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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 황의조 감싼 클린스만 감독 “여전히 우리 선수, 컨디션 관리 잘하길” [일문일답]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첫 2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최근 ‘불법 촬영’ 혐의로 인해 경찰 조사를 받은 황의조(노리치 시티)에 대해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그는 “황의조는 여전히 우리 선수다”라고 선을 그으며 동행 의지를 전했다.클린스만 감독은 22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황의조는 우리 선수다. 아직 협의가 입증되거나, 혐의가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앞서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24위)은 지난 21일 중국 광둥성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중국(79위)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에서 3-0으로 이겼다. 전반 손흥민의 멀티 골, 후반에는 정승현의 쐐기 득점까지 터지며 여유롭게 승리를 가져갔다. 지난 16일 싱가포르와의 1차전(5-0 승리) 포함 8골을 터뜨리는 화력을 뽐냈다. 공식전 범위를 넓혀본다면 5연승. 6경기 연속 무실점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중국 원정을 떠나기 전, 황의조가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져 논란이 일었다. 지난 6월,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여성 A씨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그가 여성과 함께 있는 영상을 게시했다. 당시 A씨는 “그는 상대와 애인 관계인 것처럼 행동하며 잠자리를 갖고, 해외에 가야 한다는 이유로 관계 정립을 피하는 방식으로 수많은 여성들을 가스라이팅 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황의조 매니지먼트사는 “업로드된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면서 선수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18일 황의조 선수를 불법 촬영 혐의로 피의자로 전환해 조사했다”라고 20일 밝혔다. 이어 최근 황의조를 협박하고, 관련 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그의 전 여인이라고 주장하는 여성 A씨는 구속됐다고 전했다. 더군다나 22일 낮에는 구속된 A씨가 황의조의 형수라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사건은 더욱 막장극으로 치달았다. ‘피의자’ 신분이 된 황의조의 발탁 여부를 두고 국내 여론은 급격히 싸늘해졌다. 그런 와중 클린스만 감독은 중국전에서 후반 27분 황의조를 투입했다. 그는 22분간 경기를 마친 뒤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후 중국 현지에서 영국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황의조와의 동행 의지를 드러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40년 축구 인생을 살며 많은 일을 겪었다. 많은 사건이 있을 때마다 추측성 내용도 많았다. 혐의가 명확히 나오기 전까진 우리 선수”라면서 “소속팀으로 돌아가 집중하고, 많은 득점을 올리길 바란다. 그와는 ‘컨디션 유지를 잘해라’ 정도의 얘기를 나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누진 않았다고 답했다.아시아 2차 예선을 마친 클린스만 감독의 다음 일정은 ‘휴식’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23일 미국으로 넘어가 가족들과 추수감사절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경기를 지켜볼 것이며, 12월 3일 열리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최종전을 관람할 것이라 설명했다.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손준호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손준호는 지난 5월 가족들과 귀국하려다 공항에서 체포돼 형사 구류 상태로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현지에선 전 소속팀 산둥 타이산 감독과 일부 선수가 승부조작 등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어 손준호 역시 이와 관련된 것이라는 추측 정도만 나왔다. 이후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데, 아직까지 ‘왜 이런 상황에 부닥쳤는지’에 대해 밝혀진 바가 없어 답답한 상황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손준호 선수에 대한 소식을 받길 바란다. 