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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250억원' 쓰고 '9위' 제자리…한화는 또 류현진만 바라본다

수백억 원을 썼던 한화 이글스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오히려 더 추락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할 처지다.한화는 지난 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패배로 시즌 승률이 0.400(14승 21패)까지 떨어졌다. 정확히 한 달 전(4월 4일)까지만 해도 한화는 리그 전체 1위(8승 2패)였다. 3월 7승 1패로 질주하며 올해는 다를 거라는 기대를 받았으나, 이후 6승 19패를 기록한 끝에 9위가 됐다.익숙한 자리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58승 80패(승률 0.420)로 9위를 기록했다. 그에 앞서서는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 계단을 오르는 것조차 '공짜'가 아니었다. 채은성(6년 최대 90억원) 이태양(4년 25억원) 오선진(1+1년 최대 4억원) 이명기(사인 앤드 트레이드·연봉 최대 1억원) 장시환(3년 최대 9억 3000만원)과 계약하고 얻은 성과였다. 유망주였던 노시환이 홈런·타점왕, 문동주가 신인왕을 수상하는 등 육성까지 성공한 결과기도 했다.투자로 재미를 본 한화는 지난겨울 지갑을 더 열었다. 최대어 안치홍(4+2년 72억원)과 계약했고 개막 한 달 전 에이스 류현진을 8년 170억원에 복귀시켰다. 잔류시킨 장민재(2+1년 최대 8억원)까지 세 선수에게만 250억원을 투자했다. 1년 전 계약까지 합치면 총 379억 3000만원을 쓴 것이다. 예년처럼 외국인 선수 성적이 부진했다면 불운 때문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올해 외국인 선수들 성적은 나쁘지 않다. 지난해에도 시즌 초 부진했던 3년 차 펠릭스 페냐는 3승 3패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 중이다.대신 2년 차 리카르도 산체스는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39로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다. 2023년 외국인 타자 성적 최하위(타율 0.216)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요나단 페라자가 타율 0.307 11홈런(공동 1위)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1.013으로 타선을 지키고 있다. 반대로 기대를 모았던 국내 선수들은 대부분 부진하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이 5.21까지 치솟았다. 안치홍(OPS 0.683) 채은성(OPS 0.573) 이태양(평균자책점 11.57) 장시환(평균자책점 4.91) 모두 활약과 거리가 멀다.한화가 표류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요소가 또 있다. 한화의 선발 라인업은 개막전과 많이 달라졌다. 유격수는 하주석(부상)에서 황영묵이 됐다. 문현빈으로 시작한 2루수는 이도윤, 김태연, 정은원이 번갈아 출전한다. 마무리는 박상원으로 시작했으나 주현상으로 바뀌었다. 셋업맨 중에서는 사실상 이민우(평균자책점 2.93)만 남아 '승리 공식'도 다시 써야 한다. 선발진도 두 자리(문동주·김민우)가 바뀌었다. 한화는 9위 탈출을 위해 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류현진을 출격시킨다. 당초 그는 5일 등판 예정이었으나 비로 출전이 취소됐다. 맞상대 윤영철(KIA)은 등판을 한 차례 걸렀으나, 한화는 류현진을 빼기 어렵다. 30대 후반인 그에게 휴가를 줄 여유가 없는 것이다.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롯데라고 해도 최근 기세는 한화보다 낫다. 롯데는 3위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2연전을 모두 이기고 돌아왔다. 한화와 롯데의 승차는 2경기. 자칫 3연전을 모조리 내주면 최하위에 떨어질 수도 있다. 류현진의 어깨가 또다시 무거워졌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07 08:03
메이저리그

