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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여제' 은퇴에 아쉬움 전한 김도영 "한 분야에서 정점 찍어...존경스럽다"

프로야구 슈퍼스타 김도영(22·KIA 타이거즈)이 '배구 여제' 김연경(37)을 향해 존경심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2024~25) V리그 챔피언결정전을 끝으로 프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김연경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KYK 파운데이션)이 세계적인 여자 배구 선수들을 초청해 주최한 18일 2025 KYK 인비테이셔널을 통해 고별전을 치렀다. 메인 이벤트가 끝난 뒤 코트에 나선 김연경은 "좋은 선수들 앞에서 은퇴식을 해서 영광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 선수로는 마지막이지만 앞으로 계속 배구를 위해 더 많이 일을 할 것이다. 그동안 감사했다"라고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함께 코트를 누빈 동료들과 팬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김연경은 프로 무대 데뷔 시즌(2005~06)부터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했고,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유럽 무대에 진출해 '월드 클래스'로 성장했다. 올림픽만 세 차례 출전해 한국 배구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배구를 넘어 스포츠 대표 아이콘으로 인정받았다.김연경은 방송 활동도 활발했다. 유튜브 채널 운영도 운영하며 배구팬과 교감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스포츠 선수들과도 소통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2024) KBO리그 MVP 김도영도 그중 한 명이었다. 이전부터 김연경과 인연이 있었던 김도영은 지난해 12월, 함께 수상자로 참석한 한 시상식이 끝난 뒤 김연경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김연경은 머릿속이 운동으로만 가득 찬 김도영에 감탄하기도 했다. 최근 본지와 만난 김도영은 KYK 인비테이셔널을 끝으로 선수로서 완전히 커리어를 마친 김연경을 향해 메시지를 전했다. 김도영은 "김연경 선배님과 개인적으로 알게 됐고, 올 시즌 중에도 종종 연락을 주고받았다"라고 전하며 "선배님은 존경을 받아야 할 분인 것 같다. 프로 선수로서 쌓은 커리어가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나는 아직 느껴보지 못해 감히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한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트 위에 있는 김연경을 더는 볼 수 없게 된 점에 아쉬움을 전한 김도영은 "은퇴를 결정하면서 고민도 많으셨을 것 같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고, 제2의 인생도 빛나시길 바란다"라는 응원도 잊지 않았다. NC 다이노스와의 2025시즌 개막전(3월 22일)에서 주루 중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김도영은 지난달 25일 복귀, 출전한 19경기에서 타율 0.300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 흐름상 꼭 득점이 필요한 순간에 해결사 능력을 보여줬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5.20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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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배구여제②] 키 작은 악바리, 세계 배구 정점에 서다

김연경(37)은 초등학교(안산서) 4학년 처음 배구 코트를 밟았다. 선수였던 언니 덕분에 자연스럽게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현재 김연경은 측면 공격수 기준으로도 키(1m92㎝)가 큰 편이다. 하지만 초·중학교 시절에는 작고 왜소한 신체 조건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4학년 때 1m48㎝이었던 키가 6학년 때까지 전혀 자라지 않았다고 한다. 중학교(원곡중) 시절에도 1m70㎝ 넘지 못해 리베로를 맡아야 했다. 김연경은 "키가 자라지 않아 (배구를) 포기할까 생각했다"라고 돌아봤다. 김연경의 어머니 이금옥 씨가 김동열 원곡중 감독을 찾아가 딸의 심경을 대신 전하기도 했다고. 김동열 감독은 어머니 이금옥 씨가 보지 못한 김연경의 잠재력을 잘 알고 있었다. 휴식 시간에도 홀로 연습을 하며 보여준 악바리 근성, 실력이 뛰어나지 않았음에도 항상 경기 출전을 바랐던 적극성을 주목했다. 김 감독은 "네가 손·발이 커서 키도 클 테니 걱정 말아라"라며 김연경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독려했다. 첫 고비를 넘긴 뒤에도 김연경은 주로 웜업존을 지켰다. 