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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공격 본능을 가르치라고 감독을 맡길 순 없다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2002 한일 월드컵의 영웅 거스 히딩크부터 최근에 경질 당한 위르겐 클린스만까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3명의 감독과 함께했다. 이 가운데 한국인 감독은 허정무, 조광래, 최강희, 홍명보, 신태용이었다. 선수 시절 유틸리티 플레이어였던 허정무는 공격수인 윙어와 공격형,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등으로 뛰었다. 나머지 4명 감독들의 선수 시절 포지션은 미드필더와 센터백(중앙 수비수)이었다.클린스만을 제외한 외국인 감독 7명의 선수 시절 포지션 역시 미드필더와 센터백이었다. 히딩크와 조 본프레레는 미드필더였다. 국내 일부 자료는 본프레레가 스트라이커라고 표시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움베르투 코엘류는 센터백, 핌 베어벡은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맡았다. 울리 슈틸리케는 홍명보와 같은 포지션인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였고, 딕 아드보카트와 파울루 벤투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21세기에 한국대표팀 감독이 된 인사 중 스트라이커 출신은 클린스만이 유일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축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골을 넣는 것이다. 따라서 골 넣은 역할에 특화된 스트라이커는 많은 연봉과 인기를 누릴 수 있는 매력적인 포지션이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축구 역사상 출중한 스트라이커는 꽤 많았지만, 이 들 중에서 명장이 된 케이스는 손꼽을 정도다. 미국의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2022~23시즌에 가장 빛난 축구 감독 베스트 10을 발표했다. 10명의 감독 중 스트라이커 출신은 몇 명일까? 단 한 명이다. 표에 보이듯이 9위를 차지한 시모네 인자기만 스트라이커 출신이다. 선수 시절 시모네는 세리에 A 최고의 스트라이커이자 친형인 필리포 인자기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시모네는 스트라이커로서 좋은 활약을 펼친 적도 잠깐 있었지만, 스타 선수는 아니었다. 다시 말해 스트라이커란 배경보다는, 시모네는 유소년 지도자부터 시작해 꾸준하게 경력을 쌓고 공부한 끝에 세계적인 감독이 된 것이다. 세계 최고의 축구리그로 꼽히는 프리미어리그(EPL)의 사정은 어떨까? 2023~24시즌 현재 EPL의 20명 감독 중 스트라이커 출신은 없다. 골키퍼 출신의 감독은 원래 축구에 드문 가운데, 누누 산투가 현재 노팅엄 포레스트의 감독이다. 스트라이커 출신 감독은 EPL에서 씨가 말랐다. 독일의 분데스리가에도 스트라이커 출신의 감독은 2명 밖에 없다. 게다가 이들이 지휘하는 FC 아우크스부르크는 하위권, 마인츠 05는 강등권에 있을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다.미드필더와 수비수 출신에서는 종종 훌륭한 감독이 나온다. 그에 반해 화려한 스트라이커 출신으로 명장의 반열에 오른 현역 감독은 로베르트 만치니가 거의 유일하다. 스트라이커의 범위를 넓히고 은퇴한 이들까지 포함해도 케니 달글리시, 유프 하인케스, 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겸했던 요한 크루이프 정도다. 좀 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50년대 미들즈브러의 출중한 스트라이커 출신으로 노팅엄 포레스트에게 유러피언컵 2연패를 안긴 명장 브라이언 클러프도 있다. 보통 미드필더 출신들이 뛰어난 감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이유로 2019년 펩 과르디올라는 “스트라이커는 골을 기록하는 것에 집중하는 반면, 홀딩(수비형) 미드필더는 피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상대의 공격을 깨고 카운터 어택을 효과적으로 만들려면 홀딩 미드필더는 적의 움직임과 전술을 이해하는 등 경기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출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감독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침착함과 통제력인데, 보통 기술적으로 가장 완전한 선수인 중앙 미드필더는 모든 방향에서 오는 압박을 받는 데 익숙하다.과거의 스트라이커는 페널티 박스 근처에 머무르며 골을 넣는 데 집중했다. 따라서 경기 전체의 흐름을 읽기 힘든 이러한 포지션의 특성은 뛰어난 감독이 되는 데 걸림돌이 됐다. 하지만 현대 축구는 ‘가짜 9번(False 9)’을 사용하는 등, 스트라이커에게 다양한 역할을 주문한다. 과거의 스트라이커보다 훌륭한 감독이 되기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된 것이다. “스트라이커는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태어난 것이다(Strikers are not made, they are born)”라는 말이 있다. 반복된 연습에 의해 마무리 기술은 향상될 수 있다. 그러나 훌륭한 스트라이커가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자리에 있는 위치 선정은 우연도 아니고, 학습으로 익힐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언제 기회가 있을지 감지한다.플레이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분명히 다른 일이다. 스타 선수가 반드시 명장이 되지 않는 이유다. 본능은 가르칠 수도 없기 때문에 스트라이커 출신은 명장이 되기 더 힘들지도 모른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2.23 15:00
국가대표

계속 리셋되는 A대표팀…한국에는 연속성이 없다