앞 타자 거르고 이정후 상대라니...KBO리그선 볼 수 없던 장면, 아직 '신인' 취급인가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8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 득점권에선 침묵했다.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상황도 있었다. 이정후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 경기에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부터 이어진 연속 경기 안타를 8경기로 연장했다. 타율은 0.258에서 0.257로 소폭 떨어졌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3-6으로 지고 있던 8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섰고, 상대 투수 캘빈 포처의 3구째 바깥쪽(좌타자 기준) 백도어 커브를 콘택트 스윙으로 받아쳐 유격수 키를 살짝 넘기는 안타를 만들었다. 특유의 타격 센스가 빛났다. 샌프란시스코는 후속 타자 호르헤 솔레어, 패트릭 베일리, 맷 채프먼이 안타를 치지 못하며 득점에 실패했다. 이어진 9회 공격에서도 추격하지 못하고 3-6으로 패했다. 이정후는 빅리그 데뷔전부터 16경기 연속 1번 타자로 나섰다. 전날 마이애미전에서 150㎞/h 강속구만 2개 공략해 안타를 때려낸 이정후는 이날 마이애미 2차전에선 처음으로 3번 타자로 출격했다. 타점 생산이 요구되는 자리다. 이정후는 KBO리그 시절 3번 타자로 2017타석을 소화했다. 시그니처 같은 타순이었다. 2022시즌에는 타점왕(113개)에 오르기도 했다. 빅리그 진입 뒤 불과 17경기 만에 제자리를 찾은 점에서 이날 마이애미전은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결과는 아쉬웠다. 이정후는 득점권에선 침묵했다. 샌프란시스코가 3회 초 2사 1루에서 윌머 플로레스의 2루타로 득점하며 2-0으로 앞서간 상황에서 2번째 타석에 나선 이정후는 투수 라이언 웨더스의 초구 스위퍼를 공략했지만, 잘 맞은 타구가 우익수 정면으로 향하며 아웃됐다. 이 타구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5회는 이정후 입장에서도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 마이애미는 2-2 동점으로 놓인 2사 2루 위기에서 플로레스를 고의4구로 걸렀다. 장타라도 나오면 단번에 2번을 내줄 수 있는 걸 감수하고 이정후를 상대한 것이다. KBO리그에선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보란듯이 일격을 날려야 했던 상황. 이정후는 바깥쪽 스위퍼와 체인지업 2개를 골라냈지만, 3구째 높은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중견수 뜬공. 최근 바깥쪽 높은 코스 공략으로 몇 차례 강습 타구를 만든 이정후였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이정후의 3번 데뷔는 타점 없이 끝났다. 같은 날 밀워키 브루어스 원정에 나선 '빅리그 선배' 김하성(샌디에이고)은 1회 초 웨이드 마일리로부터 스리런홈런을 치며 시즌 3호를 마크했다. 4회 1사 2·3루에서는 상대 벤치의 고의4구 지시로 걸어나갔다. 후속 타자 루이스 캄푸사노와 잭슨 메릴이 차례로 범타로 물러났으니, 밀워키의 선택은 통했다. 빅리그 4년 차 김하성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7 14:50
프로야구