손 선수에게 ‘혐의가 있다’라는 것들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 정부에서도 도와줘서 하루빨리 그가 가족과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 일문일답.- 이번 월드컵 2차 예선 2경기를 마친 소감, 그리고 이번 승리가 대표팀에 주는 의미가 있다면.“너무나 만족스러운 경기 결과였다. 무실점으로 승점 6점을 수확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지만, 여기 계신 분들, 그리고 한국 축구 팬들이 만족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는 기분 좋은 2연전이지 않았나 생각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 너무나 좋은 시간을 보냈다. 우선 팬들이 많은 환영과 환대를 받았다. 선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마지막으로 희망하는 건, 개인적으로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손준호 선수에 대한 소식을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게 저, 그리고 한국 축구를 위해, 손준호 선수 가족을 위해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직까지 손 선수에게 ‘혐의가 있다’라는 것들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 정부에서도 도와줘서 손 선수가 하루빨리 가족들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불법 촬영으로 인해 피의자로 소환된 황의조 투입에 대해 국내에서 여러 차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중국전 투입 배경은 무엇이었는지, 앞으로의 구상에 변화가 있을 것인지.“일단 황의조는 우리 선수다. 아직까지 혐의가 입증되거나, 혐의가 나온 것이 아니다. 최근에 말했듯이 나도 40년 동안 축구 인생을 살며 많은 일을 겪었다. 많은 사건이 있을 때마다 추측성 내용도 있었다. 혐의가 명확히 나오기 전까지는 우리 선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황의조는 너무 좋은 능력을 갖춘 선수다. 다가오는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과정인데, 황의조 선수가 소속팀으로 돌아가서도 많은 득점을 올리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길 바란다. 이어 대표팀에서도 큰 활약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 황의조에게 따로 해준 말은 있는지.“간단한 대화만을 나눴다. 최근 논란에 대해 크게 얘기한 건 없다. 말씀드렸지만 명확하게 혐의가 나온 상황이 아니다. 노리치로 돌아가서 집중하고, 많은 득점을 올리길 바란다. 아시안컵에서도 많은 득점을 올려야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으니, ‘컨디션 유지를 잘해라’ 정도의 얘기를 나눴다.”- 아시안컵에서 16강 토너먼트까지는 무난히 진출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느 시점이 고비라고 생각하는지.“일반 고비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첫 경기부터 고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아르헨티나는 첫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일격(1-2 패배)을 맞았다. 이와 같이 우리가 어떤, 언제 고비를 마주할지 모른다.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우리가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16강부터는 매 순간, 매초가 중요하다. 토너먼트는 마라톤이다. 나는 마라톤을 즐긴다. 조기에 탈락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좋은 흐름을 타면 결승까지 진출할 수 있다. 방심하지 않고, 어느 한 팀 얕보지 않고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고비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잘 대비하겠다.” - 이번 소집 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출장을 통해 상대 팀을 점검했다. 중국 원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중국에서의 환대와 달리, 경기장에서는 야유가 강했는데, 이번 경험이 앞으로의 대표팀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 보는지. 그리고 ACL 일정도 시작되는데 다음 출장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일단 내일 출국한다. 미국 추석(추수감사절·11월 넷째 주 목요일)을 위해 잠시 미국에 다녀온다. 이후 ACL 경기를 지켜볼 것이다. 12월 열리는 울산과 전북의 마지막 경기도 마찬가지다. 경기를 관람하며 아시안컵에 대비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대략적인 일정은 그렇다.그리고 어제 같은 중국전은 많은 원정 팬, 약 5만 명 정도의 팬 앞에서 경기한 건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 팀으로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어떤 환경에서 경기를 펼칠지 모르겠지만, 그런 분위기 속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앞으로도 당연히 상대에 따라 전술·기술적인 어려움이 있고, 우리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상대 원정 팬 앞에서 좋은 경험을 했으니, 앞으로 원정 경기를 치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인천공항=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2023.11.22 19:28