주전 선수들에게 수건과 물을 주는 게 주 임무였다. 하지만 뒤에서는 기본기를 탄탄하게 새겼다. 포지션(세터·리베로) 특성상 서브 리시브를 받아야 했고, 몸을 날리는 민첩한 수비도 잘 해내야 했다. 상대적으로 적었던 공격 훈련 시간에는 기쁜 마음으로 더 열심히 임했다고. 그렇게 김연경은 고교(한일전산여고) 진학 뒤 키가 20㎝나 컸고, 공·수 능력을 모두 갖춘 아웃사이드 히터로 거듭나며 초고교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고교 2학년 때는 주니어 국가대표에도 선발됐고, 2005년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지명을 받았다. V리그를 평정한 김연경은 2011년 유럽 무대까지 진출해 한국 배구의 위상을 높였다. 특히 튀르키예 리그 페네르바체에 입단해 치른 첫 시즌(2011~12) 소속팀을 CEV(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월드 클래스'로 거듭났다. 김연경은 훗날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키가 크면서도 안정적인 리시브가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벤치 멤버 설움을 이겨내고 경쟁력을 갖춘 자신의 배구 인생에 자부심을 전했다. 강한 정신력은 김연경이 최고의 선수로 올라설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원동력이다. 당장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이 대표적이다. 그는 원래 있었던 복근 부상에 오른쪽 허벅지 핏줄이 터진 상황에서도 이 대회에서 국가대표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2005·2008·2012년 세 차례나 무릎 수술을 받고도 오뚝이처럼 재기했다. 흥국생명과의 '이적 파동'으로 어려운 시간을 겪을 때도 코트 위에서는 강인했다. 선수 생활 은퇴를 선언하고 치른 올 시즌 정관장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최고를 향한 김연경의 끝없는 갈증과 승부욕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이미 선수로서 모든 걸 이뤘지만, 마지막 우승을 향해 더 자신을 몰아붙였다. 특히 8일 5차전 13-12, 14-12 상황에서 흥국생명 코트 위에 떨어지는 공을 몸을 날려 살려내 동료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의 득점을 도운 장면은 V리그 역사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가 득점이 아닌 디그로 자신의 고별전을 해피 엔딩으로 만든 것. 김연경은 챔프 5차전 3세트 24-24에서 좀처럼 하지 않았던 네트터치를 범한 상황을 떠올리며 "이대로 (우승하지 못하고) 은퇴하면 그 네트터치를 떠올리며 계속 악몽을 꿀 것 같았다"라고 했다. 김연경이 어떤 자세로 경기에 임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말이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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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특수 장비, 코치는 관중석에...흥국생명의 우승 지원사격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김연경이 없었다면 우승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우승에 목말랐던 구단도 뒤에서 묵묵히 지원했다. 챔피언결정 5차전 홈 경기에서 정관장을 누르고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은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우승, 통합우승(4회) 최다 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흥국생명 선수단은 이번 시즌부터 팔에 특수 장비(폴라)를 착용했다. 훈련 때나 경기 중에 이 장비를 끼고 뛰면 실시간으로 평균심박수, 최대심박수 등이 전자기기로 전달된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힘들다' '괜찮다'는 느낌보다 좀 더 객관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다. 특히 평균심박수를 활용한 내적 부하량을 주로 활용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 중에도 선수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데 유용하다. 현재 여자부에서 이 장비를 활용 중인 구단은 흥국생명과 GS칼텍스 두 곳이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 부상 예방에 효과적이다. 훈련 계획 및 운동 강도 설정, 선수 컨디션의 최적화, 부상 방지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피드백을 제공받아 사용했다"라고 덧붙였다. 선수 육성 및 훈련에도 적극적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등록된 감독, 코치, 트레이너, 전력분석관이 총 14명으로 여자부 7개팀 중 가장 많다. 나머지 6개 구단은 7~11명 정도. 