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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믿기지 않는다" 한 쿼터 0점 기록까지…여자농구 심각한 저득점 현상

여자 프로농구에 불명예 기록이 나왔다. 아산 우리은행이 기록한 '한 쿼터 0점'이다.우리은행은 지난 16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여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 인천 신한은행전에서 1쿼터에 단 1점도 기록지 못했다. 종전 한 쿼터 최소 득점은 지난 시즌 신한은행의 부천 하나원큐전 1점(4쿼터)이었는데, 불명예 기록이 불과 1년 만에 경신됐다. 남자 프로농구 한 쿼터 최소 득점은 역대 다섯 차례 나온 2점이다.우리은행은 1쿼터 3점슛 10개, 2점슛 6개 시도가 모두 실패했다. 에이스 김단비나 한엄지의 부상 악재를 고려하더라도, 10분 동안 단 1점도 넣지 못한 경기력에 비판 목소리도 컸다. 경기를 중계하던 손대범 KBSN 해설위원조차 1쿼터 종료 직후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경기 시작 후 바뀌지 않던 우리은행 스코어는 2쿼터 1분 30초가 지난 뒤에야 심성영의 3점슛 성공으로 처음 바뀌었다. 1쿼터 14점 차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우리은행은 결국 신한은행에 졌다.문제는 비단 우리은행의 이날 불명예 기록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 전체적으로 여자농구의 저득점 양상이 매우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16일 부산 BNK 썸(46)과 신한은행(38)전에서 나온 양 팀 합산 84점(역대 공동 2위), 이달 11일 우리은행(48)과 부천 하나은행(41)전에서 나온 89점(6위) 등 역대 합산 최저 득점 최상위권 기록이 이번 시즌에만 벌써 두 번이나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총 44경기가 치러진 현재 6개 구단의 평균 득점은 60.43점이다. 단일리그가 도입된 2007~08시즌 이래 역대 최저 점수다. 2021~22시즌 같은 기간 71.52점이던 평균 점수는 매 시즌 2~3점씩 줄다 이번 시즌엔 전 시즌보다 무려 5점 넘게 뚝 떨어졌다. 구단별 득점도 용인 삼성생명을 제외하고 다른 5개 구단은 모두 줄었다.저득점 경기 이후 사령탑이나 선수들의 설명은 다양하다. 기본적인 슛 능력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는 감독들이 있는가 하면, 수비에 포커스를 두는 전술을 원인으로 지적하는 사령탑도 있다. 여기에 몸싸움 등에 관대해진 심판 판정 기조가 득점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단비(우리은행)도 “몸싸움을 너무 많이 하다 보니 체력 소비가 많다. 슛 성공률도 떨어지고 실수도 많이 나온다”고 했다.여자농구 한 감독은 “여자 선수는 선수 풀이 작고 기술적인 부분도 남자 선수들과 차이가 난다. 판정도 하드콜 성향으로 많이 불리고 있다. 선수는 적고 기술도 떨어지는데 하드콜까지 더해지면 많은 득점이 나올 수가 없다”며 “거친 몸싸움 허용이 주축 선수들 부상으로 연결되면 저득점 양상은 더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 팬들 입장에서도 아쉬울 수밖에 없고, 지도하는 입장에서도 답답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김명석 기자 2024.12.18 00:01
연예일반

‘KBS 뉴스9’ 새 앵커에 최문종 기자…사장후보 박장범 후임

K ‘KBS 뉴스9’과 ‘KBS 뉴스광장’ 메인 앵커가 교체됐다.KBS는 ‘KBS 뉴스9’ 새 앵커로 21년 차 기자 최문종 앵커를 발탁했다고 31일 밝혔다. 방송 시작일은 오는 11월 4일부터다.지난 2004년 공채 30기로 KBS에 입사한 최 앵커는 정치외교부, 경제부, 사회부 등 취재 일선에서 두루 활약했다. 지난해 11월부터 ‘KBS 뉴스광장’을 진행 중이며, 주말 ‘KBS 뉴스9’, 2TV ‘아침뉴스타임’ 등도 진행한 바 있다. 최 앵커는 “‘KBS 뉴스9’이 쌓아온 성과를 계승하고 더욱 키우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며 “균형감을 갖고 미래를 지향하는 뉴스를 통해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고 국가가 발전할 수 있도록 일조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기존에 ‘KBS 뉴스9’ 앵커를 맡고 있는 박장범 기자는 KBS 이사회가 제27대 KBS 사장으로 임명 제청함에 따라 앵커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KBS 뉴스광장’ 메인 앵커로는 김나나 기자가 배치됐다. 지난 2003년 공채 29기로 입사한 김나나 기자는 경제부, 사회부, 국제부 등을 거치며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고, 현재는 KBSN 재난전문 채널의 프로그램 ‘재난안전119’ 진행을 맡고 있다. 김 기자는 앞서 2015년 1월부터 3년 4개월 동안 평일 ‘KBS 뉴스광장’ 앵커를 맡기도 했다.남자 앵커는 현재 1TV ‘시니어 토크쇼 황금연못’을 진행 중인 김승휘 아나운서가 맡는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여유만만’ 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김 아나운서는 김나나 앵커와 함께 출근 시간대 ‘KBS 뉴스광장’만의 활기찬 뉴스를 전달할 예정이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31 18:33
스포츠일반

