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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개선 나선 롯데 신동빈…3세 승계 신유열도 출발점

코로나19 여파로 큰 타격을 입었던 롯데그룹이 유통 중심에서 벗어나 화학사업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또 헬스·바이오, 모빌리티 등 신사업에 심혈을 기울이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신동빈(67)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36)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는 임원으로 승진하며 3세 승계를 위한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돌입했다. 3세 승계 신유열, '신동빈 아바타 행보’ 2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과 신유열 상무가 경영 승계를 위한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신유열 상무는 지난 5월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의 임원으로 합류했다. 지난 2020년 일본 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했던 그는 이번에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상무의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 업무와 관련해 “글로벌 산업 동향, 유관산업 신제품 및 신기술 트렌드 조사, 신사업전략 검토 등의 업무를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 상무의 롯데케미칼 입사를 3세 경영 준비의 출발점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신 회장이 일본에서 추진해왔던 인수합병(M&A) 작업을 신 상무가 주도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적극적인 인수합병 행보를 보이고 있는 신 회장은 일본 회사들도 줄기차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2019년에는 배터리 소재 기업인 히타치케미칼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롯데는 인수합병을 통해 위기 극복과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서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신 상무가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증권 싱가포르 지점에서 사업적인 시각을 넓혔던 신 상무는 신사업 전략 검토와 글로벌 산업 동향 검토에 전향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 상무의 행보는 신 회장이 경영 수업을 위해 걸어왔던 길과 닮았다. 둘은 나란히 일본 대학을 졸업한 뒤 미 컬럼비아대 경영학석사(MBA)를 마쳤다. 첫 직장은 나란히 노무라증권에서 출발했고, 롯데 일본을 통해 비슷한 나이 때 롯데그룹 입사했다. 신 회장은 35살 때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신 상무도 36살에 롯데케미칼에 합류하면서 임원으로 본격적인 행보를 알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경영 승계 코스는 국적 문제 등이 얽혀있기 때문에 대를 이어서도 계속해서 비슷할 것”이라며 “일본 국적을 가진 신유열 상무는 병역 문제가 해결된 뒤 한국 롯데에서 활동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롯데홀딩스가 일본에 있고, 일본 롯데에서 총수일가의 지분이 우위에 있기 때문에 후계자가 인맥과 경험을 쌓는데 한국보다 나은 환경”이라고 했다. 하지만 롯데는 3세 승계와 관련해서 시기상조라고 선을 긋고 있다. 신 상무의 그룹 지분이 전무한 상황이어서다. 롯데 관계자는 “경영 승계를 논할 시점이 아니다. 롯데케미칼의 일본 지사에서 근무하는 수준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롯데홀딩스는 사실상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달 30일 국내 계열회사에 직간접 출자한 국외 계열회사 현황을 공개하면서 롯데홀딩스의 지분 현황을 처음으로 공시했다. 자체 공시는 처음이지만 2016년 2월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가 해외 계열사 현황을 발표한 적은 있다. 6년 전과 비교하면 롯데홀딩스의 롯데 총수일가의 지분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당시 총수 일가의 지분은 3.46%였는데 지금은 9.97%까지 늘어났다. 신 회장의 지분이 2.69%고,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3.15%를 보유하고 있다. 신격호 창립자의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1.77%, 딸 신유미 전 롯데호텔 고문이 1.46%를 갖고 있다. 또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관계사인 일본 회사 19개 중 14개 기업의 대표이사를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37조 투자, 화학사업 중심 재편 체질 개선 롯데그룹은 그동안 유통 사업 중심의 기업으로 명성을 알렸다. 하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화학사업의 그룹 내 매출 비중이 유통을 앞질렀다. 이어 롯데는 향후 5년간 유통보다 화학사업군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롯데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그룹의 매출 중 화학사업군이 33%로 1위를 차지했으며, 유통사업군이 27.5%로 뒤를 이었다. 2017년 41%까지 올랐던 유통사업군의 비중은 지난해 처음으로 20%까지 떨어졌다. 반면 2017년 27%였던 화학사업군의 비중은 33%로 상승했다. 매출 비중 역전의 원인은 코로나19 여파와 디지털 전환 대처 미흡으로 인한 유통사업의 부진을 꼽을 수 있다. 롯데 유통의 핵심인 롯데쇼핑의 매출이 감소했다. 이와 달리 롯데 화학사업군의 중심인 롯데케미칼의 매출은 전년보다 45.7%나 증가했다. 지난달 롯데가 발표한 5년 투자 계획에서도 화학사업군 비중이 높았다. 롯데는 수소, 배터리 친환경 사업 투자와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 및 범용 석화 사업 설비 증설 등에 37조원 중 25%를 배정하기로 했다. 유통사업군은 복합몰 추진과 마트의 특화 매장 확대 등에 투자 비중 22%가 할당됐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총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수소 에너지와 배터리 소재 사업을 키워 글로벌 배터리 소재 선두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과 범용 석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7조8000억원, 수소 사업과 전지소재 사업에 1조6000억원, 리사이클과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에 1조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지난해 17조원인 매출 규모를 2030년까지 50조원으로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신동빈 회장은 신사업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37조원 국내 투자 계획에서 41%가 바이오와 모빌리티 등 신사업과 건설, 렌탈, 인프라 분야에 투입된다. 신성장 테마인 헬스 앤 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부문이 핵심이다. 특히 헬스 앤 웰니스 부문에서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을 위해 해외 공장을 인수했다. 이어 1조원 규모의 국내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 모빌리티 부문은 올해 실증 비행이 목표인 도심항공교통(UAM)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중심으로 투자한다. UAM 사업은 롯데그룹이 보유한 오프라인 거점을 기반으로 지상과 항공을 연계한 국내 교통 인프라 구축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 화학 사업과 바이오·헬스케어 등 신사업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6.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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