한국 축구가 연속성을 잃은 과거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 대회가 끝날 때마다 사령탑과 코치진이 바뀌는 ‘리셋’이 반복된다.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4강에 오른 이후 축구대표팀은 총 12명의 사령탑이 거쳐갔다. 이중 대부분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조기 경질됐다. 허정무·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 등을 제외하면 1년을 간신히 넘긴 뒤 지휘봉을 내려놓기 일쑤였다.지난 2018년 지휘봉을 잡은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은 달랐다. 2002년 이후 최장 기간인 4년간 팀을 이끌었고, 월드컵 예선·본선 등 단계를 모두 밟았다. 국내 선수들을 두루 기용하는 등 옥석 가리기에 힘썼고, 뚜렷한 전술 기조를 유지했다. ‘빌드업 축구는 한국과 맞지 않다’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벤투호는 결국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성적표로 답변을 대신했다.이후 한국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에게도 같은 기대를 걸었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꾸준히 ‘연속성’을 강조한 사령탑이다. 지난해 3월 출항한 클린스만호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과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바라봤으나, 첫 관문에서 난파했다. 성적 부진, 결여된 워크에식이 주원인이었다. 그를 선임한 대한축구협회(KFA)를 향해 비난이 잇따랐다.한국 축구가 잃어버린 연속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당장 3월 A매치 기간(18~26일)에는 태국과의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 열린다. 차기 사령탑은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팀을 꾸려야 할 중책을 맡는다.정해성 신임 KFA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21일 새 사령탑의 조건으로 ▶전술적 역량 ▶취약 포지션 해결 ▶지도자로서 성과 ▶풍부한 대회 경험 ▶소통 능력 ▶리더십 ▶최상의 코치진을 꾸릴 능력 ▶성적을 낼 능력이라는 8가지 기준을 제시했다.장기간 근속할 사령탑을 선임하기 위해선 성적과 시간이 모두 필요하다. 당장 위 조건을 모두 부합하는 감독을 3월 전에 선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시간에 쫓겨 충분한 고민을 하지 못한다면 클린스만 감독의 실패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 새 전력강화위원회는 처음부터 어려운 과제를 받아들였다. 위원회는 24일 오후 2차 회의를 통해 사령탑 후보군을 추릴 전망이다.한편 KFA는 22일 2차 “2차 회의부터는 미디어 업무가 없다”면서 “향후 회의 개최 후 최종결과 도출 시 차수별 회의 내용·경과 보고를 포함한 결과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별도의 미디어 간담회가 열린다는 의미. 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김우중 기자 2024.02.23 05:30
국가대표

정해성 위원장 선임 배경조차 안 밝힌 축구협회, 위원들 면면도 ‘물음표’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확 바뀌었다. 위원장부터 10명의 위원 모두 새 얼굴로 찼다. 그런데 KFA는 이들이 어떤 배경으로 선임됐는지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심지어 정해성(66) 신임 위원장조차 간단한 이력만 전한 정도다.KFA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과 10명의 신임 전력강화위원들의 선임 소식을 전했다. 전력강화위원들과 함께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게 될 정해성 신임 위원장은 KFA 대회위원장에서 전력강화위원장이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사태와 맞물려 ‘쇄신’을 바랐던 팬들의 바람과는 거리가 한참 떨어진 내부 인사다.이번 전력강화위원회 전면 교체 배경이 결코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다 보니 팬들의 많은 관심이 쏠렸던 인선이기도 했다. KFA는 그러나 정해성 위원장이 어떤 배경으로 새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선임 됐는지조차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국가대표팀 지도자 경험이 있는 정해성 협회 대회위원장을 선임했다”거나 2002년 한·일 월드컵 코치를 시작으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허정무호 수석코치, 2017년 슈틸리케호 코치 등 대표팀 코치 이력 정도만 소개했다.약 1년 전 뮐러 위원장을 선임할 당시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뮐러 위원장이 선임 당시만 하더라도 KFA는 뮐러 위원장이 KFA에서 해왔던 이력과 함께 어떠한 배경으로 선임했는지 등에 대해 공개했다. 자연스레 팬들도 다소 생소한 뮐러 위원장이 왜 선임됐는지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정해성 위원장은 상황이 다르다. 대표팀 코치 이력 외에는 크게 내세울 게 없거나, 뚜렷한 선임 기준조차 없이 이뤄진 인선이라는 오해를 스스로 만들었다.이날 공개된 10명의 전력강화위원들의 면면에도 ‘물음표’가 잇따르고 있다. 정 위원장이 직접 선임했다고 설명한 KFA는 이날 위원들의 이름과 전·현 소속만 공개했다. K리그나 WK리그, 대학 등 현역 감독은 5명. 당장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가 논의됐던 최근 전력강화위조차 동계 전지훈련 등 일정 탓에 화상으로 참석하는 등 현역 감독들의 전력강화위 활동이 제한적이었는데도 절반이나 현역 감독이 포함됐다. 선수 출신이긴 하지만 지금은 스포츠 관련 IT 벤처기업 사업가인 이상기 대표, 지난해 은퇴 후 해설위원으로만 활동한 박주호 등도 팬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이름들이다. 