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이태훈과 함께 떠나는 테마여행] 종교의 힘으로 빚어낸 신비로운 감동의 극치
11억의 인구가 모여 사는 인도에는 얼굴만큼이나 다양한 종교가 있다. 몇 차례 기사를 통해 인도에서 살아 움직이는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등 아리아인들의 철학과 사상의 근본이 된 여러 종교를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인도 여행에서 꼭 빼놓을 수 없는 석굴 문화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고자 한다.
우리의 경주 석굴암이나 중국의 돈황 석굴처럼 인도 데칸 고원에는 향료와 비단을 가득 실은 대상들이 오갔던 자리에 엄청난 규모의 불교와 힌두교의 석굴들이 많이 세워져 있다. 일명 아잔타와 엘로라 석굴은 인도에서 불교, 힌두교, 자이나교를 상징하는 수많은 불상과 사원이 들어서 있다.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이곳은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세계적 문화 관광지이기도 하다.
■데칸 고원 위에 핀 찬란한 석굴 문화
불교 예술 꽃피운 아잔타 석굴은 생동감 넘치는 벽화와 인자한 부처 모습-명상 흔적 등 문화적 호기심으로 큰 인기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하고, 언덕길을 따라 200m쯤 올라가면 말발굽 모양으로 휘어진 와고라(Waghora) 하천과 이를 따라 가파른 벼랑에 조성된 아잔타 석굴사원을 만날 수 있다.
현재 29개의 석굴 사원에는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곳도 있고, 어떤 곳은 자물쇠로 굳게 닫혀 진 곳도 있다. 이 석굴은 1819년에 호랑이 사냥을 하던 영국군 병사 존 스미스 일행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기원전 2세기부터 7세기까지 순수하게 불교 예술을 꽃피운 아잔타는 생동감 넘치는 벽화, 인자한 부처의 모습, 고풍스러운 스투파, 그리고 수행자의 명상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는 석굴이다. 불행하게도 석굴을 조성한 사람들이 누구이며, 언제 어떤 목적으로 이곳에 거대한 석굴을 지었는지에 대한 문헌적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아잔타가 가진 신비감은 세기의 종교적 믿음을 초월해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적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29개의 석굴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1번 석굴은 연꽃을 들고 불가사의한 표정을 짓고 있는 `파담빠니`와 풍만하고 생동감 있게 그려진 흑인 공주 등 아잔타를 대표하는 벽화들이 벽과 기둥을 가득 메우고 있다.
굴 내부는 벽화의 색깔이 퇴색 될까봐 조명을 은은하게 비춘 것이 오히려 묘한 감동과 분위기를 자아낸다.
■엘로라 최고의 힌두사원
힌두교 시바신 모신 카일라쉬 사원은 높이 33m-너비 47m 굛길이 81m로 웅장한 규모-숭고한 장인정신으로 인도 건축사의 한 획을 그었다
아우랑가바드에서 북서 20km 지점에 있는 엘로라 카일라쉬는 힌두교가 낳은 최고의 사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눈부시고 찬란하다.
종교적 신비감으로 둘러싸인 카일라쉬는 단순히 종교의 성지가 아니라 인도 건축사에 있었어도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인도 건축사의 한 획을 그은 카일라쉬는 힌두교의 시바신을 모신 사원으로 라슈트라쿠타왕조 크리슈나 1세 때 엄청나게 큰 바위 한 덩어리를 통째로 깎아서 만들었다고 해서 세상에 이름을 알린 곳이다.
100여 년 동안 장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카일라쉬는 시바신이 명상 수행을 했다는 티베트의 성산 카일라쉬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7000여 장인들의 숭고한 신앙심이 그대로 묻어나는 이곳은 높이 33m, 너비 47m, 길이 81m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사원의 축조는 천장에서부터 깎아내기 시작하여 바닥까지 내려갔다. 종교의 힘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이렇게 아름답고 신비한 사원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거대한 사원을 받치고 있는 코끼리 상(像)이나 햇빛을 받아 노랗게 빛나는 미투나 (像), 그리고 음양의 신비감이 느껴지는 회랑 등 이곳에 머무는 동안은 힌두교인이 아니더라도 행복하다.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