축구일반

황의조 협박한 사람, 알고보니 형수...사생활 폭로전에서 가족 갈등 막장극이 된 '동영상 사태'

축구 대표팀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의 사생활 동영상 유출 사건이 충격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2일 황의조의 사생활 폭로 게시물을 올리고 협박한 혐의로 황의조의 형수 A씨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황의조는 지난 6월 사생활 동영상이 유출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신분이 밝혀지지 않은 한 인물이 황의조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했다. 이 인물은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고, 영상에 등장한 피해 여성들은 황의조가 동의 없이 동영상을 찍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의조의 형수인 A씨가 바로 지난 6월 황의조의 사진과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 등 유포)를 받는 사람이다.A씨는 지난 5월부터 황의조에게 '(사진을) 유포하겠다' '기대하라' '풀리면 재밌을 것이다'는 식의 협박 메시지를 보낸 혐의(촬영물 등 이용 협박)도 받고 있다.경찰은 A씨의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했다.경찰은 지난 16일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황의조 측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경찰은 지난 13일 A씨를 검거하고 사흘 뒤인 16일 구속했다.황의조는 성관계하는 상대방을 촬영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동안 황의조 동영상 사건 관련 여론은 황의조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컸다. 국가대표 스타 플레이어인 그가 여성들의 동의 없이 사생활 동영상을 촬영했을 수도 있고, 또 이를 공개가 되도록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해 도덕적으로 큰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황의조를 협박했던 이가 그의 친형의 부인인 형수라는 게 밝혀지면서 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다. 정황상 형수가 황의조의 휴대폰에서 몰래 영상을 빼내 이를 빌미로 돈을 요구하며 협박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황의조는 축구 대표팀에 선발돼 21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중국과의 원정 경기에 교체 출전했다. 21일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은 '경찰 조사를 받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 황의조를 왜 출전시켰나'라는 질문에 "혐의가 명확하게 나올 때까진 그저 진행 상황이다. 지금 당장 황의조가 문제가 있다거나 범죄자가 확실하다고 알고 있지 않다. 혐의가 명확하게 밝혀질 때까진 선수들이 좋은 활약 펼 수 있게 도와주는게 지도자 역할이다"라고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어 "40여년 축구 인생 동안 늘 많은 사건이 있었고, 또 추측이 있었다. 명확하게 뭔가 나오기 전까진 황의조처럼 가진 게 많은 선수가 뛰면서 득점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이은경 기자 2023.11.22 15:16
연예일반

[차트IS] ‘힙하게’, 막장극 ‘7인의 탈출’에 1위 자리 내줬다…7.1%

‘힙하게’의 시청률이 하락했다.지난 23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힙하게’ 13회 시청률은 전국 7.1% 수도권 7.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동시간대 비지상파 1위를 했다. 2049 타깃 시청률은 2.5%를 기록했다. 같은 토요일이었던 지난 16일 방송된 ‘힙하게’ 11회 시청률은 전국 8.0%, 수도권 8.4%였다.봉예분(한지민) 외 또 다른 초능력자 전광식(박노식)의 수상쩍은 행적은 불안감을 높였다. 그는 봉예분이 조애란(이아주)의 반지를 찾아주기 위해 사이코메트리를 하려고 하자 이상할 정도로 화를 냈다. 그의 집에도 장미무늬 칼이 있었다. 봉예분과 문장열(이민기)은 범인이 제 3의 초능력자일 거라는 추정이 전광식의 사이코메트리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깨닫고 의심했다.