기본적으로 국가대표팀에 대한 조언과 자문을 목적으로 설치된 전력강화위원회의 위원으로서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 수 있다.정해성 신임 위원장 주재의 첫 전력강화위원회는 2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어 오후 3시 이후 정해성 신임 위원장이 첫 회의 결과와 함께 취임 소감, 대표팀 운영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이번 전력강화위의 당면과제는 경질된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 감독을 선임하는 일이다. 당장 다음 달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 2연전에 예정돼 있어 시간이 촉박한 상황. 다음 A매치가 6월에 예정돼 있는 만큼 당장 급한 3월은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른 뒤 신중하게 정식 감독을 선임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다만 KFA 내부에선 임시 감독 체제 없이 월드컵 본선까지 이끌 정식 감독을 빠르게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전력강화위원회가 꾸려지기도 전에 이미 KFA 내부에선 개막을 앞둔 K리그 현 감독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정식 감독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온 상황. 만약 실제 K리그 현역 사령탑이 대표팀으로 향하게 된다면, 구단과 팬들을 저버린 감독은 물론 감독을 빼오는 결정을 내린 KFA도 엄청난 후폭풍과 마주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명단(11명) - 위원장 : 정해성(대한축구협회 대회위원장)- 위원 : 고정운(김포FC 감독), 박성배(숭실대 감독), 박주호(해설위원), 송명원(전 광주FC 수석코치), 윤덕여(세종스포츠토토 감독), 윤정환(강원FC 감독), 이미연(문경상무 감독), 이상기(QMIT 대표, 전 축구선수), 이영진(전 베트남 대표팀 코치), 전경준(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김명석 기자 2024.02.20 18:13
국가대표

[공식발표] 대한축구협회,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 선임…21일 1차 회의 소집

대한축구협회(KFA)가 신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에 정해성(66) KFA 대회위원장을 선임했다. KFA는 20일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 신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에 국가대표팀 지도자 경험이 있는 정해성 위원장을 선임했다”라고 밝혔다.정 신임 위원장은 지난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 체제에서 코치진으로 활약해 한국의 4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때는 허정무 전 감독의 수석코치로 활약, 한국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K리그에선 제주 유나이티드, 전남 드래곤즈를 지휘한 바 있다. 2017년에도 울리 슈틸리케(독일) 전 감독의 대표팀에 합류, 6개월간 대표팀 코치직을 역임했다. 이후 KFA 심판위원장, 대회운영위원장으로 활약했다.정해성 신임 위원장의 첫 회의는 21일 오전 11시에 개최된다. KFA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1차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진행한다”라고 밝혔다. 정 신임 위원장은 오후 회의 브리핑을 통해 취임 소감 및 대표팀 운영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KFA에 따르면 이번 전력강화위원회에 참석하는 11명 전원이 새로 선임된 위원이다. 끝으로 KFA는 마이클 뮐러 전 전력강화위원장은 “마이클 뮐러 전 전력강화위원장은 협회 내 기술 관련 연구 업무를 맡게 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명단(11명)위원장: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위원: 고정운(김포FC 감독) 박성배(숭실대 감독) 박주호(해설위원) 송명원(전 광주FC 수석코치) 윤덕여(세종스포츠토토 감독) 윤정환(강원FC 감독) 이미연(문경상무 감독) 이상기(QMIT 대표, 전 축구선수) 이영진(전 베트남 대표팀 코치) 전경준(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김우중 기자 2024.02.20 14:09
국가대표

‘최연소 골’ 손흥민, 최다 출전 기록도 노린다…아시안컵 이모저모

2023 카타르 아시안컵 개막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1956년 1회, 1960년 2회 대회 연속 우승 이후 60년이 넘도록 트로피와 인연이 없었기에 아시안컵은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우승 열망이 큰 대회로 자리 잡았다. 대회를 앞두고 대한축구협회는 한국대표팀의 역대 아시안컵 주요 기록을 살펴보았다.▲ 통산 성적은 이란에 이어 2위 아시안컵은 1956년 홍콩에서 1회 대회가 열린 이래 지금까지 총 17차례 열렸다. 한국은 이 중 14차례 참가해 이란과 함께 참가 횟수 공동 1위다. 통산 전적은 67전 36승 16무 15패. 승점 124점에 득점 106골, 실점은 64골이다. 경기 횟수, 승점, 다승, 득점, 골득실차 모두 이란(68경기, 승점 142점, 41승, 득점 131, 실점 48)에 이어 2위다. 3위는 30승과 승점 102점을 기록한 일본이다. 우승은 2회로 일본의 4회, 이란과 사우디의 3회에 이어 4위에 머물고 있다. 준우승은 모두 네 차례를 기록해 가장 많다. 역대 최다 골 승리는 1960년 대회에서 베트남을 5-1로 누른 경기다. 반면 1996년 이란에 2-6으로 진 경기는 최다 실점 패배다.▲ 최연소 득점은 18세 손흥민 한국 선수 중에서 역대 아시안컵 최연소 득점자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18세 194일이던 2011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인도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만약 국내에서 학교에 다녔더라면 고등학교 졸업 직전이었다. 