흥국생명 감독 1명, 코치 5명, 트레이너 5명, 전력분석관 3명이다. 통역까지 포함하면 훨씬 늘어난다. 개막 직전에는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출신 김세영을 선수 멘탈 관리 및 미들블로커 기술 부문 코치로 영입하기도 했다. 특히 트레이너와 전력분석관 영입에 투자를 많이 했다. 그렇다 보니 경기 중에 벤치에 모두 앉을 수 없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다. KOVO 대회 운영요강 제4조(팀벤치)는 '벤치에 착석 가능한 팀 인원은 감독, 코치, 트레이너, 의무, 통역, 매니저 등 12명으로 제한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구단 관계자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코치진을 보강해 인원이 더 늘어났다"라며 "구단에서 트레이너와 전력분석관에 많이 투자했다"고 귀띔했다. 이형석 기자 2025.04.1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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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2위 내주고 챔프전 우승 노린 정관장...고비마다 빛난 고희진 리더십

여자 프로배구 정관장이 2024~25시즌 '아름다운 패자'로 남았다. 고희진 감독의 리더십에 선수들이 부응해 만든 결과였다. 정관장은 지난 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5차전에서 흥국생명에 2-3으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맞선 채 열린 이날 경기에서 고배를 마시며 흥국생명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정관장은 정규리그 3위에 올라 2위 현대건설과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업셋 시리즈(2승 1패)를 만들었다. 정규리그 막판부터 부상을 당한 주축 선수가 많아졌지만, 챔프전 2~5차전 모두 풀세트 승부를 치르는 투혼의 레이스를 보여줬다. 정관장은 개막 전부터 현대건설와 흥국생명을 위협할 대항마로 평가받았다. 지난 시즌 아시아쿼터 선수로 합류, V리그 정상급 기량을 증명한 메가왓티 퍼위티와 재계약했고, 2023~24시즌 한국도로공사 소속으로 득점 3위(935)에 오른 반야 부키리치도 영입했다. 국가대표 '트윈 타워' 정호영과 박은진의 기량은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받았고, 여자 국가대표팀의 2020 도쿄 올림픽 4강 진출 주역인 세터 염혜선도 건재했다. 무엇보다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는 고희진 감독의 리더십이 팀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정규리그 초반 정관장은 고전했다. 아포짓 스파이커였던 부키리치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쓰며 생기는 빈틈이 예상보다 컸다. 1라운드 전적은 3승 3패. 하지만 2라운드 후반부터 조직력이 살아났다. 지난해 11월 27일 페퍼저축은행에 일격을 당한 뒤 사흘 뒤 IBK기업은행전부터 무려 13연승을 거뒀다. 1위 흥국생명뿐 아니라 2위 현대건설까지 위협했다. 챔프전으로 향하는 길은 험난했다. 정규리그 막판 부키리치와 박은진이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고희진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주전 선수들에게 충분히 휴식을 준 것. 플레이오프(PO)에서 1차전 어드벤티지를 갖는 2위를 포기하는 대신 전열을 정비하기로 결정한 것. 이 선택은 맞아떨어졌다. 정관장은 정규리그 2위 현대건설과의 PO에서 1·3차전을 잡고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이 기다리는 챔프전에 올랐다. 만신창이가 된 정관장은 인천 원정 1·2차전에서 모두 패했다. 특히 2차전은 1·2세트를 먼저 잡고 내리 세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치명타였다. 정관장의 반격은 3차전부터 시작됐다. 4일 13년 만에 홈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3차전에서 먼저 1·2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세 세트를 따냈다. 염혜선은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코트 위에서 통증을 다스렸다. 미들 블로커 박은진이 염혜선이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신 토스를 했다. 그렇게 점차 경기력이 회복됐다. 양 팀 모두 34점까지 이른 2세트 듀스 승부에서 결국 2점 차 리드를 내줬지만, 오히려 이 시점부터 정관장이 기세를 올리며 리버스 스윕을 해냈다. 4차전 역시 5세트 승부 끝에 승리했다. 고희진 감독은 벼랑 끝에 몰려서도 선수들에게 애써 밝은 모습을 보여주며 "극복하자"라고 외쳤다. 3차전이 끝난 뒤에는 "역대 가장 감동적인 승리"였다고 선수들의 투혼을 치켜세웠다. 