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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의 상징, 우크라이나 축구. 82년 만에 다시 한번 꽃피우길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해 벌어진 전쟁이 3년째에 접어들었다. 전쟁의 여파로 우크라이나는 파괴됐고, 많은 국민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와중에 우크라이나 축구대표팀은 전쟁의 고통에 빠진 자국의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전쟁 발발 이후 홈경기를 조국에서 할 수 없는 이들은 이웃나라인 폴란드, 독일, 체코 등에서 홈경기를 치르고 있다.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축구선수권대회(유로)의 예선전에서도 우크라이나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가 속한 그룹 C에는 전 대회 우승과 준우승을 한 이탈리아와 잉글랜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가 승점 20으로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2위 자리를 놓고 이탈리아와 우크라이나가 치열하게 대결했다. 두 나라는 각각 4승 2무 2패를 기록해 승점 14점으로 동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상대 전적에서 1무 1패로 뒤진 우크라이나는 3위가 되며 이탈리아에 본선 진출권을 내줬다.우크라이나는 본선에 나가기 위해 플레이오프라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홈구장의 이점도 없이 떠도는 우크라이나였지만 결국 그들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아이슬란드를 각각 2-1로 꺾으며 유로 2024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이로써 우크라이나는 82년 만에 다시 한번 축구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렇다면 82년 전인 1942년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2차 대전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42년 ‘데스 매치(The Death Match, 죽음의 경기)’라고도 불리는 축구 경기가 열린 적이 있다. 사실 이 경기는 한국인들에게도 꽤 많이 알려져 있다. 국내 학습만화의 대가가 이를 소개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심각하게 왜곡된 사실이 전파됐다는 것이다.1942년에 독일군팀이 축구 경기를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상대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폴란드가 아니다. 독일군팀과 경기를 한 팀은 우크라이나였다. 나치 독일군에 이겼다는 이유로 선수들이 총살을 당했다는 얘기 역시 사실과 거리가 멀다.소비에트 연방(소련)은 1922년 우크라이나를 점령했고, 우크라이나의 민족주의자와 많은 지식인을 처형했다. 소련의 스탈린은 집단농장화 정책을 도입해, 우크라이나 농가의 식량을 모조리 뺏어갔다. 이 결과 농업에 최적화된 토지를 가진 우크라이나가 1932~33년 ‘홀로도모르’라는 대기근을 겪게 된다. 30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사망했다.나치 독일은 1941년 6월 소련과 맺은 불가침조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소련을 침공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독일이 소련으로부터 자신들을 해방시켜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으나, 나치에게 슬라브인들은 ‘운테르멘셴(Untermenschen, 열등 인종)’에 불과했다. 나치는 독립을 꿈꿨던 우크라이나의 민족주의자들을 악명 높은 수용소인 아우슈비츠로 보냈다.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한 나치 독일은 축구를 전략적으로 이용했다. 언론인 게오르기 슈베초프는 ‘루흐(Rukh)’를 창단했고, 우크라이나 최고의 팀인 FC 디나모 키이우 출신 선수들을 클럽에 합류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루흐는 친 나치 단체였기에 디나모 선수들은 합류하지 않았다. 한편 디나모 출신의 골키퍼 니콜라이 트루세비치와 동료들은 그들의 새 직장인 빵 공장에서 FC ‘스타트(Start)’를 만들었다. 이렇게 루흐와 스타트는 각각 나치 동조자와 애국자를 상징하게 된다.스타트는 첫 경기에서 루흐를 7-2로 완파했다. 이후 스타트는 헝가리 군인 팀, 독일 포병 팀 등을 상대로 6차례 대결을 벌여 모두 승리했다. 스타트는 7경기 동안 무려 37골을 기록했고, 실점은 8골에 불과했다. 이들의 뛰어난 성적이 거슬렸던 나치는 아리안 민족의 우수성을 과시하기 위해 독일 축구 최고의 재능이 모인 군인팀 ‘플라켈프(Flakelf)’와 스타트의 경기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나치의 희망과 반대로 스타트가 5-1 완승을 거뒀다.나치는 화가 났다. 이념적 라이벌이자 열등 민족에게 졌기 때문이다. 전력을 보강한 플라켈프는 스타트와의 첫 대결에서 패배한지 3일 후인 1942년 8월 9일 재경기를 벌인다. 