고교생 신분으로 A매치에서 골을 넣은 한국 선수는 아직 없다. 최연소 득점 2위와 3위도 ‘한국 축구의 전설들’이다. 2위는 1980년 아시안컵 말레이시아전에서 골을 기록한 최순호(18세 249일), 3위는 1972년 아시안컵 태국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은 차범근(18세 353일)이다.한편, 최고령 득점은 1960년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2회 대회 베트남전에서 최정민이 기록한 33세 99일이다. ▲ 차두리의 최고령 출전, 김태환이 넘어설 수 있을까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나이에 아시안컵에서 뛰었던 선수는 차두리 현 대표팀 코치다. 2015년 호주에서 열린 아시안컵 결승 호주전에 출전했을 때가 34세 190일이었다. 차두리는 같은 대회 8강전 우즈벡 경기에서 50여 미터 질주 끝에 손흥민의 골을 끌어내면서 아시안컵 최고령 도움 기록도 함께 갖고 있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컵에서 최고령 출전 선수가 바뀔 수도 있다. 1989년생인 김태환(울산 HD)이 8강전 이후 그라운드를 밟으면 차두리의 기록을 넘어선다. 반면 최연소 출전 1위는 1988년 아시안컵 이란전에 출전했던 김봉수(현 인도네시아 대표팀 골키퍼 코치)의 18세 7일이다. 2위는 손흥민의 2011년 대회 바레인전 18세 186일이다. ▲ 최다 참가는 김용대와 손흥민, 최다 출전은 이영표아시안컵 엔트리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선수는 은퇴한 김용대 골키퍼와 손흥민이다. 김용대는 2000년 대회부터 4회 연속 참가했고, 손흥민은 2011년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4회째 참가하고 있다.최다 경기 출전 기록은 이영표 前 KFA 부회장이 갖고 있다. 2000, 2004, 2011년 세 대회를 통해 총 16경기를 뛰었다. 2위는 이동국, 차두리, 이운재의 15경기다. 손흥민이 이번 대회에서 최다 출전 기록을 갈아치울 수도 있다. 지금까지 12경기에 출전했던 손흥민이 8강전까지 모두 나서면 이영표를 제치고 최다 출전 1위가 된다.▲ 넘기 힘든 이동국의 통산 10골아시안컵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한국 선수는 이동국이다. 이동국은 2000년 대회 6골에다 2004년 대회 4골을 합쳐 총 10골을 기록했다. 이란의 알리 다에이(14골)에 이어 아시아 전체 순위에서는 2위다. 1980년 한 대회에서만 7골을 터뜨린 최순호가 이동국의 뒤를 잇고 있다.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 참가한 한국 선수 중에서는 손흥민이 통산 4골로 가장 많다. 해트 트릭은 최순호(1980년 UAE전)와 이동국(2000년 인도네시아전) 두 선수만이 경험했다. 개인 연속 득점은 4경기 연속골이 최고다. 이동국, 최순호, 박이천, 우상권이 각각 기록했다.최단 시간 득점은 2007년 대회 바레인전에서 전반 4분에 나온 김두현의 골이다. 반면 가장 늦은 득점은 2011년 대회 준결승 일본전에서 황재원이 연장 후반 15분에 터뜨린 극적인 2-2 동점골이다. 이 골은 한국의 모든 A매치를 통틀어서도 가장 늦게 터진 골이다.▲ 유례없는 이란과의 5회 연속 8강전한국이 아시안컵에서 가장 많이 맞붙은 상대는 쿠웨이트다. 1980년 대회 결승전을 포함해 모두 8번 만났다. 아시안컵 ‘최고의 악연’은 단연 이란이다. 1996년부터 2011년까지 5회 연속 맞대결했고, 모두 8강전이었다.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특정 국가와 5회 연속 대결도 흔치 않을 뿐더러, 그것도 8강전에서만 만난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다섯 번의 8강 대결에서는 다행히 우리가 이기고 4강에 올라간 적이 더 많다.한때 아시안컵은 대표팀 사령탑의 ‘무덤’이기도 했다. 1996년 박종환, 2000년 허정무, 2007년 핌 베어백 감독이 모두 아시안컵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다. 시드니에서 호주와 맞붙은 2015년 대회 결승전 관중 76,385명은 한국의 역대 아시안컵 최다 관중이다. 2007년 대회 홈팀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 8만명 이상 입장했다는 기록이 있긴 하지만 정확한 관중 집계는 아니다.김희웅 기자 2024.01.09 22:43
프로축구

[IS 영등포] ‘더 유니버스’ K리그 40년 역사 담았다…“옛 생각 새록새록 나네요”

프로축구연맹이 K리그의 40년 역사를 하나의 ‘우주’로 표현한 전시회가 열렸다. 프로축구연맹은 21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지하 2층 영등포아트스퀘어에서 'K LEAGUE : THE UNIVERSE (K리그 : 더 유니버스)' 전시회의 미디어 및 VIP 시사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권오갑 연맹 총재, 이회택 OB축구회 회장,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 최순호 수원FC 단장, 김병지 강원FC 대표 등이 참석했다. 출범 40주년인 2023년을 마무리하는 이벤트로 마련한 이번 전시회는 우주를 콘셉트로 프로축구 40년의 희로애락을 담았다. 역대 K리그 트로피가 전시된 공간, K리그 출범부터 현재까지의 변곡점이 될 만한 사건들을 영상으로 담은 대형 스크린, K리그 40년사에 남은 1080개의 명장면을 모자이크 기법으로 표현한 영상 등 과거를 추억할 볼거리가 즐비하다. 특히 모자이크 영상에는 1987년 치어리더가 그라운드 위에서 치어리딩을 하는 등 이색적인 영상도 담겼다. 40년사를 연대기로 다룬 호라이즌(HORIZON) 구역에는 해마다 가장 굵직했던 이슈와 정책, 제도 변천 등을 글과 사진으로 다뤘다. 24m 길이의 벽면에 83개 사건과 74개 사진이 삽입됐다. 그중 가장 관심을 끈 사진은 1990년대 말 한국 축구의 부흥을 이끌었던 안정환과 이동국이 함께 담긴 사진이었다. 당시 둘과 고종수까지 ‘꽃미남 트로이카’로 불렸는데, 이 구역을 설명한 위원석 대한축구협회 이사는 “이동국과 안정환, 고종수가 한 샷에 담긴 사진을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둘씩 따로 찍은 사진은 있었는데, 셋이 한 컷에 담긴 사진을 찾는다면 ‘특종감’이라고 한다. 