[IS 피플] '레전드' 김태균 발자취...'홈런왕' 노시환도 이제 그 길을 안다, 그리고 나아간다

"꼭 김태균 선배님을 뛰어넘어보고 싶어요. 제2의 김태균이 아닌, 제1의 노시환(24·한화 이글스)이 될 수 있도록 제 타격을 만들고, 노력하고 싶습니다."지난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노시환이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다. 최고의 시즌을 넘어 '레전드'가 되고 싶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노시환은 지난 19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을 마지막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마쳤다. 7경기 출전해 타율 0.375(16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 2득점으로 페이스가 좋다. 장타율 0.750과 득점권 타율 0.667로 4번 타자의 존재감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노시환은 이미 지난해 정규시즌에도 활약했다.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으로 홈런·타점 2관왕에 올랐다.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밀려 최우우수선수(MVP) 수상엔 실패했으나 명실상부한 최고의 타자가 돼 리그에 군림했다.홈런왕으로 성장하는 길이 평탄하진 않았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한 노시환은 2021년 타율 0.271 18홈런으로 성장했지만 이듬해 6홈런에 그쳤다. 그를 견제한 상대 투수들의 유인구를 이겨내지 못했고, 홈런 타자가 없는 타선에서 고군분투하다 스스로 무너졌다. 그런 노시환을 지켜본 이가 대선배,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었다. 2020시즌을 마지막으로 야구장을 떠난 김 위원은 최근 저서 '타격에 관한 나의 생각들'을 통해 "2022년 노시환이 받았을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짐작이 된다"며 "노시환은 나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다. 그런데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더 많은 홈런을 치려는 마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태균 위원도 노시환과 같은 길을 걸었다. 2001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던 그는 2001년 타율 0.335 20홈런으로 혜성같이 등장했고, 2003년 22살 나이에 3할 30홈런 고지에 올랐다. 제2의 장종훈, 제2의 이승엽이라는 수식어가 따랐으나 2006년 타율 0.291 13홈런, 2007년 타율 0.290 21홈런에 그치는 등 부진했다. 김 위원은 "2006년 내 스윙이 커졌다. 홈런을 많이 치려면 공을 힘껏 잡아 당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스윙할 때 어깨와 골반이 일찍 열렸다. 가장 중요한 '벽'이 무너졌다. 선구안도 흔들렸다. 노시환의 2022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김 위원은 "타격에는 정답이 없다. 내게 맞는 답을 찾아내자"고 결론짓고 연구한 끝에 2008년 홈런왕에 올랐고, 일본프로야구(NPB) 진출, 2012년 복귀 후 타격왕에 오르는 등 대타자의 길을 걷는 데 성공했다.같은 길을 걷는 중인 노시환에게 김태균 위원의 경험은 어떻게 읽혔을까. 최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본지와 만난 노시환은 김 위원의 저서를 읽으며 김 위원에게 받았던 조언들, 본인이 부딪히며 느꼈던 통찰과 같은 공감을 느꼈다고 했다. 다음은 노시환과 일문일답.-2022년은 노시환에게 부담도 스트레스도 있었던 한 해였을텐데.아무래도 장타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다. 2021년 18홈런을 치면서 그대로 상승세를 탈 줄만 알았다. 확실히 더 연구하고 노력하지 않으니 바로 수치가 줄었다. 지금 보면 그때는 내가 좀 안주했다.주위에서 '홈런을 못 친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니 스트레스도 받았다. 그래서 더 독하게 비시즌을 준비했다.당시 김태균 선배님께서도 '너무 당겨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사실 처음엔 나도 2021년과 똑같이 쳤다. 그런데 홈런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기니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당겨치고 있었다. 아마 선배님께서 그런 모습을 보셨던 게 아닐까.-지난해는 전체적으로 최고였다. 다만 좋지 못한 시기도 있었다. 시즌 초 홈런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고, 5월 43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한 때도 있었는데.김태균 선배님께 질문을 드린 적이 있다. 그해 5월 2일 잠실 경기였다. 홈런이 2개밖에 나오질 않아 선배님께 '타격 폼을 바꿔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여쭤봤다. 그런데 선배님께선 '넌 지금도 너무 좋다. 이대로 계속 쳤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이미 스윙이 좋고, 좋은 스윙을 유지한다면 홈런은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하셨다.안 좋은 시기도 있었다. 선배님께선 책에서 그때의 저를 두고 오히려 '타격이 완성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잘 쳤는지, 왜 못 쳤는지 꼼꼼하게 분석해서 꼭 기록하고, 기억해뒀으면 한다'고 하신 걸 읽었다.내 생각에도 무안타 기간이 선수로서 많은 걸 얻은 시간 같다. 무안타 기간이 없었다면, 지난 시즌을 결코 좋은 성적으로 마치지 못했을 거다. 많은 이들이 내게 '그 무안타 기간이 없었다면 홈런을 더 쳤을 거다. 35개는 치지 않았겠나'라고들 하신다. 하지만 그 무안타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얻은 게 많고, 느낀 점도 많다. 