경기 전 나치 장교는 스타트 선수들에게 “오늘은 독일만이 이길 수 있다”라는 오싹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스타트는 전반전에 3-1로 리드했으나, 후반전에 플라켈프는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결국 경기는 스타트의 5-3 승리로 끝났다. 우크라이나가 점령군 독일의 파시즘에 다시 한번 이긴 것이다. 경기 후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여러 설이 존재한다. 승리에 고무된 우크라이나 관중들이 반 나치 구호를 외치며 열광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두려움에 떨었다는 상반된 얘기도 있다. 보복에 나선 나치가 선수들을 즉시 총살했다는 극단적인 설까지 나왔다. 한편 소련 정부는 이 경기를 파시즘에 맞서 싸워 이긴 인민들의 영웅적인 행위라며 대대적인 선전에 이용했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자 우크라이나는 데스 매치를 중립적 입장에서 조사했다. 나치는 경기 후 9일이 지나 스타트 선수 9명을 체포했고, 이 중 5명이 나치 친위대 SS에 의해 살해된 것이 사실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들의 처형은 파시즘과 공산주의의 맞대결에서 벌어진 비극이지, 경기 패배에 대한 복수하고는 상관이 없다고 한다.사실 스타트 선수들은 처음부터 이 경기에 대해 언급하길 망설였다. 증언을 번복한 적도 있다. 겁이 났기 때문이다. “나치의 동조자로 보일까”, “어려운 시대에 남들보다 편하게 살았다는 비난을 받을까”, “소련의 영웅주의 선전은 모순이다” 등의 두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소련 정부가 주는 훈장을 거절한 한 스타트 선수는 훗날 “거짓말에 참여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경기 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하지만 전쟁 중 점령군 나치 독일을 상대로 승리한 이 축구 경기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애국심과 저항의 상징이 되었다.우크라이나는 유로 2024 E조 1차전에서 루마니아에게 일격을 당했으나, 2차전에서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현재 E조는 4팀이 각각 승점 3을 얻어, 어느 나라도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축구를 통해 저항했던 우크라이나가 82년 만에 다시 한번 축구로 자국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주길 기원한다.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6.21 13:00
축구일반

셰이크 살만 AFC 회장 방한한다…대한축구협회와 시상식 논의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바레인)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올해 하반기 국내에서 개최되는 AFC의 주요 행사에 대한 협의차 한국을 방문한다.대한축구협회는 살만 회장, 바히드 카르다니 사무부총장을 비롯한 AFC 대표단이 2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고 밝혔다.살만 회장은 25일 환영 만찬에 참석하고, 27일 천안에 건립 중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설 현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29일에는 대한축구협회가 있는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만난다. 아울러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함께 10월 말경 한국에서 개최되는 AFC 시상식(AFC Annual Awards) 및 콘퍼런스 관련 사안을 논의한다. 살만 회장의 이날 일정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예방도 포함되어 있다.1994년 제정된 AFC 시상식은 한 시즌 동안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올해의 선수, 지도자, 심판, 클럽 등을 시상하는 AFC의 주요 행사다. 지난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올해의 국제선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시상식이 국내에서 개최되는 것은 처음이며, 지난해 12월 AFC 집행위원회에서 개최국이 결정되었다.또한 이 시기에 AFC 회원 협회 및 산하 지역연맹의 회장과 사무총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콘퍼런스(The AFC Member Associations & Regional Associations Presidents' and General Secretaries' Conference 2024)도 국내에서 함께 열린다. 이 행사는 약 300명의 아시아 축구계 주요 인사들이 모여 다양한 현안과 발전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김희웅 기자 2024.04.25 13:02
스포츠일반

한국 수영,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적...'황금 세대 '앞세워 세계 8강 진입