김선우(수호)도 박종배(박혁권)도 범인으로 의심하게 만든 것이 전광식이었다. BJ 시아양(최희진)이 죽기 전 벌인 실랑이부터 지금까지 나온 모든 살인범의 정황이 전광식을 가리키고 있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광식 아저씨 말에 놀아난 거라면요?”라고 의심을 품는 봉예분과 문장열, 그리고 누군가를 미행하는 판초 우의를 입은 전광식의 발걸음은 불안감을 안겼다.반면 23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 4회 시청률은 전국 7.7%(닐슨코리아 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수도권 역시 7.3%를 기록, 순간 최고 시청률은 8.7%까지 치솟는 기염을 토했다. 2049 시청률도 2.0%로 상승세를 이어갔다.방칠성(이덕화) 회장은 사라진 손녀 방다미(정라엘)의 복수를 위해 ‘가짜뉴스’를 조작하고 선동한 이들을 향해 복수를 시작했다. 진실 규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앞두고 금라희(황정음), 차주란(신은경)의 손에 죽임을 당한 방칠성의 모습은 또 한 번의 반전을 안기며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판을 교묘히 흔드는 보이지 않는 손, 이휘소(민영기)의 탈옥을 돕고 민도혁(이준 분)의 가족 장례식까지 나타나 거액의 부조금을 낸 미스터리한 인물은 누구인지 궁금증을 고조시켰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9.24 08:27
연예일반

‘막장의 대모’ 임성한 떠난 빈자리, 김순옥이 채운다

‘막장의 대모’ 김순옥 작가가 온다.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 ‘황후의 품격’, 그리고 ‘펜트하우스’ 시리즈까지. 사이다 전개와 기상천외한 막장을 오가며, 작품마다 신드롬을 일으킨 김순옥 작가가 신작 ‘7인의 탈출’로 또 한번 흥행작을 탄생시킬지 관심이 쏠린다. SBS 새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은 거짓말과 욕망이 뒤엉켜 사라진 한 소녀의 실종에 연루된 7명의 악인들의 생존 투쟁과 그들을 향한 피의 응징을 그린 복수극이다. 악인들이 주인공인 작품으로 오는 15일 첫방송된다. 김순옥 작가는 임성한 작가, 문영남 작가와 함께 ‘막장의 대모’로 꼽힌다. 이들은 자극적인 소재와 전개로 연이어 히트작을 탄생시키며 막장을 장르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때로는 개연성 없는 스토리 등으로 지적을 받아왔으나 화제성과 시청률을 모두 잡는 스타 작가로 거듭나면서 신작 소식이 들릴 때마다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자아냈다. 앞서 임성한 작가와 문영남 작가는 올해 각각 ‘아씨 두리안’과 ‘빨간 풍선’으로 또 한번 흥행에 성공한 만큼, 김순옥 작가의 흥행 성적도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사실 김순옥 작가는 임성한‧문영남 작가와 비교해 ‘복수’에 초점을 맞춘 자신만의 막장을 자랑했다. 시청률 37.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한 ‘아내의 유혹’, 평균 20%대의 시청률을 보인 ‘펜트하우스’ 시리즈 등이 대표적 예다. 점 하나를 찍고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 전 남편에게 복수를 펼치거나 죽은 줄 알았던 인물들이 부활하는 등 의아함을 넘어 다소 충격에 가까운 전개에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으나, 김순옥 작가만의 빠른 사이다 전개는 장르적 쾌감을 높이고 인물들의 뒤엉킨 적나라한 욕망은 일정 부분 현실을 빗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7인의 탈출’은 김순옥 작가의 이 같은 장점이 그대로 녹아드는 동시에 새로운 복수극의 탄생을 예고한다. 드라마는 김순옥 작가가 처음으로 악인들을 전면에 내세운 피카레스크 복수극이다. 누군가를 처절하게 짓밟고 살아남은 7명이 인생 최고의 정점에서 단죄자가 설계한 게임판에 올라 속고 속이는 생존 게임을 하는 내용인데, 그 과정에서 이들 사이에 교묘한 연대도 펼쳐질 예정이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악인들이 저지른 씻을 수 없는 죄악은 무엇일지, 이기심과 욕망이 한 소녀의 운명을 어떻게 뒤바꿔 놓을지 등 제작진이 예고한 관전포인트가 벌써부터 궁금증을 높인다. 여기에 이른바 ‘김순옥 사단’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황후의 품격’, ‘펜트하우스’에서 호흡을 맞춘 주동민 감독이 연출을 맡으면서 막장 복수극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펜트하우스’의 흥행을 이끈 배우 엄기준, 신은경 등이 또다시 등장할 뿐더러 새로운 얼굴들의 활약도 예고됐다. 황정음, 조윤희, 이유비 등이 악인으로 출연하는데 제작진은 이들의 강렬한 연기 변신이 드라마의 큰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공개된 포스터에는 악인들이 피를 묻힌 채 뒤엉킨 모습이 담겼는데 이는 비슷한 분위기의 ‘펜트하우스’ 포스터를 떠올리게 한다. 김순옥 작가가 ‘펜트하우스’ 등 전작과 차별화된 막장극을 보여줄지, ‘시청률 보증수표’임을 또 한번 입증할지 주목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9.15 05:12
연예일반

막장 소재도 괜찮아…‘닥터 차정숙’의 진짜 매력 ‘성장 스토리’ ①