그 과정을 이겨내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그래서 슬럼프를 벗어나면서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어냈던 것이라 생각한다. -2023년 노시환은 홈런·타점왕이고, 김태균 위원은 선수 시절 공을 골라 치는 좋은 선구안의 중장거리 타자였다. 두 사람의 유형이 같은 것 같기도, 다른 것 같기도 한데.김태균 선배님이 선수 시절 때도 많이 말씀하셨지만, 책에서도 자신의 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확실하게 공략하신다고 해주시더라.나도, 또 다른 타자들도 비슷하다. 타석에 들어섰을 때 내가 좋아하는 코스를 생각하고 가고, 그곳으로 오지 않는 공을 잘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모든 타자들이 그렇듯 나도 나만의 존이 있고 좋아하는 코스가 있다. 선배님도, 나도 그 공을 노리기에 메커니즘으로는 같다고 생각한다. 김태균 선배님께서 선수 시절 뛰어난 선구안을 갖추셨던 건 자신의 존 밖에 공들은 다 걸러낼 줄 아셨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나도 어릴 때부터 그런 습관을 들였던 건 아니다. 경남고 시절 때만 해도 공 보고 공 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조니 워싱턴 코치님이 오셨을 때부터야 비로소 나만의 존을 정립해야 한다고 배우기 시작했다. -김태균 위원이 책을 통해 로테이셔널 히팅 시스템과 웨이트 시프트 시스템을 비교해주셨더라. 노시환의 타격은 어느 유형에 가까울지 궁금하다.선수마다 다르지만, 선배님께서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주셨더라. 나 같은 경우 다리를 들고, 중심 이동(웨이트 시프트)을 하는 편이다. 제자리에서 힙 턴을 하는 로테이셔널 히팅과는 약간 다를 수 있다. 하체를 많이 이용하고, 중심 이동을 하면서 타구에 힘을 싣는 메커니즘이다. -'뜬공 혁명'의 시대다. 타자들의 스윙도 점점 퍼올리는 어퍼컷 스윙이 되는 것 같다. 홈런왕 노시환의 지향점도 혹시 그런지.어퍼컷 스윙이 정답은 아닌 것 같다. 김태균 선배님 책을 보니 최지만 선배께서도 'MLB 타자들은 어퍼컷 스윙으로는 160㎞/h 강속구에 대응할 수 없다. MLB 타자들도 간결하고 정확한 임팩트에 집중한다'고 하시더라.타구를 띄우는 게 홈런을 가장 많이 칠 수 있는 이상적인 스윙인 건 맞다. 하지만 타자마다 다르다. 파워가 부족한 선수라면 강하게 쳐서 라인 드라이브를 노리는 게 장타로 이어질 수 있다. 나처럼 힘이 있는 유형이라면 최대한 뜬공을 생각하고 칠 것이다.다만 그게 어퍼컷 스윙을 의식한다곤 볼 수 없다. 내 경우 스윙은 어릴 때부터 해온 것이 있기에 절대 바꾸지 않는다. 크게 의식하고 스윙하는 대신 타석에서 내가 정립한 존을 노리고, 오롯이 타격 타이밍에만 신경 쓴다.스윙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선배님도 강조하셨지만, 난 타석에 들어섰을 때 왼쪽 벽을 최대한 열리지 않게 닫아놓고 친다. 벽을 유지한다는 것만 생각하고 치면, 다른 타격 포인트들은 자연스럽게 이뤄져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좋은 타자들은 모두 벽이 만들어져 있다. 다만 너무 기본적인 부분이라 그 점을 의식하지 못하는 타자들이 많은 것 같다. 직접 느껴보지 못해서 그렇다. 나도 2022년까진 벽을 신경쓰지 않고 쳤는데, 지난해 채은성 선배님을 통해 많이 배웠다. 김태균 선배님께서 강조하신 내용과도 일맥상통했다. 왼쪽 어깨가 열리거나 왼쪽 골반이 미리 열리면 변화구가 올 때 칠 수 없다. 이제는 항상 등 뒤에 벽이 있다고 생각하고, 절대 무너지지 않게 의식하면서 타격하고 있다.-타격하면 힘을 빼고 해야 한다는 말이 있던데. 파워 히터 노시환도 힘을 빼고 치는 건지.오히려 안 맞을 때 보면 항상 몸에 힘이 들어가 있다. 김태균 선배님께선 70%만 힘을 써야 90%를 쓸 수 있다고 강조하시더라. 모든 타자들이 마찬가지다. 힘이 들어가면 타이밍이 늦게 된다. 그래서 선배님 말씀에 참 공감이 가더라.물론 레전드인 선배님과 달리 후배 타자들에겐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힘을 처음에 빼고 치더라도 길게 못 가기도 한다. 결국 다시 힘이 들어가게 돼 있다. 그래서 힘 빼는 게 제일 어려운 일 같다. 나도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제2의 김태균 이야기를 듣고 입단했던 노시환이 이젠 확실하게 4번 타자 자리를 이어받은 것 같다.김태균 선배님이 책에서 신인 시절 이야기를 해주셨다. '제2의 장종훈'이라는 이야기가 스스로도 허황되게 느껴질 정도로 프로의 벽이 높았다고 하시더라. 화장실에서 눈물도 흘려보셨다고 했다. 그 과정을 거쳤기에 신인왕이 되셨고, 311홈런을 친 레전드로 성장하신 것 같다.나도 신인 때부터 '제2의 김태균'이란 말을 참 많이 들었다. 선배님이 거치셨던 것처럼 나도 신인 때 스스로 야구를 너무 못한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내가 야구에 재능이 있긴 했나'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고, 계속 연구하고 노력했다.그러니 야구가 점점 늘더라. 그리고 그게 참 재밌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이 자리까지 왔다. 오히려 그렇기에 부담감은 없었던 것 같다. 그 과정이 즐거웠으니까.이제는 김태균 선배님을 꼭 뛰어넘어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 제2의 김태균이 아닌 제1의 노시환이 되려면 더 노력하고, 내 것을 더 잘 만들어가야 한다.선배님이 그러셨듯 나 역시 나만의 메커니즘이 있고, 나만의 연구 방법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 더 연구하고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선배님께서 타격에 정답이 없다고 하시더라. 동의한다. 야구엔 정답이 없다. 그리고 좋은 성적도 언제 한순간에 무너질지 모른다. 사람의 몸은 계속 변하기에 계속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또 항상 겸손해야 하고,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분명 언젠간, 더 좋은 날이 자신에게 찾아올 거로 믿는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20 08:02
메이저리그