[빌드업 코리아] 한국 체육, 새로운 길을 고민하다 ②엘리트-생활 체육 화학적 통합 이뤄야

일간스포츠는 창간 55주년을 맞아 ‘한국 체육, 새로운 길을 고민하다’라는 주제로 총 세 편의 기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국제대회 성적만을 목표로 반세기 가까이 앞만 보고 달려왔던 한국 스포츠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여러 문제와 마주했습니다.그동안 한국 스포츠의 국제경쟁력을 키워줬던 엘리트 육성 시스템은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정부 지원금을 예산의 큰 축으로 하고 있는 각 종목단체들은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행정 체계가 파헤쳐지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 스포츠계가 집중해왔던 생활체육과 엘리트 스포츠를 통합 노력은 어디까지 와 있는지, 향후 한국 체육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편집자 주>◆ 한국 체육, 새로운 길을 고민하다① 한계 다다른 엘리트 육성 시스템, 돌파구는② 엘리트-생활 체육 화학적 통합 이뤄야 ③ 종목단체 재정자립, 거버넌스 개혁은 필수 지난 2016년 3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됐다. 엘리트 스포츠 육성기관과 생활체육 총괄 단체를 합쳐 앞으로는 선진국형 스포츠클럽을 육성하자는 목적이 컸다. 8년이 지난 현재, 그 성과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정부는 체육단체 통폐합 전부터 약 20년간 스포츠클럽 육성을 지원했지만, 여전히 스포츠클럽 출신 엘리트 선수는 극소수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기존 전문 운동부 지원이 줄면서 경쟁력만 떨어뜨리는 역효과가 났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크다. 정부가 경기 출전 일수 제한, 합숙소 폐지, 최저학력제 도입 등을 시행했으나, 이와 병행해야 할 경기력 향상 대책이 없어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다. 김민철 KBSN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조선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은 "대한민국 엘리트 스포츠가 침몰하고 있다"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각종 대책 도입이 선수 육성 환경을 제약했고, 교육청과 학교에 큰 부담을 안기며 선수 자원 고갈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앞으로 저출생 때문에 전문 선수 육성이 더 어려워질 거로 예상한다. 대한체육회가 중장기적 대책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대한체육회 관리하에 운영 중인 스포츠클럽은 약 250개에 달한다. 여전히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김민철 교수는 성과가 크지 않다고 짚었다. 그는 "스포츠클럽 육성 정책이 유소년 엘리트 선수 발굴·육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본다. 전문 선수 수준이라 하기엔 평균적인 경기력이 낮았다. 우수한 선수를 만들려면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선수 발굴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 정책이 힘을 보태는 데 실패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 운동부 시스템으로 회귀하는 건 대책이 될 수 없다. 스포츠클럽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되, 교육청과 학교가 엘리트 선수 육성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 국가와 지자체가 이를 보완해 선수 육성 체계를 복원하는 방안을 논의해 가야 한다. 김민철 교수는 "각 협회의 유소년 경기력 향상 목적 비용이 연간 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예산이 부족한 게 아니라 정책 방향이 잘못됐다"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엘리트 선수를 육성해야 한다. 예산과 인력을 통합하고 각 조직에 중복 지원되는 예산, 효과가 떨어지는 정책은 과감하게 걷어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1996년 이후 꾸준히 엘리트 스포츠 혁신을 추진해 온 독일 시스템을 참고할 필요도 있다. 독일은 엘리트 스포츠 부진의 이유를 시스템의 공정성과 투명성 부족으로 진단했다. 이에 따라 독일은 잠재력 평가시스템(포타스)을 신설, 각 종목 협회의 운영 현황과 성적 데이터를 중앙으로 통합했다. 이를 기반으로 성과를 내고, 또 낼 수 있는 종목들에 지원을 늘렸다. 독일은 데이터를 활용해 올림픽 성과 보고서를 만든다. 김미숙 한국스포츠과학원 수석위원은 "대한체육회에서 발간하는 한국 성과 보고서에는 각 메달을 합친 종합 순위 중심 평가만 나온다"며 "독일은 각 종목 1위부터 16위까지, 낮게는 32위까지도 분석해 살펴본다. 세계 각 선수의 객관적 경기력 데이터를 그레이스 노트(미국 데이터분석업체), Elo 레이팅 시스템(선수, 팀의 순위를 매기는 데 사용하는 알고리즘) 같은 업체를 통해 구비해 활용한다"라고 설명했다. 정량적 데이터 기반 시스템은 분명 한국 체육 현실에 절실한 부분이다. 김미숙 위원은 "대한체육회도 가맹단체들을 평가하지만, 정성적 평가가 많다"고 했다. 대한체육회의 파리 올림픽 메달 예측이 크게 빗나간 것만 봐도 한국 체육은 정량적 분석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투명한 행정이 필수다. 박재우 한양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능력 있는 정부의 효율적인 공공 정책 및 서비스 제공과, 시민 사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결합된 ‘굿 거버넌스’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인맥’이 통하는, 사회 전문성이 부족한 분야인 체육계에 쇄신이 필요하다는 시선이다. 중요한 건 스포츠는 결국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다. ‘모두가 행복하게 운동하자’ 같은 말은 현실적으로 공허한 구호다. 뛰어난 엘리트 선수를 만들어내는 것은 시대가 변한다고 해도 한국 체육의 목표 리스트 상위에 있다. 엘리트 선수들의 성과는 곧 생활 체육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른바 낙수 효과다. 생활체육 동호인들의 동기부여,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한다. 박재우 교수는 “영국, 독일, 프랑스도 결국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을 균형감 있는 투트랙 방식으로 국가가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현재 한국의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이 물리적으로 통합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아직 화학적인 통합이 이뤄지지 않았다. 엘리트 선수들의 활동량이 늘어나서, 자연스럽게 생활 체육 현장까지 누비는 등 공존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게 골자다. 이를 구축하기 위해선 균형감 있는 정책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9.29 11:00
프로농구