“길을 닦아주거나 손을 잡아주는 것까지는 생각하지도 않을게. 그냥 걸어갈 수만 있게 해줘.”46세의 나이에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 그는 불륜 사실을 들킬까 억지로 병원을 관두게 하려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한다. 도움은 바라지도 않으니, 내가 가는 길을 내버려 두라고. 이 한 줄의 대사에 ‘닥터 차정숙’을 시청한 이유가 고스란히 담겼다.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첫 방송 4.9%로 시작한 시청률이 지난 3일 방송한 15화까지 최고 3배 이상 상승했다. 엄정화, 김병철, 명세빈을 비롯한 막강한 라인업과 배우들의 호연 등 흥행 원인은 많지만 지난 4일 16화로 종영한 ‘닥터 차정숙’의 가장 큰 인기 비결은 바로 스토리의 힘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주인공 차정숙(엄정화)의 현실적이고도 판타지 같은 서사다.의대 졸업 후 20년 넘게 가정주부로 살아온 차정숙은 급성 간염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다. 그러나 가족 중 유일하게 조건에 부합하는 남편 서인호(김병철)는 끝내 간 이식을 거부하고, 차정숙은 평생 동안 일궈온 가정에 회의감을 느낀다. 결국 차정숙은 방황과 고민을 거듭하다 한 가지 결심을 한다. 장롱 깊숙이 넣어놨던 의사가운을 다시 입어보자고 말이다. 입체적인 차정숙이란 인물에 시청자들이 빠져드는 것은 그녀의 삶에 현실 속 ‘우리’의 모습이 투영돼서다.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무시를 당하면서도, 사랑받기 위해 자식과 집안에 더 헌신했던 지난 세월. 그러다 결국 ‘나’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차정숙. 그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동질감과 대리만족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타인에 의해 살아왔던 인생의 초점을 다시 ‘나’에게 맞추는 것, 누구나 한 번쯤 인생의 기로에서 맞닥뜨리는 순간일 것이다. ‘닥터 차정숙’은 일반 사람들의 현실적 고민의 해결책을 차정숙이 자아를 확립하는 과정을 통해 제시했다. 실제 시청자 게시판에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차정숙을 향한 응원이 곧 나를 향한 응원”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경력이 단절된 전업주부가 남편과 시댁에 무시당하고 살다가 어느 날 각성해 사회적 커리어를 만든다. 이 과정이 많은 이들에게 후련함을 안기고 있다”며 “꼭 주부가 아니더라도 주인공이 자아실현을 하는 과정은 누구나 재밌고 통쾌하게 볼 수 있는 스토리”라고 평했다. 불행으로 점철된 차정숙의 주변 상황도 몰입감을 키우는데 일조한다. ‘닥터 차정숙’에는 남편 서인호의 불륜을 중심으로 한 막장 소재가 섞여 있다. 가정에는 충실한 줄 알았던 남편이 알고 보니 친딸과 동갑인 혼외자까지 둔 불륜남이었다. 그것도 상대는 차정숙도 알고 있는 대학 시절 첫사랑 최승희(명세빈)로, 3년이나 같은 병원에서 관계를 유지했다.‘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라는 말처럼 막장 코드에 열광하면서도 평가에는 야박한 것이 대중의 보편적 반응이다. 그러나 ‘닥터 차정숙’에게 만큼은 호평이 쏟아졌다. 막장 키워드가 무리한 전개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불편한 감정을 유발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간 덕분이다.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출생의 비밀, 가족 간의 불신, 고부 갈등, 불륜 등 ‘닥터 차정숙’은 일일연속극의 막장극과 다를 게 없다”면서도 “전개 과정이 대중에 익숙하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과도한 표현이 나오지 않아 공감대가 컸다”고 말했다. 물론 ‘닥터 차정숙’에도 미흡한 점은 존재했다. 크론병에 대한 부적절한 묘사와 의학 드라마임에도 용어를 설명하는 자막을 넣지 않아 몰입도를 방해했다. 후반부인 13, 14화에서는 차정숙과 서인호의 이혼 여부를 두고 다소 늘어진 전개를 보여 ‘용두사미’ 결말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하지만 ‘닥터 차정숙’은 차정숙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인생의 막다른 길에 놓인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심어주었다. 비록 화려한 도약이 아닐지라도, ‘나’를 위해 한 걸음을 떼는 것 자체로도 소중한 의미가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아마도 13화에서 차정숙이 로이킴에게 건넨 대사가 ‘닥터 차정숙’의 주제를 관통하는 말일 것이다. “제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은 저 스스로 찾아볼게요. 제 선택엔 분명 이유가 있을 거예요.”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6.0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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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3' '결사곡2' 시청률 하락이 증명한 '인기↓ 작품성↓↓'