한국 수영이 2024 카타르 도하 국제수영연맹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최고 성적을 거뒀다. 한국은 19일(한국시간) 모든 대회 일정을 마친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은메달 1개·동메달 2개를 획득하며 최종 8위에 올랐다. 한국이 올림픽 정규 규격인 롱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위 안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고 순위는 금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기록한 2007년 대회 13위였다. 당시 박태환 홀로 메달 2개를 땄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황금 세대'를 앞세워 역대 대회 가운데 가장 많은 5개의 메달을 휩쓸었다. 김우민(22·강원도청)이 남자 자유형 400m 우승을 차지하며 13년 만의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선사했다. 간판선수 황선우(20ㆍ강원도청)가 남자 자유형 200m에서 금빛 메달을 추가했다. 김우민과 황선우, 이호준(23·제주시청) 양재훈(25·강원도청) 이유연(23·고양시청)이 힘을 합친 계영 800m에서는 2위에 오르며 세계선수권대회 사상 최초로 단체전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김수지(25·울산광역시청)는 이번 대회 여자 다이빙 3m 스프링보드, 이재경(24·광주광역시체육회)과 호흡을 맞춘 혼성 싱크로 3m 스프링보드에서 각각 동메달을 합작했다.중국은 이번 대회 총 금메달 23개와 은메달 8개, 동메달 2개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과 호주가 뒤를 이었다.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한 일본은 공동 17위, 다이빙에서만 은메달 2개를 딴 북한은 25위로 대회를 마쳤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19 09:31
스포츠일반

황선우, 韓 최초 세계선수권 자유형 100m 결승행...또 새역사 썼다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황선우(20·강원도청)이 100m에서도 새 역사에 도전한다. 황선우는 1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전에서 47초93에 터치 패드를 찍어 16명 중 3위로 결승(사위 8명)에 진출했다. 1조에서 알레산드로 미레시(이탈리아)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조에서 황선우보다 좋은 기록은 낸 선수는 47초73을 찍은 세계 기록(48초80) 보유자 핀잔러(중국)뿐이었다. 최초 기록이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수영에 첫 메달을 안긴 '원조 마린보이' 박태환도 이 대회 자유형 100m에서는 결승 무대에 서지 못했다.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에서 예선 14위, 준결승 14위를 했다. 이 순위가 남자 자유형 100m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에서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2위, 2023년 후쿠오카 대회에서 3위에 오르더니, 이번 도하 대회에서는 한국 수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100m는 주 종목이 아니다. 하지만 이미 한국 수영에 이정표를 남겼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준결승전에서 47초56으로 아시아 신기록과 세계주니어신기록을 경신했다. 한국 선수 최초이자 1957년 멜버른 올림픽 다니 아쓰시(일본) 이후 아시아 선수로는 65년 만에 이 종목 결승전에 올랐다. 최종 순위는 5위였다.자유형 100m 종목에서 세계선수권 결승 무대에 나서는 건 그에게도 최초 경험이다.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에선 다른 선수(케일럽 드레슬)이 기권에 어렵게 준결승에 나선 뒤 11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2023년 후쿠오카 대회에선 준결승에서 9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최종 무대까지 오르며 거듭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도쿄올림픽 결승전에서 47초82를 기록한 뒤 2년 7개월 만에 47초대 기록을 낸 것도 의미가 컸다. 2023년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는 48초08,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선 48초04였다. 도하 세계선수권 자유형 100m 결승 무대는 16일 오전 1시 21분에 열린다. 황선우는 경기 뒤 소속사 올댓스포츠를 통해 "잘 보이지 않았던 자유형 100m 결승 무대에 3위로 오르게 돼 뿌듯하다"라며 "처음 치르는 세계선수권 자유형 100m 결승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레이스 하겠다"라고 전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15 08:13
해외축구