정관장은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기회에서 은퇴를 선언하고 고별전을 치른 '배구 여제' 김연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2024~25시즌 레이스는 흥국생명만큼 빛났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우리 선수들 정말 대단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더 단단해진 정관장의 2024~25시즌에 시선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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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은 영입·블로킹 시스템 완성 그리고 배구 여제의 마지막 도전...흥국 V4 핵심 스토리 라인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6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은퇴를 선언하고 마지막 도전에 나선 '배구 여제' 김연경뿐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일궈낸 쾌거였다. 흥국생명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5차전에서 정관장에 세트 스코어 3-2(26-24, 26-24, 24-26, 23-25, 15-13)으로 승리했다. 김연경이 블로킹 7개 포함 34득점을 올렸고,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는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드는 득점, 흥국생명을 챔피언으로 이끄는 득점을 해냈다. 흥국생명은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잡고 퍼펙트 우승을 예고했지만, 4일과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원정에서 모두 5세트 승부 끝에 패하며 5차전에 나서야 했다. 2년 전에서도 정규리그 1위에 오르고 챔프전에 선착했지만, 한국도로공사에 3~5차전을 내리 패하며 준우승에 그친 기억이 있었다. 김연경의 은퇴전, 고별전, 라스트 댄스라는 의미가 부여된 이날 5차전에서 흥국생명은 그야말로 기적을 썼다. 1~4세트 내내 초반 기세 싸움에서 밀렸지만, 20점 전후로 무서운 기세로 추격했다. 사실 흥국생명은 개막 전까지 우승 후보로 평가받지 않았다. 김연경이라는 최고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현대건설에 정규리그와 챔프전 우승을 내준 지난 시즌(2023~24)과 비교해 전력이 떨어졌다. 주전 미들 블로커였던 이주아가 IBK기업은행으로 떠났고, 팀 맏언니이자 주전 리베로였던 김해란은 은퇴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더 강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현대건설과의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3-1 완승을 거두는 등 팀 창단 최다인 개막 14연승을 거뒀다. 외국인 선수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 속에 3라운드 3차전부터 3연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계속 1위를 지켜냈다. 결국 정규리그 최종전을 5경기 앞두고 1위를 확정, 통합 우승 발판을 만들었다. 주·조연이 따로 없었다. 김연경의 활약은 여전했다. 더 말이 필요 없었다. 신임 '야전 사령관'의 경기 지배력도 뛰어났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새 주전 세터 이고은은 그동안 흥국생명에 유독 부족했던 중앙 후위 공격 위력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신예 정윤주가 급성장하며 김연경과 함께 탄탄한 아웃사이드 히터 라인을 구축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의 지도력과 전술도 빛났다. 키(1m91㎝)가 큰 공격수 투트쿠,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미들 블로커 아날리스 피치 그리고 김연경과 김수지까지 활용한 '3인 블로커' 시스템이 정착하며 제공권 장악력익 강한 팀을 상대로도 높이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실제로 정규리그 흥국생명은 팀 블로킹 1위(세트당 2.489개)에 오르기도 했다. 경기 뒤 김연경은 동료들과 함께 우승 기쁨을 나눴다. 선수 중 가장 먼저 헹가래를 받았다. 이후 정면, 측면 관중석을 향해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뒤 다시 동료들에게 향했다. 그동안 동고동락하며 자신의 고별전을 우승으로 장식할 수 있도록 힘을 준 이들과 선수로서 코트 위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간을 함께 했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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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문성민 웃게 한 허수봉 "멋지게 트로피 들겠다" 약속 지켜