막장극이 다시 몰려왔다. 기대보다는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SBS 금요극 '펜트하우스3'와 TV조선 토일극 '결혼작사 이혼작곡2'이 나란히 시즌제를 가동했다. 워낙 막장극에 있어서는 국내 1,2위를 다투는 김순옥·임성한 작가이며 첫 시즌의 성공이 눈에 띄어 후속 시즌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김순옥 작가는 여전히 강렬하고 임성한 작가는 언제 휘몰아칠지 모르는 한 방이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개연성 없는 스토리와 유치하기 짝이 없는 설정 등 이 모든 건 시청률 하락으로 연결됐다. 배우들도 헷갈릴 1인 2역의 남발 '펜트하우스'는 대본을 보고 연기하는 배우도 헷갈리지 않을까 싶다. 시즌2에서 이지아가 심수련과 나애교를 연기하며 혼란을 줬고 시즌3에서는 첫 회에서 죽은 박은석이 로건 리가 아닌 알렉스로 다시 나왔다. 낙서하듯 칠한 문신과 기과한 헤어스타일, 거친 말투로 로건 리와 차별점을 뒀지만 어쨌든 박은석의 재등장이다. 작가의 특성상 나중에 또 알고보면 '로건 리의 형이 아니라 로건 리였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1인 2역의 남발이다. 서울대 음대 입시 실기시험일에 진지희(유제니)의 정신을 흔들어놓겠다며 노래를 부르려는 진지희 앞에 한지현(주석경)이 나타나 '유제니 아빠는 살인자'라고 빨간 글씨로 적은 종이를 보여주는 모습은 투니버스에도 안 나올 법하게 유치하다. 간접광고도 참 못 살린다. 출소한 김소연(천서진)이 딸 최예빈(하은별)을 보기 위해 커피숍으로 갔고 그 곳에서 안연홍(진분홍)이 있었다. 김소연은 갑자기 "엄마도 여기 빙수 좋아하는데"라며 "이 빙수는 이렇게 먹어야 맛있어라며" 에스프레소를 빙수에 붓고 황홀한 표정을 맛있다고 말한다. PPL 설정을 잡은 작가도 그렇겠지만 뻔뻔하게 연기해야하는 배우도 고통스럽지 않을 수 없다. 시청률도 곧바로 하락했다. 첫 회 19.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서 17.5%로 떨어졌다. 노주현 귀신 등장… 유치함의 끝 과거 '신기생뎐'에서 임성한 작가는 레이저눈빛을 쏘는 설정으로 욕을 한바가지 먹었다.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다가 급사하거나 '암세포도 생명이다'고 말하는 등 말도 안 되는 설정을 남발했다. 시즌1은 생각보다 밋밋했지만 시즌2 시작부터 '어라?'스럽다. 죽은 노주현(신기림)이 귀신으로 등장, 고의적으로 자신을 살리지 않은 아내 김보연(김동미)을 해하려는 듯 결심에 가득찬 귀신으로 나타났다. 깨질 듯 불안한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박주미(사피영)에게도 위기는 찾아왔다. 이태곤(신유신)이 아닌 라디오국 엔지니어 문성호(서반)와 수영장에서 만났고 이후 꿈 속에서 키스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깨어났다. 옆에는 이태곤이 자고 있었지만 박주미도 흠칫 놀랐고 더욱 더 꼬일 부부생활을 암시했다. 일명 '불륜녀 3인방' 중 이민영(송원)은 성훈(판사현)의 아이를 임신했다. 임혜영(남가빈) 송지인(아미)과 제주도에 놀러 가 입덧을 하면서 속사정을 밝혔다. 앞으로 이가령(부혜령)·성훈과 벌일 지긋한 사랑 싸움이 벌써 머리가 아프다. '결혼작사 이혼작곡2'도 시청률이 떨어졌다. 첫 시즌 시작이 6.9%, 마지막회가 8.8%이었다. 반면 시즌2 첫 회는 4.9%로 저조하게 출발한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21.06.1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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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박하선, 넷플릭스 '위기의 여자' 속 막장극 주인공

배우 박하선이 막장드라마의 주인공이 된다. 한 드라마국 관계자는 23일 일간스포츠에 "박하선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위기의 여자' 속 막장드라마 주인공을 맡는다"고 밝혔다. '위기의 여자'는 착하지만 고구마 먹은 듯 답답한 여주인공·나만 바라보는 애틋한 재벌 2세·결정적일 때 밝혀지는 출생의 비밀·밑도 끝도 없는 김치 싸대기 등 막장 드라마의 법칙을 충실하게 따르는 동시에 이 클리셰를 비틀며 그 이상의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 박하선은 '위기의 여자'에서 공효진(김마리)가 쓰는 드라마 속 주인공 오순심을 연기한다. 남들 다 아는데 본인만 몰라 시청자의 답답함을 유발하는 발암 캐릭터로 마트 캐셔 역할이다. 막장하면 떠오르는 청순한 외모에 착하고 긍정적인 사람이다. 막장드라마 설정 답게 점 찍고 새로운 여자로 돌아온다. '위기의 여자'에서 막장드라마를 쓰는 작가는 공효진으로 일찌감치 결정됐다. 막장드라마가 범람하는 현 시대에 막장드라마를 소재로 하는 내용은 어떨지, 또 박하선과 공효진의 합은 얼마나 시너지를 낼 지 기대를 모은다. 연출은 이원석 감독이 맡는다. 이원석 감독은 영화 '남자사용설명서'에서 보여준 비범한 재능과 재기발랄한 유머로 단번에 주목받았다. 