"개막전 선발 리드오프" 평가 그 이상, 김하성·이정후 해결사 능력도 '척척'

시범경기 타율 4할,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김하성은 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MLB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와 홈경기에 5번타자·유격수로 출전해 시범경기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김하성은 5-3으로 앞선 5회 무사 1루에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팀의 승리(12-4)를 이끌었다. 김하성의 시범경기 타율은 0.417(12타수 5안타)가 됐다. 같은 날 이정후도 애리조나주 굿이어 파크에서 치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원정 경기에서 1번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2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1회 볼넷으로 출루한 이정후는 후속 타자의 홈런으로 홈을 밟아 득점했다. 4회 2사 1·2루에선 우전 적시타를 때려 타점을 올린 뒤 2루 도루에 성공하며 시범경기 첫 도루까지 기록했다. 시범경기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이정후는 타율을 0.455(11타수 5안타)로 올렸다. 김하성과 이정후는 지난 3일 MLB닷컴이 예상한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각 팀의 1번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MLB닷컴에 따르면,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에서 1번타자·2루수로, 이정후는 1번타자·중견수로 개막전에 출전할 거라고 예상했다. 시범경기에서 이들은 해결사 능력도 과시하고 있어 리드오프 외에 다양하게 기용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정후는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시범경기에서 2루타와 홈런을 기록, 장타력을 뽐냈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도 부상으로 완주하지 못한 지난해를 제외하고 세 시즌 연속 장타율 5할을 기록한 바 있다. 2022년엔 타점왕(113개)에 오르며 해결사 능력도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김하성도 지난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낼 정도로 장타력이 있다. 시범경기에선 5번 타자로만 출전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정규시즌 이들의 선발 출전은 기정사실이지만,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해결사 면모를 통해 다양한 활용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윤승재 기자 2024.03.04 18:04
프로야구

송진우·정민철→류현진→문동주·황준서, 한화 마운드가 더 무서워진다

2024시즌 최하위권 전력으로 평가 받던 한화 이글스가 ‘괴물’의 합류로 단숨에 5강 후보로 떠올랐다. 미국 메이저리거 류현진과 신인왕 문동주, 특급 신인 황준서까지 선발진의 무게감이 확 달라졌다. 류현진은 한화와 4년 총액 170억원 규모의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포스팅시스템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떠난 지 12년 만의 국내 복귀다. 2006년 한화에서 데뷔한 류현진은 데뷔 첫해 다승(14승)과 평균자책점(2.23), 탈삼진(204개) 부문 1위에 오르며 ‘트리플크라운’과 ‘신인상’을 모두 거머쥐며 화려하게 등장, 7시즌 동안 190경기에서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하며 한화와 한국 야구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이후 12년이나 지났지만 류현진의 실력은 여전하다. MLB 11시즌 동안 186경기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8의 굵직한 성적을 거둔 류현진은 지난해 팔꿈치 수술 여파와 적지 않은 나이에도 11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한국에서는 더 나은 성적을 거둘 거라는 기대가 크다. 류현진은 새 시즌 한화의 1선발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검증된 외국인 원투펀치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가 그 뒤를 받친다. 페냐는 지난해 11승(11패)을 거둔 외국인 에이스다. 좌완 투수 산체스도 2023년 7승 8패 평균자책점 3.79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4선발은 지난해 선발 가능성을 보인 ‘제2의 류현진’ 문동주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문동주는 프로 2년차였던 지난해 역대 한국 투수로는 처음으로 시속 160㎞를 넘는 강속구를 던지며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로 호투했다. 그는 2006년 류현진에 이어 한화 소속으로는 17년 만에 신인왕에 등극했다. 5선발은 아직 주인이 정해지지 않았다. ‘특급 신인’ 황준서가 그 후보 중 하나다. 올 시즌 1라운드 전체 1순위 신인인 황준서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강력한 구위와 뛰어난 제구로 좋은 평가를 받으며 데뷔 시즌 5선발 투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류현진은 신인 시절 송진우, 정민철, 구대성 등 대선배들의 조언을 받으며 크게 성장했다. 이젠 문동주, 황준서 차례다. 류현진의 곁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습득한다면 그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해 160㎞의 강속구와 함께 데뷔한 김서현과 한승주, 남지민 등 한화의 젊은 투수들에게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류현진의 합류로 막강한 선발진을 구축한 한화는 단숨에 올 시즌 5강 후보로 떠올랐다. 탄탄한 선발진뿐 아니라 타선의 무게감도 남다르다. 지난해 홈런·타점왕인 노시환과 함께 지난해와 올해 FA로 영입한 채은성과 안치홍이 구성하는 중심타선의 기대가 크다. 투·타에서 확실하게 보강하며 5강 전력을 구축했다. 류현진 날개를 단 독수리가 새 시즌 어디까지 날아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승재 기자 2024.02.22 07:34
프로야구