"문성민 형처럼 멋있게 우승 트로피를 들겠다"는 현대캐피탈 허수봉(27)의 소원이 마침내 이뤄졌다. 허수봉은 코트를 떠나는 대선배 문성민(39)을 우승 헹가래와 함께 기분 좋게 보냈다.현대캐피탈은 지난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 3차전 원정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1로 물리쳤다. 챔프전 3전 전승을 거둔 현대캐피탈은 2018~19시즌 이후 6년 만에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아울러 현대캐피탈은 한 시즌에 KOVO컵과 정규리그, 챔프전까지 모두 석권하는 트레블을 처음으로 달성했다. '명장' 필립 블랑의 지도력과 'V리그 최다 득점 1위'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등록명 레오)의 활약이 어우러졌다. 또 자유계약선수(FA) 리베로 오은렬을 대한항공으로부터 빼앗아오고, 개막 직전에는 세터 황승빈을 트레이드 영입하는 등 구단의 지원도 한몫했다. 국내 최고 공격수 허수봉은 정규리그 득점 4위(574점), 공격 종합 3위(54.13%)로 현대캐피탈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챔프전 3경기에서 56점에 높은 성공률(51.06%)을 기록했다. 그는 정규리그 가장 강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힌다. 허수봉은 주전으로 첫 우승, 문성민은 은퇴 시즌을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문성민은 현대캐피탈이 2016~17, 2018~19시즌 챔프전에서 우승했을 때 주장이자 주포였다. 당시 허수봉은 백업 멤버였다.2022~23시즌 백업으로 물러난 문성민으로부터 에이스 바통을 넘겨받은 허수봉이 챔프전 3경기 모두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에 3전 전패를 당해 아쉬움을 삼켰다. 문성민은 "이젠 형들이 수봉이를 믿고 뛴다. 수봉이는 나보다 몇 단계 업그레이드된 선수"라고 평가했다. 허수봉은 그런 문성민에 대해 "훈련 때 코트를 사이에 두고 (문성민 형과) 마주 본다. 항상 파이팅을 불어넣어 주신다.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화답했다. 2023~24시즌 현대캐피탈의 주장은 문성민이었다. 이번 시즌에는 블랑 감독의 권유로 허수봉이 주장을 맡게 됐다. 허수봉은 시즌 중반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9월 KOVO컵에서 대한항공을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무겁더라"며 "예전에 성민이 형처럼 우승 트로피를 멋있게 든 느낌이 나지 않았다. 다음에는 연습해서 (트로피를) 멋있게 들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허수봉은 이 약속을 결국 지켰다. 또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문성민을 웃으며 보내주겠다는 바람도 이뤘다. 문성민은 후배들을 위해 챔프전 출전도 거절했다. 정규리그 최종전에 은퇴 행사를 진행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챔프전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해 윔업존에 서 있진 못했지만 뒤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돕고,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문성민은 챔프 1차전에 앞서 "그동안 대한항공에 많이 졌으니 오늘은 꼭 이기자"라며 후배들을 자극했다. 문성민에게 우승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허수봉은 "어릴 때 성민이 형이 주장으로 팀을 이끌면서 우승했던 기억이 났다. 많은 가르침을 주신 성민이 형께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허수봉은 우승 트로피를 멋지게 들어올린 뒤 동료들과 함께 문성민을 헹가래쳤다. 이형석 기자 2025.04.0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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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사퇴·홈코트 이전...악재 극복하고 V리그 흔든 KB손해보험

의정부의 봄은 짧았지만, KB손해보험이 남긴 여운은 짙다. KB손해보험은 30일 경기도 의정부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0-3(20-25, 20-25, 26-28)으로 완패했다. 상대 세터 유광우의 현란한 공 배급에 블로커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국내 에이스' 나경복은 16득점·공격 성공류 60.00%를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지만, '주포' 안드레스 비예나가 10득점·공격 성공률 34.78%에 그쳤다. 정규리그 2위에 오른 KB손해보험은 홈에서 치른 26일 PO 1차전에서 3-1로 승리했지만, 상대 야전 사령관(세터)가 한선수에서 유광우로 바뀐 28일 2차전에서 셧아웃을 당했고, 이날도 정규리그보다 경기력이 떨어지며 '업셋 시리즈'를 허용했다. 챔피언결정전(챔프전) 진출에 실패했다. KB손해보험은 개막 5연패를 당하며 흔들렸다. 