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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네 개의 다리, 하나의 심장으로 춤추는 탱고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1992년 개봉한 ‘여인의 향기(Scent of a Woman)’란 영화가 있다. 크리스마스에 고향에 갈 경비를 모으기 위해 고등학생인 찰리(크리스 오도넬)는 추수감사절 주말 동안 시력을 잃은 퇴역 장교 프랭크 슬레이드(알 파치노)를 돌보게 된다. 찰리와 뉴욕에 여행을 간 슬레이드 중령은 한 식당에서 처음 만난 도나(가브리엘 앤워)에게 탱고를 추자고 제안한다.탱고에 자신이 없던 도나는 망설인다. 그러자 슬레이드는 “No mistakes in the tango, darling, not like life. It’s simple. That’s what makes the tango so great. If you make a mistake, get all tangled up, just tango on(탱고에는 실수가 없답니다. 인생과는 다르죠. 간단해요. 그게 탱고를 멋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실수해서 몸이 엉켜도 그냥 탱고를 계속하면 돼요)”라고 말한다.결국 둘은 유명한 탱고 음악 ‘포르 우나 카베사(Por Una Cabeza)’에 맞춰 멋지게 춤을 춘다. 영화의 러닝 타임 157분 중 탱고 씬은 2분여에 불과하다. 이 장면 이후 도나는 더 이상 영화에 등장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 탱고 씬은 영화 제목에 걸맞은 명장면으로 많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된다. 필자 역시 이 장면으로 인해 탱고에 관심이 생겼다. 탱고의 역사는 풍부하고 복잡하며, 아르헨티나의 사회, 문화, 정치 발전과 깊이 얽혀 있다. 탱고는 19세기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노동자 계층이 사는 지역, 특히 라 보카와 산 텔모와 같은 항구 지역에서 탄생했다.당시의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유럽(특히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온 이민자들, 아프리카 노예들의 후손과 남미 대륙의 원주민들로 가득한 다문화 도시였다. 탱고는 이러한 다양한 문화를 바탕으로 독특한 모습을 가진 채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라틴과 아프리카 리듬의 결합, 19세기 아르헨티나에 유입된 다양한 민족이 없었다면 탱고는 결코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초창기의 탱고는 크게 3가지 이유로 아르헨티나의 지배층에게 경멸의 대상이 되었다. 첫째, 탱고는 하층민과 같은 소외된 집단과 문명화되지 않은 아프리카계 이민자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탱고는 저속하고 부도덕한 춤으로 여겨져 사회에서 존경받을 수 없었다. 둘째, 탱고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매춘업소 및 허름한 술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지배층은 이 또한 불명예스러운 것으로 여겼다. 셋째, 초기 탱고의 많은 가사와 동작은 외설적이었기 때문에 지배층의 춤에 대한 경멸이 커졌다.탱고의 이러한 특성은 유럽의 세련미를 강조하는 아르헨티나의 정체성을 홍보하려는 지배층의 민족주의 의제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었다. 따라서 탱고는 아르헨티나 문화에 대한 위협으로 여겨졌다.하지만 탱고에 대한 경멸적인 인식이 바뀐 계기가 생긴다. 20세기 초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탱고 댄서들과 오케스트라는 유럽으로 건너가 공연하게 되는데,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서 유럽 최초의 탱고 열풍이 분 것이다. 이러한 열풍은 곧이어 런던, 베를린, 비엔나, 로마 등 다른 유럽 도시로도 확산되었다. 1913년에는 북유럽의 핀란드와 미국의 뉴욕까지 탱고 열풍이 불어닥쳤다.이러자 탱고를 바라보는 아르헨티나 현지의 인식도 바뀌게 된다. 한마디로 아르헨티나산 “국뽕”이 터진 것이다. 자연스럽게 아르헨티나의 중산층을 비롯해 상류층도 탱고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는 아르헨티나에서 탱고의 문화적 황금기였다. 탱고는 영화, 라디오, 연극에 빈번하게 등장했다. 탱고를 추는 댄스 홀인 ‘밀롱가(milonga)’도 호황을 누렸다. 아르헨티나를 지배하는 엔터테인먼트가 된 탱고는 국가의 상징으로 칭송받게 된 것이다.그럼에도 탱고는 1950년대 후반 경제 불황과 군사 독재 정권의 대중 모임 금지로 인해 쇠퇴기에 접어든다. 당시의 관습이었던 남성 전용 탱고 연습은 '대중 모임'으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탱고는 지하로 숨어들었고, 소규모 동호회 형식으로 명맥을 유지하게 된다. 그 결과 탱고 대신 대중 모임이 필요하지 않았던 로큰롤이 반사 인기를 얻는다.시간이 흘러 1980년대 후반 아르헨티나에서 탱고는 오스발도 페레도의 노력으로 다시 부활하게 된다. 탱고는 현재 100개국 이상에서 사랑받고 있고, 2009년에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탱고는 쉽게 말해 파트너가 서로 안은 채 음악에 맞춰 걷는 춤이다. 탱고에는 ‘리드(lead, 남자)’와 ‘팔로우(follow, 여자)’라는 두 가지 역할이 있다. 리드가 동작을 시작하면 팔로우가 이를 실행하고, 탱고는 두 사람 사이에 깊은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친밀한 춤이다.또한 탱고는 안무를 미리 정해놓고 추는 춤이 아닌 밀롱가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즉흥으로 추는 춤이다. 따라서 탱고는 다른 소셜 댄스에 비해 진입 장벽이 높다. 살사, 스윙 댄스 등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안에 무대에 설 수 있다. 그에 반해 탱고는 기본적인 테크닉과 파트너와의 교감을 익히는 데만 해도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탱고는 박자에 따라 리드가 미묘한 신호를 주고 이를 팔로우가 캐치해야 한다. 게다가 탱고는 댄서들이 무게 중심을 낮게 잡고 밀착된 자세로 하나가 되어 움직여야 하는데, 이는 하나의 통일된 존재라는 느낌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즉흥성과 일체성 때문에 “네 개의 다리, 하나의 심장으로 춤추는 탱고(Tango dancing with four legs, one heart)"라고 불린다. 2025.06.07 11:11
스타