팬들과 함께 만든 공간도 있다. 유니폼이 전시된 네뷸라(NEBULA) 구역이다. 이곳에는 총 109개의 유니폼이 전시돼 있다. 1983년 초대 우승팀인 할렐루야 유니폼부터 1995년 일화의 3연패 당시 유니폼 등 희귀한 셔츠가 모여 있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포항 스틸러스와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김원일도 2013년 포항의 우승을 결정한 골을 넣었던 유니폼과 축구화를 제공했다.딱지, 일기 등 팬 소장품이 모인 오르트 구름, K리그를 사랑하는 예술작가들의 아트 워크가 구성된 오로라도 이날 참석한 축구 레전드들의 눈길을 끌었다. 본인의 선수 시절 사진을 본 최순호 수원FC 단장은 “나이가 들어서 옛날 생각이 잘 안 나는데, 전시회를 보니 생각들이 새록새록 난다”며 만족을 표했다. 이번 전시회는 22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진행된다.김희웅 기자 2023.12.21 18:14
국가대표

‘필승 각오’ 드러낸 손흥민, 중국전 출격…클린스만호 선발 명단 공개

중국전을 앞두고 “숨도 못 쉬게 만들어 주자”라는 각오를 밝힌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이번에도 선발로 나선다. 최근 A매치 득점포를 가동한 황희찬(울버햄프턴) 조규성(미트윌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역시 선발 출격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1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광둥성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에서 중국과 격돌한다. 경기를 앞두고 한국의 선발 명단이 공개됐다.클린스만 감독은 이번에도 4-4-2 전형을 내세웠다. 조규성과 손흥민이 전방에 서고, 황희찬과 이강인이 측면을 맡는다. 중원은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박용우(알 아인)다. 백4는 이기제(수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김태환(이상 울산),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알 샤밥)가 꼈다. ‘연속성’을 강조한 클린스만 감독은 내년 1월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마지막 선수단 점검에 나선다. 전망대로 공격진은 최정예 라인업으로 중국전을 맞이한다. 지난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전에선 5-0으로 크게 이기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지난 싱가포르와의 1차전과 비교한다면 중원과 수비진에 차이가 있다. 먼저 클린스만호 출범 후 9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이재성(마인츠)은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오른쪽 수비수 설영우 대신 김태환(이상 울산)이 선발로 발탁된 것이 눈에 띈다. 이외 정승현은 8경기 연속, 조규성은 7경기 연속 선발 출전이다. 김민재·이기제 역시 나란히 6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다. 한편 한국과 중국이 A매치에서 격돌하는 건 이날 포함 37번째다. 역대 전적에서는 21승 13무 2패로 한국이 크게 앞선다. 과거 ‘공한증’이라는 단어가 탄생한 배경이다. 가장 최근 맞대결은 지난해 7월 일본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경기였다. 당시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끈 한국은 상대 자책골을 포함, 조규성과 권창훈(수원)의 골을 묶어 3-0으로 이겼다.반면 중국 ‘원정’ 경기는 지난 2017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울리 슈틸리케(독일) 전 감독이 이끈 한국은 중국 창사에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맞붙었다. 결과는 0-1 패. 한국은 전반에 1골을 내준 뒤, 이를 마지막까지 만회하지 못해 고개를 숙였다. ‘창사 참사’라고 불린 경기이기도 하다.첫 번째 패배는 지난 2010년 허정무 전 감독이 이끈 시기였다. 당시 도쿄에서 중국과 동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에서 맞붙었는데, 0-3 패배라는 굴욕을 맛본 바 있다. 당시 유럽파들이 출전하진 않았지만, 한국 대표팀이 겪은 참사 중 하나로 꼽히는 경기다. 한편 이날 경기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부상’이다. 거칠기로 악명 높은 중국 축구 탓에, 지난 싱가포르전이 끝난 뒤 부상에 대한 질문이 연이어 쏟아졌다. 마침 김민재는 소속팀에서 시작된 강행군을 여전히 소화하고 있고, 손흥민 역시 싱가포르와의 경기 중 상대와 충돌한 뒤 큰 고통을 호소한 바 있다.하지만 선수들은 이미 중국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미 중국의 거친 플레이를 알고 있고, 이에 똑같이 갚아주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조규성은 “상대도 거친 만큼, 우리도 더 거칠게 해서 대승을 이루겠다”라고 말했고, 김민재는 “수비에서부터 거칠게 하면 괜찮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두 선수는 이날도 선발 출전해 중국과 마주한다.끝으로 손흥민은 남다른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21일 대한축구협회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손흥민은 “내일(21일) 관중도 꽉 찬다는데, 우리가 어떤 추구를 하고자 하는지, 플레이를 잘 보여줘서 아예 숨도 못 쉬게 만들어 주자”라고 힘줘 말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 A매치 2경기 연속 골망을 흔든 그의 발끝에 시선이 모이는 배경이다. 