음바페 가격표는 3520억원…레알이 지갑 열까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PSG)이 원하는 킬리안 음바페(24·파리 생제르맹)의 이적료는 2억 5000만 유로(약 3520억원)다. 과연 레알 마드리드가 이 요구 사항을 맞출 수 있을까.스페인 마르카는 지난 28일 저녁(한국시간) “모나코에서 시작된 음바페 드라마는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레알은 PSG가 음바페에 가격표를 붙인 사실을 알고 있다. 이는 2억 5000만 유로로, 레알은 지불하려는 금액보다 크기 때문에 이를 낮추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매체는 “음바페는 남은 1년 동안 PSG에 머물거나 레알로 이적하는 두 가지 옵션만 있다. 지금 이적하는 것이 최선이다”면서 “나세르 알 켈라이피 PSG 회장은 지난 2017년 네이마르를 영입할 때와 비슷한 수준(2억 2200만 유로·약 3125억원)의 이적료를 받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만약 이 계약이 성사된다면,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선수로 큰 이적료를 얻어냈다고 자랑할 것”이라는 주장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런데 레알이 요구 금액을 준비하더라도 전액이 PSG로 가진 않는다. 매체는 “며칠 안에 이어질 수 있는 2억 2500만~3000만 유로(약 3167~3240억원) 중 일부는 음바페가 구단과 나눠 가진다. 이는 음바페가 남은 시즌 동안 합의한 1억 9200만 유로(약 2700억원)를 포기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나누는 금액”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차세대 메날두(리오넬 메시·크리스티아누 호날두)로 꼽히는 음바페의 거취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음바페는 최근 2년 연속 여름 이적시장의 최고 매물로 이름을 올렸다. 시계를 되돌려 2022년 1월. 당시 음바페는 PSG와 동행을 단 6개월 남짓 남겨둔 상태였다. 그는 겨울 이적시장이 끝날 때까지 PSG의 새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으면서 6월 이후 자유계약(FA) 신분이 될 것이 유력했다. 당시 리버풀(잉글랜드), 레알 등 여러 빅 클럽들이 음바페를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인 음바페를 마다할 구단은 없었다.특히 5월이 되자, 현지 언론은 연일 음바페의 이적 소식을 다뤘다. 당시 음바페의 유력 행선지는 레알이었다. 특히 PSG 온라인 스토어에서 음바페의 마킹이 빠졌다는 소식이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공개돼 팬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마드리드에 또 한 명의 프랑스 출신 스타가 오는 그림이 그려졌다.하지만 반전은 6월이 되기 전에 찾아왔다. 음바페가 PSG와 2025년까지 3년 계약을 맺은 것이다. 특히 막대한 연봉은 물론, 코칭 스태프 선임 과정에도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잔류 설득이 있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우여곡절 끝에 잔류한 음바페는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특히 2022~23 시즌 중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연일 맹활약을 펼쳤다. 그 중에서도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 해트트릭이 단연 돋보였다. 승부차기 끝에 축구의 신 메시에게 무릎을 꿇었지만, 음바페의 활약을 나무라는 이는 없었다. 오히려 그의 향후 커리어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팬들의 시선이 모였다.하지만 음바페의 2022~23시즌은 마지막 성적표는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그는 5시즌 연속 리그1 득점왕을 차지하긴 했으나, 팀은 2년 연속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에서 짐을 쌌다. 지난해 레알에 이어, 이번에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졌다. 음바페 역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팀의 패배를 지켜봤다. 리그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우승을 차지했으나, 기대를 모은 네이마르-메시와의 호흡은 꾸준하지 못했다. 네이마르는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고, 메시는 기복이 있었고 시즌 중엔 팀을 이탈하는 이슈를 만들기도 했다. 크리스토프 갈티에 감독은 여러 전술을 실험했지만, 경기력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런 와중 지난 5월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는 “음바페가 지난해 PSG와 맺은 3년 계약은 2+1년으로, 선수 옵션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6월 음바페가 AFP통신을 통해 ‘선수 옵션을 실행하지 않겠다’고 서면으로 알리며 다시 한번 이적시장이 흔들렸다. 