안방 내준 박신자컵이 여자농구에 남긴 숙제 [IS 아산]

2024 우리은행 박신자컵이 일본 초청팀 간의 결승전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대회는 한국 여자농구에 큰 숙제를 남겼다.후지쓰 레드웨이브가 8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도요타 안텔롭스를 76-55로 꺾고 우승했다. 결승전이 일본 초청팀 간 대결이 된 것은 대회 설립 후 처음이다. 박신자컵은 한국 여자 농구 레전드 박신자 전 감독을 기리기 위해 2015년 만들어졌다. 종종 해외 팀을 초청했고, 올해는 일본과 대만 리그 팀이 참가했다.올해 대회에서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팀은 준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7일 열린 4강전에서 부산 BNK는 후지쓰에 70-82, 부천 하나은행은 도요타에 53-73으로 완패했다. 비시즌 동안 알차게 전력을 보강한 BNK는 후지쓰와의 4강전에서 고감도 3점을 연이어 성공시키면서 한때 앞서가기도 했다. 그러나 승부처에서 실책이 쏟아졌고, 후지쓰의 조직력에 결국 밀렸다. 박정은 BNK 감독은 “(후지쓰 선수들) 개인기가 화려하다기보다 유기적이고 팀 움직임에 충실하더라. 후지쓰의 로테이션 수비 집중력이 좋았다. 우리한테 좋은 연습이 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4강전에서 하나은행에 완승을 거둔 도요타는 전 일본 여자농구 대표 오가 유코 감독이 이끌고 있다. 박정은 감독과 오가 감독은 한일 대표팀에서 동시대에 활약한 선수였다. 이들이 대표로 뛰었던 2000년대에는 일본 여자농구가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다. 감독이 된 후 위치가 역전됐다. 오가 감독은 “승부에선 지면서 배우는 게 많다. 내가 선수일 땐 연이은 패배로 올림픽에 가지 못했지만, 그때 어렸던 선수들이 (도쿄와 파리)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라고 말했다.일본 W리그 강호인 도요타와 후지쓰는 일본 여자농구 대표팀의 강점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탄탄한 수비, 그리고 외곽과 골 밑 등 공격 루트가 다양하다. 이에 비해 WKBL의 강팀들은 특정 선수 한두 명에게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이 한계점으로 드러났다. 김은혜 KBSN 해설위원은 “한국과 일본의 저변 차이가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기본기와 조직력”이라면서 “일본을 상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해 우리만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여자농구는 2020 도쿄 올림픽 은메달로 가장 성공적인 순간을 보냈지만,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최하위인 12위(조별리그 3패)에 그쳤다. 한국은 아예 본선에 가지 못했다. 일본 여자농구 역시 과거의 성공에 취하지 않고, 파리 올림픽의 실패를 분석하고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컸다. 후지쓰 사령탑인 버크 토즈(캐나다) 감독은 일본 여자농구 대표팀에 대해 “다음 레벨로 가기 위해 어떻게 성장할지가 중요하다. 국제대회에서 계속 같은 농구를 하면 상대에게 공략당한다”라고 강조했다.한국과 일본 여자농구는 올해도 박신자컵을 통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실력을 점검했다. ‘남의 잔치’로 끝난 올해야말로 한국 여자농구가 패배를 통해 더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얻었다.아산=김우중 기자 2024.09.09 06:00
스포츠일반