또한 '뜨거운 것이 좋아' 각본과 '나의 PS 파트너' 각색을 맡았던 김수아 작가가 각본을 쓴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21.03.2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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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내풀풀 ‘독립만세’엔 있고 9년차 ‘나 혼자 산다’에선 사라진 것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지난달 시작한 JTBC ‘독립만세’는 독립의 이면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동안의 TV 예능에 담기지 않았던 시시콜콜한 생활상을 여과 없이 내보낸다. 이를테면 인터넷으로 구매한 가구 사이즈가 맞지 않아 쩔쩔매는 모습부터 치워도 치워도 끝이 보이지 않는 청소와 한 번에 해결할 수 없는 쓰레기 분리수거의 고충 등이다. 덕분에 생애 최초로 독립에 도전하는 출연진은 한층 가깝게 느껴진다. 컨텐츠랩 비보를 이끌며 후배들의 롤모델로 떠오른 송은이가 요리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모습이나 남매 사이인 악뮤가 처음으로 부모님 곁을 떠나 세탁기나 청소기 사용법을 몰라 고군분투하는 모습 등은 독립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2013년 1인 가구 중심 관찰 예능을 표방하며 시작한 MBC ‘나 혼자 산다’의 초창기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반가워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 “왜 동학 개미가 되었나” 현실 그대로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바로 ‘연반인’ 재재다. SBS 웹예능 ‘문명특급’ PD 겸 MC로 일하며 연예인과 일반인 사이의 정체성을 정립한 재재의 삶 역시 그 중간에 있어 공감대를 키운다. 얼핏 보면 커다란 통창 너머로 화려한 야경을 즐기며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하는 성공한 자의 여유가 넘쳐 흐르지만 실상은 ‘영끌’ 대출 없이는 엄두도 낼 수 없는 투룸 전세이자 이삿짐센터 대신 용달차를 불러야 하는 직장인의 삶이다. 재재가 집들이에 초대한 친구들 역시 월급을 모아서 안되는 것은 물론 로또에 당첨된다 해도 서울에 웬만한 아파트 한 채 살 수 없는 현실에 동학ㆍ서학 개미가 되어 주식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음을 털어놓는다. 이는 장수 예능의 딜레마에 빠진 프로그램들에 시사하는 바도 크다. ‘나 혼자 산다’는 어느덧 9년 차에 접어들면서 오랫동안 출연한 무지개 클럽 멤버들의 캐릭터 쇼처럼 되어버렸다. 점점 1인 가구의 삶과 멀어질 뿐더러 가끔 새로운 얼굴이 등장해도 영화ㆍ드라마ㆍ앨범 등 새로운 작품을 홍보하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2013년 아빠들의 육아 도전기로 시작한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나 2016년 엄마들의 아들 관찰기로 시작한 SBS ‘미운 우리 새끼’ 역시 마찬가지. 공희정 대중문화평론가는 “몇몇 가족의 출연이 장기화하면서 새로운 에피소드가 떨어지다 보니 게스트가 홍보 목적으로 집으로 놀러 오거나 간접광고(PPL)를 위한 설정이 지나치게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비슷해진 관찰 예능, 장수 프로 딜레마 관찰 예능이 범람하면서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도 있다. 각각 2017년, 2018년 시작한 SBS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과 TV조선 ‘아내의 맛’은 솔직한 부부 예능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점차 연예인들의 부업 홍보 수단으로 변질하고 있다. 최근 ‘동상이몽’에 출연한 정겨운ㆍ김우림 부부나 미카엘ㆍ박은희 부부는 새로 문을 연 카페나 레스토랑을 전면에 내세웠다. ‘아내의 맛’에 고정 출연 중인 제이쓴ㆍ홍현의 부부도 카페 홍보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관찰 예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그 대상이 되는 인물인데 이들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 호감도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카메라를 의식하는 순간 리얼함도 사라진다”고 말했다. 정체성이 사라지면서 모든 프로그램이 엇비슷해진 부작용도 생겼다. 공희정 평론가는 “관찰 예능의 기본 포맷이 흔들리고 있는 데도 적절한 출연진을 찾지 못한다면 잠시 멈췄다가 시즌제로 가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관련기사 첫회 죽음에 시청률 껑충…문영남도 가세한 '막장극' 맞대결 김성오 “'루카' 역대급 액션으로 고생…악역 끝판왕 되고파” “신중현 떠나면 어디서 한국 록 역사 듣나…아카이브K의 시작” '빈센조' 똘끼 충만 전여빈은 어떻게 혹평을 호평으로 바꿨나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 천정부지 뛰는 집값에 진화하는 집방 2021.03.1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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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어도 될 걸…" 임성한, '굳이' 왜 돌아왔을까