김우중 기자 2023.11.2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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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숨도 못 쉬게 만들어 주자” 주장 손흥민의 필승 다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다가오는 중국과의 경기에서 필승을 다짐했다. 그는 선수단을 향해 “아예 숨도 못 쉬게 만들어 주자”라는 결연한 각오를 드러냈다.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1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광둥성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에서 중국과 격돌한다.이번 무대는 8번의 평가전을 뒤로한 채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 클린스만호의 두 번째 경기다. 지난 3월 출범한 클린스만호는 첫 5경기에서 3무 2패에 그치며 부진한 출발을 알렸다. 특히 한국 역대 외국인 사령탑 중, 첫 5경기까지 승리를 하지 못한 건 클린스만 감독이 처음이었다. 부임 이후에는 재택 근무와 외유 논란에 힘입어 팬들의 시선은 더욱 싸늘해 졌다.반전이 시작된 건 10월이었다.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첫 승전고를 울린 클린스만호는 10월 A매치 2연전(튀니지, 베트남)에서만 10골을 폭격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특히 대표팀의 중심 이강인이 연이어 골망을 흔들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기세는 11월에도 이어졌다. 한국은 지난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와의 C조 1차전에선 유럽파 공격진들의 골 세례에 힘입어 5-0으로 크게 이겼다. 특히 손흥민은 팀이 2-0으로 앞선 후반 18분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싱가포르의 골망을 흔들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보여준 그 장면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연출된 것이었다. 한국은 이후 2골을 더 터뜨리며 홈에서 열리는 마지막 A매치를 축제로 마무리했다.이와 별개로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팬들의 시선은 아직 싸늘하다. 그는 지난달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야유를 받았다. 킥오프 30분 전 선발 선수와 사령탑이 전광판을 통해 공개됐는데, 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에겐 야유가 쏟아졌다. 한국은 튀니지를 4-0으로 크게 이기며 박수를 받았는데, 유일하게 야유를 받은 인물이 클린스만 감독이었다. 이어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평가전에서는 달랐다. 대승의 영향이었을까. 클린스만 감독의 이름이 호명되자, 야유 대신 작은 박수가 나왔다. 다만 정확히 한달 뒤 열린 싱가포르전에선 다시 야유가 나왔다. 여전히 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의 여정에 의문부호를 품고 있는 모양새다.이제 시선은 중국과의 ‘원정 경기’로 향한다. 거친 플레이로 악명 높은 중국과의 대결인 만큼 선수들의 부상 우려도 공존한다. 다만 싱가포르전을 마친 뒤 주장 손흥민은 중국전에 대해 “우리의 플레이에만 집중하면 된다”라고 힘줘 말한 바 있다.한편 21일 중국전을 앞두고 손흥민의 필승 의지가 담긴 영상도 공개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이날 공식 유튜브 채널에 국가대표 인사이드 캠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는 선수들이 경기가 열리는 중국 선전의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몸을 푸는 모습이 담겼다. 선수들은 클린스만 감독과 코치진의 지시에 따라 훈련 세션을 소화하고, 웃으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영상의 하이라이트는 손흥민의 연설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선수들과 모여 “오늘 훈련도 다 너무 잘했다”고 운을 뗀 뒤 “이런 잘 준비된 마음을, 내일(21일) 경기장에서 쏟아붓자”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중국전은) 올해 마지막 경기이자, 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라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회를 앞둔 경기다”면서 “좋은 분위기로 우리가 소집 해제가 돼야 아시안컵 때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끝으로 손흥민은 “내일 관중도 꽉 찬다는데, 우리가 어떤 축구를 하고자 하는지, 플레이를 잘 보여줘서 아예 숨도 못 쉬게 만들어 주자”라는 결연한 각오를 전했다.한편 한국 성인대표팀이 중국과 공식전에서 맞붙는 건 지난 2022년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당시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이 이끈 한국은 상대의 자책골을 포함, 조규성과 권창훈이 골망을 흔들며 3-0으로 이긴 기억이 있다.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21승 13무 2패로 크게 앞선다. 중국이 좀처럼 한국을 꺾지 못하고 ‘공한증’이라는 표현이 만들어졌을 정도다.물론 좋은 기억만 있던 건 아니다. 한국이 마지막으로 중국 원정에서 A매치를 소화한 건 지난 2017년 3월 중국 창사에서 열린 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이었다. 당시 울리 슈틸리케(독일) 전 감독이 이끈 한국은 전반전 선제골을 내준 뒤 마지막까지 이를 만회하지 못해 0-1로 졌다. 그전 패배는 2010년 동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였는데, 당시 허정무호는 무려 0-3으로 압도적인 패배를 당하며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2010년 맞대결 당시에는 유럽파들이 출전하지 않았다.동시에 우려되는 점은 역시 ‘부상’이다. 중국 대표팀의 거친 플레이는 사례를 모으기 힘들 만큼 잦다. 