한국스포츠과학원, 제32차 한국스포츠정책포럼 '해외사례로 본 한국스포츠정책 방향 모색' 성료

파리 올림픽 성공에도 고민에 빠진 한국 체육의 답이 과연 해외엔 있을까.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과학원은 지난 2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제32차 스포츠정책포럼을 '해외사례로 본 한국스포츠정책 방향 모색'이라는 주제로 개최했다.포럼 주제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체육계가 느낀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13개 금메달을 포함해 총 32개 메달을 수확했다. 금메달은 베이징 올림픽, 런던 올림픽과 같은 최다 타이기록이고 메달 수도 서울 올림픽(33개)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다.하지만 호성적과 달리 고민거리를 가득 안고 돌아왔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수상한 안세영이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저격하면서 협회와 선수의 역할,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에 대한 현 스포츠 정책 및 조직 운영이 적절한가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심화됐다.이번 제32차 스포츠정책포럼은 총 3가지 발표로 진행됐다. 김미숙 한국스포츠과학원 책임연구위원은 '공정과 투명성의 도전:포타스(PotAS)가 바꾸는 독일 스포츠'라는 주제로 독일이 시도 중인 스포츠정책 평가 개혁을 소개했다. 1996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국제대회 부진을 고민한 독일은 각 스포츠 단체의 재정 지원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민주적 구조를 세우기 위해 잠재력 분석 시스템을 의미하는 포타스를 개발해 2016년 도입했다. 총 116개 문항의 데이터로 구성된 포타스는 각 종목에 대한 지원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또 전략적이고 효율적으로 분배해 국제대회 성과를 향상하기 위해 쓰이는 중이다.두 번째 발제자로는 박재우 한양대학교 스포츠과학부 IC스포츠지식서비스연구센터장이 나섰다. 박재우 교수는 '영국의 학교/생활체육 정책의 현황 및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영국의 학교 체육 정책 역사와 주제와 핵심 방향성을 소개했다. 박 교수는 영국의 생활체육 정책이 단순히 스포츠 참여율만 높이는 게 아닌 질적 개선까지 도모하고자 했고, 성별이나 계급과 상관없이 생활체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학생 체육도 단순히 학교에 의존하지 않고 6500개 이상의 위성 클럽을 통해 지원했다는 점도 전했다. 세 번째 발제는 일본 학교체육을 다뤘다. 발제자로 나선 유대근 한국일보 기자는 취재를 바탕으로 '일본 생활·엘리트 체육의 뿌리, 부카츠의 힘'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았다. 유 기자는 기시하라 겐지 JOC(일본 올림픽 위원회) 강화부장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의 올림픽 선전의 바탕에 폭넓은 저변이 있다는 점을 먼저 인용했다. 이어 일본은 1964년 도쿄 올림픽 이후 생활 체육 중심으로 스포츠 정책을 설계했고, 이에 따라 일본 중학생 3명 중 2명은 부카츠(동아리)로 체육을 경험한다고 소개했다. 한국과 달리 엘리트 선수와 일반 학생이 함께 팀을 이루고, 공교육 과정도 충실히 따르는 구조라는 점도 짚었다.세 차례 발제 이후엔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다. KBSN 스포츠에서 프로배구 해설을 맡고 있는 김민철 조선대학교 교수를 비롯해 주종미 호서대학교 교수, 주성택 가천대학교 초빙 교수가 김상훈 한국스포츠과학원 스포츠산업연구실장의 진행 아래 발제자들과 토론을 나눴다. 김민철 교수는 "엘리트 스포츠는 어린 시절 선수를 조기 발굴해야 기본기를 익히고 성장시킬 수 있다. 한국은 현재 이 부분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한국은 초등학교 때 전문 교육 체계가 없고, 중학교 때부터 운동부에 등록하는 시스템이라 경기력에 한계가 온다. 스포츠클럽 기반 체육 정책을 지난 10년 동안 진행했지만, 실패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김 교수는 또 "훈련 시간도 부족하다. 일본은 방과 후평균 3시간 이상 운동 시간을 확보하는데 우리나라는 한 시간 반 수준이다. 일본을 이겨내기 어렵다. 일본은 15년 이상 체육 경력을 지닌 교육자들이 있고 지역마다 운동부가 갖춰졌다. 한국은 이와 달리 연계 육성이 불가능해 지방 체육이 무너졌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엘리트 체육은 육성을 선택과 집중할 수 밖에 없다"며 "제도적으로 정확한 지원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 한국은 지원 기관이 많아도 뚜렷한 근거나 목적 의식이 없이 지원이 이뤄졌다. 한국도 제대로 포커스를 두고 선택과 집중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종미 교수는 "독일이 포타스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자국 체육 단체들의 민주적 구조를 평가해 평균 37점이 나왔다고 하는데, 구체적 기준을 알고 한국에도 도입해야 한다"며 "안세영이 제기한 사회적 이슈를 통해 보상의 공정성이 제기되는 중이다. 포타스가 공정성과 투명한 운영이 목표인데, 성과 중심이 핵심인 포타스가 앞으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맞을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독일이 포타스 도입 후에도 아직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시스템 운영에도 상당한 인원과 비용이 들어 현실적으로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점도 짚었다.세 번째 토론자인 주성택 교수는 "일본의 엘리트 스포츠가 발전한 이유는 법과 제도가 제대로 구비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일본은 1990년대 초반부터 학교 체육과 스포츠 클럽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단지 학교 운동부나 엘리트 스포츠 문제만 가지고 추진한 게 아니다. 사회 경제 변화, 인구 변화 등 사회적 과제를 상정하고 스포츠와 연게해 정책을 제안했다"고 소개했다.주 교수는 이어 "한국은 산발적으로 정책을 도입하다 보니 허울뿐인 규칙이 많다.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이 지속될 수 있어야 한다"며 "일본은 100년을 보고 정책을 세운다. 한국도 산발적인 정책을 만들지 말고 종합적 진단을 통해 50년, 10년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세워야 한다. 소위 기득권이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고 고집한다면 변화와 혁신을 갖기 어렵다"고 주장하며 토론을 마무리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24 17:04
프로야구