이는 2023~24시즌이 끝나면 음바페는 FA가 된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일단 PSG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새 시대를 열었다. 특히 마르코 아센시오·마누엘 우가르테·밀란 슈크리니아르·셰르 은두르는 물론, 이강인을 영입하며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에 젊은 피를 수혈했다. 기대감을 모으는 영입이었다.하지만 음바페는 팀과 동행하지 않았다. 앞서 엔리케 감독 선임 당시 알 켈라이피 회장은 음바페에 대해 “그가 PSG에 머무르기 원한다면, 새로운 계약에 서명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FA로 떠나는 걸 허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특히 2주 안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음바페는 ‘2023~24시즌 PSG에 남는다’ 외의 입장 표명은 없었다. PSG는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 명단에서 그를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심지어 프랑스 현지 매체들은 “PSG는 음바페를 UCL 선수 명단에서도 제외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물론 음바페 입장에선 급할 게 없다. 잔류한다면 약속된 연봉을 받을 수 있고, 시즌이 끝나면 이적은 더욱 원활하게 이룰 수 있다.한편 최근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이 음바페 영입을 위해 이적료 3억 유로(약 4222억원), 연봉 2억 유로(약 2815억원)를 준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특히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해 보면 계약 기간은 단 1년이었고, 연봉에는 초상권이 모두 포함돼 최대 7억 유로(약 1조원)에 달한다는 주장도 있었다.하지만 음바페는 사우디행을 거부했다. 사흘 전 프랑스 레퀴프는 “알 힐랄이 최근 말콤 영입을 위해 파리에 방문했는데, 음바페와 그의 측근은 협상을 거부했다”고 전했다.결국 유력 행선지는 여전히 레알이다. 과연 레알이 PSG의 요구 이적료를 준비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한편 29일 미국에서 프리시즌 일정을 소화 중인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감독은 음바페 이적설에 대해 “물어봐도 상관없지만, 나는 대답하지 않을 뿐이다”며 말을 아꼈다. 김우중 기자 2023.07.2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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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 드라마 시즌2 무대는 사우디?…“알 힐랄, 4254억원 준비”

‘킬리안 음바페 드라마 시즌2’의 무대가 다시 한번 미궁 속으로 빠졌다. 당초 2024년까지 음바페의 PSG 잔류가 유력해 보였으나,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이 막대한 연봉으로 판도를 흔들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25일(한국시간) “알 힐랄이 음바페 영입을 위해 3억 유로(약 4254억원)를 투입할 준비가 됐다”면서 “알 힐랄은 단 한 시즌 음바페 사용을 위해 3억 유로를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매체는 “이 결정은 음바페가 PSG와의 재계약에 서명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며 “구단은 결국 음바페를 아시아 투어에서도 제외했다. 구단은 음바페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이어 “PSG는 알 힐랄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 음바페와 알 힐랄간의 대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계약 조건은 말 그대로 ‘파격’이다. 매체에 따르면 알 힐랄이 음바페를 위해 준비한 연봉은 2억 유로(약 2834억원)다. 이어 초상권 관련 수익이 모두 음바페에게 가는 조건인데, 이 경우 총 규모는 연 7억 유로(약 9928억원)에 달할 것이라 설명했다.앞서 알 힐랄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영입을 위해 연봉 4억 4000만유로(약 5741억원)를 준비했는데, 이번에도 파격적인 대우를 준비한 셈이다. 2년 연속 여름 이적시장에 매물로 올라온 음바페는 다소 다른 상황에 처했다.지난해에는 아예 계약 종료를 앞둬 모든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리버풀(잉글랜드) 등 클럽들이 구체적으로 거론됐고, 계약이 만료되는 6월이 다가오자 연일 이적시장 헤드라인을 차지했다.당시 음바페 영입 레이스의 승자는 레알이 유력했다. 스페인 언론은 연일 음바페가 마드리드에 입성할 것이라 주장했다.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PSG 스토어에서 음바페의 유니폼이 보이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팀을 떠날 것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반전은 5월 말에 나왔다. 