특히 올해 6월에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이 중국 원정에서 2연전을 치르다가 거친 플레이에 시달리기도 했다. 당시 엄원상(울산) 조영욱(김천) 고영준(포항) 등이 쓰러졌고, 귀국한 황선홍 감독에게는 싸늘한 시선이 잇따랐다.거친 건 중국의 A대표팀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지난 16일 태국과의 C조 1차전에서 2-1로 이겼지만, 무려 17개의 파울을 범하며 옐로카드만 4장을 받았다. 21일 한국-중국의 경기는 4만 관중 앞에서 펼쳐지는 만큼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이번 경기 역시 비디오 판독(VAR)이 없다는 것이 변수다. 한국은 지난 싱가포르와의 경기에서도 전반전 이재성의 득점이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아쉬움을 삼켰다. 당시 중계화면을 통해 나온 장면에선 골을 넣은 이재성도, 어시스트한 조규성도 오프사이드 위치가 아니었던 터라 아쉬움은 더 컸다. 이번 중국전의 경우, 파울에 대한 판정이 제대로 이뤄질지가 관전 요소다.중국 현지 매체에서도 거친 플레이를 장려하는 듯한 주장이 연이어 나와 한국 입장에선 험난한 경기가 예고된다. 특히 강행군을 소화 중인 손흥민과 김민재의 몸 상태에도 시선이 간다. 먼저 손흥민은 싱가포르와의 경기에서 드리블을 하다 후반전 상대와의 큰 충돌 이후 좀처럼 일어서지 못했다. 경기 내내 미소 짓던 클린스만 감독의 웃음기가 유일하게 사라진 장면이었다. 그는 우려를 털어버리고 일어섰지만, 경기 뒤에도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4-0 상황에서 (상대가) 파울을 가하는 장면에선 상당히 화가 많이 났다. 부적절하고 하지 않아도 되는 파울이었다. 순간적으로 화도 많이 났다”면서도 “축구는 피지컬적인 경기다. 접촉이 있을 수밖에 없다. 100% 컨디션과 100% 상태에서 경기를 임할 수 있는 경기는 거의 없을 거다. 파울을 당하면 5분 동안 아플 수도 있고 통증이 있을 수도 있다. 통증을 참고 관리하는 게 선수로서의 몫이다.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팀을 위해서 헌신하고 있는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손흥민은 “사실 경기장에서 오래 누워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살짝 다리에 감각이 없었다”라고 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이어 “저만 아픈 게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작은 부상을 안고 있다. ‘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이 무대를 뛴다’라는 것은, 어릴 때부터 꿈꾸던 무대다. 또 월드컵이라는 무대로 가는 과정을 내가, 우리 팀이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 하나 아프다고 경기를 포기할 수 없다. 정말 부상으로 경기를 못 뛰는 상황이면 어쩔 수 없지만, 잘 뛸 수 있는 한에서는 항상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며 결연한 출전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김민재 역시 시즌 내내 강행군을 펼치고 있어 매번 체력에 대한 질문이 단골처럼 나왔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에도, 싱가포르전에서도 “늘 말씀드렸지만, 뛰지 못해서 힘든 것보다 뛰는 게 낫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집중력을 어떻게 안 깨뜨리고, 유지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외 중국과의 경기를 앞둔 선수들은 “똑같이 거칠게 하겠다”라고 입을 모았다. 싱가포르전 선제골을 넣은 조규성은 “상대도 거친 만큼, 우리도 더 거칠게 해서 대승을 이루겠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김민재 역시 “중국에 가더라도, 우리도 똑같이 거칠게 할 거라 생각한다. 수비에서부터 거칠게 하면 괜찮지 않을까”라고 웃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싱가포르전 1골 1도움을 올린 이강인은 “팀 동료, 형들과 최선을 다해 준비할 거다. 좋은 결과, 경기력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한편 손흥민의 말대로, 이번 경기는 올해 한국의 마지막 A매치인 만큼 팬들의 관심도 크다. 특히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시험대다. ‘연속성’을 강조한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비슷한 선수단을 꾸렸고, 주축 선수 기용 역시 큰 변화가 없을 공산이 크다. 최근 한국의 성적은 5경기 4승 1무 16득점 0실점. ‘초호화’ 선수단을 앞세운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공식전 5연승과 6경기 무실점에 도전한다.김우중 기자 2023.11.2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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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종환 감독 곁을 지킨 제자의 눈물 “‘축구선수’ 이상윤을 만들어 주신 분”