'레전드' 김태균, 저서 『타격에 관한 나의 생각들』 출간 수익 홍성군에 전액 기부

'한화 이글스'의 레전드 타자 김태균 KBSN스포츠 해설위원이 자신의 책 『타격에 관한 나의 생각들』의 출간 수익금을 홍성사랑장학회에 기탁했다.19일 충남 홍성군에 따르면, 홍성군 홍보대사인 김태균 해설위원은 지난 16일 군청을 찾아 홍성사랑장학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김 해설위원이 펴낸 타격 이론서 『타격에 관한 나의 생각들』 수익금 전액을 지역 인재들을 위해 써 달라며 기부한 것이다.이 책은 열 살에 야구를 시작해 마흔 살에 그라운드를 떠나기까지 김태균 위원의 30년 여정을 담았다. 타격이 이뤄지는 0.4초를 타자가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 타석에 서서 투수와 맞서는 승부, 경기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마음가짐에 빗대 구성했다. 이밖에도 김태균 위원의 성장기, 선후배와의 에피소드, 그가 꿈꾸는 드림팀에 관한 생각도 전했다. 김태균 위원의 메모와 원고를 김식 일간스포츠 기자가 정리했다. 김태균 위원은 “야구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야구 선배들에게서 큰 가르침을 받았다. 선수 은퇴 후 내가 배우고 경험한 걸 팬들과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썼다. 프로 선수뿐 아니라 사회인 선수, 팬들이 타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김태균 위원은 지역 야구 인재 육성을 위해 지난해 처음으로 홍성에서 김태균 야구 캠프를 진행했다. 당시 KBO리그 현역·은퇴 선수들이 전국 야구 유망주 52명에게 야구를 지도해 호응을 얻었다. 오는 10월 26일 홍성군 결성면 만해야구장에서 '제2회 김태균 야구 캠프'를 진행하기로 했다.윤승재 기자 2024.08.19 11:01
배구

이탈리아 준우승 팀이 한국에 온다, 한국-이탈리아 글로벌 슈퍼매치 성사

이탈리아 리그 준우승팀이 한국에 온다.한국배구연맹(총재 조원태)은 ‘GLOBAL KOVO’를 목표로 한 추진 과제의 일환으로 이탈리아 베로 발리 몬차(Vero Volley Monza) 구단 및 KBSN스포츠와 2024 한국·이탈리아 남자배구 글로벌 슈퍼매치 업무협약(MOU)을 9일(현지시간) 체결했다.베로 발리 몬차는 이탈리아 1부 프로리그인 슈퍼레가(Superlega) 준우승을 차지한 강팀으로, 2023~24시즌 청소년 대표팀 출신 이우진이 속한 팀이기도 하다. 이번 협약으로 베로 발리 몬차는 한국에서 2회의 친선 경기에 참여하게 된다. 지난 시즌 V-리그 우승팀인 대한항공 점보스와 한 차례, V-리그 대표 선수들로 구성될 팀 코보와 한 경기를 치른다. 또한, 유소년 아카데미, 문화공연, 환영 만찬 등 다양한 행사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몬차 구단의 마르차리 구단주는 “이번 관계가 9월에 있을 경기에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문화적인 교류와 소통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약속했다. 그는 “이번 교류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밝혔다. 신무철 한국배구연맹 사무총장은 이번 친선 경기는 “한국 배구 발전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한편, 2024 한국·이탈리아 남자배구 글로벌 슈퍼매치는 오는 9월 7일(토)과 8일(일) 이틀간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윤승재 기자 2024.07.10 10:05
프로야구