이적생 김강민, 홈런왕 노시환 첫 청백전서 대포···페라자 멀티히트

한화 이글스 김강민과 노시환이 첫 청백전에서 나란히 홈런을 쏘아올렸다. 한화는 13일 호주 멜버른에서 이번 스프링캠프 들어 첫 청백전을 실시했다. 한화는 화이트와 오렌지팀으로 나눠 '5이닝 청백전'을 가졌다. 투수들의 투구 수에 맞춰 이닝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라이브 피칭·배팅 성격의 훈련이라 득점 등 세부 내용은 따로 기록하지 않았다.화이트 팀에서는 이태양-박상원-김범수-김규연-정이황, 오렌지팀은 김민우-이민우-장민재-이상규-윤대경이 각각 1이닝씩 던졌다. 이날 청백전에서는 피치 클록에 대비한 투수들의 투구 속도 점검도 함께 이뤄졌다.타선에서는 지난해 KBO리그 홈런왕(31개)-타점왕(101개) 2관왕 출신의 노시환이 2점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말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SG 랜더스에서 한화 이글스로 옮겨 선수 생활 연장을 택한 김강민도 2점 홈런을 날렸다. 이 외에도 김인환(3점)과 문현빈(2점)이 대포를 쏘아올렸다. 새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는 첫 실전에서 2루타와 단타 등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때려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도루까지 기록하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최원호 한화 감독은 "투수들은 타자를 직접 상대하고, 타자들은 배팅 감각을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둔 훈련"이라며 "호주 국가대표와 두 차례 연습경기(17~18일)를 비롯해 시범경기까지 실전 위주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30일 호주로 떠난 한화는 오는 20일까지 호주 멜버른에서 1차 캠프를 소화한다. 이번 캠프에는 선수 43명, 코치 15명 등 총 58명이 포함됐고 신인 가운데는 투수 황준서, 내야수 황영묵이 이름을 올렸다. 한화는 이후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2월 22일부터 3월 4일까지 2차 캠프를 진행한다. KT 위즈,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등 국내 팀을 비롯해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 등 5차례 실전 경기를 통해 최종 점검을 진행한다. 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4.02.13 18:39
프로야구

'신인왕' 문동주 단번에 억대 진입, '홈런왕' 노시환은 3.5억…한화, 2024년 연봉 계약 완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스프링캠프 출국 전날 2024년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한화는 29일 2024시즌 연봉 협상을 모두 마쳤다고 전했다. 계약 대상자는 총 45명이다.주요 고과 대상자로 여겨졌던 '홈런왕' 노시환(24)과 '신인왕' 문동주(21)가 각각 최고 인상액과 최고 인상률의 주인공이 됐다.노시환은 지난해 31홈런 101타점으로 홈런·타점왕 2관왕을 차지하며 팀 타선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리그에서 30홈런도, 100타점도 노시환이 유일할 정도로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쳤다. 한화는 "이같은 활약으로 노시환의 연봉을 1억3100만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인상했다. 2억1900만원(167%) 오른 팀 내 최고 인상액"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4월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속 160.1㎞(국내투수 최고 구속 신기록)를 찍었고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신인왕을 수상한 문동주도 연봉이 대폭 상승했다. 지난해 3300만원에서 올해 1억원으로 올랐다. 팀 내 최고인 203% 인상률이다.불펜투수로 헌신한 투수들도 좋은 고과를 받았다. 좋은 성적을 거둔 주현상과 윤대경도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주현상은 5800만원에서 5200만원, 윤대경은 9000만원에서 2000만원 각각 올라 나란히 1억1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100경기 이상 출장하며 주전급으로 성장한 문현빈(3000만원→8000만원), 이진영(3900만원→7000만원), 이도윤(3400만원→7500만원)도 연봉이 크게 올랐다. 베테랑 선수들도 억대 연봉을 유지했다. 2차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김강민은 1억1000만원, 올 시즌부터 플레잉 코치로 뛰는 정우람은 1억원에 각각 계약했다.이번 연봉계약 완료에 따라 한화 선수단은 스프링캠프에 전원 참여하게 됐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29 15:04
스포츠일반