박종환 전 감독이 축구인들의 위로와 함께 세상을 떠났다. 영결식에 참석한 ‘제자’ 이상윤 프로축구연맹 해설위원은 눈시울을 붉혔다.지난 7일 밤 별세한 ‘4강 신화’ 故 박종환 전 감독의 영결식이 10일 서울 종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열렸다.박 전 감독은 1980년대 국가대표팀, 1990년대 K리그에서 지휘봉을 맡으며 새 역사를 쓴 인물이다. 특히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월드컵 전신) 4강 신화를 이끌었다. 이는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4강이었다. 이날 영결식에 참석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과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은 “과거 세계 무대에서 ‘벌떼 축구’를 선보이며 한국 축구의 기준을 제시하고, 실현하신 감독”이라고 회상했다.박 전 감독은 1989년 창단한 프로팀 일화 천마의 사령탑을 맡으며 K리그에 도전했다. 특히 1993년부터 3년 연속 K리그 정상에 오르는 위업을 썼다. 이는 K리그 역사상 최초의 3연패 기록이었다. 당시 일화 천마 소속으로 활약한 이상윤 해설위원은 영결식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드래프트 시절, 감독님께서 저를 뽑아주셨다. 사실 주위에서 ‘감독님이 강하다’라는 얘기를 들어, 한편으론 다른 팀을 바랐던 마음도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제가 직접 함께해 본 감독님은, 정말 정이 많으시고, 저를 성장시켜 주신 감독님이었다”라고 회상했다.그는 이어 “주위에서 감독님이 저를 이뻐하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스스로도 ‘미운 오리 새끼’라고 생각했었다. 제가 잘한 게 없어서, 저만 미워한다고 느꼈는데 돌이켜 보면 정말 정을 많이 나눠주셨고, ‘축구선수 이상윤’을 만들어 주신 분이다. 감독님의 말씀들을 잊지 못할 것이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이상윤 해설위원은 3연패 시절에 대해 “감독님은 항상 선수들에게 투지 있는 모습과 개인 능력을 발휘하길 바라셨다. 특히 ‘원 팀’의 모습을 강조하셨다”라고 돌아보며 “감독님이 선수들을 대하는 모습, 강조하신 열정과 멘털 등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말씀을 항상 가슴 속에 묻어두겠다. 현장에 있는 많은 제자들도 감독님의 교훈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기원했다.신문로=김우중 기자 2023.10.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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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축구에 헌신한 故 박종환 감독, 축구인의 위로와 함께 잠들다

한국 축구 발전에 헌신한 박종환 전 감독의 곁에는 마지막까지 축구인들이 있었다.지난 7일 밤 별세한 ‘4강 신화’ 故 박종환 전 감독의 영결식이 10일 서울 종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열렸다.박 전 감독은 평생을 한국 축구에 몸담은 인물이다. 그는 1938년 황해도 웅진에서 출생, 1945년 월남해 강원도 춘천에서 정착한 뒤 춘천중학교에서 축구선수의 길을 걸었다. 이어 춘천고·경희대를 거쳐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됐고 1960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 청소년 축구대회(아시아축구연맹 20세 이하 챔피언십 전신)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박 전 감독은 1966년 서울 단국공고 지휘봉을 잡으며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당해 합도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성남고·유신고 등 감독으로 활약했다. 1976년 서울시청에선 12년 동안 우승 17회·준우승 9회 등 성과를 거뒀다. 이 시기 심판 자격증도 취득, 1979년까지 국제심판으로도 활약했다. 1980년에는 20세 이하(U-20) 청소년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돼,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전신) 4강 신화를 이끌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4강에 오른 건 ‘박종환호’가 처음이었다. 당시 박종환호는 기동력과 기민한 패스워크를 앞세웠고, 이에 감탄한 해외 언론이 ‘붉은 악령’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는 훗날 대표팀 서포터스의 이름인 ‘붉은 악마’의 계기가 됐다.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4골을 넣으며 에이스로 활약한 신연호 현 고려대 감독 및 대한축구협회 이사는 “항상 열정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기억한다. 당시 세계대회에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직접 호텔 주방에서 직접 김치찌개를 만들어 주신 것을 잊지 못한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지는 추도사에서도 “1983년 세계 대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박종환 감독님 덕분에 한국 축구가 세계 무대에 도전할 수 있고, 정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만들어주셨다. 가난하고 불운한 환경의 선수들을 항상 보살펴 주신 사실을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 남은 축구인들도 감독님의 뜻을 이어 한국 축구에 대해 헌신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영결식에 참석한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은 “선배로서 굉장히 존경하는 분이다. 직접 같은 팀에서 뛴 적은 없었지만, 과거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한국의 ‘벌떼 축구’를 만드셨다. 정말로 우리나라 축구의 큰 획을 그어주신 분이다”라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이외에도 영결식에는 장례위원장을 맡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을 비롯해 이회택 OB 축구회장·황선홍 24세 이하 대표팀 감독·조병득 KFA 부회장·한준희 KFA 부회장·장외룡 KFA 부회장 이임생 KFA 기술발전위원장 등 축구인들도 자리해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신문로=김우중 기자 2023.10.1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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