[실무프로젝트] ‘걸쳐도 스트라이크’ ABS 시대, 더 진화하는 네일표 스위퍼

일간스포츠 주최, 실무프로젝트(주) 주관으로 진행한 콘텐츠·엔터 기업 기획자&마케터 취업준비생을 위한 실무프로젝트에서는 스포츠 산업 분야 관련 기사 작성에 관해 강의를 했습니다. 이후 조별 과제로 제출받은 칼럼 중 우수한 것들을 일간스포츠 온라인을 통해 소개합니다. 일간스포츠가 취준생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편집자 주> ‘구사율 33.2%·피안타율 0.129.’ 많이 던지고, 최상급의 억제 능력을 자랑한다. 지난달 11일 기준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의 스위퍼(슬라이더) 구사율은 33.2%로 리그 5위, 피안타율은 0.129로 리그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그것(구사율 19.2%·피안타율 0.184)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투심패스트볼로 카운트를 잡고 스위퍼를 결정구로 사용하는 네일만의 승리공식이다.네일은 올 시즌 15경기에 등판, 7승 2패 평균자책점 2.26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10번. 등판마다 긴 이닝을 소화해주며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다. KIA 주전 포수 김태군은 "(공의) 회전이 너무 좋다. 투심의 무브먼트가 좋으니까, 스위퍼가 더 부각되는 거 같다. (두 구종의 피치 터널도) 거의 비슷하다"고 이야기했고, 적장으로 만났던 감독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네일의 스위퍼는 아트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극찬했다. 지난해 스트라이크존은 타원형·올해는 사각형 규정된 스트라이크존(S존)은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이 도입되기 전에도 사각형이었다. 다만, 심판의 S존은 규정과는 다르게 모서리 부분을 잡아주지 않은 타원형 모양이었다. 타자 입장에서 흔히 얘기하는 ‘이걸 어떻게 쳐’라고 할 수 있는 상하좌우 모서리는 규정상은 S존지만, 작년까지 투수가 던졌을 때 대부분의 심판의 손이 올라가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어찌 보면 투수 입장에서는 피해를 본 것이나 다름없다.위 사진을 보면 ABS가 도입된 올해에는 규정대로 잡아주고 있는 모습이다. 각이 크고 많이 휘는 스위퍼의 특성상, 모서리를 잡아주기 시작한 올해에는 더욱 더 위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네일은 스위퍼를 활용하여 스트라이크와 볼을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카운트를 잡기 위한 공으로, 헛스윙을 유도할 때는 살짝 빠진 코스로 던지며 타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타자의 입장에서 볼 때, 모서리쪽으로 공이 잘 들어갈 경우,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하기가 힘들어진다. 올해 특히나 ABS로 인해 많은 타자들이 S존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 모서리를 잘 활용할 경우, 네일의 스위퍼는 타자들에게 마구처럼 보일 것이다. ABS 시대, 답은 백도어 스트라이크에 있다팬그래프닷컴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메이저리그(MLB)에서 존 뒤쪽에서 S존을 통과하는 '백도어 스트라이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확률은 31.8%로 현저히 낮았다. 11년 전 자료이기에 이 자료만으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이 그동안 크게 변하지 않고 유지가 된 점, 사람이 보는 것이기에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에도 확률적으로 큰 폭의 변화는 없었을 것이다.반면, ABS는 사람이 볼 수 없는 백도어 스트라이크까지도 계산대로 정확히 잡아낼 수가 있다. 투구가 홈플레이트를 통과하는 동안 2인치(약 5cm) 정도 떨어지는데, ABS는 이러한 중력에 의한 움직임까지 계산에 넣고 타자의 S존을 형성한다.일반적으로 백도어 스트라이크는 반대 유형의 타자(좌투수라면 우타자)들을 상대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작년까지는 이 코스를 던져도 심판이 잡아주지를 않았기에 백도어성의 공이 타자를 상대하는데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ABS가 도입된 올해에는, 이 코스를 통해 타자를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다.오른손투수의 스위퍼는 보통 왼손타자에게 약점을 갖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계를 지난 4월 9일로 돌려보자.당시 네일은 좌타자가 많은 LG 트윈스를 상대로 백도어 스위퍼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서 7이닝 완벽투를 펼친 바 있다. 네일은 인터뷰를 통해 "몇 개는 의도한 공이었고 사실 몇 개는 잘못 던졌는데 잘 들어갔다"며 웃었다. 또 "스위퍼를 던질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수평적인 움직임을 살리는 것이다. 왼손타자 상대할 때는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어서 세로로 떨어지게 던지는 것을 우선 생각한다"고 밝혔었다.ABS가 잡아주는 이 백도어 스트라이크가 스위퍼의 약점까지도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네일이 시즌 초반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데, 스위퍼의 역할이 매우 크다. 구사율도 30%가 넘게 던지고 있고, 놀라운 피안타율을 보여주면서 승승장구를 달리고 있다.과연 작년 페디의 사례처럼, 이 스위퍼를 활용해서 끝까지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실무프로젝트 ABS 2조정리=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2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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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안타 신기록' 손아섭 "난 천재 아냐, 간절함·치열함 덕...후배들도 끝까지 포기 말길" [IS 스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준비하고 노력하면 언젠가 빛을 발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손아섭(36·NC 다이노스)이 KBO리그에 새 역사를 남겼다. 18시즌에 걸쳐 2505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가장 많은 안타를 기록한 타자로 남았다.손아섭은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서 6회 초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2007년 데뷔 이후 쌓아온 안타 수가 이날로 딱 2505개가 됐다. 박용택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이 LG 트윈스에서 뛰며 때려낸 2504개보다 딱 하나 더 많았다. 1982년 KBO리그가 시작된 이래 한 선수가 쌓은 가장 많은 안타의 숫자가 2504개에서 2505개로 바뀐 순간이었다.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손아섭은 "영광스럽다"며 "단지 팀도 같이 이겼다면 기쁨이 훨씬 더 컸을 것 같다. 오늘 경기를 진 게 조금 아쉽다"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2505개 안타 중 가장 기억나는 건 역시 데뷔 첫 안타였다. 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했던 손아섭은 그해 4월 7일 수원에서 현대 유니콘스를 상대로 1호 안타를 때려냈다. 손아섭은 "역전 2루타로 데뷔했다. 스타트를 잘 끊었던 게 지금까지 꾸준하게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 같다"고 떠올렸다.많은 이들에게 손아섭은 독한 선수, 높은 목표를 가졌던 어린 선수로 기억된다. 하지만 실제로 손아섭은 천재들만 살아남던 프로야구에서 생존하기 위해 평생을 싸워왔다. 손아섭은 "어릴 때는 이렇게 많이 안타를 칠 거로 솔직히 생각하지 못했다"며 "정말 그저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왔던 부분들이, 그 시간들이 모이면서 이런 대기록에 내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그 마음과 시간들이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자기 관리를 위해 철저히 루틴을 지키고, 명상을 하면서 술, 담배, 탄산음료를 멀리 해왔다고 했다.KBO리그 신기록을 세웠지만 손아섭은 아직 커리어 마지막을 떠올리지 않는다. 그는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뛴다면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기대했다.손아섭은 자신처럼 '천재가 아닌' 후배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 봐야 한다"며 "나 역시 신체 조건이 많이 부족했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작은 체격을 커버할 수 있는 스윙을 연구해 나만의 것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것처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준비하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또 빛을 발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을 독려했다. 