음바페는 PSG와 3년 재계약을 맺으며 팀에 잔류했다. 막대한 연봉이 보장됐다. 프랑스 현지 매체들은 “음바페가 감독 선임 및 이적 과정에 개입할 수 있다는 권한까지 받았다”라는 주장도 했다. 한편으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음바페에게 잔류를 요청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잔류한 음바페는 2022~23시즌 공식전 43경기 41골 10도움을 올리며 맹황약했다. 5년 연속 리그1 득점왕을 차지했고, 팀 역시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음바페의 통산 6번째 리그 우승이었다. 시즌 중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선 결승전 해트트릭이라는 진기록을 이뤄내기도 했다. 비록 승부차기 끝에 져 준우승을 거뒀지만, 음바페의 원맨쇼는 전 세계를 통해 중계됐다. 그의 나이는 여전히 만 24세다.그런데 음바페 드라마 시즌2가 1년 만에 개봉했다. 앞서 맺은 3년 계약의 이면이 알려진 것이다. 지난 5월 프랑스 매체 레퀴프는 “음바페가 지난해 맺은 계약은 3년 계약이 아닌 2+1년 계약이다. 이는 선수 옵션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음바페가 6월 AFP통신을 통해 서면으로 ‘선수 옵션을 발동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즉, 음바페와 PSG의 동행이 2024년 6월 30일까지라는 의미다. 르 파리지엥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선수 옵션 발동 여부의 기한은 오는 31일까진데, 음바페는 일찌감치 연장 계약을 거부한 흐름이 됐다.발등에 불이 떨어진 PSG는 지난해와는 다른 입장이다. 팀을 흔드는 음바페를 팔겠다는 것. 세계 최고의 선수를 자유계약(FA)으로 이적료 없이 놓치는 건 허락할 수 없다. 나세르 알 켈라이피 PSG 회장 역시 이달 초 루이스 엔리케 신임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음바페가 머무르기 원한다면, 새로운 계약에 서명해야 한다. 우리는 그가 FA로 떠나는 걸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시기 르 파리지엥 등 프랑스 매체들은 “음바페의 다음 행선지는 레알이다”고 주장했으나, 음바페는 본인의 SNS를 통해 해당 소식을 공유하며 ‘가짜 뉴스’라 못 박았다. 2024년 6월까지 약속된 계약 기간을 지키겠다는 의미였다. 음바페의 결정은 결국 PSG의 저조한 클럽 유럽 대항전 성적이 원인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PSG는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에서 짐을 쌌다. 음바페는 1차전 교체 투입, 2차전 선발 출전했으나 모두 부진했다. PSG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UCL 16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PSG가 UCL 우승을 위해 메시, 네이마르, 세르히오 라모스, 잔루이지 돈나룸마 등 슈퍼스타를 영입했음에도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이와 관련해 음바페는 한차례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앞서 음바페는 지난 8월 프랑스 매체 레퀴프와 프랑스 풋볼이 선정한 2022~23시즌 최고의 프랑스 선수상을 받은 뒤 인터뷰에서 UCL 우승에 대한 질문에 “PSG가 우승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에게 달린 문제는 아니다. 나는 그저 최선을 다해 내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면서 “내 생각에 PSG는 분리된 팀이다. 이곳에서 뛰는 건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단은 물론, 구단 수뇌부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은 화제가 됐다. 이에 레오나르도 전 PSG 단장은 레퀴프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그가 보여준 행동은 팀을 이끌 리더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그는 훌륭한 선수지만, 리더가 아니다. 뛰어난 스코어러지만, 창의적이진 않다”고 지적했다. PSG는 음바페의 방출을 원하나, 관건은 이적료다. 유력 행선지로 꼽히는 레알은 이미 지난 6월 이적시장에서 철수했다. 스페인 현지 언론 역시 ‘음바페는 PSG에 잔류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이런 와중 ‘큰 손’ 사우디아라비아가 등장했다. 음바페 드라마가 다시 한번 미궁 속으로 빠졌다. 김우중 기자 2023.07.25 09:10
연예일반

스트레이 키즈, 타이거 JK 지원사격 수록곡 ‘탑라인’ 티저 공개