청룡의 해, 용띠 스타 정상에 도전하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가 떠올랐다. 스포츠계에서 용띠 선수들이 정상을 향해 비상을 꿈꾼다. 배구계를 대표하는 용띠 스타는 1988년생 김연경이다. 세계적인 공격수였던 김연경은 일본-터키-중국 리그를 거쳐 현재 흥국생명에 몸담고 있다. 김연경은 2022~23시즌 종료 후 은퇴를 고민했으나, 그토록 바라던 우승 트로피를 놓치자, 선수 생활 연장을 택했다. 어쩌면 올해가 선수 생활 마지막 해가 될 수 있다. 김연경은 득점 8위(424점, 국내 선수 1위) 성공률 2위(44.55%, 국내 1위) 리시브 6위(42.19%) 등에 올라와 있다. 2위 흥국생명의 리더인 그는 선수들을 독려하며 우승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KBO리그 노시환(한화 이글스)은 2000년생 중에서 단연 떠오르는 스타다. 지난해 KBO리그 홈런(31개)-타점왕(101개)에 오른 노시환은 국가대표로도 뜨거운 활약을 펼쳐 차세대 간판으로 떠올랐다. 올해엔 개인 성적뿐만 아니라 5년 연속 하위권에 머문 팀 성적까지 책임져야 한다. 한화로서는 올해가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홈 경기를 치르는 마지막 시즌이다. 야구에는 1988년생 베테랑도 많다.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든 이들 역시 우승이 간절하다. 2023년 타격왕 손아섭(NC 다이노스) 17시즌, 1974경기에 출장하고도 단 한 번도 우승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그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 선수로서 내 야구 인생의 마지막 목표"라고 말했다. 통산 2416안타를 기록 중인 손아섭은 갑진년에 89개의 안타만 더 때리면, 박용택(2504안타)을 넘어 KBO리그 최다안타 기록을 작성한다. SSG 랜더스 김광현은 지난해 팀과 개인 모두 힘든 시즌을 보낸 만큼 2024년 명예 회복을 바란다. KIA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스타 양현종 역시 2017년 이후 7년 만의 우승이 절실하다. 또한 현역 최다 168승 투수인 그는 지난해 9승으로 8시즌 연속 이어온 두 자릿수 승리 도전이 아쉽게 멈췄지만, 올해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탈삼진(송진우 2048개, 양현종 1947개) 기록에 도전한다. 1988년생 '골프 여제' 박인비(KB금융그룹)는 2024년 특별한 도전장을 던졌다. 오는 7월 파리 올림픽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거에 출마한다. 치열한 국내 경쟁을 뚫은 박인비는 전 세계 32명의 선수 출신 도전자 중 '톱 4'에 들어야 IOC 선수위원에 뽑힐 수 있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당선 가능성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역시 1988년생인 이청용(울산 현대)은 한자 이름도 靑(청), 龍(용)을 쓴다. 울산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K리그1 3연패를 꿈꾼다. 프로농구 SK의 김선형은 지난 시즌에 놓친 챔피언 트로피를 올해 다시 찾겠다는 각오다. 김선형은 경기당 어시스트 5.16개(4위), 스틸 1.64개(4위)로 2위 SK의 선두 싸움을 이끌고 있다.이형석 기자 2024.01.01 14:05
해외축구

이정후, 2023 MLB FA계약 톱 10…“스타로서의 잠재력 발휘 기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입성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영향력이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현지 매체는 2023년 MLB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돌아보면서, 이정후의 계약을 톱10에 올려놓았다.미국 매체 야후스포츠는 지난 30일(한국시간) 2023년과 2024년 MLB FA 상위 25명의 순위를 영향력 순으로 정리했다. 1·2위를 차지한 건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품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였다. 오타니는 10년 7억 달러(약 9000억원), 야마모토는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220억원)에 사인했다. 월드시리즈(WS) 우승을 노리는 다저스는 두 선수에만 10억 달러를 넘게 투자하는 과감한 결단으로 단숨에 주목받고 있다.한편 눈길을 끈 건 10위에 위치한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67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매체는 “놀라운 별명을 가진 그는 전 키움 히어로즈의 동료인 김하성의 뒤를 이을 것이다”라고 예상하면서 “‘바람의 손자’라는 애칭으로 불린 그는 발목 골절로 2023년을 날렸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자신의 기량을 더욱 발전시켰다”라고 조명했다. 이어 “이정후는 2022년 타율 0.349를 기록했는데, 삼진은 단 32개에 불과했다”면서 “그는 타석에서 약간의 경험이 필요할 수 있지만, 수비에선 즉시 활약할 것이다. MLB 투구에 적응하면서 스타로서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이정후는 2017년 데뷔, KBO 첫 7년 연속 3할 타율 이상을 기록하며 수위급 타자로 활약했다. 특히 2022년엔 타율 0.349 23홈런 113타점 OPS 0.996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타격왕 2회·최다 안타 1회·타점왕 1회·신인왕 1회·골든 글러브 5회, 올스타 6회·2022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등 개인 수상도 빼곡하다.잠재력을 인정받은 그는 비공개 경쟁 입찰(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 입성에 도전했고, 거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으며 마침내 빅리그 땅을 밟게 됐다.입단식을 마친 뒤 지난 19일 한국으로 돌아온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입단식보다 더 떨리는 것 같다. 초등학교 때 MLB 도전을 꿈꿨고, 잠시 접어뒀다가,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며 다시 도전 의지가 생겼다. 이제 (입단이라는) 1차 목표를 이뤘으니, 가서 잘하는 게 다음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일단 우승을 한 번도 못 해봐서 우승이 가장 하고 싶다. KBO리그에서 신인상을 받은 2017시즌도 하루하루 경기를 소화하며 나온 결과로 기대하게 됐다. 처음부터 목표로 잡진 않을 것이다. 팀이 승리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김우중 기자 2023.12.31 11:00
프로야구