개막을 하루 앞두고 사령탑이었던 미겔 리베라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자진사퇴했고, 마틴 블랑코 감독 체제로 전반기를 치렀다. 하지만 팀 주전 세터였던 황택의와 자유계약선수(FA)로 계약한 아웃사이드 히터 나경복이 차례로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뒤 전력이 탄탄해졌다. 여기에 이전 홈 코트 의정부체육관이 안전 문제로 사용할 수 없게 된 변수도 전화위복이 됐다. KB손해보험은 경민대 기념관으로 홈 코트를 옮긴 뒤 8연승을 달리는 등 이날 전까지 10경기에서 9승 1패를 기록하며 '경민 불패'라는 배구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순탄하지 않은 여정 속에 맞이한 이날 PO 3차전. 홈 코트에서 열린 덕분에 KB손해보험팬들의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최근 4연속 통합 우승, 7연속 챔프전을 치른 대한공의 '봄 DNA' 앞에 의정부의 봄을 더 지속하지 못했다. 이날 KB손해보험의 블로킹과 서브 리시브는 모두 정규리그보다 헐거웠다. 경기 뒤 레오나르도 아폰소 KB손해보험 감독은 유광우에게 허를 찔린 걸 패인으로 봤다. 그러면서도 "올 시즌 우리가 노력한 모습을 잊으면 안 된. 슬픔은 잠시뿐이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택의의 경기 장악력, 나경복과 비예나의 폭발력은 이미 검증됐다. 베테랑 미들 블로커들의 풍부한 경험도 강력한 경쟁력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 팀워크 향상이 동반되면 KB손해보험은 더 강한 전력을 보여줄 전망이다. 의정부=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3.30 16:45
프로야구

봄 배구 대진표 확정, 희비 엇갈린 2024~25시즌 어땠나

2024~25 프로배구 V리그가 20일 남자부 현대캐피탈-OK저축은행, 여자부 흥국생명-GS칼텍스전을 끝으로 정규시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로써 포스트시즌(PS) 대진표와 정규리그 최종 순위가 모두 확정됐다. 정관장은 지난 1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 홈 경기에서 세트 스토어 2-3으로 졌다. 최종 성적은 23승 13패 승점 64. 이날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 또는 3-1 승리 시 승점 3을 얻어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할 수 있었으나, 결국 최종 3위가 확정됐다.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승점 66)이 2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여자부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는 오는 25일 2위 현대건설의 홈 구장인 수원체육관에서 1차전을 시작한다. 현대건설은 PO 승부가 3차전까지 갈 경우 한 번 더 홈 경기를 치르는 이점을 누린다. PO 승리 팀은 31일부터 정규리그 1위팀 흥국생명과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을 치른다. 남자부는 현대캐피탈이 역대 최단기간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짓고 챔프전에 올랐다. 2라운드 이후 승률 0.767(23승 7패)을 기록한 KB손해보험이 2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까지 통합 4연패를 달성한 대한항공이 올 시즌에는 3위다. 남녀부 모두 3위와 4위팀 승점 차가 3 이내일 경우 열리는 준플레이오프가 성사되지 않았다. IBK기업은행(4위)과 한국도로공사(5위)는 각각 자유계약선수(FA) 이소영(3년 21억원)과 강소휘(3년 24억원)를 영입하고도 봄 배구 티켓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IBK기업은행은 후반기 4승 14패로 부진했고, 도로공사는 전반기 5승 13패 열세를 만회하지 못했다. 창단 최다 14연패를 기록한 GS칼텍스는 '득점 1위' 지젤 실바의 분전 속에 막판 탈꼴찌에 성공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첫 10승과 전 구단 상대 승리를 달상했지만, 4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신영철 감독과 작별하고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을 영입한 우리카드(4위)는 6년 만에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배구 명가' 삼성화재(5위)는 7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한국전력은 개막 초반 5연승을 달렸지만 외국인 선수의 연이은 부상 속에 결국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시즌 챔프전까지 올랐던 OK저축은행은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와 재계약을 포기한 여파로 꼴찌까지 추락했다. 오기노 마사지 OK저축은행 감독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이형석 기자 2025.03.21 11:02
배구

