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의 사나이` 표도르 에밀리아넨코(30)의 비밀이 한꺼풀 벗겨졌다. 오른발과 왼발의 힘이 놀라울 만큼 엇비슷해 `어느 발에 맞아도 상대는 중상`이라는 말이 우스갯소리만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답십리 하늘스포츠클리닉은 24일 표도르의 체력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표도르의 파괴력은 균형까지 완벽하게 잡혀 어느 발로 맞아도 견디기 어렵고, 여간해서는 중심이 무너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늘스포츠클리닉은 표도르가 방한 중이던 지난 21일 표도르의 `근관절기능(하체근력)`과 `운동부하(심폐능력)` 기능을 측정했다. 순간적인 앞차기 동작 때 표도르의 최대 근력수치는 오른발이 350뉴턴미터, 왼발이 354.6뉴턴미터.
뉴턴미터(nm)는 힘의 단위(뉴턴)와 길이의 단위(미터)를 합한 일의 단위로 일반인은 250뉴턴미터를 넘기 힘들며 20대 운동선수도 250~280뉴턴미터 안팎으로 측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표도르의 무시무시한 파워를 가늠할 수 있다.
수치보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두 다리의 균형이다. 표도르는 격투 때 좀처럼 중심이 무너지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 테스트에서 밸런스의 비밀이 풀렸다.
강주영 하늘스포츠클리닉 검사연구원은 "보통 왼발과 오른발의 근력 차이로 발차기할 때 균형이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표도르는 두 다리의 밀고 당기는 힘이 거의 똑같기 때문에 자세가 안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 연구원은 "무릎관절의 인대와 연골 손상이 없다"고 분석했다. 숱한 컴뱃삼보와 종합격투기를 치른 몸으로 믿기 어려울 만큼 몸 상태가 좋다는 뜻이다. 또 표드르는 심폐능력 검사에서도 심박수와 혈압 모두 양호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표도르가 오른손 부상 중인 탓에 팔 근력을 측정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 누워 있는 상대를 향해 빠르고 강한 펀치를 날리는 `얼음 파운딩`의 비결은 표도르가 수술을 받은 뒤에나 밝혀질 것 같다.
김식 기자