"12월 중 결정하겠다"는 류현진, 믿기에 기다리는 한화

'괴물' 류현진(36)의 최종 행선지는 과연 어디가 될까.류현진은 현재 무적(無籍) 상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1053억원)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이 올 시즌 끝났다.2023시즌이 끝나고 한 달 이상 지났으나 새 소속팀을 찾기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MLB) 이적시장은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가 계약할 때까지 답보상태였다. 구단 관계자와 선수, 에이전트가 모두 모이는 MLB 윈터미팅 때도 이렇다 할 계약들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0일에야 오타니가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물꼬가 조금씩 트이는 상황이다.시장에는 류현진과 비슷한 처지의 선발 투수들이 많았다. MLB에서 선발 투수로 커리어를 증명했으나, 결점이 있는 경우다. 다만 상당수가 벌써 새 팀을 찾아갔다. 류현진과 동갑인 랜스 린은 올해 피홈런 44개로 평균자책점 5.73을 기록하고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1+1년 계약(보장 1100만 달러, 팀 옵션 1300만 달러)을 맺었다. 183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한 걸 높게 평가받았다. 세인트루이스는 평균자책점 4.73으로 195이닝을 소화한 카일 깁슨(36)과도 1+1년(보장 1200만 달러) 계약했다. 이어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였던 루이스 세베리노(29)는 뉴욕 메츠와 1년 13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해 평균자책점이 6.65에 불과했으나 전성기 시절 최고 158㎞/h를 던지던 강속구가 살아난다면 메츠는 '복권'에 당첨되는 셈이다. 마에다 켄타(35)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2년 2400만 달러에 계약했다.여전히 류현진이 필요한 팀은 많다. 관건은 조건이다. 류현진은 앞서 계약한 선발 투수들보다 올해 소화 이닝(52이닝)이 적었다.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돌아온 탓에 11경기에만 등판했다. 대신 평균자책점 3.46으로 앞선 투수들보다 실점 억제가 훨씬 뛰어났다. 장단점이 모두 뚜렷하다.류현진의 행선지 후보가 하나 더 있다. 친정팀 한화 이글스로 돌아올 수도 있다.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류현진은 지난 3월 인터뷰를 통해 "힘이 있을 때 돌아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MLB로 진출했을 때부터 언제나 "은퇴는 한화에서"라고 공언했다. 2006년 한화에서 데뷔한 이후 팀을 지탱했던 그다. 2013년 MLB 진출 후에도 구단과 교류를 잊지 않았다. 겨울 동안 장민재, 이태양 등 후배들을 챙겼다. MLB 직장 폐쇄가 진행된 2022년 초에는 한화 캠프에 참가해 몸을 만들고 후배들과 함께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한국시리즈를 관람하기 위해 서울 잠실구장을 찾았을 때도 "윈터미팅이 끝나고, 12월 중순은 돼야 (계약 여부를) 알 것 같다. 지금은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MLB에 남는다면 어느 팀에 갈지, KBO리그 복귀를 결정할지에 대한 데드라인인 셈이다. 류현진 측은 12월 20일, 늦어도 연내에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류현진과 계약 이야기가 (12월에) 진전된 건 아니다. 우리는 기다리고 있고, 선수는 타임라인을 전해준 것"이라고 밝혔다.어찌 보면 막연한 기다림이다. 류현진이 복귀할 경우 구단은 예산 전체를 통째로 다시 짜야 한다. 종전 빅리거 복귀 사례인 이대호(2017년 4년 150억원) 추신수(2021년 연봉 27억원) 김광현(2022년 4년 151억원) 계약을 고려할 때 최소 150억원, 많게는 200억원 이상의 총액이 예상된다. 샐러리캡까지 50억원 안팎이 남은 한화로서는 샐러리캡을 초과하게 된다. 첫 해 연봉 81억원을 몰아줬던 김광현과 같이 계약한다면 첫 해 연봉만 100억원이 나갈 수도 있다.한화로서는 미래 지출도 염두에 둬야 한다. 4번 타자 노시환은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군 면제 혜택을 누리게 됐다. 홈런왕과 타점왕, 3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해 가치도 최고점이다. 조만간 노시환과 다년계약, 또는 FA 계약을 준비해야 해 머리가 복잡하다. 답이 없는 기다림에도 한화는 초조해하지 않는다. 코치와 해설자로 오랜 시간 류현진과 교류해온 손혁 한화 단장은 그를 믿고 존중하기로 했다. 한화 관계자는 "우리와 류현진이 1년에 한두 번 연락하고 마는 그런 사이가 아니지 않나"라며 "손 단장님도 그렇고, 박찬혁 대표님도 마찬가지다. 류현진이 올해까지 (거취에 대해)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러면 구단은 더 말할 필요없다. 믿고 기다릴 뿐"이라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2.1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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