'최단 기간 1위 확정' 현대캐피탈, 최다 승점 신기록까지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지은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또 하나의 업적을 쌓았다. 현대캐피탈은 1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남자부 원정 경기에서 한국전력에 세트 스코어 3-0(25-20, 25-16, 25-20)으로 이겼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로 승점 85(29승 6패)를 기록, 삼성화재가 2011~12·2014~15시즌 두 차례 기록한 남자부 한 시즌 최다 승점 기록(84점)을 경신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미 최단기간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지은 바 있다. 이후에도 주전 선수를 꾸준히 기용하며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오는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역대 네 번째 시즌 30승 고지 달성을 노린다. 직전 경기에서 박철우를 넘겨 V리그 남자부 개인 통산 최다득점 신기록을 썼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는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12득점을 올렸다. 허수봉은 11점을 보탰다. 이시우는 2세트 17-14에서 투입돼 23-14까지 서브 에이스로만 5점을 뽑는 활약을 선보였다. 정태준은 블로킹 3개를 포함해 10득점을 보탰다. 개막 5연승으로 출발했던 한국전력은 13승 23패, 승점 35(6위)로 시즌을 마쳤다.이형석 기자 2025.03.16 20:02
배구

1순위 요스바니 또 부상, 대한항공 봄 배구 앞두고 '서브 장인' 러셀 영입

대한항공이 부상으로 이탈한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를 대신해 카일 러셀(32)을 새롭게 데려왔다. 대한항공은 지난 8일 "그리스 리그의 AO 밀론 소속인 아포짓 스파이커 러셀을 교체 외국인선수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기존 외국인 선수였던 요스바니는 오른쪽 슬개골 연골연화증 부상으로 남은 경기 출장이 어렵다. 대한항공은 2024~25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행운의 1순위 지명권을 얻어 요스바니를 지명했다. 그러나 요스바니는 개막 두 경기만에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1라운드 4경기를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른 대한항공은 막심 지가로프(등록명 막심)를 일시 교체 외국인 선수로 데려왔다. 전반기 종료 후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자 대한항공은 막심을 보내고, 요스바니와 이번 시즌 끝까지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요스바니는 또 한 번 부상으로 쓰러졌다. 결국 대한항공은 KB손해보험과의 플레이오프에 대비, 러셀을 영입했다. 러셀은 V리그에서 두 시즌을 뛴 경험이 있다. 2020년 한국전력 소속으로 KOVO컵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2021~22시즌에는 삼성화재에서 활약했다. 2020~21시즌 득점 3위·서브 1위를, 2021~22시즌에는 득점과 서브 모두 2위였다. 두 시즌 동안 총 68경기에 나서 총 1813득점, 성공률 평균 48.66%를 기록했다. 2m5㎝의 러셀은 강력한 서브와 타점 높은 공격력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V리그 남자부 최장 28경기 연속 서브 에이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한 경기(2022년 2월 3일 한국전력전)에 8연속 서브 에이스를 올린 적도 있다. 세트당 서브에이스는 0.740개. 이번 시즌 그리스 리그에서도 공격 종합 1위, 서브 1위를 기록하는 등 변함없는 기량을 보여줬다. 대한항공 구단은 "선수들의 잦은 부상으로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러셀의 합류를 통해 팀 분위기 전환과 함께 공격력을 높여 다가오는 포스트시즌에 대비한다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구단을 통해 "외국인 선수 교체에 대한 구단의 신속한 조치에 감사를 표하며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은 시즌이지만 마지막까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러셀은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다만 행정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9일 우리카드전 출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형석 기자 2025.03.0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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