그룹 스트레이 키즈가 타이거 JK와 만나 특급 시너지를 완성했다.스트레이 키즈는 19일 공식 SNS를 통해 세 번째 정규앨범 ‘파이브스타’(★★★★★ (5-STAR)) 티저 ‘스트레이 키즈 <파이브스타> 언베일 : 트랙 2 “탑라인”’(Stray Kids <★★★★★ (5-STAR)> UNVEIL : TRACK 2 “TOPLINE”)을 공개했다.공개된 티저는 묵직한 멜로디와 함께 시작해 한의 폭풍 래핑으로 이어져 카타르시스를 전한다. ‘우린 선을 그어 TOPLINE 그 누가 감히 넘봐 TOP CLASS’라는 패기 넘치는 가사와 잘 어울리는 스트레이 키즈의 자신감 가득한 제스처는 몰입도를 높이고 이내 모습을 드러낸 타이거 JK가 장엄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분위기를 압도한다.스트레이 키즈와 힙합 거물 타이거 JK의 특출한 조합을 자랑하는 ‘탑라인’은 스트레이 키즈 내 프로듀싱 팀 쓰리라차(3RACHA) 방찬, 창빈, 한이 곡 작업을 맡았다.한편 ‘파이브스타’는 다음 달 2일 오후 1시 발매된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5.19 09:34
스포츠일반

우상혁, 다이아몬드리그 개막전 2m27 은메달...부상 뛰어넘었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올해 첫 실외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우상혁은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수하임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WA) 다이아몬드리그 개막전 남자 높이뛰기에 출전, 2m27을 넘어, 2m32를 기록한 미국 주본 해리슨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시리즈 출전에 필요한 자격 포인트 7점을 획득했다.우상혁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2m33을 넘어 우승을 차지했다. 2연패 달성은 실패했다. 하지만 2m24에 그친 라이벌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을 따돌린 건 수확이다.경기는 2m15에서 바의 높이를 3㎝씩 높여 도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높이마다 선수들에게는 세 차례 도전할 기회가 주어진다.우상혁과 바심은 2m18부터 경쟁했다. 차이는 2m21부터 나타났다. 우상혁은 1차 시기에 성공해냈지만, 바르심은 3차 시기에서야 간신히 넘었다.참가 선수 9명 6명이 2m21에서 탈락했다. 우상혁과 바심, 그리고 해리슨만 남았다.시즌 레코드(2m33)을 기록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해리슨이 2m24와 2m27 모두 1차 시기에 넘어 기세를 올렸다. 우상혁은 2m27에서 두 번 바를 건드렸다. 바심은 2m24를 2차 시기에 넘었지만, 2m27에서는 탈락했다.우상혁은 3차 시기에서 2m27를 넘어 은메달을 확보했다. 해리슨이 2m30을 넘어서자, 우상혁은 바로 2m32에 도전했다. 그러나 우상혁은 세 차례 모두 실패했다. 그의 최종 기록은 2m27이 됐다.우상혁은 지난해 10월 발뒤꿈치 통증이 생겼다. 부상은 거의 회복했지만, 재발 우려 탓에 지난 시즌만큼 강하게 발을 구르지 못했다. 지면 반발력도 지난해보다 떨어졌다고 한다.개인 최고 기록(2m35)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이런 변수를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라는 평가다. 우상혁은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을 목표로 세웠다. 9일 대회 선발전을 겸해 열리는 KBS배 육상 대회에 나선다.안희수 기자 2023.05.06 08:30
연예일반

[황영미 시네뷰] ‘타르’ 신은 잘난 척하는 혀를 경멸한다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권력 의지가 삶을 추동하는 내적 동기며 삶 자체라고 설파했다. 이 에너지는 더 가지려는 의지와 더 강해지고자 하는 의지를 동반하며 권력 관계에서 위계질서를 필연적으로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어떤 세계도 이런 권력 관계와 위계질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곳은 없어 보인다. 뮤지션의 세계에서 지휘자는 위계질서의 정점에 있는 존재인가? 가상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첫 여성 수석 지휘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타르(TAR)’(감독 토드 필드, 2023년)는 이 질문에 명확하게 아니라고 답한다. 이 영화는 엔딩 크레딧에서나 나오는 영화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을 오프닝 타이틀에서 먼저 제시된다. 클래식 뮤지션에 대한 영화의 오프닝 배경 음악으로는 아마존 토속민의 노래가 흘러 나온다.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시작인 것이다. 검은 바탕에 문자가 스크롤 되는 오프닝이 끝나면 지휘자 리디아 타르(케이트 블란쳇)의 다양한 업적과 이력을 소개하는 강연 사회자의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에 리디아 타르가 입을 옷을 만드는 사람들의 모습이 화면을 장식한다. 옷감을 재단하고 재봉질을 하고 단추를 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 다음에야 지휘자에게 옷이 입혀지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는 지휘복을 입은 지휘자에게만 주목하지 말고, 그 옷을 만드는 사람들의 과정에 주목하자는 감독 의지의 표명이다. 초반 10분을 할애하는 강연에서 타르는 지휘자의 권력에 대해 언급한다. 곡 해석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고 지휘자는 시계를 시작하는 사람, 즉 연주하는 시간을 지배하는 자라고 말한다. 