[화보IS] ‘더 글로리’ 정성일, 나이스한 배우이자 사람

그야말로 나이스한 비주얼이다. 15일 아레나 옴므 플러스는 배우 정성일과 함께한 3월호 화보를 공개했다. 최근 화제작 ‘더 글로리’에 출연해 하도영 역할로 뜨거운 인기를 얻은 정성일은 화보 속 다양한 스타일링을 완벽에 가깝게 소화하고 있다. 정성일과 제냐의 만남은 조금 더 특별하다. ‘더 글로리’ 5회에서 하도영은 “제냐 베르사체 방금 다 망했네”라는 간결하고도 임팩트 있는 대사를 날린 바 있다. 이 대사는 그 자체가 명품인 하이엔드 브랜드 제냐를 통해 극중 건설사 대표 역할의 하도영을 대변하는 의미를 갖는다.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았던 만남의 성사와 더불어 드라마 속 대사가 무색할 만큼 화보 속 정성일은 ‘인간 제냐’의 면모를 발휘하며 깊은 눈빛과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정성일은 ‘더 글로리’의 ‘나이스한 XXX’ 하도영으로 분해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화보 후 진행된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정성일은 ‘연기’를 가장 많이 언급했단다. 실제 정성일은 ‘나이스한 배우’였다. 관계자에 따르면 정성일은 촬영 현장 내내 항상 친절하게 모두를 배려했다. 인터뷰에서도 내내 겸허했다. “‘더 글로리’에서는 지금 많이 벗어나서 잊고 있죠.” 배우로서의 가장 큰 영광에 대한 답에도 “멋진 배우, 진짜 연기 잘하는 배우, 그런 말을 듣는 게 배우에게 제일 큰 영광이겠죠”라고 답했다. 최근 토크쇼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밝힌 정성일의 어려운 어린 시절도 화제가 됐다. 그는 덤덤했다. “부끄럽게 산 것도 아니고 환경이 그랬으니까요. 어른이 된 뒤엔 그렇게 커온 걸 모르는 사람이 많기도 했고요. 감독님께 (나의 환경을) 말씀드린 건, 내가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해야 답을 받거나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었어요. 저는 괜히 아는 척하는 건 별로 안 좋아해요. 모르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죠.”주변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고교 은사의 이름을 직업 언급하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힙합과 오디션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활발한 사람이기도 했다. 정성일의 SNS 프로필인 ‘God makes no mistakes’는 래퍼 비와이의 가사에서 가져왔다고 정성일은 말했다. “쇼미더머니를 너무너무 좋아해요. 한 번도 안 빠지고 다 봤어요. 스우파, 스맨파, 팬텀싱어, 슈퍼밴드도 다 봤어요. 음악도 춤도 좋아해서요.” 정성일은 현재 뮤지컬 ‘인터뷰’를 준비하는 중이다. 제냐와 함께 한 정성일의 커버 화보와 인터뷰는 아레나 옴므 플러스 3월호에서 만날 수 있다.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ㅇ 2023.02.15 09:27
연예

마룬5, 메건 더 스탤리언 피처링 'Beautiful Mistakes' 발매

마룬5(Maroon 5)가 새 싱글로 돌아왔다. 마룬5는 4일 오전 2시(한국시각) 새 싱글 'Beautiful Mistakes(뷰티풀 미스테이크스)'를 공개했다. 이번 싱글은 지난해 10월 발매된 'Nobody's Love(노바디스 러브)' 리믹스 버전 이후 5개월 만에 발매한 신곡이다. 신곡 'Beautiful Mistakes'에는 메건 더 스탤리언(Megan Thee Stallion)이 피처링으로 나서 곡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메건 더 스탤리언은 카비디, 아리아나 그란데 등과 피처링하며 인기를 이어오고 있는 대표적인 여성 래퍼다. 마룬5는 'Maps(맵스)', 'Moves Like Jagger(무브 라이크 재거)', 'This Love(디스 러브)', 'Sugar(슈가)', 'Sunday Morning(선데이 모닝)', 'Memories(메모리즈)' 등 수많은 글로벌 히트곡으로 전 세계 리스너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2019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정규 6집 'Red Pill Blues(레드 필 블루스)' 발매 기념 내한 공연을 가졌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21.03.0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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