다.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로 시선을 모은 그는 2020시즌에도 좋은 성적(타율 0.306·16홈런)을 낸 뒤 2021시즌을 앞두고 SSG와 4년 42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주가가 치솟았던 최주환은 SSG 유니폼을 입고 뛴 두 번째 시즌(2022) 타율 0.211·9홈런으로 부진했다. 2023시즌 홈런 20개를 치며 장타력을 회복했지만, 타율은 0.235에 그쳤다. SSG는 젊은 선수를 보호하고 샐러리캡을 줄이기 위해 최주환을 보호선수 명단에 넣지 않았다.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이적이다. 최주환은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는 "갑자기 바뀐 환경에 놀라긴 했지만, 1순위로 지명된 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내가 필요하다는 의미 아닌가. 예상하지 못했던 키움이 나를 지명한 좀도 그렇다"라고 전했다. 최주환은 "두산·SSG 소속으로 키움을 상대할 때마다 까다로운 팀이라고 생각했다. 메이저리거들도 많이 배출한 팀이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에서 나도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키움엔 두산 소속으로 한솥밥을 먹었던 이원석이 있다. 2020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팀에서 인연이 닿은 김혜성과 조상우도 있다. 최주환은 "키움은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쓰는 팀이다. 우천 순연 경기가 많지 않아서 체력 관리가 더 중요해질 것 같다"라고 했다. 2023시즌 최하위(10위) 키움 히어로즈는 전력이 더 약해졌다. 간판선수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고, 에이스 안우진은 병역으로 이탈했다. 마무리 투수였던 임창민도 삼성 라이온즈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하며 이적했다. 키움 전력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량이 검증된 최주환 역할이 중요하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최주환은 공격력을 보고 영입한 선수다. 타점을 많이 생산할 수 있는 타순에 세우려고 한다"라고 했다. 호재도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4시즌부터 수비 시프트(타자 타구 데이터나 성향을 분석해 야수의 위치를 옮기는 전략)를 제한한다. 2루를 기준으로 특정 방향에 야수를 몰아 넣는 수비는 금지된다. 좌타자 최주환은 2023시즌 우측 타구 비율이 50.5%였다. 당겨쳐 만든 타구가 많았다. 그는 "아무래도 수비 시프트 제한이 나에겐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 올 시즌(2024)을 마치면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다시 내 가치를 증명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01 07:2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