이에 사회자가 오케스트라의 핵심이 지휘자에서 제1바이올린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하는데, 언제 바뀌었냐고 반문한다. 타르는 어떤 지휘자가 뾰족하고 긴 막대를 바닥에 찍으며 템포를 맞추곤 했는데 단원들은 싫어했을 것이고, 그가 실수로 자신의 발을 찔러 괴사로 죽게 되면서 바뀌게 됐다고 능청스럽게 말한다. 이 말은 지휘자의 오만과 실수가 지휘자 자신을 죽게 한다는 이 영화의 메시지를 상징한다. 이 영화는 지휘자로서 최전성기에 있는 타르가 그 권력을 휘두르면서 한편으로 견디기 힘든 왕관의 무게로 심리적으로 얼마나 짓눌리며 지내는가를 함께 보여준다. 타르는 그를 아끼는 마음에서 도와주는 주변사람들의 노고를 당연시 여기며, 심지어 그들의 자리를 빼앗고 그가 새롭게 마음이 가는 사람들로 교체해 결국 주변사람들이 등을 돌리게 만든다. 자신이 설립한 재단 회원 중 그와 가까웠던 지휘자가 자살하자 사건의 화살이 타르에게 쏠리고, 그가 대학에서 한 강연을 악의적으로 편집한 동영상이 SNS에 유포돼 성추문에 시달리기도 한다. 극도로 예민해진 타르는 지휘자 자리에서 쫒겨났음에도 오케스트라 리허설에 들어가 난동을 부리면서 추락의 끝으로 가게 된다. 영원회귀의 정점에 도달하면 다시 하락한다는 니체의 말처럼 추락의 바닥에서 타르는 정신적 멘토인 레너드 번스타인의 예전 비디오 영상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며 자신이 음악을 시작했을 때의 근원으로 회귀한다. 세 시간 가까운 이 영화를 몰입시키는 데는 케이트 블란쳇의 신들린 연기가 큰 역할을 한다. 케이트 블란쳇은 그동안 국제적으로 주요한 시상식에서 이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도 수상이 유력해 보인다. ‘타르(TAR)’는 그 외에도 아카데미 시상식에 작품상·감독상·각본상·촬영상·편집상 등 6개 부문의 후보에 올랐다. 리허설이나 공연할 때 짧게 나오기는 하지만 작곡가 말러의 5번 교향곡과 엘가의 첼로협주곡 등이 영화의 격조를 더한다. 그리스 극작가 소포클레스는 ‘신은 잘난 척하는 혀를 경멸한다’고 했다. 이 영화는 잘 나갈 때야말로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 겸손한 마음이 필요하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황영미(영화평론가, 시네라처연구소 소장) 2023.03.02 07:00
연예일반

[BOX전망] 쏟아지는 신작… 누가 '앤트맨3'의 경쟁이 될 상인가

2월 4주차에도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앤트맨3’)의 질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페이즈5를 여는 이 작품은 양자 영역이라는 신선한 세계와 역대급 빌런 캉의 등장으로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신작들이 유난히 쏟아지는 2월 4째주. ‘앤트맨3’와 맞붙을만한 경쟁작은 무엇이 될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데이터를 통해 예측했다. ◆ 예측 1위: ‘앤트맨3’15일 개봉한 ‘앤트맨3’의 강세는 주말에도 이어졌다. 17일 오후 9시께 기준 ‘앤트맨3’ 예매율은 36.4%. 2위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19.8%를 한참 앞선다.지난해 개봉했던 ‘토르: 러브 앤 썬더’(6.69)와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7.00)과 비교해 ‘앤트맨3’은 평점도 7.41로 더 높은 상황. 앞선 작품들이 각각 271만 명, 210만 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한 만큼 ‘앤트맨3’ 역시 200만 돌파까지는 무난히 박스오피스를 이끌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 2위 각축: ‘더 퍼스트 슬램덩크’ vs. ‘타이타닉’ vs. ‘카운트’‘앤트맨3’ 개봉 전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키며 일본 애니메이션의 파워를 제대로 보여줬던 ‘더 퍼스트 슬램덩크’ 뒷심은 아직 거세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17일 오후 9시께 예매율 19.8%를 기록하며 ‘앤트맨3’ 바로 아래 자리하고 있다. 예매 관객 수 역시 ‘앤트맨3’ 외에 유일하게 두 자릿수다.‘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올해 개봉작 가운데 처음으로 누적 관객 수 300만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인 작품. 이에 힘입어 각종 프로모션과 응원 상영 등이 이어지는 만큼 계속해서 화제성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이 외에도 2월 네 번째 주에는 ‘마루이 비디오’, ‘카운트’, ‘컨버세이션’ 등 다채로운 한국 영화부터 ‘서치2’, ‘TAR 타르’ 등 기대되는 외화들이 대거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예매율에선 ‘서치2’(3.7%)가 4K 3D로 리마스터된 ‘타이타닉’(11.4%) 뒤를 잇고 있고, ‘카운트’는 ‘서치2’와 차이가 미세하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2.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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