다음은 손아섭과 취재진의 일문일답.-기록을 세운 소감은."영광스럽다. 단지 팀이 이겼다면 기쁨이 훨씬 더 컸을 것 같다. 오늘 경기를 져 그 부분이 조금 아쉽다."-2505개 안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데뷔 첫 안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역전 2루타로 데뷔했다. 그렇게 스타트를 잘 끊어서 지금까지 꾸준하게 할 수 있던 것 같다."-어릴 때 이런 선수가 될 거 혹시 생각했는지."솔직히 생각하지 못 했다. 이렇게 많은 안타를 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 했다. 그저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왔던 부분들, 그런 시간들이 모이면서 이렇게 대기록에 내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것 같다. 그때 마음과 시간들이 원동력이 된 것 같다." -박용택 위원은 손아섭이 완벽한 타자는 아니다, 단점이 있는 타자지만 누구보다 건실하고 매 타석을 소중하게 여기는 타자라고 평가했다."맞는 말씀이다. 난 솔직히 천재형 타자가 아니다. 천재형은 아니지만 누구보다 간절했다. 타석마다 어떻게든 투수에게 이기고 싶다는 치열함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 그런 것들이 하나씩 쌓이면서 지금까지 왔다. 천재가 아닌 건 확실하다."-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유형일 것 같다. 커리어가 쌓이고 나이가 들면서 자신에게 관대해지자는 생각은 안 했는지."성격 자체가 예민하다. 잘 안 바뀌는 것 같다. 오히려 그런 부분들이 지금까지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바꾸지 않고 지금처럼 초심만 잃지 않고 하고 싶다."-박용택 위원은 손아섭이 3000안타에 도전하는 모습을 응원했다. 목표도 있는지."아직 수치상 너무 많이 남았다. 내가 2505개라는 안타를 칠 거라고 생각을 안 했으니 이렇게 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기록을 의식하면 타석에서 밸런스가 무너진다. 그런 욕심들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특정 숫자를 정해놓기보다는 지금 같은 마음으로 부상 없이 열심히 뛴다면 많은 분들께서 바라는 숫자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한 경기 한 경기에 모든 걸 쏟아붓고 싶다."-매 시즌 이렇게 꾸준하게 안타를 치기 쉽지 않다. 꾸준함의 비결이 있다면."아침에 눈을 떠서 자기 전까지 항상 일정한 루틴을 지키려고 했다.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도 분명 있었다. 그래도 그럴 때마다 항상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똑같이 경기를 준비했던 부분들이 있기에 꾸준하게 지금까지 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신기록을 세운 순간 감정은 어땠는지."그냥 실감이 나질 않았다. 사실 기록이라는 게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그저 좀 멍했다. 많이들 멍했던 것 같다. 순간 '이게 뭐지?'라는 느낌이었다."-19일 경기에서 박용택 위원과 타이 기록을 세웠다. 아무래도 (신기록 가능성이 높으니) 오늘 경기 시작 때 마음가짐은 조금 달랐을 것 같은데."그냥 빨리 달성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 어차피 시간과의 싸움이고 달성 자체는 무조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기록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앞으로 몇 살까지 뛰고 싶나."몇 살이 되면 은퇴하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 없다. 내게 그래도 힘이 남았고, 팀에 도움이 된다면 끝을 정해놓기보다는 할 수 있는 데까지는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생각한다."-최정(SSG 랜더스)은 한 시즌 10홈런을 매 시즌 목표로 삼고, 그 이상은 보너스로 여긴다고 한다. 손아섭의 매 시즌 최소 목표도 있을지."있긴 한데 은퇴 기준은 아니다. 매년 안타 150개는 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는 쳐야 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 피하는 것도 있는지."특별히 안 하는 게 있진 않다. 술, 담배, 탄산음료를 피하는 정도다. 그게 야구에 도움이 안 되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그래도 지금까진 한 번도 해본 적 없다."-박용택 위원은 본인이 신기록을 세웠을 때 양준혁 위원이 와줘서 이번에도 축하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전통처럼 되길 바라던데. 손아섭도 그럴 생각이 있을지."아직까진 너무 먼 일이다. 나도 아직 유니폼을 입을 날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하면서 야구를 하는 중이다. 당연히 새 기록이 쓰여지는 순간 내가 1등이었다면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배님들께 받은 사랑은 당연히 후배들에게 돌려줘야 한다."-NC로 이적할 때 팀을 떠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부산을 떠나는 게 많이 힘들다고 했다. 부산에서 기록을 세우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을까."특정 구장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래도 이왕이면 홈 구장, 또는 사직야구장이나 잠실야구장처럼 큰 구장에서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박용택 선배님이 기록을 세울 때 잠실구장이었는데, 당시 내가 상대 팀으로 있었다. 신기하게 또 잠실구장에서 그 기록을 깼다."-통산 1위 기록을 보유했다는 자부심, 의미는 어떨지."말했듯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내가 정말 많이 고생했고, 그렇게 노력했던 시간들이 조금이나마 보상 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은 좋다.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지 않나. 난 앞으로도 야구할 날이 많다. 내가 언제까지, 몇 개까지 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오늘의 안타는 그곳을 향해 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보고 싶다." -올 시즌 작년보다 잘 풀리지 않았다. 이제 조금 올라오는 것 같다. 야구가 어렵다는 생각도 들 것 같다."정말 시즌 준비를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초반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다. '정말 야구라는 게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최근 몰랐던 부분도 많이 배우고 있다. 타격은 확실히 '신의 영역'이지 않나 싶다. 어렵고 알다가도 모르겠다."-기억에 남는 지도자들이 있다면."너무 많다. 일단 정말 많이 부족한 선수였던 내게 기회를 주셨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님이 생각난다. 김무관 타격 코치님도 그렇다. 신인 때 내 스윙을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지금 강인권 감독님도 계시다. 내가 부진할 때도 끝까지 믿어주시고, 경기에 내보내셨다. 너무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허문회 감독님이 많이 생각난다. 당시 허문회 감독님을 만나고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내가 야구적인 생각을 새롭게 할 수 있게 하셨다. 내게서 야구라는 부분을 바꿀 수 있게 도와주셨던 분이다. 이렇게 네 분이 확실히 기억에 많이 남는다."-앞으로 손아섭의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후배가 있다면."원랜 당연히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였는데, 미국으로 갔다. 김혜성(키움 히어로즈)도 생각했는데 미국에 갈 수 있겠다. 그렇다면 강백호(KT 위즈)다. 타격적으로 정말 완성되어 있다. 어릴 때부터 시합도 뛰어서 가장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최형우(KIA 타이거즈)도 손아섭을 쫓고 있다."형우 형은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잘 치고 계신다. 대단하다. 그런 선배님들이 있기에 오히려 힘이 된다. 동기부여와 목표가 생긴다. 형우 형이 오랫동안 잘 해주셨으면 좋겠다."-손아섭처럼 천재가 아닌 후배들은 손아섭을 천재라고 생각할 것 같다. 그런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할 수 있는 데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나도 신체조건이 정말 많이 부족했다. 그 부분들을 극복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내 작은 체격을 커버할 수 있는 스윙을 많이 연구하면서 나만의 스윙을 만들었다. 부족한 부분들을 포기하기보다 끝까지 준비하고 노력한다면 언젠간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20 22:17
프로야구