굳이 왜 돌아왔을까. 절필을 선언한 뒤 6년만에 전격 복귀한 임성한 작가의 신작에 대한 반응이 영 좋지 않다. TV조선 토일극 '결혼작사 이혼작곡'는 잘 나가는 30대·40대·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이자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다. 포장은 그럴 듯하게 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국 '불륜'에 관한 이야기다. 첫 회부터 얽히고설킨 불륜 관계는 '임성한 작가니 그러려니'라는 반응이었다. 문제는 극의 흐름. 같은 막장극이라고 해도 김순옥 작가가 '5G급 스피드'를 자랑하는 반면 임성한 작가는 '모뎀'이다. 그간 대본을 쓴 일일극이 아니기에 스피디한 전개가 필요하지만 아직도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지지부진이었다. 4회 말미 노주현(신기림)이 죽으며 그나마 눈에 띄는 전개가 생겼다. 모든 게 예전 그대로다. 배우들이 서로 앉아 밥을 먹는 장면에서 속마음을 내레이션으로 입히는 연출은 이미 20여년 전 '인어아가씨'부터 써먹었다. 이후로도 임성한 작가는 배우들의 속마음을 내레이션으로 드러냈다. 미묘한 표정의 변화로 감정을 드러내는 요즘과는 너무 다르다. 그저 초등학교 학예회 작품을 보는 듯 1차원적이다. 흔히 말하는 '대사발'로 상황을 설명하고 종료하기를 반복, 그것도 배우들의 연기가 뒷받침이 돼야 가능한데 어찌 된 건지 '결혼작사 이혼작곡'에 나오는 배우들은 다른 작품에서는 안 그랬는데 연기력이 후퇴한 듯 어색하다. 임성한의 '데스노트' 역시 펼쳐졌다. 16년 전 '하늘이시여'에서 '웃찾사'를 보다가 급사한 이숙(소피아)처럼 노주현도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다가 급사했다. 이미 급사 전 노주현이 영화관에 설치된 제세동기를 보며 "우리나라는 참 잘 돼 있다"고 복선을 깔았다. 시청자들은 이미 이 대사를 들으며 노주현이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걸 뻔히 알아차렸다. 전개에 자신이 없으니 또 사람들을 죽인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임성한 작가가 이번 복귀로 받은 회당 원고료는 1억원에 다다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무래도 6년만에 복귀이자 썼다 하면 시청률과 화제성을 다 잡기에 그 정도가 부족한 금액은 아니라는 의견. 그럼에도 아직까지 그 높은 원고료값을 해내진 못 하고 있다. 느린 전개에 시청자들은 리모컨을 만질 수 밖에 없다. 3회 8.89%를 기록한 시청률은 한 회만에 7.58%로 하락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21.02.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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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록, 화제성 아닌 작품성을 택한 '똑똑한 안목'

배우 신성록의 작품 보는 똑똑한 안목이 통했다. 신성록은 종영까지 한 회 남은 MBC 월화극 '카이로스'에서 딸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김서진을 연기하고 있다. 당초 신성록은 SBS 월화극 '펜트하우스' 주단택 역할로 출연을 긍정적 논의하다가 '카이로스'를 최종 선택했다. '리턴'에서 호흡을 맞춘 주동민 PD와 '황후의 품격'을 함께 한 김순옥 작가이기에 조합이 좋았고 시청률은 안 봐도 따놓은 당상이었다. 스케줄의 문제로 '펜트하우스'를 함께 하지 못해 그가 고른 건 '카이로스'. '카이로스'는 올해 방송된 지상파·비자상파 많은 드라마 중 웰메이드 수작으로 꼽힌다. 거를 게 없는 배우들의 호연과 탄탄한 대본, 획기적인 연출 등 흠 잡을 게 없는 작품이며 한 번 본 사람은 끝까지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몰입도가 상당하다. 다만 걸리는게 시청률이다. 첫방송부터 지금까지 3%대를 오르락내리락 중이다. 반면 '펜트하우스'는 최고시청률 23%를 넘기며 화제성 면에서는 따라올 작품이 없으나 그만큼 '막장극'이라는 불명예는 늘 따라다닌다. 신성록이 시청률만 쫓았다면 '펜트하우스'를 하는게 맞았다. 그러나 그는 작품성에 중점을 뒀다. MSG만 팍팍 넣은 자극적인 막장드라마보다 시청률은 낮아도 두고두고 회자될 명작을 골랐기 때문. 유괴사건으로 딸과 아내를 잃은 슬픔·쫓기는 와중에도 진실을 마주해야하는 상황·믿었던 이들에게 배신당한 외로움 등 길지 않은 시간에 많은 걸 느끼는 한 사람을 복합적으로 연기했다. 특히 극중 감정의 변화를 겪는 캐릭터의 모습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폭넓은 감정을 적재적소 연기해 내는 신성록의 연기가 극을 보다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공교롭게 '카이로스'와 '펜트하우스' 월화극 맞대결이 펼쳐졌고 신성록의 선택은 옳았다. 어디가서 '펜트하우스'보다 '카이로스' 출연했다는게 더 자랑스러운 상황이 펼쳐졌다. 시청률만 모자를 뿐 믿고 보는 연기력과 시청자들의 기대감 등 더 많은 게 신성록을 꽉꽉 채웠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20.12.2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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