'알칸타라 7이닝 무실점' 두산, 주중 위닝 시리즈...손아섭은 박용택 넘고 통산 최다안타 새 역사 [IS 잠실]

두산 베어스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32)가 부활했다. 완벽투로 팀 승리를 이끈 가운데 KBO리그 레전드가 된 손아섭(36·NC 다이노스) 대기록에는 '허용 투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알칸타라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NC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알칸타라의 호투를 앞세운 두산은 2-0으로 승리, 알칸타라도 시즌 2승(2패)을 수확했다. 앞서 18일 승리 후 19일 패배했던 두산은 이날 승리로 주중 3연전도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했다.이날 알칸타라는 최고 153㎞/h, 평균 150㎞/h 강속구로 깔끔하게 NC 타선을 정리해갔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19일 잠실 경기에서 박용택과 같이 통산 최다안타 공동 1위(2504개)를 기록하던 손아섭은 안타 1개만 더 치면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알칸타라는 그를 첫 타석 땅볼로 잡아냈고, 3회 두 번째 만남 때는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얻어냈다. 지난 4월 22일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알칸타라는 5월 26일 복귀했으나 예전같은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20일 경기 전까지 4경기 평균자책점 6.64로 흔들렸다. 하지만 이날은 공격적인 투구를 끝까지 이어가면서 실점 없이 빠르게 이닝을 소화해 나갔다.두산은 3회 말 알칸타라에게 힘이 될 귀중한 두 점을 얻었다. 선두 타자 김기연이 안타를 치고 나간 가운데 1사 후 정수빈이 2루타로 기회를 이어갔고, 허경민이 사구로 만루를 만들었다. 두산은 헨리 라모스의 밀어내기 볼넷, 김재환의 희생 플라이로 중요한 2점을 선취했다. 꽁꽁 묶였던 손아섭의 신기록은 결국 6회에야 나왔다. 2사 후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손아섭은 알칸타라의 포크볼을 공략, 유격수와 3루수 사이를 가르는 좌전 안타로 결국 통산 2505번째 안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NC는 후속 타자 박건우가 대형 2루타를 치며 득점을 노렸지만, 인정 2루타가 된 후 맷 데이비슨이 삼진에 그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경기 진행에 방해되길 원하지 않았던 손아섭은 이닝을 마친 후 기록의 주인공을 내준 박용택 KBSN 스포츠 해설위원, 임선남 NC 단장, 박건우, 두산 주장 양석환에게 축하를 받으며 KBO리그의 새로운 역사로 이름을 남겼다.알칸타라의 호투는 계속됐다. 6회를 마무리한 그는 7회 역시 삼자 범퇴를 기록, 단 94구로 이날 투구와 승리 투수 자격을 지켜냈다. 두산은 8회 김강률과 이병헌, 9회 마무리 김택연이 올라와 영봉승을 완성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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